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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재그, 가위로 오린 듯 / 삼각형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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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자연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이유 있는 삼각형 주택. 모듈화된 공간과 큰 삼각 지붕으로 디자인과 효율 모두 잡았다.

 

 

 

SECTION   ①현관 ②갤러리 복도 ③거실 ④주방/식당 ⑤다용도실 ⑥방 ⑦화장실 ⑧드레스룸 ⑨발코니 ⑩가족실 

 

결혼 후 남편 집에서 신접살림을 시작해, 셋방살이와 작은 아파트 등 조금씩 집을 늘려나가던 건축주 부부. 열심히 사는 동안 언제 그렇게 시간은 앞서 가버렸는지 어느새 퇴직을 앞두게 되었다. 남편은 남은 인생에 대해 생각하던 중 생전 아버지의 소원이었던 집짓기가 떠올랐고, 노후에는 양산에서의 생활을 뒤로하고 고향인 거창에 집을 지어 살기로 마음먹었다. 집이 자리한 땅은 고견사 인근으로 대지에 서면 의상봉, 비계봉, 미녀봉 등 봉우리의 기운을 받는 명당 중의 명당으로 손꼽히는 곳. 풍수지리와 현대적 주거 생활을 합리적으로 조율하면서 지역의 정서와 기후 등을 충분히 이해할 건축가가 절실했고, 울산대학교에 학생들을 가르치며 실무도 병행하는 김범관 교수가 그 적임자로 낙점되었다.

 

 

북서쪽에서 풍경과 함께 바라본 주택의 배면. 정면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안남용

 

 

 

지붕의 형태를 통해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한기 및 바람과의 마찰은 최소화된다. ©안남용   /  다이아몬드 모양의 지붕은 확장된 외부 데크까지 포함하며 삼각형을 완성시킨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상남도 거창군
대지면적 ▶ 732㎡(221.43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130.91㎡(39.60평)  |  연면적 ▶ 155.98㎡(47.18평)
건폐율 ▶ 17.88%  |  용적률 ▶ 21.31%
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6.2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경량목구조 외벽 2×6 구조목 + 내벽 S.P.F 구조목 + 지붕 - 2×8 구조목
단열재 ▶ 존스맨빌 친환경 단열재
외부마감재 ▶ 외벽 - 외단열 스터코 미장 / 지붕 – 컬러강판
창호재 ▶ 이건창호 PVC 삼중창호 
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  |  친환경 컨설팅 ▶ 정윤호
설계담당 ▶ 신승찬, 김지선 + 정건축
설계 ▶ 울산대학교 김범관 010-7369-0607 www.kimbeomkwan.com
시공 ▶ 건축주 직영

 

 

지그재그 계단식 1층 평면 위 반듯한 2층 매스가 얹혀진 구성. 일사와 채광을 고려해 열어야 할 곳은 열고, 닫아야할 곳은 닫은 창호 배치가 특징이다. 

 

 

 

거실로 진입하기 전 현관에서 한 번 동선이 꺾이기 때문에 별도의 중문을 두지 않고 개방감을 살렸다. 

 

김 교수는 “집터가 풍수적으로 좋은 조건임은 분명하나 산으로 둘러싸인 골짜기에 자리해 여름을 제외한 다른 계절은 평균 기온이 낮고 겨울철 바람이 강하다”며 “훌륭한 조망은 살리되, 기후 조건을 극복할 묘안이 필요했다”고 처음 대지를 본 순간을 떠올렸다. 그렇게 나온 설계안이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바람과 한기가 집에 맞닿는 면은 최소화하면서 남동쪽의 채광과 뷰를 살리는 ‘비정형 삼각 구조’였다. 앞에서 보면 가위로 오린 듯 지그재그 요철이 있고, 위에서 내려다보면 삼각형인 형태의 레이아웃. 기존의 주택, 특히 직육면체의 조합이 익숙한 목조주택에서는 흔치 않은 구조다. 그러나 이는 내부의 공간 쓰임새와 만나면서 장점이 부각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갤러리 복도에서 현관을 바라본 모습. 거실로 진입하기 전 현관에서 한 번 동선이 꺾이기 때문에 별도의 중문을 두지 않고 개방감을 살렸다. 

 

 

 

거실 창가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아내  /  독특한 형태가 공간 곳곳 묻어나기 때문에 인테리어는 과하지 않게 정리되었다.

 

평생을 아파트에서 살아 온 건축주의 생활을 고려, 메인 공간들은 모두 1층에 배치했다. 또한, 가끔 자식 내외가 놀러 오더라도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침실과 욕실은 따로 분리했다.

아파트의 공간 모듈 크기와 비슷한 3.3m 그리드를 유지하면서 모든 실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다. 덕분에 삼각형 평면이 가지는 비효율성보다 공간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메인 공간을 중심으로 조금씩 서브 공간들이 퍼져나가는 듯한 모양새다. 특히, 현관·거실·침실·욕실과 인접한 삼각형 모양의 독립적인 발코니가 공간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며, 내부에서 외부로 확장되는 경험을 돕는다. 이는 건축 구조로도 이어져, 지그재그의 계단식 평면의 각 포인트가 자연스럽게 구조 라인(기둥과 벽)이 되어 하나의 큰 삼각형 지붕이 모든 프로그램을 품는 구조로 완성되었다.

 

ZOOM IN

 

주택의 빛과 그림자 분석

 

 

Summer Solstice(하지) 기준, 1층 그림자 분석을 실시한 결과 안방과 거실의 서쪽 창으로 오후 3시부터 일몰까지 연속하여 직사 일사가 들어오는 것으로 확인된다. 안방 및 거실 서쪽 창의 외부 일사 조절 장치(블라인드, 루버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KS 기준 조도 주택 / 거실 : 200lux(850mm 작업면 기준)

Daylight Factor(target) 2.02%

집 전체 평균 DF는 4.42%로 well-lit(평균 5%)에 가까운 상태이며, 가장 불리한 주방도 최소 2% 이상으로 분석되었다.

 

 

집의 중심 공간인 주방. 왼쪽에 부부 침실, 오른쪽에 게스트룸을 분리·배치했다. 게스트룸 위 공간은 추후 활용이 가능하도록 벽으로 막지 않았다.

 

 

 

쾌적한 욕실 

 

흰 바탕에 서까래를 노출한 정도가 특징이다. 그 여백은 시와 서예, 그림과 노래를 사랑하는 아내가 조금씩 채워 넣는 중이다. 그러나 결국 중요한 것은 관리비와 후기일 터. 건축주는 주변에서 카페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는 말과 함께, 작년 겨울 무렵 입주해 따뜻하게 지내면서도 인근에 비해 약 30% 정도 난방비가 덜 나온 것 같다고 전한다. 이는 친환경 분석을 통한 입체적인 설계 덕분이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친환경 벽지 / 바닥 – 떼카코리아 원목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이태리 타일, 포세린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한샘 붙박이장 및 주방 가구 ▶ 한샘 조명 ▶ T5, LED 3W(매입등) 계단재·난간 ▶ 멀바우 + 스기목  현관문 ▶ YKK 베나토 신발장 ▶ 자작나무 방문 ▶ 영림도어

 

 

2층에 마련한 티룸 

 

 

 

PLAN   ①현관 ②갤러리 복도 ③거실 ④주방/식당 ⑤다용도실 ⑥방 ⑦화장실 ⑧드레스룸 ⑨발코니 ⑩가족실 

 

 

 

발코니에 서면 탁 트인 전망을 오롯이 누릴 수 있다.

 

 

여름에는 캐노피 역할을 하는 2층 발코니를 통해 직사일사를 줄이고, 겨울에는 짧은 일조량을 최대한 집 안으로 들여 실내를 데우고 자연 채광도 누리도록 창호를 배치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단순히 디자인에 그치지 않은 이 비정형적인 형태가 자연 환경과 건축주 라이프스타일을 적극 이용하며 도출됐다는 점에서 짚어볼 만한 목조주택 사례였다.

 

취재 _ 조성일 | 사진 _ 변종석, 안남용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51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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