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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는 집, 상생제 相生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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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79-06 / 전원속의 내집

성격도, 취향도 다른 두 세대가 공존하게 될 집. 건축주의 의견을 반영해 서로의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면서도 각자의 취향을 잘 살린 집을 만나본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취재 김연정 / 사진 황효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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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크리트조와 경량목구조가 조합된 주택의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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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제(相生濟)는 두 세대가 같이 살아가는 집이다. 건축주와 처음 현장에서의 만남이 기억난다. 건축주는 현장에서 이 땅에 어떤 집을 지었으면 좋겠냐고 물어왔고, 간단한 스케치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얼마 전, 주택이 완공되었다. 주택은 시작부터 굉장히 많은 문제들이 있었다. 목조주택 경험이 전무한 시공사를 선택한 건축주를 위해 목구조가 올라가는 내내 현장에 나가 있어야만 했다. 또한 박공지붕의 경사가 제각각 다르게 설계된지라 목수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결국 모두가 만족한 집이 완성돼 그간의 어려움은 이미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콘크리트 집을 선호하는 1세대와 목조주택에 살고자하는 2세대의 타협점은 건물의 구조에서부터 이루어졌다. 그리하여 이 집은 콘크리트조와 경량목구조가 조합된 주택이다. 예전에 용인에 1층 철골조와 2, 3층 목구조로 이루어진 주택을 경험해본 터라, 어렵지 않은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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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님이 머물게 될 1층의 거실 전경. 전면창을 두어 개방감을 확보했다. 


이 집을 보면 누구나 두 채의 집과 가운데 끼인 또 하나의 집으로 인식하곤 한다. 첫 스케치에서의 의도는 양쪽에 두세대가 사는 각각의 집과 가운데 끼인 공용공간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건축주 가족들과의 만남 후에 집은 아래위 둘로 나누기로 결정했다.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번거로운 부모님 세대를 고려한 계획이었다. 최종적으로 각 층은 주방이 속한 하나의 매스와 안방이 있는 하나, 그리고 둘을 연결하는 가운데의 거실 매스로 계획하게 되었다. 집은 점점 늘어날 가족구성원과 평소의 생활 패턴을 고려하여 최대한 많은 면적을 확보해야 했다. 법이 허락하는 최대한의 건폐율과 용적률에서 뒷마당에 주차장을 확보하기 위해, 그리고 큰길가에서 마당으로의 시선을 가려 좀 더 아늑한 마당을 만들기 위해 매스를 이리저리 이동하며 조합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외부에서 봤을 때, 건물 크기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자 양쪽 지붕처마 라인을 최대한 내리기로 결정했다. 도로 쪽에서 보이는 면은 지붕, 2층 벽, 그리고 1층 벽으로 분할된다. 1층 벽면에 사용된 청고 벽돌은 건물에 안정감을 준다. 또한, 2층 벽을 도로와 평행하게 돌출시켜 매스가 분할되어 보이도록 했다. 그 결과, 건물의 거대한 부피감을 다소 줄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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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층 벽면에 사용된 청고벽돌은 건물에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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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 역시 곳곳에 창을 두어 채광과 환기를 극대화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시 강동구
대지면적 : 311㎡(94.08평)
건축면적 : 170㎡(51.43평)
연면적 : 294㎡(88.94평)
건폐율 : 54.88%
용적률 : 84.13%
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목구조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8m
설계팀 : 최헌준, 정상미, 김강, 주정영
설계 : 곽대원(Design Guild) 010-4912-2929, www.designgui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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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 ELE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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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NT ELE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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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지하 가족실 / 02 사랑방 / 03 현관 / 04 다용도실 / 05 화장실 / 06 거실 / 07 주방 / 08 보조주방 / 09 파우더룸 / 10 안방 / 11 방 / 12 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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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세대가 함께 살면서도 각자의 독립성은 유지할 수 있도록 현관을 분리하였다.  ▲ 두 개의 서로 다른 경사지붕이 만나 남쪽으로 또 하나의 창문을 만들어낸다.  ▶ 하자가 발생할 수 있는 천창을 대신해 설계한 삼각형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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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분한 블루톤의 벽과 다락공간이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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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 세대의 2층 공간. 거실을 중심으로 두 공간을 분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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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은 천장고 덕분에 공간이 더욱 확장되어 보인다.  ▶ 다락을 확보하기 위해 지붕의 경사를 변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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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방은 심플한 인테리어로 정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다락이 설치된 부분에는 실내 천장고를 고려하여 전체 지붕과 다른 경사의 지붕을 적용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경사지붕은 남쪽으로 삼각형의 창문을 만들어 낸다. 그 창을 통해 시간마다 다른 태양광이 내부로 들어올 것이다. 하자가 빈번한 천창을 피하면서도 다락이 어둡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떠올린 아이디어다. 추가로 도로 쪽에 건축주가 원하는 작은 발코니가 생겼다. 간혹 주위에서 이 집은 어떤 콘셉트냐고 물어온다. 난 그저 기능에 충실한 집이라고 말하고 싶다. 주차장과 더 아늑한 마당을 위해 매스를 이동시키다보니 도로 측에서 느껴지는 매스의 거대함은 지붕과 2층 평면을 변형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또, 다락을 확보하기 위해 지붕의 경사를 변형하고, 그 틈을 타고 빛이 들어온다. 물론 이 모든 것을 처음부터 의도하여 이렇게 디자인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주어진 대지의 상황에서 건축주와의 소통을 통하여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로 주택 설계가 아닌가 생각한다. 결국 주택은 건축가 혼자 짓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글 _ 곽대원>   


건축가 곽대원 
2005년 국민대학교 건축과를 졸업하고, 가와디자인그룹과 유신건축에서 근무했다. 2008년 네덜란드 베를라헤 인스티튜트(Berlage Institute)에서 건축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네덜란드에 거주하는 동안 MVRDV에서 실무를 쌓았다. 그 후 런던으로 건너가 ACME에서 파트너로 일했다. 2010년 초 런던에서 설계사무소 Design Guild를 설립하였고, 그해 말 귀국하여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주요작품 : Sevensprings 인테리어, 성북동 근생 5 balconies, 용인주택 Inbetween, 이태원 terrace table, 광주 단독주택 2in1, 암사동 다세대주택 one gable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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