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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고벽돌로 쌓아올린 상가주택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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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82-01 / 전원속의 내집

광교 신도시에 새로이 조성된 카페거리는 다양한 상가주택을 볼 수 있는 전시장이다. 거리 초입에 위치한 땅에 들어선 이 주택은 대지가 가진 다양한 조건을 분석하고 새롭게 만들어가야 할 풍경을 고민해 디자인된 품격 있는 건물이다.  

취재 편집부   사진 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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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교 카페거리 초입에 위치한 건물은 청고벽돌로 마무리되어 진중한 분위기를 풍기며 거리의 시작을 알린다.

대지의 위치는 광교 택지개발지구 중 이주자 택지로 1층에 근린생활시설과 나머지 층에 다가구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이다. 이 용도의 땅에는 지구단위계획지침이 있어 건축 가능한 규모에서부터 층수, 면적, 세대수와 주차의 진출입 동선과 다락 및 경사지붕 등 세부적인 사항까지 까다롭게 규정된다.  이곳에 집을 짓고자 한 건축주의 요구는 명확했다. 최대 면적에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임대수익을 올리는 것. 상층부에 거주할 건축주의 집은 보기에도 좋고 쓰기에도 편한 집으로 지어줄 것. 여기에 공사비 일부를 대출받아야 하는 경제사정을 고려해 국민임대주택 기준에 맞춰 전용면적 조건을 맞춰줄 것이 그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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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출입구쪽에서 바라본 주택의 입면  


대지는 정남향에 가깝고, 옆 건물과 붙어있는 서쪽을 제외한 3면이 도로나 공지(空地)와 접한다. 땅 모양은 사각이 아닌 코너가 조금 돌출된 모퉁이 땅으로 보아야 했다. 우리는 건축주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수용하면서 지구단위계획지침에 따르되, 도시의 코너 땅이 가지는 매력을 살려 주변과 어울리면서도 색다른 거리 풍경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또한, 건물을 층별로 혹은 면으로 잘게 쪼개는 방식보다는 공간과 조형을 구성하여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큰 흐름 속에서 지면부터 지붕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덩어리를 만들고자 했다.  

설계는 땅이 가진 유형과 무형의 힘과 분위기에 대한 순응과 저항에서부터 출발했다. 건물을 지을 당시에는 주변 건물도 하나둘씩 올라서고 있었다. 예상되는 양옆 건물의 입면 흐름을 건물에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모퉁이에 면한 부위를 돌출되게 처리해 입체적이면서도 볼륨감 있는 입면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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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 건물과의 균형을 맞추면서도 코너부위를 돌출 처리해 입면과 평면을 풍성하게 만든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광교 카페거리 내
대지면적 : 281.8㎡ (85.24평)
건물규모 : 지상 4층
건축면적 : 163.52㎡(49.46평)
연면적 : 505.21㎡(152.82평)
건폐율 : 58.03%
용적률 : 179.28%
주차대수 : 5대
최고높이 : 16.0m
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지붕재 : 리얼징크
단열재 : 압출법보온판
외벽마감 : 청고벽돌, 갈바스틸 위 불소수지도장
창호재 : PVC이중창, PVC시스템창호
설계 : ANM 김희준 02-732-0382 www.studioanm.com
시공 : ㈜에스앤씨건설 02-464-9100
건축비 : 3.3㎡(1평)당 42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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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1층 상가는 도로에 최대한 면하고 개방감이 있어야 임대 선호도가 높아진다. 이에 도로에 접하는 1층 대부분을 임대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끔 주택 진입로는 북동쪽에 배치했다. 동쪽의 보행자 도로로 진입하게 하여 자연스럽게 상가와 주거가 분리되는 동선이다. 중간층의 다가구주택은 모든 세입자가 각기 다른 평면을 가진다. 이때 대원칙은 거실 등 공용공간을 무조건 남쪽으로 배치하고 외부의 테라스와 여유 공간을 두어 개방감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또, 폭이 좁은 세대는 복층형으로 구성해 협소함을 확장된 공간감으로 보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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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돌을 어슷하게 쌓아 입면에 잔잔한 음영을 주었다.  ▶ 모퉁이에 면한 상가주택은 보는 위치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준다. 

 
INTERIOR SOURCES
내벽마감 : 석고보드 위 실크벽지, 페인트
바닥재 : 온돌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자기질타일
주방가구 : 하이그로시 마감
계단재 : 지정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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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붕의 다양한 경사면이 실내에 고스란히 비쳐, 다이나믹한 천장을 갖는 내부공간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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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과 주방, 외부 발코니는 적절하게 거리를 두며 공용공간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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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둥은 실내에 수직감을 더하는 건축요소다.  ▶ 작은 아이 방은 필요한 것으로만 채우고 그 외 활동은 공용공간에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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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교 시내와 야트막한 동산을 경치로 품은 안방


주인세대가 거주하는 최상층은 경사진 지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락을 만들고, 내부공간을 수직적으로 개방감 있게 처리했다. 또한, 외부의 데크 테라스와 실내 사이를 벽이 아닌 유리로 구분해 시각적으로 넓게 트인 수평적 확장을 꾀했다. 외부마감에 쓰인 청고벽돌을 지그재그로 쌓아 자연스럽게 건물의 외관을 풍성하게 만들면서도, 건물 안쪽에서는 자연스럽게 담벼락으로 인식되도록 했다. 여기에 구멍 나게 쌓은 벽돌이 투시형 난간과 같은 효과를 주는데, 멀리서 보기에 실내의 불빛이 언뜻 비치는 분위기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내부에서는 벽돌 틈새로 주변의 풍경이 언뜻 비쳐 주변과 단절되지 않고 열려있는 느낌을 준다. 

가장 큰 어려움은 경사지붕의 처리였다. 지침에서는 도로에서 되도록 경사면이 보이게 즉, 경사지붕 면을 동쪽과 서쪽으로 잡을 것을 권고한 데 반해 우리는 대지의 상황과 건물 전체의 디자인을 고려하여 이에 어울리는 경사를 만들었다. 당연하게도 디자인 심의 과정이 녹록지 않았다. 몇 번의 설득과 재심 끝에 디자인이 통과되었고, 결국에는 도로에서 지붕의 다이내믹한 모습이 잘 보일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보는 위치에 따라 건물이 다르게 보이는 입체적인 건물을 만들 수 있었다. <글 _ 김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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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상층 발코니는 사선 벽면으로 보는 위치에 따라 도시 풍경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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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김희준
다양성과 차별성만을 강조하며 기술적이고 방법론적인 것에 치우친 건축적 경향 속에서 건축가 김희준은 현실적이면서도 정직한 건축적 관계들을 탐색한다. 건축주의 요구와 건축가의 의도 사이에서 균형잡힌 작업을 추구하며 품위를 디자인하기 위해 노력한다. 주요작품으로는 묵리주택과 마나스갤러리, 일월암 객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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