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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91-02 / 전원속의 내집

오래된 시골집이 있던 곳에 낡고 오래된 가구, 직접 뜨개질한 소품 등이 온기를 더하는 목조주택 한 채가 새로 자리 잡았다. 만만치 않은 내공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혜정 씨가 손수 꾸민 집이다.

취재 조고은   사진 전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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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정을 바라보며 앉아 뜨개질할 수 있는 거실. 나지막한 고정창에는 엄마의 유품인 원단으로 만든 바란스 커튼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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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방 겸 다이닝룸. 나무, 철재, 타일 등 다양한 소재를 자유분방하게 사용했다.

Interior Source
내벽 마감재 : 벽지 초배 후 삼화페인트 도장
바닥재 : LG하우시스 강화마루
욕실·주방 타일 : 을지로 은성타일
테라스 바닥 타일 : 키엔호 타일 KSF-3 www.kienho.com
욕실기기 : 아메리칸 스탠다드, 독일 철재 세면대
주방 가구 : 아트주방 주문제작
조명 : 이태원 빈티지숍 씨앗 구입, 자체 제작
계단재 : 멀바우, 구로 철판
현관문 : 원목(오크) 제작
방문 : 스킨도어
서재 가구 : 책장 - 태산금속 주문제작, 책상 - 이태원 빈티지숍 씨앗
인테리어 디자인 및 시공 : K-STYLING www.kstyli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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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제 캐비닛으로 신발장을 대신하고, 빈티지한 소품과 화분, 도자기로 꾸민 현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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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서재에선 아무렇게나 놓인 책들도 멋진 인테리어 소품이 된다.    /     
언제 들였는지도 모를 손때 묻은 소품들이 집 안 곳곳을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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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집에는 인도, 베트남, 네팔 등지에서 건너온 뜨개 실이 늘 가득하다.

 

 

경기도 파주의 어느 마을, 오래된 시골집 한 채가 허물어졌다. 그 자리엔 아담한 목조주택이 들어섰는데, 바로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혜정 씨의 집이다. 그녀는 옆집에 살던 한옥 목수와 뜻이 맞아 지난봄, 갑작스레 살던 집을 허물고 새로 짓게 됐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은 이 집에서의 첫 번째 겨울을 보내는 중이다.
문을 열고 현관에 들어서자 손때 묻은 듯한 소품의 멋스러운 매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인테리어에 집주인의 내공이 보통은 아닐 것이라 확신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인테리어 관련 일만 이십 여 년간 해온 베테랑의 솜씨다. 그녀는 일이 없을 때마다 네팔, 인도네시아 등 각국으로 여행을 다녔고, 문득 요리가 해보고 싶어 1년간 사찰음식을 배우고 직접 그릇을 만든 적도 있다고 했다. 어느 겨울엔 집에 있는 실을 보고 문득 손 가는 대로 뜨개질을 시작해 지난 11월, <집과 뜨개질>이라는 책도 냈다. 그렇게 조금씩 깨어난 감각이 켜켜이 쌓여 이 집에 고스란히 담겼다.
“의류매장이나 식당, 카페 같은 상업공간을 주로 작업했어요. 덕분에 주거공간엔 잘 쓰지 않는 것들을 다양하게 시도해볼 수 있었죠. 그게 틀에 갇히지 않은 공간을 디자인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이곳에선 ‘집’ 하면 흔히 떠올리는 고정관념을 만나기 어렵다. 일단, 초인종이 없다. 외딴 집에 방문하는 손님은 전화로 미리 연락하기 마련이라는 이유다. 보통 거실 벽에 있는 보일러조절기는 보일러실에 달았다. 주 생활공간인 1층 바닥에만 온수배관을 깔고 2층엔 냉온풍기만 두었기 때문에, 겨울이 시작될 때와 끝날 때가 아니면 보일러를 조작할 일이 별로 없다. 남들은 어둡다 할지라도 조명은 꼭 필요한 정도만 달았고, 욕실 세면대 위에는 가죽 여행 가방을 수납함 삼아 달았다. 가스배관은 벽 위로 노출해 부엌에서 주방용품 걸이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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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 고가구와 빈티지한 스탠드 조명, 뜨개질 소품이 묘하게 어우러진 구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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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서리 창과 최소한의 조명으로 항상 아늑한 침실. 꼭 필요한 가구만 두어 심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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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벽에 창을 거의 내지 않은 대신, 중정을 통해 종일 따뜻한 햇볕이 드리운다.

그런 이 집에서 기성품은 당연히 찾기 힘들다. 그녀의 집에 있는 것들 대부분은 직접 제작하거나 여행 중 사온 것, 단골 빈티지숍에서 수집해온 것들이다. 원목 현관문은 물론, 낡은 듯한 철제 소재가 돋보이는 싱크대도 직접 디자인해 주문 제작했다. 주방에 놓인 긴 식탁은 8년간 동고동락한 가구이고, 주방 선반, 식탁 의자,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실 문도 직접 만들었다. 거실 복도 천장의 조명들은 네팔 여행 중 위빙샵에서 산 리본 테이프를 활용해 만든 것이다. 이렇다 보니 그녀의 인테리어 작업은 언제나 현장에서 완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체적인 방향을 가늠해볼 순 있어도 정확한 결과물은 집이 완성되기 전까지 늘 베일에 싸여 있다.
없는 것을 억지로 꾸미려 하지 않은 데서 오는 자유분방함 덕분일까, 잠깐 머문 것만으로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질서정연하지 않아도 복잡하거나 산만하지 않고, 오히려 따스한 느낌을 주는 공간이다. 세월이 갈수록 집주인의 손때가 묻어 또 다른 깊이를 담아낼 집. 적막한 겨울밤, 오늘도 그녀는 어슴푸레한 조명 아래 앉아 뜨개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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