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uujj.co.kr/bbs/board.php?bo_table=notice&wr_id=396&page=24
HOUSE 17 페이지 | 전원주택 정보의 모든 것 월간 전원속의 내집
로그인
회원가입
쇼핑몰
HOUSE
LIVING & DECO
CULTURE
설계제안
아이디어
분양정보
업체정보
공지사항
HOUSE 17 페이지
검색
포인트정책
HOUSE 포인트 정책
글쓰기
5P
전체 633건 / 17 페이지
전체
HOUSE
STAY
인기
2016.09.29
네 가지 특별한 매력이 있는 펜션, SCENIC 94
동쪽으로는 태평양과 맞닿은 코발트색 동해 바다가, 서쪽으로는 500년 터줏대감 거송(巨松)이 둘러싸고 있는 이곳은 동해가 내려다보이는 강릉 영진항 해변가 펜션 ‘SCENIC(시닉)94’이다.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이제 펜션은 숙박이라는 한정된 역할을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펜션, 화려한 부띠끄 펜션, 예술가가 디자인한 펜션 등 건물에 색다른 ‘가치’를 더해 여행객을 유혹한다. 강릉에서 발견한 SCENIC(시닉)94 또한 건축주의 앞선 마인드와 건축가의 어휘가 어우러져 색다른 향기를 내는 이색 펜션이다. 건축주 박미영, 민병철 씨는 펜션이 단순히 머물고만 가는 숙박시설에서 탈피해 문화와 예술을 적극적으로 접목한다면, 이전에는 경험할 수 없던 새로운 감각을 선사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오랜 논의 끝에 특별한 건축과 미술, 그리고 다양한 활동을 담는 공간이라는 커다란 그릇을 만들기로 결정하고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자연을 해치는 건축물이 아닌,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건물을 만들고 싶었던 부부다. 그렇게 하나씩 고민해가며 완성한 이 펜션에는 네 가지 특별한 매력이 숨어 있다. ▲ 500년 된 소나무를 살리기 위해 두 동으로 분절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시닉94▲ 삼각형의 땅을 잘 활용해 수영장과 사이 마당을 만들고 각종 이벤트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 첫 번째 특별함은 건물이 지어지기 전부터 있던 소나무 세 그루다. 정동향을 바라보며 굳건한 뿌리를 내리고 500년이 넘게 자리를 지켜온 소나무와 함께 하는 풍경은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의 자연’이다. 펜션의 이름 또한 땅에서 받은 느낌을 살려 SCENIC(시닉)이라 지었다. 외국 어느 도로 옆 표지판에 쓰여 있는 ‘Scenic Drive(시닉 드라이브, 경치가 좋은 도로)’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땅에서 얻은 아이디어다. 하지만 대지의 모양이 삼각형인데다가, 동해의 장관인 일출을 보기 위해 동쪽으로 건물을 두자면 반드시 소나무를 가릴 수밖에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한 아이디어는 바로 설계를 맡은 최이선 건축가로부터 나왔다. 건축가는 이러한 조건에서 세 그루의 소나무를 중심에 두고 건물을 둘로 분절시켰다. 뿌리가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지질검사까지 했을 정도로 나무와 풍경을 고려해 배치했다. 1층의 갤러리 겸 커피숍 Scenography(시노그래피)의 문을 모두 열면 건물과 나무 사이의 경계는 무의미해지고, 언제든 들어가 쉴 수 있는 커다란 나무 그늘 밑 여유로운 공간이 펼쳐진다. 건물 사이 마당은 수영장으로 또 하나의 이벤트를 만들어내는 그릇이 되었으며, 곳곳에서 보이는 풍경은 프레임 속의 프레임으로 중첩되어 방문객에게 건축가가 의도한 공간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는 창이 되어준다. 공간을 경험하고 풍경을 관찰하며 미리 계산한 건축적 장치들을 느끼도록 건물 전체가 디자인되어 있다. 건축을 접목한 펜션, 그것이 이 펜션의 두 번째 특별함이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홍질목길 55-15 대지면적 : 838.0㎡(253.50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4층 건축면적 : 166.88㎡(50.48평) 연면적 : 489.38㎡(148.04평) 건폐율 : 19.91% 용적률 : 51.69% 주차대수 : 8대 최고높이 : 13.5m 공법 : 철근콘크리트조, 기초 - 독립기초 + 매트기초 / 지상 - 라멘조 + 벽식구조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지붕재 : 알루징크 0.7t (쿨그레이) 단열재 : EPS(벽 - THK90㎜, 천장 – THK145㎜) 외벽마감재 : 드라이비트, 알루징크 0.7t 창호재 : LG시스템창호(24㎜로이복층유리) 설계 : 건축사사무소 예인 033-646-6505 http://blog.naver.com/yein6507시공 : 박미영, 민병철(직영) 010-5296-8739 인테리어 : 박병운 010-8393-7333 ◀ 거대한 소나무 세 그루는 한 폭의 그림으로 건물 어디에서나 시야에 들어오는 시닉94의 명물이다. ▶ 곳곳에서 보이는 풍경이 벽과 창문이라는 프레임을 거쳐 색다른 느낌을 주는 또 하나의 그림이 된다.▲ 카페 시노그래피는 각종 전시와 문화공연 예술 활동이 펼쳐지는 플랫폼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 모든 객실은 동쪽이 유리벽으로 되어 있어 푸른 동해바다의 아름다운 일출을 실내에서 감상할 수 있다. 그릇은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그 쓰임새와 가치가 달라진다. 건축주가 이곳에 담고 싶었던 세 번째 특별함은 펜션 이곳저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예술 작품’과 ‘에너지 넘치는 공연’이다.각 실마다 개성 있게 걸린 작품은 건축주가 차곡차곡 수집한 것으로, 실내의 하얀 벽과 어우러져 객실 전체가 갤러리 같은 느낌을 준다. 또 하나의 그림은 건축이 만들어낸 액자다. 동쪽을 향해 바다 풍경을 담은 큰 창이 중심이 되어 모든 창문과 구조는 실내에서 감상할 수 있는 그림이 되어준다. 특히 건물 뒤편을 휘감은 커다란 소나무를 담아낸 창에서 보는 풍경은 가히 한 폭의 그림이라 할 만하다. 더불어 1층의 카페는 예술 작품이 전시되는 갤러리로 사용한다. 방문객은 쉬면서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지역의 예술가들은 전시할 공간을 얻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다. 한국미술인협회 강릉지부에서 이 일에 팔을 걷어붙이고 도움을 주겠노라 약속했다. 박건영 지부장은 ‘작가들은 전시를 하려면 사비를 들여야 하는데, 이곳 SCENIC 94에서 장소를 무료로 대관해주니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일’이라고 화답했다. 작가 선정부터 기획과 전시 일정까지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지원하겠다는 약조도 했다. 그 첫 번째 결과물로 지난 8월 15일부터 강릉 기반의 여류작가 장세비 씨의 작품이 갤러리와 각 실에서 전시 중이다. 앞으로는 널찍한 마당을 문화예술 공연의 장으로 내주어 뮤직 페스티벌과 공연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하니 그야말로 문화와 함께 하는 ‘펜션에서의 하룻밤’이다. ▲ 천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기분 좋은 아침을 선사한다. ▲ 1층 객실은 수영장과 잔디가 깔려있는 마당을 아늑한 안마당으로 가지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페인트 바닥재 폴리싱타일, 강화마루, 낙엽송바닥재(카페 1층) 욕실 및 주방 타일 자기질타일 주방 가구 에넥스 조명 LED조명 현관문 방화도어 계단재 Steel위 미송집성 깔기 화장실 천장재 – 편백 데크재 미송데크 ◀ 객실은 불필요한 집기와 치장을 최소화하고, 깔끔하고 단정하게 실내를 구성해 갤러리 펜션의 면모를 풍긴다. ▶ 복층에서 내려다본 드라마틱한 풍경 각 객실에는 스파와 편안한 침구 등 힐링을 위한 요소들이 배치되어 있다.▲ 여행객을 위해 간결한 가구와 소품들로 구성된 펜션 내부 ▲ 전면 창으로 동해바다의 풍경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도록 배치한 두 동의 펜션 시닉94 ‘땅과 자연’에서부터 시작한 이 아이디어가 ‘건축’으로 틀이 잡히고, 그 안에 ‘문화예술’을 넣어 완성되었다면, 그 마지막 특별함은 이곳을 찾을 ‘사람’이다. 아무리 멋진 그릇을 만들어놓아도 사용자가 그 가치를 알아주지 않거나 불편해한다면 그야말로 허사이기에 이곳을 찾는 방문자들이 만들어갈 쉼과 여유, 그리고 즐거움이 이 펜션의 가장 중요한 특별함일 것이다. 일상에서 탈출해 자연의 품으로 안기는 여행객에게 바다와 달빛, 솔바람이 부는 펜션에서의 휴식은 생각만으로도 설레는 일이다. 편안함과 휴식이라는 본질을 잃지 않되, 건축과 문화를 통해 색다른 힐링을 선사하는 펜션, 이것이 SCENIC94다. 펜션 SCENIC94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홍질목길 55-15 www.scenic94pension.kr 010-5296-8739건축가 최이선 SCENIC94의 설계를 맡은 최이선 건축가는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원을 졸업하고 강릉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강릉 교동주택, 삼척 세무서청사 등을 설계했다. 현재 <건축사사무소 예인>의 대표로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13,714
인기
2016.09.29
충주 GOGO HOUSE
입주한 지 3주밖에 안 된 집에 초대를 받았다. 독자 이강휘 씨가 설계부터 준공까지 1년에 걸쳐 지은 집. 큰 집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설계ㆍ시공자들과 즐겁게 소통하며 지은 고고하우스는 이제 그의 가족뿐 아니라 주변 사람 모두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다. 행복한 집짓기의 경험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다는 그를 통해, 오랜만에 집의 진정성을 마주했다. 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 ▲ 한창 뛰어놀 나이의 4살 아이와 함께 한 부부. 주택으로 이사하고 나선 꼭 필요한 것들만으로 심플하게 살고자 마음 먹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충청북도 충주시 대지면적 : 360㎡(108.9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71.67㎡(20.68평) 연면적 : 96.78㎡(29.88평) 건폐율 : 19.91% 용적률 : 26.88%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7.85m 공법 : 기초- 철근콘크리트, 지상- 경량목구조 구조재 : 벽 - 2×6 목구조, 지붕 - 2×10 목구조, PLS 지붕재 : 컬러강판 단열재 : 벽 - 그라스울 R19, 지붕 - 그라스울 R30 외벽마감재 : 스터코플렉스, 고벽돌, 루나우드 창호재 : 융기 베카드리움 내벽마감재 : 벽지 바닥재 : KCC 강마루 설계 : 종합건축사사무소 도펠하우스 황영환 02-3144-8166 www.doppelhaus.co.kr설계담당 : 황경호 시공 : 건축주 직영 총 공사비 : 1억3천만원 ▲ 거실과 주방 매스는 정남향으로 약간 비틀어 뒷마당을 안는 형국이다. 최근 지방 소도시 아파트 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런 흐름은 오히려 아파트 대신 도심형 전원주택을 택하려는 젊은 층의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면 땅을 사고 집을 짓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으니, 아이가 있는 가족에겐 주택의 꿈을 현실화할 수 있는 시장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본지의 독자 이강휘 씨도 같은 생각을 했다. “가족 모두가 캠핑 같은 야외 활동을 너무 좋아해요. 또, 아이가 점점 커 가면서 하루빨리 아파트 생활을 벗어나고 싶었어요. 집을 짓는다는 것이 처음에는 먼 이야기 같고 두렵기도 했는데, 막상 도전해 보니 터널을 하나씩 통과하는 성취감이 또 있더라고요.” ▲ 주변에 하나둘씩 집이 들어서고 있는 충주 전원주택지. 그 안에 강휘 씨 집은 군더더기 없는 젊은 감각으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 1층은 현관부를 중심으로 우측은 안방, 좌측은 주방과 거실의 오픈 공간으로 배치했다. ▶ 건축주가 직접 디자인해 만든 싱크대에 테이블 의자 세트 INTERIOR SOURCES 벽지: LG하우시스 Z:IN 몰딩: 영림몰딩 주방 벽면 마감재: LG하우시스 벽지, 동서산업 타일 욕실 타일: 세종요업, 이화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대림통상, VOVO 조명: 필립스, 조명나라, 비츠조명 바닥재: KCC강마루 주방기기: 건축주 직접 제작 현관문: 코렐 원목플레이트 도어 방문: 영림 ABS도어 데크재: 방부목 계단재: 애쉬 집성목충주 시내에서 차로 5분 거리, 도심 풍경이 산과 녹지로 바뀌는 경계에 이강휘 씨의 집이 있다. 80세대가 넘는 대규모 주택 단지는 남은 토목 공사로 분주한데, 그의 집은 벌써 준공에 입주까지 마치고 나 홀로 유유자적하다. 강휘 씨는 땅을 먼저 마련하고 나서, 설계에만 꼬박 6개월의 시간을 쏟았다. 인터넷에서 수집한 정보들을 취합·선별하고, 직접 캐드를 만지며 집을 그려 나갔다. 아내와 의견을 조율하며 틈틈이 수정한 도면은 건축가를 만나 구체화되었다. 설계를 맡은 황영환 건축가는 손에 잡히지 않는 이미지들에 대해 각각의 장단점들을 설명하고, 강휘 씨 가족이 정말 원하는 집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젊은 사람은 비싼 옷을 입어서 멋진 것이 아니라, 젊음 그 자체의 풋풋함이 좋은 것이죠. 강휘 씨네 집 역시 잔 장식들을 배제하고, 생김새 자체로 멋지고 개성 있는 집을 짓고 싶었어요. 집의 우선적 가치는 ‘집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보다는 그 안에서 얼마나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진정성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건축가의 말대로 집은 30대 초반 부부의 스몰하우스를 콘셉트로 설계되었다. 109평 부지에 건물은 29평 연면적으로 세우고, 마당은 쓸모없는 땅이 없도록 공간마다 주제를 담았다. 집은 도로 전면을 향해 긴 축으로 이어지는데 군더더기 없는 매스는 덩어리의 비례와 배열만으로 안정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특히 거실과 주방부 매스를 정남향으로 약간 틀어 뒷마당을 감싸 안는 형태를 취했다. 덕분에 더욱 아늑하게 조성된 뒷마당은 필로티와 그늘이 있는 데크를 두고, 측면에 아이를 위한 모래놀이터를 마련했다. 집은 친환경성과 단열성을 고려해 경량목구조 방식으로 시공되었다. 외부는 벽돌과 스터코플렉스를 조합해 마감하고, 필로티 하부는 루나우드로 시공해 목재의 따뜻한 이미지를 더했다. 전체적인 건축의 외부 이미지는 실내에 그대로 들여왔다. 시각적인 흐름이 끊어지지 않도록 1층부터 2층까지 자연스러운 선이 이어지고, 거실과 주방을 오픈시켜 열린 동선으로 만들었다. 창은 각각의 공간에서 내다보이는 뷰를 신중히 생각해 배치하고, 크기나 개폐 방식 역시 공간 특성에 따라 달리 했다. 설계 단계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기에 실제 공사는 큰 무리 없이 진행되었다. ◀ 10월에 태어날 딸아이를 위해 사랑스러운 색으로 마감한 방 ▶ 2층 서재는 추후 자녀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 2층에서 내려다 본 거실 모습. 바닥 면적은 20평이지만 거실과 주방을 오픈하고 적절한 창을 배치해 훨씬 개방감이 있다. “단독주택 중에서도 특히 목조주택은 빌더의 역량에 많이 기대야 하는 집이에요. 설계자 입장에서 정석을 지켜 시공하려는 분을 찾아 인터뷰와 답사를 다니고, 그렇게 결정한 빌더에게 삼고초려해 현장을 맡겼지요.” 덕분에 강휘 씨는 현장이 진행되는 동안, 새집에 들여놓을 가구 제작에 집중할 수 있었다. 원목으로 거실장과 싱크대를 만들고 군더더기 없는 인테리어를 위해 많은 짐을 버렸다. 꼭 필요한 것들로 단출하게 꾸민 집은 가족의 생활 자체를 심플하게 바꾸고 있다. 강휘 씨는 집 짓는 모든 과정에 ‘선택과 집중’이 가장 절실하고 중요한 문제였다고 말한다. ▲ 집의 뒷마당은 전면과는 또 다른 표정이다. 필로티 아래 그늘과 낮은 데크, 앞으로 작은 텃밭이 있는 안락한 공간이다. 마당이 있는 집은 가족에게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선물했다. 새집으로 이사 오고 나서, 아이는 아파트 근처만 가도 ‘우리 땅으로 가자’고 조르고, 부부는 마당 있는 집에서 해보고 싶던 일들을 하나둘 실천하고 있다. 캠핑장을 찾지 않아도 집은 휴식처로, 놀이터로 매일매일 변화하고 있다. 건축은 공학이 아니라 인문학일 수 있다. 최고로 행복하려고 집을 지으면서 그 과정이 불행하다면 정말 슬픈 일일 것이다. 강휘 씨는 어쩌면 평생 한 번 밖에 없을지 모를 내 집 짓기의 순간을 최고로 즐기며 보냈다. 그리고 그 기쁨을 온전히 누리며 살고 있다. 건축주 이강휘 씨가 전하는 집짓기 후기 “로또 맞아야 집 짓는 줄 알았어요” “아빠 여기 어디야?” “응, 우리가 여기다 집을 지을 거야!” 이렇게 마당이 있는 집짓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30대의 평범한 가장인 나는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은 복권에라도 당첨되어야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며 그 꿈을 저만치 멀리서 보고만 있었다. 아파트에 살던 지난여름, 네 살배기 아들은 그 자유로움을 주체하지 못하고 7층 마룻바닥을 쿵쾅 거리며 뛰어 다녔다. 나는 그날도 언성을 높이며 “한결아, 그만 뛰어” 하고 아이를 다그쳤다. 이내 돌아서서 후회를 했지만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날부터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이 뭔지 알게 되었고 아내와 상의한 후 지금 살고 있는 땅을 만나게 되었다. 막상 결의에 차서 일은 저질렀지만 너무 막막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건축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계가 무엇인지, 허가가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던 나에겐 집짓기가 마냥 두려움으로만 다가왔다. 특히 전 재산을 걸고 우리 가족의 행복을 지켜야 하는 가장으로서 누구를 만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고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너무나도 어려웠다. 그러다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건축사를 만나게 되었고 그때부터 천천히 터널을 통과하기 시작했다. 그는 나에게 왜 단독주택에 살려고 하느냐고 물었고 나는 우리 가족이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그때부터 조금씩 답을 찾아 갔다. 집은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아니라 즐겁게 사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당 얼마짜리 집에 사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건축사와 우리 집에 대한 이야기를 밤새 나누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거실에서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마당에서는 무엇을 할지, 함께 그림을 그리며 수정하기를 6개월여 지났을 무렵, 드디어 언 땅이 녹은 올해 3월 우리는 첫 삽을 뜨게 되었다. 수많은 결정과 선택에도 나는 자신이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사랑하는 가족과 나를 아낌없이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셨기 때문이다. 집짓기는 머리가 아니고 몸으로, 마음으로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관련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선택하고 결정하는 행위에는 손익의 계산보다는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이야기 할 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내가 바라는 그림을 그려주는 것이라 믿는다. 이사를 한 이후 우리 가족은 주택에 가면 해봐야지 했던 것들을 하나씩 실천에 옮기고 있다. 작고 소소한 것들이지만 이들이 가져다 주는 행복은 내가 생각하던 그 이상이다. 거실에서 마음껏 뛰어 놀고 마당에서 흙을 묻혀서 들어오는 아이를 보면서 나는 이러한 꿈을 꾸는 다른 이에게 전하고 싶다. “꿈이 있다면 실천해 보세요. 마음을 열고 이야기하면 누군가가 분명히 그에 응답해 줄 겁니다. 그리고 즐기세요. 즐기는 사람에게는 못 이기는 법이지요.” 우리 가족에게 큰 행복을 선물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32,305
인기
2016.09.23
자연을 벗 삼아 살다, 민오헌
세월이 지나도 늘 변함없이 곁을 지키는 자연. 그 안에 고즈넉이 자리 잡은 주택은 시간의 흐름을 욕심 없이 담아낸다. 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 집의 전면이 아닌 측면에 있는 현관문. 마당의 산책로를 따라 진입한다. ▲ 단순한 매스에 강판으로 포인트를 준 주택의 전면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 대지면적 : 863㎡(261.06평) 건물규모 : 지하층, 지상 1층 건축면적 : 159.84㎡(48.35평) 연면적 : 184.5㎡(55.81평) 지하층 - 24.66㎡(7.46평), 1층 – 159.84㎡(48.35평) 건폐율 : 18.52% 용적률 : 18.52%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6.2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조, 지상 – 철근콘크리트조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지붕재 : 제물치장방수 + 우레탄도막방수, 아스팔트싱글 단열재 : 외단열 - 비드법보호판, 내단열 – 열반사단열재 외벽마감재 : 드라이비트, 적삼목사이딩, 내후성강판 창호재 : LG 알루미늄 시스템창호 설계 및 시공 : ㈜티트리건축사사무소 031-769-1541 ◀ 깔끔하게 정돈된 손님용 화장실 ▶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을 잇는 복도. 양쪽 벽면에 창을 내어 마치 자연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다. ▲ 주방에서 바라본 거실모던한 외관의 아담한 단층집은 마을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다. 은퇴 후 자연에서의 삶을 그려왔던 건축주는 지난 2006년 이 마을에서 가장 처음으로 집을 지었다. 일을 그만두기 전까지는 주말주택으로 삼을 요량이었다. 집을 단층으로 지어 보일러실 겸 창고는 지하에 두고, 실거주 공간인 1층을 최소한의 공간으로 구성한 것도 그 때문이다. 집을 지은 후, 건축주 부부는 각자의 성을 따서 ‘민오헌’이라 이름 붙였다. 8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주말주택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건축주는 조만간 2층으로 증축해 살림을 아주 옮겨올 계획도 품고 있다. ▲ 크게 낸 창으로 늘 환하게 빛이 들어오는 거실. 초록의 기운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대문을 통과한 후 마당의 야트막한 산책로를 돌아 걸어가면 집의 측면에 있는 현관으로 이어진다. 복잡한 바깥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안식처로 걸어 들어간다는 느낌을 받고 싶었다는 건축주의 의견을 반영한 동선이다. 대문과 현관의 거리를 최대한 짧게 두는 동선의 효율성을 포기한 대신, 마당을 거니는 동안 마음은 한결 편안하고 가벼워진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건 창 너머 중정(中庭)이다. 건물의 매스를 두 개로 나누어 그 사이에 중정을 배치하고 거실, 복도 벽면에 크게 창을 낸 덕분에 실내에서도 늘 자연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양옆으로 펼쳐진 복도를 따라 왼쪽에는 거실 겸 주방이, 오른쪽에는 침실과 서재가 자리한다. 현관을 중심으로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이 자연스럽게 둘로 나누어지는 배치다. 남향으로 놓여 볕이 잘 드는 거실은 늘 환할 뿐만 아니라 주변을 둘러싼 산의 풍광을 집 안 가득 들인다. 침실은 이른 아침 햇살에 기분 좋게 눈뜰 수 있도록 동향으로 배치했다. 이곳 벽장에는 창호지 문을 달아 정갈하면서도 동양적인 느낌을 주었고, 창가의 커다란 욕조와 사우나 시설을 둔 욕실은 건축주 부부에게 온전한 휴식 공간이 되어준다. 다다미방을 연상케 하는 서재는 평면상 가장 안쪽에 있다. 이곳에서 부부는 조용히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며 사색의 시간을 보낸다. ◀ 다다미방을 떠올리게 하는 서재 ▶ 복도를 따라 낸 창으로 중정의 풍경이 그림처럼 들어온다. ▲ 정갈한 느낌의 침실. 창호지 문을 열면 숨어 있던 TV장이 나온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락카 도장 바닥재 : 구정 온돌마루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대림 현관문 : 성우스타게이트 방문 : 무늬목 위 도장▲ 침실에 딸린 욕실에서도 자연을 즐기며 기분 좋은 휴식을 누릴 수 있다. 집을 짓고 8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변한 것은 어느새 마을을 가득 채운 이웃들만이 아니다. 주택의 주차장은 처음엔 자연스러운 경사로였으나, 건축주의 지인이 미끄러져 넘어질 뻔한 후에 단을 두어 평평하게 만들었다. 또, 페치카의 연도를 따라 돌출된 외벽 위에 내후성 강판으로 포인트를 준 것은 집을 짓고 4년 후 새로 시공한 것이다. 처음에는 모던한 디자인을 원해 외관 전체를 드라이비트로 도장하여 마감하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밋밋한 느낌이 들어 전체적인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외관을 바꿔나갔다. 세월에 따라 주인과 함께 늙어가고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집. 이는 단순히 내버려두는 게 아니라 때에 따라 필요한 것을 보충해주고 다듬어나간다는 의미일 것이다. 매일 머무는 집이 아님에도, 민오헌이 주변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오롯이 건축주의 공이다. 곧 이곳에서 평안한 노후를 맞이할 건축주는 늘 해오던 것처럼 칠이 벗겨진 곳을 손보고 햇볕이 너무 강하게 드는 곳엔 차양을 치느라 분주할 것이다. 매일 아침 한가로이 마당을 산책하고, 저녁엔 2층 창가에 앉아 붉게 노을 진 풍경을 한없이 바라보고 있지 않을까. 정성으로 가꾼 정원에도 꼭 지금처럼, 해마다 다른 꽃과 풀이 또 새로이 피어나리라 믿는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31,526
인기
2016.09.20
가족의 이야기로 가득 채운 곳, 재미있는 집
조용한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심상치 않은 외관의 집 한 채와 마주하게 된다. 집을 짓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온 건축주와 그의 바람을 재미있는 요소들로 풀어낸 건축가가 만나 완성한 집이다. 취재 김연정 사진 황효철 ▲ 주택의 정면은 또 하나의 집을 품은 듯한 모습이다. ◀ 계단을 중심으로 공간의 변화가 느껴지는 내부 ▶ 위에서 바라본 주택의 모습 창원 재미있는 집은 말 그대로 그 시작부터 재미있다. 건축주는 처음 설계를 의뢰하며 70쪽이 넘는 집짓기 관련 보고서를 만들어서 손에 들고 나타났다. 표지엔 <재미있는 집>이라고 적혀 있었고. 내지엔 대지 정보와 함께 어떤 집을 생각하는지에 대한 가족의 의견이 비교적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심지어 집 내부에 어떤 스피커를 사용하는지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쑥스러운 표정으로 이제 막 배우면서 그린 것이라며 스케치업으로 작업한 삼차원 이미지의 가설계안도 보여주었다. 꽤 명성 있는 전기과학자인 건축주는 1층을 자신의 실험실과 겸해 밴드 연주자인 아들과 함께 기타를 연습하고 공연하는 장소로 사용하길 원했고, 주거공간은 2층으로 올리면서 다락과 옥상 데크의 위치까지 지정했다. 욕실을 제외한 모든 공간은 닫히지 않는 오픈 공간으로 실험실 겸 연습실의 천장 높이는 4.5m 이상이 되어야 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남 창원시 지역지구 : 제1종 전용주거지역 대지면적 : 275.3㎡(83.2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 다락 건축면적 : 129.18㎡(39평) 연면적 : 231.4㎡(70평, 다락 3평 별도) 건폐율 : 47% 용적률 : 84%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구조 + 경량목구조(지붕) 외부마감 : 점토 벽돌(고벽돌), 스터코 뿜칠 마감, 24㎜ 복층유리, 컬러강판 최고높이 : 9m 주차대수 : 지상 2대 감리 : 설계자 설계담당 : 최병용, 장근용, 노서영 시공 : 코에코 하우징 조경 : ㈜어울림 조경 설계 : UTAA 건축사사무소(김창균) 02-556-6903 www.utaa.co.kr◀ 곳곳에 반 개구 쌓기로 벽돌을 시공해 내·외부 빛을 조절한다. ▶ 돌출된 거실로 인해 생긴 쉼터 구간은 가로 풍경을 풍부하게 해준다. ▲ 실험실 겸 연습실은 반지하 방식으로 계획하여 천장고를 충분히 확보하였다.집이 들어설 창원 사림동은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집의 최고 높이를 9m로 제한하고 있다. 천장고 4.5m가 넘는 1층에, 2층 및 다락을 더할 경우 9m를 훌쩍 넘기게 되어 모든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우선 실험실 겸 연습실은 1.2m 아래로 내려가는 반지하 방식으로 계획하여 천장고를 확보하였고, 거실은 현관 상부에 중층으로 독립되도록 배치해서 경사 모양의 지붕으로 계획하였다. 그리고 주방과 식당은 거실에서 다시 60㎝ 올라가도록 하고 서쪽으로 안방, 욕실, 게스트룸, 다락 계단을 일렬로 배치하면서 커다란 목재 미닫이문으로 필요에 따라 열고 닫을 수 있도록 하였다. 1층 대공간을 위해 주요 구조는 철근콘크리트구조로 했으며, 지붕은 정확한 형태와 단열을 위해 목구조를 사용하였다. ▲ 플라잉 요가를 위한 해먹과 목재문, 브릿지 등 집은 재미있는 요소로 가득하다. ▲ 주방과 식당은 거실에서 다시 60㎝ 올라가도록 배치했다. ◀ 한지로 마감한 미닫이문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 박공지붕 덕분에 생긴 아늑한 다락 공간 ◀ 목재 미닫이문은 필요에 따라 열고 닫을 수 있다. ▶ 주거공간은 2층으로 올려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했다. 경사 모양의 지붕으로 외부를 향해 돌출된 거실은 골목길에서 집의 표정을 만드는 동시에 하부는 잠시 비와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쉼터 역할을 한다. 그늘 쉼터 구간은 벽돌을 반 개구 쌓기로 시공해서 가로 풍경을 풍부하게 하고 내·외부 빛을 조절하게 했다. 마당은 별도의 대문과 담장 없이 개방감을 부여하고 현관은 낮은 스크린 월로 프라이버시를 확보하였다. 집 전체는 외부에서 마당과 1층을 지나 옥상까지 계단을 따라 마치 골목길을 걸어가는 느낌으로 구성해서 이동에 따른 공간의 변화와 함께 재미를 느끼도록 하였다. 집 안 곳곳은 건축주가 직접 만든 각종 전등, 선장실, 경사 책꽂이, 플라잉 요가를 위한 해먹, 계단, 장바구니와 무거운 짐을 위한 미니 리프트, 각종 수납장, 한지문, 목재문, 브릿지, 다락, 천창과 옥상 데크까지 재미있는 요소로 가득하며 모든 구성은 시원한 공간 속에서 격의 없이 자유롭게 연결된다. 창원 재미있는 집은 건축주만의 독특한 이야기와 바람이 건축가의 공간 아이디어를 통해 실현된 집이다. 전체적인 모양새는 소박하게 유지하면서 공간 곳곳은 가족의 이야기로 가득 채우고자 하였다. 더불어 동네 안에 열림과 리듬을 부여하고 부지 주변의 다양한 장면들과 만날 수 있어 예상치 못한 풍성함을 가지게 된다. 앞으로 이웃을 배려하는 가족의 마음씨를 담아 더 행복하고 따뜻한 ‘재미있는 집’이 되길 바란다. <글_ 김창균> 건축가 김창균 서울시립대학교 건축공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2009년 UTAA건축을 개소하였다. 2011년 젊은건축가상과 2013년 농촌건축대전 본상(보성주택), 목조건축대상(UOS 휴게Hole)을 수상하였고, 현재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집짓기 바이블>과 <집_집짓기 전 꼭 알아야 할 모든 것>이 있다. 주요작품 포천 피노키오예술체험공간, 서울시립대학교 정문, 과천과학관 감각놀이터, 상상어린이공원 화장실, 보성주택, 갈라파고스주택, 사이마당집, 평상집, M_House, 팔랑개비집, 서교동 BNB사옥, 판교 블랙박스, 동대문어린이도서관 외 다수※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29,173
인기
2016.09.13
공간을 바꾸는 작은 집 Holiday Home in Sarzeau
언덕 위, 검은색 나무 옷을 입은 집이 서 있다. 아담하지만 내·외부로 다양한 공간 변형이 가능해 더욱 특별한 주택이다. 취재 김연정 사진 Audrey Cerdan ▲ 블랙 컬러의 외관이 나무 데크와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배치도 / 언덕 위에 위치한 주택의 모습▲ 바퀴 달린 박스 형태의 침실은 원할 때마다 내·외부로 이동이 가능하다. HOUSE PLAN 대지위치 : Sarzeau, Golfe du Morbihan France 면적 : 69㎡(20.87평) 용도 : Holiday Home 마감재 : wood, concrete, green roof 설계 : RAUM www.raum.fr SECTION ▲ 거실에서 바라본 파티오(Patio)와 야외 데크▲ 2층 침실의 커다란 창이 풍경을 한 눈에 담는다 ▲ 화이트 컬러로 심플하게 인테리어된 내부 공간 ▲ 박스형 침실 덕분에 다양한 공간 변형이 가능하다. 프랑스 뤼스 반도(Rhuys peninsula)의 북쪽 해안. 집은 바다 위로 걸쳐 있는, 숲 속의 작은 주거지역 가장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집은 나무를 주재료로 한다. 건물의 구조뿐 아니라 외관 또한 수직의 얇은 널빤지를 세워 마감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특별한 방법으로 외부와 연결된 여러 가지 거주영역과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특히 1층에는 바퀴가 달린 박스 형태의 침실 공간을 두어 집 안팎으로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도록 했는데, 덕분에 정원과 마주한 테라스나 마당에서도 자연을 느끼며 잠을 청할 수 있다. 2층에 위치한 침실에는 외부를 향해 열린 큰 창을 설치하였다. 이러한 배려 덕분에 가족은 언제든지 특별한 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 건축집단 RAUM 3명의 젊은 건축가로 이루어진, 프랑스에 기반을 둔 건축사무소다. 현대 공간의 문제점에 접근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경험해보고자 한다. 실험적인 설계로 차별화된 건축물을 선보이고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19,683
인기
2016.09.06
위아래로 나눈 집_ FAMILY DUPLEX
집을 어떻게 아름답게 꾸밀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간들이 생활의 중심을 회사에서 집으로 돌아오게 만들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무엇보다 의지가 되는 더 많은 가족들과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루가 즐거우려면 이발을 하고, 일주일이 즐거우려면 여행을 하고, 한 달이 즐거우려면 차를 사고, 일 년이 즐거우려면 새집을 사라’는 영국 속담에 ‘평생이 즐거우려면, 가족과 함께 듀플렉스하우스를 지어라’를 추가하고 싶을 만큼,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공유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취재 김연정 사진 변종석 ◀ 2층으로 올라가는 외부 계단 아래 테이블을 두어 휴게공간을 마련했다. ▶ 주택의 배면. 살림이 많은 부모님 세대를 배려해 뒤쪽에도 발코니를 두었다. 이제 막 모습을 갖춘 이 집에는 결혼 6년 차 젊은 부부와 처가 부모님, 그리고 처남이 함께 산다. 전세 계약의 만료시점이 다가와 새 보금자리를 알아보던 중, 때마침 처가 부모님도 24년 된 노후한 주택을 처분하길 원해 함께 집을 지어 살아보자고 마음을 맞췄다. 어떤 집을 원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우리 집’을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한 부부는 인터넷뿐 아니라 국내 주택 건축서적, 외국의 각종 디자인 및 인테리어 책까지 살펴보며 자료 수집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아내는 집을 잘 짓기 위해서는 집 짓는 각 주체들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다며 주택건축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 전체적인 공사 프로세스와 각 세부 공정까지 공부했어요. 특히 처가 부모님도 함께 살아야 할 집이기에 두 분이 원하시는 바를 충분히 반영하고자 많은 대화를 나누었죠. 그리고 그 내용들을 수집한 이미지 자료와 연결시키는 작업까지 열심히 머리를 맞댔어요.” 사실 처음에는 건축가의 설계를 고려하지 않았다. 단지 집을 지으면 서비스처럼 해주는 업무가 ‘설계’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공부하면 할수록 건축가와 설계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부랴부랴 5~7군데 회사들과 상담을 진행했지만, 가족이 100% 만족할 만한 해답을 얻지 못했다. ▲ 1층 내부 전경. 출산 계획에 따라 변형 가능한 방과 젊은 세대에 맞춰 인테리어한 공간이 눈길을 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대지면적 : 263.6㎡(79.73평) 건물규모 : 2층 건축면적 : 109.87㎡(33.23평) 연면적 : 192.59㎡(58.25평) 건폐율 : 41.68% 용적률 : 73.06% 주차대수 : 3대 최고높이 : 8.8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 경량목구조 지붕재 : 리얼징크 단열재 : 비드법보온판 외벽마감재 : 스터코 창호재 : PVC창호 내벽마감재 : 목재사이딩, 벽지 바닥재 : 강마루 설계담당 : 안태우, 이경선, 이윤광, 조승오, 이영근 설계 : 건축사사무소 KDDH 김동희 02-2051-1677 www.kddh.kr 시공 : TCM“뒤늦게 건축가를 찾기 시작했고 우연히 KDDH 김동희 소장님을 알게 되었죠. 나중에라도 상담 받고 싶어 SNS로 연락을 부탁드렸는데, 5분도 안 되어 금방 답장이 왔어요. 전화통화 후 우리가 찾던 건축가란 생각이 바로 들었어요.” 대지 주위로는 이미 지어진 4층 규모의 다세대주택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건축가는 삼각형이 조합된 형상의 건물을 제안하여 높고 네모반듯한 주변 건물과 차별을 주고자 했다.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동선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고민이었다. 건축주가 4~5년 후 해외 주재원으로 파견되면 1층은 임대할 생각이었기에 내부 연결동선은 필요 없었다. 오히려 외부에 계단을 두어 두 세대 간의 독립성을 강조하기로 했다. 각 층의 내부는 나무의 질감을 살리고 컬러를 입힘으로써 다채로운 느낌을 주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대가족’이란 말이 ‘대단한 가족’처럼 되어버린 요즘, 그동안 각자 다른 생활을 해온 그들이 한 지붕 아래 뭉친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테다.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 불편함보다는 위안을 받고,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이 생길 앞으로의 생활을 기대해본다. 자녀세대 1층은 자녀 부부의 공간이다. 내년 중으로 출산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벽을 세워 공간을 분리할 수 있는 큰방 하나와 부부침실, 거실, 주방, 욕실 등으로 평면을 나누었다. 천장이 낮아 거실 부분만 40㎝ 정도 바닥을 낮추었고, 단 차이 나는 부분은 책장을 설치했다.책장 자체가 의자가 되기 때문에 때로는 독서의 공간으로, 때로는 토론의 공간으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부부 모두 취미 생활로 인한 물품들이 많아 수납에도 중점을 두었다. PLAN-1F▲ 거실 바닥을 낮춤으로써 천장이 낮아 답답했던 평면을 해결할 수 있었다. ▲ 입구 쪽 서재. 앞으로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 방으로 꾸밀 예정이다. ▲ 컬러풀한 조명이 돋보이는 주방은 아일랜드형으로 꾸며 효율성을 높였다. ◀ 책이 많은 남편을 배려해 곳곳에 책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두었다. ▶ 퍼플 컬러로 산뜻함을 살린 부부침실. 원목침대는 건축주가 손수 제작했다. 부모세대 부모님과 처남의 공간으로 전체적인 구조는 1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경사지붕 덕에 천장이 높고 시원한 공간감을 자랑하는 2층에는 바둑을 두는 아버지의 취미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작은 테라스 등 쉼과 여유가 가득하다. 처남이 출가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방은 2개면 충분했다. 특히 오랜 자취생활로 자신만의 공간을 원한 처남의 방은 동선을 고려해 현관과 가까이 배치하고 삼각형 다락공간을 구성해주었다. INTERIOR SOURCES 벽지 : 실크벽지, 제일벽지 페인트 : 삼화페인트 몰딩 : MDF위 필름 바닥 : 구정마루 주방 벽면 마감재 : 타일 욕실 타일 : 중원세라믹 수전 등 욕실기기 : 로얄바스 조명 : 비츠조명 바닥재 : 구정마루 주방기기 : 공장제작(샬롯디자인) 현관문 : 방화스틸도어(금만기업) 방문 : 홍송도어 데크재 : 석재타일 계단재 : 루나우드(삼익산업) 구조재 : 캐나다산 SPF(엔에스홈) 주방가구 : 빈스70 인테리어 소품 : 빈스70 ▲ 부모님이 거주하는 2층은 레드와 오렌지 컬러로 포인트를 주었다. ▲ 크지 않은 면적이지만 천장이 높아 넓은 공간감이 느껴진다. PLAN-2F◀ 침실은 붙박이장을 두어 심플하게 정돈했다. ▶ 높은 층고 덕분에 생긴 공간. 거실이 한눈에 들어오는 다락이다. ◀ 처남을 위해 아늑한 다락 공간도 계획했다. ▶ 현관을 열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처남의 방※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25,752
인기
2016.09.06
좌우로 나눈 집_RENTAL DUPLEX
마당 있는 집에 살고 싶다는 막연한 동경만 있었어요.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8년을 생활하면서 아이 둘을 낳고 보니 둘만 살 때는 느끼지 못했던 아파트의 불편함이 계속 보이더라고요. 에너지 넘치는 두 아이와 생활에 지쳐 게을러지는 제 모습이요. 특히 집에 개인적인 공간이 전혀 없다는 것이 참 답답했어요. 우연히 좋은 땅을 발견했고 아파트에 더 적응해버리기 전에, 마당과 다락이 있는 집에서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무엇보다 이보다 더 게을러지기 전에 주택을 짓기로 결정했어요.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두 건물을 잇는 브리지의 상단은 실내 면적으로 들이고 하단은 마당과 주방을 잇는 전이공간으로 만들어 마당생활을 즐기도록 했다. ▶ 높은 쪽에서 진입하는 주인세대 현관의 모습 경사지에 비정형의 결코 순탄치 않아 보이는 땅을 마련한 건축주. 장점으로 꼽을 만한 점은 남향과 택지지구치고는 다소 큰 면적이었다. 하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직업인 건축주는 단점에서 더 큰 가능성을 찾았다. 비정형의 땅을 조물조물 만져 두 동으로 분리해 한 채는 우리집으로, 다른 한 채는 임대를 주는 아이디어를 생각한 것. ‘임대형 듀플렉스’의 탄생이다.이 집의 안팎으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경사면을 활용한 방식이다. 대지의 본래 경사를 따라 자연스럽게 단차를 내는 방식으로 평면을 구성했는데, 세 개의 크고 작은 마당이 2.5m 레벨을 따라 적절히 연결되고 차단되며 집의 경계를 만든다. 또한, 두 집이 한 집처럼 보이게끔 외벽의 컬러를 통일하고 지붕과 창문, 창틀 등을 통일감 있게 적용했다.자신과 비슷한 또래에 비슷한 생각을 가진 입주자를 생각하며 건축주는 임대세대에도 특별히 신경썼다.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기 위해 출입구를 동서로 나누어 동선을 분리하고, 아이를 위한 공간인 다락과 계단 등의 공간도 짜넣었다.주택은 경사지의 단차를 극복함에 있어 건축의 효율성과 건강한 공간을 고려해 철근콘크리트와 목구조를 적절히 섞어 사용했다. 특히 주인세대의 벽체는 에코셀(Ecocell) 시스템으로 지어졌는데, 이는 왕겨숯을 이용해 단열과 습도 등을 잡는 시공사 GIP의 특징적인 공법이다. ▲ 2.5m의 고저차를 이용해 세 개의 마당을 만들고, 낮지만 차폐감 있는 디자인 돌담으로 시선을 적절히 가렸다. ▲ 주인세대 실내에서 바라본 2층의 모습. 난간의 일부를 유리로 대체하고, 곳곳에 창을 내어 밝고 따스한 실내를 만들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대지면적 : 422.10㎡(127.72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면적 : 184.41㎡(55.80평) 연면적 : 387.72㎡(117.31평, 주인세대 251.05㎡+임대세대 136.67㎡) 건폐율 : 43.69% 용적률 : 91.86% 주차대수 : 3대 최고높이 : 10.14m 공법 : 기초 및 임대세대 1층 – 철근콘크리트구조 주인세대 및 임대세대 2층 - 경량목구조(에코셀 공법 적용)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경량목구조 지붕재 : 컬러강판 단열재 : 외단열 - 비드법2종3호, 내단열 – 왕겨숯 외벽마감재 : 파렉스 창호재 : LG하우시스 Z:in 설계 및 시공 : ㈜GIP 031-259-7520 www.ecocellhome.com인테리어 : ㈜플러스디자인 02-587-5743 www.plusinterior.co.kr건축주는 평소‘살고 싶은 공간’에 대한 생각이 명확했다. 땅이 가진 지형을 크게 거스르지 않으며, 넓은 마당과 햇살이 가득 드는 집, 그리고 언제든 밖으로 나갈 수 있게 테라스와 연결된 주방과 수납공간이 곳곳에 숨어있는 짜임 좋은 집. 평소에‘주거’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경험해 본 사람이어야만 나올 수 있는 생각이었다.“좋은 집은 건축가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은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테니까요”건축주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아이들이 뛰어 놀며 즐길 수 있는 실내를 만들고, 들어올 빛을 고려해 창을 내었다. 지형을 활용해 실내를 스킵플로어로 구성하니 공간이 연결되며 생기는 벽체나 계단으로 실내가 다이내믹하다. 이때 생기는 자투리 공간은 수납공간이 되었다.아이에게 마당 있는 집을 만들어주고 싶었던 건축주. 공간 어느 한 곳 그들의 고민과 땀이 서리지 않은 곳이 없다. 두 아이에게는 ‘우리 아빠가 지어준 집’으로, 사는 내내 자랑거리가 될 주택이다. 주인세대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설계와 스킵플로어를 활용한 공간 구성으로 실내를 다이나믹하고도 개방감있게 만들었다. 곳곳에 창을 내어 벽을 타고 밝은 빛이 집 안을 감싼다. 현관을 열면 거실과 주방, 테라스와 마당이 하나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숨은 수납공간이 생활의 편의를 돕는다. ▲ 주방에서 바라본 거실의 모습. 지형의 단차가 실내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PLAN – 1F◀ 자연스레 높은 층고를 갖게 된 주방과 식당.옆에 난 발코니 창으로 언제든지 마당으로 나갈 수 있다.▲ 서비스 공간인 다락 일부를 야외로 내어 프라이빗한 옥상을 만들었다. ▲ 2층 계단으로 오르면 복도를 중심으로 각 실이 나뭇가지처럼 뻗어 배치되어 있다. ◀ 두 아이의 방은 각자의 아늑한 다락을 가진다. 계단과 벽면을 활용해 수납공간을 짜 넣은 것이 눈에 띈다. ▶ 2층 발코니 앞에 소파를 두어 코지공간으로 활용했다. PLAN – 2F ▲ 투시형 욕실과 별도의 드레스 룸을 가진 안방 임대세대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을 키우는 임차인이 온다면 더 좋을 거란 생각으로 구조부터 마감까지 건축주의 섬세한 손길이 닿은 임대공간이다. 1층은 공용공간으로 마당과 연결되게 구성하고 2층은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구성했다. 2.5m 지형을 잘 활용해 진입로를 경사의 하단부에 두어 두 세대가 사는 단점을 전혀 느낄 수 없는 독립적인 단독주택이 탄생했다. ▲ 거실과 주방으로 구성된 1층은 가족의 공용공간으로 활용된다. 차분하면서도 깨끗한 느낌이 들도록 블루와 화이트를 주조색으로 삼았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공용공간 - 친환경페인트 도장 / 방 – 실크벽지 바닥재 : 원목마루(호인우드) 계단재 : 애쉬솔리드 현관문 : 제작 단열방화도어 위 NT패널마감 방문 : 예다지도어 현관 중문 : 발크로 3연동 도어 데크재 : 방킬라이 ▲ 사선과 사각의 조형미가 돋보이는 임대세대 주택의 외관. 듀플렉스임을 알기 힘들 정도로 독립적인 외관을 가지며, 진입과 활동 동선이 주인세대와 겹치지 않는다. ◀ 계단실에서 바라본 2층 안방과 가족실의 모습. 안방에는 드레스 룸과 욕실이 딸려있다. ▶ 임대세대 또한 아이를 키우기에 부족함이 없는 크기와 구성이다. 주인세대와 마찬가지로 지붕의 경사면을 이용한 다락도 갖추었다.PLAN-1F / PLAN-2F※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28,033
인기
2016.08.31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 집 / TREE HOUSE
좋은 집은 좋은 사람을 부른다. 트리하우스를 설계한 이윤석 건축가의 말이다. 아이들이 맘껏 뛰놀며 그 안에서 꿈을 갖게 하는 집은 좋은 사람으로 자라게 하는 힘이 있다. 그 원대한 뜻을 담아낸 소박한 이층집 이야기를 시작한다. 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 ▲ 오래된 느티나무와 어우러진 집은 흰 외벽에 목재로 포인트를 줘 목가적이다. 낮은 산 아래로 실개천이 흐르는 곳, 양평의 강하면 동오리는 고즈넉한 자연에 둘러싸인 마을이다. 띄엄띄엄 집들이 자리한 이곳에 느티나무와 흰 벽이 인상적인 트리하우스가 있다. 이윤석 소장이 직접 대지를 마련해 설계와 시공까지 도맡은 집이다. 양평의 전원주택에 살고 있고 세 아이를 둔 젊은 아빠이기도 한 그는 ‘아이들이 행복한 집’을 꿈꿔 왔다. “많은 젊은 부부들이 아이들을 위해 마당 있는 집에 살고 싶어 하지요.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개성이 묻어나고, 수도권의 전세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그는 3년 전, 대형설계사무소에서 나와 전원주택을 짓는 현장들을 쫓아다녔다. 건축사로서는 흔치 않은 선택이었지만, 목조주택을 공부하고 주택 시장의 현실 감각을 익히려면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 집을 짓는 현장에서 막내로, 일꾼으로, 상담가로 지내며 많은 건축주들을 만났고, 그들의 꿈을 읽은 결과물 ‘트리하우스’를 지었다. ◀ 지붕 형태에 따라 집의 입면은 모양이 전부 다르다. ▶ 동쪽으로 병풍처럼 펼쳐진 유려한 산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기본적으로는 남향인 건물의 형태를 45도 틀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대지면적 : 515㎡(155.79평) 건물규모 : 1층 – 57.47㎡(17.39평) / 2층 - 58.39㎡(17.67평, 다락 포함) 건축면적 : 61.71㎡(18.67평) 연면적 : 115.86㎡(35.06평) 건폐율 : 11.99% 용적률 : 21.57%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7.2m 공법 : 기초 - 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 벽 - 2×6 지붕 – 2×10 지붕재 : 컬러강판 단열재 : 그라스울(벽 - R21, 지붕 - R30), 50T EPS패널 외벽마감재 : 스타코(DPR), 적삼목 루버, 컬러강판 창호재 : 시스템창호(스윙) 설계 및 시공 : 봄 하우스플랜 이윤석 010-6345-6177 http://blog.naver.com/polyman10▲ 바닥과 천장에 단차를 주어 자연스럽게 공간을 구획한다. ▲ 주방은 싱크대 상부장과 후드를 최대한 미니멀하게 디자인해 개방감을 준다. 연면적 115.86㎡(35.06평)의 2층 주택은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넓은 마당을 앞에 둔다. 마당 한켠에는 오래된 느티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이를 보존하기 위해 석축 공사에 큰 공을 들였다. 키 큰 느티나무는 집을 자연스럽게 감싸며, 나무의 녹음을 2층 실내까지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집은 기본적으로 심플한 형태를 갖고 스터코와 목재를 사용해 조화롭게 마감했다. 주변 경관 속에서 튀지 않지만, 모던하고 은근하게 풍기는 멋을 가졌다. 특히 흰색 벽면과 대비되는 블랙 컬러강판의 지붕으로 진한 외곽 라인을 만들어 산뜻한 느낌이다. 동쪽에서 평범한 박공으로 시작한 지붕골은 건물 중앙을 대각선으로 두 번 꺾어 가로지른다. 지붕 형태에 따라 집의 네 면은 모두 다른 모양을 가진다. 이 소장은 “자연이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듯, 하나의 건물이지만 보는 면에 따라 독특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주고 싶었다”며 “오차 없는 시공을 위해 정확한 부재들의 사이즈와 각도의 계산, 후속 공정 과정에서의 많은 수고로움이 뒤따르기도 했다”고 밝혔다. ▲ 바깥 풍경을 보며 독서할 수 있는 계단실은 시각적인 재미와 다양한 즐거움을 준다. 소소한 물건이나 장식품을 놓아두는 전시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 아이들이 신발을 신고 벗기 편하도록 낮은 다듬이돌을 둔 현관 ▶ 가족실에 등장한 세면대는 실의 경계를 허물며 인테리어 포인트가 된다. ◀ 계단실 위의 보이드 공간은 다락방으로 활용했다. ▶ 안방과 천장이 오픈되어 있는 욕실. 천창으로 채광이 좋다. 실내는 경계를 허물고 그 쓰임을 공유하고자 했다. 1층은 주방과 거실, 계단이 하나의 열린 공간이다. 내부 벽체가 없는 대신 바닥과 천장의 높이들을 달리해 공간을 나누었다. 이는 실제 면적에 비해 훨씬 넓어 보이는 효과를 주는 장치이다. 2층 역시 화장실과 드레스룸의 경계가 없고, 침실과도 벽으로 구획되지 않는다. 세면대는 복도와 가족실 한가운데로 당당히 나와 서로의 공간을 공유한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 개별 공간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화합하는 모습이다. 2층 다락은 높은 층고를 활용하여 나무 위 오두막처럼 공중에 떠 있다. 다락방 안에서는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열린 개구부를 통해 집 안을 내려다 볼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는 상상의 세계를, 어른들에게는 동심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건축가는 이 집이 자연과 소통할 수 있도록 많은 장치를 뒀다. 집 안의 창들은 넓은 통창을 아니지만, 마치 갤러리의 그림처럼 방향과 각도에 따라 다양한 경관을 담는다. 또한 2층 지붕에 난 천창들은 실내의 채광을 책임지는 한편, 밤하늘 별을 감상할 수 있게 한다. 안방에 딸린 외부 발코니는 비가 오는 날에도 맨발로 나서 외부와 대면할 수 있다. 가족들은 집 안에서 하루하루의 날씨를 체감하고, 별자리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그렇게 집은 자연과의 추억을 선물한다. ▲ 2층 다락방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어른들에게는 동심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공간으로, 집의 설계 의도를 잘 보여 준다. PLAN-1F / PLAN-2FINTERIOR SOURCES 내벽마감 : DID벽지, 루나우드 루버 바닥재 : 동화 강마루 욕실타일 : 세라믹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VOVO 조명 : 공간조명 주방기기 : 하츠 아일랜드 후드, 하츠 전기쿡탑 주방가구 및 붙박이장 : 넥스 계단재 및 책장 : 자작나무 제작 창문 및 방문틀 : 햄록, 자작나무 현관문 : 캡스톤도어 방문 : 예림도어 ▲ 아이들과 함께한 집의 다양한 표정들 ⓒ 윤지연집은 벌써 마음에 딱 맞는 가족을 만났다. 건축가의 바람대로, 별 관측을 취미로 가진 아빠와 한창 뛰어놀기 좋아하는 10살 아이를 둔 가족이다. 정성을 들인 집에서 살게 될 마음씨 좋은 건축주들을 보며 건축가는 되새긴다.“아이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경이롭지요. 엄마, 아빠를 옹알거리던 젖먹이가 어느새 동화책을 재잘대며 읽는 어린이가 되잖아요. 집은 그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아이들이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갈 수 있는 즐거운 공간이어야 합니다. 좋은 집에 결국 좋은 사람이 자라는 법이니까요.”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24,799
인기
2016.08.30
Colorful Ethnic Style Interior
부산의 오래된 주택가에 있는 31살 단독주택이 새로 태어났다. 마치 섬나라로 여행 온 듯한 느낌을 주는 이국적인 집에서 다양한 컬러와 디자인을 감각적으로 소화해낸 집주인의 센스를 만나본다 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 ▲ 중문의 스테인드글라스는 전용물감을 사용해 직접 그려 넣었다. 7.5㎖ 8색 물감은 4천~5천원이면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다.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집주인 오승현 씨는 인테리어에 대한 취향과 스타일이 확고하다. 한국이지만 결코 한국 같지 않은 느낌. 이것이 그녀가 학생 때부터 쭉 가져온 내 집에 대한 콘셉트다. “아무리 멋진 집이라도 어디에나 있는 집은 매력 없잖아요.” 전세로 살던 첫 신혼집에서 나와 남편이 어렸을 적부터 살던 집에서 두 번째 살림을 꾸렸다. 전에도 단독주택에 살던 부부는 이사할 집을 찾던 중 비어있던 이 집을 2층만 손봐서 들어오기로 했다. 공사를 시작한 지 두 달쯤 지나고, 오래된 단독주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체리색 몰딩과 벽, 방문들로 칙칙했던 집은 그녀의 손을 거쳐 도심 속 작은 섬으로 탈바꿈했다. ‘별섬’이라 붙인 이름답게 화이트와 블루의 조화에서 오는 청량함, 그리고 원색의 다양한 컬러감이 마치 휴양지로 여행 온 듯한 느낌을 준다. “결혼 전 여행을 자주 다니는 편이었는데, 그중에서도 틈틈이 다닌 인도 배낭여행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죠.” 그래서인지 벽면에 붙인 세라믹 훅이나 쨍한 색감의 종이모빌 등 인도와 네팔 등지를 여행하며 사 모은 소품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에스닉한 패턴의 패브릭과 주방 타일, 모로칸 문양을 단순화해 만든 주방 겸 거실 출입구 등이 타국에 온 듯한 느낌을 한층 더해준다. ▲ 31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예전 모습. 지금의 모습과 비교하면 외벽부터 내부 구조에 이르기까지 완전히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 나무를 깔아 맨발로 활보할 수 있는 베란다. 행잉체어와 캠핑 의자에 앉아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외벽에는 오렌지 컬러를 칠해 산뜻함을 더했다. ▲ 소파와 테이블 모두 중고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얻어온 것으로, 예쁜 패턴의 패브릭을 덮어 연출했다. ◀ 베란다로 통하는 창에는 선명한 컬러감의 커튼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커튼 천은 커튼 집게링을 사용해 취향에 따라 언제든 쉽게 교체할 수 있다. ▶ 외국 게스트하우스 같은 느낌을 주는 침실 입구. 히말라야를 오르며 묵었던 산장의 기억을 떠올리며 디자인했다. ▲◀ 흰색 접시에 파란색 고래를 그려 넣어 액자를 만들었다. 바닷가에서 주워온 조개껍데기와 귀여운 동물 장식들이 아기자기하다. ▲▶ 메모와 간단한 물건들을 걸어둘 수 있는 타공판은 사진과 마그넷 장식 등으로 인테리어 효과도 낼 수 있다. 승현 씨는 공장에서 얻어온 타공판을 민트색 페인트로 마감해 책상 앞에 걸었다. 이렇게 하면 시중보다 훨씬 저렴하게 만들 수 있지만 마감이 날카로우니 주의해야 한다. ▼◀ 블랙 컬러의 에스틱 패턴이 돋보이는 주방 타일. 현관 바닥에도 같은 타일을 깔았다. ▼▶ 작업실 선반에 휴양지에서 가져온 팸플릿과 컬러풀한 프레임의 액자를 두어 생기를 더했다. 승현 씨가 맨 처음 구상했던 콘셉트는 전통적인 색깔이 강한 모로코풍 인테리어(유럽, 아프리카, 중동문화가 교차하는 모로코 지역 특유의 디자인 양식. 화려한 패턴과 문양 등에서 풍기는 이국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였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모로코풍 자재나 소품, 가구 등을 구하기 어려웠고, 간혹 있더라도 지나치게 고가라 에스닉, 보헤미안의 느낌을 주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감각 있는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 소품과 가구는 중고품이나 가지고 있던 것을 최대한 활용하고 과감한 컬러로 힘을 주어 강약을 조절하는 전략을 택했다. “거실의 패브릭 소파는 중고시장에서 6만원에 구입한 거예요. 거기에 러그를 덤으로 얻었죠(웃음). 쿠션의 패브릭은 길거리에서 5천원에 2장씩 파는 스카프로 연출한 건데, 감쪽같지 않나요?” 부산만 해도 인테리어 자재나 소품 등을 다양하게 구입할 수 있을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그녀가 자주 찾는 곳은 남포동 국제시장 안에 있는 소품 숍 골목. 취향에 맞는 곳들은 수시로 들러 신상품을 체크하고, 지역 중고시장은 물론 길가에 파는 자잘한 소품도 빼놓지 않고 눈여겨본다. 최근에는 해외직구도 자주 이용하는데, 투명한 컬러감이 돋보이는 거실 샹들리에 조명은 받고 보니 소켓 사양이 국내 환경과 맞지 않아 교체했다. 그녀는 남편이 전기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창고에 고이 모셔두어야 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인다. “조명, 가전 등과 같이 전기와 관련된 제품은 국내 사용이 가능한지 반드시 확인해야 해요. 특히 외국 쇼핑몰은 제품 설명이나 이미지가 빈약할 때가 많아서 저는 상품평을 꼼꼼하게 읽어보고 70% 이상의 확신이 들면 구매하는 편이에요. 외국 사이트에서는 홍보용 상품평이 거의 없어 비교적 믿을 수 있는 내용이 많거든요.” ▲ 이 집에서 유일하게 벽지를 시공한 작업실. 나머지 공간의 벽면에는 핸디코트로 마감하고 페인트를 칠했다. 작업실 한쪽 벽면에는 노란색으로 포인트를 주었고, 남편이 직접 만든 테이블 위에는 방수처리 된 패브릭을 덮어 물을 엎질러도 걱정 없다. ◀ 벽면에 결혼기념일이 담긴 액자 시안을 프린팅해 붙이고, 커튼 한쪽에 멕시코에서 사온 앵무새 모빌을 달았다. 별모양 종이 조명은 전구를 빼고 장식으로 사용한다. ▶ 침실로 올라가는 계단실 벽면은 액자와 셀프 웨딩 사진을 걸어 장식했다. 밋밋한 벽에 리듬감을 더하는 것은 물론, 추억이 담긴 사진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 박공지붕의 큰 천창이 시원스러운 침실. 공사 과정에서 작업자의 실수로 계획보다 창이 훨씬 크게 났지만, 하늘을 감상하기에는 더 좋다. 여름에는 외부에 가림막을 설치해 뜨거운 햇볕을 막는다. ▶ 직접 발로 뛰고 디자인해 컬러풀한 에스닉 인테리어를 완성한 집주인 승현 씨. 이 집을 리모델링한 후 인테리어 작업에 자신감이 생긴 그녀는 현재 홈스타일리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블로그 byulsum.com) 승현 씨는 바깥 풍경을 적극적으로 집 안으로 들여 활용했다. 창고로 쓰던 다락을 개조한 침실의 천장에 큰 창을 내었고, 거실과 이어진 베란다 공간에는 데크를 깔고 인도에서 공수해온 행잉체어를 달았다. 특히 집의 맞은편에 패총(조개무덤) 유적지가 있어 베란다에 서면 초록 잔디밭이 마치 내 집 마당인 듯 펼쳐진다. 앞으로 건물이 들어설 일도 없을 테니 그야말로 이 집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싱그러운 풍경 앞 데크에 걸터앉은 그녀에게 ‘올여름엔 또 어떤 아이디어를 더할까’ 즐거운 고민이 이어진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13,829
인기
2016.08.24
비움, 그리고 채움 / 발코니집 Voidwall
불리는 이름처럼 이 집은 발코니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가족을 위해 비워지고 가족에 의해 채워질, 발코니가 있는 집을 만났다. 취재 김연정 사진 신경섭 속초시청에 오래 근무해 온 부부와 그들의 두 아이를 위한 집이다. 대지는 도심지이지만 농촌의 풍경과 아파트, 교육기관 등이 뒤섞여 있는 도농복합지역에 위치한다. 바로 옆에는 옥수수밭과 작은 시골집이 있고, 뒤로는 거대한 대학교 공연장과 부속어린이집이 서 있으며, 그 너머로 설악산이 마치 콜라주처럼 두서없이 다가온다. 눈이 많이 오는 지역임을 고려하여 물이 고이지 않는 박공지붕을 선호하는 건축주와, 2층에 자신의 독립된 공간과 옥상테라스를 원하는 아이를 위해 박공지붕과 평지붕이 결합된 매스를 착안했다. 단순한 사각형 박스형태의 매스에 경사지붕으로 중심부를 높여 주고, 가장 높은 부분은 평평하게 만들어 테라스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콘크리트 박공지붕은 지붕 경사를 충분히 완만하게 하여 내부에 과도하지 않은 천장 높이를 구성하면서도, 방수에 유리한 구조를 가진다. 또한 실내 구조벽을 최소화하여 최대한 가변적인 평면을 만들고 아이들이 커가면서 변화하는 가족의 요구사항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 거실에 면한 발코니는 목재 데크로 마감되어 마당과의 연계성을 높였다. ◀ 마을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지붕 테라스 ▶ 농촌의 풍경과 도심의 시설이 함께 공유하는 곳에 집이 위치한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강원도 속초시 노학동건물용도 : 단독주택대지면적 : 285.4㎡(86.33평)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142.56㎡(43.12평)연면적 : 136.23㎡(41.20평)건폐율 : 49.95%용적률 : 47.73%구조재 : 철근콘크리트조외부마감 : 노출콘크리트내부마감 : 석고보드 위 페인트설계 : 에이엔디 정의엽 070-8771-9668 www.a-n-d.kr ▲ 단순한 박스 형태의 매스에, 경사지붕으로 중심부를 높여 완성한 외관 발코니는 외부와 내부 사이의 온도차를 완충시키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의 기후변화가 심한 지역에서는 에너지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법적으로 바닥면적에서 공제해주는 1.5m 폭의 아파트 발코니는 한국의 현대주거공간에 나타나는 보편적인 특징이다. 이런 발코니는 단열뿐 아니라 내부공간의 경험에 있어서 그 역할이 중요함에도 건축적으로 그리 큰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특히 아파트 발코니는 내부공간이 확장되면 곧 사라지거나 잡다한 기능을 수행하는 무의미한 공간으로 인식되었다. 아파트에서 살아온 건축주를 위한 이 단독주택에서 발코니를 잉여공간이 아니라 집을 구축하는 본질적인 요소로 사용하고자 했다. 집의 중앙부는 공용공간이 되고 외부에 면해 각 기능을 위한 실들을 나누었다. 이때 방과 방을 분할하는 것은 벽이 아니라 발코니 공간이다. 발코니는 반듯한 사각형의 내부공간을 사다리꼴 모양으로 파고들면서 주변의 양호한 풍경과 향으로 내부를 열어놓는다. 사방에서 파고들어온 크고 작은 발코니 공간으로 인해, 내부는 하루 종일 변화하는 빛과 풍경이 스며들고, 집 안 어디나 밝은 느낌을 유지할 수 있다. 단순한 외관에 비해 내부는 다채로운 평면과 높이를 가진 공간으로 구성된다. 이 집의 발코니는 ‘비어진 벽(Voidwall)’으로서 내부공간을 분할하고 내·외부 공간 사이의 관계를 주도한다. 하나의 방은 하나의 발코니를 가지고, 발코니들의 성격이 이 집을 규정한다. 발코니의 다양한 모양과 이질적인 마감 재료의 사용은 극히 절제된 내부공간의 단순함과 대조되어 선명히 드러난다. 발코니로 나눠진 각 방들은 대형 미닫이문을 열어 마치 거실의 일부처럼 통합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1층은 하나의 공간으로 쓰일 수도 있고, 여러 개의 공간으로도 분할이 가능한 가변성을 갖는다. ‘비어진 벽’으로서의 발코니는 거주공간에 많은 역할을 하기 위해 비워져 있다. 작은 침실의 발코니는 대지 동쪽의 출입구와 소나무 숲으로 열려있어 멋진 전망과 함께 출입하는 사람을 반길 것이다. 거실에 면한 넓은 발코니는 목재 데크로 마감되어 휴식공간이자 마당과 연계성을 높인다. 안방 발코니는 석재타일로 마감하여 화분을 기르거나 수집물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쓰일 수 있고, 서재 발코니는 벽면녹화와 음지식물을 기르는 실내정원이 된다. 부엌 발코니는 다용도실의 확장된 공간으로 사용되면서 벽난로의 장작을 쌓아놓고 빨래를 건조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공간으로 쓰일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발코니가 시간이 흐르면서 가족의 삶의 방식과 취향에 맞게 유동적으로 채워질 것이고, 외부와 내부를 적절히 연결하는 매개공간이 된다는 것이다. ▲ 1층 내부. 각 공간과 연계된 발코니가 한눈에 들어온다. ▲ 화이트 컬러로 심플하게 완성한 주방의 모습 ▲ 발코니의 천창과 유리벽에는 자외선 차단 선스크린을 설치하여 과도한 온도 상승을 막았다. PLAN – 1F / PLAN – 2F ▲ 안방 발코니는 석재타일로 마감하여 내부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건축주는 추운 지역임을 감안하여 단열에 효율적이면서도 개방적이고 밝은 공간을 원했다. 평당 450만원이라는 제한된 예산 때문에 추가 공간인 발코니는 아주 경제적인 방식으로 시공되어야 했다. 창호나 마감재의 질을 높이지 못하였으나, 발코니는 이 지역의 추위와 바람에 대응하면서 실내공간을 넓고 개방적으로 만들었다. 그 외에도 외부에 면한 벽면에 붙박이장이나 창고를 배치하여 단열성능을 구조적으로 강화하면서도 수납이 잘되도록 평면을 구성하였다. 벽난로의 위치는 집의 중심부에 두어 열기를 내부 전체로 확산시키도록 하였다. 1층 바닥 전체에 사용된 타일은 관리하기에 편할 뿐 아니라 겨울철 실내로 깊이 들어오는 태양열을 축열하여 실내의 온기를 오래 유지하게 한다. 발코니의 천창과 유리벽에는 자외선 차단 선스크린을 설치하여 더운 계절에는 과도한 온도 상승을 억제하도록 했다. <글 _ 정의엽> 건축가 정의엽인하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토론토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건축학 석사를 받았다. 2010년 에이엔디(AND)를 설립하여 건축과 가구를 비롯한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2011년 한국건축가협회가 수여하는 ‘올해의 건축 BEST 7’을 수상하였으며, 2012년 한일현대건축교류전 ‘같은집 다른집’, 2014년 ‘최소의집’ 전시의 초대작가로 참여하였다. 주요작품 문호리주택(Topoject), 서후리스튜디오(Skinspace), 거제도펜션(Aggrenad) 외 다수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28,855
인기
2016.08.17
빛으로 채운 집 / IST-Family House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지닌 집이 있다. 과거의 모습과 현대적인 감각을 현명하게 조율한 건축가의 노력이 엿보인다. 취재 김연정 사진 Peter Jurkovic ▲ 박공지붕의 집이 나무 담장과 어우러져 평온한 풍경을 연출한다. ▲ 개방감이 느껴지는 유리벽으로 내부는 주변 풍경과 소통한다. PROCESS 어머니와 자녀가 함께 지내게 될 85㎡의 팀버프레임 주택으로,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Bratislava) 인근에 위치한다. 단순한 형태(경사 지붕, 포치 등)와 내부 레이아웃은 전형적인 슬로바키아 농촌주택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았다. 아이콘(Icon) 형태의 집에는 작은 거주공간과 그림 같은 조그마한 창문, 그리고 포치가 있다. 1층의 경우, 3개의 영역으로 구성된다. 중앙에는 합판으로 제작한 일명 ‘서비스 박스(Service Box)’가 놓여있고, 그 내부는 욕실과 화장실, 창고, 계단실, 주방 등이 통합되어 있다. 또한 박스 주위와 위쪽으로 거실과 안방, 다락을 배치하였다. ▲ 외부의 네 면은 모두 다른 표정을 가지고 있다. ◀ DIAGRAM ▶ 개인적인 공간이 위치한 측면은 창을 작게 내어 프라이버시를 지켰다. ▲ 전형적인 슬로바키아 시골집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Cunovo, Slovakia 총면적 : 85㎡(25.71평) 설계 : JRKVC(Peter Jurkovic, Lukas Kordik, Stevo Polakovic) http://jrkvc.sk총비용 : 85.000유로 ▲ 민트 컬러의 창문 프레임이 포인트가 되는 주방 모습 ▲ 면적이 크지 않기 때문에 수납에도 신경을 썼다. SECTION / NORTH ELEVATION ▲ 전면창과 높은 천장고 덕분에 좁은 집이지만 확장된 느낌이다. ▲ 2층 침실. 가벽을 세워 욕실과 분리했다. 1층이 내려다보이는 2층 작업 공간은 늘 환한 빛이 비춘다. ▲ 목재를 세워 만든 서비스 박스는 계단과 수납, 주방 가구 역할을 동시에 담당한다. PLAN-2F/ PLAN-1F 빛이 가득 드는 실내를 위해 한쪽 벽면 전체를 삼중 유리 박공벽으로 시공했다. 방향을 잘 정한 덕분에 차양 장치를 둘 필요도 없었다. 서비스 박스 상단에 위치한 방과 서재 공간은 부드러운 북측 하늘빛으로 늘 아늑하다. 또한 서쪽에는 천창을 내어 내부에 작은 온기를 더했다.집은 예산 절감을 위해 조직화된 정교한 시스템은 두지 못했다. 폴리스티렌 폼 코어(Foam core)와 OSB 합판으로 만든 구조용단열패널(SIP)로 시공하였다. 그리고 육중한 콘크리트 바닥은 열에너지를 데우고 저장하는 데 적절히 사용될 수 있었다. 건축가 Peter Jurkovic 건축스튜디오 GUTGUT를 공동 설립하여 실무를 쌓은 후, 2013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건축사무소 JRKVC를 개소하였다. 건축의 고정관념을 탈피한 창의적인 건축물을 설계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17,198
인기
2016.08.17
바람이 통하는 집, 방하착(放下着)
이유 없는 공간 하나 없고, 적절하지 못한 창 하나 없다. 구성원의 행동과 취향을 세심하게 고려하고, 공간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고자 온 힘을 다한 건축가의 노력이 곳곳에서 읽히는 주택, 방하착이다.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 쌍둥이 건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두 개의 작은 중정을 내부에 품은 한 채의 주택이다. 시작은 단순했다. 아이가 생기고, 아파트에서 경험할 한정적인 공간이 안타까웠던 부모의 마음이 그 첫 단추였다. 어린 시절 동네 뒷산에 올라 내려다 본 광경, 친구들과 숨바꼭질하며 찾아 헤맸던 아지트, 자신의 기억 속에 아로새겨져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그 감각을 사랑하는 아이들에게도 선물하고 싶었다. 이것이 바로 건축가 정만우 씨의 집, 방하착(放下着)이 지어진 이유다. 집의 건축주는 건축가이기도 하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은, 욕심을 버리면 거짓이 되는 명제다. 적어도 이 집에서는 그렇다. 하루 만에 뚝딱 완성된 남편의 기본 계획안을 받아들고 아내는 “이게 다예요? 몇 가지 더 제안해봐요”라며 어리둥절해했다. 땅을 사둔 지 며칠이 채 지나지 않아서의 일이다. 어찌 된 영문인가 하니 시간이 날 때마다 그 혼자 몇 번이나 땅에 와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생각했단다. 남사면 언덕 위에서 보이는 경치, 동서남북 어떤 모양으로 창을 내서 어떠한 풍경을 집 안으로 들일까 하는 깊은 고민은 중정을 가운데 품어 바람이 통하는 지금 집의 콘셉트로 정리되었고, 자잘한 변화와 수정을 거쳐 지금의 집 모양으로 완성됐다. 그 이상의 고민은 필요 없었다. 진입로는 북쪽에, 남쪽으로는 야트막한 언덕이 그리고 서쪽에는 인도가 있는 3면이 도로로 둘러싸인 땅이다. 이런 설계상의 이점으로 이 집은 과감하게도 북쪽으로 건물을 붙이고 남쪽의 언덕을 병풍 삼은 아늑한 마당을 만들었다. 남북방향으로 길어진 실내에 두 개의 미니 중정을 만들어 바람길을 내고 1층은 모이는 공간으로, 2층은 흩어지는 개인적인 공간으로 구분지었다. 중정을 중심으로 실을 배치하고 연결하고 나니 북쪽에서 보는 건물은 자연스레 두 동의 쌍둥이 주택처럼 보인다. ▲ 마당은 아파트에 살다 온 가족이 이웃의 시선을 피해 편안하게 빨래도 널고 뛰어 놀기도 하는 프라이빗한 공간이다. ◀ 실내로 진입하는 현관에는 차분한 컬러의 중문을 달았다. ▶ 북측으로 난 진입로로 주차장과 현관이 자리한다. ▲ 주변 집과는 다르게 이 집은 마당이 남쪽으로 나 있다. 여름철 남쪽 언덕에서 불어오는 골바람이 서로 관통되는 창을 통해 집 안 깊숙이 들어온다. ◀ 1층과 2층을 잇는 계단부 벽 한쪽에 책꽂이를 만들고 창문과 걸터앉을 공간을 적절히 배치해 아이들의 흥미를 돋웠다. ▶ 아일랜드 형 주방과 식당, 야외 데크가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된다. 주방에서는 중정 창 너머로 아이들이 늘 시야에 들어온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상북도 경산시 사동 대지면적 : 235.1㎡(71.12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97.3㎡(29.43평) 연면적 : 179㎡(54.15평) 건폐율 : 41% 용적률 : 74%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7.7m 공법 : 지상 - 철골조(기초 – 철근콘크리트) 구조재 : H - beam + 난연패널 이중구조 지붕재 : 컬러강판 단열재 : 벽체 - 난연패널100T + 공간100㎜ + 난연패널 75T, 지붕 - 난연패널180T + 공간100㎜ + 난연패널 50T 외벽마감재 : THK50 드라이비트, 컬러강판 창호재 : 남선 265이중창호(22㎜복층유리) 설계 및 시공 : 더솔건축디자인연구소 053-655-3365 www.the-sol.net“우리 집은 ‘숨 쉬는 집’이에요. 가운데 중정만 열어두면 바람이 사통팔달로 통해서 문과 거실 창을 모두 닫아도 전혀 답답하지 않거든요.” 신기하게도 아내 윤정 씨의 말대로 진짜 그렇다. 중정은 외부로 큰 창을 내지 않아도 환기에 전혀 어려움이 없도록 돕는 건축적 장치가 된다. 도시에서 살다가 외곽 택지지구로 옮길 때 가장 염려되던 치안 문제도 경비업체의 힘을 빌리기 전에 설계에서 한 번 잡은 셈이다. 남편 만우 씨는 이 작은 마당에서 물고기 밥 주고, 총총히 박힌 별을 보는 여유가 ‘겪어보기 전에는 결코 알 수 없는 것’이었다며 고백했다. “늘 ‘이 공간에서 느끼는 건 무엇이겠구나’라는 생각들로 설계를 해왔지만, 저도 실질적으로 그 곳에 사는 사람이 어떤 기분일지까지는 제대로 알지 못했나 봐요. 중정의 연못과 2층의 욕실, 안방의 창 너머로 보이는 공간에서 느끼는 감성은 제가 상상도 못 할 정도로 좋은 것이더라고요. 그저 하늘만 쳐다봐도 좋은, 그런 좋음이요.” 아닌 게 아니라 모든 공간에는 가족의 행동과 기분이 담겨있다. 2층의 창은 서쪽 해질 때의 풍경, 동네의 탁 트인 길, 쏟아지는 별을 볼 수 있는 위치에 적절한 크기로 나 있었고, 중정 너머로 어디서든 아이들을 볼 수 있게끔 아내의 주방을 배치하고 세탁실과 드레스룸 등의 유틸리티 동선을 편리하게 이었다. 아이들은 잠들기 전, 또 하나의 미니 중정으로 연결된 창문을 향해 아빠를 소환한다. 그는 서재에서 아이들의 부름을 듣고, 아이방에 올라가 동화책을 읽어준다. 2층 화장실에서는 석양이 가장 예쁘게 보이고, 해가 지는 시간이면 안방에 길게 난 창으로 복숭아나무가 심긴 산이 액자처럼 들어온다. 편리함만을 고려해 만들어진 아파트와는 전혀 다른,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과 주변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집이다. ◀ 실내는 중정을 중심으로 ‘ㅁ’자 구조로 되어 있다. 거실은 아이들을 위해 돌아가는 참을 가진 계단과 함께 세미복층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 서재는 집의 북쪽 소로(小路)에 면해 있어 생활과는 분리된 영역이다. ◀ 아이들의 놀이방에는 각종 책과 장난감이 가득하다. 이곳에 낸 창문 또한 높이와 비례를 고민해 만든 결과물이다. ▶ 집의 중심인 중정을 통해 바라본 실내 모습. 이중 유리와 이중 창으로 내·외부의 온도차를 잡았으며, 벽체 두께는 340㎜에 달해 단열기준을 충족하고도 남는다. ▲ 또 하나의 중정은 서재에서 밖으로 출입할 수 있는 동선일 뿐 아니라 세탁실과 다용도실 등 유틸리티 공간과 연결되어 빨래도 널 수 있는 야외공간이다. 건축가로서 어느 한 가지 구조만을 고집하는 건 아니지만, 자신의 집인 방하착은 난연패널(샌드위치패널)과 철골로 지었다. 단열재로 이루어진 이 패널을 H-BEAM 안팎으로 붙여 이중 벽체를 만드는 방식이다. 구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자 약하지는 않은지 걱정한 것이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H-BEAM이 구조가 되기 때문에 철골구조인 셈이에요. 바깥쪽으로는 15㎝ 패널을, 안쪽으로는 10㎝ 패널을 대면 가운데 H-BEAM 두께만큼의 공기층이 생기지요. 제한된 예산으로 따뜻한 집을 짓는 방법이라는 판단이 들었고, 우리집으로 진짜 그런지 실험해보는 중이에요(하하).” 공정이 그리 간단치는 않기 때문에 숙련된 기술자가 필요하고, 이중 벽체 분량의 재료비가 추가로 들기 때문에 사람들의 인식만큼 싸지는 않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하지만 패널 자체가 단열재로 이루어져 있는 데다가 이음과 열교, 기밀을 잡아 줄 수만 있다면 괜찮은 단열성능을 낼 수 있는 재료임은 틀림없다. 한여름에도 밖에 있다가 안으로 들어오면 시원하고, 지난 3월 꽃샘추위 때는 보일러를 2시간만 돌렸음에도 집 전체가 포근해지는 것을 가족이 몸소 경험했다. 콘크리트보다는 가벼운 구조이기 때문에 묵직함은 덜하고, 울림이나 가벼운 느낌이 든다며 단점을 나열하는 그이지만, 현장에서 그 부분은 목조주택과도 다를 바 없는 미약한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1층 - 친환경페인트 2층 – 실크벽지 바닥재 : 강화마루 주방 가구 : 디자인 주문제작 계단재 : 자작나무합판 붙박이장 : 현장제작가구 욕실 및 주방 타일 : 아메리칸스탠다드, 대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조명 : 빛이예쁜우리집 현관문 : 디자인 제작 방문 : 주문제작▲ 식당과 야외 데크를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해 언제든지 주택의 마당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아빠! 이제 아랫집 아저씨가 조용히 하라고 안 해?”, “뛰어 놀아도 되는 거야?” 이사 오기 전날 두 아이가 입을 모아 한 말이다. 친구들이 놀러 오면 이제는 약속이라도 한듯 ‘요이 땅!’ 숨바꼭질이 시작된다. 뛰노는 아이들 이마에 맺힌 송골송골 땀을 식혀줄 바람도 집 안팎 곳곳에서 불어온다. 건축가이자 건축주인 정만우 씨의 삶의 화두는 ‘집착을 내려놓으라(放下着)’다. 열의에 가득 차 혈기 왕성했던 젊은 날, 어느 스님이 주신 이 문구는 그대로 집의 이름이 되었다. 집의 이름을 멋들어지게 지으려던 고민도 하나의 집착이었음을 깨달은 그의 의지를 담아, 방하착은 이제 대문 옆 골목을 밝히는 이 집의 이름이 되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23,100
인기
2016.08.10
남쪽 바다를 향해 열린 집
한적한 바닷가 마을, 이곳의 풍경을 넉넉히 품을 수 있는 집을 만났다. 바다를 향해 큰 창을 내고 오렌지빛 스페니쉬 기와를 얹은 목조주택이다. 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 ▲ 주택에서 바다와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마당으로 들어서면 원형 디딤석이 놓인 길이 집으로 안내한다. ▶ 디딤석으로 잔디 마당과 구분되는 주차공간에는 자갈을 깔았다. HOUSE PLAN 대지위치 부산광역시 기장군 대지면적 1,688㎡(510.62평) 건물규모 지상 2층 건축면적 113.9㎡(34.45평) 연면적 159.11㎡(48.13평) 건폐율 26.49% 용적률 37% 주차대수 1대 최고높이 7.25m 공법 기초 - 철근콘크리트 온통기초, 지상 - 2×6 경량목구조 구조재 2×6 S.P.F 지붕재 라파즈 기와(세리스) 단열재 그라스울 R-30, R-19 외벽마감재 스터코플렉스 TOTAL FINISH(50T) 창호재 이중시스템창호(융기 드리움) 설계 및 시공 계림주택건설㈜ 1600-0488 www.kaelim.co.kr부산시 기장군의 어느 바닷가 마을 어귀에 들어서자 곳곳에 초록색 그물이 눈에 띈다. 휑한 밭 위에 펼쳐진 그물들이 무슨 용도인지 궁금했는데, 건축주가 이곳의 특산품인 다시마를 말리기 위한 것이라 귀띔한다. 한가로운 듯 능숙한 어부들의 움직임이 곳곳에 생기를 더하는 평화로운 곳, 이 풍경을 지그시 바라보는 집은 지난봄 입주를 마친 박성원, 성정연 부부의 집이다. 건축주 부부는 집을 짓기 전, 부산 해운대의 동백섬이 보이는 고층아파트에 살았다. 장성한 두 딸이 모두 독립한 후 남은 생을 보내기 위한 새 보금자리로 택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오래된 시골집이 모여 있는 골목을 지나고 마을 안으로 꽤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주택에서는 바다와 마을의 정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에 살던 집도 바닷가에 있었지만, 한적한 어부마을에서 만나는 바다는 한결 여유로움이 있다. 울산이나 부산 해운대까지 차로 30~40분이면 이동할 수 있어 도심을 오가기에도 편한 위치다.▲ 거실 두 벽면에 큰 창을 내어 언제든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아내를 위한 2층 취미실 ▶ 현관을 열면 집 안으로 들어오는 마을 풍경집은 경사진 땅을 높여 그 위에 건물을 앉힌 덕분에 마을의 가장 안쪽에서 바다를 내려다본다. 거실에는 바다가 있는 남쪽을 향해 큰 창을 냈다. 거실과 일자로 배열된 주방에서도 언제든 탁 트인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2층에는 아내의 취미 공간을 두었다. 전시에도 참여하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온 정연 씨는 이곳에서 창을 통해 멀리 보이는 바다를 벗 삼아 그림을 그리며 여가를 보내곤 한다. 이 집은 아파트처럼 세 개의 침실에 모두 발코니가 딸려 있다. 사실 안방과 이어진 황토방은 처음에 드레스룸으로 계획된 공간이었는데, 이를 변경하면서 안방은 물론 모든 방에 발코니를 따로 두어 수납과 드레스룸의 역할을 하도록 했다. 아파트에서의 삶을 완전히 버릴 수 없었던 건축주의 의견을 반영해 편의성을 더한 결과다. 덕분에 잡다한 물건들을 발코니 공간에 두어 방을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발코니가 외부 공기를 차단하는 완충 공간의 역할을 해 주택의 단열성을 한층 강화하는 효과도 있다. 내부 마감에는 목재를 최대한 활용했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살려 건축주가 기존에 갖고 있던 자개 가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했다. 취재 당일에도 다도 모임이 있다며 한복을 곱게 차려입었던 정연 씨는 전문자격증까지 갖출 정도로 평소 다도를 즐기는데, 그동안 모아온 정갈한 다기들도 거실 한쪽에 자리 잡았다. 여기에 집 안 곳곳의 그림과 화초가 동양적이면서도 예스러운 멋을 더하며 건축주 부부의 취향과 삶이 반영된 집을 완성한다. ▲ 한국적 미가 물씬 풍기는 황토방은 안방과 바로 연결된다. ▲ 정연 씨가 시집올 때 가져왔다는 자개장롱과 화장대가 고풍스러운 안방INTERIOR SOURCES 내벽마감 민속한지 바닥재 강화마루(청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국내산 및 수입타일(경성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대림요업, 국내산 수전(경성타일) 주방 가구 한샘 조명 국내산(무궁화조명) 계단재 홍송원 계단 현관문 단열문(우드플러스) 방문 목재 여닫이문 붙박이장 한샘 데크재 남양재 꾸메아 부부는 이 집을 지은 후 틈만 나면 창 너머의 풍경 앞에 앉아 사색을 즐긴다고 넌지시 전한다. 마당을 수놓은 원형 디딤석이 현관으로 안내하고, 앞으로 보이는 탁 트인 바다의 수평선과 정겨운 마을 전경을 그림처럼 누릴 수 있는 집. 이들은 너른 데크 위를 맨발로 활보하며 아무 데나 걸터앉아 담소를 나누고, 야외 테이블에서 텃밭에서 가꾼 채소로 만든 건강한 식사와 차 한 잔의 여유를 누리며 한층 풍요로운 삶을 이어갈 것이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24,660
인기
2016.07.29
변화한다는 즐거움 House in Miramar
하얀 외벽에 나무 옷을 입혔다. 필요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모습은 지나가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하나하나 왜 필요한지 마땅한 이유를 고민하며 공간을 그려낸 집을 찾았다. 취재 김연정 사진 Jose Campos ▲ 너른 데크와 심플한 화이트 외벽이 조화를 이룬 주택 모습 ▲ 접이식 나무 셔터는 이 집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는 장치다. ▲ 블랙 컬러로 마감한 펜트하우스가 멀리서도 눈길을 끈다. ◀ ‘ㄱ’자 모양으로 2층 발코니를 둘러싼 나무 셔터 ▶ 차고로 사용되는 부속건물과 연결된 북서측 전경 HOUSE PLAN 대지위치 Miramar, Portugal 총면적 275㎡(83.18평) 기술 Hugo Pinheiro 기술협력 Luis Maio 시공 JOALJO CONSTRUCOES, LDA 감리 Antonio Castro, Nuno Pinheiro, Antonio Teixeira 설계 e|348 Arquitectura(Nuno Pinheiro, Antonio Teixeira) http://e348.blogspot.com ▲ 큰 창과 나무 셔터 사이로 새어나오는 불빛이 아늑하게 느껴진다. ▲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하여 내·외부를 자연스럽게 연결하였다. 포르투갈 빌라노바드가이아(Vila Nova de Gaia)에 위치한 한적한 동네, 접이식 나무 셔터가 눈길을 끄는 주택이 있다. 2층 규모에 펜트하우스가 더해진 이곳은 젊은 부부와 어린 쌍둥이 자녀를 위해 설계된 집이다. 비록 겉보기에는 단단한 하나의 볼륨 덩어리로 보이는 집이지만, 집 안 곳곳을 비추는 자연광이 수평·수직으로 다양한 공간 구성을 만들며 내·외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건물을 이루고 있는 두 개의 볼륨, 즉 주거공간과 차고는 서로 인접하여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외관상으로는 분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 입구에서 마주치게 되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실 ▶ 높은 천장고는 공간을 더욱 넓어보이게 한다. ▲ 블랙 & 화이트로 깔끔하게 꾸민 주방 ▲ 2층은 3개의 침실만을 두어 가족만의 영역으로 꾸몄다. ▲ 펜트하우스 내부. 약간의 층고를 주어 두 공간으로 분리했다. 1층에는 공용공간과 휴게공간이 있고, 북서쪽에는 차고로 사용되는 부속건물이 있다. 북측에서 남측으로 열린 구조를 택하여 층 전체가 앞뒤로 개방된 모습이다. 세 개의 침실로 이루어진 2층은 발코니를 통해 외부로 연결되어 있다. 특히, 발코니에 설치된 접이식 나무 셔터(강구조에 의해 지탱)는 햇빛과 프라이버시를 조절하는 두 가지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펜트하우스에는 서재와 사무공간이 배치되었다. 서로 층이 져 있어 계단으로 이어진 두 공간은, 녹화된 옥상의 파노라마식 산책로를 통해서도 연결된다. 지붕에 태양 전지판을 두어 지속적인 온수 공급을 가능케 하였고, 발코니를 둘러싼 나무 셔터는 변화하는 계절의 특성에 적절히 대응하여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건축집단 e|348 arquitectura포르투갈 포보아드바르징(Povoa de Varzim)에 기반을 두고 있는 건축사무소로, 건축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창의적이고 기술적인 프로젝트를 위해 디자인과 도시계획 등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22,748
인기
2016.07.22
펜션에서 찾는 공간 연출법
휴가철이면 차가 줄을 이어 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는 남해, 그중에서도 인기 명소인 독일인 마을을 찾았다. 본지 독자가 직접 짓고 꾸민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펜션 ‘바다그리다’. 누구나 따라해 볼 수 있는 아이디어가 넘치는 이곳을 소개한다.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 모던한 외관의 ‘바다그리다’는 네 동의 독채로 구성되어 있다. 각자의 현관과 테라스를 가진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남해군 물건리에 위치한 독일마을은 남해에서도 가장 ‘핫’한 명소다. 하얀 외장에 붉은 기와가 얹어진 유럽식 건물들이 경사면을 따라 드문드문 자리하고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바다와 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진귀한 풍경도 선사한다. 평소 건축과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던 지은 씨는 이런 남해와 독일마을에 잘 어울리는 건물, 그리고 여행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을 만들어볼 기회를 얻었다. 인근에 펜션을 운영하던 어머니가 규모를 확장할 계획을 세운 것이다. 마침 건축을 계획한 시기가 지은 씨의 휴학기간과도 맞아 떨어져 그녀가 이 일을 맡기를 자처했다. 평소 딸의 관심사를 눈여겨보던 어머니도 적극적으로 후원에 나섰다. 지은 씨는 실용적이면서도 심미적인 효과가 뛰어난 북유럽 스타일, 여기에 젊은 20대의 감각을 버무려 각 실의 콘셉트를 달리하는 독채펜션 4채를 계획했다. 외관 디자인에서부터 내부에 들어가는 가구와 소품 하나까지 그녀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모든 공정을 감독했다. 어떨 때는 일손이 모자라 직접 페인트 통을 들고 붓질하기도 했고, 마음에 드는 가구를 사기 위해 밤새 웹서핑을 하기 일쑤였다. 그렇게 찾은 가구를 남해까지 배송이 어렵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은 적도 있다. 결국 해외 인테리어 사이트까지 손을 뻗어 이젠 해외 직구도 능수능란하다. 애초에 방마다 계획해놓은 콘셉트가 명확했기 때문에 제한된 예산을 요리조리 써가며 건물을 올리고, 각 실에 맞는 컬러와 디자인 소품들을 차근차근 채워넣는 것은 그녀에겐 신나는 일이었다. 그렇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건축기간을 거쳐, 드디어 남해 펜션 ‘바다그리다’가 완성되었다. 펜션 구석구석을 친절히 안내하며 그녀만의 인테리어 팁을 전하는 지은 씨. 단순한 관심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남부럽지 않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믿어주고 응원해 준 가족들 덕분이었다며 수줍게 웃는다. 이번 일을 통해 그녀가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아마도 오롯이 혼자서 해냈다는 ‘뿌듯함’ 뿐 아니라 커다란 밑그림에서부터 작은 디테일까지 건축의 전 과정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문제를 해결했다는, 돈 주고도 살 수 없는‘경험’일 것이다. 층고가 낮은 복층 다락에 침실을 만들자 다락은 매트리스만 두어 침실로 활용한다. 요즘 가정집에서도 많이 사용한다는 호텔식 침구와 구스다운 이불은 포근한 잠자리를 돕는다. 낮은 조도의 조명을 설치한다면 금상첨화다. 발랄한 북유럽풍 스티일링하기 푸른 바다가 연상되는 컬러를 메인으로, 가구 또한 채도 높은 색상으로 통일했다. 밝은 톤의 가구를 배치하고 러그나 쿠션 등으로 포인트를 준다면 발랄한 느낌의 북유럽 인테리어가 완성된다. 공간에 강약을 주고 싶다면? 모든 소품이 컬러풀하다면 집은 조악해지고 만다. 강약을 조절해 힘을 뺄 부분은 화이트톤으로 간결하게 마무리해보면 어떨까? 볕이 잘 드는 창가 옆에 간결한 프레임의 식탁을 두고 블루투스 스피커 하나를 포인트로 설치하면 충분하다. 침대는 창가에 두어야 한다는 편견을 버려! 좋은 볕과 조망을 가진 창문을 적극 활용하자. 자주 쓰는 공간을 창가로 옮기는 약간의 변화만으로도 삶이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 테이블과 편안한 소파를 두고, 액자와 조명으로 벽면을 채운다면 남부럽지 않은 코지 공간을 만들 수 있다. 밋밋한 현관에 두는 작은 디자인 체어 공간이 좁다 해서 가구 놓기를 주저할 필요 없다. 또, 무조건 수납가구만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 현관에 디자인 체어 하나만 두어도 충분히 포인트가 되며, 소품을 올려놓거나 신발을 신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어두운 바탕면을 살리는 곡선형 가구와 밝은 패브릭 진중한 복고풍 인테리어를 감행하고 싶다면 진회색 콘크리트 노출면 느낌으로 벽을 마감한다. 유선형이 돋보이는 가구와 조명등을 활용해 세련된 느낌을 더하고 얇은 커튼을 달아 무거운 느낌을 덜어내면 북유럽 레트로 인테리어가 완성된다.회색면과 대비되는 아기자기한 타일 작은 패턴의 벌집모양 타일은 아이디어 소품처럼 주방을 유쾌하게 만든다. 소량으로 사야 하기에 인터넷에서 구입하는 편이 좋다. 조명과 소형 냉장고도 작은 크기로 맞춰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의자·조명·액자의 삼단 콤비 스칸디나비아풍의 레트로 체어는 몸에 착 감기는 착석감으로 북유럽 가구의 특징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심심한 벽면에 포인트 액자를 걸어준다면 금상첨화인데, 이 집의 그림은 지은 씨가 직접 그린 것이다. 붉은색 포인트 가구의 힘 작은 집에서도 부담 없이 응용해볼 수 있는 크기의 가구로 꾸며진 이 공간은 블랙 & 화이트로 구성돼 남자들이 더 좋아할 법 하다. 스웨덴 브랜드 IKEA의 빨간 수납장이 포인트가 되어 공간이 지루하지 않게 완성됐다. 라벤더 향이 날 것 같은 로맨틱 컬러 매치 연보라빛 벽과 편안한 윙백체어, 철제 침대가 어우러져 마치 부띠크 호텔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로맨틱한 콘셉트를 구현하기 위해 파스텔톤으로 컬러를 정하고 조명, 쿠션까지 모두 여성스럽게 맞추었다. 윙백체어는 머리까지 기댈 수 있고 몸이 폭 잠길 정도로 크기가 크니, 미리 들어갈 자리를 가늠하고 구입해야 한다. 공간을 구획해 침실 만들기 짐을 쌓아두자니 거슬리고, 소파를 두자니 어설픈 자투리 공간이라면 작정하고 침실로 만들어보자. 크게 고민할 필요 없이 간단한 조명과 몇 개의 액자만으로도 아늑하고 기분 좋은 공간이 탄생할 수 있다. 만약 탁 트인 원룸이라면, 투시형 선반으로 낮은 파티션을 설치하고 안쪽에 침대를 배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취재협조_ 바다그리다 경남 남해군 삼동면 동부대로 1125-4 www.badagrida.com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16,615
인기
2016.07.22
풍경으로서의 일상, 목인헌(木仁軒)
집으로 숲을 이룬 마을 중턱, 목멱산과 인왕산이 바라다보여 이름 지어진 목인헌이 있다. 과거와 현재가 소통하는 그곳에는, 오늘도 다양한 풍경이 일상이 되어 공존한다. 취재 김연정 사진 노경 ▲ 리노베이션 전 목인헌의 내·외부 모습목멱과 인왕이 보이는 내사산의 응봉자락, 마치 집으로 숲을 이루고 있는 것 같은 풍경의 중간허리쯤에 목인헌이 위치한다. 성곽 아래 동네에 숨은 듯, 목인헌은 그곳의 일상 그리고 풍경처럼 스며들어 있다. 이 높이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경관은 좌측 목멱의 길게 누운 듯한 모습과 우측의 인왕의 당당한 기세를 길게 펼쳐볼 수 있는, 매우 드문 체험을 제공한다. 비슷한 규모의 집들이 불법으로 증축한 혹들을 달고 층층이 겹치고 쌓이면서 시간과 함께 만들어 낸 마을의 모습은 이제 서울에서도 보기 드문 풍경이다. ▲ 꽃 그림 계단 골목과 새 옷을 입은 목인헌이 조화를 이룬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시 종로구 이화동 지역지구 : 2종 일반주거지역, 정비(재개발)구역, 문화재(서울 성곽)보존영향검토구역 대지면적 : 151.8㎡(45.91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51.3㎡(15.51평) 연면적 : 75.6㎡(22.86평) 건폐율 : 33.8% 용적률 : 49.8% 구조재 : 조적조, 목조 외부마감 : 드라이비트 외단열, 아스팔트싱글 지붕 시공 : 이안건축 설계 : 이충기 02-3461-3841 cklee@uos.ac.kr 총 공사비 : 6,000만원 ▲ 경사지의 다양한 레벨과 시간, 사람들이 만들어낸 일상적 풍경 1958년, 일제강점에서 해방된 후 낙산 성곽과 이화장 사이의 서쪽 사면에 수십 채의 현대식 타운하우스가 들어섰다. 지역의 역사를 일상으로 담고 있는 서울 성곽 아랫동네는 뜨거운 서향 햇빛이 수평으로 그림자를 드리우는 고도에 30~45도의 경사지. 사람이 살기조차 어려워 보였으나, 주택영단(주택공사의 전신)의 주도하에 우리 기술로 지은 신식 2층 집이 새로운 역사와 일상을 시작했다. 작은 집들은 가파른 산지에 높은 축대와 골목을 형성하면서 층층으로 풍경을 만들며 배치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낙산 성곽아래 이화동 마을은 수도와 연탄 보급이 어려운 산동네의 특성을 보이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모이는 동네로 바뀌어 갔다. 면적과 높이를 임의로 확장하고 증축하면서 독특한 형태의 마을로 진화하였다. 법과 제도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던 당시, 필요에 의해 너도나도 처마 밑을 확장하고 2층 외부를 방으로 만들면서 골목을 제외하고는 빈 땅이 없을 정도로 거의 모든 집들이 확장되고 팽창되었던 것이다. 지금의 이화동은 벽화마을로 더 많이 알려진 동네다. 이곳의 시공간은 지금도 1960년 정도쯤에 멈추어 있다. 2006년, 낙후된 마을 분위기를 바꾸려 시작한 공공디자인사업으로 낡고 퇴색한 마을의 골목과 담에 진한 화장이 입혀졌다. 예쁘라고 그린 형형색색의 그림들로 무엇을 감출 수 있을까? 이곳에는 그림으로 덮을 수 없는 사람들의 일상이 있었고, 산동네가 만든 독특한 풍경이 있었다. 골목과 사람, 마을이 원래 가지고 있었던 생명력, 그것이 마을을 유지하는 힘이었다. 그로부터 수년이 지나 시간의 마술이 다시 한 번 작동하면서 골목과 벽화도 어느덧 일상처럼 마을의 한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요즈음은 이곳에 외국관광객까지 줄을 서서 사진을 찍으며 그들의 추억을 남긴다). 뉴타운의 광풍이 불어 재개발 조합까지 결성된 이 마을에, 2012년부터 뜻있는 사람들이 마을가꾸기에 나섰다. 주민과 함께 천천히 발전되어가는 마을, 필요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는 마을, 현재의 골목 일상과 마을풍경이 유지되는 마을을 꿈꾸는 일이 시작되었다. ▲ 60여 년간 견뎌온 어진 나무의 흔적. 그리고 철거 전 나온 철재 못과 애자. ▲ 1층 출입구 홀 전경. 지붕과 콘크리트 벽체 부분은 기존 재료를 노출했다. ▲ 2층에 위치한 방 ▲ 창을 통해 바라본 인왕산의 경치 ◀ 2층으로 오르는 단정한 계단실 ▶ 곳곳에서 옛것과 새것의 조화가 엿보인다. ▲ 발코니에서 바라본 난간 너머 도시의 파노라마 건축가의 디자인이 매순간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것으로 결정되는 것이라면, 목인헌의 리노베이션은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설계의 비중이 크고, 기존 공간을 들어내고 덧붙이는 선택과 결정이 많이 필요했던 과정이었다. 먼저 60여 년 동안 임의로 진행된 증축공간을 들어내고 1958년에 지었던 원형을 확인하고자 했다. 새것과 옛것의 표현, 즉 시간 표현을 위한 마감 재료와 색, 새로운 기능의 추가, 도시를 바라보는 경관, 마을을 구성하는 풍경인자로서의 자세와 대응에 대해 고민해야 했다. 그것은 일상으로서의 풍경과 물리적 실체로서의 건축에 대한 표현을 어느 수준으로 할 것이며, 건축가로서 어느 정도의 깊이로 개입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였다. 마을의 다른 집과 마찬가지로 마당이나 외부공간을 모두 증축하여 방으로 사용하고 있었던 집 목인헌은 1층 30㎡, 2층 15㎡의 2층 구조에 단열 없이 6인치 블록 한 장으로 벽을 쌓고 ‘⊥’자형 지붕틀에 박공지붕이 올려져 있었다. 이화동 마을의 집들은 증축으로 외형이 바뀌는 과정에서도 이 집은 초기에 지은 2층 주택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목인헌 내부는 1958년의 목재가 60여 년 인고의 시간 동안 나무 본연의 생물적 힘을 이기지 못하여 뒤틀리고 틈이 생기는 과정을 거치며 온순하고 어질게 되고, 이제는 얌전하게 제자리를 잡고 있는 상태다. 내부에 사용된 1950년대 생산되었던 시멘트블록의 벽체와 목재를 껍질도 벗기지 않은 채 사용했던 목조지붕틀은 이 집이 가지고 있는 시간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서구식 건축기술을 습득한 목수나 조적공의 기술은 단순하고 투박했으나, 천장 안의 지붕 목구조는 시간이라는 마술사 덕에 오히려 훌륭하고 멋진 모습으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이곳에서는 좌측으로 목멱산(남산의 옛 이름)과 우측으로 인왕산, 그 사이의 도시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목멱과 인왕이 보이는 집, ‘목인헌’이라 이름을 지었다. 아울러 이 집에는 젊음을 누르지 못했던 나무들이 뒤틀리고 갈라진 흔적으로 드러난다. 60여 년 전 껍질도 못 벗은 채 이곳에 와서, 콘크리트와 못에 강제되고 추위와 더위에 노출되어 온몸을 뒤틀며 힘으로 저항했던 나무. 그들이 60년의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이제는 어질대로 어질어져 있었다. 나무가 어질어진 집, 어진 나무의 집, 그래서 다시 한 번 ‘목인헌(木仁軒)’이라 불러본다. <글_ 이충기> 건축가 이충기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베니스비엔날레(2010)를 비롯해 블라디보스톡비엔날레(2008), 베를린DAZ초청전(2008), 프랑크푸르트DAM초청전(2007), 홍콩센젠비엔날레(2007) 등에 참여해왔다. 최근 건축설계 외에 마을가꾸기, 공공디자인 등의 사회활동과 도시, 건축의 재생 및 재활용 분야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작품 서울시립대학교 선벽원, 제주전문건설회관, 진광교회, 옥계휴게소, 인삼랜드휴게소, 가나안교회 외 다수※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36,656
인기
2016.07.19
관리비 고지서 없는 양평 에너지독립하우스
에너지독립하우스에는 고지서가 날아들지 않는다. 한전과 전력사용계약 자체를 맺지 않았고, 기름이나 가스를 이용한 보일러도 없다. 패시브하우스로 집을 짓고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어 쓰는, 미래를 위한 실험이자 현명한 도전이다. 취재 이세정, 김연정 사진 변종석 에너지독립하우스 1호. ‘파시브하우스 디자인 연구소’의 최우석 연구원이 직접 짓고 사는 집이다. 그는 꾸준히 연구해 온 패시브하우스에 대한 이론을 직접 현실로 검증해 보고 싶었다. 마침 서울의 답답한 전세살이에도 염증이 나 있는 터였다. “착실하게 월급을 모아 서울에서 집을 짓는 건 애시 당초 불가능하고, 그렇게 얻은 집이라도 여름엔 덥고 겨울에 추울 거예요. 서울의 아파트며 단독, 연립주택의 시공 수준은 뻔하니까요. 결국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장 땅값이 싼 곳을 찾아 나섰어요.” 중앙선 전철과 철도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양평역을 기점으로 답사를 시작했다. 가능하면 자전거로 양평역까지 갈 수 있는 거리여야 했다. 운 좋게 건폐율이 크고 반듯한 작은 땅을 구해 여동생네와 나눠 가졌다. 각각 254㎡, 255㎡의 70평 규모였다. 집은 패시브하우스의 5가지 원칙 ‘단열, 기밀, 고성능 창호, 열교 없는 건축, 열회수 환기’를 적극 적용했다. 설계는 파시브하우스디자인연구소 이필렬 소장이 맡았다. 집은 대지 조건에 따라 전면이 짧고 측면이 긴 형태의 동남향으로 디자인되었다. 집 앞으로는 온실용 창고까지 지어 전체 지붕에 250W 태양광 모듈 16개를 설치했다. 정남향이 아니라 아쉬움이 있었지만, 우려했던 것보다 만족스러운 발전량을 얻고 있다. 덕분에 난방, 온수, 조명, 조리 및 가전기기 이용을 모두 태양 에너지로 해결한다. 지난겨울은 난방을 위해 작은 캠핑용 가스난로를 추가했다. 4달 동안 사용량은 부탄가스(220g) 19통이 전부였다. 아주 추운 날, 새벽에는 16~17℃까지 내려가기도 했지만 그 외에는 실내 온도 20℃를 계속 유지하며 지냈다. “가스나 전기 요금 등 별도의 관리비는 전혀 없습니다. 대신 서너 달에 한 번씩 환기장치의 필터를 교체하는 비용이 몇 만원쯤 들지요. 태양광 설비와 고품질 인버터 수명은 25년 정도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매달 절약되는 에너지 비용으로 본다면, 초기 투자비는 십수 년 내로 상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그의 집 옆에는 에너지독립하우스 2호도 준공을 마쳤다. 최우석 씨의 여동생 가족을 위한 집이다. 아이가 있는 젊은 부부인만큼 에너지뿐 아니라 디자인에도 여러모로 신경 쓴, 또 다른 패시브하우스다. 2호 주택의 취재를 위해 다음 달 또 한 번의 방문을 약속했다.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대지면적 : 254㎡(76.83평) 건물규모 : 2층 건축면적 : 주택 - 72.42㎡(21.90평), 온실용 창고 – 23.63㎡(7.14평) 연면적 : 112.68㎡(34.14평, 창고 제외) 건폐율 : 28.51% 용적률 : 44.36%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4.7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지상- 중목구조 구조재 : 중목(더글라스) 지붕재 : 아연도금 골강판(C-52) 단열재 : 폴리우레탄보드 외벽마감재 : 폴리카보네이트 골판(C-63) 창호재 : PVC 더블 로이 코팅 아르곤 3중 유리 내벽마감재 : SPF 구조목 바닥재 : SPF 공학목재 수전 : 대림바스 조리기기 : CASO Induktion Slimline 3400 열회수 환기장치 : Paul Focus 200 설계 : 이필렬(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 파시브하우스디자인연구소 02-741-8750 http://passiv.co.kr시공 : 건축주 직영 공사비 : 약 1억4천만원(온실, 태양광 모듈 및 인버터, 배터리, 열회수환기장치, 하수독립시스템, 주방 설비 포함 / 데크, 비수세식 변기, 가구 등 제외) 1 250W 태양광 전지판이 본채와 창고동 지붕에 16개 설치되었다. 총 4㎾h 용량으로 신성솔라 제품이다. 8개는 직렬 연결 후 인버터로, 나머지는 8개는 콘트롤러를 거쳐 배터리로 직접 연결된다. 인버터는 Infinisolar 하이브리드 고성능 제품으로 전지판과 비슷한 수명을 가진다. 2 나무로 주택을 지을 경우 철근콘크리트를 이용한 주택보다 비용을 줄이고 더욱 자연친화적인 분위기를 얻을 수 있다. 중목구조에 폴리우레탄보드 단열재를 넣고 전면 외부는 목재로 마감했다. 3 건물의 나머지 세 면은 폴리카보네이트 골판으로 이루어졌다. 건축주는 건물 외관에 불필요하게 돈을 들이는 것을 배제하고, 실용성과 내구성을 추구한 자재를 지향했다. 4 지붕은 아연도금 골강판으로 덮었다. 이 역시 자재비와 시공비가 저렴하여 실용적인 지붕을 만들 수 있었다. 5 별도의 하수처리시스템을 설치했다.주방, 목욕탕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는 자체 저장조에 담겨 자연 정화 및 미생물학적 처리를 거쳐 필지 내에서 재활용된다. 저장된 하수는 전동펌프를 이용하여 실외 채소 정원과 온실 내 재배지에 농업용수로 쓴다. 이때 1, 2차 정화를 거친 물에 다소 남아 있는 유기물은 작물의 양분으로 이용될 수 있으며, 정원과 온실의 흙을 거쳐 증발하거나 식물에 흡수되며 3차 정화를 거치게 된다. 6 실내는 목구조를 그대로 노출시키고, 석고보드나 미장 작업 없이 단열재에 기밀막을 대고 목재로 바로 마감했다. 오히려 나무가 주는 포근함이 한껏 느껴진다. 7 가로로 설치되어 부엌에 채광을 책임지는 창. 환기는 기계 장치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고정창 비율이 훨씬 높고, 여닫이는 최소화했다. 8 외부에서 LPG가스를 공급하는 관로와 가스레인지는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전기를 사용하는 인덕션 레인지, 오븐 겸용 전자레인지, 커피 포트 등을 이용한다. 9 바닥은 보일러 배관이 없기 때문에 천연 마루의 느낌을 한껏 즐길 수 있다. 별도의 가공 없이 UV처리된 목재만을 사용했다. 1 온수를 사용하기 위해 30ℓ용량의 전기온수기(Fresh TT-30R)를 설치했다. 매월 전기 생산량 중 약 40㎾h 정도를 온수에 사용한다. 건축주는 그때그때 전기 생산량에 맞춰 온수를 사용하는 습관이 생겼다. 2 수세식 화장실 대신 현대화된 비수세식 변기가 설치되어 있다. 스웨덴 제품으로 대변은 모아서 퇴비를 만들고 소변은 희석해서 텃밭에 거름으로 준다. 가정에서 나오는 분뇨는 그 자체로 유용한 에너지를 포함한 훌륭한 자원이지만, 이를 물에 섞어 버리면 분해시키는 과정에서 상당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3 집 안에서는 합성세제를 쓰지 않고, 고형비누 또는 자연적으로 완전히 분해되는 식물성계면활성제만 사용한다. 4 열회수환기장치는 사계절 실내에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한편, 겨울철에는 문을 열지 않고도 환기가 가능해 에너지를 밖으로 뺏기지 않는다. 5 남쪽을 향해서는 창호 크기를 최대로 하고 에너지 투과율이 높은 맑은 유리를 사용해 태양열의 유입을 최대화한다. 폴란드 MS社의 Evolution 창호로 단열 PVC 프레임에 더블 로이 코팅의 3중 유리를 사용했다. INTERVIEW_ 건축주 최우석 씨 “매일 하늘을 쳐다보고 ‘에너지 살림’을 합니다” 요즘은 매일 하늘을 쳐다보고 살게 됩니다. 옛날 농사짓던 사람들처럼 말이죠. 오늘 해가 좋은지 안 좋은지, 빨래나 요리를 하기 좋은 날은 언제인지 늘 신경을 쓰게 됩니다. 전기와 에너지를 마음껏 쓰던 삶에서 집에서 얻은 에너지로만으로 사는 삶은 가족의 일상을 이렇게 바꿔놓았습니다. 이런 선택이 있기까지 많은 과정이 있었습니다. 우리 집은 한전 전기와 계약을 맺지 않았습니다. 우리 후세가 지구상에서 지속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더 이상 화석연료와 원자력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한전으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는 한 원자력 전기와 화석연료 전기를 쓰지 않을 방법은 없었습니다. 내 집에서 얻은 재생가능한 에너지만으로 불편하지 않은 삶을 살 수 있는 집, 바로 저희 집과 우리가 꿈꾸는 세상입니다. ◀ 태양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고 저장하는 장치들, 컨트롤러 및 인버터 박스, 배터리 설비가 들어 있다. ■ 블로도어 테스트 당시 수치. 연간 난방에너지 요구량이 파시브하우스 기준인 ㎡당 15㎾h 이하를 충족함은 물론이고, 난방에너지 요구량이 ㎡당 10~12㎾h에 근접할 만큼 좋은 성능이 나왔다. ▶ 전원생활에는 바깥 활동을 위한 창고가 하나쯤 필요하다. 추후 온실로 활용할 수 있는 창고를 목재로 만들고 투명 폴리카보네이트 골재로 벽체를 둘렀다. 지금은 건축주의 목공을 위한 작업장 겸 수납고로 쓰이고 있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33,537
인기
2016.07.13
제주 시골집을 고쳐 만든 렌탈하우스
제주 동북쪽 조용한 마을, 목수를 꿈꾸는 남편과 자칭‘미싱장이’아내가 두 팔을 걷어붙이고 시골집을 고쳤다. 쓰러져가던 낡은 집을 마음으로 매만져 완성한 집. 이곳을 다녀가는 손님들은 늘 아늑하면서도 청량한, 휴식 같은 하루를 선물 받는다. 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 ▲ 천장을 트고 트러스를 노출시켜 개방감을 더한 내부. 벽면에는 파레트를 해체해 일일이 붙이고 나무로 리네스트라 벽등을 제작해 달았다. ▲ Studio_13의 전경. 시멘트가 덮여 있던 마당은 흙이 덮인 정원으로 바꿨다. 제주도의 풍경은 그 안에 어떤 것을 가져다 놓아도 한 폭의 그림으로 만들어준다. 괜히 삐뚤어지려던 마음도 고이 내려놓게 만드는 신기한 힘도 가졌다. 그래서인지 요즘엔 제주도에 내려가 오래된 농가나 창고를 직접 고쳐 살거나 게스트하우스, 렌탈하우스를 운영하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덧없이 인터넷을 뒤지다 남다른 감각을 자랑하는 제주 집을 만나면 한참 동안 넋을 잃고 보게 되는데, 종종 전문가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아서 더 멋스러운 곳을 발견하기도 한다. ‘Studio_13’이 바로 그런 곳이었다. 예사롭지 않은 감각도 감각이지만, 단순히 ‘예쁘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래오래 여운이 남는 묘한 매력이 있는 집. 그 안에서 나른하게 배어나는 감성과 편안함이 발길을 이끌었다. ◀ 깨끗한 느낌의 욕실 ▶ 직접 만든 패브릭 쿠션이 놓인 소파 공간 Studio_13이 있는 제주 송당리는 아직 외지인들의 손을 많이 타지 않은 조용한 동네다. 서울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제주로 내려온 채희곤, 이은주 부부는 고즈넉한 동네 정취와 돌담을 두른 마당의 커다란 잣밤나무, 키 큰 야생동백에 반해 작년 1월 이 집을 샀다. 그때부터 두 사람은 매일 밤 ‘이 집을 어떻게 고칠까?’ 머리를 맞대고 궁리했고 석 달이 지나서야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했다. “저희가 가장 노력했던 건 ‘마을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것’이었어요. 외지인이 이곳에 들어와 요란 떨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으려고 애썼죠.” 집의 처음 모습은 쓰레기장이나 다름없었다. 한쪽에 딸린 축사는 물론 화단 흙 속에서도 우산, 자동차 배터리, 음식물이 담긴 플라스틱용기 등 별별 쓰레기가 끝도 없이 나왔다. 이를 정리하고 낡은 문과 창호, 천장, 야외 화장실, 불필요한 벽체 등을 철거하는 작업이 계속됐다. ◀ 벽과 떨어진 곳에 후드를 설치하느라 애를 먹었던 주방 ▶ 욕실 위 다락방으로 오르는 계단 ◀ 철물을 달고 각재를 집성해 만든 미닫이문(barn door) ■ 포근한 핸드메이드 침구가 준비된 침실 ▶ 공사 과정에서 떼어둔 철물로 창문가리개를 만들어 달았다. “디테일한 설계도면 없이 집에 대한 대략적인 구상만 머릿속에 있었어요. 철거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워서 이런저런 실수가 잇따랐죠. 그런데 가장 큰 사고는 따로 있었어요.” 주택 수리 경험이 풍부한지 확인하지 않고 가장 적은 금액을 제시한 철거업체와 계약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나마 쓸 만했던 지붕은 칠만 새로 하려고 했는데, 중장비 기사가 물어보지도 않고 지붕을 부수려다 커다란 구멍을 뻥 뚫어 놓은 것이다. 뚫린 곳은 수습했지만, 비와 바람이 잦은 제주 날씨에 은주 씨는 밤마다 잠을 설쳤고 결국 추가 비용을 들여 수선해야 했다.부부의 좌충우돌 리모델링 작업은 10월, Studio_13을 오픈하기까지 반년 가까이 걸렸다. 지붕 수리와 설비, 전기, 욕실 공사 등을 외부에 맡기고, 운 좋게 솜씨 좋은 목수를 만나 단열 작업과 다락 공사를 무사히 마쳤다. 전문가가 필요한 공정이 끝나고나서도 아직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같이 남아 있었다. 축사 개조, 잔디 마당 깔기, 각종 가구 제작과 인테리어 등 폐허나 다름없던 집을 사람 사는 집으로 만들기 위한 고군분투가 이어졌다. ▲ 마당에 직접 만든 트리하우스 내부 ▲ 축사를 개조한 카페 공간 ◀ 장작과 돌벽, 패브릭의 조화가 아늑한 느낌이다. ■ 지난봄, 예비신부가 놓고 간 화관을 벽에 걸었다. ▶ 나무 소품과 빈티지한 조명이 있는 현관부 ◀ 제주 여행의 기억을 유리병에 담아갈 수 있도록 희곤, 은주 씨가 준비한 작은 선물 ▶ 카페 창문 너머로 돌담이 보인다. “거실에 단 집어등은 한림항에 가서 구해온 거예요. 할아버지가 나중에 쓰려고 창고에 넣어둔 것밖에 없다고 하시길래, ‘주실 때까지 기다렸다 얻어갈게요!’ 하며 그 옆에 풀썩 앉아 버렸죠.” 집어등이 달린 특별한 거실 조명 칭찬에 은주 씨는 숨은 일화를 풀어냈다. 원래는 남한테 아쉬운 소리를 못하는 성격인데, 제주에 와서 왠지 뻔뻔하고 능청스러워지는 것 같다며 멋쩍게 웃는다. 그러고 보면 이 집에는 기성품이 거의 없다. 바닷물에 절어 단단해진 유목(流木)을 주워 조명을 만들고, 자작합판으로 아일랜드 조리대도 직접 만들었다. 싱크대와 식탁, 테이블, 침대와 침구, 조명까지 모두가 부부의 합작품이다. 아내는 패브릭으로 이불이나 베갯잇, 쿠션 등을 만들고 마당을 가꾼다. 그 밖의 가구나 소품은 아내가 어울릴 만한 디자인을 생각해내면 남편이 뚝딱 만들어낸다. 사실 희곤 씨는 서울에서 특이한 구조의 빌라에 살 때 필요한 가구들을 몇 개 만들어본 것이 목공 경험의 전부다. 그래도 늘 근사한 솜씨로 아내를 흐뭇하게 한다. 단, 상의 없이 디자인을 바꿀 때만 빼고. “제가 뭔가를 제안하면 남편이 의견을 보태어 수정할 때도 있고, 주문한 대로 만들 때도 있어요. 그런데 가끔 말도 없이 마음대로 바꿔버리면 저도 모르게 화가 나더라고요. 이게 집을 고치면서 남편과 다툰 유일한 이유였죠(웃음).” 제주에서 집을 구하고 지금의 Studio_13을 완성하기까지 두 사람에게는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그 긴 여정을 듣다 보면 마당의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도 애틋하게 느껴진다. 고생 끝에 완성한 이곳에서 이제 부부는 매일 손님을 맞이한다. 과연 장사라고는 처음 해본다는 사람들답게, 유지비가 덜 드는 여름 숙박비가 겨울보다 비쌀 이유가 없다며 숙박비는 성수기와 비수기 구분 없이 1년 내내 똑같다. 얼마 전 다녀간 손님은 그 마음을 안다는 듯 두 사람을 위해 예쁘게 깎은 과일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갔다. 그냥 보내기 아쉬운 이들과의 짧은 조우가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는 부부. 두 사람의 다정함과 이 집에서 머문 시간은 다녀간 모든 이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Studio_13 제주시 구좌읍 중산간동로 2126 (구, 송당리 1183-1) http://blog.naver.com/banndal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23,319
인기
2016.07.07
뜨락을 누리는 한옥 닮은 집
마당을 한가운데 두고 ‘ㄷ’자 형태로 둘러싼 건물, 마치 한옥의 배치를 닮은 듯한 집이 광양 산기슭에 들어섰다. 땅이 가진 단점을 건물의 배치와 설계로 극복한 이 시대 새로운 유형의 디자인 주택이다. 취재 편집부 사진 변종석 ▲재미난 요소들이 많은 마당. 설계에서부터 야외 화덕을 계획했다. ▲주방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파고라와 미니 수영장 능선을 따라 집이 드문드문 자리해 호젓한 분위기를 풍기는 광양의 어느 산자락. 이곳에 포근한 중정을 가진 디자인 주택 한 채를 찾았다. 구석구석 신경 쓴 설계와 꼼꼼한 시공, 그리고 원하는 바가 확실했던 건축주가 함께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건축주는 집짓기 예산에 설계비와 감리비까지 포함해 두었을 정도로 설계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인생에서 제일 즐거운 집짓기가 되기 위해 그 과정까지 즐기고 싶었던 건축주는 고민 끝에 홈스타일토토의 임병훈 건축가를 찾았다. “어른도 잘 놀 수 있는 집을 지어달라”는 말과 “광양에서 제일 예쁜 집을 만들어달라” 는 전언을 붙여. HOUSE PLAN 대지위치 전남 광양시 대지면적 708.72㎡(214.39평) 건축면적 130.58㎡(39.5평) 1층 - 130.58㎡(39.5평) 2층 - 23.66㎡(7.16평) 연면적 154.24㎡(46.66평) 건폐율 18.42% 용적률 21.76% 구조 경량목구조 외장재 아연도 컬러강판, 테라코 수퍼화인 플렉스 내장재 석고보드 위 지정색 페인트 공법 기초 - 매트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 단열 연질수성폼 + 30T 비드법 1종2호단열재 창호재 삼익 스윙(독일식 시스템창호) 주차대수 자주식 1대 최고높이 5.6m 디자인 홈스타일토토 임병훈, 정신애 www.homestyletoto.com 시공 JCON www.jconhousing.com 주택은 마당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실내 어디서든 마당이 한눈에 들어오며,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 “마당 때문에 집을 지었다”고 단언할 정도로 건축주는 설계 단계부터 이곳에 재미난 요소들을 심었다. 화덕이 있는 파티 공간을 따로 만들고 중정 내부에 파고라와 미니 수영장을 설치해 마당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했다. 여럿이 바비큐 파티를 열어도 외부에서는 집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도리가 없을 정도로 프라이빗한 공간이다. ▲ 소파 뒤로는 반투명 미닫이 도어를 설치해 간이 서재를 만들었다. ▲ 주방 배치를 11자 형으로 하여 횡으로는 응접실에서 보조주방까지 트인 동선으로 개방감을 줬으며, 종으로는 뒷산과 마당 안쪽을 볼 수 있게 오픈했다. ◀ 주방 안쪽에 숨어 있지만 마당으로 시선이 열린 응접실 ▶ 복도 한쪽 코지공간에 마련한 런닝 머신 ◀ 푸른 타일로 마감한 두 자녀의 화장실 ▶폭이 좁은 거실이라 큰 소파 대신 분위기에 맞는 1인용 체어를 배치했으며, 창가를 포켓 벤치로 만들어 독서공간으로 연출했다.INTERIOR SOURCES 실내페인트 KCC 숲으로 마루재 동화자연마루 도어래핑 LG 인테리어필름 타일 이누스 & 루코세라믹 조명 메가룩스 & 룩스몰 사실 이 곳이 단점없는 완벽한 땅은 아니었다. 시골에서는 다소 작다고 느껴질 만한 200평 대지에 남쪽에는 언덕이, 북쪽으로는 조망이 펼쳐진 불리한 조건이었다. 북쪽으로 열자니 조망은 좋지만 단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남쪽으로 펼쳐놓기에는 언덕이 있어 충분한 일사량을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조망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여러 차례의 수정을 거쳐 완성된 디자인은 집과 마당의 유기적인 관계에 최대한 초점이 맞춰졌다. 마당은 집 안으로 적극 들어와 중정이 되고, 40평의 연면적은 땅에 자연스럽게 펼쳐졌다. 설계를 맡은 임병훈 소장은 “일반적인 방식처럼 대지 한편에 최대한 건물을 붙여 지었다면 오히려 마당은 덩그러니 빈터로 남았을 것”이라며 “땅이 좁을수록 최대한 그 땅을 거닐수 있게 하는 게, 집 전체를 넓게 쓰고 넓게 느끼게 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타인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마당을 편안하게 누리고자 한 건축주의 처음 생각과도 잘 맞아 떨어지는 배치였다. 산 방향으로 집의 정면을 열고 실내에서 원경을 볼 수 있게 조망도 적극 확보했다. ▲ 높은 층고의 안방. 자그마한 포켓벤치로 멋진 조망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 안방의 다락은 서재로 꾸몄고, 그 하단은 욕실과 드레스룸 등의 유틸리티 공간을 배치했다. 실내는 거실과 주방을 중심에 두고 양 날개에 안방과 자녀방을 만들었다. 각각의 공간은 다락을 두어 아지트로 삼았다. 각 실에 필요한 코지 공간과 공부방, 서재 등은 그 안에서 오밀조밀하게 배치해 해결했다. 창틀 밑에는 포켓 벤치를 설치해 햇살을 받으며 독서할 수 있는 보너스 공간도 있다. ‘ㄷ’자 형태이기에 실내 폭이 다소 좁은 단점은 가구와 수납, 동선과 각 실 면적의 유기적인 조합으로 해결하려 노력했다. 또, 공용공간은 어디 하나 닫혀있는 곳 없이 연결되어 있되, 적절한 파티션과 컬러로 구분한 센스도 보인다. 가구 또한 웅장하거나 부피가 커보이는 디자인 대신 작지만 포근함을 주는 패브릭 위주로 배치했으며, 원색 포인트컬러와 함께 매치해 산뜻함을 더했다. 임 소장은 “형태는 폐쇄적이지만 실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시선과 움직임이 자유로운 아늑한 공간으로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설명한다. ▲ 천창과 예쁜 조명이 어우러진 다락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화덕에 불을 지피고 테이블을 차려 지인들과 함께 즐기는 광양 주택의 마당살이 ▶ 자녀방은 1층에 책상을, 다락에는 침대를 두어 공간을 위 아래로 나누었다. 이곳 광양의 한적한 시골마을은 도시와는 다른 공기, 다른 향기가 흐르고, 밤하늘 가득 쏟아질 것 같은 별이 매일 펼쳐진다. 날씨 좋은 날엔 언제든 캠핑장으로 변신하는 아늑한 중정과 좋은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주말의 여유로운 파티, 그리고 뜨거운 여름날을 위한 자그마한 수영장까지. 이 집은 매일매일 건축주 가족에게 아파트에서는 결코 누릴 수 없는 풍요를 선물하고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38,628
인기
2016.07.04
나무향 가득한 하이브리드 주택
세상 어디에도 사연 없는 집은 없다. 유달리 따스한 이야기가 있는 정윤·윤아네 집에서 인생의 고단함과 피로를 씻어주는 쉘터로서의 집, 그 본질을 발견했다.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햇살이 유난히 따스한 어느 날, 그 볕보다 더 포근한 가족의 집짓기 이야기를 들으러 광주광역시로 향했다. 살아온 삶을 오롯이 반영하고 살아갈 삶을 준비하는 반석 같은 집. 젊은 부부와 두 아이가 사는 정윤·윤아네 집이다. 예전 이 자리에 있던 낡은 벽돌집은 어둡고 환기가 어려워 곰팡이가 슬기 일쑤였다. 네 살 난 정윤이는 아토피에 걸렸고, 이제 막 태어난 윤아의 건강도 염려되는 상황이었다. 겨울에는 방 하나만 보일러를 돌려도 난방비가 40만원을 넘기 일쑤고 여름 냉방비도 30만원이 훌쩍 넘었다. 신혼부터 둘째 아이 출생까지 그곳에서 보내고 나니 ‘평생 살 집을 짓자’는 쪽으로 부부의 의견이 모아졌다. 부부가 가진 돈은 2억원 남짓. 꼭 큰 면적을 원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모서리에 면한 땅에 남향의 볕이 잘 드는 대지 조건을 최대한 살리고 싶었다. 집은 가족의 꿈과 성향,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 남편은 유지보수가 크게 필요치 않은 집을, 아내는 따뜻하고 볕이 잘 들며 간결한 동선의 집을 원했다. 두 아이가 마음껏 뛰어놀고 사색할 수 있는 집이여야 함은 물론이었다. 남편의 꿈인 번듯한 가게가 1층에 위치하고, 아내가 아이들을 모아 공부방을 열 수 있는 공간까지 확보된다면 금상첨화였다. 헌데 집을 짓는 과정은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한 철근콘크리트 전문 시공사와 계약하기 전날, 아내가 갑자기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그녀는 판에 박힌 상가주택 대신 따뜻한 분위기가 풍기는 목조주택을 짓고 싶다고 남편을 설득했고, 부부는 다시 한 번 의견을 모아 목조회사를 찾아 다녔다. ▲ 그늘이 들지 않는 코너 땅에 지어진 남향 집 HOUSE PLAN 대지위치: 광주광역시 남구 대지면적: 142㎡(42.96평) 건물규모: 지상 3층 건축면적: 70.57㎡(21.35평) 연면적: 211.71㎡(64.04평) 건폐율: 49.7% 용적률: 149.09% 주차대수: 2대 최고높이: 11.4m 공법: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1, 2층 – 철골조 2층 - 벽체 목조 / 3층, 다락 – 경량목구조 지붕재: 이중 그림자싱글 단열재: 내단열 – 그라스울, 외단열 - 50T EPS패널 외벽마감재: 스타코플렉스 창호재: 미국식 시스템창호 / 천창 – 벨룩스 설계: 건축사사무소 광야 062-361-9745 시공: 꿈꾸는목수 1599-1723 www.woodenhouse.kr◀ 주택 전경 ▶ 거실에서 단란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북측 출입구로 들어서면 곧바로 계단이 나온다. ▶ 3층까지 올라가는 계단실의 난간부를 나무책장으로 짜넣었다. 이 집에 있는 책은 5만권에 달한다. ◀ 거실 한 켠에 위치한 주방과 식당에서는 2층 전체가 한눈에 들어와 아이들을 살피기 좋다. 사실, 부부에게 이 집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초등학교 동창이었던 두 사람은 서로의 상황과 속사정을 너무나 잘 알기에 마음 속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연인이 될 수 있었다. 친구처럼, 또 연인처럼 서로를 보듬을 줄 아는 두 사람이 만나 아이들을 낳아 키우며, 자녀들에게는 자신들이 겪은 어려움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이것이 집을 짓기로 결심한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 그때, ‘꿈꾸는 목수’ 소태웅 대표를 만났다. 건축 예산과 원하는 집의 모습, 그리고 아이들을 행복하게 키우기 위해 집을 지으려는 부부의 속사정을 경청한 소 대표는 이 모든 내용을 기억하고는 설계와 시공에 꼼꼼히 반영했다. 오히려 건축주에게 “이 집에서 어떤 꿈을 이루고 싶나요?”라고 반문하며 이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공간까지 구현해냈다. 그렇기에 이 집에 이유 없는 공간과 디자인은 없다. INTERIOR SOURCES 바닥재: 2층 - 한솔참마루 락(그레이오크) / 3층 - 한솔참마루 락(에코오크) 욕실 및 주방 타일: 대보 바이오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계림 욕실기구 주방 가구: 에넥스 조명: 순천광장조명 계단재: 라디에이타파인 집성판재 TFJ 현관문: 부성금속 단열도어 방문: 영림도어 붙박이장: 에넥스 데크재: 레드파인 방부데크제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건축면적은 70㎡(약 21평)가량. 가족이 두 개 층을 사용하고 당분간 1층을 상가로 임대한다면 주택건축자금을 일부 대출받더라도 이자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목구조로 층수를 높일 때 가장 큰 문제는 구조의 안전성과 층간소음이었다. 이때, 건물 구조를 철골조와 목조의 하이브리드(Hybrid)로 제안한 것은 소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건물의 뼈대는 H빔 철골로 세우고 그 사이 벽체를 목구조로 채워넣는다면 이 두 가지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또, 철골구조의 장점으로 장스팬(Long-span)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거실과 어린이공부방으로도 사용할 2층에 기둥 없는 너른 공간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프라이버시 문제도 2층은 거실과 주방이 있는 공용 공간, 3층은 부부와 아이들 방, 그리고 작은 가족실과 다락까지 갖춘 가족만의 아지트로 구분해 해결했다. 두 공간을 분리하기 위해 건물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계단실도 분리 시공해 미닫이문을 설치했다. 시공팀은 철골조와 목조의 접합부에 결로가 생기지 않으면서 구조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철물을 적절히 사용해 고정하고, 단열재를 충실하게 충진하며 열교를 막기 위해 꼼꼼히 시공했다. 한눈에 보는 하이브리드 주택 시공 과정 ▲ 3층은 온전히 가족만의 공간이다. 다락까지 트인 높은 층고의 가족실은 아이들이 뛰어노는 놀이터다. ◀ 3층 위 다락에는 천창과 아지트 등 어린 자녀들이 좋아할만한 요소가 가득하다. ▶ 루버로 포인트를 준 아이방 틈만 나면 현장에 방문해서 가구가 놓일 위치며, 볕이 드는 동선을 그려보던 부부와 아이들. 어느 날 아들은 엄마의 입이 귀에 걸린 것을 보고는 “엄마, 나 목수될래요!”라며 자신의 세 번째 꿈을 밝혀 가족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과정 하나하나가 즐거웠던 4개월의 공사기간이 지나고 지난 2월 입주한 가족은 집짓기가 인생의 전환점이었던 것 같다며 그 소회를 밝힌다. “지금까지 힘들었던 걸 모두 치유 받은 기분이에요.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게 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많이 생각했어요. 이렇게 좋은 집에 달랑 저희 식구만 살아도 되나 싶고요. 앞으로 살면서 감사할 일이 많을 것 같아요.” 뜨는 해부터 지는 해까지 모두 담는 집. 그곳에 담길 가족의 이야기가 과거를 보듬고 미래를 활기차게 열어가는 해피엔딩이 되기를 바란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16,541
인기
2016.06.20
좁은 삼각형 땅에 들어선 협소주택, G-HOUSE
낡은 단독주택 밀집지역에 짙은 회색의 4층 주택이 들어섰다. 기다란 삼각형 모양의 84㎡(25평) 좁은 땅에 구성원들의 독립적인 공간을 효율적으로 풀어낸 4인 가족의 집이다. 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 모퉁이 땅에 모습을 드러낸 G-HOUSE기존의 노후주택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새로운 집을 짓고자 한 건축주의 요구사항은 명확했다. 4인 가족이 거주할 수 있는 개인 공간과 서재, 욕실 2개, 옥상 정원 등이 있어야 하고, 단열과 방음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 전체적으로 심플하고 모던한 디자인의 외관에 이러한 사항들을 풀어놓길 원했다. 의뢰를 받고 처음 현장답사를 갔을 때 ‘참 어려운 땅’이란 생각이 들었다. 차량 통행이 잦아 소음이 심하고, 삼면이 도로로 둘러싸인 예각 삼각형의 땅. 여기에 수많은 전선까지 복잡하게 얽혀 하늘을 뒤덮고 있었고, 86㎡의 대지면적은 인허가 과정에서 2㎡가 줄어 최종적으로 84㎡(25.4평)만을 사용할 수 있었다. 설계에 제약을 주는 여건들 속에서도 건축주의 요구사항을 모두 반영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 구옥의 철거 준비 모습여러모로 불리한 조건이었지만 이 또한 재미있는 과정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건축가로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전적으로 믿고 맡기겠다’던 건축주 덕분에 설계자로서 더욱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고, 매일 아침 작업현장으로 출근해 현장 감독과 의논하여 설계를 수정하고 또 수정했다. 마감재를 선정할 때는 건축주와 함께 직접 매장을 돌며 고민했는데, 오래된 주택들이 즐비한 환경에서 외부 마감은 최대한 단순하게 하기로 하고 스톤코트와 징크를 선택했다. 사실 외벽 마감 후, 처음에 의도했던 컬러인 ‘짙은 회색’이 나오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건축주가 그냥 수용하겠다고 했어도 설계자로서 용납할 수 없어서 결국 외부 비계 철거 전, 외부 마감을 다시 했다. 비용 추가와 공기 연장의 부담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잘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 원하는 컬러를 위해 두 번 마감했다는 주택 외관 ▲ 방범과 난방, 방음 등을 고려해 창은 되도록이면 작게 냈다. /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주택가에서 단연 눈에 띈다.HOUSE PLAN 대지위치 :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회원구 대지면적 : 84㎡(25.41평) 건물규모 : 지상 4층 건축면적 : 50㎡(15.13평) 연면적 : 160㎡(48.4평, 주차장 면적 제외) 건폐율 : 59% 용적률 : 190%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12m 공법 : 철근콘크리트구조 구조재 : 벽 - RC조, 지붕 - RC조 경사지붕 지붕재 : 징크 단열재 : 70㎜(가 등급), 열반사 단열재, 135㎜(가 등급) 외벽마감재 : 스톤코트 창호재 : PVC이중창 로이 복층 유리 설계 및 시공 : 나우건축사사무소 055-282-0928http://blog.naver.com/axisi총 공사비 : 2억4천55만원 이 집은 단독주택으로는 드물게 4층 규모로 설계되어 철근콘크리트구조로 지어졌다. 1층에는 취미실을 두어 데크와 연계해 설계하였고 외부에 주차장을 두었다. 2, 3층은 방과 거실, 주방, 그리고 욕실 등을 두어 독립적인 개인 공간을 확보하고, 동네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4층에는 게스트룸과 서재, 세탁실과 넓은 발코니를 두었다. 인테리어는 외장과 달리 화이트 도장으로 통일해 환하고 넓은 느낌을 주었고, 조명은 최대한 매입하는 방식으로 정리하였다. 계단 선을 강조하기 위해 평철(平鐵) 난간에 검정 도장을 했으며, 좁은 공간이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문은 가능한 크게 제작하였다. 건축면적 50㎡(약 15평)의 작은 주택을 지으면서 가장 큰 장애물은 계단이었다. 4층 건물이었기 때문에 계단실이 차지하는 면적을 무시할 수 없었는데, 가장 효율적인 동선과 공간 활용을 뽑아낼 수 있도록 집중했다. 이외에도 청소나 난방, 전기 설비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았다. 난방 문제는 상·하향식 콘덴싱 보일러 2대를 설치하여 부분 난방이 가능하도록 했다. 택배를 받을 곳을 외부에 따로 마련하여 보일러실과 겸하도록 한 것은 건축주 가족을 위한 작은 배려다. INTERIOR SOURCES 내벽마감: 신한벽지(합지),도장(벽체 - 안티스타코, 천장 - vp 도장) 바닥재: 강화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지역 매장에서 구입 수전 등 욕실기기: 대림도기 조명: LED 주방 가구: 한샘주방가구 계단재: 멀바우 현관문: 단열도어 방문: 대성도어 데크재: 현무암, 방부목 ▲ 난간의 선이 돋보이는 계단실◀4층 서재에서는 동네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2층에 주방과 함께 위치한 거실▲ 좁은 면적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고심 끝에 탄생한 계단실▲ 계단을 오르면 바로 보이는 2층 주방 동네에서 돋보이는 외관 덕분에 공사 과정 중에는 물론 완공 후에도 주변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 미술관 혹은 박물관이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주택을 유심히 살피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내심 기분이 좋다. 협소한 대지는 설계하는 사람에게는 또 다른 기회다. 똑같이 찍어내듯 할 수도 없고 건축주의 개성도 분명히 드러나기 때문에 힘써 계획하고 신경 쓰지 않으면 자칫 산으로 갈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집은 내게 남다른 작업이었다. G-HOUSE의 준공이 나고 가장 신경 쓰인 것은 단열과 소음, 많은 계단으로 인한 불편함이었다. 직접 방문했을 때, 겨울에 따뜻하게 잘 보내고 소음도 거의 못 느낀다는 건축주의 말이 힘이 나게 해주는 대목이다. 다만, 도시가스 보급이 지연되면서 준공 후에도 한 달 늦게 입주하게 되는 바람에 건축주가 1층 데크에 심은 매화나무의 꽃이 떨어지는 봄 풍경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글 _ 강문철> 건축가 강문철 경남 창원에서 ㈜나우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의 건축 설계와 감리 업무를 주로 한다. 설계한 건물이 더 나은 결과물로 실현될 수 있도록 소규모 건물은 설계와 시공을 겸하기도 한다. 대한건축사협회 정회원, 한옥전문가 과정 이수, 창원대학교 겸임교수, 법원 감정위원 등의 이력이 있으며, 내서 신감리 T-HOUSE, 모리앤모리, 진해 이동주택, 카사벨라 외 다수 작품이 있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26,289
인기
2016.06.15
환경에 반응하는 집 Just K
건축의 가치는 건축 자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건축이 무엇을 창출해내는가에 있다. 기존의 조건에 부합하면서도 더 나은 기능을 발견했을 때 오는 즐거움. Just K는 건축과 환경 사이의 관계를 재정립한, 이상적인 주택의 길을 제시한다. 취재 김연정 사진 Brigida Gonzalez 대지 조건과 패시브 방식의 설계 주택이 세워진 365㎡의 대지는 독일 남서부 튀빙겐 시(Tubingen)에 위치한다(정확히는 그 도시와 튀빙겐 성이 내려다보이는 남쪽 사면에 자리하고 있다). 1960년대의 개발계획은 이 대지 위에 주택의 특정한 위치를 명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연방건축법규(Federal Building Code) 제34조에 따라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규정하고 있었다. 건축주는 부부와 그들의 네 자녀를 위해 패시브(Passive) 방식의 가정집 설계를 의뢰했다.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위한 패시브 주택 기술과 자연적인 자재 적용, 그리고 인근 자원들의 현명한 활용은 건물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요소들이었다. 단, 이와 관련해 중요한 전제는 주택이 가족의 생활과 적합하게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생활공간이란 무엇을 의미하고, 어떠한 방식으로 구현해야 할까? 우리는 이런 이슈들을 지침으로 주택의 배치에 접근했다. 최대의 공간 활용과 기능성, 그리고 최적의 유연성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효율적인 설계. 다시 말해 최소한의 재료들로 우수한 공간적 특질을 만들고자 노력하였다. 각 공간의 용도를 상상하며 중첩시켜 봄으로써, 제한된 면적에서 거주자들에게 넉넉한 공간감과 다양한 분위기, 그리고 많은 가능성의 영역들을 제공하고자 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Justinus-Kerner-Strasse,Tubingen, Germany 대지면적 : 365㎡ 건축면적 : 138㎡(81㎡+57㎡) 연면적 : 278㎡ 용적 : 583㎥ 에너지수요 : 14,4㎾h/㎡a 구조계획 : Ingenieurburo von Fragstein 에너지계획 : Dipl.-Ing. Jurg Lammers 설계 : amunt(architekten martenson und nagel theissen) www.amunt.info 사진 : Brigida Gonzalez www.brigidagonzalez.demail@brigidagonzalez.de1 취미실 및 작업실 2 욕실 3 수납실 4 거실 5 놀이방 6 주방 7 아이방 8 마스터침실 9 미니서재 10 다이닝룸 11 발코니건물의 형태와 지붕 방수의 해결 제한된 크기의 대지와 거리 간격, 그리고 6인의 가족에게 필요한 넓은 생활공간을 고려해야 했기에, 건물은 타워처럼 위로 솟은 형태가 되었다. 콤팩트한 외피와 한정된 지붕 볼륨은 1920년대에 지어진 주변의 회색 응회암 건물들과 현대적인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다. 모임지붕의 율동과 여러 번 뒤틀리는 형상은 거리 띄우기를 최소화하면서 최대한의 공간볼륨을 만들어내고픈 욕망에서 비롯했다. 이는 경사면에 대한 건축법규와 튀빙겐 성이 보이는 시야를 해치지 말라는 인근 주민들의 요구에서 비롯한 것이기도 하다(이는 그들이 그런 조건 하에 이 대지를 팔았기 때문이다). 이 주택의 최상층과 지붕층은 ‘방수모자’ 역할을 하는 지붕시트가 덮혀 있다. 경계부위에서 만나며 도드라지는 외부 ‘접합부들’처럼 이 지붕시트들도 함께 접합되어 방수표면으로부터 튀어나와 있다. 이러한 용마루 밀봉식의 해석은 막구조로 덮이는 따뜻한 지붕(Warm Roof)의 외피에 악센트를 부여한다. 처마를 따라 이어지는 배수로는 지붕 외장재 위로 떨어지는 빗물을 마치 모자의 챙처럼 지붕 밖으로 흘려보낸다. 목구조 프리패브 공법의 선택과 적용 패시브 주택에 필요한 구조적이고 물리적인 요건들, 짧은 시공기간, 그리고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려, 이 모두가 목재를 사용한 프리패브 공법을 택하게 한 동인이 되었다. 건물 전체는 136개의 부재들로 이루어지며, 이 부재들은 목공사를 위한 새김 눈뿐만 아니라 전기설비를 위한 드릴 구멍과 홈까지 표시되어 사전 제작했다. 목재는 그 구조와 내부 표면 전반에 걸쳐 일관되게 사용되는 주재료이며 재생 가능한 원료로서, 특히 투입 에너지와 유출 에너지의 균형이 양호하다는 이유로 선택되었다.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통상적인 방들의 목조 표면들은 정교한 쉘(Shell) 구조로 설계했다. 이렇게 얽히며 층화되는 목조 부재들의 표면은 샌드페이퍼로 닦아내고 세정하는 공업화된 처리를 거쳐, 목재의 밝은 특성을 드러낸다. 기후에 따른 가변적인 생활 영역 지속가능한 이 주택은 가족의 상황 변화로 대응하는 융통성을 갖는다. 필요할 경우 손쉽게 별개의 입구를 가진 두 채의 생활유닛으로 분리할 수 있다. 주택의 총 면적은 138㎡인데 한 유닛이 81㎡, 다른 유닛은 57㎡로 나뉜다. 연중 따뜻한 기간에는 12㎡의 발코니와 23㎡을 앞마당까지 생활 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 비틀대는 모양의 주 생활공간은 다양한 방 높이를 만들어내면서 1층 영역을 구분하는데, 이로 인해 겨울에는 다양한 기후영역들이 만들어진다. 보다 낮은 입구영역은 차가운 외기가 갇힌 채로 남아있지만 주방과 거실의 온도는 대체로 적당한 편이며, 보다 높은 곳에 자리하는 방이 가장 따뜻하다. <글·amunt> 건축그룹 amunt 독일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고 있는 건축사무소 amunt(architekten martenson und nagel theissen)는 Bjorn Martenson, Sonja Nagel, Jan Theissen 세 명의 건축가가 주축이 되어 운영되고 있다. 2010년 개소한 이래 주거·상업·공공시설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18,628
인기
2016.06.08
늦둥이 딸을 위해 아빠가 지은 집
후정(後庭)이 있는 일본식 목조주택 한창 뛰어 놀 나이인 늦둥이를 생각한 부모의 마음이 담긴 집. 용인의 한 도시형 단독주택단지에서 일본주택을 닮은 3층 목조주택을 찾았다. 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 ▲ 주택 뒤편에 숨어 있는 또 하나의 정원단독주택단지 ‘솔나래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삼삼오오 모여 자전거를 타거나 골목을 뛰어다니며 노는 아이들을 마주했다. 처음 보는 어른들에게도 해맑게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네는 아이들의 모습이 화기애애한 동네 분위기를 가늠케 한다. 서울 강남이나 판교로 출퇴근하기 좋은 위치에 있어, 이곳엔 30~40대 젊은 건축주들이 많다. 덕분에 학교를 마친 후에는 또래 아이들끼리 어울려 마당에서 뛰놀고, 마을 주민들 간에도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된다. 이 집의 건축주 역시 그런 점이 마음에 들어 이곳을 선택했다. 특히 고등학생 큰딸과 8살 늦둥이 딸을 위해 자연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곳에 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아주 넓지는 않더라도 꼭 필요한 면적만큼의 마당 공간에서 가족과 함께하고 이웃과 소통하는 시간을 보내는 삶을 선물하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 단순한 매스에 KMEW 외장재를 사용한 주택 외관 ▲ 현관에서 바라본 앞마당의 데크 공간과 그 너머로 보이는 이웃집의 모습사실 이 대지는 단지 내에서도 긴 직사각형의 모양 때문에 공간 활용이 어려워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곳이다. 하지만 건축주는 주방 공간과 바로 연결되는 프라이빗한 후정(後庭)을 두는 아이디어를 냈고, 덕분에 가족들끼리 오붓하게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야외 공간이 탄생했다. 앞으로 둔 정원에는 나무로 지붕이 있는 데크 공간을 만들었는데, 여름엔 큰 풀장을 설치해 동네 아이들과 늦둥이 딸이 함께 물놀이를 즐기는 놀이 공간으로 활용한다. 일본에서 목조주택을 시공한 경력을 가진 건축주는 관리가 쉬운 일본 KMEW의 ROOGA 지붕재와 세라믹 보드 외장재를 사용해 간결하고 단정한 느낌의 목조주택을 완성했다. 바닥 면적이 53.58㎡(16.21평)로 크지 않다는 단점은 집을 3층으로 올려 해결했다. 1층에는 거실과 주방, 다용도실, 손님용 화장실, 2층에는 안방과 서재, 욕실, 3층에는 두 딸의 방과 욕실까지 작은 면적 안에서도 꼭 필요한 공간들이 빠짐없이 자리 잡고 있다. 주택 내부의 모든 벽 컬러는 건축주의 아내가 직접 선택한 것이다. 넓지 않은 면적에도 불구하고 집이 결코 좁아 보이지 않는 것은 벽과 벽이 만나는 모서리를 모두 몰딩 없이 깔끔하게 처리한 덕분이다. 걸레받이 역시 안으로 넣어 시공하는 방식으로 군더더기 없는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주방은 크지 않지만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고 조리하여 식탁에 내놓기까지의 동선이 짧고 간편하게 이루어져 있어 아내에 대한 건축주의 배려를 엿볼 수 있었다. ◀ 우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타일이 돋보이는 2층 욕실 ▶늦은 오후,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거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대지면적 : 268㎡(81.07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3층 건축면적 : 53.58㎡(16.21평) 연면적 : 160.74㎡(48.62평) 건폐율 : 19.99% 용적률 : 59.98%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9.8m 공법 : 기초 - 매트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 2X4, 2X8, 2X10 목재 지붕재 : ROOGA 지붕재(일본 KMEW) 단열재 : 셀룰로오스 외벽마감재 : 세라믹 보드(일본 KMEW) 창호재 : 독일식 창호(케머링) 설계 및 시공 : 秀하우징 031-276-3311 http://cafe.naver.com/suhousing총 공사비 : 2억2천560만원(설계 및 인테리어 포함) ▲ 현관을 들어서면 거실에서 주방, 그리고 후정까지 바로 연결된다. ▲ 핑크색을 기본으로, 아기자기한 장난감, 인형들이 가득한 늦둥이 방 ▲ 3층의 널찍한 방은 큰 딸의 공간으로, 창 너머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INTERIOR SOURCES 내벽마감 : 벽지, 도장 바닥재 : 강마루(동화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이화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 조명 : LED 매입등 주방 가구 : 한샘 계단재 : 오크 현관문 : 금만기업 베네판로아 방문 : 한솔 붙박이장 : 한샘 데크재 : 일반 방부목▲ 손님용 화장실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실 건축주는 그동안 많은 집을 지어는 봤지만, 스스로 까다로운 주인이 되어 꿈꿔왔던 집을 위해 다양한 것을 수용하고 현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지 조율하는 작업을 처음 경험했다. 그에게 내 집을 짓는 일은 자신과 가족의 삶을 되돌아보고 대화하는 과정이자 즐겁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런 고민의 흔적과 두 딸을 생각하는 건축주 부부의 마음이 가득 담긴 이곳에서 앞으로 펼쳐질 일상은 분명 더 빛나고 생기 넘치는 나날이 될 것이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22,407
인기
2016.06.08
세종시 붉은 벽돌집 Chez Lees
단독주택은 건축주가 일생의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공간이다. 때문에 건축가의 주관보다는 건축주의 의견을 중심으로 설계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축주의 여러 의견 중에 핵심적인 내용은 ‘벽돌’과 ‘다각형’이었다. 외부는 건물 전체를 벽돌로 마감하는 것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다각형의 집을 짓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대지가 사각의 형태가 아니었고, 향 또한 대지와 어긋나 있었기 때문에 이점을 중심으로 설계를 풀어나갔다. 취재 전원속의 내집 편집부 사진 변종석우리는 마당의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계획하는 것이 건물 배치에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대지는 두 면이 도로에 닿는 코너 땅이며 남향을 바라보고 건물을 배치하게 되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중요한 실들이 남쪽을 바라볼 수 있게 틀어주고, 건물의 중심축은 도로와 평행하게 두어 도로에 바로 면하게 배치했다. 건축주의 의견을 바탕으로 외벽 마감은 붉은색의 고벽돌로 정해졌고, 그에 맞추어 지붕의 형태와 재료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지붕은 전체적인 건물의 형태에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요소이다. 따라서 중심축을 동서로 길게잡아 지붕을 하나의 큰 박공으로 디자인하고, 모던함을 더하기 위해 처마가 없는 금속지붕으로 마감하였다. 다각형의 집은 사각형보다 데드스페이스(Dead space)가 생기기 쉽다. 설계는 이러한 데드스페이스를 줄이는 고민부터 시작되었다. 각각의 실들은 기본적으로 사각형의 형태가 가장 안정적이다. 하지만 다각형의 건물 안에서 모든 실을 사각으로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주택에서 가장 중요한 거실, 방, 주방은 사각의 형태를 최대한 유지하며 나머지 실들을 그 사이사이에 끼워 넣는 방법으로 평면을 설계해갔다. 1층은 현관과 계단을 중심으로 침실과 거실로 나누어 남쪽을 향하도록 배치했는데, 그 각도를 각각 다르게 하여 다각형 건물의 틀을 잡았다. 2층은 1층 틀을 바탕으로 안방과 아이방을 계획했다. 이때 건축주의 요청으로 안방의 드레스룸의 크기가 커지면서 1층의 실 배치와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실이 배치되었다. HOUSE SOURCES 대지위치 세종특별자치시 대지면적 304㎡(91.96평) 건물규모 지상2층 건축면적 95.03㎡(28.75평) 연면적 160.32㎡(48.50평) 1층 - 95.03㎡(28.75평) /2층 - 65.29㎡(19.75평) 건폐율 31.26% 용적률 52.74% 주차대수 2대 최고높이 7.3m 공법 기초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지상 - 목구조 구조재 벽체 - 2×6 경량 목구조 지붕 - 2×10 경량 목구조 지붕재 컬러강판 단열재 벽체 - 그라스울 R19 /지붕 - 그라스울 R30 외벽마감재 고벽돌 창호재 시스템 창호, 스윙(삼익산업) 설계 홈플랜건축사사무소 031-707-5296www.homeplan.co.kr 시공 브랜드하우징 031-714-2426 PLAN-1F / PLAN-2F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서울벽지 플레인 바닥재 수입원목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이태리, 스페인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VOVO 주방 가구 oben 조명 을지로 대청조명 계단재 애쉬목/평철난간 현관문 수입단열도어 방문 예다지 기성도어 + 도장 붙박이장 oben 데크 현무암 안방은 가운데에 사각형의 방을 두고 북측으로는 화장실과 서재를, 서측으로는 삼각형 모양의 커다란 드레스룸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남측에는 건물의 입면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삼각형의 발코니가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2층 큰아이방은 북쪽으로만 창이 나 있고, 드레스룸 때문에 크기가 작아질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 이에 2층까지 트인 거실을 내다볼 수 있는 창을 만들어 답답함을 덜어내고, 박공지붕을 이용한 다락을 만들어 또 하나의 방을 선물해 주었다.<글 _이동진·김소연> 취재협조_ 홈플랜건축사사무소 국민대 목조건축전문과정, 우드유니버시티 WBI코스를 수료하며 현재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목조건축을 구현하고자 한다. 다양한 건축주의 이야기를 담는 ‘집’을 짓기 위해 건축주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최대한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28,078
인기
2016.06.01
여자의 감성을 담은 청고벽돌집 / TORi x Christophe Choi
제주 렌탈하우스 ‘토리 코티지’와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크리스토프 초이’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여자가 공간을 입는다’는 콘셉트를 공간디자인으로 풀어내는 작업이었다. 대지는 언덕 위의 작은 삼각형 땅으로, 넓은 귤밭과 제주도 특유의 돌담으로 둘러싸여 있고 뒤로는 멋진 소나무가 뻗어 있었다. 무엇보다 주변에서 가장 높은 지형 덕분에 전면에는 바다 풍경이 펼쳐졌다. 취재 전원속의 내집 편집부 사진 변종석 집은 삼각형 모서리의 한쪽 끝에서 시작된다. 들어서자마자 콜렉션 갤러리를 만나고 아름다운 귤밭의 풍경을 담은 큰 창을 따라 복도가 이어진다. 몇 개의 계단을 지나 침실에 올라서면 또 다른 침실로 이어진 복도를 만나게 된다. 두 침실 사이에는 두 개의 욕실이 위치하는데 이 사이에 설치한 포켓도어를 여닫음에 따라 하나의 공간으로도, 두 개의 공간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침실에서 시선을 돌리면 주방과 식당, 거실 그리고 멀리 펼쳐진 제주의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삼각형을 따라 순환하는 동선을 통해 곳곳의 귤밭과 바다, 돌담 등을 마주하며 제주의 풍광을 극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한다. PLAN-1F HOUSE SOURCES 대지위치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리 1423 대지면적 215㎡(65.04평, 부대 정원 및 주차장 공간 등 제외) 건물규모 지상 1층 건축면적 100.7㎡(30.46평) 연면적 98.48㎡(29.79평) 건폐율 46.84% 용적률 45.80% 주차대수 1대 최고높이 4.97m 공법 기초 - 철근콘트리트 매트 구조, 지상 - 철근콘크리트 벽식 구조 구조재 철근콘크리트 지붕재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비드법 보온판 외벽마감재 청고벽돌, 인조석재 몰탈 창호재 24T 로이 복층유리, 알미늄 단열바 디자인 크리스토프 초이 02-542-9737 http://blog.naver.com/jsh6075설계 지_랩 z_lab@naver.com www.z-lab.co.kr시공 건축주(토리 코티지) 직영 http://tori-christophechoi.com 보통의 집이라면 2개 층을 올릴만한 여건이었지만, 이 집은 귤밭의 풍경을 최대한 집 안으로 끌어들이고 소나무를 가리지 않기 위해 1층으로 계획했다. 대신 경사진 지형 여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1개 층에 3개의 레벨을 구분해 공간을 구획하고 각 성격에 따라 기능을 배치했다. 가장 낮은 층고의 대지 남쪽 공간에는 거실을, 중간에는 주방과 식당, 파우더룸을 두었으며, 가장 안쪽의 높은 층고에는 두 개의 침실과 욕실이 위치한다. 옥상에는 노천탕과 데크를 두어 바다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외장재로 쓰인 청고벽돌은 토리와 크리스토프 초이가 의도한 ‘클래식한 건물 이미지의 구현’과 ‘제주 풍경과의 조화’를 생각해 선택한 재료다. 한 장 한 장 형태가 다른 고벽돌 덕분에 집은 주변 풍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벽돌에 녹아 있는 수십 년 이상의 세월이 의도했던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여기에 여성스럽고 클래식하지만 과하지 않은 장식과 가구를 더했다. 공간 변화에 따라 두 가지 컬러를 배치하고 클래식, 모던, 빈티지 가구를 적절히 섞어놓아 특별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메종드룸룸에서 참여한 모든 패브릭은 공간을 풍성하게 하고 더욱 로맨틱한 분위기를 살려준다. 또한, 귤밭과 마주한 복도의 넓은 컬렉션 갤러리는 사용자가 이 집의 콘셉트를 경험할 수 있도록 크리스토프 초이의 작품사진으로 연출했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지정색 페인트(삼화페인트) 바닥재 강마루(구정마루 프라하) 수전 등 욕실기기 아메리칸 스탠다드 주방 가구 대성싱크(서귀포시) 조명 거실조명 - hpix, 주방조명 – moo21, 그 외 – 라이마스 계단재 5T 철판 용접 후 에폭시 페인트 도장 현관문 시스템 도어(폴딩테크) 방문 현장 제작 데크재 방부목 위 오일스테인 노천탕 히노끼 마감처음 경험해 본 제주 공사는 육지 기술자들의 일정과 재료의 공수, 변화무쌍한 기후 등의 난관을 해결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특히 공사 막바지에 중요 공정과 맞물린 강우는 작업자에게 큰 어려움을 주었다. 공사기간 단축은 복잡한 구조와 단면을 피하고 기초-벽-옥상-파라펫 네 번의 콘크리트 타설을 진행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기초 작업 중에는 대지 전반에 깔린 암반이 드러났는데, 설계상 레벨의 변화가 없었다면 또 하나의 커다란 난관을 맞을 수도 있었을 거라 생각하니 가슴이 철렁한다. 다사다난했지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만들어간 토리 코티지x크리스토프 초이 프로젝트는 개인적으로도 많은 영감과 경험을 가져다주었다. 이들과의 회의, 대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들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영역의 세계였다. 이를 통해 얻게 된 네트워크와 노하우들이 앞으로도 장기적인 자산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글 _노경록> 취재협조_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크리스토프 초이 프랑스 파리의상조합학교, 영국 노팅험 트랜트 대학교 디자인대학원을 나왔다. 파리 오트쿠튀르 브랜드, 오트쿠튀르 패션쇼 무대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웨딩컬렉션을 운영하며 정교한 조각품을 보는 듯한 입체적 디테일을 담은 웨딩드레스를 디자인한다. 건축 및 인테리어 디자인 지_랩 공간의 가치를 혁신하여 일관된 관점으로 기획, 설계, 디자인, 마케팅에 이르기 까지 통합된 솔루션을 제공한다. 독창적인 감성으로 지역과 소통하고 개인의 열망과 의지를 반영한 진정성 있는 장소와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41,694
인기
2016.05.31
백토벽돌로 감싼 3대가 사는 집 / ㄱㅁ주택
젊은 부부가 두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사무실에 찾아 왔다. 노부모와 같이 살 주택을 짓고 싶다고 했다. 지금까지 살아온 아파트를 떠나 집을 지으려는 것이다. 그렇게 이 집의 이야기는 ‘함께 모여 살기’가 되었다. 취재 전원속의 내집편집부 사진 노경 젊은 부부와 두 자녀, 조부모 삼대가 모여 사는 가족들은 각자 다른 성향과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다. 젊은 부부는 독립적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바깥주인은 오디오 마니아이며, 안주인은 조용한 곳에서 책읽기를 좋아한다. 조부모님은 주무시는 시간이 다르고 저녁 늦게 주무시는 할머니를 위한 개방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곧 사춘기를 맞이할 나이가 되어가는 큰 아이는 혼자 책읽기를 좋아한다. 반면 아직 어린 작은 아이에게 집 안 곳곳은 놀이공간이다. 아이들의 공간은 이들이 자라면서 점차 확장되고, 더 시간이 지나면 개인적이고 독립적인 공간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집주인을 닮은 집 _ 대지는 서판교 운중천 옆에 남북으로 트인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얼핏 보면 벽이 집을 사방으로 감싸 안은 듯하지만, 자세히 보면 집의 아랫부분은 ㄱ자로 열려 외부공간과 소통한다. 한편 집의 윗부분은 ㅁ자 형태로 공중에 떠있는 중정이 수평 띠창을 통해 외부의 풍경을 선택적으로 끌어들인다. 아랫 마당에 심어놓은 회화나무 가지들은 중정을 가득 채우고 계절마다 그 풍경을 바꾸어 놓을 것이다. ㄱ자와 ㅁ자가 겹쳐져 있되 닫힌 듯 열린 것은 겉으로 과하지 않고 담담한 이 집은 집주인을 닮았다. HOUSE SOURCES 대지위치 경기도 분당구 대지면적 230.20㎡(69.64평) 건물규모 지상 2층 건축면적 103.65㎡(31.35평) 연면적 172.37㎡(52.14평) 건폐율 45.03% 용적률 74.88% 주차대수 2대 최고높이 7.75m 구조재 철근콘크리트조 지붕재 우레탄방수 단열재 우레탄 외벽마감재 백토벽돌, 열연강판 창호재 필로베 시스템 설계 와이즈 건축 02-2256-9070 www.wisearchitecture.com시공 제이아키브 www.jarchiv.com SECTION 담백한 백토벽돌집 _ 판교의 풍경은 어수선하다. 이곳에 어수선함을 더할 필요가 있을까?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벽돌을 사용했다. ㄱㅁ집은 직육면체의 덩어리를 땅에서 자연스레 일으킨 듯, 수직 줄눈 없이 수평 줄눈만 두고 백토벽돌을 한 줄 한 줄 쌓아 올렸다. 수평 띠창은 주변 풍경에 맞춰 열리고 닫힌다. 밖을 내다보듯 긴 눈썹을 달아 창에 넉넉한 그늘막을 만들었다. 운중천에 면한 ㄱ자 벽은 서서히 휘어져 그 아래 마당에 심어진 주목들 위로 캔틸리버 브리지를 경쾌하게 들어올린다. 두 개의 보이드 _ 삼대가 모여 사는 이 집에는 공간의 위계가 없다. 대신 두 개의 빈 공간이 집의 위아래와 세대 간을 매개한다. 하나는 집 안에 있는 가족실이고 다른 하나는 집 바깥에 떠 있는 중정이다.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페인팅 바닥재 브러쉬드오크플로링 욕실 및 주방 타일 세라믹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아메리칸 스탠다드 주방 가구 자작나무제작 조명 펜던트(ARTEMIDE), 다운라이트(자체제작) 계단재 자작나무제작 현관문 철재제작 방문 자작나무제작 붙박이장 자작나무제작 데크재 이페PLAN-1F / PLAN-2F 이 집에는 거실이 없다. 아파트 생활을 오래 한 가족들에게 큰 거실 대신 구성원들의 서로 다른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공간으로 쓰이도록 한 것이 가족실이다. 가족실은 많은 책을 수납할 수 있도록 한 쪽 벽을 높은 책장으로 만든 계단형 서가이기도 하다. 이 곳에서 아이들은 넓은 계단판을 의자 삼아 혹은 책상 삼아 자세를 바꾸어 가며 공부하고 논다. 놀이 공간을 한창 좋아할 나이인 작은 아이는 이사 온 첫 날부터 계단에 배를 깔고 누워 색칠 공부에 몰두한다. 할아버지께서 이른 잠을 주무시는 동안 할머니께서는 손자들을 봐 주시고, 퇴근해 돌아오는 부부를 반긴다. 가족실은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확장된 계단으로 세대의 매개공간인 셈이다. 한편, 떠 있는 중정은 집의 공용 공간이 있는 1층을 열고 사적 공간들이 있는 2층을 적절히 가두어 경계를 준다. 집 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중정은 다시 집의 곳곳으로 이어져 이 집을 숨쉬게 하는 빈 공간이다. 견고하고 단단한 외벽에 깊숙이 파놓은 개구부들을 통해 거칠거칠한 벽돌벽이 집 안으로 따라 들어온다. 내부에 쓰인 자작나무 합판도 외부와 마찬가지로 수평으로 켜로 쌓아 보는 시선에 따라 달라 보이도록 한다. 시선이 아래로 가면 켜로 보이고 위에서 보면 면으로 보인다. 좁혀졌다 넓어졌다 낮아졌다 높아지는 내부 공간처럼 재료도 거친 것과 맨질맨질한 것이 같이 쓰여도 어색하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 자작나무 색은 산화되어 조금 더 누렇게 될 것이고 마당에 심어놓은 회화나무 가지들은 번성하여 중정을 가득 채울 것이다. 아이들은 자라고 공간의 쓰임새도 같이 변할 것이다. 그렇게 더욱 집다워지는 것이다. <글 _ 장영철·전숙희> 와이즈 건축 장영철·전숙희 부부건축가로 이루어진 와이즈건축은 건축뿐 아니라 전시 기획 등의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젊은 건축가다. 최근 ‘ABC 사옥’, ‘성벽돌 주택’, ‘3/4과 1 1/4 주택’ 등을 작업했으며,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을 설계해 지난 2012년 서울시 건축상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29,383
인기
2016.05.30
자연과 벗하며 살다 / 송추 단풍나무집
앞으로 많은 상업시설이 자리하게 될 땅이지만, 그렇다고 평생을 자연과 함께 해온 건축주 삶에서 자연과의 교감을 배제할 수는 없었다. 송추의 아름다운 풍경을 일상의 동선 속에 차곡차곡 담고자 한 단풍나무집을 만났다. 취재 김연정 사진 정광식(건축가 제공) 송추 단풍나무집은 소나무와 가래나무가 많아 송추(松湫)로 불리던 송추계곡 인근에 위치한다.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했던 건축주는 계곡 훼손을 막기 위해 조성된 집단이주시설 택지를 분양받아 3층 규모의 상가주택을 짓기를 원했다. 평생을 자연과 벗하며 살아온 건축주는 옛 식당 근처에 있던 단풍나무를 옮겨 심고, 가족처럼 키워온 반려견 진돌이와 함께 살고자 했다. 그러나 똑같은 크기로 개성 없이 구획되어 있는 집단이주시설은 소비와 향락에 찌든 안타까운 도시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게 될 것이 자명했다. 그곳은 40채가 넘는 상가들이 서로 경쟁해야 할 어수선한 상업시설 사이에서 주거시설이 양립해야 하는 땅이었다. ▲ 화이트 스터코로 외벽을 마감한 단풍나무집의 측면 모습 HOUSE PLAN 대지위치 경기도 양주시 건물용도 근린생활시설, 주택 대지면적 324.90㎡(98.28평) 건물규모 지상 3층 건축면적 193.98㎡(58.68평) 연면적 520.31㎡(157.39평) 건폐율 59.70% 용적률 160.14% 구조재 철근콘크리트구조 외부마감 스터코, 벽돌, 적삼목 시공 코아즈건설㈜ 설계 아이디어5아키텍츠(강영란, 김민정, 김영훈, 장성희, 정경미) 070-8146-2860 http://blog.daum.net/kyr824 ▲ 북한산 둘레길로 이어지는 후면도로변은 집의 인지성을 살리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 집단이주시설 단지에서 집과 공존해야 하므로 정면은 단순하고 심플한 조형으로 계획했다. ▲ 안과 밖의 경계의 의미를 갖는 ‘하심정’은 자연과 바람이 드나드는 비움의 공간이 된다. 적절한 임대면적을 확보하면서 송추계곡의 자연을 담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제였다. 상가의 인지성을 잃지 않으면서 ‘집’이라는 이름으로 공존해야 하는 건축적 장치가 필요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로 전면은 상가처럼, 북한산 둘레길로 이어지는 후면도로변은 집처럼 보이도록 계획했다. 단풍나무집에 사계절이 아름다운 송추의 풍경을 모두 담기에는 펼쳐진 자연이 너무 넓고 자유로웠다. 그래서 집 안에서 바라보는 고정된 자연이 아니라 동적인 움직임을 통해 다채로운 풍경을 담을 수 있도록 연출하고자 했다. 3층 집에 오르는 계단을 밖으로 돌출시키고 방향을 여러 번 꺾어 길처럼 느껴지도록 하고, 일상의 동선 속에서 다양한 풍경을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자연과 교류하며 살아온 가족들의 정서를 반영하기 위해 마당에 있는 단풍나무와 진돌이를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볼 수 있도록 그 모양과 위치를 고려했다. 계단을 천천히 올라 북한산과 마주한 채 서 있는 현관문을 열면 처음 만나는 공간이 ‘하심정(下心亭)’이라는 누마루다. 계단이라는 길을 통해 만났던 자연이 내부로 들어와 불현듯 단절되지 않도록, 안과 밖 경계의 의미를 갖는 정자와 같은 공간을 연출했다. 하심정은 풍경을 품기 위한 동적인 움직임과 집 내부에 비춰질 수동적 풍경 사이의 전이 공간인 셈이다. 또한 하심정이 시각적인 장치로만 머무르지 않도록, 송추계곡을 향해 흐르는 바람이 원활하게끔 맞통풍으로 계획하여 자연스러운 공기의 흐름을 유도했다. 이렇듯 전통적인 우물마루 형태의 하심정은 평생 장사를 해왔던 건축주를 위한 공간이자 자연과 바람이 드나드는 비움의 공간이다.▲ 시야를 가리지 않는 주방창은 송추의 자연을 파노라마로 담아낸다. ▲ 높고 입체적인 공간을 통해 길게 굴절되는 빛은 거실을 한층 깊어보이게 한다.▲ 창호의 개방감을 극대화하고 높이차를 활용한 코너의 틈을 열었다. ◀▲ 다락방 천창은 창호 프레임을 감춰 감성적인 자연과 조우할 수 있도록 했다. ▶▲ 수평으로 길게 비워진 외벽은 북한산을 프레임에 담아낸다. ▶ 계단을 한 층 오른 후 중간 계단참에 이르면 마당의 붉은 단풍나무가 내려다보인다. 집 안에서 자연의 능선과 빛을 품는 건축적인 방법으로 남향 창호의 개방감을 극대화하고 코너의 틈을 열었다. 거실 천장은 3.5m로 높게 하여 햇빛과 수려한 풍경이 조망되도록 했고, 주방 창은 수평으로 길게 내어 싱크대 앞에서 공연장과 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게 했다. 다락방 천창은 창호 프레임이 보이지 않도록 설치하여 자연과 더욱 가깝게 조우하도록 했다. 다락방에서 문을 열고 지붕으로 나가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자연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툇마루가 나타난다. 단풍나무집은 사람이 자연을 품는 방법도 중요했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집이 자연에 담기는 방법이 더욱 중요했다. 상가와 집이 공존해야 했던 이유처럼 집단이주시설 내 건물이 송추계곡의 이방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가능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하얀 스터코로 마감한 단순한 사각의 매스에 단풍나무 색과 같은 붉은 벽돌로 감싸 집을 감추었다. 땅에서부터 지붕 다락방을 향해 오르는 사선의 외피가 자연을 향해 자신을 드러내는 유일한 방법이다. 단풍나무 집은 빽빽하게 들어설 집단이주시설에서 마음을 내려놓듯 자신을 내려놓아 비움의 여유를 만들었다. <글 _ 강영란> 건축집단 아이디어5아키텍츠(IDEA5 ARCHITECTS) 건축은 멀고 높은 자본주의 꼭대기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일부로서 가깝고 낮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쉽고 친근하게 얘기 나누고 싶다. 이들은 ‘다양하고 신선하고 재미있고 창의적인 좋은 생각’의 건축을 추구하고자 ‘아이디어5’라는 건축 공동체를 만들어 사람이 머무르는 공간에 대한 새롭고 즐거운 실험을 펼쳐가고 있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17,647
인기
2016.05.30
풍경 속에 오롯이 사색하는 집, aA Gallery House
자연과 어우러진 수묵화처럼 보고 있으면 가만히 마음이 정화되는 집. 흰 바탕에 검은 선, 수풀을 여백 삼아 지어진 집은 제주 유수암의 경치와 어울려 짙은 감동을 준다. 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 ▲ 주택의 우측면에서 바라 본 외관 ▲높은 하얀색 담 안으로 들어서면 크지 않은 마당과 낮은 데크를 가진 단순한 집을 만난다. 한라산 능선에 위치한 유수암은 제주에서도 시골로 치는 인적 드문 곳이다. 해발이 높고 주변은 온통 풀숲 천지였던 이곳에, 최근 한두 채씩 집들이 지어지며 마을이 형성되고 있다. 간간히 들리는 망치 소리에 사람들의 목소리가 섞이면서, 초록의 생기도 더욱 짙어져 간다. 온통 자연뿐이던 이곳이 마을로 바뀐 건 새하얀 집이 들어서고부터다. 삼면이 하얀 벽으로 둘러싸여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집은 디자인 잇츠의 김동표, 유경미 부부 디자이너의 첫 제주 작업물이다. 신라호텔, 하얏트호텔 등 최고급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아 온 이들은 지난해 서울을 등지고 고향 제주로 내려 왔다. 그리고 유수암에서 집을 지으며 이제 막, 두번째 여름을 기다린다. “마을 전체가 숲과 억새에 둘러싸여, 여기 있으면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아요. 최대한 자연에 방해되지 않는 집을 짓고자 했고, 창과 흰 벽만을 이용해 주변 풍광 속에 건축이 스며드는 디자인을 구상했지요.” 집을 에워싼 흰 벽에는 시간과 날씨, 계절에 따라 매일 다른 그림자가 새겨진다. 고정되지 않은 이미지는 어쩌면 정처 없기도 하지만, 자연이 그리는 수묵화처럼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단단한 벽은 제주의 유별난 바람으로부터 집을 보호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예부터 제주에는 초가지붕 위에 짚으로 띠를 만들어 동여 맬 만큼 바람과 비에 관한 채비가 엄격했다. 벽을 세워 거센 비바람을 막고 프라이버시까지 보호해, 마당을 한결 호젓하게 누릴 수 있다. HOUSE PLAN대지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대지면적 495㎡(149.74평) 건물규모 1층 - 97.39㎡(29.46평),2층 - 60.75㎡(18.37평) 건축면적 97.50㎡(29.49평) 연면적 158.14㎡(47.83평) 건폐율 19.70% 용적률 31.95% 주차대수 1대 최고높이 6.7m 공법 기초 - 줄기초 위 매트기초,지상 - 철근콘크리트조 구조재 벽 - 철근콘크리트조,지붕 - 철근콘크리트조, 평슬라브 지붕재 징크, 시멘트몰탈 단열재 120㎜ 비드법단열재 외벽마감재 슈퍼화인, 컬러강판 창호재 이건창호내벽마감재 벤자민 무어 친환경도장 바닥재 THK 15㎜ 원목마루 계획 및 실시설계 디자인 잇츠 유경미, 김동표 인허가 대행 건축사사무소 정우 시공 디자인 잇츠 070-4114-2152 http://blog.naver.com/design_its▲ 주택의 주출입구. 시간과 계절, 날씨에 따라 한 그루의 나무가 빚어내는 다양한 그림자들이 벽에 그려진다.▲제주는 암반이 많아 매트 기초를 주로 하지만, 이 집은 줄기초 위에 잡석을 다지고 추가 매트 기초를 하는 방식으로 토대를 잡았다. ▲ 광활한 구릉을 향해 열려 있는 거실창. 홍동희 작가의 조명 작품을 중심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룬 인테리어가 백미다. ▲ 욕실 앞쪽으로 나무를 심어 자연과 조우하는 시간을 누릴 수 있게 했다.◀ 수공간은 집의 진입부와 주방을 감싸 안는 멋진 배경이 되어 준다. / ▶ 널찍한 아일랜드 테이블이 있는 주방 앞으로 큰 창을 배치했다.마당은 처음부터 세컨하우스를 염두에 두고 기획했다. 관리가 어렵지 않게 잔디와 수목은 최소한으로 식재하고 나머지는 미니멀한 건물에 어울리는 판재와 낮은 목재 데크로 구성했다. 주방 앞쪽 마련한 수공간은 계절마다 그 쓰임이 다르다. 여름에는 아이들을 위한 수영장이 되고, 다른 계절은 물의 수위를 낮춰 수공간으로 활용한다. 유아풀을 위한 데크까지 따로 마련해 둔 세심함이 눈에 띈다. 내부 인테리어는 안과 밖이 하나되는 공간을 주 콘셉트로 잡았다. 창에 담기는 외부 풍경이 실내 연출의 한 축을 담당하도록 거실 한 면을 전면창으로 제작했다. 여기에 주방과 욕실, 메인 침실까지 넉넉한 창을 통해 내외부 경계가 허물어진다. 물론 이처럼 자유로운 디자인은 외부 담장으로 얻은 독립성 덕분이다. 1층은 거실과 주방의 열린 공간, 메인 침실과 욕실로 구성하고 2층은 침실과 욕실의 사적 공간으로 구분했다. 2층 복도 한 가운데 위치한 중정은 외기를 면하는 동시에 여러 각도에서 보이는 풍경을 다채롭게 만들고 있다. “자연에서 접하는 물, 바람, 공기, 나무, 돌을 가장 근접하게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집을 만들고자 했어요. 세련된 동선 속에서도 풋풋함이 묻어날 수 있는 형태들을 고려했습니다.” 부부가 밝힌 인테리어 철학은 자칫 스쳐 지날 수 있는 작은 요소들에서도 찾을 수 있다. 도어와 벽난로 등 무게 있는 제품부터 콘센트나 손잡이, 경첩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예민하게 작업했다. 대문은 외부에서 잠금 해제 후 도어 전체를 밀며 진입하고, 좌측의 고정 도어는 로비폰이나 우편함 역할을 하며 필요할 때는 전면 개방도 가능하다. 현관문 역시 일체의 군더더기 없이 원형 아이콘 하나로 개폐할 수 있어 사용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 욕실창 밖으로 보이는 흰 벽은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방패막이다.▶ 1층에 자리한 메인 침실의 전경. PLAN – 1F / PLAN – 2F◀2층으로 오르는 계단을 벽면 삼아 하부에 에탄올 벽난로를 두었다. ▶ 서재와 욕실 사이 중정이 있는 2층 INTERIOR SOURCES 페인트 벤자민무어 / KCC 숲으로 몰딩 AL 메지몰딩(천장·걸레받이 몰딩) 주방 벽면 마감재 윤현상재 THK 5㎜, 1200×600 자기질 타일 욕실 마감재 1층 - 천연대리석 / 도브화이트,2층 - 천연대리석 / 갈라라베이지, 윤현상재 자기질타일(이태리) 수전 등 욕실기기 아메리칸 스탠다드 조명 거실 메인 팬던트 - 홍동희 작가 작품 / 기타 - 대일조명, 공간조명 바닥재 거실·방 - 좋은집좋은나무 THK 15㎜ 원목마루, 화장실- 천연대리석 주방기기 불탑(두오모) 가전제품 냉장고·식기세척기·오븐·드롭탑 - GAGGENAU, 후드 - FALMEC 현관문 주문제작 방문 주문제작 벽난로 주문제작 가구 붙박이 가구(독일.이태리) - 주문제작(신명산업) 의자 - WELLS(웰즈), 테이블 - 주문 제작 패브릭 세덱 SEDEC(영국 디자인 길드) 데크재 좋은집좋은나무 까마, 제주석, 콩자갈 계단재 오크원목 집성재흔히 집을 짓다 보면 처음에 역량을 집중해, 최종 마감이나 조경에 와서 힘이 빠질 때가 많다. 게다가 육지와는 전혀 다른 건축 환경에서 부부만의 합심으로 이만큼의 완성도를 이룬 것이 실로 대단해 보인다. “도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낙천적인 작업자들 덕분에 가슴앓이도 많이 했어요(하하).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고, 결과물도 더 좋아졌지요. 바로 곁에 같은 연작으로 두 채의 집을 더 짓고 있어요. 그 집들이 완성될 때면 저희도 제주살이에 흠뻑 취할 것 같아요.” 유수암에 그리는 새로운 마을은, 이들 부부처럼 제주 땅에 새로운 색을 입히고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35,914
인기
2016.05.16
박공지붕의 이층집 / Hazukashi House
빛도 잘 들지 않던 작은 대지에 새하얀 외관의 목조주택이 들어섰다.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완성된 네 식구의 아담한 보금자리를 들여다본다. 취재 김연정 사진 ALTS Design Office 제공 ▲ 집 안 곳곳에 외부 모습을 본뜬 개구부가 눈길을 끈다. ▲ 박공지붕이 인상적인 2층 규모의 목조주택 외관 ▲ 거실에서 바라본 이 집의 중심인 식당 공간 ▲ 햇살이 잘 드는 창가는 책을 읽으며 쉴 수 있는 휴게공간이 되어준다. ▲ 개방감이 느껴지는 높은 층고 덕분에 집이 좀 더 넓어 보인다. ◀ 주방과 마주하여 배치된 현관 쪽 모습 / ▶ 벽에도 외관 모습을 재현해 포인트를 주었다. ▲ 주방 일을 하면서도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Kyoto, Japan 연면적 93.45㎡(28.2평) 규모 2F 구조 Wood 설계 ALTS DESIGN OFFICE(Sumiou Mizumoto, Yoshitaka Kuga) www.alts-design.com 일본 교토의 주거지역에 위치한 93.45㎡(28.2평)의 목조주택. 이 설계는 ‘어떻게 하면 좁고 열악한 조건의 사이트에 충분한 채광이 이루어질 소규모 공간을 들어서게 할 것인가’라는 고민으로 시작된 프로젝트이다. 거실과 침실 등을 포함한 모든 공간은 가족의 모임 장소로 사용되는 높은 층고의 다이닝룸을 중심으로 각각 배치되었다. 1층의 거실부터 2층의 서재와 침실까지를 연결하고 있는 개방형의 계단을 적절하게 두어 가족 간의 유대감을 조성하였다. 외부 입면을 그대로 본 뜬 개구부는 집 안 곳곳에 다양하게 적용되어 이 주택만의 개성을 살리고 있다. 또, 가급적 문을 두지 않은 오픈형 구조를 택해 좀 더 넓어 보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계단실 한쪽 측면에는 세로로 이은 반투명의 창을 설치하여 가족의 프라이버시와 채광을 동시에 충족하도록 배려했다. 건축집단 ALTS DESIGN OFFICE Sumiou Mizumoto와 Yoshitaka Kuga, 두 명의 젊은 건축가가 이끌고 있는 ALTS DESIGN OFFICE는 2012년 문을 연 건축사무소이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공간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각에서 공간을 재구성하고자 노력 중이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26,436
인기
2016.05.11
제주 산·들·바람집 | 제93호 5-STAR 인증주택
바쁜 일상 속 쉼표 같은 하루를 위해 방과 부엌, 욕실 한 칸씩이면 충분했다. 간소하지만 사방으로 열린 이 작은 나무집은 저 멀리 보이는 풍경까지 모두 끌어안는다. 취재 조고은 사진 박영채 ▲ 스치는 바람 소리만이 적막함을 덜어줄 것 같은 이곳. 해가 저물자 단아한 선의 박공지붕 집이 환하게 불을 밝힌다 .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일상이 당연해져버린 오늘, 사람들은 저마다 가슴 한구석에 휴식과 사색의 섬을 하나씩 품고 산다. 자신을 옭아매는 도시의 흔적들을 모두 벗어던지고, 최소한의 생활 속에서 생의 의미를 발견해가는 삶. 건축주 부부에게 제주는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곳이었다. 두 사람은 일주일에 단 이틀, 주말에라도 이곳에서 혹사당했던 몸과 마음을 한없이 풀어놓을 수 있기를 꿈꿨다. 집은 아주 작아도 상관없었다. 방 한 칸에 욕실 하나, 거실의 역할을 겸하는 작은 부엌 하나, 그리고 더 욕심을 내자면 다락방이면 충분했다. 건축가이자 시인인 함성호의 책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에서는 삶의 최소주의에 대해 말하며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삼간지제(三間之制)’를 예로 든다. ‘집은 세 칸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덕목이다. 그러면서도 창을 통해 들어오는 풍경에 대해서는 인색하지 않았다는 얘기도 전한다. 실내면적 15평, 처마로 나간 대청까지 합쳐야 18평 남짓한 크기의 이 나무집은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 그리고 산과 들, 바람을 만나기 위해 지어졌다.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삼간지제의 뜻이 간소한 모양새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집이다. ▲고요한 제주 풍경 속 자리 잡은 집. 사진은 아직 물부엌의 벽체와 지붕이 생기기 전의 모습이다. 마을 끝자락에 있는 대지는 동북쪽으로 오름이 있고, 서남쪽으로 빌레(넓고 평평한 큰 돌인 너럭바위를 제주 방언으로 ‘빌레’라 한다)가 엎드려 있는 너른 땅이다. 박공지붕의 선이 돋보이는 집은 빌레를 따라 살짝 경사진 땅의 형세를 거슬러 누마루를 올려 앉혀 지었다. 높다란 누마루에 올라 눈앞에 펼쳐지는 주변 경치는 잘생긴 소나무가 담긴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HOUSE PLAN 대지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대지면적 456㎡(137.94평)건물규모 지상 1층, 다락건축면적 60.31㎡(18.24평)연면적 60.31㎡(18.24평)건폐율 13.23%용적률 13.23%최고높이 6.4m공법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경골목구조 + 중목구조 혼합구조재 벽 - 외벽 2×6 구조목 + 내벽 S.P.F 구조목 / 지붕 - 2×12 구조목지붕마감재 컬러강판단열재 수성연질폼(천장 150㎜, 벽체 90㎜ 발포)외벽마감재 무절 제주산 적삼목 사이딩, 컬러강판, 회색 고벽돌창호재 알파칸창호 70㎜ PVC 시스템창호(창호등급 1등급)설계저작권자 ㈜하우스스타일 김주원리빙큐브 매니저 ㈜하우스스타일 김주원설계팀 ㈜하우스스타일 최범순, 김보경 시공 서울목재 064-784-8566▲ PLAN 1/2층 산·들·바람집은 현관으로 들어서기 전, 복층유리로 벽과 지붕을 구성한 옥외공간을 먼저 만날 수 있다. 벽난로와 개수대, 바깥 화장실을 둔 마당 공간인데 제주에서는 이런 다목적 옥외공간을 ‘물부엌’이라 부른다. 부엌 혹은 다용도실과 비슷하나 바닥에 물을 마음대로 뿌릴 수 있다는 데서 유래한 제주도 지역의 용어다. 건축적으로는 제주도의 세찬 바람을 막아주는 장치가 되어주고, 날씨, 계절과 관계없이 바깥 생활을 마음껏 즐길 수 있어 더 좋은 공간이다. 사다리를 오르면 원두막 같은 바깥 다락과도 연결된다. ▲ 제주도 다목적 공간, 물부엌을 현대적으로 재현했다.▲ 다락방에서는 창을 통해 제주의 오름이 한아름 담긴다.▲ 작은 툇마루가 있는, 이 집의 유일한 방에서 바라 본 부엌안으로 들어서면 이 집의 중심이 되는 부엌과 식당 공간이 먼저 나타난다. 유일한 방인 침실은 주방보다 30㎝ 정도 단을 높여 마루를 깔고 그 위에 앉혔다. 두 벽면에 한지 문을 달아 밖으로 낸 창까지 합치면 총 세 면이 열리고 닫히는 방이다. 침실 밖의 마루는 걸터앉을 수 있는 툇마루가 되어주는 한편, 회랑으로서 얇은 한지 문으로 구획된 방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는 중간 영역이 된다. 또, 주방과 침실 사이의 계단을 오르면 세모난 전면 창으로 오름의 풍경을 담아내는 다락방이 자리한다. ......<더 많은 사진과 자료는 월간지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26,084 댓글 1
검색
처음
이전
11
페이지
12
페이지
13
페이지
14
페이지
15
페이지
16
페이지
열린
17
페이지
18
페이지
19
페이지
20
페이지
다음
맨끝
검색
게시물 검색
검색대상
제목
내용
제목+내용
글쓴이
글쓴이(코)
검색어
필수
정기구독 신청
Guest
로그인
회원가입
쇼핑몰
HOUSE
LIVING & DECO
CULTURE
설계제안
아이디어
분양정보
업체정보
공지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