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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호젓함이 머무는 곳_ 제주 호근동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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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바빴던 그간을 정리하고 제주로 내려온 부부. 이곳에 집을 지은 후 생긴 작은 기대들이 별일 없는 일상까지 즐겁게 한다.

 

 



 

“전원을 즐길 수 있는 건강하고 소박한 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서울에서 숨 가쁘게 살아온 부부는 고되었던 지난 삶을 모두 내려놓고 제주행을 결심했다. 정원도 가꾸고 주변 오름도 오르는 건강한 노후를 꿈꾸며, 그들에게 딱 맞는 집을 만나고자 다양한 건축 서적을 챙겨보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집 짓는 게 쉽지 않다는 얘길 듣고 이미 완공된 주택을 살까 발품도 많이 팔아보았지만, 정작 마음에 드는 집을 찾기가 더 어려웠다. 결국 그냥 ‘집을 짓자’란 결심이 선 것도 그때쯤이었다.

 

SECTION  ⑤손님방 ⑧거실 및 식당 ⑨테라스 ⑩드레스룸 ⑪안방 ⑮서재 집은 너른 과수원을 200여 평으로 분할한 대지 위에 자리하고 있다.건물을 대지 전면으로 배치하고, 건물과 일체화된 담을 쌓아 대문간을 만들었다. 그 결과 내밀하면서도 활발하게 쓰이는 ‘가운데 마당(중정)’을 둘 수 있게 되었다. 

 

먼저 부부는 터를 골랐다. 두 사람이 고민 끝에 구매한 땅은 북쪽으로는 한라산이, 남쪽으로는 서귀포 바다가 멀리 보이는 한적한 대지였다. 3,000여 평의 큰 귤 밭을 12개의 필지로 나눠, 이미 몇 채의 집이 듬성듬성 들어선 작은 마을 같은 곳. 이곳에 자리할 집의 설계는 제주에서 여러 차례 건축 경험이 있는 에이루트 강정윤, 이창규 소장이 맡았다.

“이웃한 집들을 보니 대부분 분할된 택지 가운데 건물을 배치하고 담장을 둘렀더라고요. 외부에서 가족들의 공간이 훤히 들여다보여서인지 집마다 커튼을 치고 마당을 즐기지 않는 듯 했죠. 안타깝게도 200평의 땅을 사서 1/5 정도의 공간만 누리는 느낌이었어요.”

 

중정은 언제나 드나들며 만나는 편안한 마당이다. 제주 곶자왈을 형상화한 조경으로 꾸며 집 안에서도 제주를 느낄 수 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지면적 ▶ 660㎡(199.65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130.71㎡(39.54평)  |  연면적 ▶ 145.49㎡(44.01평) 
건폐율 ▶ 19.80% | 용적률 ▶ 22.04% 
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6.45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 경량목구조 
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100mm 외단열, 크나우드 그라스울 에코베트 가등급 
외부마감재 ▶ 스토(STO) 마감, 모노롱 타일, 제주석, 갈바륨 징크 및 일부 알루미늄 징크 지붕 
담장재 ▶ 콘크리트 및 제주석 
창호재 ▶ LG하우시스 PVC 시스템창호 및 이건 알루미늄 창호, 로이 복층 유리 
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 타이, 허리케인 타이 
총공사비 ▶ 3억3천만원(설계, 감리비 및 조경 제외) 
시공 ▶ 건축주 직영 
설계 ▶ 에이루트(A root architecture) 강정윤, 이창규 064-721-1210  www.arootarchitecture.com


2층 테라스 하부 공간을 활용한 근사한 대문간. 앞쪽으로는 아기자기한 화단을 조성하여 화사한 골목 분위기를 더하고자 노력했다. 

 

최소한 땅 위에 그저 우두커니 서 있는 집은 되지 않게 하자는 데 뜻을 모아 건축가는 중정을 둔, 모든 실에서 마당을 접할 수 있는 집을 구상했다. 그리곤 건물 자체가 담장이 되는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들고 날 때 언제나 마주하고 대문을 열면 골목과 이어지는 길의 연장선이 되는 마당, 내부 실과 각기 다른 성격으로 접하는 마당이 자연스레 대지 가운데 놓이도록 했다.

 

안방 쪽 안마당은 담장을 사이에 두고 골목과 만난다.뒷마당은 둔덕을 그대로 살려 원래 땅이 가지고 있는 안정감을 유지해주었다.

 

“건물로 담을 만들어 대문간을 두니 골목에서 한 번 멈춰 설 수 있는 근사한 대문과 처마가 생겼어요. 덕분에 비를 맞지 않고 현관까지 갈 수 있는 대우받는 공간도 가지게 되었죠.”



배치가 풀리니 다른 평면들은 자연스레 부부의 삶을 담을 수 있게 되었다. 두 사람이 생활할 안방과 독립한 자녀들이 놀러와 머물 수 있는 손님방을 1층에 만들고, 2층에 서재 겸 다실을 두었다. 특히 1층에는 거실과 주방을 함께 배치해 부부 둘만 있어도 적적하지 않게 배려하고, 2층의 서재는 높은 마루와 그와 이어진 테라스를 만들어 2층임에도 마치 1층 같이 느껴지는 공간을 완성했다. 더불어 목구조가 가진 따뜻함에 한식창호를 더하니, 익숙하고 마음 편한 집이 갖춰졌다.

 

부부가 적적하지 않도록 주로 생활하는 식당과 거실을 함께 두었다.공간을 서쪽으로 배치한 덕분에 따뜻한 오후의 빛이 깊게 들어 온다.

 

“조경은 기존에 있던 서쪽의 둔덕을 그대로 살릴 것을 부부에게 제안했어요. 원래 땅이 가진 분위기가 새로 들어선 집에 안정과 무게를 줄 것이라는 판단했죠.”



안방의 작은 마당과 대문 앞 화단에는 돌담을 적절하게 올리고 대나무와 남천 등으로 아늑하게 연출하되, 골목의 풍경을 고려했다. 그리고 중정은 부부의 의견에 따라 소철을 더해 제주 곶자왈과 같은 풍경을 만드는 데 힘썼다.

 

PLAN     ①대문간 ②가운데 마당(중정) ③현관 ④창고 ⑤손님방 ⑥주방 ⑦보조주방 ⑧거실 및 식당 ⑨테라스 ⑩드레스룸 ⑪안방 ⑫화장실 ⑬뒷마당 ⑭안마당 ⑮서재 안방은 아늑하게 구성하고 가운데로 열리는 큰 창을 놓아 마당과 가까운 집을 만들었다. 골목 쪽으로는 담을 비교적 높게 세워 사생활을 보호하면서도 여러 수종의 나무를 심어 마주한 길이 삭막하지 않도록 보완하였다. 1층 화장실은 큰 창과 개폐가 가능한 천창을 설치해 밝고 쾌적한 공간이 되었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노출콘크리트 위 발수코팅, 석고보드 위 페인트(삼화 아이사랑 수성페인트) / 천장 – 미송 위 오일스테인 / 바닥 – 구정 원목마루(티크) 및 브러쉬마루(오크) 
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 한샘  |  계단재·난간 ▶ 오크 집성목 
조명 ▶ 국내(라이마스, 이케아) 및 해외 조명 직구(Noguchi, Muuto, Herstal, Lucci air) 
현관문 ▶ 이건창호  |  방문 ▶ 한식창호


새하얀 공간이 다소 차가워 보일 수 있어 한식 창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2층이면서 1층 같은 공간이다. 2층은 높은 마루를 가진 서재와 그에 면한 테라스, 바닥까지 내려온 창을 두었다.  

 

“이 집은 다양한 형상의 마당 있는 집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한 작업이었어요. 그와 더불어 건축가란 그저 대지 안에 건물을 세우는 사람이 아닌, 주어진 땅에 있는 모든 것을 고려하며 책임을 가지고 섬세하게 매만져야 한다는 초심을 일깨워 준 프로젝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자신의 삶을 오랫동안 꾸려온 중년 부부라 라이프스타일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었고, 그랬기에 건축가는 두 사람이 원하는 것, 불필요한 것들을 쉬이 가려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섬으로 오기 전 부부의 바람이 고스란히 담긴 곳. 집을 통해 가족은 그동안 꿈꿔왔던 일들을 하나둘 실현하고 있다.

 

취재_ 김연정   |  사진_ 이상훈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39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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