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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9
맞벌이 부부가 찾은 힐링의 공간, 정원
또래에 비해 식물 가꾸기를 좋아하고 토분도 수집하던 젊은 안주인은, 주택 생활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가드닝에 빠졌다. 남편 역시 퇴근 후 잡초를 뽑으며 하루의 고단함을 씻어내는 법을 깨달았다. 부부는 그렇게 같은 취미를 가진, 정원생활자가 되었다.중앙정원에는 마사토로 가장자리를 높여 정원에 입체감을 주고 배수를 원활하게 했다. 프라이빗한 마당은 가족 전용 놀이터이다. 스트레스 없는 삶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 스트레스를 일상에서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약사 부부인 박형규, 백성하 씨는 직업 특성상 아픈 사람들을 대하다 보니, 기분이 가라앉는 날이 많았다. 온전히 집에서 얻는 휴식이 간절했다. 그렇게 마당이 딸린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하고 1년의 시간을 보냈다.“퇴근 후 잡초를 뽑다 보니 모든 잡념이 사라지더라고요. 둘 다 가드닝이라는 새로운 취미에 빠진 거죠. 한창 뛰어놀 나이의 아들 지원이도 여행보다 집을 더 좋아해요(하하).”블루세이지와 꼬리풀 등으로 풍성하게 식재한 메인 정원원형 엣지 안에 황금세덤, 블루버드, 은쑥 등을 심고 오브제처럼 감상한다.주택은 7년 전 지어진 도심 단독주택 단지에 위치한다. 바둑판 모양의 필지에 코너 땅으로, 집을 도로 쪽에 붙여 안마당이 넉넉하다. 쑥쑥 자란 스카이로켓 향나무가 건물 주변을 빽빽이 채우고, 일부 벽은 담쟁이가 타고 올라가 세월의 멋을 더한다.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좋아, 부부는 이 집으로 이사를 왔다. 실내는 조금 손보는 대신, 선룸을 확장하고 울타리와 대문을 더하는 등 한 차례의 굵직한 공사를 단행했다. 그리고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선룸에 앉아 정원을 마주하는 날이 늘면서, 다른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이웃에게도 열린 정원을 꿈꾸다성하 씨는 여행지에서 보던 자연스러운 코티지 가든을 원했지만, 현실은 소나무와 메타세쿼이아로 빽빽한 정원과 잔디마당. 좋아하는 식물을 구해 심어도 봤지만, 기존 바위와 수목들과 좀처럼 어울리지 않았다. 봄이면 잠깐 꽃이 피고, 나머지 계절은 심심한 정원인 것도 불만이었다. 결국 부부는 전문가에게 SOS를 청하고, 대대적인 정원 리모델링을 감행한다.다양한 정원 요소와 어울리면서 한적한 교외의 공원을 연상케한다.작업을 맡은 ‘엘리 그린앤플랜트’의 김원희 정원 디자이너는 사계절을 즐길 수 있는 유럽풍 정원을 주제로 잡았다. 디자인에 앞서 기존의 키 큰 나무들을 그대로 둘까, 제거할까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계획 없이 심은 나무들이라 시간이 흘러 애매한 상태가 된 것들이 많았다. 그래도 이들은 이웃집과의 시선을 차단하는 역할도 하고 있어, 건축주의 결단이 필요했다.“이전에는 안마당이 안 보이게 가리는 데만 신경 썼는데, 주택에 1년 살고 나니 이웃과 자연스럽게 교류하며 지내는 열린 정원이 좋을 거라 판단했어요.”(위에서부터 우측 순으로) 좁은 폭에 잎이 무성한 기존 정원 / 나무 제거 후 곡선 엣지 설치 / 메인 수목 식재 모습 / 공사 후 항공 촬영 컷Gardener's Tip | 겨울의 눈 덮인 풍경도 즐길 줄 알아야● 잡초 제거가 어려울 땐 밀식도 방법이다 정원에서는 잡초 뽑는 일이 늘 곤혹이다. 처음 식재를 할 때 밀식을 하면 잡초 씨앗이 땅에 떨어지는 일이 적고, 떨어져도 그늘이 져서 생육을 못 한다. 한 해가 지나 정원이 너무 풍성해지면 포기나누기를 해서 옮겨 심는다. ● 그라스나 야생화의 겨울 풍경을 즐겨보자 야생화나 그라스는 늦가을 이후에도 마른 잎의 텍스처를 즐길 수 있다. 말랐다고 자르지 말고, 겨우내 눈 덮인 풍경을 즐긴다. 이후, 2월 말경에 잘라 새순을 돋게 하면 된다.● 장미라고 무조건 어려워 말자 장미를 좋아하지만,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2~3년 된 묘목보다는 6~7년 이상 된 묘목을 심으면 실패할 확률이 적다. 퇴비를 넉넉하게 주고, 통풍 관리를 잘하는 것이 관건. 또한 전정 방법을 정확히 배워 키우면 풍성한 장미 정원을 누릴 수 있다.파라솔 벽돌 바닥은 장미 정원에 쌓은 고벽돌로 재시공해 통일감을 주었다.안방 앞의 메타세쿼이아를 제거하니, 집의 모양이 잘 보이고 그늘이 없어져 마당이 환해졌다. 이 자리에는 라인이 멋스러운 라일락 나무를 심어 안방에서 꽃과 향기를 즐긴다. 현관 입구를 덮었던 소나무를 없애고 나니 흰 벽과 목재 현관문의 어울리는 집의 표정이 살아났다. 울타리를 따라 실루엣이 좋은 석류나무와 배롱나무, 라일락 나무를 심고, 안주인의 취향을 반영한 소프트한 컬러의 계절감 있는 초화류를 채웠다. 추명국, 숙근샐비어 외에 내년 봄을 위해 아스틸베, 모닝라이트, 암소니아, 벱티시아, 안젤로니아 등을 심고 그라스를 더했다.메인 정원은 선룸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위치로, 스틸로 만든 엣지(테두리)를 곡선으로 설치해 폭을 넓히고 그라스와 키 큰 계절 꽃으로 풍성함을 담았다. 뒷부분 흙을 돋워 정원이 한층 넓어 보이는 효과까지 얻었다. 이 정원이 가장 아름다울 시간은 이른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때다.선룸 데크는 겨울 정원을 위한 에메랄드그린을 배경으로 토분으로 장식했다. 대부분의 식물이 숙근초라 정원관리가 수월하다. / 현관 앞에는 앤틱한 새장 오브제에 세덤류를 심어 두었다.부부가 입을 모아 자랑하는 곳은 바로, 아내를 위해 남편이 특별히 주문한 장미 정원. 다른 공간과 차별화하고자 양측에 고벽돌로 계단식 담을 쌓고, 철제 아치를 설치한 후 데이비드 오스틴, 스탠다드 장미, 하이브리드 장미 등을 심었다. 연한 핑크와 오렌지, 크림색 장미가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대문에서 정원으로 가는 통로는 160cm 키의 자엽서양 국수나무를 심어 차폐 효과를 더하고, 녹색이 주를 이루는 정원에 자색을 대비시켜 정원의 첫인상에 모던함을 준다. 아래는 사계절 잎 색을 유지하는 청사초와 휴케라를 배치해 텍스처와 컬러를 살렸다. 김원희 디자이너는 “식물을 사랑하는 좋은 정원주를 만나 시공하는 내내 즐거웠다. 그러나 작업이 끝났다고 다가 아니다. 우리에겐 식물 관리 등에 대해 묻고 답하며 소통해야 하는, 더 행복한 시간이 남아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선룸 내부는 부부가 그간 모은 화분과 가드닝 용품 등이 한가득이다.한겨울 온실 역할도 톡톡히 하는 벽난로 풍경유려한 곡선을 따라 초가을 풍성한 꽃을 보여주는 메인 정원. 바람이 부는 날, 줄기와 잎이 흔들리는 모습을 감상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건축주 인터뷰_“집이 바뀌면 라이프스타일이 바뀐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어요.”이미 있는 정원을 리모델링하는 대공사를 결정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우리도 고민이 많았다. ‘차를 바꿀까, 정원을 리모델링할까’ 생각하면서 어디에 더 가치를 둘 것인지 계속 대화를 나눴다. 아무리 둘이 노력해 정원을 꾸며도 1%는 부족할 거란 결론에 닿아 전문가를 찾게 되었다.원하는 정원을 구현하는 데 디자이너와의 소통 과정은 어땠나이웃이나 지인들이 우리 집 스카이로켓 향나무만 보면 전정 좀 하라고 성화였다. 우린 그대로 모습이 좋아서 내버려 두고 있는데, 김원희 선생님도 단번에 그 멋을 알아줬다. 대문 정면에 새로 심은 홍가시나무나 라일락 나무 등 제안한 식재마다 수형과 잎 모두 마음에 들었다. 감동하는 부분이 같다 보니 소통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정원을 바꾸고 나서 달라진 점은아직은 둘 다 초보자라 늘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특히 장미 정원에는 모래가 필요한지, 물이 필요한지, 햇빛이 좋은지, 그늘이 좋은지, 끊임없이 신경을 써야 한다. 여행을 갈 때도 정원 물주기 때문에 일정이 괜찮을까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럼에도 우리는 행복하다. 아들은 진짜 집돌이가 되었고, 남편은 얼마 전 평생교육원의 가드닝 심화과정까지 등록했다(하하). 집이 바뀌면 라이프스타일이 바뀐다는 말을 진짜 실감하고 있다.다른 정원주들에게 전하고픈 팁이 있다면봄은 꽃이 많아 어느 정원이나 예쁘다. 사계절을 위한 정원을 꿈꾼다면 가을 계절을 테마로 꾸며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도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계절에 정원 공사를 한 덕분에 가을꽃의 아름다움을 맘껏 즐기고 있다.가든 스타일리스트_김원희[엘리 그린앤플랜트 대표]개인 정원을 비롯해 패션쇼, 카페, 테라스, 매장 등 다양한 공간을 식물로 디자인한다. 2016년 경기정원박람회 ‘나도 정원해 볼까’ 정원 설치, 2017년 ‘경복궁 민속박물관 서울컬렉션 패션쇼’ 식물 무대 디자인, 2018년 일본 World Garden Flower Show 최우수디자인상을 받은 바 있다. 다수의 가드닝 강의를 진행하며 최근 첼시 작가들의 대표작을 엮은 『세계의 정원 디자인』을 출간했다.http://instagram.com/wonheekim33취재_이세정 | 사진_최지현ⓒ 월간 <전원속의 내집>Vol.237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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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7
가족의 행복을 기록하는 하얀 집
조용한 주택에 들어선 카메라를 닮은 하얀 집. 세상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담듯 매일 가족의 행복을 담아내는 중이다.화이트 파벽돌의 단정한 바탕에 카메라의 특징을 유치하지 않게 담았다. 도드라진 가운데 큰 스터디룸 창은 렌즈에서, 우측 위 작은 창들은 플래시에서 영감을 얻은 부분. 위에서 내려다 본 주택의 모습. 지상에서보다 카메라의 모습이 짙게 묻어나온다. ⓒGIP“집 모습을 보고 나면 ‘카메라를 좋아하시나 봐요?’라는 질문을 항상 받아요(웃음).”건축주인 김리형, 최영인 씨 부부는 사실 어려서부터 살던 아파트 생활에 익숙했다. 하지만, 은퇴 후 마당 있는 집으로 옮기신 부모님을 찾을 때면 마음이 달라졌다. 시부모님댁에 갈 때마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집을 누비며 노는 것을 보면서, 주택이 주는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졌다고. 택지 구매 후 깔끔한 현장관리와 완성도에 깊은 인상을 받아 ‘GIP’를 파트너로 낙점하고 집짓기 여정을 시작한 가족. 아이들은 놀이로, 부부는 로망으로 집에 생각을 보태나갔다.그렇게 15개월이 지나 작년 5월, 부부와 두 아이, 네 마리 반려동물까지 여덟 식구는 그들의 일상을 담아줄 카메라를 닮은 집을 만났다.임대 세대의 출입구. 통행로에 면해있는 출입구이기에 목재 루버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자 했다. 지붕의 박공에서 시작해 바닥까지 이어지는 블랙 톤의 컬러강판 마감은 도로에서 바라본 주택이 다른 주택과 비교해 지나치게 튀지 않게 다듬으며, 메인뷰 화이트 톤과의 대조에서 균형감을 준다. ⓒGIPSECTION ①현관 ②알파룸 ③마스터룸 ④침실 ⑤거실 ⑥주방 ⑦욕실 ⑧드레스룸 ⑨스터디룸 ⑩다락 임대 세대와 주인 세대가 함께하는 주택을 위해 처음에는 듀플렉스 주택도 고민했다. 하지만, 익숙한 아파트 구조에서의 급격한 변화와 듀플렉스의 수직적인 생활 동선을 원치 않았던 부부는 공간을 수평으로 풀기 위해 층으로 세대를 구별하고자 했다. 이때 자칫 평범한 다세대 빌라처럼 보일 수 있어 외관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고, GIP 이장욱 대표의 제안으로 지금의 카메라를 닮은 독특한 입면 계획이 탄생했다.중정과 함께 1층에 배치된 알파룸. 개수대와 화장실을 함께 두어 오랜 시간 손님이 머물러도 편히 지낼 수 있다.택지 지구에서 중정은 가족만의 프라이빗한 녹지가 되어준다.디딤돌과 자갈이 깔린 후면을 따라가면 주인 세대로 진입하는 현관이 나타난다. 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대지면적 ▶ 255.00㎡(77.27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 다락건축면적 ▶ 127.28㎡(38.56평) | 연면적 ▶ 223.23㎡(67.64평)건폐율 ▶ 49.91% | 용적률 ▶ 87.54%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10.02m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 단열재 ▶ 벽 – 비드법보온판 150T(외단열), 열반사단열재 20T(내단열) / 지붕 – 압출법보온판 220T외부마감재 ▶ 외벽 – 컬러강판, 파벽돌, 스터코 / 지붕 – 컬러강판창호재 ▶ 이건창호 | 에너지원 ▶ 도시가스, 태양광 패널설계 ▶ GIP 건축사사무소시공 ▶ GIP 하우징 031-8020-8800 www.ecocellhome.com현관문과 알파룸, 계단 사이에 위치한 화장실은 외출 후 손 씻기 등의 위생과 손님용 화장실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하지만, 특정 물건의 구체적인 형태를 그대로 따르면 자칫 디자인이 유치해질 수 있었다. 그래서 카메라의 각 요소를 상징화하는 작업을 거쳐 느낌은 취하되 과하지 않도록 조절했다. 외부 시선이 가장 많이 닿는 전면과 좌측면 상부에는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우아한 곡선 디자인을 적용해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상자 같은 느낌을 피해 입체감을 주고자 했다.POINT자연광을 들이는 천창다락과 다락 사이, 거실 바로 위에는 카메라 셔터를 형상화한 천창이 배치되어 있다. 천창은 거실에서 바깥의 날씨나 하늘을 조망할 수 있는 시각적 통로 역할을 하면서, 거실에 빛을 풀어내는 자연조명의 역할도 담당한다.거실 천창은 자연 실내 조명의 역할과 함께 푸른 하늘도 감상할 수 있다. 싱크대 위에는 상부장을 없애고 창을 크게 내어 개방감을 살리고 아이들을 살필 수 있게 한다. 오픈된 천장을 갖는 남서향의 스터디룸DIAGRAM전통적인 내부 공간 배치 방식의 틀을 깨고, 남측부터 4개의 레이어를 나누어 자연광 및 바깥 조망 우선도를 차등적용해 공간을 배치했다. 부족한 자연광은 천창과 테라스 등 다양한 장치로 보강했다.●1st Layer복층 침실 겸 스터디룸, 중정●2nd Layer식당, 거실●3rd Layer주방, 안방, 욕실1, 욕실2●4th Layer계단실, 드레스룸, 다용도실스터디룸에 면한 두 아이 각각의 방은 복층으로 구성돼 넉넉한 개인 공간을 가진다. 외부 시선이 닿지 않는 테라스에서는 티타임을 갖거나 빨래를 건조하기도 한다. 현관문을 통해 들어가면 손님을 맞아 티타임 등을 즐길 수 있는 알파룸과 중정을 만난다. 모던한 스타일의 집이지만, 주 생활 공간에서 분리된 알파룸은 사랑방이라는 한국적인 개념을 재해석한 공간이다.2층은 우선순위와 기능에 따라 아이들 공간, 가족 공간, 프라이버시 및 위생 공간, 작업 공간 등 4개의 레이어로 나눠 남쪽부터 각각을 배치했다. 레이어를 나누긴 했지만, 벽체 대신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4열의 드레스룸부터 1열의 스터디룸까지 동선이 자연스럽게 흐른다.욕실은 성별로 분리했다.모든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드레스룸부터 욕실과 거실을 지나 스터디룸까지 한눈에 닿는다.PLAN ①현관 ②알파룸 ③마스터룸 ④침실 ⑤거실 ⑥주방 ⑦욕실 ⑧드레스룸 ⑨스터디룸 ⑩다락 박공 위에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주택 전력 수요의 일부를 충당한다. 다락 앞 옥상 데크는 올해 여름, 물놀이 공간이 되어 아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줬다. ⓒGIP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LG하우시스 베스띠 실크벽지 / 바닥 – 윤현상재 1503N 포세린 타일, 구정마루 티크러스틱욕실 및 주방 타일 ▶ 포세린 타일, 폴리싱 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주방 가구 ▶ 한샘 키친바흐 500번 맨하탄 | 조명 ▶ LED 조명 계단재·난간 ▶ 빌드매니아 | 현관문 ▶ 성우스타게이트중문 ▶ 현장 제작 및 도장 | 방문 ▶ 영림도어, 현장 제작 및 도장붙박이장 ▶ 한샘 | 데크재 ▶ 방부목 위 스테인 도장주택의 남동쪽 측면에서 더욱 극적으로 보이는 옥상의 곡선 특히 ‘출입계단-드레스룸-세탁실-욕실-주방’으로 이어지는 동선은 이 주택만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 또한 각 공간에서 시선과 채광은 필요에 따라 열고 닫으며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설레는 마음을 안고 입주한 지 이제 1년 반. 부부와 아이들은 잊지 못할 순간들을 사진으로 담는 카메라처럼, 오늘도 집 안팎에서 수많은 일상의 인상적인 순간들을 마음속 앨범에 담는 중이다.구성_신기영|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7 www.uujj.co.kr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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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7
잘 고친 한옥에서의 사계절과 여유
오랫동안 귀촌을 준비한 끝에 만난 대나무 숲 속 한옥. 그곳에서 부부는 집을 고쳐 새로운 일상을 준비한다.집 주변을 두르는 대나무 숲은 생동감 넘치는 배경이 되어준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정현종 시인의 시 「방문객」의 구절은 누구에게나 깊은 울림을 준다. 더욱이 도시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귀촌을 결심한 이에겐 더욱 각별하게 들리리라. 충남 서천의 한 농촌 한옥으로 귀촌한 전형진, 이향선 씨 부부의 집 거실 한쪽에도 이 시 구절이 붙어 있다.“계기라 하면 특별한 무언가보다는 오래전부터 가졌던 여유롭고 조용한 농촌 생활을 동경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지친 마음이 들어 ‘이 번잡한 도시를 떠나자’고 결심하게 되었지요.”두 사람의 일생이 가야 하는 귀촌. 비교적 지역 이동이 자유로운 사진작가, 프리랜서로 일하는 부부여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4년여간 귀촌 정보를 모으면서 지역은 우선 서천으로 정했다. 연고가 아주 없는 곳 보다는 아내 향선 씨의 고향이 가까워 심리적으로 덜 부담스러웠고, 전북 군산시 시내까지 차로 30분 이내여서 도시 인프라를 누리기도 좋았다. 지역을 정한 후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귀촌학교에 입소해 농촌을 배우고, 귀촌학교 선후배간 네트워크를 만들어 교류하며, 살아갈 마을과 집을 물색하는데 1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그러다 바다가 가깝고 조용한 한 마을에서 이장님을 통해 오래된 한옥을 소개받았다. 백여 년을 견뎌냈다는 고즈넉한 여유로움에 부부는 운명처럼 새 보금자리로 낙점했다.Before - 오래 비워져 있었지만 비교적 온전했던 구옥 본채. 마을 네트워크에서 찾아 구매할 수 있었다.a) 마루와 넓은 창이 확장감을 주는 거실. 식당 출입구 옆은 이전 아궁이 자리로 인해 생긴 공간을 수납장으로 구성했다.b) 구옥에서 주방이었던 곳은 그대로 주방 겸 식당이 되었다. 전면으로 난 큰 창은 카페 분위기를 내고 아궁이 자리는 수납장으로 활용된다. 집을 고쳐나가는 일은 평소 단골 카페에서 교류하며 친분과 의견을 나눠온 디디건축사무소의 이정섭 소장과 의기투합했다. 이 소장은 한옥을 점검하고 선택할 것과 집중할 것을 분류했다. 한옥을 구성하는 네 채 중 구조가 튼튼하게 남아있는 본채를 살리는 데 집중했고, 부속동 두 채는 철거 후 여건이 되면 증축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c) 안방은 나뭇가지가 자라듯 방사형으로 퍼져나가는 서까래와 프라이버시를 위해 한식 창살을 짜넣은 창이 함께 정취를 불어넣는다. d) 세면대와 욕실이 마주보는 이 공간 가운데에 자리한 창은 액자에 넣은 풍경화처럼 늘 푸른 대나무 숲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 중 하나다. HOUSE PLAN대지위치 ▶ 충청남도 서천군대지면적 ▶ 1001.00㎡(303.33평)|건축규모 ▶ 지상 1층(정면 6칸, 측면 3칸)건축면적 ▶ 150.25㎡(45.53평)|연면적 ▶ 147.70㎡(44.75평)건폐율 ▶ 15.01%|용적률 ▶ 14.76%주차대수 ▶ 1대|최고높이 ▶ 4.88m구조 ▶ 한식목구조(기존) + 경량목구조(보강 벽체)|단열재 그라스울 24K 가등급외부마감재 ▶ 벽 - 시멘트보드 위 페인트 마감 / 지붕 - 속기와(기존) 위 방수 페인트내부마감재 ▶ 벽 - 9.5T 일반 석고보드 2겹 위 친환경 페인트 / 바닥 - 구정마루 강마루 허니티크창호재 ▶ LG하우시스 PVC 시스템창호(트라이캐슬 3중 로이유리)|에너지원 ▶ 기름 겸용 보일러욕실 및 주방타일 ▶ 대동타일(포세린 타일, 모자이크 타일)수전 및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금산도기(수입)주방가구 및 붙박이장 ▶ 현장제작(18T 자작나무 위 오일스테인 2회)조명 ▶ 을지로 국제조명(LED 펜던트 등, T5)현관문 ▶ 제작(갈바 위 불소수지도장)|방문 영림도어 ABS도어조경 및 시공 ▶ 건축주 직영공사설계 ▶ DD건축사무소 070-4799-1009 www.archi-dd.come) 벽에는 책장을 만들어 서재처럼 거실을 쓴다. 언제든 옆 창을 통해 마루에 드나들면서 자유롭게 책을 읽는다 큰 창과 테이블, 펜던트 조명을 활용해 카페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 공간을 현대 생활 양식에 맞추기 위해 대청마루가 실내 바닥으로 재구성돼 공간이 배치됐다. COST INFO마루 디딤돌은 오랜 세월 지역을 지켜온 장항제련소에서 채취한 돌로 만들어 정취를 자아낸다. PROCESS일상을 누리기 위해 고쳐야 할 부분이 많았던 집.예산이라는 한계와 보존이라는 희망 사이에서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다.1. 배관/ 실 배치에 맞춰 모든 배관을 새로 시공하면서 공간별로 다른 레벨을 맞췄다.2. 철거/ 단열과 기밀에 취약했던 기존 흙벽을 철거했다.3. 조적/ 공간 배치에 맞춰 벽체를 새로 조적하며 후면 증축부를 보강했다.4. 설비/ 실내 바닥에 난방 XL관을 배관했다.5. 콘크리트/ 레벨에 맞춰 바닥 방통 공사를 했다.6. 목공사/ 철거한 벽체를 대신해 경량목구조에 단열을 보강한 벽체를 세웠다.7. 방수/ 지붕 방수페인트 처리와 함께 벽체에 투습방수지를 시공했다.8. 가구/ 실내 바닥재(마루) 공사와 책장, 창살 등 소목 과정을 진행했다.9. 타일·가구/ 주방 가구를 직접 제작하면서 벽체 및 바닥에 타일을 마감했다.TIP | 건축주 부부가 제안하는 귀촌 학교 팁5 - 대문이 있는 사랑채는 현재 먼저 외부를 손보고, 내부는 천천히 여유가 생기는 대로 고쳐나가기로 했다.“귀농과 귀촌은 구분해서 준비하세요” 흔히 귀농·귀촌이라는 표현으로 묶지만, 사실 이 둘은 겹치기도 하면서 어느 정도 다른 개념이다. 귀농은 농촌 이주와 함께 직업 농업인이 되겠다는 의미고, 귀촌은 주거지만 농촌으로 이동하는 것에 가깝기 때문. 그래서 준비도 다를수 밖에 없다. 상당수 귀촌학교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것(건축주 부부는 서천군 귀촌학교 수료)으로, 기본적인 농촌 사회 분위기나 대처 요령, 처세를 세밀하게 가르쳐주지만, 농업을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다면 무조건 농촌으로 가기보다 오히려 수도권 농업기술센터나 서울, 인천, 경기도에 위치한 농업학교(세부 명칭은 다름)가 더 나을 수 있다.한옥 외관을 유지하면서 가장 크게 손을 본 부분은 바닥과 벽체. 한옥의 특징인 공간별 바닥 레벨 차이를 균형 있게 맞추고, 대청마루가 실내로 바뀌면서 난방 공사가 뒤따랐다. 벽체는 단열재를 강화한 경량목구조로 새로 세웠다. 실내는 주방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거실과 작업실이 자리했고, 안쪽 깊숙한 곳에 두 방과 욕실이 배치됐다. 전반적으로 벽과 기둥, 천장 서까래가 화이트와 우드컬러의 전통적인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뒷마당과 연결된 창은 그 너머 대나무 숲을 액자처럼 비추며 미니멀한 포인트로 기능한다.곧 태어날 예정인 아이와 함께 집에서 만들어나갈 앞으로가 더욱 설렌다는 부부. 그런 부부에게 건축가는 대나무숲이 병풍처럼 지켜주는 이곳에서 가족이 편안한 삶을 누리길 바라며 ‘임안재’라는 집 이름을 선물했다. 두 사람의 일생이 옮겨오고, 또 한 사람의 일생이 새로 시작될 임안재. 그 이름처럼 포근한 농촌 라이프를 이어가길 바라본다.취재_신기영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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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7
벽 너머가 공간이 궁금한 제주 민박집
마을길을 따라 길게 놓인 벽 너머, 제주 속 또 다른 제주가 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다른 이들과도 나누고 싶어 문을 연 아늑한 민박집이다.도로에서 보이는 건물 전경SECTION ②주방/식당 ③욕실 ⑤거실 ⑦수영장 ⑨방 해외 주재원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남편을 따라 어린 아들을 데리고 바다를 건넜다. 그렇게 시작된 타국에서의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즐겁기보단 서러움이 밀려왔다. 향수병이었다. 더 이상은 견디기 힘들다는 판단 하에 그녀는 한국으로 돌아올 계획을 세웠다. 종착지는 ‘제주’였다.“제주 이민자가 늘고 있다는 소식이 한창이던 즈음, ‘아, 이곳이다’ 싶었어요. 바쁜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은 언젠가 한적한 곳에서 조용하게 살고픈 생각을 한 번쯤 하잖아요.”가족들과 함께 한 제주 여행의 소중하고 즐거웠던 추억은 섬 생활 결심에 힘을 보탰다.넓지 않은 면적이지만, 큰 창을 설치함으로써 개방감을 살렸다.도로와 건물 사이로 긴 벽을 세웠다. 벽 사이 구운 대나무는 집을 시골 풍경 속에 녹아들게 한다. 물론 넓디넓은 제주 땅에서 어디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였다. 고민이 거듭될수록 정보에 대한 한계와 어려움에 부딪혔다. 결국 남편을 뒤로 한 채 그녀는 아이와 제주행 비행기에 무작정 몸을 실었다. 일단 살아봐야 했다. 이미 제주의 땅값과 집값은 오를 대로 오른 상황. 늦은 감은 있었지만, 이왕 왔으니 열심히 발품을 팔았다.돌담과 벽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외부 공간건물의 입면을 다채롭게 해주는 2층 방. 수영장을 굽어보는 삼각형의 창과 하늘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빛을 받는 천창, 그리고 멀리 삼방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통창이 내부에 숨겨져 있다. “그나마 조금 익숙해진, 처음 정착한 동네 위주로 적당한 땅을 알아보았어요. 그런데 뭐든 다 때가 있다고들 하잖아요. 마침 원하는 면적의 터가 매물로 나왔고, 지인의 소개로 건축가까지 만났죠.”집짓기의 ‘집’자도 모르던 그녀에겐 하나부터 열까지 큰 도전이었다. 이웃과의 소통도, 건축비 외 예상치 못한 만만찮은 비용도 복잡하고 힘들었다. 다행히 주변의 도움이 있어 무사히 공사를 마쳤다.siteHOUSE PLAN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대지면적 ▶ 321㎡(97.1평)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80.49㎡(24.35평) │ 연면적 ▶ 88.97㎡(26.91평)건폐율 ▶ 25.70% │ 용적률 ▶ 27.70%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6.3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단열재 ▶ 벽 – 비드법단열재 2종(가등급) 70㎜ / 지붕 – 비드법단열재 2종(가등급) 150㎜외부마감재 ▶ 외벽 – 백색 스터코 위 오염방지코팅, 구운 대나무 / 지붕 – 파쇄석 마감담장재 ▶ 제주자연석 │ 창호재 ▶ 윈센 24㎜ 로이복층유리에너지원 ▶ 기름보일러시공 ▶ 정윤기 │ 설계 ▶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거실에서 본 수영장의 모습 1층 가장 안쪽에 배치된 거실 및 침실은 안정적이면서 프라이버시가 확보된 공간이다. 중간에 놓인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2층 방과 연결된다. 그리고 이곳에 살겠단 처음 계획과 달리 그녀는 민박집 주인이 되었다.“고민했던 집 구조와 공간을 사람들이 좋아하고 이렇게 집을 짓고 싶다는 말을 건네줄 때마다 그간의 고생이 잊힐 만큼 기쁘고 뿌듯했어요. 그래서 많은 이들과 이 공간을 공유하면 어떨까 하고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처음 제주에 왔을 때처럼 지금 선택에 후회는 없다. 그저 현재의 즐거움만 있을 뿐이라고 그녀는 전한다.투명 창은 건물 안과 밖의 구분을 없앴다. 채광 좋은 주방 및 식당 공간 도로와 길게 면하는 대지에 지어진 집도로와 면해 있는 길고 좁은 대지의 특성상 도로와 주택의 관계에 대한 아이디어가 무엇 보다 중요했다. 특히 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음과 가족의 프라이버시 확보는 설계의 관 건이었다. 따라서 단순하게 도로와 건물과의 사이를 벽이라는 가림막으로 막아버리는 일 차원적인 방식보다는, 일종의 ‘켜’를 두고 두 공간이 상호 대응할 수 있는 방향을 찾고자 했다.이곳을 설계한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이성범, 고영성 소장은 긴 벽 사이에 6cm 직경의 구운 대나무를 일정 간격으로 촘촘히 세워 내부를 가려주면서도 작은 바람 길을 열어주 는 방법을 택했다. 이러한 자연 소재의 입면이 벽의 일부를 채움으로써 새롭게 들어선 낯 선 건물은 한가로운 마을 풍경 속에 녹아들었다. 특히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바뀔 대나무의 색감은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새하얀 스터코 입면에 소소한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집 안 어디에서도 마주할 수 있는 수공간. 낮에는 따스한 햇볕이 수면에 일렁이고, 저녁에는 낮게 깔린 간접등으로 분위기를 돋운다. 필요한 가구만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거실 벽 뒤에 숨겨진 5+1의 공간대부분의 건축주는 주택 계획 시 주거와 외부 공간과의 연결, 그리고 그 활용도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녀 또한 외부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는 설계 방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단 건축가는 대지를 나눠 벽이 아닌 ‘공간’과 ‘유리’로 각각을 구분했다. 먼저 입면의 연장선상에 있는 ‘주출입구 마당’은 주차장 혹은 외부 액티비티 공간으로, 포근하게 조성 된 조경수와 벤치의 ‘안마당’은 이웃과 담소를 나누는 장소가 된다. 앞마당과 후정, 수영장에 면한 ‘주방·식당’은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는 가족을 위해 집의 중심에 두 고, 어디서든 바라볼 수 있는 중정에는 ‘수공간’을, 1층 가장 안쪽에는 ‘침실·거실’을 놓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공간인 3평 남짓의 방은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나타나는 독립적인 실로, 이는 이곳만의 특별한 입면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6개의 공간이 집을 가득 채웠다.제주에 온 지도 벌써 4년 차. 원하는 길을 찾을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준 남편의 따뜻한 배려로 그녀는 진정한 행복을 찾았다. 긴 벽 너머 그곳에서 말이다.2F – 9㎡1F – 79.97㎡폴딩도어를 설치하여 내·외부가 긴밀하게 연계될 수 있게 한 식당과 주방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친환경 수성페인트, 도장 / 바닥 – 포세린 타일 | 욕실 및 주방 타일 ▶ 포세린 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배이스노트 | 주방 가구 ▶ 한샘조명 ▶ 라이마스, 을지로 다음조명 | 계단재·난간 ▶ 철제 계단 + 평철 난간현관문 ▶ 윈센 시스템도어 | 방문 ▶ 자작나무 합판 제작 도어 | 데크재 ▶ 방킬라이 15mm건축가_이성범, 고영성[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이성범은 한양대학교대학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공간건축에서 실무를 쌓았다. 조선대학교 건축과 객원교수로 재직 중이며, BF(Barrier Free)인증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영성은 한양대학교대학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솔토건축을 거쳐 2011년 디자인연구소이엑스에이를 개소했다. 이후 2013년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로 상호를 변경해 현재까지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010-8628-7477, 010-3311-3278 |www.formativearchitects.com취재_김연정| 사진_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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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7
현실과 이상을 감안한 30년 된 작은집 리모델링
요즘이라면 협소주택이라고 불릴 정도로 좁고 작은 집이 하얀색 외관과 모던한 인테리어를 입고 재탄생했다. 아파트 대신 월세 받는 집을 택한 현명한 신혼부부의 고민이 담긴 집이다.원래 붉은 벽돌이던 외관은 완전 교체하기 보다 흰색으로 미장만 칠해 새롭게 분위기를 냈다. 이지훈, 진현정 씨 부부에게 2018년은 참으로 뜻깊은 한해로 기억될 것이다. 올해 1월 결혼을 했고, 연말에는 아이가 태어날 예정이며 이들이 함께할 신혼집 마련까지 모두 같은 해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업무 강도가 높은 직종의 맞벌이 부부인 이들은 출퇴근과 육아를 병행하기 위해 서울에 집을 구해야 했고, 무리해서 아파트를 구입하는 대신 구옥을 사서 리모델링하는 방식을 택했다.BEFORE아직도 흔히 볼 수 있는 80년대 스타일 붉은 벽돌집이었던 이전 모습. 실내 역시 마감재가 오래 되어 교체가 필요했고,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창의 크기도 일부 조정하고 새로 달아야 했다.전체적으로 화이트와 그레이 계열로 꾸민 실내. 우드슬랩 테이블이 공간의 중심을 잡아준다. 물론 이 역시도 대출이 필요했다. 그러나 아파트는 가격이 오른다 하더라도 팔고 나야 결국 수익이 생겨 매달 이자는 월급으로 메워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을 터. 공간 일부를 임대해 발생하는 수익을 대출 이자로 갚고, 부부가 벌어들이는 월급을 저축한다면 생활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한국에서 집을 마련한다는 것이 단순히 거주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 지 오래된 상황에서 이제 함께 발을 내딛는 부부가 찾은 현실과 이상의 타협점이었던 것이다.현관 옆 작은 공간은 세탁기와 건조기, 청소용품과 다림질 도구 등을 보관한다.길게 구성한 주방. 냉장고는 자주 이용하기 때문에 밖으로 빼고, 조리 공간은 빛이 잘 들도록 ‘ㄱ’자 면을 따라 창을 내었다. 발품을 팔아 겨우 찾은 집은 대지면적 20평, 건축면적 9평의 30년 된 작은 구옥이었다. 처음에는 인테리어 업체에 리모델링을 맡기는 것도 고려했지만 법규, 구조, 내부 수도시설 정비까지 거치며 건축가에게 맡기길 잘했다고 건축주는 말한다.오래되고 다루기 까다로운 집의 재탄생을 도와준 이는 스튜디오 GOTT의 오현일 소장. 오 소장은 “여러 가지 조건상 외관에는 큰 변화를 주기 어려워 내부에 충실한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잡았고, ‘우리가 살고 싶어야지 임차인에게도 매력적일 것’이라는 건축주 뜻에 따라 임대 공간까지 실용적이도록 애썼다”고 소회를 밝혔다.TV가 없는 거실 테이블에 마주 앉은 부부와 반려묘 까뮈 / 필요한 가구만 둔 간소한 부부 침실. 침실을 비롯해 실내 면적이 크지 않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큰 펜던트등 대신 매립형 LED 조명과 선을 강조한 간접 조명을 사용했다.계단실은 기존의 골조를 살려 제작되었고, 데드스페이스가 없도록 아래 공간엔 창고와 책장을 짜넣었다. 계단실 도어 하부에는 캣도어를 달아 반려묘 까뮈가 이동하기 편하다. HOUSE PLAN대지위치 ▶ 서울시 성동구 | 대지면적 ▶ 68.40㎡(20.69평)건축면적 ▶ 31.68㎡(9.58평) | 연면적 ▶ 93.18㎡(28.19평)건폐율 ▶ 46.31% | 용적률 ▶ 84.47% | 최고높이 ▶ 10.59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벽 : 연와조, 지붕 : 철근콘크리트 + 샌드위치 패널단열재 ▶ 벽 - 수성연질폼 50mm(내단열) , 압출법보온판 특호 20mm외부마감재 ▶ 외벽 - 기존 적벽돌 위 비닐계 페인트(백색)창호재 ▶ PVC 단열이중창호 | 에너지원 ▶ 도시가스 보일러총공사비 ▶ 1억 120만원 (설계비 및 부가세 미포함)시공 ▶ 어울림 인테리어 이영창설계 ▶ Studio-GOTT 오현일계단 개구부 주변은 난간 대신 삼각형 모양으로 타공된 스테인리스 스틸 판을 배치했다. / 한쪽 면 전체를 거울로 마감해 더욱 넓어 보이는 욕실은 집 규모에 비해서도 꽤 큰 편이다. 타원형 욕조와 비정형의 천장 조명, 삼각형 세면대가 인상적이다.마당이 없는 대신 옥상 정원이 외부 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어닝 아래 나란히 배치한 캠핑 의자, 쌈채소를 심은 선반형 텃밭, 귤나무가 심긴 화분 등이 거주자의 삶을 상상케 한다. 저층부 2세대는 임대를 주고 건축주는 상층부를 쓰기로 했다. 작은 거실과 주방, 세탁실과 침실을 콤팩트하게 배치한 아래층, 서재와 함께 집의 규모에 비해 과감히 투자한 욕실로 채운 위층으로 구성되었다. 욕실은 퇴근 후나 주말에도 업무를 보는 남편을 위한 아내의 특별한 선물이다.그러나 번듯하고 아늑한 공간 뒤에는 녹록지 않았던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어 있다. 아파트에 비해 단독주택은 은행 대출도 잘 나오지 않는 편인 데다 정부 지원정책도 아파트 위주였던 것. 그뿐만 아니라 지적 상황과 현황의 차이에서 오는 이웃과의 갈등, 시공상의 민원 등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이 복병처럼 숨어 있어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다. 이 과정 자체를 일종의 인생 공부라고 여기고 함께 의지하며 헤쳐나간 두 사람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없었다면 집을 완성하기 훨씬 어려웠을 거라 전했다.업무가 많은 남편을 위한 서재. 오디오 장비와 빔 프로젝터를 두어 취미 공간 및 아지트로 쓰인다. 오 소장은 “규모만 두고 보면 작은 프로젝트이지만, 현재의 사회적 상황, 도시재생과 재개발 이슈 등이 얽힌 조건 속에서 개인이 내놓을 수 있는 작은 단위의 개성 있는 해결책으로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였다”고 덧붙였다.건축주 부부 역시 크게 신경 쓸 것이 없는 아파트와 달리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주택은 마냥 낭만적이건 아니라고 보탰다.2F – 26.10㎡ / ATTIC – 21.32㎡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욕실 ⑤방 ⑥세탁실 ⑦계단실 ⑧서재 ⑨옥상 테라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수성페인트, 실크벽지 / 바닥 – 윤현상재 수입타일, 구정마루, KCC 강화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Granite Grosseto |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주방가구 ▶ 건축주 지정 주방가구 | 조명 ▶ 린노, 휴빛조명, 비츠조명 계단재·난간 ▶ 스테인리스 스틸 타공판 3T, 스틸플레이트 난간 8T 현관문 ▶ 갈바 현관문 위 비닐페인트 도장(진회색) 방문 ▶ 예림도어 | 붙박이장 ▶ 현장 제작콘크리트 계단 바닥과 난간벽만 색을 달리해 입체감이 느껴진다. 각 세대의 현관문도 그레이톤으로 통일했다. “집이 크진 않지만 작은 대로 맞춰서 살게 되는 것 같아요. 공간이 협소한 만큼 자연스레 물건을 덜 사게 되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던 남편은 옥상을 꾸민 뒤로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텃밭에 물을 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요.”부부와 반려묘 까뮈, 이제 얼마 안 있으면 태어날 아이까지 품을 보금자리가 보는 관점에 따라 그리 크지 않아 보일 순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으면서 가족의 라이프스타일까지 알뜰히 담은 이 집에, 규모의 크고 작음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해 보인다.건축가_오현일[스튜디오 GOTT]고려대학교와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건축을 수학했다. 유럽의 OMA와 UNStudio에서 실무를 시작하였으며, 현재 Studio GOTT의 대표이자 이화여자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UIA(국제건축가협회) 국제공모전 대상, 미국건축가협회 주관 TOGS 국제공모전 등에서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제주 오조리 주택, 갤러리 주택, 세종 신사재, SD 다세대 주택작업과 HB 상업시설 등의 건축 및 전시작업이 있다.02-2043-9077 | www.studio-gott.com취재_조성일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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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0
평범하지만 흔치 않은 모악호수 쌍둥이집
단순한 외관의 하얀 집. 집의 진가는 가까이 다가갔을 때 온전히 드러난다. 대지 위 꼭 닮은 두 채의 건물 속에서 쌍둥이 남매의 웃음소리가 오늘도 맑게 퍼져나간다.전라북도 완주군 구이면에 자리 잡은 모악호수마을에 은은한 회백색 빛을 품은 단정한 집이 지어졌다. 직장의 이전으로 서울에서 전주로 내려온 젊은 부부는 평소 꿈꾸던 전원생활을 실현하기 위해 17년간 유럽에서 활동한 건축가에게 평범하지만 흔치 않은 집을 요청하였다.건축가는 건축주와 처음 대지를 방문했을 때 주택 단지 남서쪽 끝자락에 자리하고 지대가 높은 곳임을 확인한 후, 주택 2층에서 서측 모악산과 동측 구이저수지를 바라보는 모습을 그렸다.SECTION ③손님방 ④거실 ⑤다이닝룸 ⑧보일러실 ⑪주차장 ⑬드레스룸 ⑭아이 방 ⑰다락 정남향 정원으로 이어지는 주택 전면과 데크 / 이웃과 동측 소로로부터의 프라이버시 확보를 고려해 조경을 배치했다. 주거동과 이의 1/3로 축소된 주차동은 각각 알루미늄 골판, 폴리카보네이트 골판 마감으로 형태와 질감의 일체감을 주었다.건축주 또한 40평대의 소규모 단독주택이지만 단층보다 복층에 대한 로망이 있던 터였다. 지붕이 있는 주차장을 위해 건물은 주거동과 주차동으로 나뉘었고, 건물 배치는 순리대로 이루어졌다. 대지 북측에 접한 막다른 진입도로로 주차동에 들어서면 주거동과의 좁은 사이공간, ‘골목’이 나타난다. 주거동 전면에는 남측과 서측의 경관녹지까지 연속된 정남향의 푸른 정원이 펼쳐진다. 정남향으로 면이 긴 직사각형 모양의 주거동은 넓은 정원을 통해 얻은 채광을 최대로 끌어들이고 있다.HOUSE PLAN대지위치 ▶ 전라북도 완주군대지면적 ▶ 571.70㎡(172.94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 다락건축면적 ▶ 112.03㎡(37.75평) | 연면적 ▶ 157.43㎡(47.62평)건폐율 ▶ 19.60% | 용적률 ▶ 27.53%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8.44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일본 중목구조(프리컷 철물구조)단열재 ▶ 외벽 – 에코필 105mm / 지붕 – 수성연질폼 300mm 발포외부마감재 ▶ 외벽, 지붕 – 알루미늄 골판(회백색 분체도장)창호재 ▶ 삼익 Inoutic 43mm PVC 로이삼중유리(에너지등급 1등급) | 에너지원 ▶ LPG기계·전기·설비·통신 ▶ ㈜태인엠이씨총공사비 ▶ 4억5천만원(설계비, 인테리어, 조경 제외)시공 ▶ 디자인 아프리카설계 ▶ ㈜후소 파트너스(HUSO+Partners)외부 조명으로 집의 선이 더욱 뚜렷하게 살아나는 모악호수 쌍둥이집자연 친화적인 주택을 희망한 건축주의 요구에 따라 내진설계가 적용된 일본 중목(프리컷 공법)을 구조재로 하고, 최근 주택 시공에 주로 사용되는 컬러강판 지붕과 스터코 외벽을 피하고자 알루미늄 골판을 외장재로 선택하였다.목조의 친근함과 골판의 볼륨 있는 질서로 단순하면서도 입체감 있는, 모던하면서도 클래식한 정서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 심플함과 깔끔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붕과 외벽을 회백색으로 도장 처리된 알루미늄 골판으로 일체화하고 재료의 겹침선이 없도록 최대 길이 8.2m의 알루미늄 골판을 원피스(one-piece)로 제작·시공했다.1층 거실에서 즐기는 대나무 숲 다락방과 아이방에는 여닫이 나무 창문이 있어 다이닝룸을 중심으로 소통할 수 있다. 주차장 또한 목구조이면서 야간에 불을 켰을 때 주차동 전체가 하나의 조명기구처럼 보이도록 구조체가 실루엣으로 드러나는 반투명 폴리카보네이트를 외장재로 사용하였고 주거동과 같은 결이 되게끔 폴리카보네이트 골판을 선택했다. 북측 현관을 통해 실내로 들어서서 성문 같은 대형 목재 중문을 열면 자연을 한층 끌어들인 대나무 숲과 마주하게 된다.이 대나무 숲은 모든 실과 소통하게 계획되어 집 안 어디에서든 바라볼 수 있다. 백색 친환경페인트로 도장된 실내 벽, 자작나무 천장, 그리고 노출된 중목기둥들은 서로 조화를 이루며 그 자체로 인테리어 효과를 가진다. 내부 마감이 모두 자작나무 합판으로 된 아이 방은 특별히 지붕 아래 또 다른 박공지붕 모양의 천장을 만들어 공간적 아늑함을 주었다. 각각의 실마다 바닥 레벨 차이를 두거나 천장고의 변화를 통해 공간적 다채로움을 더했다.노출된 중목구조의 원목 기둥과 또 하나의 박공지붕 천장으로 다채로운 2층 공간이 완성되었다. 평상 느낌의 툇마루가 있는 손님방. 바닥을 열어 평상 밑 공간에 수납이 가능하다. / 2층 가족실의 수납 의자에 앉아 창밖 모악산의 풍경을 바라보는 모녀 이 집은 현관 외에는 신발 신을 일이 없다는 것이 특징인데, 특히 화장실이 있는 욕실은 단차 없이 건식 바닥으로 시공되어 거실처럼 맨발 출입이 가능하고, 바닥 난방이 들어와 또 하나의 확장된 거실이 된다. 또한 방 창문마다 커튼 대신 미닫이 덧문을 달아 채광을 조절할 수 있어 관리가 용이하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강남제비스코 프리미엄 친환경 도장, 자작 합판 / 천장 – 자작 합판 / 바닥 – LG하우시스 강마루, 에폭시 도장, 포세린 타일욕실 및 주방 타일 ▶ 국제 포세린 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바인도기주방 가구 ▶ 한샘 + 현장 제작 | 조명 ▶ 태광조명붙박이장 및 가구 ▶ 현장 제작 | 계단재·난간 ▶ 자작 합판 + 평철 난간(백색 분체 도장)데크재 ▶ 합성목재 | 현관문 ▶ 대성 방화단열도어중문 ▶ 자작 합판 현장 제작 | 방문 ▶ 영림도어1F – 69.35㎡ / 2F - 57.14㎡ PLAN ①현관 ②욕실 ③손님방 ④거실 ⑤다이닝룸 ⑥주방 ⑦다용도실 ⑧보일러실 ⑨데크 ⑩정원 ⑪주차장 ⑫안방 ⑬드레스룸 ⑭아이 방 ⑮가족실 ⑯베란다 ⑰다락아늑한 아이방은 박공지붕 모양의 천장과 자작나무 합판 마감으로 동화 속 오두막을 떠올리게 한다. 침실과 복도, 드레스룸의 레벨 차이로 공간을 구분하고, 특히 침실은 원목 기둥을 일렬로 배열하여 채광 조절과 시선 차단 효과를 주었다.DETAIL 두 개의 닮은 건물동으로 계획되어 집 이름으로 ‘쌍둥이집’이 어떨까 했었는데, 설계 진행 중 건축주의 쌍둥이 임신 소식이 전해지면서 자연스레 이 집은 ‘모악호수 쌍둥이집’으로 불리게 되었다. 주거동과 주차동의 사이 공간을 통해 생겨난 ‘골목’은 앞으로 우리들의 오랜 추억을 간직할 곳이 되어줄 것이다. 넓은 정원과 골목 사이에서 신나게 뛰어놀 쌍둥이 남매를 상상하면 저절로 미소가 머금어진다. <글_ 현철우 >건축가_현철우[㈜후소 파트너스]오스트리아 빈 국립공대(TU WIEN)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유럽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져아키텍텐(Moserarchitekten)과 로렌츠 아틀리에스(Lorenz Ateliers)에서 실무를 익혔다. 현재 스위스건축사협회(SIA)등록 건축사이며, ㈜후소 파트너스(HUSO+Partners) 대표와 경남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051-808-3313 | www.huso.at취재_김연정 | 사진_윤준환ⓒ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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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0
지하층 채광과 환기를 해결하는 썬큰 활용법
아무리 환한 조명도 자연광에 비할 수 없고, 강제 환기장치도 자연 환기 와는 결이 다르다. 소위 ‘드라이 에어리어(Dry Area)’라고도 하는 썬큰을 그냥 비워두지 않고 다양하게 활용한 사례를 모았다.지하실 한가운데에 썬큰 공간을 두어 작은 정원을 꾸몄다. 건축주의 목공예 작품이 곳곳에 놓여 전시 공간의 역할도 겸한다.유하우스모든 실에 빛이 환히 들도록 목련 꽃잎을 형상화한 주택. 지하로 내려가는 통로를 내면서 계단식 조경과 함께 자연스레 썬큰을 내었다.GIP도심 속 주택이라면 지하에 썬큰 마당을 만들고 지상엔 생울타리로 둘러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방법도 있다.세담건축사사무소아치창과 인더스트리얼 스타일 인테리어로 꾸민 지하층은 썬큰 덕분에 음습하지 않고 따뜻한 공간으로 완성되었다.스페이스목금토건축사사무소 ©이남선TIP | 지하 썬큰 공간, 이것만은 알고 준비하세요▶ 지하층은 연면적에는 들어가지만 용적률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건폐율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는 대지 내에 지하를 만들고 썬큰을 낼 수 있지만, 그만큼 지상 마당 면적이 줄어드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지하층은 터파기나 골조공사 등 지상층보다 공사비용이 약 30% 더 소요된다. 대지가 암반 지역은 아닌지, 물이 많지는 않은지 등 사전 조사 후 득과 실을 비교해 진행해야 한다.▶ 지하층 거실 바닥면적이 50m2 이상이라면 직통 계단 외에 피난층 또는 지상으로 통하는 비상 탈출구 및 환기통을 설치해야 한다. 직통 계단이 2개 이상이라면 하지 않아도 된다.건물 중심부의 보이드는 중정이면서 지하에서는 썬큰 역할을 한다. 마당과 건물을 연결하는 브리지가 이 공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스튜디오 꾸씨노 ©이재성당구실, 홈바, A/V룸으로 쓰는 남편의 지하 취미 공간. 어두운 조명이 제법 어울리는 곳이지만, 썬큰은 환기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리슈건축 ©임재철사우나 시설과 욕실과 면해 마련한 썬큰에 미니 정원과 함께 입욕 시설을 두었다. 마 치 리조트에 온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SG건설구성_조성일 | 사진_주택문화사DBⓒ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5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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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0
작은 행복이 소복이 쌓이는 세종 소복소복 하우스
‘기본’에 충실해 더욱 든든한 목조주택. 이곳에서 가족의 새로운 일상엔 매일 소소한 기쁨이 따스하게 스민다.해가 잘 드는 마당을 향해 열린 ‘ㄱ’자로 앉힌 집. 데크 공간은 외장재 컬러를 달리해 포인트를 주었다.마당에서 배드민턴을 치며 즐거운 휴일을 보내고 있는 가족의 모습 우연히 ‘소하건축사사무소’를 만난 건축주 이기풍, 이잔디 씨 부부는 심플하면서도 전형적이지 않은 주택 포트폴리오가 참 좋았고, 그길로 건축가와 연을 맺었다. 그리고 남은 건 적당한 시공사를 찾는 일. 마음에 드는 집의 주인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 사전 조사까지 꼼꼼하게 마친 부부는 ‘HNH건설’과의 첫 미팅 자리에서 계약을 확정했다. 선배 건축주의 생생한 후기도 결정적이었지만 HNH건설 김대영 대표의 진심 어린 태도 또한 믿음직스러웠다는 후문. 세종시 소복소복 하우스는 집짓기의 모든 과정을 블로그에 기록할 만큼 애정이 남달랐던 건축주와 설계자, 시공자의 소통과 합이 이루어낸 근사한 삼중주다.SECTION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식당 ⑩창고 ⑪데크 ⑮서재 ⑯안방 ⑰아이방 주차장 블록 시공부터 조경까지 모두 건축주 이기풍 씨가 손수 작업했다. / 창을 최소화해 프라이버시를 확보한 주택 측면 기본과 원칙만 잘 지켜도 튼튼하고 좋은 집을 지을 수 있지만, 이는 많은 건축 현장에서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곤 한다. 소하건축사사무소 최성호 소장, HNH건설 김대영 대표는 ㈔한국목조건축협회에서 시행하는 ‘5-STAR 인증제도’의 인증 위원이기도 하다. 5-STAR 인증제도란 목조주택 시공의 전 과정을 8개 항목 69개 검사 절차를 통해 검증하는 감리제도. 소복소복 하우스는 목구조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설계 도면을 토대로, 원칙에 입각한 시공이 철저하게 이루어진 목조주택 건축의 정석인 셈이다.HOUSE PLAN대지위치 ▶ 세종특별자치시 고운동 │ 대지면적 ▶ 323㎡(97.71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101㎡(30.55평) │ 연면적 ▶ 168.55㎡(50.99평)건폐율 ▶ 31.27% │ 용적률 ▶ 52.18%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8.74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경량목구조 외벽 : 2×6 구조목, 내벽 : S.P.F 구조목 / 지붕 - 2×10 구조목 |단열재 ▶ 그라스울 25K(에너지세이버)외부마감재 ▶ 외벽 – 케뮤 세라믹사이딩, 이낙스 호소와리보더, 루나우드 / 지붕 - 컬러강판 창호재 ▶ 알파칸 70mm PVC 3중유리 시스템창호(에너지등급 1등급)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 │ 에너지원 ▶ 도시가스조경석 ▶ 데카스톤(주차장) │ 조경 ▶ 건축주 직영 │ 구조설계 ▶ 위너스BDG설계 ▶ 소하건축사사무소 www.sohaa.co.kr시공 ▶ HNH건설 1522-3723 https://cafe.naver.com/withhnh현관을 지나 복도 끝 주방을 향해 바라본 모습 / 계단 아래 아지트 같은 미니 드레스룸 벽면 가득 자작나무로 책장을 짜 넣은 다실 내부 현관 앞 바로 이어지는 세면대와 세탁실, 화장실 “전체 공사 금액 견적을 받고 계약하는 기존의 ‘턴키 방식(일괄수주계약)’이 아닌 ‘실비 정산 시스템’인 점도 좋았어요. 자재 변경도 자유롭고, 들어간 비용만큼 집의 품질이 높아지는 방식이라 합리적이고 투명한 예산 운용이 가능했거든요.”건축주 이기풍 씨는 봉투에 잘 정리된 영수증을 처음 받았을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전했다.POINT 1 - 탄탄한 기초 공사벽체가 서는 기초의 수평을 완벽하게 맞추기 위해 두 개의 레이저를 동시에 가동하여 레벨을 세심하게 체크하고, 부족한 부분은 그라인더로 다듬어 오차를 최소화했다.POINT 2 - 기본에 충실한 골조안전하고 튼튼한 집을 위해 원칙 엄수는 기본. 골조 간격을 철저하게 지키고, 하중이 집중된 부분에 공학목재와 보강철물을 정확하게 적용하여 구조적으로 안전을 기했다.오픈 천장으로 시원한 공간감을 자랑하는 1층 거실. 적절한 위치의 개구부와 실 배치로 가족의 소통을 위한 열린 공간을 완성했다.주방 및 식당에서 계단실을 향해 바라본 모습. 1층 아늑한 평상에는 형 준서가, 계단참의 오픈 서재에는 동생 준후가 책을 읽고 있다. 1층 평상 아래에는 수납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렇게 완성된 집은 ‘ㄱ’자 형태로 마당을 감싸 앉는다. 하자를 최소화하고 관리의 수고를 덜기 위해 경사지붕의 단순한 형태로 디자인하고, 외장재 역시 오염이 적은 세라믹 사이딩과 타일을 선택했다.집 안으로 들어서면 복도 끝에 주방이 자리하고, 싱크대 앞에 서면 창 너머로 다실, 거실과 오픈 서재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외출 후 동선을 고려하여 현관에서 욕실, 세탁실, 계단실 아래 드레스룸을 이어지게 배치하고, 독서를 즐기는 가족을 위한 공간도 잊지 않았다. 계단참을 활용한 중층 개념의 오픈 서재, 벽면에 책장이 가득한 다실, 오픈 서재 아래 평상, 2층 복도의 창가 벤치 등 집 안 곳곳에서 가족은 매일 나만의 꿈을 키운다.집 안의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주방은 다용도실을 과감하게 없애고 간소하게 구성했다.폴딩도어를 여닫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데크 공간. 평소 건축주 부부가 차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2F – 67.55㎡ / 1F – 101㎡ PLAN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식당 ⑤복도 ⑥화장실 ⑦다실 ⑧세면실 ⑨세탁실 ⑩창고 ⑪데크 ⑫마당 ⑬드레스룸 ⑭파우더룸 ⑮서재 ⑯안방 ⑰아이방아이와 부모가 자유롭게 소통하고 사계절 변화를 느낄 수 있기를 원했던 건축주 부부의 바람을 담아, 집은 수직·수평 모두 열린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다실-거실-데크 공간-마당’으로 이어지는 수평적 연결에서 지붕과 폴딩도어가 있는 데크는 주택 내·외부를 잇는 핵심 공간. 필요에 따라 거실을 확장한 실내 공간이, 마당을 확장한 야외 공간이 되기도 한다. 수직으로는 계단참의 서재가 공용공간 중심의 1층과 사적 공간 중심의 2층을 매개하는 역할을 하며, 시원하게 열린 거실에 공간적 재미를 더한다.1층과 중층 서재, 2층까지 공간의 수직적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시각적으로 확장되는 효과를 낸다. 2층의 긴 복도에는 원래 있던 가구의 사이즈에 맞추어 창가 벤치를 계획했다. 복도 끝에는 안방이 자리한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LG하우시스 벽지 / 바닥 – LG하우시스 강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영세라믹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 리바트키친 3100G 루가노 │ 조명 ▶ 공간조명계단재·난간 ▶ 자작나무 + 평철난간 │ 현관문 ▶ 성우 스타게이트 단열도어중문 ▶ 영림임업 도어 + 망입유리 │ 방문 ▶ 영림임업 ABS도어데크재 ▶ 고흥석 버닝처리안방 역시 화이트 컬러와 자작나무가 조화를 이룬 인테리어 콘셉트를 그대로 적용해 편안하게 연출했다. / 높은 박공지붕 천장의 아이방. 건축주 부부가 직접 디자인, 제작한 벙커 침대가 놓였다.“준서·준후도, 동네 아이들도 제집 드나들 듯 자연스럽게 이웃집을 오가요. 어른보다 아이들 적응 속도가 훨씬 빠르더라고요.”마침 마당에 모인 아이들은 이름 모를 새 한 마리를 발견하곤 신이 나 있었다. 순진무구한 환호성에 부부의 얼굴에도 흐뭇한 미소가 서린다. 답답한 아파트 대신 마당 있는 집에서 유년 시절의 즐거운 기억을 선물해주고 싶었다던 두 사람의 소망이 이제 막 실현되고 있다.* 소복소복 하우스 건축일기https://blog.naver.com/love2u0취재_조고은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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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0
지형 레벨에 맞춰 6개 외부 공간을 풀어낸 벽돌집
김포 한강신도시 끝자락 낮은 언덕에 자리 잡은 집 한 채. 꿈을 쌓아 올려 완성한 벽돌집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족을 행복하게 한다.©류인근주택 생활은 오성수 씨의 오랜 꿈이었다. 어릴 적 뛰놀던 좁은 골목길, 이웃들과 어울리던 작은 마당. 언젠가 두 아이에게도 이런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누리게 해주고 싶었다. 때문에 신혼 초 아담한 아파트를 제외하곤 집을 사는 것조차 차일피일해온 그였다.SECTION 1. 주차장 / 2. 작업실 / 3. 작업실 뒷마당 / 4. 안마당 / 5. 포치 / 6. 현관 / 7. 거실 / 8. 주방 및 식당 / 9. 화장실 / 10. 서재 / 11. 주방 뒷마당 / 12. 계단실 / 13. 침실 / 14. 드레스룸 / 15. 욕실 / 16. 가족실 / 17. 테라스 / 18. 잔디마당 / 19. 옥상 테라스 / 20. 다락 주택의 정면. 주차장 쪽 가늘게 보이는 디자인 기둥은 매스가 떠 있는 느낌을 강조해준다 잔디마당에서 바라본 건물. 작은 신전과 같은 분위기가 신비롭다. 늘 바랐지만, 집짓기의 시작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네 식구에게 적당한 땅을 찾는 것도, 아이들의 통학과 교육 문제 등으로 반대하는 아내를 설득하는 것도 그가 떠안은 숙제였다. 그러다 한참 만에 한 대지와 마주했다.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아내가 걱정하던 부분까지 말끔히 해결해준 고마운 곳이었다. 이후 지인의 소개를 받아 건축가를 만났고 지난해 11월, 그토록 고대하던 내 집을 완성했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김포시 │ 대지면적 ▶ 446㎡(134.91평)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 다락건축면적 ▶ 88.65㎡(26.81평) │ 연면적 ▶ 200.36㎡(60.61평)건폐율 ▶ 19.88% │ 용적률 ▶ 36.57%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9.39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비드법보온판 2종1호외부마감재 ▶ 외벽 저층부 – 콘크리트벽돌(두라스택 S390 베이직그레이) / 외벽 상층부, 지붕 – 점토벽돌(삼한C1 고토미S)담장재 ▶ 노출콘크리트, 스틸파이프 │ 창호재 ▶ 이건 알루미늄창호 (투명로이 3중유리)전기·기계·설비 ▶ 정연엔지니어링 │ 토목 ▶ 한터이엔씨구조설계(내진) ▶ 용우엔지니어링 │ 시공 ▶ 건축주(오성수) + 티에스건설(유원상)설계·조경 ▶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계단을 올라 집과 안마당으로 이어진다. ©류인근 서로 다른 레벨과 바닥 마감을 가진 잔디마당과 안마당“지금은 4층까지로 변경되었는데, 설계 당시 2층 이하 층수 및 건폐율 제한으로 원했던 바를 모두 담아내기엔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밖으로는 그리 화려하지 않아도 되니 내실 있는 집을 만들어 달라 부탁드렸죠.”설계는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에서 맡았다. 신현보 소장은 “가족이 요구사항과 제약적인 부분을 신중히 검토하고 적극적인 외부 공간을 계획함으로써 법규로 인한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노출 천장으로 단순하게 마감한 거실. 큰 창을 통해 바깥의 마당과 하나의 공간이 된다. 상부장 없이 깔끔한 주방 SPACE POINT20% 내부, 80% 외부 공간수도권 외곽 민간개발 교외 주택지는 주로 임야를 개발해 조성된다. 원활한 분양과 적절한 가격 형성을 위해 보통 100~200평 사이 규모로 분할한다. 이런 필지들은 법적으로 보전관리지역이나 녹지지역인 경우가 많아 대개 20% 건폐율 제한을 받는다. 즉, 대지의 크기를 따져보면 20~40평 정도의 건축면적을 갖게 되는 셈이다. 얼핏 생각하면 별로 좁지 않을 것 같지만, 아파트를 벗어나 주택에서 꿈꾸는 개방감과 자연과의 교류, 특별한 취미실, 창고 등을 고려했을 땐 상상 이상 높은 밀도의 공간일 수밖에 없다. 이 집 역시 밀도 높은 20% 내부 공간과 남겨진 80%의 외부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건물을 놓고 외부 공간을 여러 개로 나눠, 배치하고 남는 공간이 아닌 의도적 분할로 각각 고유한 성격을 갖게 했다. 제일 아래 진입공간부터 가장 위쪽 옥상정원까지, 서로 다른 크기와 둘러싸임, 위계를 가진 6개의 외부 공간이 만들어졌다.1. 진입마당넓은 폭의 계단과 벽과 같은 느낌의 대문이 있는 담장, 상부에 떠 있는 매스에 의해 완성된 진입마당. 대문을 밀고 들어가면 계단을 따라 현관 앞 포치까지 이어진다.2. 안마당진입 계단, 인접 대지, 잔디 마당과 단차를 이루면서 주 생활공간인 거실 및 주방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주 외장재를 연장해 벽돌 포장한 바닥은 다양한 야외 활동을 가능케 한다.3. 잔디마당안마당의 벽돌 포장과 대비되는 잔디와 나무, 펜스로 마감했다. 2층 가족실과 기단 위 테라스를 통해 이어지도록 하고, 이는 건물과 외부 사이 배경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4. 주방뒷마당 대지의 북측에 위치한 주방과 맞닿은 1층 뒷마당은 보조주방으로 기능하면서 잔디마당에서 출입할 수 있는 지름길로도 사용된다.5. 작업실 뒷마당 작업실과 연계된 지하 뒷마당은 실외기, 가스, 정화조 등 각종 설비 장치가 모이고 시작되는 곳이자 작업실의 채광과 환기를 함께 담당한다.6. 옥상 테라스 다락에서 이어지는, 유일하게 집 안에서 접근하는 외부 공간이다. 건물을 둘러싼 외부 공간과 달리 동선의 끝자락에서 온전한 휴식의 장소가 된다.계단실과 현관. 현관 옆으로 따뜻한 볕 아래 걸터앉을 수 있는 창턱을 두었다. 1층 서재의 모습 ©류인근 외장재는 건축가와의 긴 논의 끝에 지층은 노출콘크리트면과 시멘트벽돌을, 1층부터 지붕까지는 붉은 점토벽돌을 택했다. 무표정한 느낌의 진입층과는 대조적으로, 주생활공간인 상부는 밝고 경쾌한 느낌과 진중한 무게감을 동시에 갖게 하기 위함이었다. 결과적으로 붉은 벽돌의 묵직한 건물은 대지 가운데 떠 있는 듯한 형상을 띠게 되었다. ‘비행선’을 뜻하는 집의 이름 ‘제플린(Zeppelin)’도 무거운 건물의 덩어리가 긴장감 있게 들린 모습에서 따온 것이다.PLAN1. 주차장 / 2. 작업실 / 3. 작업실 뒷마당 / 4. 안마당 / 5. 포치 / 6. 현관 / 7. 거실 / 8. 주방 및 식당 / 9. 화장실 / 10. 서재 / 11. 주방 뒷마당 / 12. 계단실 / 13. 침실 / 14. 드레스룸 / 15. 욕실 / 16. 가족실 / 17. 테라스 / 18. 잔디마당 / 19. 옥상 테라스 / 20. 다락 2층의 복도는 폭을 넓혀 가족실의 역할을 하도록 하였다. 우측에는 아이들의 방과 다락으로 오르는 계단을 나란히 배치했다. ©류인근 다락은 2층의 가족실과 시각적으로 통한다. 이곳에서 옥상 테라스와도 연결된다. ©류인근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페인트(벤자민무어 친환경 도장) / 바닥 – 포세린 타일(한브라벳 수입타일), 원목마루(삼익산업 Parky Lounge)욕실 및 주방 타일 ▶ 포세린 타일(한브라벳 수입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 제작(bins70)조명 ▶ 모던라이팅 | 계단재·난간 ▶ 원목마루(삼익산업 Parky Lounge) 합판 제작 난간현관문 ▶ 금만기업 베네판도어 | 방문 ▶ 제작 도어(벤자민무어 페인트 도장)마당 벽돌 포장 ▶ 점토벽돌(삼한C1 유럽수퍼토담)드레스룸과 욕실까지 적재적소에 둔 높은 천장고의 안방. 사적인 공간의 2층은 1층과 달리 화이트 컬러 도장과 나무 바닥재로 마감했다. (12 ©류인근) 주택으로 이사 온 후 웃을 일이 많아진 가족의 단란한 모습 내부는 마감재로 공유 공간과 사적 공간을 철저히 구분했다. 거실과 주방, 서재가 자리한 1층은 노출콘크리트 천장에 이를 또렷이 반사하는 유광 포세린 타일 바닥, 백색 벽체로 마감해 가족의 온기로 따뜻함이 채워질 수 있도록 하고, 침실과 가족실이 있는 2층은 짙은 원목마루를 놓아 여유와 차분함이 그대로 밴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다.눈이 내려도, 비가 와도, 햇살에 눈 부셔도 좋은 마당의 풍경. 지극히 당연했던 창밖 모습도 이곳에선 괜스레 달리 보인다. 그저 마음 깊숙이 묻어두었던 아빠의 꿈, 주택 생활이 이젠 가족 모두가 함께 누리는 즐거운 일상이 되었다.건축가_신현보, 류인근, 김도란[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div class="pretip_frm" id="GXa4" style='margin: 40px 0px 36px; padding: 14px 14px 13px; border: 1px solid rgb(229, 229, 229); color: rgb(51, 51, 51); text-transform: none; line-height: 1.68; text-indent: 0px; letter-spacing: normal; overflow: hidden; font-family: "Noto Sans light", "Malgun gothic", "맑은 고딕", AppleSDGothicNeo-Light, sans-serif-light, serif; font-size: 17px; font-style: normal; font-weight: 400; word-spacing: 0px; white-space: normal; orphans: 2; widows: 2;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 font-variant-ligatures: normal; font-variant-caps: n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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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3
비 오는 날, 제주 친봉산장에서의 하루
그가 만든 아이리시 커피 한잔이면 쌀쌀한 바람에 움츠렸던 몸도, 마음도 어느새 훈훈한 온기가 돈다. 제주 송당마을, 무심한 듯 다정한 산장지기의 초대.장대비가 무섭게 쏟아지는 날이었다. 보통이라면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집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을 그런 날씨. 하지만 목적지가 ‘친봉산장’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흐린 하늘과 빗줄기가 오히려 정취를 더하는 곳. 제주 구좌읍 송당마을, 돌담 사이 이어진 골목 안 커다란 산장 한 채가 어슴푸레 불을 밝혀 손님을 맞았다.깊은 산속은 아니지만 이보다 더 산장다운 곳도 없으리란 생각이 절로 드는 곳이다. 나무문을 밀고 들어가자 초에 불을 붙이던 산장지기가 눈인사를 건넨다. 김현철 씨가 하던 일을 접고 제주도로 내려온 건 3년 전. 화려한 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더는 없었고, 반복되는 일에도 지쳐 갔다.비에 젖은 외벽과 바닥, 풀과 나무가 오히려 운치 있게 느껴지는 친봉산장 전경 맑은 날에는 야외 공간에 둘러앉아 캠핑을 즐길 수 있다. / 산장지기 현철 씨와 친봉산장의 마스코트 래미 그림은 손님들의 선물 자연 가까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자 제주행을 택했다. 10년 이상의 캠핑 경력에, 산과 계곡을 좋아하는 그는 중산간 지대인 이곳 송당마을에 자리 잡았다. 처음 6개월은 오랜 로망을 펼칠 공간을 찾아, 또다시 6개월은 산장을 고치느라 쉬는 날도 없이 고군분투했다.서부영화 속 근사한 통나무집을 떠올리게 하는 친봉산장은 50년도 더 된 건물이다. 마구간으로 쓰던 곳인데, 내부 철거에만 꼬박 한 달이 걸렸다. 기초를 새로 다지고 바닥을 깔고 화장실 배관공사까지, 전기공사처럼 전문기술자가 필요한 부분이 아니면 웬만한 건 직접 해결했다.나무를 깎으며 시간을 보내는 현철 씨 곁에는 늘 래미가 함께한다. 나지막한 천장의 다락은 현철 씨가 실제 생활하던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펼쳐지는 친봉산장의 내부. 거친 나무 질감과 빈티지한 가구와 소품 등이 어우러져 서부영화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온 듯하다.오름이 많은 송당마을은 말을 방목해서 키우던 곳이라 먹이로 쓰던 억새가 많다. 이를 엮어 의자, 테이블로 만들어 놓았는데, 인더스트리얼 소품들과도 멋스럽게 어우러진다. / 친봉산장은 사슴을 테마로 한 공간이기도 하다. 사슴 장식과 직접 만든 사슴뿔 공예품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공구에 손가락이 끼여 절단되는 부상도 겪었다. 심각한 표정으로 손가락의 안부를 묻자, 그는 멀쩡해진 손을 펴 보이며 “이런 에피소드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호탕하게 웃는다.원래는 뒷마당에 있던 세 그루의 큰 나무에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보며 구상해두었던 트리하우스도 만들 생각이었다. 비록 공사 중 찾아온 태풍 때문에 없던 일이 되었지만, 지금의 모습으로도 충분히 친봉산장은 <톰 소여의 모험>에 등장할 법한 공간이다. 7년간의 연구 끝에 손수 만든 벽난로에선 장작이 붉게 타오르고, 그가 수집해온 빈티지 의자와 테이블, 바이크, 기타, 캠핑용품 등이 곳곳에 자리한다.한쪽 벽에 전시된 기타들과 빈티지 바이크 오랜 독학 끝에 만든 벽난로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공간이에요. 제가 사는 집이라 생각하며 만들었고, 산장을 찾아주는 분들도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은 기분을 느꼈으면 했죠. 실제로 1년 반 동안은 제가 이곳 다락에서 잠을 자며 살기도 했고요.”친봉산장은 산장지기 현철 씨와 반려견 래미가 연중무휴 자리를 지킨다. 커피 메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직접 배워와 내리는 아이리시 커피, 단 하나다. 그 외에는 한라봉 주스, 다양한 맥주 등을 판매한다. 바비큐나 가칭 ‘가가멜 스튜’ 같은 식사 메뉴도 준비 중이라고. 물은 서비스하는 대신 생수로 판매하는데, 1년간 모인 수익금은 5살 유기견으로 처음 만났던 래미의 생일날, 유기견 단체에 기부하고 있다.아이리시 커피를 만드는 현철 씨. 달콤한 크림 뒤로 어우러지는 커피와 위스키 향이 일품이다. 사슴뿔로 핸들을 만든 커트러리들 / 뒷마당을 향한 문을 열면 싱그러운 초록이 쏟아져 들어온다. 한쪽 마당에 있는 별채 창고와 친봉산장 너머로 푸른 제주 풍경이 펼쳐진다.현철 씨에겐 제주도에 와서 생긴 변화가 두 가지 있다. 어떤 거짓말도 할 일이 없게 된 것, 그리고 거울을 잘 안 보게 된 것.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고 그저 나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제주의 삶은 도시의 것과는 참 다르다.그는 언젠가 커다란 산 하나를 온전히 지키는 진짜 산장지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창틈으로 새는 비를 막을 생각도 없이, 무심하게 받쳐둔 양철 그릇에 떨어지는 빗방울조차 감미로운 풍경이 되는 곳. 비가 개고 난 밤이면 자욱한 비안개 사이로 친봉산장 마당의 모닥불이, 벽난로 굴뚝의 연기가 느긋하게 피어오를 것이다.*친봉산장_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중산간동로 2281-3 인스타그램 @jeju_deerlodge취재_조고은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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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3
작은 행복이 소복이 쌓이는 세종 소복소복 하우스
‘기본’에 충실해 더욱 든든한 목조주택. 이곳에서 가족의 새로운 일상엔 매일 소소한 기쁨이 따스하게 스민다.해가 잘 드는 마당을 향해 열린 ‘ㄱ’자로 앉힌 집. 데크 공간은 외장재 컬러를 달리해 포인트를 주었다.마당에서 배드민턴을 치며 즐거운 휴일을 보내고 있는 가족의 모습 우연히 ‘소하건축사사무소’를 만난 건축주 이기풍, 이잔디 씨 부부는 심플하면서도 전형적이지 않은 주택 포트폴리오가 참 좋았고, 그길로 건축가와 연을 맺었다. 그리고 남은 건 적당한 시공사를 찾는 일. 마음에 드는 집의 주인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 사전 조사까지 꼼꼼하게 마친 부부는 ‘HNH건설’과의 첫 미팅 자리에서 계약을 확정했다. 선배 건축주의 생생한 후기도 결정적이었지만 HNH건설 김대영 대표의 진심 어린 태도 또한 믿음직스러웠다는 후문. 세종시 소복소복 하우스는 집짓기의 모든 과정을 블로그에 기록할 만큼 애정이 남달랐던 건축주와 설계자, 시공자의 소통과 합이 이루어낸 근사한 삼중주다.SECTION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식당 ⑩창고 ⑪데크 ⑮서재 ⑯안방 ⑰아이방 주차장 블록 시공부터 조경까지 모두 건축주 이기풍 씨가 손수 작업했다. / 창을 최소화해 프라이버시를 확보한 주택 측면 기본과 원칙만 잘 지켜도 튼튼하고 좋은 집을 지을 수 있지만, 이는 많은 건축 현장에서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곤 한다. 소하건축사사무소 최성호 소장, HNH건설 김대영 대표는 ㈔한국목조건축협회에서 시행하는 ‘5-STAR 인증제도’의 인증 위원이기도 하다. 5-STAR 인증제도란 목조주택 시공의 전 과정을 8개 항목 69개 검사 절차를 통해 검증하는 감리제도. 소복소복 하우스는 목구조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설계 도면을 토대로, 원칙에 입각한 시공이 철저하게 이루어진 목조주택 건축의 정석인 셈이다.HOUSE PLAN대지위치 ▶ 세종특별자치시 고운동 │ 대지면적 ▶ 323㎡(97.71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101㎡(30.55평) │ 연면적 ▶ 168.55㎡(50.99평)건폐율 ▶ 31.27% │ 용적률 ▶ 52.18%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8.74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경량목구조 외벽 : 2×6 구조목, 내벽 : S.P.F 구조목 / 지붕 - 2×10 구조목 |단열재 ▶ 그라스울 25K(에너지세이버)외부마감재 ▶ 외벽 – 케뮤 세라믹사이딩, 이낙스 호소와리보더, 루나우드 / 지붕 - 컬러강판 창호재 ▶ 알파칸 70mm PVC 3중유리 시스템창호(에너지등급 1등급)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 │ 에너지원 ▶ 도시가스조경석 ▶ 데카스톤(주차장) │ 조경 ▶ 건축주 직영 │ 구조설계 ▶ 위너스BDG설계 ▶ 소하건축사사무소 www.sohaa.co.kr시공 ▶ HNH건설 1522-3723 https://cafe.naver.com/withhnh현관을 지나 복도 끝 주방을 향해 바라본 모습 / 계단 아래 아지트 같은 미니 드레스룸 벽면 가득 자작나무로 책장을 짜 넣은 다실 내부 현관 앞 바로 이어지는 세면대와 세탁실, 화장실 “전체 공사 금액 견적을 받고 계약하는 기존의 ‘턴키 방식(일괄수주계약)’이 아닌 ‘실비 정산 시스템’인 점도 좋았어요. 자재 변경도 자유롭고, 들어간 비용만큼 집의 품질이 높아지는 방식이라 합리적이고 투명한 예산 운용이 가능했거든요.”건축주 이기풍 씨는 봉투에 잘 정리된 영수증을 처음 받았을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전했다.POINT 1 - 탄탄한 기초 공사벽체가 서는 기초의 수평을 완벽하게 맞추기 위해 두 개의 레이저를 동시에 가동하여 레벨을 세심하게 체크하고, 부족한 부분은 그라인더로 다듬어 오차를 최소화했다.POINT 2 - 기본에 충실한 골조안전하고 튼튼한 집을 위해 원칙 엄수는 기본. 골조 간격을 철저하게 지키고, 하중이 집중된 부분에 공학목재와 보강철물을 정확하게 적용하여 구조적으로 안전을 기했다.오픈 천장으로 시원한 공간감을 자랑하는 1층 거실. 적절한 위치의 개구부와 실 배치로 가족의 소통을 위한 열린 공간을 완성했다.주방 및 식당에서 계단실을 향해 바라본 모습. 1층 아늑한 평상에는 형 준서가, 계단참의 오픈 서재에는 동생 준후가 책을 읽고 있다. 1층 평상 아래에는 수납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렇게 완성된 집은 ‘ㄱ’자 형태로 마당을 감싸 앉는다. 하자를 최소화하고 관리의 수고를 덜기 위해 경사지붕의 단순한 형태로 디자인하고, 외장재 역시 오염이 적은 세라믹 사이딩과 타일을 선택했다.집 안으로 들어서면 복도 끝에 주방이 자리하고, 싱크대 앞에 서면 창 너머로 다실, 거실과 오픈 서재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외출 후 동선을 고려하여 현관에서 욕실, 세탁실, 계단실 아래 드레스룸을 이어지게 배치하고, 독서를 즐기는 가족을 위한 공간도 잊지 않았다. 계단참을 활용한 중층 개념의 오픈 서재, 벽면에 책장이 가득한 다실, 오픈 서재 아래 평상, 2층 복도의 창가 벤치 등 집 안 곳곳에서 가족은 매일 나만의 꿈을 키운다.집 안의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주방은 다용도실을 과감하게 없애고 간소하게 구성했다.폴딩도어를 여닫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데크 공간. 평소 건축주 부부가 차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2F – 67.55㎡ / 1F – 101㎡ PLAN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식당 ⑤복도 ⑥화장실 ⑦다실 ⑧세면실 ⑨세탁실 ⑩창고 ⑪데크 ⑫마당 ⑬드레스룸 ⑭파우더룸 ⑮서재 ⑯안방 ⑰아이방아이와 부모가 자유롭게 소통하고 사계절 변화를 느낄 수 있기를 원했던 건축주 부부의 바람을 담아, 집은 수직·수평 모두 열린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다실-거실-데크 공간-마당’으로 이어지는 수평적 연결에서 지붕과 폴딩도어가 있는 데크는 주택 내·외부를 잇는 핵심 공간. 필요에 따라 거실을 확장한 실내 공간이, 마당을 확장한 야외 공간이 되기도 한다. 수직으로는 계단참의 서재가 공용공간 중심의 1층과 사적 공간 중심의 2층을 매개하는 역할을 하며, 시원하게 열린 거실에 공간적 재미를 더한다.1층과 중층 서재, 2층까지 공간의 수직적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시각적으로 확장되는 효과를 낸다. 2층의 긴 복도에는 원래 있던 가구의 사이즈에 맞추어 창가 벤치를 계획했다. 복도 끝에는 안방이 자리한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LG하우시스 벽지 / 바닥 – LG하우시스 강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영세라믹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 리바트키친 3100G 루가노 │ 조명 ▶ 공간조명계단재·난간 ▶ 자작나무 + 평철난간 │ 현관문 ▶ 성우 스타게이트 단열도어중문 ▶ 영림임업 도어 + 망입유리 │ 방문 ▶ 영림임업 ABS도어데크재 ▶ 고흥석 버닝처리안방 역시 화이트 컬러와 자작나무가 조화를 이룬 인테리어 콘셉트를 그대로 적용해 편안하게 연출했다. / 높은 박공지붕 천장의 아이방. 건축주 부부가 직접 디자인, 제작한 벙커 침대가 놓였다.“준서·준후도, 동네 아이들도 제집 드나들 듯 자연스럽게 이웃집을 오가요. 어른보다 아이들 적응 속도가 훨씬 빠르더라고요.”마침 마당에 모인 아이들은 이름 모를 새 한 마리를 발견하곤 신이 나 있었다. 순진무구한 환호성에 부부의 얼굴에도 흐뭇한 미소가 서린다. 답답한 아파트 대신 마당 있는 집에서 유년 시절의 즐거운 기억을 선물해주고 싶었다던 두 사람의 소망이 이제 막 실현되고 있다.* 소복소복 하우스 건축일기https://blog.naver.com/love2u0취재_조고은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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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3
부모님의 새 보금자리, 괴산 참 고마운 집
평소와 같이 눈을 떴음에도 왠지 특별한 하루가 시작될 것 같은 기분. 지난여름 시골에서 시작된 삶은 그저 딸이 지어준 집에 있는 것만으로도 부부를 미소 짓게 한다.전원생활은 아버지의 오랜 꿈이었다. 더 늦기 전 그 바람을 이루고 싶다며 부모님은 은퇴가 다가올 무렵부터 집 지을 땅을 찾아 전국을 다니셨다. 그렇게 꼬박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연고도 없던 충청북도 괴산에서 지금의 땅과 마주하기까지.자연을 가까이 둔 공기 좋은 마을, 그야말로 사람 사는 곳 같았다고 한다. 당시 인삼밭으로 쓰고 있어 재배까지 또 한 번의 긴 기다림이 필요했지만, 원하는 것을 만나게 될 순간을 떠올리며 부모님은 그조차 설레하셨다.대지 경사로 출입구에 계단이 생겼는데, 보통 계단 높이보다 낮게 해 오르내리기 편리하도록 했다. / 깔끔하게 단장된 거실 복도 공간 주변 산과 어우러진 주택의 외관. 대지 특성상 집은 남서향으로 앉혔다. 샌드위치 패널 사이에 경량철골기둥을 세워 공기층을 형성하고, 각 접합부위를 밀실하게 처리하여 단열 효과를 높였다. 몇 번의 계절이 바뀌고 따스한 봄바람이 불던 무렵, 첫 삽을 떴다. 딸이 짓는 집인 만큼 믿음과 걱정이 동시에 교차했지만, 막상 공사가 시작되고 나선 모든 게 기우였음을 금세 깨달았다고. 딸은 부모님이 원하는 바를 집 곳곳에 담았고,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하지 않은 두 분의 새 보금자리를 차곡차곡 완성해갔다.HOUSE PLAN대지위치 : 충청북도 괴산군 대지면적 : 714m2(215.98평)|건축규모 : 지상 1층 건축면적 : 121.64m2(36.79평)|연면적 : 121.64m2(36.79평) 건폐율 : 17.03%|용적률 : 17.03%주차대수 : 1대|최고높이 : 4.9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 지상 – 경량철골조 단열재 : 비드법단열재|외부마감재 : 벽 – 적벽돌 위 발수코팅 / 지붕 – 컬러강판 내부마감재 : 벽 – 던에드워드 도장 / 바닥 – 동화자연마루 강마우(신성데코) 창호재 : LG하우시스 시스템창호, PVC 이중창|에너지원 : 기름보일러 욕실 및 주방타일 : 대일도기|수전 및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TOTO(욕조) 주방가구 및 붙박이장 : 제작 가구(협정 Y.M)|조명 : 니오조명 현관문·중문 : 엘도어|방문 : 예림도어 시공 : 바나나안바나나, ㈜어울림건설산업 설계 : 바나나안바나나 배주희, 명노훈 070-7621-3475 www.graybanana.co.kra) 붙박이장을 제작해 넓게 구성한 현관. 현관문 맞은편에는 시골 생활로 인해 생긴 여러 가지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를 두어 편의를 도모했다. b) 깔끔한 다이닝룸과 주방. 보통 주택 내부에 있는 창문이나 천장 몰딩, 걸레받이 등이 도드라지지 않게 정리만 되어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인테리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붉은 벽돌의 담백한 단층집. 외형적으로 화려하기보단 부모님에게 딱 맞는, 내실 있는 공간 구성에 특별히 신경 썼다. 그동안 불편함을 감수하며 살아온 획일화된 아파트 평면에서 벗어나 요리를 즐기는 어머니를 위해 주방과 다이닝 공간을 가능한 한 넓게 구성하고, 대신 거실과 침실 등은 갖춰야 할 요소만을 채워 공간에 대한 욕심을 비워냈다.c) 드레스룸과 욕실을 갖춘 안방. 남향이라 언제나 따뜻한 볕이 든다. 창마다 방범방충망으로 보안에도 신경 썼다. d) 안방과 같은 동선상에 놓인 욕실. 욕조 옆에는 안전바를 설치하여 연로한 부모님이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위험에 대비했다.e) 어머니의 모든 로망이 이뤄지는 주방은 이 집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한다. 주방 안쪽 다용도실 뒷문으로 나가면 수돗가, 가마솥, 텃밭과 연결된다.작은 치수 하나까지 고민해 각 실을 나누고 배치한 덕분에 불필요한 면적으로 혹여 생길 관리의 어려움은 미리 방지할 수 있었다. 주방이 어머니의 공간이라면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거실. 널찍한 창으로 둘러싸인 거실은 변하는 계절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래서인지 볕이며 빗줄기며, 땅거미 지는 하늘의 색감도 늘 집 안으로 살며시 녹아든다.모든 창문과 방문의 높이를 통일하고, 문이 없는 개구부는 인방 높이를 동일하게 하여 수평을 맞추었다. / 밖에서 들어와 바로 손을 닦을 수 있도록 세면대는 욕실 밖으로 내었다. 거실은 외부와 연계된 큰 창으로 작지만, 개방감이 든다. 실링팬은 높은 천장고로 인해 열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한다.ZOOM IN _ 냉난방비 절감의 일등공신,LG하우시스 지인 ‘유로시스템9’ 창호부모님집 창호는 가장 고민이 되었던 부분. 이 집은 PVC소재의 LG하우시스의 유로시스템 창호를 선택해 냉난방비 절감은 물론, 작동 편의성을 높였다. 시스템창호는 단창으로 창틀 폭을 최소화해 슬림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고, 원하는 사용 방식에 따라 미서기(Lift&Slide)와 여닫이(Tilt&Turn) 개폐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다. 유리는 초고단열 슈퍼로이유리가 적용되었다.COST INFO* 모든 비용은 공사가 시작된 2018년 4월 기준PROCESS‘땅의 모양에 맞춰 집을 어떻게 앉혀야 할까’가 설계상 풀어야 할 이 집의 가장 큰 숙제였고, 구조는 비용 한계로 인해 경량철골조로 선택했다.1.공사 전 대지 / 좋은 경치를 가졌지만, 좁고 긴 대지의 모양이 고민이었다.2.바닥 / 터파기 후 버림 콘크리트, 줄기초 작업 등 바닥기초공사가 진행되었다.3.골조 / 경량 철골 기둥을 설치한 다음 내벽 패널을 시공하였다.4.벽체 / 벽과 천장 등 패널이 만나는 모든 부위에 우레탄 폼을 충진했다.5.창호 / 창호 설치 후 구조재와 창호 프레임 사이 실란트 시공을 한다.6.외벽 / 외부 벽돌 조적과 줄눈 공사 후 발수코팅 작업을 했다.7.내벽 / 석고보드 2P를 기본으로, 보강이 필요한 곳은 합판 마감 후 석고보드 시공8.타일 / 욕실은 방수 석고 위 액체 방수, 우레탄 실란트·방수 후 타일 마감을 했다.9.도장 / 올 퍼티 후 도장 공사를 하였다. 이후 조명 및 강마루 공사가 이뤄졌다.TIP | 디자이너가 알려주는 시골집 필수요건“무조건 수납공간을 늘리세요!” 아무래도 시골은 생필품을 사러 나가는 것이 도시에 비해 쉽지 않아 기회가 닿을 때 한 번에 많은 물품을 사서 집 안에 구비하게 된다. 게다가 텃밭에서 키운 채소, 이웃들과 나눠 먹는 농작물 등 집에 저장하고 보관해야 할 것이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시골집의 경우 수납공간을 많이 늘림에도 불구하고 이 또한 살다 보면 부족해진다. 자주 사용하지 않게 되는 게스트룸, 서재 등을 두어 결국 창고가 되게 하지 말고, 처음부터 체계적인 수납이 가능한 넓은 팬트리룸(Pantry Room)을 만들어 편하게 각종 물건을 정리하도록 한다.시골에 온 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텃밭. 일은 고되지만, 배찬호, 사춘옥 씨 부부의 얼굴엔 웃음꽃이 핀다.뒷마당에는 매일 들여다보게 되는 밭이 생겼다. 다행히 땅은 너그러웠다. 텃밭 초보인 부모님에게도 싹이 트고 잎이 커지고 열매가 주렁주렁 달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허리 굽혀 땀 흘려야 하는 노동이 뒤따라도 내 손으로 가족이 먹을 것을 기른다는 건, 비할 데 없이 큰 기쁨과 자부심을 품게 했다. 피곤할 법도 한데, 시골에서의 일들은 이상하리만치 부모님께 행복한 노동으로 다가올 뿐이다.갑갑한 아파트 안에선 표정이 굳어있던 아버지가 “집이 너무 좋아서 오래 살아야겠다”며 호탕하게 웃으신다. 그저 툭 뱉으신 한마디가 왠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그렇게 시골집은 부모님과 딸에게 고마운 존재가 되어주었다.“무조건 수납공간을 늘리세요!” 아무래도 시골은 생필품을 사러 나가는 것이 도시에 비해 쉽지 않아 기회가 닿을 때 한 번에 많은 물품을 사서 집 안에 구비하게 된다. 게다가 텃밭에서 키운 채소, 이웃들과 나눠 먹는 농작물 등 집에 저장하고 보관해야 할 것이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시골집의 경우 수납공간을 많이 늘림에도 불구하고 이 또한 살다 보면 부족해진다. 자주 사용하지 않게 되는 게스트룸, 서재 등을 두어 결국 창고가 되게 하지 말고, 처음부터 체계적인 수납이 가능한 넓은 팬트리룸(Pantry Room)을 만들어 편하게 각종 물건을 정리하도록 한다.취재_김연정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a href="http://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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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3
여행 같은 삶을 꿈꾸며, 제주 애월 중목구조 주택
비바람이 센 제주 환경에 꼭 맞춰 지은 집 한 채를 만났다. 중목구조의 시원한 공간감을 자랑하는 붉은 벽돌집은 쉼표 같은 일상을 선물한다.두 개의 박공지붕 매스가 대칭을 이루는 주택의 정면. 마치 고풍스러운 성에 방문한 듯 느껴진다. 제주 애월읍 초입에 위치한 하귀리. 조용한 골목 안쪽에 마당 넓은 벽돌집 한 채가 새로 자리 잡았다. 연세 지긋한 어머니와 건축주 부부, 터울이 있는 세 남매까지 3대가 함께 사는 중목구조 주택이다.남북으로 긴 형태의 대지는 제주시에서는 드물게 안정적인 남향 배치가 가능한 조건이었다. 단을 높여 앉힌 집은 양쪽으로 높이 솟은 박공지붕, 붉은 벽돌이 어우러져 고대의 클래식한 성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남쪽으로 주차장이 있는 너른 잔디마당이 펼쳐지고, 오솔길처럼 이어진 디딤석을 따라 현관에 다다르면 작은 중정이 기다린다. 현관문을 열면 맞은편 창 너머로 보이는 후정의 야외 욕조에 이르기까지. 제주의 자연을 내 집에서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마당 공간을 풍성하게 꾸렸다.SECTION ⑦욕실 ⑧방 ⑫놀이공간 주택은 마당보다 대지 레벨을 높여 앉혀 조망을 확보하고 웅장한 느낌을 살렸다. 거실과 다이닝룸에서 주방, 세탁실, 현관, 어머니 방까지 파노라마처럼 길게 이어지는 동선이 한눈에 들어온다.제주 환경에 꼭 맞춘 집짓기제주에서 집을 지을 때는 지역적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설계·시공자를 만나는 일이 우선이다. 필요한 시공 방식이나 디테일이 육지와는 다를 수 있기 때문. 제주에 기반을 두고 오래 활동해온 설계·시공자의 손에 맡겨진 이 주택은 일본식 중목구조로 지어졌다. 경량목구조보다 구조재가 두꺼워 안정성이 높고, 프리컷 구조재를 현장에서 조립하게 되므로 시공 기간이 짧아 비가 잦고 바람이 거센 기후 여건에 적합하다는 판단이었다.가족의 작은 쉼터가 되어주는 중정 / 후정에 프라이빗하게 자리한 야외 욕조 노출된 구조재가 따스함을 더하는 거실 시공을 맡은 ㈜JD홈플랜 오권만 대표는 “제주 환경에 맞는 고성능·고기밀 경제 주택이 필요하다”면서 “풍압이 강한 제주도에서는 단열보다 기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단열은 벽체와 지붕에 직접 분사하는 스프레이 방식의 친환경 수성연질폼을 밀도 높게 시공했다. 외장재 시공 시에는 철물 보강으로 벽돌이 비바람에 탈락하지 않도록 고정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HOUSE PLAN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대지면적 ▶ 894㎡(270.44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118.93㎡(35.98평) | 연면적 ▶ 197.72㎡(59.81평)건폐율 ▶ 13.30% | 용적률 ▶ 22.12%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8.65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일본식 중목구조, 내·외벽 : 105×105 구조목, 지붕 : 2×10 구조목단열재 ▶ 벽, 지붕 - 수성연질폼 / 바닥 – 비드법보온판 2종외부마감재 ▶ 외벽 – 고벽돌 / 지붕 – 컬러강판 | 담장재 ▶ 제주 돌담, 목재 펜스창호재 ▶ 이노틱 76mm(독일식 시스템창호) 로이2중유리 | 에너지원 ▶ LPG조경 ▶ 대방조경설계 ▶ ㈜JD건축사사무소 이은미시공 ▶ ㈜JD홈플랜 오권만(김종선 소장) 064-747-2178 www.jdhomeplan.com집의 중심을 차지하는 주방에서는 안팎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계단 하부 창가에는 마당을 내다볼 수 있는 작은 서재를 마련했다. POINT 1 | 기밀한 단열 시공기온은 따뜻한 편이지만 바람이 강한 제주 기후를 고려하여 벽체와 지붕 단열은 모두 수성연질폼으로 시공해 기밀성을 높였다.POINT 2 | 조적 철물 보강풍압 지대인 제주 특성상 조적 공사에서 철물 보강은 필수. 벽체에 외장 벽돌을 단단하게 고정해 내진, 내풍에 도움이 된다.거실에서 바라본 다이닝룸. 단차를 두어 공간의 경계를 구분했다. 고급스러운 아트페인팅으로 포인트를 준 다이닝룸. 입주 전 오픈 하우스 기간에는 던에드워드·포스터 페인트가 시공된 공간을 직접 경험하는 쇼케이스와 포스터 페인팅 교육 수료식이 열리기도 했다. / ‘11’자로 구성한 주방은 다이닝룸과 연결된다.POINT 3 | 계단 하부 개집계단 아래 데드스페이스를 활용해 반려견을 위한 아늑한 집을 만들어주었다. 필요에 따라 수납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POINT 4 | 계단을 활용한 수납아이들을 위한 작은 아지트의 계단에도 서랍이 숨어 있다. 장난감이나 평소 좋아하는 물건을 숨겨두기도 좋은, 재치 있는 아이디어다.POINT 5 | 포터스 페인팅다이닝룸의 아트월은 호주 브랜드 포터스의 아트페인팅 기법인 ‘프렌치 워시’를 적용한 것으로, 앤티크한 질감이 특징이다.높은 박공지붕 천장과 샹들리에 조명이 고풍스러움을 더하는 안방 PLAN ①현관 ②알파룸 ③거실 ④주방 ⑤식당 ⑥세탁실 ⑦욕실 ⑧방 ⑨안방 ⑩드레스룸 ⑪발코니 ⑫놀이공간 ⑬보일러실 자연과 사람이 소통하는 열린 집실내는 현관 및 복도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각 공간이 독립적으로 자리한다. 손님을 초대해 홈 파티를 열곤 하는 건축주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집의 중심에 주방이 자리 잡았다. 사방으로 열린 주방에 서면 마당, 현관, 계단실 등 집 안팎의 모든 공간에 구석구석 시선이 닿는다. 주방을 기준으로 한쪽엔 다이닝룸과 단을 낮추어 아늑하게 연출한 거실을, 다른 한쪽 끝에는 욕실과 편백으로 마감한 어머니 방을 두었다.안방 욕실에는 자연스러운 나무 질감의 타일을 깔고, 욕조 옆 눈높이에 맞춰 바다 조망의 창을 냈다.2층으로 올라가면 밖으로 드러난 기둥과 보의 구조미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던에드워드 친환경페인트, 포터스 페인트 / 바닥 – 수입 타일(LES DALLES NOIR), 구정마루 강마루 맥스차콜욕실 및 주방 타일 ▶ 국산 및 수입 (흥도건재)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 에넥스 | 조명 ▶ 평화조명계단재·난간 ▶ 레드파인 집성재, 유리 난간 | 데크재 ▶ 방부목현관문 ▶ 코렐도어 | 방문 ▶ 홍송도어 + 페인트놀이 공간에서 복도를 향해 바라본 모습. 가족이 소통할 수 있는 작은 창을 내고 거울을 겸하는 벽 조명을 달았다. 욕실을 지나면 마주하게 되는 2층 놀이 공간의 입구. 나만의 아지트 같은 곳으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 채광 좋은 남향 창에 벤치를 둔 2층 딸아이 방 2층은 안방과 세 아이의 방, 작은 놀이 공간, 욕실 등으로 구성했다. 안방은 남향으로 낸 발코니를 통해 종일 환한 햇볕이 들어오고, 욕실 코너 창 너머 제주 바다를 벗 삼아 욕조에 몸을 담글 수 있다. 안방을 나와 긴 복도를 지나면 욕실과 나지막한 다락 같은 놀이 공간과 2개의 방이 나타난다. 큰딸의 방에는 사춘기 소녀의 감수성에 맞게 마당을 향해 돌출창을 내고 벤치를 제작해주었다. 창으로 바다가 보이는 넓은 방은 어린 두 아들을 위한 방이다. 아이들의 아지트가 되어줄 놀이 공간은 1층이 내려다보이는 작은 창을 곳곳에 내어 언제든 식구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취재_조고은|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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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7
꽃 만지는 엔지니어의 작업실
모바일 회사에서 19년간 엔지니어로 일했던 독특한 이력의 플로리스트 김혜진 씨. 서울 망원동, 그녀가 꽃과 함께 숨 쉬고 생활하는 작업실엔 오후쯤이면 맑은 햇살이 깊숙이 드리운다.넓게 하나로 이어진 공간의 작업실은 가장 안쪽에 아늑한 휴식 공간을, 가운데에 넓은 테이블이 있는 작업 공간을 두었다. 안쪽 왼편에는 빈티지 문짝을 파티션 삼아 각종 재료와 도구를 수납한다. 사람 냄새 나는 동네, 꽃향기 가득한 작업실유년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읍내 같은 동네 분위기와 사람 사는 냄새가 좋아서 왔다는 서울 망원동. 이곳 오래된 건물 2층에 플로리스트 김혜진 씨의 작업실 ‘브론즈블루’가 있다. 개인 작업실인 동시에 클래스, 주문 제작, 웨딩 작업 등이 이루어지는 플라워 스튜디오이자 꽃을 만나러 오는 이들이 쉬어가는 작은 휴식처다.“혹독한 겨울이었어요. 난방 시설을 설치하기 전에 바닥 공사부터 해야 했는데, 너무 추워서 건조하는 데만 한 달 가까이 걸렸죠. 거의 절반은 셀프 인테리어로 진행하면서 맹추위에 이게 무슨 고생인가 싶어 약간 서러웠던 기억도 나네요(웃음).”빈티지 오디오와 타자기가 창으로 들어오는 은은한 빛과 어우러져 분위기를 더한다. 자연 그대로의 선을 살린 플라워 어레인지먼트ⓒ김혜진 / 잘 말린 소재와 열매들이 가을 느낌을 물씬 풍긴다. 따스한 햇볕에 작업실 곳곳 가로수 잎 그림자가 아른아른 비칠 때. 혜진 씨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다. 비록 얼마 전 생긴 아파트 단지가 시야를 가로막아 아쉽게 되었지만.무려 19년간 몸담은 일이었다. 이제 추억이 된 SKY 핸드폰을 만들던 팬택의 엔지니어로 살았고, 틈틈이 꽃과 사진을 배웠다. 퇴직금을 털어 정식 작업실을 열기로 결정했을 때 두렵지는 않았다. 10년 이상 준비해온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눈여겨봤던 빈티지 가구와 오디오까지 가득 채워 넣고, 마침내 오랜 꿈이 현실이 되던 순간. 작년 4월 1일, 드디어 스튜디오가 정식 오픈했고, 어느새 그녀는 플로리스트 2년 차에 접어들었다.여름 정원을 떠올리게 하는 내추럴한 플라워 센터피스그토록 갖고 싶었던 빈티지 오디오와 꾸준히 모아온 아라비아핀란드 커피잔들 / 은은한 색감과 곡선이 사랑스러운 튤립. 꽃은 있는 모습 그대로도 늘 빛난다. 모던 빈티지 스타일의 웨딩 아치. 환경과 인체에 해롭다는 플로랄폼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스러움을 살려 표현해 더욱 아름다운 작업이다.들에 핀 야생화를 보며 꿈을 키우던 소녀“어떤 플로리스트의 디자인 양식을 따르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저는 ‘전남 화순 스타일’이라고 대답해요(하하). 작업할 땐 하늘도 보고 땅도 보고 가끔은 옆으로 눕기도 하며 꽃과 풀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꽃밭’에서 주로 영감을 받죠.”김혜진 씨는 시골에서 자랐다. 또래 친구들이 우르르 놀러 다니기 바쁠 때 그녀는 산과 들로 야생화를 찾아 쏘다녔다. 하지만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했던 소녀는 이과에 진학해 한창 붐이 일던 이동통신 분야에서 바쁘게, 꽤 오래 일했다. 일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열정이 스멀스멀 피어났다. 시간 날 때마다 꽃 수업을 받았고, 좋아하는 외국 플로리스트의 워크숍 소식이 들리면 여행 겸 가서 배우곤 했다.작업에 필요한 각종 도구를 수납하는 빈티지 서랍장 위에도 소품이 가득하다.작업실에 홀로 있는 시간. 그녀는 쏟아지는 햇살과 빈티지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를 온전히 느끼는 이 순간을 늘 상상해왔다고.“회사를 그만두면 여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웬걸, 매일 24시간 업무 중인 것 같네요.”수업과 촬영을 위한 두 번째 작업실 준비가 한창인 그녀의 투정 어린 말에서 즐거운 웃음기가 배어난다. 공간이 하나 더 생기면 망원동 첫 작업실은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할 예정이라고. 이렇게 소녀의 꿈은 조금씩,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취재협조_브론즈블루 | 서울시 마포구 희우정로 86 2층 www.instagram.com/bronzeblue_취재_조고은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Vol.235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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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7
튼튼하지만 예쁘게도 리모델링된 인천 배다리주택
바닷물이 드나드는 큰 개울과 배를 대는 다리가 있던 동네. 인천 배다리마을은 근대의 흔적을 여전히 간직한 채 기억을 두드린다. 그곳에, 멈춘 듯한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하는 집 한 채가 있다.오래된 벽돌과 깨끗한 화이트 컬러가 조화를 이루는 외관. 창 아래 흰 벽은 크기만 컸던 예전 창문의 흔적이다. 주방에서 바라본 거실. 따스한 카페 같은 느낌으로, 건축주 부부의 취향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라디오 PD와 작가로 만나 결혼한 지 7년. 전세 계약이 끝날 때마다 아파트를 전전하는 것도 이제는 지겨웠다. 인천을 테마로 한 음반을 기획·제작할 정도로 나고 자란 곳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남편은 아내와 함께 다시 이사할 집을 찾기 시작했다. 이번엔 역사 깊은 동네의 아주 오래된 단독주택으로.“건너편 초등학교는 100년도 더 됐대요. 사실 저 학교 건물처럼 근대풍의 빨간 벽돌집을 찾아다녔는데 결국 구하지 못했죠. 아쉽긴 하지만, 이 낡은 벽돌집도 나름의 멋이 있답니다.”ELEVATION 예전 집의 모습. 층별로 세대가 분리되어 외부 계단을 통해 2층 출입이 가능했다. 옛 모습을 최대한 살리는 데 집중한 배다리 주택의 외관. 벽돌과 타일의 감각적인 매치에서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듯하다.근대와 현대가 맞물린 묘한 매력의 동네. 배다리마을의 골목골목엔 아직 1960~70년대 풍경이 남아있다. 북적이는 인파에 활기를 띠던 시절은 옛말. 한때 유명했던 헌책방 거리도 이 집에서 지척인데, 지금은 겨우 서너 곳 정도만 남아 한산하다. 그래도 배다리마을은 각종 문화예술 공간과 벽화 거리 등 이곳을 사랑하는 이들의 노력으로 조금씩 되살아나는 중이다. 부부 역시 동네에 켜켜이 쌓인 세월을 익히 알고 있었고, 이왕이면 집을 잘 고쳐 남은 이야기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었다.HOUSE PLAN대지위치 ▶ 인천광역시 동구 | 대지면적 ▶ 85.6㎡(25.9평)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건축면적 ▶ 48.47㎡(14.7평) | 연면적 ▶ 87.49㎡(26.5평)건폐율 ▶ 56.6% | 용적률 ▶ 102.2%최고높이 ▶ 5.4m | 구조 ▶ 연와조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 외부마감재 ▶ 벽돌, 타일담장재 ▶ 메탈라스망 담장창호재 ▶ KCC PVC 이중창에너지원 ▶ 도시가스설계 및 시공 ▶ AAPA건축사사무소02-557-2011 www.aapa.co.kr1층 내부 전경. 주방과 거실, 서재 등 공용공간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지하층의 외부 출입문 / AAPA건축사사무소에서 선물한 집의 명판 막막했던 두 사람은 AAPA건축사사무소를 만나 리모델링을 의뢰했다. ‘튼튼한 집’과 ‘예쁜 집’ 둘 중 하나만 고르라면 어떤 것을 선택하겠느냐는 건축가의 말에 ‘10년 이상 거주할 튼튼한 집’이라고 못 박았다. 꿈에 부풀어 뭣 모르고 잡았던 예산은 막상 실전에 뛰어들고 보니 턱없이 부족했다. 구조 보강, 단열 공사, 내부 계단 설치 등 예상보다 손볼 곳이 꽤 되었다. 원하는 걸 얼마든지 펼칠 수 있을 줄 알았던 금액이건만, 예산은 말 그대로 예산일 뿐이었다. 그렇다고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는 없었다. 오래오래 살 집이었기에 기본에 충실해야 했다.거실에서 바라본 계단실 POINT 1 - 현관 난간 디자인 |주 출입구의 현관이 외부 시선에 적나라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폴리카보네이트 패널을 이용해 적절히 가려주고 개방감도 유지했다. POINT 2 - 지하실 덮개문 |1층에서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실은 평상시 공간을 분리해 쓸 수 있도록 문을 달았다. 마치 비밀스러운 벙커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POINT 3 - 두 개의 방, 하나의 문 |2층 방과 드레스룸은 기존 집에서 나온 문을 살려 하나의 미닫이문을 공유하도록 했다. 좁은 면적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아이디어다.거실에서 바라본 주방. 1층 창문은 경사진 도로에서 내부가 고스란히 노출될 정도로 컸는데, 이를 수정하여 프라이버시를 확보했다. 주택은 기존 건물의 골조와 외장을 최대한 살려 집과 골목, 동네가 가진 맥락을 그대로 잇는다. 소통과 조화를 우선한 외관에는 세월 담긴 벽돌이 여전히 자리하고, 외부 시선 차단과 생활 편의를 고려하여 창문을 줄이고 남은 자리엔 흰색 벽이 채워졌다. 여기에 화이트 타일이 더해지며 한층 밝고 정리된 느낌을 준다.프리랜서 작가인 아내가 주로 쓰는 1층 서재. 벽장엔 라디오 PD인 남편이 모은 음반이 가득하다. 가로창에는 이웃집 기와지붕과 하늘이 그림처럼 담긴다. PLAN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서재 ⑤다용도실 ⑥홀 ⑦방 ⑧욕실 ⑨드레스룸 ⑩세탁실 ⑪발코니 외부는 옛 모습을 유지하는 데 공들였지만, 내부는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추어 완전히 개조했다. 바닥 면적 15평도 채 안 되는 작은 집이라 효율적인 동선과 공간 배치가 관건이었다. 층별로 세대가 분리되어 외부 계단으로만 출입할 수 있었기에, 우선 내부 계단을 새로 만들어 공간을 수직으로 이어주었다. 1층은 거실 및 주방, 다용도실, 서재 등 공용공간으로 구성하고, 2층에는 침실과 드레스룸, 욕실 등의 사적인 공간을 배치했다. 협소한 주방과 2개의 방이 있던 1층은 벽을 철거하고 구조 보강이 필요한 곳에 H빔을 세워 거실과 주방을 하나로 넓게 구성했다.2층 침실은 최소한의 가구만 두어 간소하게 꾸리고, 좁은 마당을 대신할 발코니는 부엌이 있던 자리를 터서 확장했다. 발코니는 드레스룸, 세탁실과도 바로 연결되어 빨래 널기에도 편리하다.실내 계단은 오픈형으로 제작해 공간이 답답하지 않게 신경 썼다.아내가 꼭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던 2층 발코니. 폴딩도어를 설치해 필요에 따라 공간을 여닫을 수 있다. “처음엔 담을 완전히 없애려고 했어요. 이 동네의 구심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AAPA건축사사무소에서 제안해준 이름도 ‘문턱 없는 집’이었죠. 그래도 우리의 ‘집’이란 생각에 낮은 담을 두르고 아내가 ‘오붓’이란 이름을 다시 붙였지만, 처음 그 생각은 변함없어요.”2층 복도와 계단실 모습. 맞은편 출입문은 외부 계단과 연결된다. / 드레스룸은 세탁실, 발코니와 바로 연결되는 동선으로 편의성을 더했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실크벽지, 포세린 타일 / 바닥 – 구정 강마루(내추럴 오크)욕실 및 주방 타일 ▶ 동서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 도비도스주방가구 ▶ ㈜지원아르코 | 조명 ▶ 이케아계단재·난간 ▶ 멀바우 집성목 + 스틸파이프 난간 중문 ▶ 엣지게이트(양개도어, 고시형, 목단조 격자무늬)방문 ▶ 예림도어붙박이장 ▶ 오크 집성목 제작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의 카페 분위기가 나는 지하층. 부부는 이곳에 팟캐스트 녹음을 위한 공간을 준비하고 있다.오래 비어있던 지하 공간은 거친 질감을 살려 인더스트리얼 분위기로 최소한의 정리만 했다. 작년 가을 입주 후 찬찬히 채워가고 있는데, 지인들과 팟캐스트 녹음을 위한 공간을 한창 만드는 중이다.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인천 그리고 배다리마을에 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가득 담기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는 부부.그 설렘 가득한 목소리에 몇 달, 1년 후 배다리마을과 이 집의 모습이 사뭇 궁금해진다.취재_조고은|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Vol.235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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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3
꿈이 이뤄진 공간, 이루카 그리고 이루가
갓 구운 빵 내음이 골목길을 가득 채운다. 일주일 중 나흘. 정성스레 만든 빵을 진열하며 손님을 기다리는 일도, 꿈을 찾은 그녀에겐 그저 행복으로 다가온다.예전부터 건축주가 생각해뒀다는 가게 이름 ‘이루카(いるか)’는 일본어로 돌고래를 뜻한다. 건축가가 이에 맞춰 집의 이름을 비슷한 음절의 ‘이루가(怡婁家)’라 지어주었다. 새집, 새 직업. 만족하는 삶에 대하여“남편의 학업 때문에 일본 교토에서 살 기회가 있었어요. 거기서 오래되었지만 잘 관리된 작은 단독주택들을 만났고, 아기자기하게 늘어선 정감 있는 동네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죠. 특히 주거와 상업공간이 어우러져 있는 건축 형태가 꽤 많이 보였어요. 나도 저런 집에 살며 일하고 싶단 생각이 든 것도 그때쯤이었던 것 같아요.”취미로 시작한 베이킹은 공무원이었던 그녀에게 ‘파티시에(Patissier)’라는 새 직업을 안겨주었다. 오랜 기간 준비해온 바람이 이뤄지던 순간. 마지막 꿈의 종착역으로 조그마한 주택과 함께 나만의 베이커리를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미 아파트라는 주거 환경에 큰 회의감이 밀려오던 찰나, 내 소유의 집에 일터를 마련하는 건 어쩌면 그녀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었다. 임대료 부담에서 벗어나야 했고 주거와 일 사이의 시간적·공간적 효율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EXTERIOR - 반지하에 가깝게 땅속으로 내린 1층은 건축주의 베이커리, 2층부터 테라스가 있는 4층까지 부부의 집이다. 남쪽, 동쪽으로 접한 도로 덕분에 채광 조건이 좋은 대지였다. 주어진 예산 한도 내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발품을 팔았다. 정말 ‘맨땅에 헤딩’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을 만큼 주변엔 집짓기 경험자도, 건축 관련 지인도 하나 있지 않았다. 키보드만 몇 번 두드려도 나오는 수백 수천 페이지의 정보와 검색어에 의지해 얻은 내용을 지푸라기 삼아 몇몇 설계사무실의 문을 두드렸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음 맞는 건축가를 만났고, 이는 그녀가 꿈을 향해 한 발짝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되었다.건물의 단면. 협소한 공간이지만, 부부에게 불편함 없이 각 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었다. 선택한 땅은 작았지만, 동서로 긴 형태였기에 1층의 레벨을 반지하에 가깝게 내리고 최상부에서의 일조권 사선제한을 피해 최소 규모의 4층 면적을 확보했다. 그리고 별도의 마당을 만들 수 없는 협소한 부지라 꼭대기에 부부만의 아담한 테라스를 놓았다. 남측도로에 면한 곳은 그녀의 작업실이자 일터인 베이커리로 내려가는 계단을, 북측 통로 쪽에는 주거공간으로 오르기 위한 계단을 배치했다.“집에서 내려와 건물을 한 바퀴 휙 돌아 베이커리로 가는 짧은 출근길이 너무 즐거워요. 만약 내부에서 두 공간이 연결되었다면 몸은 편했겠지만, 이웃들과 인사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소소한 기쁨은 느낄 수 없었겠죠.”파란 공간 속으로 몇 계단 내려가면 주인을 닮은 아담한 가게와 마주한다. 못 하나 마음대로 박을 수 없던 불안한 임차인의 입장에서 내 집을 갖게 되니 집이라는 물리적인 공간이 행복한 가정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가를 깨달았다는 그녀. 무언가를 꿈꾸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낸다는 건 참으로 보람된 일이다. 그런 만큼 주인을 닮은 그녀의 베이커리 이루카가 이 작은 동네 속에 오래 머물러주길.1F BAKERY지면보다 아래에 있는 가게라 도로를 굽이 돌면서 내부가 잘 보일 수 있도록 길게 펼쳐진 창을 두었다. 특히 눈높이가 낮은 동네 어린아이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자주 눈인사를 건넨다. ⓒ이강석깔끔한 가게 내부. 우측 창으로 집으로 들어가는 길목이 보인다. ⓒ이강석이렇게 짓자! | 일터와 주거 공간을 명확하게 구분하세요일터와 주거가 함께 있음으로 해서 얻을 수 있는 효율성 못지않게 둘 사이의 분리도 중요하다. 자칫하면 일과 가정 또는 사생활이 뒤범벅되어 버릴 수도 있으니, 두 공간이 가까울수록 오히려 더 명확하게 구분해야 쉼표가 있는 삶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오랜 꿈을 이룬 건축주. 일주일에 세 번 가게 문을 열고 빵과 과자를 굽는다. 당장 수익에 욕심을 내기보단 혼자서도 오래 일할 수 있는 평생 일터가 필요했기에 지금 이 작은 가게와 이 순간이 그녀에겐 너무나 소중하다.2,3F MINI HOUSE채광은 살리되, 프라이버시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큰 창은 대지가 접해있는 두 개의 도로 사이 먼 곳을 향하도록 건물의 코너에 두었다.현관에서 바라본 부부, 두 사람의 주거 공간. 좌측으로 욕실과 드레스룸, 침실을 차례로 배치했다. 오른쪽 사진 ⓒ이강석HOUSE PLAN대지위치 ▶ 서울시 성북구 | 대지면적 ▶ 63㎡(19.05평)건물규모 ▶ 지상 4층 | 건축면적 ▶ 27.19㎡(8.22평) | 연면적 ▶ 72.69㎡(21.98평)건폐율 ▶ 57.12% | 용적률 ▶ 152.71%최고높이 ▶ 9.6m |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단열재 ▶ 압출법보온판 가등급 125㎜, 150㎜ / 경질우레탄폼 보온판 2종2호 90㎜, 120㎜외부마감재 ▶ 벽 – TERRACO社 플렉시텍스 / 지붕 – 컬러강판 돌출이음창호재 ▶ 공간시스템창호 | 에너지원 ▶ 도시가스전기·기계 ▶ 세원엔지니어링 | 구조설계 ▶ 아크필구조내부마감재 ▶ 벽 – 친환경 페인트 / 바닥 – 강마루(스타강마루), 수입 타일(중국산)담장재 ▶ 일본 미야자키산 적삼목 본덱스 오일스테인 2회욕실 및 주방타일 ▶ 수입 타일(중국산) |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조명 ▶ 공간조명 외 | 계단재·난간 ▶ 애쉬집성목 무광투명락카 2회, 평철난간 소부도장현관문 ▶ 단열스틸도어(제작) | 내부 목문 ▶ 영림도어데크재 ▶ 방부목 데크재 본덱스 오일스테인 2회시공 ▶ 인터플랜설계팀 ▶ 이경훈설계 ▶ 건축사사무소 오파드건축 연구소(OpAD) 오문석 070-8600-0463, https://blog.naver.com/opad_oms해 잘 드는 3층은 주방과 거실이 위치한다. 한 개 층에서 누릴 수 있는 층별 면적이 크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벽체 구획을 하지 않았다. ⓒ이강석집은 쉼의 장소이다. 거실에서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4층 전실을 통하면 테라스와 만나게 된다. 넓진 않지만, 부부만의 오붓한 야외 공간이 되어준다. 오른쪽 사진 ⓒ이강석대지위치 ▶ 서울시 성북구 | 대지면적 ▶ 63㎡(19.05평) 건물규모 ▶ 지상 4층 | 건축면적 ▶ 27.19㎡(8.22평) | 연면적 ▶ 72.69㎡(21.98평) 건폐율 ▶ 57.12% | 용적률 ▶ 152.71% 최고높이 ▶ 9.6m |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압출법보온판 가등급 125㎜, 150㎜ / 경질우레탄폼 보온판 2종2호 90㎜, 120㎜ 외부마감재 ▶ 벽 – TERRACO社 플렉시텍스 / 지붕 – 컬러강판 돌출이음 창호재 ▶ 공간시스템창호 | 에너지원 ▶ 도시가스 전기·기계 ▶ 세원엔지니어링 | 구조설계 ▶ 아크필구조 내부마감재 ▶ 벽 – 친환경 페인트 / 바닥 – 강마루(스타강마루), 수입 타일(중국산) 담장재 ▶ 일본 미야자키산 적삼목 본덱스 오일스테인 2회 욕실 및 주방타일 ▶ 수입 타일(중국산) |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조명 ▶ 공간조명 외 | 계단재·난간 ▶ 애쉬집성목 무광투명락카 2회, 평철난간 소부도장 현관문 ▶ 단열스틸도어(제작) | 내부 목문 ▶ 영림도어 데크재 ▶ 방부목 데크재 본덱스 오일스테인 2회 시공 ▶ 인터플랜 설계팀 ▶ 이경훈 설계 ▶ 건축사사무소 오파드건축 연구소(OpAD) 오문석 070-8600-0463 https://blog.naver.com/opad_oms취재_김연정 | 사진_변종석, 이강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5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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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3
단열⋅방음⋅편의성, 정통 한옥의 한계를 넘다
원형은 최대한 유지하며 성능과 디테일에 집중한 함경루는 정통 한옥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주거 모델을 제시한다.한옥의 다양한 변주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서울 은평 한옥마을. 주거는 물론 상업 시설까지 한옥으로 지어져, 답사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한옥은 짜맞춤 방식의 기본 골격과 나무라는 소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어쩌면 마당과 실의 배치부터 자연과 마주하는 방식에 더 큰 의의를 둘 수 있다. 그런 점에서 70평 내외의 택지지구 필지에 한옥의 개념을 담아내기는 버거울 수 있기에 모든 건축물마다 설계자의 고뇌가 엿보인다. 특히 대부분 주택은 돌담에 둘러싼 형태로 작은 안마당이나 중정을 갖고, 2층이나 다락을 올려 좁은 실 면적을 보완하고 있는 모습이다.기와를 얹은 돌담과 솟을대문 안으로 안정적인 구도의 2층 한옥이 펼쳐진다. ELEVATIONHOUSE PLAN대지위치 ▶ 서울시 은평구 | 대지면적 ▶ 248.7㎡(75.36평)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 건축면적 ▶ 103.9㎡(31.48평) | 연면적 ▶ 197.3㎡(59.78평)건폐율 ▶ 41.77% | 용적률 ▶ 61.37%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8.4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한식목구조단열재 ▶ 수성연질폼 90㎜ | 외부마감재 ▶ 외벽 – 회벽 마감 / 지붕 – 한식기와담장재 ▶ 사고석 한식 담장 | 창호재 ▶ 첨단한옥창호 85mm 나무 + 알루미늄에너지원 ▶ 도시가스 | 조경석 ▶ 화강석 도드락 마감전기·기계 ▶ 새서울기술단 | 설비 ▶ 세연이엠씨구조설계 ▶ 이든구조컨설팅시공 ▶ ㈜고진티앤시설계 ▶ 오드건축사사무소안마당을 가운데 두고 실을 분리해 채광과 환기를 좋게 했다. 외기와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정통 한옥의 개념을 따랐다. 길게 뺀 처마 아래로 한옥의 상징적 요소인 툇마루도 빼놓지 않았다. 단과 마루, 실을 넘나들며 옛 선인의 주거 동선을 재현하게 했다.‘工’자 형 평면 배치의 매력함경루 역시 건축가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3代가 사는 집이라 절대적으로 필요한 방 개수가 많았다. 다행히 건축주가 필지를 일찍 구매해 주변보다 다소 큰 80평 규모의 대지를 갖고 있었지만, 한옥에 많은 방을 넣는 것은 큰 숙제였다. 겹집으로 복도를 내면 공간 효율이 떨어지고 마당과의 관계도 약해지며 집이 커져 결과적으로 한옥에서 가장 중요한 비례감을 잃을 수 있었다.건축가는 열매가 많은 ‘工’자 배치를 택했다. 필지가 도로에 맞닿는 코너에 위치해 이 방식을 적용하기에도 적합한 상황이었다. 외부와 소통하기 좋은 공간을 사방 끝에 여럿 만들 수 있고, 화장실이나 주방 같은 공용 서비스 공간은 접점 부위에 위치시켰다. 공간마다 채광과 환기가 좋아 주거의 질도 전반적으로 높일 수 있는 선택이었다.한식 시스템창호와 미닫이를 적절히 조화시켜 단열과 기밀을 잡은 현대식 한옥 내부우물마루가 깔린 방에는 들어열개문을 달아 전면개폐가 가능하도록 했다. ‘工’자 배치는 외부 공간도 더 풍요롭게 만든다. 대문과 주차 위치를 분리시키고, 안정감 있는 마당도 얻었다. 지하에는 넓지 않은 공간을 두어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측면에 썬큰을 두어 습기를 예방하고 채광이 좋도록 한 점도 돋보인다.적정한 크기의 한옥 찾아가기건축주는 변형이 많이 되고 요소가 더해진 한옥보다, 한옥 그 자체가 가진 미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집을 원했다. 건축가와 한옥의 기본 디자인을 최대한 유지하기로 합을 맞추고, 현대적 기능을 더하는 방법에 주로 집중했다. 비례감을 최우선에 둔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이다. 다만, 현대 한옥의 기능적 변화를 융통성 있게 수용했다.정통 한옥에 비해 높은 층고로 더욱 비례감이 좋아진 실내와 차경. 한지를 통과한 빛이 안에 적절히 머금는다. / 정갈한 디딤돌이 놓여진 현관부. 한옥은 창이 있는 곳이면 어디로든 출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관부 면적은 그리 크지 않다.현대 한옥은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다. 복층이 보편화되면서 구조재 사이즈가 커지고, 한식 시스템창호의 적용으로 창의 면적도 넓어졌다. 실내 반자 높이도 넓어져 전통 한옥에 비해 건물 높이도 약간 높은 편이다.PLAN ①방 ②가족실 ③화장실 ④대청마루 ⑤현관 ⑥작업실 ⑦주방 ⑧식당 ⑨안마당 ⑩후정 ⑪주차장 ⑫다목적실 ⑬썬큰 치밀하고 섬세하게 기획한 창의 크기와 배치. 2층에서는 북한산의 다채로운 풍경을 액자처럼 담는다. 건축가는 “기존 한옥이 갖고 있던 전통 한옥의 치수로는 개방감이 풍부하고 비례가 좋은 공간을 창출하기 어렵다”며 건축주와 함께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여러 차례 한옥 답사를 행했다. 좀 더 안정감 있는 비례를 가진 창호와 공간을 찾고자 유사 사례를 분석하고, 깊은 논의 과정을 거쳐 실의 치수를 신중하게 결정했다. 그렇게 함경루는 좁은 한옥이 아닌, 적정한 면적의 한옥으로 탄생하게 되었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친환경 도장, 한식 벽지 / 바닥 – 지복득 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수입 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남우주방 가구 ▶ 리바트 | 조명 ▶ 을지로 대도조명현관문 ▶ 첨단한옥창호 시스템 도어방문 ▶ 첨단한옥창호 주문 제작주변 한옥마을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모습 / 2층은 거실과 두 개의 방, 욕실을 마련해 필요한 실의 개수를 충족했다. 현대 한옥을 위한 꾸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통과 현대 건축의 장점을 접목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한옥의 정취는 물론이고 단열, 방음, 보안 등 생활의 편의성은 높인 함경루. 건축주의 의지와 설계자의 기민함으로 지어진 집은 이 시대 현대 한옥의 거취를 여실히 보여준다. 건축주는 오랜 노력 끝에 돌담이 있는 마당에서 아침을 맞는, 한옥의 일상을 누리고 있다.건축가_최재복[오드건축사사무소]단국대학교를 졸업하고 SKM건축사사무소와 황두진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경험했다. 2014년 오드건축사사무소를 개설하였으며, 현재 명지대학교에서 현대한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W HOUSE, 심락재, 아우름포레 등이 있다.02-2202-3008|www.odearch.com구성_이세정 | 사진_박영채ⓒ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5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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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0
땅과 사람을 포근하게 품은 곤지암 주택
오랜 고민 끝에 실행에 옮겼지만, 곧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모든 것을 포기하려다 마음 맞는 건축가를 만나 이를 극복하기까지. 그 힘들었던 1여 년의 집짓기 과정이 궁금하다.©홍석규집을 짓겠노라고 찾아온 건축주는 비교적 일찍 출가한 두 아들을 둔 50대 중후반의 부부였다. 이들은 당시 아파트에 살고 있었지만, 남은 생애는 서울 근교에 집을 지어 출퇴근에 무리 없고 도시 생활에도 불편함 없는 전원 속의 삶을 즐기고자 했다. 그렇게 집짓기 도전이 시작되었고, 우연히 이 땅을 찾았다.건축주와의 첫 번째 상담 후 다음 만남은 집이 들어설 대지에서 이루어졌다. 땅은 경사 도로인 진입 레벨에 맞춰 지반이 형성되어 있었다. 흙을 성토하여 가둔 석축은 어설프게 쌓여 있고, 돌들이 이리저리 굴러다녔다. 사연인즉슨 이러했다.집이 마당을 감싸 안음으로써 가족만의 공간이 완성되었다.경사 도로에서 바라본 집의 모습 / 작은 텃밭을 둔 뒷마당 ©홍석규처음 부부는 설계와 시공을 함께 해주는 업체를 통해 집을 지으려 했고, 몇 군데 알아보다 한 업체와 서둘러 계약했다. 도심지와 달리 전원에 집을 지을 땐 대부분 전용허가와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허가들은 건축신고 및 허가와 동시에 접수되므로 일단 아무 집이나 앉힌 상태로 허가를 득하고 추후에 설계 변경을 하려 했다고 한다. 어차피 대지가 조성되려면 토목공사가 선행되어야 하니 건물의 설계는 좀 미뤄도 된다 생각했던 모양이다. 한데, 믿었던 업체는 상당 금액의 공사비를 이미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설계 협의 없이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짜깁기한 도면을 내놓았다. 그러다 언제부턴가 연락마저 끊겼다.대지 위 넓게 펼쳐진 건물이 주변 산세 풍경과 하나인 듯 잘 어우러진다. ELEVATION 토목공사는 하다만 듯 널브러진 채로. 어렵게 결심한 집짓기는 시작하자마자 난관에 부딪혔다. 금전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사교적이고 사람을 좋아하는 부부의 마음에 큰 상처로 남았다. 결국 공사가 중단되고 다 포기하려던 순간, 지인의 소개를 받아 우리 사무소와 연이 닿았다. 다시 설계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 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두 사람의 다친 상처를 보듬어주고 싶었다.입구 쪽에 마련된 게스트룸. 전통미가 느껴지는 미닫이문이 인상적이다. 현관 중문 옆 수납장과 정원 풍경과 맞닿은 긴 복도 공간 ©홍석규대지는 진입로에 들어서는 동안 ‘이런 곳에도 집을 짓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산기슭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곳에 있다. 주변에는 신경 써서 지은 집들이 군데군데 놓여 있고, 집이 세워질 장소는 도로가 북측에 면해 있는 비교적 넓은 땅이었다. 반대쪽 땅 끝자락에는 낮은 야산이 땅을 에워싸고 있어 건물의 배치에 따라 외부 공간은 주위에 과시할 만한 마당이 될 수도 있고, 집주인만이 누릴 수 있는 사적인 공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도심지나 주택단지로 조성된 택지와는 달리 이런 땅들은 흙의 성토나 절토를 통해 땅을 만질 기회가 있는데, 기존 땅에서 읽히는 잠재성 같은 것을 최대한 끌어내다 보면 집의 배치와 모양이 결정된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광주시 | 대지면적 ▶ 977.0㎡(295.54평)건물규모 ▶ 지상 1층 | 건축면적 ▶ 188.98㎡(57.16평) | 연면적 ▶ 188.98㎡(57.16평)건폐율 ▶ 19.34%(법정 40% 이하) | 용적률 ▶ 14.33%(법정 100% 이하)주차대수 ▶ 2대(법정 1대 이상) | 최고높이 ▶ 5.55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줄기초 / 지상 – 내·외벽 : 경골목구조, 2×6 S.P.F 구조목, 지붕 : 2×10 구조목 / 주차장 – 벽 : 경골목구조 2×6 S.P.F 구조목 + 철골 H-150×150×6×9 4본, 지붕 : 구조목 2×12 + 철골 H-150×150×6×9단열재 ▶ 외벽 – 중단열 수성연질폼 140mm 발포 + 외단열 비드법단열재 2종3호 60mm(네오폴) / 내벽 – 그라스울 24K / 지붕 – 수성연질폼 240mm 발포외부마감재 ▶ 외벽 – STO 외단열시스템 등 / 지붕 – 컬러강판창호재 ▶ 이건창호 70mm,185mm PVC 시스템창호 35mm 삼중 양면 강화로이유리(아르곤가스 충전)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 | 에너지원 ▶ LPG조경석 ▶ 현무암 판석, 차돌, 청고벽돌 | 조경 ▶ 그린조경토목 ▶ 진성토목 | 구조설계 ▶ 두항구조 엔지니어링총공사비 ▶ 3억원(설계 및 감리비용, 가구, 조경공사 제외)시공 ▶ 케이에스하우징설계 ▶ ㈜건축사사무소 더함대지의 단차가 내부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홍석규한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잘 견뎌낸 덕분에 지금의 집을 만날 수 있었다며 웃어 보이는 건축주 부부 경사 도로면을 따라 바로 진입할 수 있는 마당과 내부에서 바로 마주할 수 있는 마당으로 나눠 단차를 두면 넓은 외부 공간을 유용하게 쓸 수 있고, 인접한 토지와 옹벽의 높이차를 낮출 수 있을 듯했다. 마당의 단차는 자연스레 집 내부에도 만들어져 공간의 변화와 개방감을 확보하고, 벽으로 나누어지지 않았지만 공간의 성격 또한 구분된다. 현관으로 들어와 긴 복도를 따라가다 보면 남쪽의 큰 창을 통해 안마당과 주변 풍경을 바라볼 수 있어 집 안의 산책로로 손색없다. 눈에 보이는 풍광은 자연이 집을 품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주방과 다이닝 공간의 아래쪽으로 배치된 거실주방에는 상부장 대신 선반을 설치해 답답함을 줄이고, 별도의 다용도실을 두어 수납을 해결했다.집은 두 팔 벌려 마당을 감싸 안은 모습이다. 도로를 따라 오르면서 보이는 집은 뒷모습이기에 단층으로 펼쳐진 집이 마당을 보여주지 않는다. 얼굴이 궁금하면 안으로 들어와서 보라는 것 같다. 주차장으로 진입했을 때 마당이 드러나고 야산이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모습은 방문객의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집 뒤쪽 먼 원경에는 산들이 있지만, 지붕의 선이 산의 선을 거스르지 않는다.겨울 추위가 매섭고 습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성토량을 늘려서라도 땅의 지반을 높였다. 단열이 우수하고 기밀한 창호 시공이 용이한 경골목구조로 택하고, 벽체의 중단열을 수성연질폼으로 촘촘하게, 외부는 네오폴 비드법단열재를 추가로 설치한 뒤 스토(STO)로 마감했다. 입자의 굵기가 굵어 외관은 콘크리트 주택처럼 보이기도 한다.가장 안쪽에 놓인 부부 침실과 파우더룸 및 욕실. 모두 하나의 동선 위에 놓여 이동의 편의를 도모했다. PLAN(1F - 188.98㎡) ①현관 ②복도 ③게스트룸 ④화장실 ⑤주방/식당 ⑥거실 ⑦서재 ⑧안방 ⑨파우더룸 ⑩드레스룸 ⑪테라스 ⑫욕실 ⑬다용도실/세탁실 ⑭창고/보일러실 ⑮주차장 ⑯외부 데크 ⑰툇마루 ⑱아랫마당 ⑲윗마당 부부의 단란한 모습. 집을 짓고 매일 할 일은 많아졌지만, 웃음만큼은 더 늘었다. 공사가 마무리될 무렵, 건축주에게 즐거운 숙제를 주었다. 내부 마감재에 대한 기준과 스펙 북을 제공하고 가이드라인에 따라 부부가 각 공간에 들어갈 자재를 직접 쇼핑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부부는 집이 지어지는 내내 기대감과 즐거움을 내비쳤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천장 – 신한벽지(실크) / 바닥 – 동남마루 제누스원목마루 | 욕실 및 주방 타일 ▶ 새론바스 수입 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더존테크 수입 수전, 새턴바스 욕조, 아메리칸스탠다드 도기 | 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 마비 가구연구소조명 ▶ 유로세라믹 비타조명, 을지로 프라하라이팅계단재 ▶ 오크 계단 집성목 | 데크재 ▶ 방킬라이현관문 ▶ 성우스타게이트 LSFD-8500중문·방문 ▶ 예림도어 YSL-100, 예림도어 YG-111(완자살), 예림 ABS도어, 자작문커튼 ▶ INT(아이앤티) 패브릭DETAIL 집을 짓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고 상처도 받은 두 사람. 집을 짓지 못할 뻔도 했지만, 그 상처를 치유하려면 오히려 다시 도전해 결실을 보는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건축가와 나눈 집에 대한 이야기와 시공자와의 소통, 집을 짓는 과정을 통해 모든 것이 아물었다. 이름처럼 따뜻하게 보듬어줄 수 있는 어머니의 ‘품’ 같은 집에서 부부가 계획했던 은퇴 이후의 새로운 삶이 풍요롭게 시작될 것 같다.건축가_조한준[㈜건축사사무소 더함]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종합건축사사무소 고우건축과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 등에서 실무경험을 쌓았다. 2013년 건축사사무소 더함(ThEPluS Architects)을 설립하고, 제34회 서울시 건축상 우수상과 신진건축사 대상 최우수상, 포항시건축문화 최우수상 등을 수상하였다. 02-733-3824|http://the-plus.net글_조한준 | 취재_김연정| 사진_<strong style='font-family: "Noto Sans 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AppleSDGothicNeo-Light, sans-serif-light, serif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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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0
독립과 연결, 다가구주택의 현대적인 제안
하남 미사신도시 택지지구에서 유독 하얀 자태를 뽐내며 동네를 밝히는 코너집. 언뜻 심플한 단독주택처럼 보이지만, 네 가족의 보금자리가 될 다가구주택이다.임대 세대와 주인 세대의 출입을 분리한 계단 배치. 주차 공간 역시 집 앞뒤로 2대씩 각각 두었다. 후면을 바라본 모습 / 임대 세대에는 마당 대신 활용할 외부 공간으로 옥상 테라스와 지하 썬큰 정원이 주어진다.다가구주택이라 하면 선입견이 따른다. 임대 수익 때문에 최대 용적률만 고려한 계획, 동네 풍경은 생각하지 않는 뚱뚱한 외관 등 부정적인 시선이 주를 이룬다. 경제성과 미관, 임대 세대에 대한 배려는 양립할 수 없는 조건일까? 건축주를 잘 만난 덕분이라는 세담건축사사무소 송원흠 소장은 말이 아닌 건축으로 다가구에 대한 선입견을 풀었다.“건축주는 단독주택 같은 다가구를 원했습니다. 땅값이 비싼 택지지구라 밀도 있게 짓는 것은 기본으로 하되, 대지 조건을 반영한 디자인과 주인·임대 세대의 명확한 동선 분리를 통해 집의 특징을 살렸습니다.”각이 있는 대지 조건과 세대 간 매스의 볼륨을 강조한 디자인 덕분에 어디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는 입면 외관을 흰색으로 미장 마감하고 저층 현관부만 진회색 계열의 세라믹 타일로 안정감을 더했다.집은 건축주 부부와 어머니가 각각 2층과 1층을 쓰는 매스와 임대 세대가 위아래 각각을 사용하는 매스로 구분된다. 주차 공간마저도 분리되어 건축주와 임대 세대는 선택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세련된 외관과 기능적인 설계 덕분인지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았고 주변 집들에 비해 임대 세대도 빨리 정해졌다는 후문을 전했다.SECTION ①현관 ②거실 ④방 ⑧다락 ⑨데크 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하남시 │ 대지면적 ▶ 262㎡(79.25평)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 다락건축면적 ▶ 129.28㎡(39.10평) │ 연면적 ▶ 282.20㎡(85.36평)건폐율 ▶ 49.91% │ 용적률 ▶ 73.92%주차대수 ▶ 4대 │ 최고높이 ▶ 9.8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120mm외부마감재 ▶ 외벽 - 외단열시스템 백색 스터코플렉스 / 지붕 – 컬러강판창호재 ▶ LG하우시스 E9-TT150 │ 열회수환기장치 ▶ 센도리에너지원 ▶ 도시가스 │ 전기·기계 ▶ 코담기술단구조설계 ▶ 미도구조 │ 시공 ▶ ㈜경진종합건설 031-757-2795설계담당 ▶ 이경준, 성동욱, 김영필설계 ▶ 세담 건축사사무소 031-795-3733~4높은 층고의 거실은 다락과 시각적으로 연결된다. 충분한 채광의 거실과 문턱 없이 슬라이딩 도어로 연결되는 안방입주한 뒤 수동적으로 TV를 보는 생활 대신 테이블에 앉아 대화하는 시간이 늘었다는 가족 / 아이들의 손씻기 습관을 위해 현관에 미니 세면대를 마련했다. 공간 낭비 없이 알뜰하게 구성한 주인 세대연로하신 어머니의 집은 1층에, 다락과 옥상 테라스가 있는 2층은 건축주 가족의 공간으로 배치되었다. 건축주는 이전에 살았던 북향 아파트는 채광의 아쉬웠던지라 새로 짓는 집은 빛이 충분히 들어올 것을 요청했고, 다각형 대지의 특징을 살려 적재적소에 창을 내었다. 마당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옥상 테라스가 외부 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계단실 복도에 마련한 미니 도서관, 회유 동선으로 연결되는 욕실 등 낭비 없는 콤팩트한 설계에 건축주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층간소음 걱정 없이 뛰어다니는 두 아들을 보며 더 일찍 지을 걸 하는 마음도 든다고.POINT 1 - 세대 분리 우체통 현관문과 주차 공간뿐만 아니라 우체통도 각각 설치했다. 건축주 부부와 어머니가 쓰는 1호 라인과, 임대 세대가 나눠 쓰는 2호 라인으로 구분해 출입 동선 가까이에 두었다. POINT 2 - 계단실 미니 도서관 2층에서 다락으로 올라가기 전 공간을 복도형 도서관으로 만들어 한쪽 벽면은 책장으로 채우고 벽돌로 인테리어 해 따뜻한 분위기의 장소로 연출했다.데크와 연결된 아이의 다락 놀이방 안방과 거실에서 각각 접근이 가능한 2층 욕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노루페인트 키즈아이, LG하우시스 실크벽지 / 바닥 - 동화자연마루 강마루 원목마루, 복합대리석 타일욕실 및 주방 타일 ▶ 대보타일, 아쿠아마리나 엔틱스페셜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 주방 가구 ▶ 한샘, 하츠(후드)조명 ▶ 필립스라이팅, 중앙조명(거실 펜던트) │ 계단재 ▶ 메이플 하드우드 집성목 30T현관문 ▶ 성우 스타게이트 단열도어 │ 방문 ▶ 자작나무 원목도어, PSL 레일도어천창 ▶ 한샘 │ 데크재 ▶ 방킬라이동선 분리로 벽간 소음 해결과 사생활 보장1층 어머니 집의 거실 겸 주방.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도록 조리대 맞은 편에 개구부를 내었다. 열린 벽과 창 사이로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놓았다. 아침마다 마주치는 게 나쁜 일은 아니지만, 단독주택의 요소는 아니라고 판단한 건축주는 그 생각을 건축가에게 전했다. 송 소장은 일반적으로 다가구주택 중앙이나 끝에 자리하며 이동 통로 그 이상의 역할을 하지 않는 계단실 대신 사생활을 보장하는 분리된 계단실을 만들고 이를 세대 벽이 마주하는 곳에 배치해 벽간 소음 문제까지 해결했다.오픈형 계단실을 통해 지하에 채광을 보탰다. 가족과 친척들이 방문했을 때 다용도로 쓸 수 있도록 폴딩도어를 달았다. 2F - 94.23㎡ / ATTIC - 85.30㎡ B1F - 103.69㎡ / 1F - 87.28㎡ PLAN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방 ⑤화장실 ⑥보조주방 ⑦미니 도서관 ⑧다락 ⑨데크 ⑩임대 세대거실 및 주방이 있는 각 임대 세대의 메인 층은 누가 살더라도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넓고 단순하게 구성했다.지하층은 채광과 환기를 위한 썬큰을 설치해 전용 데크 마당처럼 쓸 수 있다.데크 테라스에서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가족 1층 집은 썬큰 공간이 딸린 지하층으로, 2층 집은 옥상 미니 데크가 포함된 다락으로 부족한 공간을 벌충했다. 특히 임대 세대는 누구나 들어와도 살 수 있도록 보편적인 구조를 기본으로 하되 이 집만의 특성이 드러나도록 외부 공간과의 연결에 신경 썼다.“정형화된 매스, 수익에 맞춘 공간 구성을 원했다면 이 프로젝트는 실패했을 겁니다.” 정주성이 아닌 부동산으로서의 의미가 더 높아진 요즘, 집의 본질과 거주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하면서 현실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은 다가구주택은 그래서 더 반갑다.건축가_송원흠[세담 건축사사무소]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4년부터 세담건축사사무소 대표로 재직 중이다. 단국대학교, 동서울대학교 등에서 설계, 건축계획, 건축법규 등을 가르쳤다. 가평 사룡리주택, 강원 고성주택, 파주 동패동주택, 미사지구 주택, 제주 봉개동주택 등의 단독주택을 설계했으며, 국내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시설환경개선사업을 목재문화진흥회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양평에서 일반인 대상 집짓기 세미나를 위한 한옥 북카페(공간산책)도 운영하고 있다.031-795-3733~4 | wheum915@hanmail.net취재_조성일|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Vol.235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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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5
천연 박판 슬레이트로 시선을 휘어잡는 블랙하우스
비슷한 형태의 집이 즐비한 신도시 주택가. 그곳에서 조용한 존재감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독특한 검은 집을 만났다.집짓기에서 새로운 시도는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특별한 집을 원하지만, 새로운 재료와 공법, 구조를 ‘시험 삼아’ 해보기엔 그 기회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디자인 주택’이라는 곳들 중, ‘여기서 본 스타일, 저기서 본 자재’가 많은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일지 모른다.SECTION ①현관 ②주방 ⑧욕실 ⑨테라스어머니와 네 살 터울 남매, 그리고 부부. 다섯 식구인 건축주는 세종시의 한 단독주택 필지를 들고 건축가를 찾아갔다. 가족의 가장 큰 바람은 곳곳을 아이들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 간단해 보이는 요구지만, 오히려 건축가 재량이 커진 만큼 고민도 컸다. 아이를 위한 공간을 만들면서 어떻게 흔하지 않은 ‘가족만의 집’을 끌어낼 수 있을까. 건축가는 치열하게 고민한 답을 제시했다. 수개월 후. 문제를 던져준 가족은 단정하면서도 특별한, 또 즐거움 가득한 지금의 집을 만났다.천연 박판 슬레이트를 바탕으로 목재 외장재로 포인트를 줘 단조로움을 피했다.가족의 미션을 받아든 홈스타일토토의 임병훈 소장은 차별화 요소를 소재에서 찾았다.“신도시 주택 필지이기에 기존에 흔히 사용되어온 스터코나 사이딩류의 외장재를 지양하고 싶었습니다. 또 세종시의 천연 소재 사용 권장과 색채 심의도 염두에 두어야 했지요.”고민 끝에 선택한 것은 스페인산 천연 박판 슬레이트. 유럽에서는 외장재로 오랫동안 검증됐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소재였다. 건식 시공하는 것도 국내 최초 사례여서 코너나 밑단 처리 디테일을 찾아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극복해가며 시공한 천연 박판 슬레이트는 특유의 질감과 컬러로 주택의 담백한 건축선, 목재 포인트와 어우러져 외관 디자인의 아이덴티티로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단차가 적당히 있는 큰 도로 쪽은 시선이 닿지 않아 마당을 열어둘 수 있었다. / 갑갑할 수 있는 2층에 개방감을 주는 테라스티타임, 마당에서 노는 아이들의 휴식 등 다양한 용도로 내·외부 활동을 함께 즐기는 선룸 또 하나 신경 쓴 부분은 마당 프라이버시 문제였다. 이웃집과의 간격은 여유로운 편이었지만, 담장을 만들 수 없어 한계가 있었다. 이는 선룸을 앞으로 빼 주택을 ㄱ자 형태로 만드는 방법으로, 맞닿은 도로에서의 시선을 차단하여 아늑하고 프라이빗한 마당을 만들 수 있었다.HOUSE PLAN대지위치 ▶ 세종특별자치시 고운동 │ 대지면적 ▶ 392㎡(118.78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94.5㎡(28.63평) │ 연면적 ▶ 156.96㎡(47.56평) 건폐율 ▶ 24.11% │ 용적률 ▶ 40.04% 주차대수 ▶ 자주식 2대 │ 최고높이 ▶ 7.9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 지상 – 외벽 : 2×6 S.P.F.구조목, 지붕 : 2×8 S.P.F.구조목 │ 단열재 ▶ 외벽 - JMB R23(외단열 T8 스카이텍 추가) / 지붕 - T185 가등급 수성연질폼 외부마감재 ▶ 외벽 – 슬레이트코리아 천연 박판 슬레이트(스페인산 CUPA) / 지붕 – 광장건업 컬러강판 │ 담장재 ▶ 생울타리 담장 창호재 ▶ 엔썸 독일식 PVC T46 3중유리 시스템창호 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 │ 열회수환기장치 ▶ 셀파씨앤씨 에너지원 ▶ 도시가스 + 태양광전기 설계 ▶ 홈스타일토토 02-720-6959 www.homestyletoto.com 시공 ▶ JCON 032-567-1610 www.jconhousing.comPOINT 1 - 천연 박판 슬레이트 독특한 질감, 간편한 관리, 천연 소재라는 조건을 충족하는 재료로 스페인에서 온 천연 박판 슬레이트를 적용했다. 우리나라에서 건식 시공은 처음이어서 디테일 처리가 쉽지 않았다고. POINT 2 - 선룸 안마당을 도로 쪽 시선으로부터 보호하면서 다양한 실내·외 활동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선룸. 주방과 연결되는 통로를 통해 동선상 편리함까지 더했다.현관에서 바로 닿는 시선을 적당히 거르면서도 완전히 막지 않아 갑갑하지 않다. 주방 너머로는 선룸과 이어지는 문이 설치되어있다. 거실은 천장을 오픈해 볼륨감을 살렸다. 북쪽으로 난 현관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서면 화이트와 우드가 실내의 전반적인 색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가장 먼저 누다락을 만나게 된다. 주방과 맞닿은 경계에 단차를 주고 수납 선반을 배치해 분리감을 준 공간이다.거실을 사이에 두고 어머님을 위한 침실이 놓였고, 계단을 오르면 부부와 아이의 휴식 공간들이 배치되어 있다. 긴 복도를 두고 두 아이의 방과 부부 침실이 자리 잡았는데, 가구와 벽을 이용해 외부 시선을 한 번 끊어주는 방식으로 가족 간에도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게 배려했다.현관의 중문과 루버 마감, 선반 식물, 목재 벤치로 목가적인 분위기를 냈다. / 단을 높여 만든 마루는 아이들 방에서 수납 공간 역할을 하면서 벤치겸 또 침대가 되어주기도 한다. 웨인스코팅 벽과 펜던트 조명이 아늑함을 더하는 부부 침실 POINT 3 - 그물망 2층 아이들 방 앞에는 그물망이 있는 놀이 공간을 두었다. 바로 아래는 누다락이 자리해 집 안 소통의 역할도 겸한다. POINT 4 - 복도 중앙 수전 다섯 가족이 준비하는 아침은 분주하기 마련. 구성원 중 넷이 지내는 2층 복도 중앙에 수전을 설치해 아침 준비가 혼잡하지 않도록 했다.2F – 62.46㎡ 1F - 94.50㎡PLAN ①현관 ②주방 ③선룸 ④거실 ⑤침실 ⑥다용도실 ⑦드레스룸 ⑧욕실 ⑨테라스계단 옆 미끄럼틀은 아이들이 마음껏 낙서할 수 있는 칠판, 누워 놀 수 있는 그물망 등과 함께 아이들의 소소한 즐길거리 중 하나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신한벽지, KD프라임우드 인테리어 루버 / 바닥 - LG하우시스 소리잠 | 욕실 및 주방 타일 ▶ 민바스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일신스파 | 주방 가구 ▶ 한샘 조명 ▶ 공간조명, 비츠조명 | 계단재·난간 ▶ 오크 집성목, 유리 난간 현관문 ▶ 성우스타게이트 | 중문 ▶ 우딘도어 AL싱글레일 방문 ▶ 우딘도어 | 붙박이장 ▶ 한샘 | 데크재 ▶ 방킬라이 19mm2층 복도의 보이드 공간 쪽은 난간이 아닌 벽체로 구성되어 자칫 갑갑해질 수 있었는데, 중간에 개구부를 만들고 식물을 둬 시선에 변화를 주고 숨을 틔웠다.여기에 계단 옆 미끄럼틀, 그물망 공간, 칠판 등이 더해져 한창 자라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집을 즐겁게 한다. 다섯 식구가 누릴 많은 즐거움을 곳곳에 품은 집. 독특한 자재로 표현된 ‘검정’이 매력적인 이 집에서 건축가는 자연스럽게 ‘락현재(樂玄齋)’라는 이름을 떠올렸다고.흰색은 다른 곳에서 주어지는 모든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우리 눈에 하얗게 보이고, 검은색은 반대로 모든 빛을 그 자리에서 품기에 검게 보인다고 한다. 가족들의 행복을 꼭 품고 있는 락현재는 그래서 보이는 만큼, 더 따뜻한 블랙이다.취재_신기영|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5 www.uujj.co.kr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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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5
알차고 담백한 중목구조 주택
집을 짓고 살아본 사람은 안다. 꿈꾸던 일상이 꼭 현실과 같지는 않다는 것을. 여기, 군더더기를 걷어내고 꼭 필요한 것만 골라 채운 집이 있다.좋은 집이란 무엇일까. 가치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확신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있다. 직접 짓고 살아보면 그 답을 알게 되리라는 것.“건축하는 사람으로서 수많은 집을 지어왔지만, 막상 내 집을 지을 때는 욕심을 버리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7년 정도 살아보니 관리하느라 비용과 노력만 소모되고 쓰지 않는 공간이 예상보다 더 많았죠. 이번엔 정말 ‘살기 좋은’ 집을 실현해보고 싶었습니다.”단지 초입에서 바라본 세담스테이. 왼쪽에 1호 모델하우스가, 오른쪽에 이미 분양 및 입주가 완료된 2호 주택이 자리한다. 화려하진 않지만 단순함과 세련미가 돋보이는 주택 외관. 관리나 보수의 수고를 덜기 위해 복잡한 디테일은 최대한 배제했다. / 주택의 후면. 주변을 둘러싼 녹음이 싱그럽다. 경기도 용인시 주북리, 자연을 벗한 주택단지 세담스테이의 1호 주택이 얼마 전 모습을 드러냈다. ‘합리적인 가격의 실용적인 집’을 지향한 중목구조 주택으로, ㈜세담주택건설 한효민 대표는 소박하고 균형 잡힌 삶을 위한 집과 마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독일, 오스트리아, 일본 등의 집을 견학하며 느낀 점과 직접 집을 짓고 살아본 경험을 이곳에 오롯이 녹여냈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한터로381번길 24-1 |단지규모 ▶ 총 17필지 대지면적 ▶ 단지 전체 - 5,980㎡(1,807평) / 1호 모델하우스 – 315㎡(95평, 도로부지 56㎡) 건물규모 ▶ 지상 2층 + 다락건축면적 ▶ 62.5㎡(18.91평) | 연면적 ▶ 125㎡(37.81평)건폐율 ▶ 20% │ 용적률 ▶ 40% 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9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파일 공법 / 지상 - 나이스코리아 철물 중목구조 105mm 공학목재 │ 단열재 ▶ 내벽 – 크나우프 에코필 / 외벽 – 네오폴 50mm 외부마감재 ▶ 벽 - ICOT RYOWA社 타일 WING BORDER 2 화이트 / 지붕 - 컬러강판 담장재 ▶ 개비온 블록 창호재 ▶ 피마펜(PIMAPEN) 시스템창호 U-PVC + LG하우시스 필름 철물하드웨어 ▶ 나이스코리아 중목구조 철물 │ 에너지원 ▶ 기름보일러 분양가 ▶ 약 4억5천만원(토지, 설계, 조경, 건축 시공 포함) 설계 ▶ 계획설계 - ㈜세담주택건설 / 실시설계 - 홈플랜 건축사사무소 시공 및 분양 ▶ ㈜세담주택건설 031-679-0660 www.sedam.co.krhttps://blog.naver.com/sedamstay 현관으로 들어와 복도에서 바라본 거실. 한쪽에는 손님용 화장실을 두었다.시원한 공간감의 거실은 남향 빛을 받아 늘 환하다. 창가에 벤치를 두어 작은 휴식 공간도 마련했다. POINT 1,2 / 한국형 중목구조중목 구조재 샘플과 실제 시공 현장. 중목구조는 시간이 지남에 따른 구조재 변형이 적고, 프리컷 목재를 현장에서 조립하기 때문에 시공기간이 짧다. 특히 세담스테이는 구조 특성에 맞춘 건축 설계와 부산 공장을 둔 나이스코리아와의 협력을 통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했다.“일본에는 ‘장수명 주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한 가족의 일생을 함께할 수 있도록 내구성과 가변성, 수리 용이성을 고루 갖춘 주택이지요.”세담스테이에는 ‘한국형’ 장수명 주택을 실현하기 위한 한 대표의 고민이 집약되어 있다. 자고로 더하는 것보다 덜어내는 일이 어려운 법. 먼저 집의 규모를 4인 가족이 생활하기 적당한 크기로 줄였다. 바닥면적 19평 정도의 크지 않은 집이지만, 생활에 아쉬움이 없도록 공간 설계에 특히 신경 써서 1층은 개방감 있는 공용공간으로, 2층은 사적인 공간으로 구성했다. 주방을 뒤로 배치하고 거실과 식당을 널찍하게 연결한 1층은 손님이 여러 명 와도 거뜬히 소화 가능하다. 욕실 2개, 방 3개로 알차게 채운 2층은 남쪽으로 방을 배치하고 복도 면적을 최소화하여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안방의 드레스룸은 벽체를 세우는 대신 제작 가구로 가림벽을 만들어 면적 손실을 줄이고, 거주자의 필요에 따라 공간을 유연하게 재구성하여 쓸 수 있다.‘ㄷ’자 구조로 간결하게 구성한 주방. 자잘한 살림이 있는 주방과 다용도실을 거실과 식당 뒤쪽으로 배치했다. 주방 아일랜드 너머로 바라본 식당. 거실과 연결된 식당은 마당으로도 바로 이어진다. 자연스럽게 노출된 구조재가 인테리어 효과를 내는 안방.공법을 중목구조로 선택한 것은 집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중목주택’ 하면 국내에서는 ‘좋은 건 알지만 비싸다’라는 인식이 강한데, 세담스테이는 일본 현지에 구조 계산을 의뢰하고 프리컷 목재를 들여오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국내에 공장을 둔 회사와 협업하여 구조 계산에 따른 설계안 수정 및 자재 운반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였다. 또한, 창의 비율과 기둥 간격 등 중목구조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집을 설계하여 데드스페이스, 자재 손실률을 최소화했다.POINT 3 / 채광을 고려한 방문 남쪽에 방을 배치한 2층은 복도와 계단실의 채광을 위해 모든 방문을 불투명 유리가 있는 디자인으로 선택했다. 좁은 복도가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한 아이디어다. POINT 4 / 건식 욕실 모든 욕실을 건식으로 구성하여 방수 하자, 곰팡이 발생 등을 예방하되, 바닥은 타일로 마감하여 청소와 관리가 쉽게 했다. 천장은 방수석고보드 시공 후 스터코로 미장하였으며, 매립등 대신 얇은 노출형 조명을 사용해 구조체로 스며드는 습기를 줄였다.2F – 62.5㎡1F – 62.5㎡ PLAN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식당 ⑤다용도실 ⑥화장실 ⑦욕실 ⑧침실 ⑨드레스룸 ⑩복도벽체를 세우는 대신 제작 가구로 공간을 나누어 화장대와 드레스룸을 만든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did 벽지 / 바닥 – 동화자연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바스미디어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계단재·난간 ▶ 애쉬 집성목 │ 현관문 ▶ YKKap 중문 ▶ L door │ 방문 ▶ 현대홈도어안방 욕실 또한 건식으로 구성하고 드나들기 편한 다운 욕조를 두었다.남쪽으로 창을 낸 2층 아이 방. 위에는 창고 용도의 다락을 놓아 단열층 역할을 겸하게 했다. / 2층 복도에서 바라본 계단실 하자 방지를 위해 외관은 발코니 등을 생략한 단순한 박공지붕 형태로 디자인하고, 외장재는 비교적 오염이 적은 타일을 선택해 살면서 손이 많이 가지 않게 신경 썼다. 전기설비공사 시에는 구조체의 변형을 방지하기 위하여 설비 층을 따로 두고,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레일을 설치해 구조목재의 타공을 최소한으로 했다. 집의 모든 욕실을 건식으로 구성한 것도 같은 맥락. 습기에 취약한 목조주택 특성을 고려하여 방수, 곰팡이 등 살면서 발생할 수 있는 하자 문제를 예방하고자 했다. 구조체로 욕실 수증기가 스며드는 것을 막기 위해 천장 방수를 철저히 한 것과 매립등 설치를 배제한 점 등도 인상적이다.좋은 집과 나쁜 집의 차이는 결국 ‘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에서 오는 게 아닐까. 사는 사람이 주체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생활의 불편과 고민을 덜어주는 소박한 집. 두고두고 볼수록, 오래오래 살수록 정감 가는 세담스테이 첫 집의 일상은 오늘도 옹골차게 영근다.취재_조고은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5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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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5
건축가에 의한 건축가의 집, 광주 백소헌(白巢軒)
광주광역시 한적한 주택가. 저녁이 되면 따뜻한 불빛으로 집 앞과 동네 골목을 비추는 집이 있다.해 질 무렵부터 주변을 밝게 비추기 시작하는 주택의 모습 각각 미술과 건축을 전공한 부부는 획일화된 주거공간에서 탈피하여 다양한 환경에서 영감을 받고,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원했다. 아이들은 자유롭게 뛰어놀고, 엄마는 육아 때문에 잠시 멈추어 두었던 작품 활동을 계속해 나가고, 분주한 외부 활동에 지친 아빠에게 일상의 느슨한 템포를 누리게 해줄 공간을 말이다.Before / 집을 짓기 전 골목의 모습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 쪽 전경 집을 짓기로 한 이후 부지를 물색하던 중 원도심의 평범한 주택가 좁은 땅에서 묘한 가능성을 느꼈다. 주변 폐선부지에 형성된 푸른길 공원, 정취가 느껴지는 골목, 오랜 시간을 두고 축적된 지역의 생활 문화와 도시 인프라를 잘 활용하면 꽤 괜찮은 주거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백소헌(白巢軒)’은 가족만의 애칭이다. 옆집 감나무를 배경으로 떠 있는 공간이 마치 둥지의 모습과 같다 하여 붙인 이름인데, 가족에게 모태 공간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의 할아버지께서 작명하셨다.주택 외관. 집이 지어진 후 밝게 빛이 드리우고 깨끗이 정비된 골목이 눈에 띈다. 부지는 6m 전면도로와 3m 막다른 골목에 접하고 있다. 담장을 없애는 대신 오죽(烏竹)과 초화류를 심어 삭막한 골목길에 개방적인 녹색의 풍경을 더하고, 오래된 블록을 전면 교체하여 집을 짓는 기간 동안 소음과 불편을 감내하여준 이웃들에게 개선된 환경으로 보답하고자 하였다. 또한, 전면의 개방적인 주차장은 보행자들이 좁은 골목길에서 잠깐 쉬거나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으로 활용되기를 바랐다.SECTION ①아틀리에 ③뒷마당 ④거실 ⑤주방 ⑦보조주방 ⑨현관 ⑩데크 ⑪안방 ⑫자녀방 ⑬다락방 ⑭드레스룸 ⑯욕실 ⑰세탁실 ⑲블랙박스&옥상데크집은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다양한 표정을 보인다. 전면의 주택과 시각적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 옥상의 블랙박스는 푸른길 공원을 향하도록 했다. 1층에는 주택과 분리된 아틀리에를 두어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했다. 주택 출입구는 가족의 사생활을 고려하여 쉽게 눈에 띄지 않아야 했기에 골목길을 지나 후면 계단을 올라야 현관문이 맞이한다.HOUSE PLAN대지위치 ▶ 광주광역시 남구 | 대지면적 ▶ 121.5㎡(36.75평)건물규모 ▶ 지상 4층 | 건축면적 ▶ 72.51㎡(21.93평) | 연면적 ▶ 183.41㎡(55.48평)건폐율 ▶ 59.68% | 용적률 ▶ 150.95%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12m(일조권 적용 부위 9m 이하)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200mm | 외부마감재 ▶ 외벽 – 스톤코트 외단열 시스템(화이트), 적고벽돌, 스테인리스 부식 강판, 무절적삼목 베벨사이딩 / 지붕 – 징크(블랙)담장재 ▶ 적고벽돌 영롱쌓기, 오죽 식재 | 창호재 ▶ 이지시스템 166mm 고기밀성 단열 알루미늄 커튼월 창호, 24mm 컬러로이복층유리(브라운)에너지원 ▶ LPG | 전기·통신·토목 ▶ ㈜좋은 엔지니어링설비 ▶ 플랜 이엔지 | 구조설계(내진) ▶ ㈜정구조엔지니어링 |시공 ▶ 임태형총공사비 ▶ 4억3천만원(설계비 제외)설계·조경 ▶ ㈜건축사사무소 플랜 061-334-2267(나주), 062-267-2267(광주)|www.planarchitects.co.kr주방 앞 데크. 전면 가벽에 의하여 외부 활동 중에도 프라이버시가 침해되지 않는다.지면으로부터 레벨을 낮추어 안락한 분위기가 감도는 아틀리에 내부는 일조권을 적용하는 지역에서 최대한 다양한 볼륨의 공간을 만들고자 스킵플로어 방식을 적용했는데, 덕분에 좁은 대지(36평)에서도 높은 층고의 거실을 확보할 수 있었다. 실내는 따뜻한 느낌의 목재와 깨끗한 백색 페인트로 마감하고, 비워낸 여백에는 아내의 그림 작품을 적절히 놓아 멋을 더하였다.2층은 가족이 일과 중 대부분을 보내는 중심생활 영역으로, 거실과 주방, 공용 욕실, 다용도실, 데크를 배치하였다. 볕 좋은 날 데크의 폴딩도어를 열면 한옥 대청마루와 같이 남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분다.스킵플로어를 활용하여 높은 층고를 확보한 거실 공간 깔끔하게 정돈된 채광 좋은 침실 LG하우시스 Z:IN‘디아망’ 벽지 & ‘지아마루 리얼’ 마루온 가족이 함께 머무는 주거공간에 사용될 자재는 꼼꼼하게 고르기 마련이다. 컬러, 디자인은 물론 가족의 건강을 위한 친환경 제품이어야 안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하우시스 Z:IN의 프리미엄 친환경 벽지 ‘디아망’과 강마루 ‘지아마루 리얼’은 이 모든 것을 만족시킨다.디아망 / 회벽(PR002-3) | 디아망 / 유로 타일(PR001-1)‘디아망’은 LG하우시스 Z:IN의 프리미엄 친환경 벽지로, 피부에 닿는 표면층에 식물 유래 성분을 8~12% 적용해 ‘유럽섬유제품품질인증’ 1등급 및 국내 ‘환경표지인증’을 획득했다. 직물의 짜임(패브릭), 석재의 거친 표면(콘크리트/스톤) 등 총 78가지의 다양한 디자인과 컬러를 만나볼 수 있다. 무게를 약 25% 줄인 특수 처방기술로 시공 편의성까지 겸비했다.지아마루 리얼 / 비얀코 마블(PLAGRBM-S2) | 지아마루 리얼 / 콘크리트 베이직(PLAGRCB-S2)LG하우시스 Z:IN의 프리미엄 강마루 ‘지아마루 리얼’은 사실적인 나뭇결 표현 기법인 ‘동조 엠보’ 기술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외관을 구현했으며, 대리석, 콘크리트, 헤링본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포름알데히드 방출량 기준 친환경성 최고 등급인 SE0를 충족할 뿐만 아니라, 납, 카드뮴, 수은 등 중금속도 검출되지 않아 어린 아이에게도 안전하다. 국내 강마루 바닥재 최초로 제품 표면에 식물 유래 성분을 적용한 제품이다.다용도실에는 이동과 해체가 가능한 모듈화된 하부 수납장을 설치했다. 데크 전면에는 가벽을 설치해 외부 시선과 직사광선을 적절히 차폐하고 자유로운 옥외 활동이 가능토록 했다. 3층부터 옥상까지는 침실, 세탁실, 가족 욕실을 두어 좀 더 내밀한 공간으로 계획했다. 다락방은 다양한 방위로 창을 두어 시각적 개방성을 높이고, 침실과 스터디 영역이 구분된 입체적 공간으로 만들었다.작은 다락과 연결된 방. 아이가 더 크면 이곳을 예쁘게 꾸며줄 예정이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벤자민무어 친환경 도장, LG하우시스 친환경 벽지, 자작 합판 위 바니쉬 / 바닥 – LG하우시스 강마루, 포세린 타일, 친환경 에폭시 도장 / 반자 – 벤자민무어 친환경 도장, 편백 사이딩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수입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 한샘 euro, 도요우라 싱크볼, 카타 인덕션 | 조명 ▶ 유로패스, 비츠조명계단재·난간 ▶ 자작 집성목 + 바니쉬, 강화유리 + 스틸파이프 | 현관문 ▶ 무등 원목가구(오크목 주문 제작)중문 ▶ 3연동 도어 + 망입유리 | 방문 ▶ 목재 미서기문 제작 + 래커 도장 / 반자동 시스템 | 붙박이장 및 가구 ▶ 가구소풍(침대, 식탁, 벤치, TV장 주문 제작) | 데크재 ▶ THK19 방킬라이 + 친환경 오일 스테인1F – 42.93㎡ / 2F – 59.02㎡ 3F – 54.32㎡ / 4F – 27.14㎡ PLAN①아틀리에 ②주차장 ③뒷마당 ④거실 ⑤주방 ⑥다용도실 ⑦보조주방 ⑧화장실 ⑨현관 ⑩데크 ⑪안방 ⑫자녀방 ⑬다락방 ⑭드레스룸 ⑮세안실 ⑯욕실 ⑰세탁실 ⑱창고 ⑲블랙박스&옥상데크옥상에 올라서면 마을 전경, 광주의 랜드마크인 무등산, 그리고 남쪽 푸른길 공원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옥상의 블랙박스는 남쪽 푸른길 공원으로의 픽처 프레임(Picture Frame)을 형성하고 45° 경사로 회전하여 마주 보는 집과의 시각적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마을 풍경과 주변 산, 그리고 하늘까지 담아낸 아늑한 옥상 이 집은 설계 과정에서부터 미적 가치 외 실용적 가치 또한 중요시하였다. 층별로 다양한 형태와 규모의 수납공간을 두어 정리정돈을 쉽게 했고, 세탁실과 드레스룸을 같은 영역에 배치해 동선을 단축하였다. 에너지 절약 측면에서는 단열을 보강하고(법적 기준의 2배 적용), 대기 전력 차단 콘센트, LED 조명을 사용한 덕분에 한 달 전기료가 3만원 남짓으로, 초기에 계획하였던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굳이 도입할 필요가 없었다(인덕션 조리기구 상시 사용 중이며, 여름철 에어컨 가동 시에는 5~8만원).집을 짓기 전 주변에 우려 섞인 목소리에 고민도 많았다. 추후 시세를 고려하여 소위 뜨는 동네의 아파트를 추천하거나 학군, 교통, 동네 분위기 등을 거론할 때면 흔들린 것도 사실이다. 그럴 때마다 초심을 다잡았고 지금은 그 결정에 후회하지 않는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건축가가 자신의 집을 직접 설계하고, 지어보고, 거주하고 있는 셈이니 향후 어떤 클라이언트 앞에서도 진솔하고 떳떳하게 상담에 응할 자격을 갖추었다는 생각과 함께 건축가로서 일말의 사명감에 답했다는 뿌듯한 마음도 든다.DETAIL집을 짓는 과정에서는 좁은 대지에 다양한 공간을 구현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에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들이 결코 쉽지 않았다. 가치관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 소박하고 평범한 꿈이겠지만, 사실은 수많은 편견과 맞서게 되는 외로운 투쟁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집에 대하여 단순히 브랜드나 평당 공사비, 주변 입지, 화려한 자재의 사용 여부만을 논한다면 삶은 건조해지고 한 발짝 진전시키는 것마저 힘이 들 것이다.<p id="6aey" style='margin: 0px 0px 18px; padding: 0px; color: rgb(51, 51, 51); text-transform: none; text-indent: 0px; letter-spacing: normal;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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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0
새소리와 물소리가 들리는 집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1급수 실개천 옆으로 집을 지었다. 잔잔하게 흐르는 물소리와 눈 앞에 펼쳐지는 녹음은 쉴 틈 없이 살아온 지난날을 포근히 감싸 안아준다.그동안 두 아들의 양육과 교육을 위주로 주거지를 옮겨 다녔던 50대 부부는, 자녀들의 성장과 함께 좀 더 나은 주거 환경을 고민하게 되었다. 몇 년 후로 다가온 정년을 고려하여 경제적 구조를 가지면서 아파트에서 누릴 수 없는 주택만의 매력적인 공간을 맛보고 싶은 바람이었다.SECTION ③욕실 ④거실 ⑤침실 ⑧현관 ⑨드레스룸 ⑩옥상 데크 산자락 쪽으로 4m 도로가 있었지만, 반대편인 하천을 향해 건물을 배치했다. 맑은 개울이 가지는 자연적 요소와 일상을 가까이에 두기 위함이었다. 어둠이 내린 구덕천에서 바라본 주택 전경 이후 시간이 날 때마다 부산 시내 곳곳, 집 지을 땅을 보러 다녔다. 하지만 4~5년 사이 땅값이 많이 올라 반반한 대지는 부부가 감당하기엔 너무 비쌌다.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을 때, 평소 잘 알고 지내던 ‘건축사사무소 토탈’의 강대화 소장이 지금의 땅을 소개했다.“우연히 일 때문에 부동산중개소를 들렀다가 작고 못생겨도 좋으니 적은 돈으로 살 만한 땅이 있는지 여쭤봤어요. 대로변에서 골목길로 1분 남짓 뒤따라갔는데 하천 건너편 건물을 가리키며 저것이라고 하더라고요.”1층 아틀리에 앞 건물 가벽과 하천. 벽 사이로 다양한 풍경이 담긴다. HOUSE PLAN대지위치 ▶ 부산광역시 사상구대지면적 ▶ 145m2(43.86평) │ 건물규모 ▶ 지상 3층 + 다락건축면적 ▶ 85.71m2(25.92평) │ 연면적 ▶ 229.48m2(69.41평)건폐율 ▶ 59.11% │ 용적률 ▶ 158.26%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11.35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 지붕 – 콘크리트 슬래브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1호 90mm, 열반사보온단열재 40mm외부마감재 ▶ 스터코플렉스, 전벽돌, 노출콘크리트, 징크(알루미늄_그레이)창호재 ▶ 남선알미늄 PVC 이중창호 │ 에너지원 ▶ 도시가스전기 ▶ ㈜동지종합엔지니어링 │ 설비 ▶ 종건축설비설계사무소구조설계(내진) ▶ ㈜민S&T엔지니어링총공사비 ▶ 3억8천만원 (설계비 및 인테리어 가구 제외) | 시공 ▶ 디자인나라㈜설계 ▶ 건축사사무소 토탈 강대화 https://blog.naver.com/total1642 051-466-1641아틀리에 내부와 중정의 모습중정에서 올려다본 오죽(烏竹). 2층과 3층에서도 함께 식물을 공유할 수 있다. / 2층 현관 너머로 중정이 보인다. 인공조명에 의지한 꽉 막힌 공간이 아닌 밝은 빛과 자연이 어우러진 현관이다. 건축가의 시야에 들어온 건 방 하나 부엌 하나로 된 여덟 가구의 2층 다가구 건물, 쓰레기 뭉치들이 나뒹구는 이른바 폐가였다. 보자마자 이건 아니다 싶어 단념하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동네를 가로지르는 하천에 작은 물고기 떼가 보였다. 이곳은 2005년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구덕천(九德川). 외부 사람들은 거들떠보지 않던 작은 마을이지만, 도심 속 맑은 물이 흐르고 구덕산 끝자락인 아담한 숲을 배경으로 새소리와 물소리가 나지막이 들렸다. 그날 저녁, 그는 건축주를 불러 자연과 함께 하는 이 장소만의 가치를 설명했다. 그리고 여기, 이곳에다 집을 짓기로 했다.한눈에 들어오는 거실과 계단식 책장. 우측 긴 복도로 침실이 연결된다.3층 미니 거실에서도 창밖의 초록 숲을 감상할 수 있다. 오랜 기간 아파트 생활을 한 건축주는 ‘주택을 짓자’는 용감한 결단을 내리긴 했지만, 인적 드물고 익숙지 않은 환경에 대한 경계심을 놓지 못했다. 따라서 외진 숲 방향과 이웃한 건물들의 불완전한 경관과는 맞닥뜨리지 않도록 외부로의 노출을 피해 건물의 형태를 잡았다. 대신 열린 상부와 작은 중정을 결합시켜 가족만의 안전한 외부 공간을 만들어주었다.쾌적한 쉼의 장소가 되는 주방거실부터 다락까지 열린 내부. 모든 층에서 가족이 서로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는 건축주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3F – 72.43㎡ / ATTIC – 26.43㎡1F – 71.34㎡ / 2F – 85.71㎡PLAN①아틀리에 ②중정 ③욕실 ④거실 ⑤침실 ⑥주방 ⑦다용도실 ⑧현관 ⑨드레스룸 ⑩옥상 데크총 3개 층으로 이뤄진 건물은 1층은 아틀리에, 2층부터 주거 공간이 시작된다. 특히 2층에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현관문을 따로 둔 별채 개념의 방 하나를 독립시키고, 본채가 되는 주택의 거실과 주방을 배치했다. 그리고 그 위로 침실과 욕실 등 네 식구의 사적인 공간을 적재적소에 놓았다. 크지 않은 면적이지만, 위층까지 열린 높은 천장고로 인해 내부 공간은 더욱 확장되어 보이는 효과를 가져왔다.“어느 층이든 창문을 통해 바라보이는 실개천과 오랜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흘러 귓가를 맴도는 물소리는 시원할 뿐 아니라 마음을 평안하게 해줍니다. 해 질 녘 창을 통해 담기는 구덕천이 좋아 거실 계단에 앉아서 한참을 바라보기도 하죠. 이곳을 선택하기 전 가장 거부감이 들었던 하천이 사실 큰 보배였음을 뒤늦게 깨달았네요(웃음).”3층 안방과 드레스룸 볕 잘 드는 남향에 면한 자녀 방 / 깨끗한 화이트 톤으로 마감한 욕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벽지(LG하우시스 Z:IN) / 바닥 – 강마루(풍산마루, 베네치오크)수전 등 욕실기기 ▶ 계림주방 가구 ▶ 한샘 유로6000 로웬화이트 & 베니스그레이조명 ▶ 부산 동림조명계단재·난간 ▶ 멀바우 집성목 + 평철난간중문 ▶ 대성 3연동 도어방문 ▶ 대성 ABC 도어붙박이장 ▶ 한샘 블랙 & 그레이우드, 프레임 갤러리 옥상데크재 ▶ 120×21(mm) 방부목 + 오일스테인DETAIL다락과 이어진 옥상 데크. 아파트에선 누리지 못했던 자연이 주는 선물 같은 공간이다.이사 후 부부의 일상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틈날 때마다 마당에 꽃과 나무를 심고, 옥상에 가꾼 작은 텃밭에서 고추와 상추, 오이, 가지를 수확해 식탁에 올린다. 밤이 되면 인근의 작은 소음마저도 사라져 더욱 선명하게 들리는 자연의 소리. 도심 한가운데서 누리는 지금의 생활이야말로 가족에게는 이제껏 느끼지 못했던 특별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취재_김연정| 사진_윤준환ⓒ 월간 전원속의 내집Vol.234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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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0
단순한 외관 속에 품은 다양한 공간
노년을 앞두고 지은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집. 외관은 단순하지만, 내부는 다채로운 풍경을 담은 주택에는 자연과 소통하고 이웃과 관계 맺는 현명함이 담겨 있다.최대한 단순한 선과 면으로 보이는 외관 SECTION ②거실 ③주방&식당 ④다용도실 ⑦욕실 ⑧침실 ⑩화장실 ⑫다락 ⑭창고 ⑮보일러실대지 경계를 따라 세운 벽과 건물이 자연스럽게 중정을 만든다. 서울 청계산을 바라보는 판교 성내미 마을. 이 한적하고 조용한 마을로 들어서는 골목에 단아한 자태를 드러낸 벽돌집이 있다. 단정할 단(端), 아담할 아(雅)의 뜻을 담은 ‘단아재(端雅齋)’이다.약 80평에 달하는 대지 면적은 건축주 부부 둘이 지내긴 다소 큰 편이었다. 결국 비용 절감과 면적 대비 효율을 위해 두 가구가 살 수 있는 주택으로 방향을 잡았다. 노년에 접어든 부부는 평생 한 번 지을 수 있는 집이라는 생각에 ‘외유내강(外柔內剛)’의 콘셉트를 제안했다. 외관의 형태와 재료는 최대한 단순하게 하고, 내부에는 다양한 공간과 풍경을 품은 집을 그렸다. 선과 면이 강조된 현대적인 디자인에 썬큰, 마당, 테라스 같은 외부 공간을 구성해 밝고 커다란 공간이 주는 느낌을 극대화했다. 건축주가 선호하는 자연친화적인 집을 만들고자 빛과 바람을 안으로 유입시키는 방식을 주로 적용했다. 특히 내・외부 계단은 채광을 충분히 받으면서 안팎으로 공간을 연결하고 체험하는 장치가 되어 이 집에 빛과 공간의 풍요로움을 선사한다.집 안을 감추는 차폐 벽면은 목재로 치장해 집의 표정을 부드럽게 한다. / 벽돌 줄눈의 수평과 수직, 두께까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시공해 입면이 하나의 캔버스처럼 보인다.입체적이면서 현대적인 주택 외관. 벽면 밖으로 주차 공간도 충분히 마련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아파트에서의 획일적인 삶에서 벗어나 단독주택만의 다양한 공간을 즐기고자 하는 분위기가 더욱 강하게 조성되고 있다. 아파트처럼 각 세대가 고립된 구조가 아닌 세대 간에 서로 협동하며 지내길 원하는 건축주 또한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사회 변화를 고려하여, 설계 시 주안점은 다채로운 공간 경험과 두 세대가 내·외부 공간에서 다양한 관계를 맺는 것이었다. 동시에 현대적인 평면을 통해 세대마다 각각의 프라이버시를 안정감 있게 보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남측에 조성되어 있는 아파트 단지의 시선으로 주택의 프라이버시를 방해 받을 소지가 있어, 아파트 고층에서 마을 쪽을 내려다보게 될 때 보이는 테라스하우스의 형태를 반영했다. 이웃 간, 세대 간 분리와 조화를 어떻게 고민하고 실현했는지 고심한 결과이다.튓마루와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자리한 안마당 풍경 / 측면에 마련된 주차 공간 외장재는 자연 재료인 벽돌을 선택했다.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중간 톤의 색상으로 주택의 차분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벽돌 간의 줄눈도 수평과 수직의 비례를 정확히 맞춰 8㎜ 두께를 일정하게 고수했다. 이런 디테일은 입면을 더욱 단순하고 하나된 이미지로 보이게 한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 대지면적 ▶ 265.6㎡(80.48평)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 건축면적 ▶ 132.47㎡(40.14평) | 연면적 ▶ 333.3㎡(101평)건폐율 ▶ 49.88% | 용적률 ▶ 81.63%주차대수 ▶ 3대 | 최고높이 ▶ 10.25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단열재 ▶ 경질 우레탄폼 단열재 2종2호 70mm, 50mm외부마감재 ▶ 외벽 – 점토벽돌(치장쌓기) / 지붕 – 0.6T 컬러강판창호재 ▶ 이건 알루미늄 시스템창호에너지원 ▶ 도시가스, 태양광 5kW | 전기·기계·설비 ▶ 세원엔지니어링 | 구조설계 ▶ 전우구조설계 ▶ 유하우스 유한건축사사무소 1544-9801 www.u-haus.co.kr시공 ▶ 유하우스종합건설단순한 마감이지만 창을 통한 풍광을 최대한 담은 거실 전경 주방과 침실 사이 배치한 작은 서재 실내는 벽과 바닥에 어떤 마감재를 적용하느냐보다 내·외부가 자연스럽게 하나 되는 인테리어를 지향했다. 창호를 경계로 안과 밖이 어울리는 느낌, 지하에서 2층까지 이어진 계단, 창을 통해 마당을 바라보는 시선 등을 고민해 공간의 성격을 만들어 나갔다.목재로 디자인된 가벽의 패턴, 한옥의 툇마루처럼 마당에서 안방을 감상하는 여유로움 등 각각의 장면들이 모두 이 집의 인테리어가 된다. 이러한 디자인은 변해가는 계절에 따라 실내의 느낌까지 다채롭게 만든다.현관에는 바로 지하와 2층으로 오르는 계단실이 마주한다. 2F – 103.83㎡ / ATTIC - 74.09㎡ B1F –116.50㎡ / 1F – 112.97㎡ PLAN①현관 ②거실 ③주방&식당 ④다용도실 ⑤서재 ⑥파우더룸 ⑦욕실 ⑧침실 ⑨마당 ⑩화장실 ⑪주차장 ⑫다락 ⑬테라스 ⑭창고 ⑮보일러실준공 이후 주택을 찾아가 보니, 마침 방문한 건축주의 손자·손녀들이 집 안팎을 마음껏 뛰어놀고 있었다. 노부부 역시 아이들을 따라 지하와 마당을 넘나들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에 흐뭇했다.분리된 세대의 2층은 다락까지 포함해 젊은 가족이 지내기 좋은 구성이다. / 콤팩트하게 꾸며진 주방. 바깥 풍경을 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게 창을 배치했다. 집과 일체화시킨 수납장이 돋보인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페인트, 벽지 / 바닥 – 원목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 포세린 타일, 자기질 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대림바스, 콜러, 수입산 FRP 매입 욕조주방 가구 ▶ 한샘조명 ▶ 삼파장, LED램프 계단재·난간 ▶ 원목, 유리난간 현관문 ▶ 이건창호 시스템 도어 테라스 및 옥상 ▶ 노출형 우레탄 도막 방수, 합성 목재하나의 건물이 만들어지기 위해 설계부터 시공까지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지만, 그 안에서 살기 시작한 가족들 삶의 반경에 ‘행복함’이 자리한 것을 보면 가장 보람차다.그간 ‘유하우스’라는 브랜드로 판교신도시, 나아가 여러 택지지구에 꾸준히 작업을 해 왔지만, 단순한 디자인의 주택이 가진 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 프로젝트였다. 이런 의미 있는 순간이 다음 작업에 대한 기대로 꾸준히 돌아오게 된다. <글_ 정승이>건축가_정승이, 김은경정승이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과를 졸업하고 ㈜쌍용건설, ㈜내외건축사사무소 등에서 실무경력을 쌓았으며, 현재 유한건축사사무소 U-HAUS를 운영하고 있다. 그간 싱가포르 썬텍시티 45층 복합센터, 탄현 대림APT, 화정어린이도서관 외 다수의 주택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저서로 『살기 편한 주거공간 U-HAUS』,『스토리가 있는 상가주택』 등이 있다. 김은경 |영남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건축에서 실무를 쌓았다. 주요 작업으로 세부 코르도바 카지노 쇼핑몰 기본 계획, 국방부 주관 사업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하였다. 현상설계 당선 및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주택 문화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취재_이세정| 사진_김재경ⓒ 월간 전원속의 내집Vol.234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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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0
쉼이 필요한 시간, 시골집과의 만남
오랫동안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시골집. 지친 맘을 달래러 찾아든 새 주인은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옛 흔적을 매만지기 시작했다. 이 작은 휴식처에서 그녀는 매일 느슨해지는 연습을 한다.우거진 나무 사이로 보이는 옛 창고 건물이 이국적인 장면을 만들어낸다. 어느덧 봄을 지나 뜨거운 여름의 한가운데를 마주하고 있다. 창고에 쌓인 낡은 물건에서 보물처럼 반짝이는 아이들을 찾아내고, 사람이 있어야 할 자리를 대신 메웠던 짐들을 들어내 정리했다. 1톤 트럭 7대에 이르는 양이었다. 다시 빈자리를 보며 쌓인 흙먼지를 말끔히 닦아내고 벽과 바닥에 새로 색을 입혔다. 어두운 창고 안에서 세월만 보냈던 문짝, 의자, 채반, 조명 등도 하나둘 제자리를 찾았다. 그렇게 집에 마음을 쏟는 사이, 계절이 바뀌었다.창고 안에서 바라본 뒷마당 풍경과 김태연 씨. 지난 4월 이사 와, 무성했던 나무를 직접 정리했다. 아궁이가 있는 창고는 쓰임을 고민 중이라고.“쉴 틈 없이 이어지는 해외 출장에 몸도 마음도 몹시 지쳐있었어요. 시차 적응할 겨를도 없이 미국과 베트남, 한국을 오갔죠. 그러던 어느 날, 하이힐을 신은 발등 위로 붉게 피어난 건선을 보고 있자니 문득 서글퍼지더라고요.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면서.”올 초, 김태연 씨는 오래 다닌 직장을 그만뒀다. 섬유디자인을 전공하고 한 의류회사의 해외 영업을 맡았다. 뉴욕의 좋은 호텔에 머물며 바이어를 만나고 저녁 식사에 초대받기도 하는 커리어 우먼의 삶이 남들에겐 화려해보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일은 일일 뿐. 인생의 전환점이 필요했다. 늘 무언가로부터 바쁘게 쫓기던 삶에서 벗어나고 싶었다.현관문 옆 걸린 명패와 1966년 7월 26일 기공 날짜가 적힌 정초석이 집의 나이를 실감케 한다. / 선산이 있는 뒷마당에서 바라본 집. 할아버지가 정리해둔 장독대가 정겹게 자리한다. 연노랑으로 벽을 칠한 작은 방 창문 아래에는 중고로 산 소파가 놓였다. 경기도 용인에서도 깊숙이 자리한 동네, 남사면 방아리(防牙里). 좁은 시골길을 한참 지나 가장 구석진 데 있는 단층집을 고쳐 살기로 결심한 것도 그때였다. 일곱 가구가 전부인 이곳은 김씨 일가가 모여 사는 작은 마을로, 옛날에는 막다른 곳에 있다고 해서 ‘막골’이라 불렸다. 이 단층집 역시 태연 씨 집안의 어르신이 살던, 50살이 넘은 주택이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10년 가까이 방치되었던 터라 ‘사람이 살아야 집이 더 이상 망가지지 않을 것 같다’면서 친척분이 선뜻 집을 빌려주겠다 했을 때, 그녀는 못 해도 1년은 살아보겠다며 덥석 응했다. 창호지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참 예뻤던, 집과의 첫 만남이었다.현관에서 바라본 거실. 맞은편 왼쪽에 다이닝룸, 오른쪽에 침실이 있다. 거실에는 바깥 풍경을 향해 벤치를 두었다.창 너머 초록이 그림처럼 담기는 고즈넉한 다이닝룸 “새 물건을 쉽게 사들이지 말 것, 할아버지가 모아둔 물건들을 집에 녹여낼 것,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생각이 잘 깃든 공간을 만들 것. 이게 제가 세운 원칙이었어요.”하늘색이 감도는 회색빛 문짝은 창고에서 나와 빈티지한 아트월로 거실에 놓였다. 짙은 고동색 문짝 두 개는 침대 헤드로, 오래된 여물통은 다이닝룸의 펜던트 조명으로 변신했다. 계단실 난간 손잡이를 다리 삼아 식탁을 만들고, 버려진 창틀을 주워와 거울을 만들었다.창고에 있던 문짝으로 만든 침대 헤드, 옥색 침대 헤드를 재활용한 콘솔, 직접 디자인하였다. 제작한 커튼과 침구 등으로 편안한 침실 공간을 완성했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는 그녀의 백화점이나 마찬가지였다. 재봉틀 책상은 7만원, 벤치는 단돈 1만원에 샀고, 근사한 원목 책상은 운 좋게 무료 나눔 받았다. 집 안의 모든 가구 중 새 제품은 침대 하나뿐. 페인트칠을 비롯해 장판을 걷고 바닥 에폭시 작업까지 모두 직접 했으니 집을 고치는 데 든 돈은 200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 대신 몸이 고되고 시간이 꽤 걸렸지만, 그녀는 그저 모든 게 재미있었다고 전한다. 그렇게 완성된 공간은 손때 묻은 자연스러움이 창마다 담긴 초록과 어우러지고, 가구와 소품들은 저마다 머금은 시간과 이야기를 도란도란 펼친다.색감이 매력인 문짝을 배경 삼아 놓은 거실의 장식 테이블. 녹슬고 오래되었지만 정든 물건들이다. / 갈 곳 없어진 나무 막대를 선반용 사다리로 재탄생시켰다. “화창한 날도 좋지만, 비 오는 날이 가장 행복해요. 빗소리를 음악 삼아 거실 벤치에 앉으면 저 멀리 고라니 한 마리가 유유히 지나가죠.”처음엔 무서웠던 밤의 적막함을 이제는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때때로 찾아오는 지인들과 실컷 낮잠을 자고, 창고의 네모난 창을 TV 삼아 보며 생각에 잠긴다.아직 미완성인 주방 한편, 직접 만든 선반에 창고에서 나온 유기그릇 등을 정리했다. / 작은 방의 벽장 아래에는 벽지를 뜯어 오래된 느낌을 내고, 갖고 있던 캔버스 액자를 리폼해 걸었다. 태연 씨가 가장 좋아하는 벽이다.앞마당 벤치에 앉아 풍경을 바라보는 태연 씨이 쉼표 같은 공간을 그녀는 앞으로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눌 예정이다. 8월 첫째, 둘째 주말엔 인터스타일(人터style) 다이닝 프로젝트와 연계한 ‘1박 2일 홈캉스’가 진행되고, 업사이클링의 가치를 공감하고 전통 음식을 만드는 등 다양한 클래스도 계획 중이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잠시 멀어져 나에게 집중하고 자신을 가다듬는 일. 그녀의 삶을 바꿔준 집은 이제 또 다른 이의 터닝 포인트가 될 준비를 한다.취재협조_방아리 코테지https://blog.naver.com/99teddy취재_조고은|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4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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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0
요즘 스타일에도 어울리는 주택 속 아치 디자인
유행이 돌고 돌아 요즘 다시 아치 형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중해풍 외관부터 모던 스타일 인테리어까지, 주택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신경섭대칭과 질서를 통해 집은 정면성을 갖고, 다양한 스케일의 아치와 창문 분할로 비례감을 살렸다. 아치의 원형을 떠올리게 하는 전통적인 벽돌 쌓기 방식은 고전적인 매력을 더한다.김현대 + Tectonics Lab©남궁선 심플한 박공지붕에 아치형 천장(볼트)을 품은 외관이 특징인 집. 하단에는 공간을 안으로 들이고 계단형 데크를 만들어 실내와의 연결성을 높였다.오피스경30여 년 된 구옥을 리모델링한 사례로 기존에 있던 아치형 통로를 그대로 남겨 요즘 스타일로 다듬었다.다비드 인테리어(정해전)TIP. 주택 내·외부 아치 이것만은 알고 준비하세요● 아치 자체가 구조체로서 기능하던 과거와 달리, 현대 주택 건축에서는 지중해풍 주택이나 프로방스 스타일 주택 외관의 포치나 테라스를 장식하며 클래식함을 더하는 역할로 쓰인다.● 건물은 대개 직선과 직선의 만남으로 공간을 구성되는데, 아치와 같은 곡선이 삽입되면 부드럽고 따뜻한 인상을 준다. 곡면 벽은 가구 배치가 어렵지만, 아치는 그럴 염려도 없다.● 벽돌로 아치 가벽을 쌓는 경우 곡선 부분에 반원 모양의 틀을 대어 그 위에 벽돌을 조적하고 고정시킨다. 이후, 틀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형태를 만든다.©Åke E.son Lindman아치형 천장이 모듈이 되어 공간의 규모를 규정한다. 빌트인 가구, 벽과 동일한 목재로 마감해 일체화된 느낌을 준다.Tham & Videgård Arkitekter©정의엽 진입로이자 주차장인 필로티 부분의 높이를 확보하면서 지붕선과 대응하는 개구부는 집 자체를 거대한 아치처럼 보이게 한다.AND건축사사무소©노경오솔길이 콘셉트인 집은 동선이 곧 실이 되어 막힘없이 순환한다. 계단 옆 아이들 놀이 공간에 낸 아치형 출입구가 인테리어 포인트.B.U.S ARCHITECTURE다각형의 모임지붕 아래 앤티크한 외관과 어울리는 아치창으로 둘러싸인 응접실. 테두리의 소파와 벽지, 쿠션 등과 더해져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한다.윤성하우징구성_조성일| 사진_주택문화사DBⓒ 월간 전원속의 내집Vol.234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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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6
누나, 동생이 사이좋게 벗한 집
전남 목포, 두 채의 중목주택이 하나의 마당을 품고 나란히 들어섰다. 어린 형제를 슬하에 둔 누나네, 동생네 가족이 어울려 사는 의좋은 남매의 집이다.SECTION ②거실 ⑧욕실 ⑨복도 ⑩게스트룸 ⑪파우더룸 ⑫안방 ⑬드레스룸 ⑭방 ⑮창고 ⑯데크 ⑰발코니 ⑱중정 ⑲다락 1호 | 누나네 집 ‘렴의재(廉醫齋)’“동네 분들도 저희를 자매로 오해하곤 했어요. 시누이, 올케가 한집에서 살다시피 하는 일이 흔치 않기도 하고, ‘김지영, 김서영’ 이름까지 비슷하니까요(웃음).”대문 앞에 서면 좌측으로 동생네 가족의 집이, 우측으로 누나네 가족의 집이 자리한다. 건물은 두 필지에 각각 앉혔고, 하나의 마당을 사이에 둔 채 서로 마주 보듯 다정히 서 있다. ‘한 마당, 두 집 살이’가 불편하진 않을까 우려의 시선이 많지만, 이전에도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며 자주 왕래했던 터라 어색하기는커녕 아들 키우는 부모의 마음이 잘 통해서 오히려 좋단다. 지금도 일주일에 네 번은 두 가족이 함께 저녁을 먹고, 개구쟁이 아이들은 매일 마당에서 뒤엉켜 놀기 바쁘다.동생네 집에서 바라본 1호 주택 외관. 가운데 중정이 있는 ‘ㄷ’자 구조다. 두 집은 매스 형태와 마감 자재를 동일하게 구성하여 주택 단지처럼 일체감을 주었다. 중정과 공유 마당을 향해 열린 1호 거실. 오픈 천장과 큰 창이 시원스러운 공간감을 더한다. 이 땅은 사실 7여 년 전, 누나가 친정 부모님과 함께 집을 지을 요량으로 분양받아둔 필지다. 그 후 남동생이 결혼해 첫아들을 낳았고, 한창 뛰놀 나이가 되자 아파트 층간소음에 대한 고민이 자연스럽게 뒤따랐다. 누나와 매형 역시 어린 형제의 넘치는 에너지를 아파트에서 충분히 경험해본 터였다. 상의 끝에 부모님은 선뜻 땅을 아들 내외에게 양보했고, 그렇게 남매가 함께 집을 짓게 되었다.“콘크리트 주택보다는 목조주택을 짓고 싶었고, 이왕이면 튼튼하고 기본에 충실한 집이었으면 했어요. 틈틈이 집짓기를 공부하며 ‘중목구조 주택’으로 방향을 잡았죠. 프리컷 방식이라 시공자나 현장 상황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적다는 게 결정적이었어요.”HOUSE PLAN대지위치 ▶ 전라남도 목포시대지면적 ▶ 1호 – 227.8㎡(68.91평) / 2호 - 254.3㎡(76.93평) 건물규모 ▶ 1호 - 지상 2층 + 다락 / 2호 - 지상 2층 건축면적 ▶ 1호 - 106.15㎡(32.11평) / 2호 - 103.92㎡(31.44평) 연면적 ▶ 1호 - 204.75㎡(61.94평) / 2호 - 196.87㎡(59.55평) 건폐율 ▶ 1호 - 46.60% / 2호 – 40.87% | 용적률 ▶ 1호 - 89.88% / 2호 - 77.42% 주차대수 ▶ 각 2대(외부 공동주차장 2대) | 최고높이 ▶ 1호 - 9.7m / 2호 - 8.8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팽이말뚝기초 / 지상 - 중목구조 105×105(mm) 단열재 ▶ 비드법보온판 2종2호 70mm, 그라스울 R32, R19 외부마감재 ▶ 벽 - 고벽돌 타일 + 세라믹 타일 / 지붕 - 갈바륨 단열 지붕판 담장재 ▶ YKKap 루시아스 펜스 + 대문 | 카포트 ▶ YKKap 레이나 카포트, 업게이트 창호재 ▶ 레하우 86mm 시스템창호, 43mm 로이삼중유리 에너지원 ▶ LPG 총공사비 ▶ 1호 - 약 4억원 / 2호 - 약 3억5천만원 설계 및 시공 ▶ 블루하우스코리아㈜ 031-8017-5002 http://cafe.naver.com/bluehousekorea www.koreabluehouse.com 프라이버시 확보를 위해 1호 누나네 집의 현관은 건물의 동쪽에 주차장과 현관을 두었다. 현관에서 긴 복도를 따라 들어오면 채광 좋은 주방 및 식당, 거실이 나타난다. 공법을 정한 후, 가장 처음 문을 두드린 곳이 중목구조 시공 경험이 풍부한 ‘블루하우스코리아’. 미팅을 위해 서울까지 달려간 이들은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을 결정했다. 영업에 급급하지 않고 진솔하고 정확하게 상담했던 내용이 믿음직스러웠다는 후문이다.목포에서는 드문 중목구조 주택이라 그런지 두 집은 공사 과정부터 주변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기초공사 역시 남달랐다. 팽이 모양의 콘크리트 파일을 사용해 지반의 지지력을 높이고 침하를 억제하는 ‘팽이말뚝기초공법’을 적용하기로 한 것. 지내력 검사 결과 보강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시 대부분이 매립지로 형성된 지역 특성을 고려하여 내린 결정이었다. 블루하우스코리아 정기홍 본부장은 “이 공법은 기초 공사 시 발생하는 인접 지역의 침하, 소음과 진동 등의 문제를 덜어줄 뿐 아니라 내진 및 방진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중목구조 목재를 그대로 드러내어 아늑함을 더한 2층 복도. 아이들의 안전을 고려하여 난간에는 최소한의 창만 내었다. 2층 아이 방. 형제가 모두 파란색을 좋아해 1호 주택에는 블루 계열 가구와 벽지 등이 주를 이룬다.블루 컬러로 포인트를 준 주방과 아늑한 삼각형 데크를 곁에 둔 식당 2호 | 동생네 집 ‘나무나루’인접한 대지에 각각 자리한 누나네 집과 동생네 집은 서로 마당을 가운데 두고 하나의 담과 대문을 공유한다. 주택 외관은 단순한 박공지붕 선의 매스 형태, 잿빛 파벽돌 외장재 등을 통일하여 멀리서 보면 마치 한 채의 성처럼 웅장해 보인다. 누나네 집은 중정이 공유 마당을 향해 열린 대신 현관문은 반대쪽 도로 면에 두어 각 집의 프라이버시를 어느 정도 확보했다. 마당에는 아이들이 자전거 타기에 편하고 관리가 쉽도록 블록을 깔았다.밖으로 드러난 구조목이 돋보이는 2호 주택의 포치. 공유마당을 지나 현관으로 진입하는 동선이다. 1층 거실과 주방 및 식당. 2호 주택 역시 큰 창과 폴딩도어를 설치해 마당을 향해 열려 있는 구조다. 집 안으로 들어서면 중목주택 특유의 시원스러운 공간감과 큰 창을 만날 수 있다. 인테리어 디자인, 각 실의 면적과 동선 등은 개별 가족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반영했지만, 기본적인 공간 구획의 개념은 같은 지점에서 출발한다. 1층에는 게스트룸, 주방, 거실 등을 비롯한 공용공간을 두고, 남향 빛을 잘 받을 수 있도록 침실과 아이 방은 2층으로 올렸다. 1층 거실 천장을 오픈해 식구들이 언제 어디서든 소통할 수 있게 하고, 2층 복도와 계단실 난간은 어린아이들의 안전사고에 대비해 최소한의 창만 내는 정도로 디자인했다. 현관과 2층 복도 등에 널찍한 창고를 숨겨 수납을 확보하고, 곳곳의 오픈형 발코니는 주택의 개방감을 더해준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실크 벽지(제일벽지) / 바닥 - NOVA 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바스디포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대림바스 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 리빙플러스 조명 ▶ 예술조명 | 데크재 ▶ 합성목재 계단재·난간 ▶ 고무나무집성재 현관문 ▶ YKKap 베나토 현관문 | 방문 ·중문 ▶ WOODONE 원목 도어 현관으로 들어서면 맞은편 창 너머로 작은 중정이 보인다. / 편의를 위해 오픈형으로 구성한 1층 파우더룸거실에서 바라본 주방. 무채색 계열의 모던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안주인 서영 씨의 취향을 반영했다.“집을 설계하던 중 선물처럼 둘째를 가졌어요. 눈이 펑펑 내리던 날 만삭의 몸으로 현장을 찾았고, 산후조리원에 누워서 각종 마감재 샘플을 보고 골랐더랬죠.”5개월 된 아이를 품에 안은 올케가 웃으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두 가족이 정식으로 입주한 건 지난 4월 봄. 누나네 집에는 남편의 성과 직업을 따 ‘렴의재(廉醫齋)’라는 이름을 붙였다. 직역하면 ‘염 씨 의사가 사는 집’이지만, 아이들에게 ‘청렴하고 의로운 사람이 되어라’ 하고 전하는 메시지도 담긴 이름이다. 목포에서 만나 결혼한 동생네 부부는 도시 이름을 순우리말로 풀어 집을 ‘나무나루’라 부르기로 했다. 수많은 배가 드나들던 항구도시 ‘목포’처럼 나무 향 가득히 행복이 드나드는 자리가 되기를. 오늘도 두 집을 오가는 마당 길목엔 행복이 햇살처럼 쌓인다.동생네 집 식탁에 앉아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시누이와 올케, 사랑스러운 조카 2호 주택의 2층 복도. 1호 주택과 거의 동일한 구조에 컬러 포인트를 달리했다. 1F - 103.92㎡ / 102.79㎡2F - 92.95㎡ / 101.96㎡ PLAN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식당 ⑤다용도실 ⑥공유마당 ⑦TV룸 ⑧욕실 ⑨복도 ⑩게스트룸 ⑪파우더룸 ⑫안방 ⑬드레스룸 ⑭방 ⑮창고 ⑯데크 ⑰발코니 ⑱중정 ⑲다락취재_조고은|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Vol.234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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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6
특이한 땅 위, 특별한 중정 주택
본채와 별채가 복도로 이어지고 그 사이에 아늑한 중정이 자리한다. 땅의 한계를 장점으로 승화시킨 특별한 집의 탄생 과정이 궁금하다.진주혁신도시에 세워지는 고층 아파트 주변으로 단독주택 단지에도 집들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제법 동네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평범하고 수수한 집들 사이, 언뜻 세 채인 듯 보이지만 산책로의 낮은 언덕을 감싼 한 채의 집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모은다.“땅이 정방형도 아니고, 끝이 좁아지는 데다 한쪽이 경사지라서 남들은 싫어했어요. 비탈을 병풍 삼을 수도 있고, 한쪽이 막혀 있으니까 프라이버시도 보장될 것 같아 저는 좋더라고요.”건축주는 땅을 계약한 다음 날부터 건축가를 찾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에 하나밖에 없는 집을 지어달라는 포부와 함께.SECTION ②거실 ④복도 ⑤방 ⑥욕실 ⑩테라스 ⑪하늘 정원폴딩도어를 열고 마당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는 건축주 부부 본채와 별채, 그리고 이를 잇는 복도가 재료와 높이로 선명히 구분되는 외관 / 집의 북측면은 추후 이웃이 들어올 것을 고려해 창을 적게 내었다.서울 대형설계사무소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한 후 귀향한 에펠 건축사무소 황인목 소장이 최종적으로 건축주의 선택을 받았다. 사실 건축주는 콘크리트 관련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어 지인을 통해 편하게 설계할 방법도 있던 터. 하지만 황 소장의 블로그와 그가 진주 시내에 작업한 독창적이고 개성 있는 디자인에 끌려 그를 찾게 되었다.“삼각형의 뾰족한 땅에, 한쪽은 언덕이 있고 양끝으로는 횡단보도도 두 개나 있었어요. 신기한 땅이라는 생각에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 같아서 선뜻 건축주의 제안에 응했죠.”복도 위 자갈 정원을 손질하는 부자와 2층 테라스에 선 모녀특이한 땅만큼이나 부부와 딸·아들, 네 식구가 함께 살 집이고 자녀들이 장성하면 타지로 나갈 것도 고려사항이었다. 이에 황 소장은 땅에 순응하면서 생활이 노출되지 않고, 공간을 적절하게 분리할 수 있는 중정 주택이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본채에는 공용 공간과 자녀방을, 별채에는 부부 침실을 두고 이를 복도로 이었다. 모든 층에서 남향 빛을 잘 받도록 모서리 부분은 높이를 낮추고, 복도의 너비를 조정하니 경사 녹지가 수직 정원 역할을 하는 오목한 마당을 얻었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상남도 진주혁신도시 | 대지면적 ▶ 294.10㎡(88.96평)건물규모 ▶ 지상 3층건축면적 ▶ 125.21㎡(37.87평) | 연면적 ▶ 241.92㎡(73.18평)건폐율 ▶ 42.57%(법정 60%) | 용적률 ▶ 77.90%(법정 120%)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8.95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단열재 ▶ 스터코 토탈 마감(THK100 비드법보온판 2종1호, THK180 비드법보온판 2종1호)외부마감재 ▶ 외벽 - 0.5B 청고벽돌 치장쌓기, THK24 목재루버(오일스테인), 큐블록 / 지붕 – 컬러강판창호재 ▶ 영림 시스템창호에너지원 ▶ 도시가스 | 조경 ▶ 용선지 조경전기·기계 ▶ 숭원전기 | 설비 ▶ 경일설비구조설계 ▶ 민구조 | 인테리어 ▶ 진주 바른인테리어시공 ▶ 건축주 직영설계 ▶ 에펠 건축사무소https://blog.naver.com/himarchi거실과 주방은 공간 구분 없이 앞뒤로 배치하고 통합해 개방감이 느껴진다. 현관 정면엔 불투명한 유리를 달아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실내와의 시각적인 연결성을 꾀했다. / 주방 옆 왼편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보조주방 겸 다용도실이 나타난다.본채는 모던하고 정직한 입면의 3층 건물로 밝은 톤의 외관으로 구성하고, 별채는 완만한 경사지붕에 고벽돌을 둘러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두 매스를 이어주는 복도는 상부의 수평 띠창과 수직 목재 패널 덕분인지 상이한 콘셉트를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매스가 모이고 보니 밖에서 보면 마치 갤러리 같은 인상도 물씬 풍긴다.“이 집은 제가 구상했다기보다 땅이 설계했다고 생각해요. 주어진 조건을 살피고, 가족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으면 제가 억지로 보태지 않아도 ‘대한민국에 하나밖에 없는 집’은 만들어지거든요.”주방엔 마당으로 바로 이어지는 창문을 두었다. 현관, 별채로 가는 복도, 2층으로 가는 계단, 주방과 마당 등 모든 공간은 거실을 중심으로 퍼져 있다. 이 집에서만 볼 수 있어 건축주가 가장 애정하는 공간인 복도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콘크리트 면처리, 실크벽지, 도기질타일 / 바닥 – 강화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 THK7 자기질 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주방 가구 ▶ 영림키친조명 ▶ 진주예스조명계단재·난간 ▶ THK10 투시형 평철난간현관문 ▶ 단열 현관문필요한 가구만 둔 아늑한 별채의 부부 침실 수직 이동에 재미를 주기 위해 계단의 일부를 거실로 노출하고 자연광이 들도록 계획했다. PLAN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식당 ④복도 ⑤방 ⑥욕실 ⑦다용도실 ⑧창고 ⑨마당 ⑩테라스 ⑪하늘 정원2층에는 서재와 테라스, 자녀방이 위치한다. 아이들이 타지로 진학하면 1층만 쓰기 위함이다. 복층으로 꾸며진 딸의 방. 계단 하부를 수납장으로 쓴다. 아파트 평면은 분명 효율적이지만, 다수를 위한 계획에 개인을 끼워 맞춰야 하는 점도 있다. 아파트를 벗어나서도 기존의 관습적인 생각을 벗어나지 못해 반듯한 땅 위에 결국 익숙한 평면의 단독주택을 짓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특이한 땅에서 잠재력을 발견한 건축주와 이 모험에 동참한 건축가의 감각 덕분에 특별한 집이 탄생했다. 폴딩도어를 열고 라운지 체어에 앉아 커피 한 잔으로 시작하는 주말 아침, 해 질 녘 3층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남해고속도로 너머의 들판, 경사진 언덕에 꽃씨를 뿌리고 싹이 트길 기다리는 일상이 특별한 집에서 시작된다.여느 카페 테라스 부럽지 않은 3층의 하늘 정원 3층에서 중정을 바라본 모습. 경사진 언덕과 1층 조경, 2층의 자갈 정원이 한눈에 들어온다.건축가_황인목[에펠 건축사무소]성균관대학교와 국립로렌폴리테크닉(D.E.S.S), 파리-라빌레트 건축학교(D.P.L.G)에서 건축을 수학하고, 프랑스 건축사를 취득했다.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쌓은 후 현재 에펠 건축사무소 대표와 국립경상대학교 건축학과의 외래교수로 재직 중이다. 진주혁신도시 드림IT밸리 지식산업센터, 리우메디움 메디컬센터, 동행빌딩 등 중·대규모 건축과 남해 블루스톤펜션, 네모집, 검은 벽돌집, 공방주택, E4주택 등 다수의 소규모 건축 등 창의성 높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055-755-8380|https://blog.naver.com/himarchi취재_조성일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4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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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6
열공한 건축주의 남다른 고단열 목조주택
세 번의 이사 끝에 정착한 파주 운정신도시의 택지. 원하는 대로 짓기 위해 공부했고, 공부한 만큼 만족스럽게 지은 집이다.맨발로 거니는 데크에서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가족다들 학원에 가서 동네에 점점 놀 친구들이 없어진다고 큰 아이가 말한 날, 부부는 이사를 결심했다. 두 사람은 우연히 들른 파주의 조용한 주택 단지를 눈여겨본 후 인근의 아파트를 구해 먼저 동네를 경험하면서 본격 집짓기 준비 모드에 돌입했다.패시브하우스를 짓고 싶었지만, 원하는 부분과 맞추어야 하는 기준을 충족하려면 생각한 예산을 훨씬 웃도는 자금이 필요하단 걸 알게 된 부부. 건축박람회에서 처음 만난 나무집협동조합과 상담을 진행하며 이 시스템이라면 내가 원하는 집을 지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외관은 유행을 타지 않는 은은한 베이지색 세라믹 사이딩을 주로 쓰고, 현관부만 진회색으로 포인트를 주었다.동네와 접한 면의 창호는 프라이버시와 기능에 초점을 두고 계획되었다. / 대문을 열고 잔디를 따라 걸어 들어가면 만나는 풍성한 집의 뒤뜰 목수들이 조합원인 나무집협동조합은 재하도급 없이 목수 팀장이 현장소장 역할을 하는 구조다. 현장소장이 없으니 중간 마진이 없다. 회사와 건축주가 계약을 맺으면 인터넷 카페에 게시판이 만들어지고 디벨롭 과정을 거쳐 최종 디자인으로 건축예산서를 구성해 시공 담당자인 목수 팀장의 확인을 받는다. 다른 회사와 가장 다른 점이라면 인건비, 자재비, 기타 비용 등을 건축주가 직접 입금하는 방식을 취한다는 것이다.ELEVATION 전면과 달리 외부로 개방된 배면의 모습. 낮고 긴 1층의 지붕선이 날렵한 인상을 주면서 원활한 배수를 돕는다.POINT 1 - 단열 고려한 더블 스터드 벽체 | 골조는 2×4 벽체를 두 겹 시공하는 더블 스터드 방식으로, 품은 많이 들지만 높은 수준의 단열을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에 습도를 조절하는 셀룰로오스를 단열재로 채택하고 ESB 합판을 적용했다. POINT 2 - 맨발로 걷는 데크 | 주방과 마당을 잇는 데크는 맨발로 거닐 수 있도록 열처리 과정을 거쳐 변형이 적은 루나우드를 깔았다. 대청마루처럼 가로세로 패턴을 직조하고 피스가 아닌 스테인리스 못으로 고정했다.“제가 더 높은 사양의 자재를 원하면 딱 그 자재비만큼만 더 내면 되는 거예요. 두세 차례 목돈을 내는 게 아니라 조금씩 계속 입금하는 게 쉽진 않았지만, 제가 직접 돈을 보내니까 출입처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죠.”패시브하우스는 아니더라도 자재나 공법을 업그레이드해 고단열·고기밀 주택을 짓고 싶었던 부부에겐 꽤나 합리적인 방법으로 보였다. 그러기 위해선 집과 시공, 자재 등에 대해서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동네 도서관 우수회원이 될 정도로 공부하면서 집짓기에 대해 조금씩 익혀나갔다. 공정마다 카페 게시판에 목수 팀장이 올리는 사진과 코멘트도 시스템의 신뢰를 보태는 데 한몫했다. 카페에 가입한 누구나 볼 수 있으니 건축주 눈속임을 할 수도 없고, 문제가 생기면 금세 노출되기 때문이다.가구들을 가장자리에 두고 막힘없이 오픈된 거실. 주방과의 구분이 없어 더욱 넓어 보인다.주방에서 마당과 거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개수대와 인덕션의 위치도 세심하게 신경 썼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파주시대지면적 ▶ 394.3m2(119.27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121.37m2(36.71평) │ 연면적 ▶ 202.58m2(61.28평)건폐율 ▶ 30.78% │ 용적률 ▶ 51.38%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9.4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벽 : 경량목구조 2×4 구조목 더블 스터드, 지붕 : 2×8 구조목단열재 ▶ 하이셀 셀룰로오스 235mm(외벽), 300mm(지붕)외부마감재 ▶ 외벽 – 아이큐브 세라믹사이딩 / 지붕 – KMEW창호재 ▶ 게알란 S900 │ 열회수환기장치 ▶ PAUL조경 ▶ 조은조경설계 및 시공 ▶ 나무집협동조합 1811-9663 https://cafe.naver.com/namoohyup채광과 통풍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아이들 방에는 창을 두 개씩 내어주었다.POINT 3 - 공학 목재와 연결철물 | 1층 거실과 주방의 오픈된 공간감을 위해서는 가로막는 벽을 최소화해야 했다. I-Joist 공학 목재를 장선으로 쓰고, 부재 간 텐션을 유지하는 목적의 연결철물(Tension Bridge 27)도 사용했다. POINT 4 - 투습·방수 성능의 ESB 합판 | 습기에 약한 OSB 합판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ESB 합판은 더블 스터드 벽체의 투습 문제 해결을 위해 적용되었다. 투습·방수 성능이 있고, OSB보다 강도가 약 40% 더 높아 독일에서는 외부 시공 시 주로 사용한다.이 집의 시공 책임자였던 정수호 팀장과 건축주 부부 / 1층 세탁실 옆 공간은 조립식 장난감을 좋아하는 아들의 아지트가 되었다. 방에 꼭 맞는 목재 선반은 정수호 팀장이 준 선물이다.현장의 책임자였던 나무집협동조합의 정수호 팀장은 “요즘 집을 짓는 시공사 중 현장소장을 구한 다음 공종별로 재하도급 주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저희 시스템은 기초부터 마감까지 결국 저희가 해야 한다는 것을 아니까 대충 넘어갈 수가 없어요”라며 어려움을 토로하는 동시에 자부심을 드러냈다.정 팀장은 건축주가 희망한 고단열 사양을 위해 다락이 없는 박공 구조의 평천장에 단열재를 바로 붙이고, 장선에 각상을 별도로 대서 열교 부위를 점교현상으로 바꾸는 방식을 적용했다. 단열만큼 중요한 기밀은 투습방수지와 기밀테이프를 꼼꼼히 시공하고, 패시브하우스에서 주로 시험하는 블로어도어 테스트까지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모범생 건축주와 성실한 시공자들이 만나 완성한 목조주택. 새로 사귄 친구들과도 곧잘 어울리는 아이들을 보며 부부는 집 짓기 정말 잘한 것 같다고 말한다.POINT 5 - 블로어도어 테스트| 입주 전 집의 기밀성을 측정하는 블로어도어 테스트를 실시했다. 독일 패시브하우스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국내 기준에는 충족했다. 일부 누기의 원인을 찾아 추가로 보완공사를 진행했다.POINT 6 - 열회수환기장치| 독일의 패시브하우스 연구소(PHI)로부터 그 성능을 인증받은 Paul 열회수환기장치. 날이 춥거나 미세먼지가 심할 때 창문을 열지 않고도 강제 환기가 이뤄져 쾌적함이 일정하게 유지된다.1F – 119.74㎡2F - 82.84㎡PLAN①현관 ②거실 ③식당 ④주방 ⑤세탁실 ⑥작업실 ⑦다용도실 ⑧화장실 ⑨데크 ⑩방 ⑪드레스룸2층은 서재 겸 가족실을 중심으로 자녀 방과 부부 방으로 나뉜다. 공간이 다양해진 후 아이들은 방문 앞, 테이블 벤치, 계단참, 데크 등 자유롭게 독서하는 시간이 늘었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천장 - LG하우시스 벽지, 히노끼(현관) / 바닥 - 구정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 승원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 티엘퍼니쳐 │ 조명 ▶ 하나디자인&조명, 베르너 팬톤계단재·난간 ▶ 애쉬집성목 + 철재난간 │ 현관문 ▶ 살라만더방문 ▶ 영림도어 │ 데크재 ▶ 루나우드취재_조성일|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Vol.234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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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9
귀농·귀촌 4년차, 서툴러도 괜찮아
클래식 바이크를 좋아하던 청년이 한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시골로 내려가 세 아이의 부모가 되기까지. 조금은 투박하지만 정감 있고 생기발랄한 그들의 농촌 라이프.살면서 조금씩 매만진 시골집은 이제 멀리서도 단박에 누구네 집인지 알 수 있다. 커다란 해바라기가 그려진 담장이 골목을 환하게 밝히는 곳. 스케치밖에 볼 수 없었던 바이크 벽화도 완성되어, 지금은 사는 이의 취향을 더욱 또렷하게 담아낸다. 이 집의 주인인 강차돈, 이가언 씨 부부의 시골 생활은 4년째에 접어들었다. 경북 김천시로 귀농한 장인어른 댁에서 ‘자네도 한번 와서 살아보지 않겠나?’ 넌지시 묻던 제안을 덥석 받아든 것이다. 마침 사무실이 있던 건물의 철거가 결정되어 거취를 고민하던 차였고, 곧 태어날 아이가 시골집 마당에서 해맑게 뛰놀 수 있게 해주고픈 마음도 들었다.강차돈 씨가 그린 벽화가 반기는 집. 지금은 가장 왼쪽 창고 외벽에 클래식 바이크 그림이 추가되었다. / 목재 대문부터 별채 작업실의 미닫이문, 플레이 하우스, 통나무 벤치, 루돌프 장식 등 마당에도 DIY 작품이 가득하다.본채 문을 열고 바라본 풍경. 처음 만났을 땐 넓은 마당에 잡초가 무성했더랬다.“부산에서 바이크용품을 판매하고 헬멧 커스텀 제작을 하는 ‘도니커스텀’을 운영했어요. 여기 와서는 버섯 농사에 온갖 DIY까지 도맡다 보니 본업은 쉬엄쉬엄하고 있죠.”적어도 50년은 되었다던 집은 꽤 오래 사람손을 타지 않아 마당이 정글 같았다. 낡을 대로 낡은 서까래가 세월을 짐작게 했고, 필요에 따라 달아내고 개조한 흔적이 여기저기 적나라하게 남아 있었다. 지금의 아기자기한 모습은 일러스트를 전공한 남편 차돈 씨가 살면서 짬짬이 고치고 다듬은 결과다. 나무 소품과 가구, 곳곳에 그려진 벽화, 심지어 대문까지 모두 그의 솜씨다. 친구와 맥주 한잔 기울이고픈 맘에 캠핑 테라스도 만들고, 아이들을 위한 플레이 하우스도 외국 사이트를 찾아가며 손수 제작했다. 세를 주며 살았다던 별채는 벽을 트고 내·외부를 완전히 새로 마감해 작업실로 변신했다. 적은 예산으로 셀프 리모델링하느라 아직도 손대야 할 곳이 많지만, 급할 건 없다. 여태껏 해온 것처럼 매일 조금씩, 찬찬히 나아가면 된다.촬영을 핑계로 이루어진 바이크 시승에 설레는 둘째 무궁이와 강차돈, 이가언 씨 부부. 본채 외벽에 그려진 고래, 고슴도치, 구렁이는 세 남매의 태몽과 관련된 동물 캐릭터를 그려 넣은 것이라고.빈티지 클래식을 콘셉트로 대대적인 셀프 리모델링을 거친 별채 작업실. 유니크한 커스텀 디자인을 기다리는 헬멧이 가득 쌓여 있다. 욕심내지 않고 차근차근 새로운 삶을 일구는 동안 어느덧 식구는 둘에서 다섯이 되었다. 아내 가언 씨가 뱃속에 품고 왔던 첫째 딸 ‘이채’는 4살이 되었고, 둘째 아들 ‘무궁’, 백일도 안 된 막내 ‘무진’까지 집은 온종일 생기 있게 북적인다. 부부가 어렴풋이 꿈꿨던 시골살이의 모습이 거짓말처럼 일상이 되었다. 아침 운동 삼아 장작을 패고, 장인어른과 고사리를 캐러 나선 산행에서 ‘심봤다!’를 외치는 행운도 누렸다. 작년 가을, 핼러윈(Halloween)에는 이웃들과 함께 파티를 열었다. 늙은 호박을 조각한 조명과 박쥐 떼 장식으로 집 마당을 꾸미고, 이채와 무궁이는 사탕을 갈구하는 꼬마 좀비로 변신했다. 눈이 펑펑 내린 날엔 마당에서 눈사람을 만들고, 크리스마스엔 아빠가 직접 산타가 되어 몰래 어린이집을 찾았다. 이 모든 일상의 기록들은 차돈 씨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이사 오고 얼마 안 되어 마을회관에서 동네 주민이 모인다는 안내 방송을 하길래, 얼굴도 비추고 인사도 할 겸 참석했어요. 그땐 정말 어색하더라고요. 연로하신 동네 어르신 사이에 웬 삭발한 젊은 남자가 하나 끼어 있으니, 누구라도 경계심이 가득할 수밖에요(웃음).”DIY 공구를 정리한 선반과 수납 패널이 있는 별채 외벽. 이 역시 차돈 씨가 직접 만든 것이다.오래되어 낡은 나무문을 그대로 둔 본채 내부. 아담한 거실은 온통 아이들의 놀이터다.혹자는 시골 인심 다 옛말이라고, 심한 텃세에 귀농·귀촌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적어도 부부가 겪은 시골살이는 달랐다. 필요할 때는 농사일을 돕기도 하고, 넘치는 음식이 있으면 나누기도 했다. 모든 게 처음이다 보니 연륜 있는 어르신들로부터 도움받을 일이 훨씬 많았다. 어쩌다 이웃 간 불편을 겪을 일이 생기더라도 흔쾌히 이해하고 넘어갔고, 친하다고 해서 지나치게 선을 넘지 않도록 서로 배려했다. 낯선 이와 친구가 되어가는 여느 과정과 다르지 않았다. 이렇듯 여러모로 나무랄 데 없는 시골 생활이지만 단 하나, 각종 문화시설이 부족한 것만은 조금 아쉽다.“처음엔 몰랐는데, 제가 마당을 정리하다가 원래 있던 감나무를 베어버렸더라고요. 다른 집은 해마다 잘 익은 감을 따먹는데, 그게 어찌나 부럽던지(하하).”아빠가 직접 만들어 선물한 플레이 하우스는 이채, 무궁이의 놀이터이자 아지트다. 자투리 목재를 구해가며 시간을 들인 덕분에 제작 비용은 약 15만원 이내라고.1>바닥 데크를 깔고 창문, 출입구 위치를 고려해 구조를 세운다.2> 나무 패널을 붙여 외벽을 세우고 지붕을 올린 후 페인팅한다.3> 지붕에 방수천, 아스팔트 싱글을 시공하고 문과 창문을 달면 완성!여전히 서툰 것도, 알아갈 것도 많지만 삶은 결코 고단하지 않다. 마당에선 남매가 마당을 종횡무진 누비며 뛰놀고, 집 안에는 아기가 엄마 품에 안겨 단잠을 잔다. 손재주 좋은 아빠의 풍경은 평화롭지만 매일 새롭다.취재협조_커스텀 컨츄리 라이프https://blog.naver.com/ddoi230취재_조고은|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3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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