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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살림집 FUN & TREE HOME INTER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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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88-08 / 전원속의 내집

아내와 어린 딸, 고양이 세 마리와 함께 사는 가구작가 김성헌 씨. 그가 직접 리모델링한 53㎡ 작은 집에는 가족을 향한 그의 애정이 담겨 집 안 곳곳에 소소한 재미를 더한다.

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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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헌 씨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가구와 일러스트레이터인 아내의 그림으로 꾸민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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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작품들 ▶ 화분과 그림, 조명의 조화가 싱그럽다.

서울 은평구 53㎡ 작은 빌라에는 여섯 식구가 산다. 나무로 가구를 만드는 메이앤 공방 가구작가 김성헌 씨와 아내 박은영 씨, 네 살배기 딸 주아, 10년 넘게 키워온 고양이 세 마리가 동고동락하는 집이다. 3년간 살아온 집을 대대적으로 고치게 된 건, 대식구가 살기엔 조금 작은 듯한 집을 더 즐거운 공간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였다.

리모델링 전 과정은 성헌 씨가 직접 맡았고, 마침 인테리어 관련 일에 종사하는 지인이 있어 도움을 받아 진행했다. 체리색 몰딩과 방문이 있던 집은 아빠의 손길이 듬뿍 담긴, 카페 같은 공간으로 변신했다. 좁은 면적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방문은 모두 슬라이딩 도어로 바꾸고, 다른 집에 비해 낮았던 천장을 최대한 높여 공간감을 주었다. 두 개의 화장실 중 안방 화장실은 너무 좁아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였는데, 아예 벽을 터서 하나의 욕실로 만들었다. 욕실은 건식으로 사용하고, 안쪽에 단을 낮춘 샤워실을 두었다.

처음에 2주로 계획했던 공사기간은 4주로 늘어났다. 주방가구는 물론 방문, 침대, 소파, TV장 등을 모두 나무로 직접 제작한 덕분이다. 한 달간 인테리어 작업의 매력에 푹 빠졌던 성헌 씨는 이후, 같이 작업한 지인과 함께 홈 스타일링 브랜드 MILLI d&f를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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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캔버스 천에 나무조각을 붙여 부드럽게 열고 닫을 수 있도록 제작한 TV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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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산 하드우드로 제작한 주방가구. 별도의 식탁 대신 아일랜드식탁으로 공간을 넓게 활용했다. ▶ 현관에서 가장 처음 마주하게 되는 파티션은 아일랜드식탁을 위한 주방의 연장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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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방 벽장 속에 숨은 세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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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출된 천장에 흰색 타일로 깨끗함을 더한 욕실  ▶ 천장에 단차를 두어 간접조명을 연출했다.

 


딸 주아의 방은 입구부터가 오직 주아만을 위해 만들어졌다. 성헌 씨가 만든 벙커 침대를 입구 쪽에 두었는데, 침대 아래 높이가 낮아 어른들은 머리를 숙이고 들어가야 하지만 주아는 편하게 드나들 수 있다. 침대 사다리는 아이들에게 경각심을 주어 오히려 안전하다는 90°각도로 제작했다. 다락방 같은 느낌을 주는 아래 공간에서 주아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책을 읽고, 밤엔 2층 침대에서 잠이 든다. 아빠의 사랑을 가득 담은 침대다.


주방에서 연결되는 다용도실은 고양이들의 아지트다. 부부가 아이를 갖게 되면서 잠시 큰방으로, 또 작은방으로 격리되어야 했던 고양이들은 주아가 면역체계를 충분히 갖출 만큼 자란 후 자유를 되찾았다. 대신,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고양이들의 잠자리와 화장실을 이 아지트에 두어 집이 조금 더 쾌적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다용도실 문 아래에 작게 뚫린 고양이 전용문은 성헌 씨의 재치 있는 배려다.
다용도실을 고양이들이 차지한 대신 세탁실은 안방의 벽장 안으로 들어갔다.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은영 씨는 “베란다가 없는 집이라 늘 빨래는 안방에 널었다”며 동선은 오히려 더 편해졌다고 말한다. 세탁기 배수구는 벽을 뚫어 바로 붙어 있는 욕실로 연결했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하가 알프스월
바닥재 : 강마루
욕실 및 주방타일 : 태왕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태왕타일
주방가구 : 자체 제작
조명 : 공간조명
방문 : 자작나무합판, 슬라이딩 포켓도어
붙박이장 : 자작나무합판
디자인 및 시공 : MILLI d&f 02-306-2022 www.mill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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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용도실 문에 낸 고양이 전용문  ▶ 아빠가 만든 벙커침대에서 즐거운 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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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 벽에는 은영 씨의 그림과 주아가 그린 그림이 나란히 걸려 있다.  ▶ 주아 키에 맞춘 방 입구

 


“주변에서 ‘이 집에 그렇게 큰 투자를 할 필요는 없다’는 말도 많이 들었죠. 하지만 저희는 단지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이 필요했을 뿐인 걸요.”
집 안 이곳 저곳을 누비는 주아의 티 없는 웃음이 아빠, 엄마의 과감한 선택이 결국 옳았음을 느끼게 한다. 대궐 같은 집도, 화려한 집도 아닌 이곳이 좋은 이유는 바로 여섯 식구에 딱 맞춘 집이기 때문이 아닐까. 아내와 주아, 고양이들의 배웅을 받으며 공방으로 나서는 길, 성헌 씨의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그 행복한 기운을 재료삼아 그는 오늘도 나무를 만지고 가구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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