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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인 집의 해답, 소소원(小素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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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96-05 / 전원속의 내집

덩치 큰 판교의 집들 속에서 파란 대문의 소소원은 작지만 당당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담장 너머 펼쳐진 넓은 마당은 꽃과 나무로 풍성하게 채웠다. 

취재 김연정    사진 윤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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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쪽으로 마당을 두고, 그 앞에 대문과 창고, 화단이 있는 ‘건축화된 담장’을 두어 생활의 모습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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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대지면적 : 227.8㎡(68.90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다락 
건축면적 : 107.15㎡(32.41평) 
연면적 : 175.04㎡(52.94평) 
건폐율 : 47.03% / 용적률 : 76.83% 
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8.7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 벽 - 2×6 구조목 / 지붕 - 2×10 구조목 
지붕마감재 : 컬러강판 
단열재 : 그라스울 24K 240, 140, 90㎜ 
외벽마감재 : 치장벽돌 
창호재 : PVC 시스템창(융기창호)
설계 : ㈜구가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
시공 : ㈜스튜가목조건축연구소

 

 

소소원은 내가 판교에 그린 네 번째 집이다. 모두 다른 집이지만 하나같이 생각한 주제는 ‘마당집’이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마당집이란 도시한옥과 같이 ‘생활의 중심에 마당을 두고, 안팎으로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집’을 말한다. 그저 마당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담장을 둘러 온전한 자기 마당을 갖지 못하는 판교 단독주택지에서 어느 정도 사생활을 보호하면서 삶의 공간으로 ‘마당을 쓰는 집’은 그리 많지 않다.

설계 시작부터 건축주 부부와 뜻이 잘 맞았다. ‘마당이 큰 집에 살려고 일부러 남북으로 긴 땅’을 구해놓으신 덕분에, 70평 정도 되는 대지에 30평 가까운 넓은 마당을 둘 수 있었다. 여기에 대문과 창고, 화단으로 이루어진 벽, 다르게 말하면 ‘건축화 된 담장’을 둘러, 밖으로 생활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했다. 물론 주차를 하는 서쪽은 열릴 수밖에 없어, 나무 등을 심어 적당히 시선을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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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소원의 전경. 집 앞의 넓은 마당과 2층 작은 마당, 돌출된 조형이 조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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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 대문을 들어서면 마당을 가로지르는 파고라와 나무그늘이 눈길을 끈다.

 


네모난 모양의 1층은 마당과 1:1로 ‘크게’ 만난다. 단순한 느낌의 실내공간은 거실에서 식당과 주방,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공간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였다. 잘 보면 그 흐름 속에 ‘두 개의 박스’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는 작업실로, 입식의 책상과 좌식의 마루가 같이 있는 하얀 방이다. 거실을 거쳐 마당을 느낄 수 있도록 한지 창을 열고 닫을 수 있게 계획했다.
다른 하나는 마당으로 돌출한 현관이다. 계획을 하면서 현관을 안으로 집어넣으면 외관이 정리되는 반면, 내부는 복잡해져서 지금과 같은 여유롭고 흐르는 듯한 공간감을 얻기 어려웠다. 오히려 ‘열린 현관’을 생각하며 투명한 현관을 마당에 내밀어, 마당을 보며 드나들게 하였다.
여기에 위로 2층 누마루를 두어, 누마루는 누마루대로 주변을 둘러볼 수 있게 계획했다. 판교에 지어지는 집들은 대체로 덩치가 크다. 지하층을 가능한 지면 위로 올리고, 지을 수 있는 최대한으로 지은 것이 많다. 그에 비하면 소소원은 1층은 대지의 반인 35평, 2층은 20평을 짓고 남쪽으로 넓은 마당을 둔 까닭에 밖에서 보면 주변의 집보다 작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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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에 누마루를 두고, 그 앞에 걸터앉아 마당을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 위로 다락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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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한 느낌으로 설계한 내부공간. 거실에서 식당과 주방, 2층으로 가는 계단은 공간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계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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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재로 마감한 천장이 멋스럽게 다가온다.

 


Interior Source
내벽 마감재 : 친환경 수성페인트
바닥재 : 신명원목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상아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대림, 로얄토토
주방 가구 : 리첸
조명 : 스칸디나비안디자인센터, 을지로조명
계단재 : ASH 집성판
현관문 : 이건 시스템창호
방문 : 도장도어
붙박이장 : 리첸

 


집은 작지만 마당과 같이 경험하는 공간은 작지 않고 오히려 풍성하다. 파란 대문을 들어서면 나무 그늘이 덮인 마당을 가로질러 목재 파고라가 나타난다. 파고라는 밖에서 활동할 때 쉘터로 역할한다. 거실과 마당 사이에도 처마를 두어 계절에 따라 햇빛을 조절한다. 단순하지만 이러한 ‘장치들’이 마당을 즐기는 삶의 바탕이 되리라 보았다. 2층은 네모난 바탕에 한쪽으로 작은 마당을 두고 ‘ㄱ’자로 배치해 부부침실, 복도, 누마루에서 보거나 나갈 수 있게 했다. 1층 큰 마당과 2층 작은 마당도 시각적으로 연결되어 식구들끼리 위, 아래 따로 있어도 서로 소통하도록 했다.
소소원을 설계하면서 ‘한눈에 띄는 독특함’보다 동네에 어울리는 ‘집다운 집’을 지으려 했다. 개성이 강한 동네 속에서 튀지 않게, 조형과 구성에서 좋은 틀을 갖추어 다양한 삶의 요구를 담아내는 그런 집을 생각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론 차분함과 평범함이 오히려 더 달라 보이는 아이러니한 풍경을 낳게 됐다. 개성과 욕망이 얽혀 있는 복잡한 상황 속에서 보편적인 집의 해답을 찾으려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요즘 소소원 안주인은 틈을 내어 가드닝 스쿨에 다닌다고 했다. ‘마당이 있는 삶’에서 나아가 ‘정원을 가꾸는 삶’을 살고 있다. 이름도 모르던 꽃과 나무들이 소소원 마당에 심어져 이름을 알리고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집이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소소원을 통해 배운다. 고맙고 다행한 일이다.   글·조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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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위쪽에 있는 다락. 다른 한쪽엔 창고도 있어, 여분의 공간으로 수납, 여가, 환기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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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실에서 바라본 마당. 3짝의 한지창을 완전히 열거나 닫아 기분에 맞게 빛과 풍경을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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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당으로 돌출된 ‘열려진 현관’. 투명하게 외피를 둘러 마당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드나들 수 있다.

 


조정구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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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건축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동경대학교 박사과정 수료 후 2000년부터 구가도시건축을 설립하여 꾸준히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삶과 가까운 보편적인 건축’에 주제를 두고 개인주택부터 작업실, 갤러리, 근린생활 시설, 병원, 호텔 등 우리 생활에 친근한 주제들을 설계하고 있으며, 2000년부터 지속된 도시 답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장수마을 역사문화 보전 정비 종합계획, 돈의문 역사공원조성 기본계획 등으로 관심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02-3789-3372 www.gu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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