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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위해 지은 집 / BLACK BRICK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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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96-10 / 전원속의 내집

아늑한 모악호수마을에 검정색 벽돌로 치장한 주택 한 채가 들어섰다. 전원생활을 택한 부모님을 위해 디자이너 아들이 양팔을 걷어붙이고 만든 집이다.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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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다양한 지붕선과 벽돌 질감 덕에 각도와 볕에 따라 다른 모양으로 보인다.


크고 작은 집이 호수 주위로 옹기종기 모여 앉은 땅. 요즘 전라북도에서 가장 인기 좋다는 완주 모악호수마을은 조용하지만 천천히, 새집들이 들어서고 있다. 기와, 벽돌, 페인트 등 각기 다른 재료와 모양의 집들 속에서 사선지붕이 시원하게 뻗은 집이 눈에 띈다. 오늘의 주인공, 검정 벽돌집이다.

“어머니 건강이 갑자기 나빠져 수술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됐어요. 두 분이 원래부터 구상해 온 전원생활을 조금 일찍 서두르게 됐죠.”

모악산 자락에 자리한 이 집은 건축주의 아들, 박재운 씨가 직접 디자인했다. 아들 덕 좀 보자는 부모님의 우스갯소리에 진짜로 팔을 걷어붙이고 집짓기에 뛰어든 그다. 디자인 전공자로서 본인의 안목을 시험해보고자 하는 도전에, 부모님의 여생을 책임질 공간을 직접 지어드리겠다는 패기가 더해진 프로젝트는 이렇게 시작됐다. ‘10년 늙는다’는 집짓기를 아들 덕에 수월하게 끝내보자며 너털웃음 지었던 부모님은 재운 씨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었다. 그럼에도 공과 사를 분명히 해 ‘아파트에서의 편리함과 따뜻함’은 잊지 않도록 신신당부하는 등 호된 건축주 역할도 동시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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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돌을 어슷하게 쌓아 돌출된 부위의 그림자가 풍성한 외관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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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지붕으로 강렬한 인상을 풍기는 주택의 배면. 짙은색 멀버우와 검은색 전벽돌이 조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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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서 내려다 본 아늑한 정원과 모악호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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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 1F / PLAN - 2F

 

 

House Plan
대지위치 : 전라북도 완주군 구이면
대지면적 : 480㎡(145.2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124.8㎡(37.75평)
연면적 : 158.4㎡(47.92평)
건폐율 : 26%
용적률 : 33%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9.8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지붕마감재 : 이중그림자 싱글 + 리얼징크
단열재 : 압축 스티로폼 단열재 110 T
외벽마감재 : 전벽돌, 리얼징크, 멀바우(태평양철목)
창호재 : LG지인 이중창 (에너지등급2등급, 로이유리)
설계 : 박재운 010-9217-9931 sims1220@naver.com
시공 : 제이홈앤하우스

 


튼튼한 집을 원한 부모님의 의견을 따라 재운 씨는 요즘 유행하는 목조주택보다는 철근콘크리트를 선택했다. 필요한 만큼의 면적만 지어 건폐율, 용적률이 한참 남았고, 대신 땅에 비해 집이 작아 보이는 것을 염려한 부모님의 걱정을 상쇄하기 위해 건물 지붕과 벽체에 사선을 적용해 직선미를 강조했다.

집의 외관을 잘 살펴보니 2층 축이 동쪽으로 살짝 틀어져 있다. 방에서 동쪽의 모악호수가 보이도록 하기 위한 재운 씨의 의도인데, 사다리꼴 두 개의 지붕이 살짝 엇갈려 있어 보는 각도에 따라 외관이 달라 보이는 효과를 낸다. 여기에 최종 마감으로 검정 벽돌을 사용해 빛에 따라 여러 컬러감을 낸다. 일부를 어슷 쌓은 벽돌은 시간별로 다른 그림자를 만들어 볼 때마다 특색있는 집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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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과 주방, 식당을 널찍하게 배치해 아파트에 살던 부모님이 거부감 없이 주택에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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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조리대와 창문 높이는 어머니 키에 맞춰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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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방으로 향하는 복도  ▶ 2층에는 작은 거실과 방, 욕실을 두어 가끔 방문하는 손님들이 불편함 없이 머물다 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Interior Source
내벽 마감재 : LG Z:IN 실크벽지, 앙드레김
바닥재 : 이건 SERA 원목 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임업, INUS
주방 가구 : 에넥스 핸드리스
조명 : 모던조명(을지로)
계단재 : 멀바우
현관문 : 동판 현관문(신진도어)
방문 : 예림도어(로체 도주키)
아트월 : 디자인 제작
데크재 : 멀바우 

 

 

아파트에서 오래 생활해온 부모님은 커다랗게 난 발코니 창에 익숙하고, 주방과 거실, 식당이 한 공간에 넓게 트여있는 것에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셨다. 이에 재운 씨는 주방과 거실을 분리하기보다는 한 영역에 배치하고 목재 가벽과 단차를 두어 구분하는 방식을 택했다. 부모님의 습관과 행동반경을 예측해 주방과 다용도실의 동선을 짜고, 창문의 높이도 어머니의 키 높이에 맞춰 냈다. 평소에는 둘만 지내는 집이지만, 때때로 방문하는 자녀들과 손님들을 대비해 1층에 작은 게스트룸을 두고, 2층은 작은 거실과 욕실이 딸린 방을 만들어 방문하는 이들이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도록 했다. 실내 마감은 디자이너로서의 욕심보다는 쓸고 닦고 생활할 부모님의 편의와 취향을 고려해 깔끔하고 단정하게 마무리했다.

땅을 고르는 것부터 시작해 벽돌 쌓는 조적공들과 현장에서 부대끼며 최종 마감작업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재운 씨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 하나 없고 의도하지 않은 바 없는 집은 이렇게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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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계단실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이가 공간을 만들었을 때의 시너지는 실제 사는 이의 후기가 증명한다. 편리한 동선과 단열에 신경 써 따뜻한 새집, 이웃이 정답게 교류하는 새 동네는 적응에 걱정하던 부부의 염려가 기우였음을 증명하듯, 늘 접하던 것인 양 삶의 일부가 되었다. 40년 넘게 살아온 아파트에서 단독주택으로 생활이 바뀌었지만, 부모님의 삶에는 아파트의 편리함에 자연의 풍요가 더해진 장점만이 가득하다. 어머니의 건강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흙을 밟고 산 지 벌써 6개월, 아파트의 발코니 창은 그저 햇살 내리쬐는 유리창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마당과 바로 연결된다. 바쁘게 사느라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누릴 기회가 적었던 부모님에게 전해진 또 하나의 즐거움, 전원생활이 주는 설렘이 집에 가득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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