카페를 열다 1호점 차분함을 음미하는 바닷가 카페 > HOUSE
카페를 열다 1호점 차분함을 음미하는 바닷가 카페
- 관리자 2시간 전 2025.11.18 11:22 STAY 새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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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좋은 인테리어에 멋진 뷰를 선사하는 입지,
그리고 주인장이 정성껏 내어놓는 음료와 디저트까지. 카페는 종합예술과도 같다.
전국의 잘 만들어진 카페를 찾아 주인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 1호점은 강원도 고성의 ‘태시트(TACIT)’.

어려서부터 익숙하게 누려온 조용하고 차분한 푸른 바다···
청간 해변만이 주는 분위기를 오가는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두드러지기보다 심플하기를, 시끌벅적하기보다 차분하기를. 카페지기는 태시트가 확 트인 광활한 바다도 좋지만, 소박하게 틈새에 담아낸 바다를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랐다.
어린 시절 놀러와 지냈던, 할아버지·할머니가 사시던 집을 바탕으로 지은 태시트는 지금도 어린 시절에 본 그의 바다를 그대로 품고 있다.
물론, 추억과 카페 운영 사이의 간극은 엄청난 차이가 있기 마련. 태시트는 원하는 방향성과 사업성을 어떻게 일궈나갔을까? 카페의 문을 연지 이제 2년 반. 카페를 열고 가꾸는 임원호 대표에게서
그 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왜 하필 고성 청간해변이었나
이유를 찾으려면 6.25전쟁까지 거슬러 올라가야합니다. 전쟁 후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는 여기 고성 청간리에 자리를 잡고 1954년, 집을 지었습니다.
고성과 이곳을 오가며 유년시절을 보냈고, 커서는 서울에서 생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늘 마음 한켠에는 변변한 횟집 하나 없이 차분한 청간해변이 마음을 붙잡았습니다.
그러다 친척 형님의 카페를 도울 일이 있었고,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카페 운영을 배우고 또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입지는 사실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여기 아니었다면 시작할 생각은 못했을 것 같네요.

개업까지, 무엇이 어려웠나
공사 과정에서는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지울지 결정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완전 철거는 결정이 어려웠고, 리모델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건물이 배치된 터와 기초, 일부 벽은 남기고 새롭게 구성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혼자 다 한 것은 아니고, 인테리어 디자이너, 카페 경영인 출신 디렉터와 원하는 콘셉트에 맞춰 공사와 인테리어 등 많은 것을 함께 고민했습니다.
함께 하는 사람들을 소개한다면우선 저와 아내, 그리고 디자인 작업을 맡아주는 동료, 그리고 카페 운영 전반적인 부분을 챙겨주는 동료. 이렇게 넷이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커피와 디저트 외에도 디자인 굿즈 작업 등 태시트라는 틀 안에서 다양한 준비들을 하고 있습니다.
인테리어 콘셉트는 어떻게 잡았나
“단순함은 궁극의 정교함이다”라는 말처럼 심플함과 모던함, 미니멀리즘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전망 측면에서는 큰 창으로 바다를 볼 때 담벼락을 통해 시야를 제한시켜 먼 바다에 집중할 수 있게 했고, 가장 안쪽 테이블부터 바깥쪽으로 테이블을 점차 낮춰 가장 안쪽 손님부터 바깥 손님까지 고루 바다를 누릴 수 있게 했습니다.
공사는 한 달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개업 후 2년 반, 기억에 남는 손님은
어느날 오후, 한 손님이 3~4시쯤 와서 해가 질때까지 커피를 마시며 바깥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해가 다 질 때쯤 그 손님은 “하루라는 영화 한 편을 다 본 것 같습니다”라며 “기분 좋게 즐기고 갑니다”고 하고 나가셨습니다. 매일 보는 풍경이고 큰 기복있는 사건도 아니지만, 그 손님이 이상하게 인상 깊고 즐거웠습니다.
저희가 준비한 콘셉트를 가장 잘 이해하고 만끽하신 것 같아서요.
방문하는 손님이 즐겼으면 하는 것은‘
어디가서 무언가 꼭 하고 돌아와야지’가 아니라, 여기 오시는 때 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푹 쉬다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뿐입니다.

태시트의 외관 모습. 공간 자체는 크지 않지만, 대신 큰 창에 마당을 넓게 두어 체감하고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은 작지 않다.

커피와 디저트라는 본연의 서비스와 함께 브랜딩, 디자인 굿즈에 대한 고민도 이어지고 있다.

담으로 바다를 보는 시야를 적절히 걸렀다. 덕분에 시선이 가운데로 몰려 바다에 더 깊게 몰입하게 된다.
CAFE‘S MENU PLATE

솔티카라멜 / 소금초코 휘낭시에
카라멜과 초코의 달콤함과 약간의 소금으로 완성한 완벽한 ‘단짠’ 조합. 여기에 은은한 버터 향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휘낭시에입니다.

태시트 라떼
첫 맛은 에스프레소의 기분 좋은 쓴 맛, 뒷맛은 부드럽고 달콤한 우유 맛으로 즐기는 플랫화이트. 저희가 자신 있게 내놓는 시그니처 메뉴입니다.

크림커피
부드러운 라떼 위에 매일 아침 만드는 프랑스산 크림을 넣어 쫀쫀하고 달콤한 맛을 내는 커피(‘아인슈페너’라고도 부르는)도 인기입니다.
CAFE EXPERLENCE

가족의 역사를 담아낸 장소
전쟁 후 가혹한 환경에서도 할아버지, 할머니는 삶을 일궈내셨다. 지금도 태시트의 터는 가족의 역사가 그대로 남아 있는 터 위에서 손님을 맞이한다.

직선의 긴장을 풀어주는 로고
건물부터 가구까지 심플 & 모던 스타일이 강조되며 많아진 직선. 날카로운 긴장감에서 태시트 로고는 부드러운 곡선으로 긴장감을 풀어주고, 태시트를 다양한 시선으로 연출한다.

시각, 미각, 후각, 그리고 청각
공간에 대한 감정과 기억은 시각뿐만 아니라 미각과 후각, 청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태시트는 짧은 시간이나마 최적의 휴식을 위해 선곡에도 카페 콘셉트를 유지하고자 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휘낭시에 맛집
조용한 분위기만이 전부가 아니다. 태시트의 휘낭시에는 모두 직접 구워내는 작품. 단골에게도, 매니아에게도 인기가 좋아 종종 대량으로 포장 주문하는 손님들도 있을 정도.

심플함을 채우는 시간의 마법
화이트에 가까운 컬러, 큰 창, 군더더기가 최소화된 장식. 어떻게 보면 단조로울 수 있지만, 하늘이 붉게 물들고 바다 색이 변하는 시간이 되면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뀐다.

공간에 힘을 주는 디자인 가구
테이블과 스툴을 같은 톤과 모형으로 제작하여 더욱 깊이 있는 공간감을 의도했다. 부분 마다 놓인 '공간의 기호들' 김기석 디자이너의 가구들은 공간에 힘을 실어 주는 요소.
TIP : 자리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콘셉트
경치 좋은 곳에 자리잡은 카페를 보면서 ‘땅과 자본만 있으면’이라고 생각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땅과 자본이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확실한 취향과 콘셉트입니다. 이 두 가지가 없으면 비용은 비용대로 소모되고, 스스로가 카페를 운영하는 모티베이
션이 약해질 것입니다. 카페는 단시간에 완성되기보다는 운영 과정에서도 배우면서 방향을 잡아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 뚜렷한 취향
과 콘셉트는 공사부터 운영까지, 카페라는 긴 여정의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태시트(TACIT)
임원호, 박다람
사전적으로 ‘암묵적인, 무언의’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카페, 태시트. 이름 그대로 차분한 동네의 거리와 바다, 심플하고
모던한 카페 인테리어와 분위기에서 ‘한적하고 정적인’ 감각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카페다. 복잡하고 붐비는 도심
지에서 살짝 빗겨난 고성군 청간리 해변의 태시트에서 차분하게 선정된 배경음악을 즐기며 시간이 흐름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 tacitofficial@gmail.com | official.tacit | 강원 고성군 토성면 청간정길 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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