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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작지 않은 집 | 하동 삼연재 然緣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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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1박 2일 지리산과의 짧은 만남은 아무런 연고 없는 이곳, 하동으로 부부를 내려오게 했다. 그리고 몇 해 지나 지은 두 사람의 집.

 

 

 



 

 

2017년 하동 화개골. 설계와 시공을 같이한 우리의 첫 프로젝트인 ‘월계재’를 진행하다 동네 주민이던 부부를 만났다. 공사 중 남편으로부터 이런저런 도움을 받으며 식사와 음주가 계속되다 보니 우리들의 관계도 점점 깊어져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월계재 준공 준비로 한창일 때 그들은 강 건너 농로를 따라올라 가장 끝 집을 지나야 보이는 녹차 밭으로 우리를 데려갔다. 이유인즉슨, 2년 전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내려와 이 땅을 구매했으며 이제는 여기에 집을 짓고 싶다는 것. 그때가 2017년 겨울이었다. 그곳은 약 4m의 레벨 차가 있는 공간이었고, 건축가로서 욕심나는 대지 형태였다. 지하 같지 않은 지하를 지나 집으로 진입하는 공간이 막연히 머릿속에 그려졌다.

 

 

길에서 바라본 집의 모습. 주변 산세 형상을 거스르지 않고 실내 공간의 변화를 위해 지붕에 높이차를 두었다.

 

 

 

어둠이 내려앉은 집. 창을 통해 새어 나오는 빛에서 따스함이 전해진다.

 

 

SECTION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화장실 ⑤구들방(부부침실) ⑥다용도실 ⑦서재 ⑧게스트룸 ⑨드레스룸 ⑩욕실

 

 

PLAN

 

 

 

현관을 나서면 보이는 풍경

 

 

일단 부부의 요구사항은 명확했다. 먼저 부부만 생활하게 될 공간이므로 큰 면적을 원하지 않았다. 다만 화개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었기에 “아이들이 보다 좋은 공간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했다. 또한, 칼로 자른 듯한 반듯한 면들로 이루어진 건물 형태였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심지어 부부는 평면과 건물 형태도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구들방과 공사비. 처음 대지를 접했을 때와는 달리,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예산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건축가의 욕심(?)은 최대한 배제하고 담백하며 효율적인 주택을 설계하고자 했다.

 

 



 

 

 

(위, 아래)마을 아이들의 공부방이자 부부의 주된 생활공간인 거실. 장서량을 고려해 벽면 전체 책장을 계획했다. 터파기하는 도중 바위가 나와 현관에서 거실로의 진입에 단 차이가 생겼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상남도 하동군
대지면적 ▶ 530㎡(160.32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81.09㎡(24.53평) | 연면적 ▶ 119.56㎡(36.17평)
건폐율 ▶ 15.30% | 용적률 ▶ 22.56%
최고높이 ▶ 7.52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비드법보온판 2종3호 100mm,180mm, 일부 압출법보온판 1호
외부마감재 ▶ StoTherm Classic 외단열공법(Stolit k 1.5 + StoColor Lotusan paint)
창호재 ▶ 이건창호 70mm, 185mm PVC 시스템창호
에너지원 ▶ 기름보일러, 화목난로, 구들
조경석 ▶ 쇄석, 화산석 판재 | 토목 ▶ 주식회사 노둣돌
구조설계(내진) ▶ 시너지구조
조경·시공 ▶ 건축주 직영(김토일)
설계 ▶ 일상건축사사무소
총공사비 ▶ 2억원(설계·조경비 제외)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천장 – THK9 미송무절합판 위 투명 수성 스테인 / 벽 – Stolit k 1.5 + StoColor Sil Premium / 바닥 – 노바 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엠브라세라믹 | 수전 등 욕실기기 ▶ 한샘,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 에넥스 | 붙박이장 ▶ 현장 제작(자작나무 합판)
계단재·난간 ▶ THK24 자작나무 합판 + THK9 평철난간
현관문 ▶ INI도어 | 중문 ▶ 제일목공 주문 제작(미송각재)
방문 ▶ 한솔 합판 도어 + 투명 수성 스테인

 

 

높은 층고로 확보된 2층의 열린 서재

 

 

 

2층 게스트룸 겸 좌식 공부방. 우측에 서재가 자리한다.

 

 

 

욕조 옆으로 통창을 두어 주변 풍경을 담았다.

 

 

주변 자연환경이 너무도 좋은 곳이라 실내공간의 거주성뿐 아니라 각 공간에서의 적절한 창 계획으로, 물리적인 면적은 크지 않아도 감각적인 면적은 외부로 확장되도록 했다. 지상 2층의 주택이 작지만 작지 않은 집이 된 이유이다.

전체적인 매스 형태는 지붕에 단 차이를 두어 거실이 높은 층고를 유지하도록 했다. 이로써 아이들의 공부방 역할을 겸하게 될 거실 공간을 풍부하게 할 수 있었고, 주변 산세의 선형도 거스르지 않을 수 있었다. 평면은 1층에 거실, 주방, 구들방(부부 침실), 화장실, 다용도실을, 2층에는 게스트룸 겸 좌식 공부방, 서재, 드레스룸, 화장실을 계획했다.

하동과 전주를 오가며 약 5개월간의 설계를 마쳤다. 드디어 공사가 시작되나 했는데, ‘시공사 선정’에 문제가 발생했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시골 공사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바로 믿음직한 시공사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주방은 복도 양쪽에서 진입이 가능하도록 거주자의 편의를 배려했다.

 

 

 

구들장으로 온기를 더한 부부침실

 

 

 

2층으로 올라가는 켄틸레버 계단

 

 

업체를 찾아 헤매던 부부는 결국 큰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바로 직영공사. 무늬만 직영이 아닌 실제로 건축주가 공사를 총괄하는 즉, 현장소장의 역할을 하는 직영 말이다. 그리하여 남편의 직업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새벽에는 녹차 밭으로, 일과시간에는 현장소장으로, 저녁 시간에는 공부방 선생님으로 바쁜 하루를 보냈다. 덩달아 우리도 바빠지며 열심히 집의 모양새를 갖춰나갔다.

시간이 흘러 부부가 여행 중 사온 ‘2018’이라는 숫자 타일을 현관에 시공하면서 약 7개월간의 공사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주택의 이름을‘삼연재’라 지었다.

삼연재는 자연 연(然), 인연 연(緣), 고울 연(姸) 등 ‘연’자가 세 개 깃든 집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然’은 자연과 잘 어우러진 집이 되길 바란 마음, ‘緣’은 화개로 귀촌해 맺은 인연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집을 지을 수 있었던 고마움, 마지막 ‘姸’은 아내의 이름에서 가져온 것.

그렇게 집은 올해 결혼 10주년을 맞이한 두 사람에게 큰 선물이 되었다.

글 _ 김헌

 

 

지리산 끝자락에 자리 잡은 삼연재 전경

 


 

건축가 김헌, 최정인 _ 일상건축사사무소

김헌, 최정인에 의해 2016년 설립된 건축사사무소로, 개개인의 일상을 공유하고 그 일상을 건축에 담아내고자 한다. 건축이 소위 삶의 질을 평가하듯 이야기되는 ‘평’ 개념의 물리적인 공간의 수치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일상적인 요소들로 채워지기를 원한다.

063-273-2313│www.ilsangarchi.com

취재 _ 김연정 사진 _ 노경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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