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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품위를 지닌 농가주택 / 송곡전가(松谷傳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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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92-01 / 전원속의 내집

그곳엔 5대에 걸친 가족의 역사와 세월의 무게가 담겨 있었다. 연로하신 부모님의 불편을 덜어드리고자 결정된 신축인 만큼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늘 그곳에서 지냈던 것처럼 편안함과 익숙함을 유지하고자 했다.

취재 김연정  사진 윤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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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의 농가주택. 기존의 주택을 헐고 같은 자리에 필요한 공간을 재구성하여 완성했다.

 


대지가 있는 마을은 유서 깊은 지역으로, 오래된 농가들이 너른 들과 나지막한 뒷산으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또한 마을에서 바라보이는 노령산맥줄기는 여러 겹의 봉우리로 이어져 산세의 풍경이 아득하고 깊다. 마을은 원래 여산 송씨의 집성촌이었으며 80년대까지만 해도 꽤 번성했으나 현재는 50여 가구만 남아 있다. 그 중 설계를 의뢰 받은 곳은 5대에 걸쳐 살아온 집이며 여느 농가처럼 연로하신 부모님 두 분이 살고 계셨다. 떨어져 있는 자녀들은 연로하신 부모님을 좀 더 편히 모시고자 고민했고 가끔 가족들이 모였을 때 편히 묵고 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기에 새집을 짓기로 결정하였다.

기존 집은 과거 초가집에서부터 몇 차례 지붕이 개량되었고 입식 주방으로 변모했다. 자녀들이 빠져나간 방들은 기능적으로 식당·거실의 역할을 하면서 김치냉장고 같은 전자제품과 책들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또한 겨울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처마끝선까지 창을 설치하여 단열기능을 보완했다. 이는 매개영역으로서 현관 역할뿐 아니라 각방으로 이어주는 복도 역할, 여름의 방충망, 긴 툇마루의 공간 확장 기능까지 한다. 이것은 오래된 농가 대부분이 취하는 형태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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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차장과 다용도실을 연결하는 부속동을본채에 직각으로 붙여 전면에 반듯한 마당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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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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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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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축된 주택은 골목과 이웃에 열려있는 태도를 가지며 새로운 소통을 기대하는 집으로 변모했다.


신축할 주택은 기존의 오래된 농가를 헐고 같은 자리에 필요한 공간을 재구성하여 2층 손님방을 추가하기로 했다. 가능한 노부모의 불편함과 관리의 어려움이 적고, 새집에 쉬이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계획했다. 따라서 기존 주택에서의 삶의 방식 즉, 생활 동선이나 습관과 패턴 등을 최대한 새로운 집에 투사하여 새집의 낯섦을 완충하고 오래 살아온 집처럼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기존 농가의 배치형태는 대지의 비정형적 형태에 순응하면서 본채는 남동향으로 노령산맥을 바라보고 있었다. 대지경계선에 붙은 두 채의 창고로 시야가 꺾이고, 주차까지 하게 되면 전면마당은 다소 좁아 보였다. 따라서 새로 계획된 배치는 기존 남동향 축에서 남향으로 10도 정도 돌아가 앉혔고 기능이 축소된 창고건물은 크기를 줄여 주차장과 다용도실을 연결하는 부속동으로 사용된다. 이를 본채에 직각으로 붙여 전면에 반듯한 마당을 가지게 하였다. ‘ㄱ’자 직각의 배치로 남북 축이 조정되면서 담장과 외부공간의 관계에 변화가 생겼다. 장독대가 있던 북쪽 마당(뒷마당 텃밭)은 서재가 새로이 들어가면서 그 크기는 줄었으나, 뒤돌아 가지 않고서는 볼 수 없었던 뒷마당의 관계를 조망과 접근성으로 회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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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현관이 있지만 긴 새시 창으로 드나들던 옛집처럼 전면 대청마루에서 오르거나 혹은 수돗가를 통해 다용도실, 주방으로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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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ㄱ’자 직각의 배치로 남북 축이 조정되면서, 기존과 달리 담장과 외부공간의 관계에 변화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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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에 걸쳐 살아온 옛집의 모습

 


실내로 들어가는 방법은 주현관이 있지만, 긴 새시 창으로 드나들던 옛집처럼 전면 대청마루에서 오르거나 혹은 텃밭에서 돌아오면 수돗가를 통해 다용도실, 주방으로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이곳은 골목과 이웃에 열려있는 태도를 가지며 새로운 소통을 기대하는 집이기도 하다. 진입골목에 면한 기존 담장과 대문을 없애고 얻은 진입마당(진입부 주차영역)은 기존의 사적영역이던 마당의 일부를 좁았던 골목(공적영역)에 할애했다. 더불어 이웃도 전면창고를 철거하면서 새로운 골목공간이 완성되었다. 이는 시각적 개방감이나 새로운 공간적 체험을 공유하는 것이기에 이웃과의 새로운 방식의 소통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리고 개방된 전면 마당영역은 낮은 담장으로 분리하여 진입마당으로부터 온전한 안채마당 영역을 확보했고, 골목의 외부시선을 차단하여 사적인 영역의 의미를 부여했다.
지붕이 있는 주차장은 골목에 면해 바람이 가장 잘 통하고 그늘진 공간이기에 한여름 지나가는 이웃에게는 쉼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벤치형태의 수납가구를 두었다. 아버님이 늘 머물던 긴 툇마루는 좀 더 반듯하고 넓어진 대청마루로 진화했다. 이는 거실의 공간적 확장감을 획득할 뿐 아니라 겨울에는 가장 긴 시간 햇볕을 받아들이는 장소가 되어 늘 이웃을 반기는 따뜻한 공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전라북도
대지면적  : 389㎡(117.67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141.49㎡(42.80평)
연면적 : 144.19㎡(46.62평)
건폐율 : 37.12%
용적률 : 37.83%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6.8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외벽 : 2×6
 구조목, 지붕 : 2×10 구조목)
지붕마감재 : 컬러강판
외벽마감재 : 적벽돌
단열재 : 서까래 - 그라스울 R32
 벽체 - 그라스울 R21
창호재 : 융기드리움 PVC
 이중창호(독일식 시스템창호)
설계 : 박종민(스튜디오 모프) 010-6311-9938, www.studio-morph.com
시공 : 최재철 이윤구 TCM 글로벌㈜  02-589-1461, www.tcmglob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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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 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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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 2F


Interior Source
내벽 마감재 : 제일벽지 BASIC + 실크벽지
바닥재 : 구정 강마루
욕실 및 주방타일 : ㈜엠투세라믹
수전 등 욕실기기 : 로얄 TOTO
주방가구  : 가나주방 장희열
조명 : 모던 라이팅
계단재 : 오크 집성판
현관문 : 금만기업
방문 : ㈜우딘 도어
대청 마루재 : 캐나다산 SPF(Sprus pine fir) 1×4
창호 실내 프레임 : 캐나다산 햄록(hemrock)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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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 집들의 형태나 마감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적벽돌 마감에 경사지붕을 올려 디자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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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머물던 긴 툇마루는 좀 더 반듯하고 넓어진 대청마루로 진화했다.

외관은 주변 집들의 지붕형태나 마감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적벽돌 마감에 경사지붕으로 디자인되었고, 2층이 부담스럽지 않고 마을에서 느끼는 새집의 위화감을 최소화하려고 고민하였다. 다만 새롭게 앉혀진 직각의 배치형태가 오랜 세월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던 마을 집들의 불규칙한 배치 구성에서 보면 다소 이질적인 선택이다. 따라서 옛집이 갖는 무형의 가치와 근거를 덮은 채 새집이 어떻게 마을의 새로운 구성 인자로 편입될 수 있을지 조심스럽게 지켜 볼 일이기도 하다. 
한 장소에서 한 가족의 삶이 150여 년 동안 대를 이어져 온 것을 생각해 보면서 주거라는 것이 한 개인의 삶에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되새기게 된다. 최소한 한 가족의 역사 속에서 개인의 삶을 지속하게 해준 고유의 실존적 준거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조용히 열린 자세로 삶의 풍경을 공유하고 이 마을의 유서 깊은 집으로서, 마을의 어르신 댁으로서 소박한 품위를 지닌 채 새롭게 마을 분위기의 중심이 되어, 자손들의 정신이 또 한 세대를 이어져 내려가는데 이 집이 중요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 ·박종민 > 

 


박종민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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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롯데건설에서 현장실무를 한 뒤 서울건축학교(SA)에서 다시 건축을 수학하였다. 양진석건축연구소에서 디자인 실무를 시작하였고, 현재는 studio MORPH 대표로서 주로 주택·근생 프로젝트 작업과 도시의 오래된 풍경을 담는 사진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주요작품 _ 신사동 마나레스토랑 리모델링, 역삼동 섹터사옥, 서초동 근생빌딩 st1566-3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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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뚠딴지님의 댓글

뚠딴지 작성일

얼마전 아버님이 소천하셨는데 그전에 부모님에게 꼭 지어드리고 싶었던 정말 튼튼하면서도 정감이 넘치는 집! 제가 늘 꿈꾸던 상상속에 있던 그런집 딱 그런집을 보았네요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