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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8
단순한 매력의 스틸하우스 / Natural Modern House
높은 대지 위 일자로 쭉 뻗은 단층집이 정원과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대지의 단차를 이용해 사무실과 주택 영역을 구분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집이다.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 레벨 차가 큰 대지 위 가로로 길게 자리 잡은 주택 전경충남 서산,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외곽의 너른 땅에 집 한 채가 자리 잡았다. 필로티 주차장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아기자기한 정원이 펼쳐진다. 단층으로 구성한 주택은 동서로 긴 직사각형 매스를 남향으로 앉혀 늘 따스한 햇볕이 든다. 오랜 휴경(休耕)으로 사람 키만큼 자란 풀이 대지 위를 온통 뒤덮고 있던 모습은 이제 옛일이 됐다.이곳엔 김기만, 정미연 씨 부부와 고등학생 큰아들 시현이, 다섯 살 늦둥이 승현이 네 식구가 산다. 부부는 오랜 아파트 생활을 접고 사업용 창고 및 사무실과 함께 집을 지었다. 공사는 5개월에 걸쳐 진행됐는데, 가장 큰 몫을 차지했던 건 단연 토목공사다. 약간의 경사가 있던 대지에 레벨 차를 주어 사무실과 주택 영역을 구분하는 과정이 추가된 데다, 지반이 약해 기초 공사에 예상보다 더 많은 비용과 수고가 들었기 때문이다. 주택 영역의 토지는 주변을 옹벽으로 둘러싸고 충분히 다짐한 후에 기초하부에 약식 콘크리트 파일기초를 넣었다. 주택의 공법은 두께 1㎜ 내외의 냉간성형 아연도금경량형강 구조용부재를 뼈대로 하는 ‘스틸하우스’로 했다. 집짓기를 앞두고 여러 공법에 대해 알아봤지만, 스틸하우스는 시간이 지나도 구조재 변형이 적고 내진설계가 기본으로 적용된다는 데 믿음이 갔다는 것이 건축주의 말이다. ▲ 소나무 아래 조명이 주택 풍경을 은은하게 밝히는 저녁. 크지 않은 정원이지만 풀을 뽑으며 산책하다 보면 2~3시간은 훌쩍 흐른다. House Plan대지위치 : 충청남도 서산시 대지면적 : 전체 - 1,275㎡(385평) / 주택 - 837㎡(253평)건물규모 : 주택 - 지상 2층 / 사무소 - 지상 1층건축면적 : 201.96㎡(61평, 사무소 제외)연면적 : 195.08㎡(59평, 사무소 제외)건폐율 : 24.13% / 용적률: 23.31%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6.03m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구조 지상 - 스틸하우스 구조구조재 : 아연도금경량형강지붕마감재 : 유로징크패널외벽마감재 : 유로징크패널, 세라믹사이딩단열재 : 그라스울창호재 : 공간시스템 창호(로이삼중유리)설계 : 건축사사무소 사람인 송인욱 070-4210-8809시공 : ㈜포스홈 1544-1953, www.iposhome.co.kr◀ 계단을 오르면 연결되는 주택 출입구 ▶ 데크 처마 아래에는 매달린 그네▲ 사무소 앞으로 대형차량이 드나들 일이 많아 주택 전용 필로티 주차장을 따로 마련했다.“처음엔 이층집을 지을까도 생각했는데, 2층을 오르내리며 청소할 자신이 없어서 그만뒀어요. 오래도록 질리지 않을, 심플한 집을 짓고 싶기도 했고요.”대지의 진입부 한편에는 사무실을 배치하고, 레벨 차이를 이용한 주택의 필로티에는 주차장 및 창고를 두었다. 높은 쪽에는 대지 전체를 아우를 수 있게 정원과 주택을 앉혔다. 대지 레벨이 1층인 곳에 주차장이 있어 법적으로는 지상 2층 규모에 해당하지만, 사실상 단층집인 셈이다. 주택 외관은 건축주의 뜻에 따라 단순한 느낌을 강조하되 유로징크패널과 세라믹사이딩의 조합으로 지루함을 덜어냈다. 실내는 일자로 길게 펼쳐진 동선으로 가족 간의 프라이버시를 자연스럽게 확보하고, 더 다양하고 풍부한 공간 경험을 가능케 한다. 주요 실들은 남쪽으로 두어 채광과 조망을 확보했고, 서쪽 필로티 위의 매스를 들어 올려 집 내부에도 단차를 주었다. 이로써 현관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의 영역을 구분할 수 있었다. 현관 동쪽에 있는 LDK 구성의 거실 및 주방은 마당과 바로 연결되고, 안방은 동쪽 끝의 가장 내밀한 곳에 위치한다. 복층 느낌의 서쪽에는 두 아들의 방과 서재를 나란히 두었다. 인테리어는 은은한 컬러 위주로 사용하고, 아이들 방과 서재에만 원색으로 생기 있게 포인트를 주었다.▲ 마당과 바로 연결되는 주방과 거실. 전면창에는 루버셔터를 시공해 커튼의 역할을 대신한다.Interior Source내벽 마감재 : LG Z:IN 벽지 바닥재 : 강마루 수전 등 욕실기기 : 로얄토토주방 가구 : 한샘가구 키친바흐조명 : 반디조명, 필립스계단재 : 자작나무합판현관문 : 코렐시스템 방문 : 예다지도어아트월 : 현무암 판재, 자작나무합판붙박이장 : 한샘가구데크재 : ACQ 방부목PLAN▲ 하늘색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민 승현이 방▲ 벽 장식이 돋보이는 연두빛 시현이 방“집 짓고 나서 시현이 손님을 제일 많이 받은 것 같아요. 휴일엔 친구들을 우르르 데리고 와서 마당에서 바비큐도 해 먹고 탁구도 하면서 놀거든요(웃음).”사실 미연 씨는 입주 후에도 한동안 승현이에게 ‘뛰면 안 된다’는 잔소리를 습관처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엄마도, 아이도 안팎으로 공간을 마음껏 누빌 수 있는 집이 생겼다는 사실이 더없이 기쁘다. 코앞의 사무실로 출퇴근할 수 있게 된 아빠 기만 씨에게도, 친구들과 굳이 교외로 놀러 나갈 필요가 없어진 시현이에게도 이 새로운 일상은 달콤하기만 하다. 마당 있는 집이 가져다준 기분 좋은 변화가 가족의 삶 위로 하나둘 쌓여간다.◀ 안방 파우더룸에는 세면대를 함께 두어 화장 후 바로 손을 씻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 현관을 중심으로 서쪽 매스의 복도. 단을 약 1.5m 높여 복층 같은 느낌을 주고, 계단 입구에 미닫이문을 달아 여닫을 수 있게 했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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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6
3代가 함께하는 파주 노안당(老安堂)과 회현재(會賢齋)
“이 집은 1층과 2층이 떨어져 있는 듯 붙어 있는 구조입니다. 같이 부대끼며 지내지만 필요할 때 적절한 거리감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오랫동안 함께 지낼 수 있게 하는 기본적인 배려가 아닌가 싶습니다.” 취재 김연정 사진 신경섭이 주택은 파주 교하에 위치한 이층집이다. 결혼하여 분가했던 아들이 부모님과 함께 살고자 의뢰를 한 것이다. 최근에 와서 도시화되는 변화가 많고 척박해진 환경이지만, 오랫동안 살아온 집안의 땅에 다시 새집을 짓고 삶을 이어간다는 것은 왠지 이 땅의 맥을 잇는 느낌이다. 비록 농지가 사라진 후 주차장으로 변하고 텃밭 정도가 남았지만, 넓은 마당이 있어 좀 더 여유롭고 화기애애한 생활이 꾸려질 수 있을 것이다. 이 땅에는 한옥이 한 채 있었다. 바깥에서 보면 얼핏 일반 농가주택처럼 보였지만 서울 명륜동에 있던 한옥을 해체하여 다시 지은 것이라 했다. 살펴보니 ㄴ자 전통한옥 배치로, 문간채와 옆 우사가 가건물로 덧대어 지어져 있었다. 일단 한옥을 실측하였으나 필요한 면적을 위해서 다시 한옥으로 지을 경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다(현대적인 한옥으로 작업할 때 드는 비용은 보통 양옥보다 2~3배 더 비싸다. 기계를 쓴다지만 거의 대부분 수작업이 많기 때문이다). 한옥설계도 하는 건축가로서, 한옥을 허물고 양옥을 짓는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으나 집이 땅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으니 한켠에 유지하고 새집을 증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목재들은 해체되어 팔렸고 석재들은 다시 마당에 깔았다. 그러나 그 기단석만 이곳에 남은 것은 아니다. 원래의 한옥구조를 존중해서 배치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단지 흔적을 되살리려는 것만이 이유가 될 순 없었다. 40년 가까이 살아온 집을 허물고 새로운 집에서 생활해야 하는 부모님을 걱정하여 건축주가 요청한 것은 ‘새로 짓지만 낯설지 않은 집’이었다. 한문을 공부한 부자는 자신들의 집에 각자 이름을 붙였다. 그래서 이 집은 이름이 2개이다. 1층은 노안당(老安堂), 2층은 회현재(會賢齋).▲ 분가했던 아들이 부모님과 함께 살고자 지은 이층집의 외관▲ 창을 통해 엿보이는 1층 주방은 어머니의 주생활공간이며 집의 중심이다.1층 부모님 집 - 노안당(老安堂)은 말 그대로 노인이 편안히 거주하는 집이다. 대원군이 지내던 운현궁의 노안당을 생각나게 하는 이 이름은 매일 새벽 쉬지 않는 부지런한 농부이지만 자족하는 마음이 가득한 아버지의 해맑은 얼굴을 떠올리게 한다. 1층의 경우 옛 한옥 규모와 ㄱ자 형태를 유지한다. 건넌방이 거실이 되고 부엌을 대청자리로 옮겼으나, 아버지가 지내시며 공부도 하던 안방과 어머니가 주무시는 돌침대가 있는 작은방이 그곳에 자리 잡았다. 다만 빛과 환기, 가구의 사이즈를 고려해 2층의 덩어리를 조정하였다. 옛 한옥마냥 1층 집은 문이 여러 개다. 현관도 있으나 식당 앞에 4짝 미닫이가 있고 그 옆에 작업을 위해 마당으로 바로 나가는 정식 문이 있다. 부엌 뒤로도 창고 사용이 편리한 문을 두었다. 1층 평면만 보면 마당 한가운데 있는 ㄱ자 한옥과 똑같다. 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파주시 교하동대지면적 : 513㎡(155.18평)건물규모 : 주동 - 지상 2층, 부속창고 - 지상 1층건축면적 : 139.34㎡(42.15평)연면적 : 231.74㎡(70.10평)건폐율 : 27.16% 용적률 : 45.17%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6.5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철근콘크리트 구조재 : 벽 - 석재타일, STO(외벽), 석고보드 위 벽지(내벽) / 지붕 - 철근콘크리트 슬래브지붕마감재 : 무근콘크리트(평지붕) 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1호 180㎜, 열반사단열재 50㎜ 외벽마감재 : 석재타일, STO 외단열시스템창호재 : KCC PVC창호설계 : ㈜건축사사무소 서가 02-733-4641 http://blog.naver.com/designseoga시공 : 바로세움ELEVATIONPLAN – 1F / PLAN - 2F2층 아들 집 - 회현재(會賢齋)는 지혜가 모이는 집이라는 뜻인데, 학자 부부로서 깊은 공부를 한다는 의미도 있으나 현명한 친구들과 함께 하고 이 집에 모여 즐기겠다는 의지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집이 지어진 후 친구들과 모여 세미나를 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원래 이 집의 초기 안을 보면 1층으로만 된 것도 있다. 시내에서는 볼 수 없는 넓은 땅이라, 욕심을 내어 1층으로 구성하고 곳곳에 외부공간을 두어 자연과 만나는 지점을 극대화 하고 외적인 사유공간을 만들고자 했었다. 그러나 1층이 옛 한옥의 배치를 존중하게 되고 더 넓은 작업공간을 필요로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아들 집은 2층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이왕 올라간 김에 가족 간에 너무 자주 부딪히지 않도록 2층의 출입구는 길쪽 주차장으로 따로 냈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아들과 며느리는 수시로 자동차를 타고 들락거려야 했기에 주 동선을 슬쩍 돌린 것이다. 이 집의 사이좋은 시어머니와 며느리 역시 계속 붙어서 살림을 하지만 어느 정도 거리감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러나 완전히 분리된 것은 아니다. 2층의 순환동선은 마당의 별채로 있는 1층 서재에서 내부 계단으로 2층과 연결된다. 어찌 보면 2층 현관에서 내려오면 뒤의 쪽문으로 1층 부엌에 손쉽게 들어갈 수 있고, 2층 서재에서 공부하다가 1층 서재로 쉽게 내려올 수 있다.▲ 3천 권이 넘는 책을 두기 위해 만든 2층의 복도형 서재. 서재 아래 외부공간은 수확한 작물을 다듬는 농사작업이 이뤄진다.▲ 두 세대를 배려해 주차장 쪽으로 따로 둔 2층 출입구▲ 완전한 농가주택은 아니지만 현대적인 건물 안마당에서 부모님의 농사일은 예전 모습대로 진행된다.Architect’s Say1人 가구에서 다시 3代가 사는 집으로집을 새로 짓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분가’이다. 결혼하면 부모님과 살던 집에서 나와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이때 집을 짓거나 다른 집을 구해서 살림을 차린다. 또 하나는 같은 원인이면서도 다른 입장이다. 바로 분가해 보내고 남은 부모이다. 자식들이 떠나고 나면 아이들과 함께 했던 넓은 공간이 필요 없게 느껴지고 경제적으로도 풍족한 나이이기 때문에 새로운 공간들을 상상해보게 된다. -그런 와중에, 맞벌이 부부의 육아문제 때문에 다시 부모님과 합치는 경우나 나이 드신 부모님 혹은 홀로되신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다시 새로운 집이 필요한 경우가 생겼다. 전통적인 대가족에서 끊임없이 작아져 1인 가구를 위한 집에 대한 화두가 주택정책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시대에 도리어 삼대가 사는 집이 재조명 받게 된 것이다. 우리 사무실에서 처음 지은 신축주택이 삼대가 사는 집이어서 가족들이 모여 사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할 기회가 많았다. 사실 결혼한 자녀가족과 같이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오랫동안 다른 생활습관으로 살던 며느리나 사위가 새로운 식구로 들어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가족구성원 모두 자신들의 입장과 바람을 가지고 건축가를 만난다. 작은 공간들로 연결된 작은 사회가 복잡하게 구성된다. 고작 3~4개월 안에 이 사회를 공간적으로 구축하고 가족구성원의 개별적인 요구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우리가 해온 주택들을 다시 살펴보니 절반이 삼대를 위한 집이거나 가족들이 언젠가 모일 것을 대비해서 설계한 집이었다. 40평 정도 이상의 주택들은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게 계획되거나 나중에 분리해서 임대를 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경우가 있다. 삼대가 모여 살기 위한 전략도 다양했다. 물론 가족들의 특성과 상황에 의해 나온 결과이지만, 재미있는 해결책들이 몇 가지 있었다.① 신혼부부를 위해서 현관문과 중문 사이에서 계단으로 2층을 연결한 경우② 가끔 놀러 오는 자녀들이 편안히 쉴 수 있도록 건물을 분리한 경우③ 자주 찾아오시는 부모님의 거동을 고려해 현관 앞 방을 비워놓은 경우④ 1층과 2층 구석에 각 방을 만들고 공유공간과 중정으로 은근슬쩍 분리한 경우⑤ 미래의 며느리를 위해서 아들 방을 복층으로 분리한 경우 물론 주어진 가족관계에 대한 요구를 땅이 가진 한계를 이용하여 풀어낸 해법들이다. 다행히 모든 가족들이 가족 간의 우애와 이해가 깊어서 큰 문제없이 설계가 마무리되었고 다들 잘 지내고 계신다. 몇 년 후 그 공간들로 인해 생긴 여러 가지 에피소드와 새로운 관계맺음에 대해서 듣는 것이 기대된다. 물론 좋은 점만 있지는 않겠지만, 그것도 그 집의 특징이고 건축가가 다시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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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7
정갈한 집과 그 안의 삶, 비례의 美가 있는 용인주택
비례감이 좋은 건물은 시간이 지나도 느낌이 여전하다. 정갈한 입면에 창으로 면적을 배분하고, 실내는 몇 가지 자재만으로 충분히 꾸민 집이다.취재 김연정 사진 박영채▲ 정사각형의 대지에 맞춰 정남향으로 배치된 건물의 모습도심에서 떨어진 전원주택단지에 지어진 주택이다. 전원에서 생활하기 원하는 건축주는 나이가 많은 경우가 많은데, 주택을 의뢰한 건축주 부부는 30대라서 의외였다. 디자인 관련 업무를 하는 건축주의 작업 특성상, 집에서 일을 많이 하는 재택업무가 많아서 이들은 교외에 집을 짓고 여유롭게 생활하기를 원했다. 꽃과 나무를 키울 수 있고 천창이 있는 온실, 재택근무가 가능한 서재, 2층에 독립적인 부부침실 1개, 부부침실에는 큰 욕실 겸 화장실이 건축주의 요구사항 전부였다. 건물 면적을 60평 이하로 계획한 것 역시 건축주 예산에 맞춘 것이다. ▲ 유리벽에 비친 바깥 풍경이 공간을 더욱 은은하게 채워준다.▲ 중정과 면해 있어 다양한 공간을 느끼며 오르는 계단실이 돋보인다.건물의 남측 전면에는 다른 주택의 대지가 있고, 동측은 숲과 논으로 시선이 오픈되는 대지이다. 산을 깎아 만든 주거단지로 대지는 도로에서 한 개 층 정도 위에 있다. 대지가 정사각형에 정남향이었으므로 건물 역시 정남향으로 배치되었다. 동측과 남측의 옥외공간을 많이 확보하기 위하여 서측으로 최대한 붙이고, 북측은 진입을 위한 최소공간만을 확보하도록 했다. 건물의 중앙에 중정을 계획하고, 이 중정을 중심으로 각각의 공간이 계획되어 집 안의 모든 부분에 햇빛이 닿는다. 중정으로 동측에는 거실, 남쪽으로는 온실을 만들었고, 양쪽으로 손님방과 재택근무공간이 위치한다. 또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중정의 북측에 면해 있으므로 다양한 공간을 체험하면서 오를 수 있다.외부에서 보는 입면은 최대한 단순하게 계획되었다. 박스형의 단순함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매스에 변화를 주어 어떤 각도에서 보더라도 지루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하였다. 창호는 틀이 보이지 않도록 벽체에 부착함으로써 입면이 더 산뜻하게 느껴진다. ▲ 소담하게 마련된 아늑한 온실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대지면적 : 588㎡(178.18평)건축면적 : 114.03㎡(34.55평)연면적 : 194.38㎡(58.90평)건폐율 : 18.94%용적률 : 25.44%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외부마감재 : 복층유리, 자기질코팅내부마감재 : 자작나무 합판, 친환경페인트설계담당 : 박소영, 남해룡, 고주형, 이현경설계 : 황준도시건축사사무소시공 : 누리디자인▲ 틀이 보이지 않는 창호 덕분에 입면이 산뜻하게 마감되었다.PLAN – 1F / PLAN - 2F① 현관 | ② 거실 | ③ 주방 | ④ 마스터침실 | ⑤ 침실 | ⑥ 욕실 | ⑦ 다용도실 | ⑧ 테라스 | ⑨ 사무 공간 | ⑩ 온실 | ⑪ 보일러실▲ 중정이 바라보이는 1층 사무 공간▲ 깔끔하게 꾸민 2층 욕실1층에는 거실, 식당, 주방, 재택공간, 온실, 손님방을 두었다. 2층은 주인 침실과 욕실, 옥외 테라스가 있다. 1층 바닥은 도로에서 한 개층 이상이 올라온 대지이므로 1층의 모든 공간이 외부에 오픈되지만, 도로를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해방된다. 1층 천장고는 2.7m로 일반적인 층고보다 약간 높게 계획하였다. 인테리어 역시 단순한 구성이 되도록 했다. 내부 마감재는 자작나무 합판과 아이보리색의 친환경 도장, 도배로 통일하였다. 바닥재는 자작나무 합판과 같은 색상의 재질을 적용하였다. 내부의 자작나무 문짝과 벽면은 붙박이가구, 식탁, 테이블, 탁자 등에도 공통적으로 사용하였고, 붙박이 가구, 식탁 등 모든 부분을 디자인했다. 가구에 사용되는 자작나무 역시 건축 마감과 동일한 재질을 택했고, 자작나무의 표면도장은 친환경 오일로 마감했다. 침실은 일반적인 다운라이트를 최소로 줄이고, 간접조명만을 사용하여 평소 생활이 충분히 가능하도록 하였다. 주택인 이유로 내부에 사용된 조명들은 따뜻한 분위기의 느낌이 들도록 고려되었다. 글·황준▲ 자작나무와 아이보리 색상의 도장이 어우러져 내부는 담백한 분위기를 풍긴다.황 준 건축가연세대학교를 졸업한 후 공간연구소, 이로재, 타카마쓰 신 건축사무소(일본), 北京金禹盟建築設計有限公司(중국), 삼우설계 등에 근무했다. 2006년 황준도시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하여 주거시설, 인테리어, 상업시설, 도시계획, 인테리어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성북동 주택, 가평주택, 판교주택, 부산주택, 천안아산 삼성미즈병원, 일산 그레이스병원 신관, gn 여성병원 등이 있으며,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출강 중이다. 02-733-1705, juneeeeeee@naver.com※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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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7
35년 된 시골집의 놀라운 변신
고향인 횡성 부모님 댁 걱정이 떠나지 않던 건축주. 35년 된 흙집을 부분 보수했던 집이었기에 낡고 누추해 늘 마음 한 구석이 불편했던 참이다. ‘허물고 다시 지을 것인가? 리모델링을 할 것인가?’기로에 서 있던 그의 선택은 25일 만에 믿지 못할 결과물로 나타났다. 취재 전원속의 내집 편집부 ▲ 35년 된 흙집은 외관만 시멘트로 보수한 상태라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단열이 부족해 웃풍이 심했고, 화장실이 외부에 있어 어린 자녀들도 불편해 했다. 주먹구구식 개조는 비용만 더 들 뿐 건축주 부부는 오랜 고민 끝에 부모님이 머무시는 횡성집을 개조하기로 결심한다. 주변 사람들은 리모델링을 하느니, 완전 철거 후 새집을 짓는 것이 여러모로 낫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부부는 각각의 장단점을 빠짐없이 계산해 결론을 내렸다. 금전적인 사항, 공사 시 가족들의 거처 문제, 공사 기간 등을 고려했고, 마침 마음에 드는 시공자도 만났다. 철거는 대대적으로 이루어졌다. 지붕과 벽체의 일부를 제외한 집의 70% 정도를 뜯어내고 축사도 과감히 허물었다. 철거 비용만 약 3백만원이 소요되었다. 골조가 집의 수명을 책임진다면, 외관을 좌우하는 것은 지붕 모양새다. 옛집들은 천장이 대부분 낮기 때문에 간혹 지붕에 욕심을 내면 집 전체가 눌린 듯 보일 수 있으니 주의를 요하는 부분이었다. 김씨는 아스팔트싱글과 양식 기와 사이에서 고민하던 끝에 결국 아연합금의 컬러강판 기와로 결정했다. 실제 두 자재의 가격은 별 차이가 없지만, 싱글 작업은 샌드위치 패널과 방수시트 등 부수 자재들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높은 편이었다. 뜯어낸 지붕 위로 판자와 각재를 얹고 기존에 흙은 그대로 두었다. 여기에 덧지붕을 만들어 천장 안의 온도차를 줄이고, 공기가 순환되는 단열층을 만들었다. 내부로는 석고보드와 단열재를 보강해 웃풍을 잡고자 했다. 외부벽은 전면과 좌우벽을 드라이비트로 꾸몄다. 대신 본체 배면과 마주보는 부속 건물은 페인트칠만 다시 하는 식으로 공사비를 절감했다. 또 창의 위치를 모두 바꾸되, 단열을 고려해 큰 창보다는 작은 창을 부분적으로 설치했다. 단열 보완 외에 리모델링의 가장 큰 목적은 증축이었다. 공용공간과 독립공간을 확실하게 구분하기 위해 2개의 방과 욕실을 새로 내었다. 기존 본체에서 30㎡ 면적의 공간을 이어 짧은 ‘ㄱ’자집을 긴 ‘ㄱ’자집으로 바꾸었다. 건물은 붙어 있지만, 출입구를 달리해 확실한 프라이빗 공간이 탄생했다. 각 공간의 쾌적성과 방음 또한 시골집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 새로 만든 내부벽은 방음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 대신 ALC 블록으로 지붕 맨 윗부분까지 쌓아 올렸다. 내장재로는 단열재인 스티로폼을 설치하고 6㎜ 합판, 석고보드를 덧댄 후 한지 느낌의 벽지를 발랐다. ▲ 시골집은 유리의 하중과 안전을 고려해 통창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단열 부족으로 인한 결로를 예방하기 위해 창틀과 문의 이음새를 꼼꼼하게 처리하는 것은 기본이다. 01 거실 확장을 위한 벽체 철거 02 단열을 위해 천장의 흙은 철거에서 제외 03 거실과 욕실의 천장 높이 확보 04 전면 벽체 철거 후 벽돌 쌓기 05 지붕 시공 06 일자지붕을 사각지붕으로 만들기 07 방부목 데크 작업 08 내부 단열공사(각재+스티로폼+6㎜ 합판+석고보드) 09 내부 벽돌 쌓기 10 데크 공사 마무리 11 미송합판으로 대들보와 서까래 작업 12 증축 외벽 드라이비트 작업 총 공사비용 60㎡ 면적의 본채 리모델링(싱크대, 욕실 기기 등 포함) : 3천만원 33㎡ 증축 건물 공사(방 2 + 화장실 1) : 2천5백만원 철거와 데크 공사, 기타 잡비 포함 : 5백만원 총비용 : 약 6천만원▲ 현대식으로 개조한 입식 주방 ▲ 천장은 단열을 확보하기 위해 반자로 막았다. 개조 공사를 하면서 수납장과 책장을 요청해 짜넣었다. ▲ 부부 침실은 새로 증축한 건물에 배치하고, 욕실도 따로 내어 독립적으로 구성했다. 아파트 내부 같은 편리한 구조와 동선 공사는 25일만에 끝났다. 6명의 식구가 각자의 방을 갖게 되었는데 공간은 비좁거나 불편하지 않다. 기존 거실을 둘로 나누어 새로 생긴 벽에 TV를 걸고, 오른편에 놀이방으로 들어가는 작은 문을 달았다. 황토도료로 천장을 마감하고 서까래 몰딩으로 멋을 내니 소박하고 자연스런 분위기가 느껴진다. 단 차이를 그대로 살려 거실과 주방을 구분 짓고, 주방 옆에 새로 생긴 화장실에는 바닥 난방까지 설치한 세심함이 엿보인다. 새로 증축한 침실과 아이방은 현대식 아파트 내부와 별반 다를 게 없다. 가족이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공간은 집 전면을 따라 넓게 이어진 데크. 기단과 마당이 전부 시멘트로 덮여 있던 곳이 나무 데크로 변신하니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놀이터가 생겼다. 수돗가 부분은 시멘트 포장을 그대로 두고, 대문과 화단이 있는 쪽만 걷어내어 잔디밭으로 바꿔주었다.이렇게 실용성 있는 선택으로 완성한부부의 횡성집은 리모델링을 꿈꾸는 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 지난겨울, 추억은 그대로 둔 채 가족의 바람을 채워 준 아주 합리적인 결정을 했던 것이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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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4
전주 붉은 벽돌 박공집
내부에 들어서면 가족의 일상이 반영된 공간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화려함보다는 평범함을 택한 네 식구의 박공지붕집이다.취재 김연정 사진 은호석▲ 도시와 농촌의 경계에 위치한 땅에 박공지붕의 집이 자리한다.▲ 집 안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도 데크를 깔아주었다.▲ 침실과 화장실을 제외한 모든 공간이 한눈에 들어온다.붉은 벽돌 박공집은 중소도시와 한적한 농촌의 경계에 위치한 주택이다. 대도시 인근의 주택지에 지어지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집들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으로, 단순하고 명료한 주택을 만들어보자는 의도에서 설계를 시작하였다.첫 번째, 재료의 선택. 벽돌은 농촌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가장 익숙한 외장 재료이다. 벽돌 자체가 가지고 있는 순수한 조적의 아름다움과 표현의 다양성, 단단하고 오래 지속될 수 있는 내구성에 비하여 값싼 자재로 전락하여 버린 안타까운 현실을 담고 싶었다. 주변에서 그저 그런 건물로 비추어질 위험이 있는 선택이었지만, 넓은 대지가 품은 건물의 비례감이 재료 본연의 중후함을 강조시켜 모악산에서 시작된 거친 바람에도 견딜 수 있다는 강한 느낌을 줄 수 있었다.◀ 현관에서 바라본 심플한 내부 모습 ▶ 삼각형의 창은 저녁에는 노을을 그대로 받으며 집 안 전체에 석양을 드리운다.두 번째, 조형의 선택. 지붕은 최근 기후 변화에 따른 혹서와 혹한에 적응하는 제일 단순하고 전통적인 선택으로, 박공의 형태이다. 건물의 모양을 그대로 받아 올린 처마 없는 박공은 건물의 순수한 형태를 강조하기 위함이며, 더불어 2층(5m)과 지붕의 높이(2m)로 인해 땅에 깊게 박힌 형상이 된다. 건물 외부에서 벽돌 면 밖으로 튀어나오거나 첨부된 요소는 하나도 없고 반대로 남측 창호의 면들이 내부로 들어옴으로써 처마와 같은 효과의 개구부를 이루어 각기 다른 입면을 구성한다. 서측의 박공지붕과 삼각형의 창호는 서재에 저녁노을을 그대로 받으며 집 안 전체에 석양을 드리운다.▲ 남측 창호의 면들이 내부로 들어옴으로써 처마와 같은 효과를 낸다.PLAN- 1F / PLAN – 2F▲ 집은 방향에 따라 각기 다른 입면을 구성한다. 세 번째, 건축주의 선택. 건축주는 고등학생, 대학생 아들 둘을 둔 교수 부부이다. 첫 만남부터 강조한 부분은 남편이 글을 쓰는 서재에서 부인이 요리를 하는 부엌이 보였으면 한다는 것과 내·외부의 모든 부분이 되도록 가리는 곳 없이 한눈에 들어왔으면 하는 것이었다. 선택은 간단했다. 침실과 화장실을 제외한 모든 공간을 동시에 보이도록 열어 놓았다. 2층의 서재, 1층의 거실, 식당, 부엌을 7m 높이의 공간에 열어, 박공의 대공간을 하루 종일 만끽할 수 있도록 한 계획이 건축주가 제일 만족해하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2층을 가로 지르는 긴 책장 복도와 벽에 붙은 계단, 흔히 볼 수 없는 큰 원형 링의 조명, 슬립한 벽난로까지 어우러져 큰 틀의 공간에서 다양한 장소들을 제공한다.위 세 가지 선택은 주변에서 많이 보이는 강한 건축가들의 개념에서 시작한 것이 아닌, 일상에서 생각할 수 있는 의견을 솔직하게 받아들인 약한 건축의 결과이다.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의 생각들이 좋은 건축주와 건축가를 만난다면, 건축의 거주성은 지속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글 _ 임용민>HOUSE PLAN 대지위치 : 전북 전주시 건물용도 : 단독주택대지면적 : 1,614㎡(488.23평)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144.41㎡(43.68평)연면적 : 198.66㎡(60.09평)건폐율 : 8.95%용적률 : 12.31%구조 : 철근콘크리트조외부마감 : 벽체 - 적벽돌(치장쌓기) 지붕 - 알루프 징크(거멀접기)내부마감 : 석고보드위 비닐페인트, 무늬목패널최고높이 : 7.0m구조설계 : 건설방재기술연구원 고명환건축설계 : 이우종기계설계 : 원일엔지니어링 공유원전기설계 : 대화엔지니어링 박진형설계담당 : 고현우, 유경민, 서진원, 박선영, 황현태시공 : (유)엔도건설 박문규, 이윤설계 : 임용민(LIMAS) 063-220-2905 limas@jj.ac.kr▲ 2층을 가로 지르는 책장 복도와 벽에 붙은 계단, 원형의 링 조명이 어우러져, 큰 틀의 공간에서 다양한 장소를 제공한다.건축가 임용민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한 후 파리 라 빌레트 국립건축 6대학에서 수학하고 프랑스건축사자격증(DPLG)을 취득하였다. 현재 전주대학교 건축학과 정교수로 재직 중이다. ‘약한 건축’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일상의 건축을 도시 속에서 새롭고 지속적인 방법으로 모색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공공성을 넘은 공유·집합·거주라는 주제로 건축교육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주요 작품 전주 제니스빌딩, 당진 김대건신부기념성당, 완주 운암주택 외 다수※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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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9
도심에서 찾은 휴식, 다섯 그루 나무
다닥다닥 붙여 지은 집, 그 사이로 난 좁은 골목길을 걷다 보면 눈앞에 서 있는 다섯 채의 나무집과 마주하게 된다. 이곳은 이름 그대로, 사람들이 기대어 쉴 수 있는 나무를 닮은 게스트 하우스다.취재 김연정 | 사진 노경▲ 주변 건물과 서로 이질감 없이 어우러진 집의 외관▲ 도심 건물들 사이로 각기 다른 모습을 한, 다섯 채의 게스트 하우스가 자리하고 있다. House Plan대지위치 :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동대지면적 : 136.68㎡(41.34평)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76.59㎡(23.16평)연면적 : 135.96㎡(41.12평)건폐율 : 56.04%용적률 : 98.04%주차대수 : 1대최고높이 : 약 8m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경량목구조구조재 : 벽 - 2×6 구조목 / 지붕 - 2×8 구조목 / 슬래브 – 탑데크지붕마감재 : 알루징크단열재 : 그라스울 R19, R21외벽마감재 : 시멘트 뿜칠, 벽돌쌓기, 알루징크창호재 : 알루미늄 시스템 창호 70㎜ EPLUS그래픽디자인 : 최승희설계담당 : 김현주설계 : 정영한(정영한 아키텍츠)시공 : 이우열 소장(TCM 글로벌)총공사비 : 2억4천만원▲ 안마당에서 올려다 본 풍경오래전 산의 지형을 따라 빼곡히 자리 잡았을 수목들은 자취를 감추고, 대신 그 장소에 높이와 크기가 다른 인공 나무들이 하나둘 채워졌다. 이들은 서로 적당한 거리두기를 시작했고 그 거리 사이엔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잠시 머무르거나 한낮의 북서쪽 높은 고도 위에서 내리쬐는 따뜻한 볕이 이내 고여 버리고 만다. 높이와 크기가 다른 나무들이 드리운 음영의 공간은 우리의 의식을 고요히 마주하게 하거나 때론 하루 종일 굴렁쇠를 굴리며 그림자를 쫓게 만든다. 마치 미로 속을 헤매듯 수없이 연결된 골목을 쫓다 우연히 마주친 다섯 그루의 나무가 자아내는 풍경은 순간 우리의 걸음을 멈추게 하였다. 아마도 서로 다른 시간의 풍경이 자라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새로이 게스트 하우스가 들어설 대지엔 오래된 나무 두 그루와 한 채의 적산 가옥 그리고 쓰러져가는 슬레이트집 두 채가 있었다. 이 다섯 가지 서로 다른 시간의 기억을 환기하고 또 다른 시간을 이곳에 이식(移植)하고 싶었다. ‘초량’이란 장소는 우리 과거의 단면을 가로지르듯 다양한 유형의 주거, 이를테면 적산가옥, 슬레이트집, 다가구, 아파트 등 서로 다른 스케일과 보기 드문 밀도를 유지하며 오랫동안 산지의 비탈면을 채워왔다. 자연 현상에서 주변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색을 통해 주변과 동화되는 카무플라주(Camouflage) 현상처럼, 우리에겐 거대 자본에 의한 대규모의 획일적인 개발방식이라는 천적으로부터 기존 장소의 고유한 특징들과 소소한 관계를 유지할 작은 스케일의 출발이 필연적이었다. 특히 초량과 같은 구도심에서의 신축에 대한 태도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변 풍경에 어떻게 스며들까 하는 장소와의 관계에 대한 문제와 개체 간의 밀도, 다양한 폭의 골목길에서 느끼는 정감 어린 스케일, 그리고 비탈진 경사면을 오르기 위해 설치된 높은 계단처럼 이 장소에서만 느낄 익숙한 경험들의 재현이 아닐까 싶다.PROCESS IMAGE(시계방향으로) Giorgio de Chirica, The Mystery and Melancholy of Street 1914 / 가파른 계단 / 철거 전 사진 / 틈의 풍경▲ 골목길 옆 우뚝 솟은 벽돌 외관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 작은 테라스는 주변이 한눈에 들어와 개방감이 느껴지고, 머무는 이의 휴식을 돕는다. ▶ 빛으로 인한 그림자가 내부에 드리우며 공간에 재미를 더한다.▲ 건물들 사이로 들어가면 아담한 안마당과 마주하게 된다.또한 담장으로서 주변과의 물리적 경계를 설정하지 않고 마치 자연 숲 속 수목들 사이의 능동적 질서처럼, 건물 사이 벌어진 다양한 틈을 통해 주변 골목길을 안으로 끌어들이고 주변과의 경계를 흐린다. 재료의 물성과 건물의 형태도 이 장소 주변이 오랜 시간 품어왔던 고유성과 친화하는 방식을 선택하였다. 주변 집들의 외장 재료는 대부분 조립이 작은 벽돌, 타일과 같이 시간의 물성을 담고 있는 재료 등이다. 도장 면과 함께 건물의 일부 입면에 적용하여 보는 각도에 따라 면(面)들이 보여주는 서로 다른 표정이나 그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익명의 작업자 손에 던져진 오래된 시멘트 뿜칠 마감의 따뜻한 표정들을 닮아 가고 싶었다. 그리고 조형성만 가득한 건물의 형태를 최대한 배제하고 다섯 채의 집들이 서로 다른 높이와 크기 그리고 개체 간의 밀도만으로 주변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끔 했다.PLAN – 3F / PLAN - ROOFPLAN – 2F / PLAN - 1F❶ 커뮤니티룸 ❷ 안마당 ❸ 침실 ❹ 욕실 ❺ 보일러실 ❻ 주방 ❼ 객실 ❽ 다용도실 ❾ 테라스 ❿ 화장실SECTIONInterior Source내벽 마감재 : 실크벽지, VP도장바닥재 : 데코타일욕실 및 주방 타일 : 세라트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주방 가구 : 한샘조명 : 을지로계단재 : 현장 제작현관문 : 금속 제작방문 : 제작 도어붙박이장 : 방부목▲ 커뮤니티룸과 게스트룸이 자리한 건물의 내부 모습▲ 계단을 오르면 천창으로 자연광이 풍부하게 내려오는 오붓한 공간이 나타난다.다섯 그루의 나무는 다섯 채의 집을 은유한다. 그중 한 그루는 여행을 삶의 일부로 생각하는 건축주가 살게 될 1인 가구의 작은 집으로, 나머지 네 그루는 여행자들을 위한 집으로 계획되었다. 40평 대지 위에 채 나눔을 통해 다섯 채의 작은 집들이 만들어 내는 간격은 마치 자연에서 늘 마주하는 수목과 수목 사이의 임의적 거리감과 닮아 있다. 그 사이로 초량의 서로 다른 시간의 풍경이 스미고 잠시 머물고 갈 여행자들에겐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볕을 제공해 줄 것이다. <글·정영한> 정영한 건축가한양대학교 대학원 건축과를 졸업하였다. 2002년 스튜디오 아키홀릭(現 정영한 아키텍츠)를 개소하여 현재까지 다수의 실험적인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근작인 인사동의 ‘체화의 풍경(POROSCAPE)’으로 ‘2013년 서울시 건축상’을 수상했다. 9×9 실험주택, 6×6 주택 등 다양한 작품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2013년부터 시작한 ‘최소의 집’의 총괄전시기획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광운대학교 건축과에 출강 중이다. 02-762-9621, www.archiholic.com※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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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9
소형주택의 한계를 넘은 양평 작은 집
도시인들은 전원주택을 꿈꾸며 삶의 여유를 찾고자 하는 미래를 그린다. 그러나 이 꿈들은 불편한 교통, 아이들의 학업, 땅 구입과 주택 건축에 대한 금전적인 문제로 쉽게 좌절되고 만다. 양평에 위치한 본 전원주택은 어린아이들을 자연 속에서 키우고자 하는 젊은 부부와 은퇴한 도시인들을 위해 지어졌다.구성 이세정 | 사진 권용상 ▲ 작은 집 3채로 아담하게 조성된 주택 단지 야경 부지는 양평역에서 10분 거리의 한적한 농가들이 모여 있는 마을에 위치한다. 서측의 대지는 사이트보다 낮아서 정감 있는 산세가 막힘없이 펼쳐져 있고, 그 앞의 논과 밭들은 농촌의 풍경을 더한다. 북측으로는 나지막한 마을 동산이 동네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건축주는 약 450평 대지에 25평의 작고 소박한 세 채의 주택 단지를 원했다. 작은 규모로 짓는 대신 마당에는 한껏 자연을 들여놓고 텃밭을 마련하여 농촌의 즐거움을 체험할 수 있는 주택이어야 했다. 남북으로 긴 대지에 세 동 모두 최대한 남향 배치를 하되 일자가 아닌 조금씩 엇갈린 배치가 되어 각 집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채광은 최대한 확보되도록 하였다. 동시에 담을 최소화하여 서로 독립적이면서도 소통이 되는 작은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싶었다. 주요 거주공간은 남측으로 배치되어 태양 에너지를 적극 이용하고 출입구, 주차장 및 공용 유틸리티 공간은 북측으로 배치하였다. ◀ 한지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의 변화로 매시간 다른 느낌을 주는 안방 ▶ 주택의 주출입구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용도 : 단독주택(3개동) 대지면적 : 1,458㎡(3개동) → (441㎡ / 486㎡ / 531㎡) 지역지구 : 보존관리지역 건축면적 : 각 동 86.73㎡(26.24평) 규모 : 지상 1층, 다락 2실 건폐율 : 19.67 % / 17.84% / 16.33% 용적율 : 19.25 % / 17.46% / 15.98% 주차대수 : 세대 당 1대 공법 : 기초-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지상- 철근콘크리트 벽식구조 / 철근콘크리트 경사슬라브 및 평슬라브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지붕재 : 컬러강판 단열재 : 외벽150㎜ 네오폴, 지붕옥상 160㎜ 네오폴, 내부바닥 100㎜ 단열재 외벽마감재 : 플렉시텍스, 적삼목, 점토벽돌 창호재 : LG하우시스 PL창호 내벽마감재 : 석고보드 위 실크벽지, 친환경페인트, 타일 바닥재 : 강마루 및 타일 설계 : 이경선(홍익대학교 건축학과) + 권재희(스페이스 목금토 건축사사무소) 031-781-6545 www.spacemgt.co.kr 시공 : 대련종합건설(주) 02-906-3010 구조 : SDM 구조 전기, 기계 세원 엔지니어링 ▲ 채광, 태양열을 고려한 지붕 경사는 실내에 여분의 다락 공간을 선사한다. ▲ 담이 없는 대신 조금씩 엇갈린 배치로 집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한다. SCHEDULE PROCESS ▲ 다락 공간의 내외부전원주택의 에너지 해결을 위해 외단열을 채택하였고 법적기준치 이상인 150㎜의 벽체단열시공을 통하여 단열성능을 높였다(외단열 시스템인 경우 면적에서 혜택이 있는 점도 고려되었다). 또한 조망을 위해 설치된 큰 창호들은 3중 유리 시스템 창호를 택해 창으로 손실되는 에너지를 줄였다. 단열에 치중된 건물 대부분은 여름철 더위나 환기에 약한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각 실 어디에서나 맞통풍이 가능하도록 창문을 배치했다. 지붕의 경사도는 용도에 따라 디자인된 것인데 거실측 지붕은 남쪽으로 열려 겨울철에 태양에너지를 최대한 유입시키도록 하였고 안방측은 태양광을 설치하기 위한 경사로 디자인되었다. 건축 재료로 지붕은 징크 느낌의 컬러강판을 사용하고 외벽은 따스한 색감의 스터코 마감과 적삼목, 벽돌을 선택하여 주변 자연환경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하였다. 건물 주변 바닥면에는 빗물이 대지에 쉽게 흡수되도록 잔디블록과 굵은 마사를 깔았다. ▲앞마당을 향한 툇마루와 옥상 데크를 통한 내부 공간의 확장 ▲ 동선이 꺾이는 곳마다 창을 설치해 시야는 안에서 밖으로 확장된다. INTERIOR SOURCES 벽지 : 서울벽지, 개나리벽지 페인트: 삼화페인트 아이사랑 몰딩: 우딘숲 도어몰딩 주방 벽면 마감재: 벽산 방수석고 위 한보타일 욕실 타일: 한보타일, 대동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한양, 계림요업 조명: LED조명 남광, 대우조명 바닥재: 강마루 동화마루 주방기기: 파세코 현관문: 철재 갑종방화문 방문: 우림숲 도어 데크재: 목재 계단재: 평철판 위 집성목 ◀ 채광과 환기를 고려한 창의 배치 ▶ 창의 비율이 아름다운 배면 ▲ 이동이 가능한 계단용 수납가구 소형주택은 거실이나 방이 크지 않기 때문에 이로 인한 답답함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는 게 먼저다. 이에 대한 고려로 동선이 꺾이는 곳마다 창을 설치하여 시야를 벽에서 머무르지 않고 탁 트인 자연으로 확장될 수 있게 했다. 또한 실내의 각 공간은 다양한 높이의 천장, 경사도가 다른 지붕, 크기와 높이가 다른 창, 분위기가 다른 조명으로 개성을 살려 디자인하였다. 또, 작은 집은 수납공간이 적다는 단점이 있는데, 보이지 않는 공간들을 활용해서 수납이 용이하도록 만들었다. 계단하부 공간을 활용하고 다락방으로 통하는 계단은 계단용 수납가구로 대체하여 개성과 실리를 동시에 취했다. 아일랜드 식탁도 분리가 가능해서 가족의 수, 혹은 상황에 따라 달리 배치하여 사용할 수 있다. 소형 주택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인 협소한 다용도실도 넉넉하게 배치하여 수납공간의 부족으로 인해 집이 정리되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였다. 여기에 넉넉한 면적의 다락방도 큰 몫을 한다. 안방은 전통적 요소를 가미한 공간으로 매력을 더했다. 차양이 있는 목재 데크는 툇마루의 역할을 하고, 한지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의 변화는 매시간 다른 느낌으로 공간을 그려낸다. 경사진 천장에 달린 둥그런 보름달 조명 역시 운치 있다. 거실과 안방, 다락에서 확장된 데크는 가족끼리는 물론, 멀리서 찾아온 이웃과 함께 자연을 즐기는 풍성한 야외공간을 제공한다. 작은 면적이라도 결코 작지 않은 집, 다양한 우주를 품은 집을 설계하고자 했다. 소형주택이지만 세심한 디자인을 통해 다채롭고 풍요로운 공간을 선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우리는 이제 안방에 앉아 마당을 바라보며 자연이 주는 따스함과 평온함을 즐기고 있을 집주인을 상상해 본다. <글 _ 권재희> 건축가 이경선 현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교수, 미국 건축사, 친환경 디자인 전문가(LEED AP).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미국 UCLA 건축학 석사 졸업, 하버드대학교 건축학 박사,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 소재의 Moore Ruble Yudell Architects & Planners, HLW international, 뉴욕의 Gwathmey & Siegel Associates Architects에서 실무경험을 쌓았다. 주요 작품으로 New York 400 5th Avenue 호텔 및 주상복합 건물, Dartmouth College 기숙사, Amgen 연구소, 공주 마을 회관, 성북구 안암동 인권청사 등이 있다. 건축가 권재희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졸업. 엄이건축 근무. 현재 (주)스페이스 목금토 건축사사무소 대표이며 홍익대학교 및 부천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저에너지·패시브주택에 관한 연구와 이를 건물에 실현 중이며 건축이 구현되는 공동체의 환경, 문화, 경제조건을 고려한 적정기술과 갈등해결에 관한 해결방안을 찾고자 한다. 주요 작품으로 청담동 웨딩 인테리어, 유남전기 동탄사옥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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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7
17평 주택의 역발상, 문추헌[文秋軒]
청빈한 독신자의 생활을 담을 공간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육십 대를 바라보는 건축주에게 집은 절대적인 크기와 관계없이 평생 가장 큰 꿈이었을 것이다. 건축주는 15평 정도 크기를 가늠했다. 이미 본인이 직접 그린 평면 스케치를 들고는, 간단한 자문 정도를 염두에 두고 나를 방문하였다. 스케치에는 대개의 경우처럼 과다한 정보가 들어가 있기도 하고 꼭 필요한 정보가 빠져있기도 했다. 취재 전원속의 내집 편집부 사진 건축가 제공 건축주와 함께 앉아 스케치의 의도를 파악하며 간단히 평면을 그려 전달했다. 물론 손으로 그린 간단한 스케치였다. 그러나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평생 의료봉사 활동만 해온 건축주가 이 이상의 건축 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가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6,000세대에 이르는 초대형 아파트 단지계획과 15평짜리 작은 주택의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경험상, 집의 규모가 작을수록 건축주가 가진 모든 것이 그곳에 걸려 있기 쉽다. 때문에 작업의 규모와 중요도가 비례하지는 않았다. 일단 벽량이 줄어야 공사비가 줄어든다. 따라서 건물은 반듯한 사각형일 수밖에 없었다. 15평이면 좀 작을 것 같다는 건축주의 의견을 따라 면적은 2평 정도가 늘었다. 그럼에도 절대 면적이 작으니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또한 혼자 사는 집이니 침실은 꼭 잠만 잘 수 있는 크기로 계획했다. 수납공간이 부족하면 생활공간이 피해를 보므로, 꽤 규모가 큰 다락방도 마련되었다. 모든 건물이 다 그렇듯이 가장 큰 문제는 ‘예산’이다. 이 집의 경우, 일반적인 기준으로 예산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컨테이너박스나 샌드위치패널 등 여러 방법을 모색하던 중 작은 건설회사에서 이윤의 여지가 없는 이 건물을 지어보겠다고 나섰다. 가장 싸게 지으려면 해당 건설회사가 익숙하게 짓던 방식을 택해야만 했다. 당시 시공사가 제시한 농가주택 건설기준은 콘크리트 구조체에 내부는 벽지 마감, 외부는 적벽돌 마감이었다. 건축가의 역할은 건축주의 꿈과 시공자의 현실 사이를 여며나가는 것이다. 벽지를 탐탁찮게 여기는 건축주의 취향에 따라 내외부가 뒤집혀 콘크리트가 외부 마감 재료로 바뀌는 방안을 택했다. 당황한 시공자에게는 사진 속의 우아한 노출콘크리트 건물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거듭 확인시켜야 했다. 공정별 시공비(원) 골조공사 :11,846,000 적벽돌 조적공사 :7,200,000미장 공사 :2,700,000 목공사 :9,630,000 도배 및 장판 :1,500,000 전기공사 및 등기구 :2,000,000 타일 및 위생도기 :1,875,000 창호 공사(싱글 포함) :5,625,000 싱크대 및 신발장 :4,000,000 장비 및 설비비 :2,775,000 잡자재 :2,815,000 기타공사 :700,000 지하수 :2,000,000 정화조:500,000 기름보일러 :1,000,000 개발행위:1,000,000 가스필증 :300,000 ------------------------------- 합계 57,466,000 3.3㎡(1평)당 약 345만원 *석축, 데크 제외 절대 예산의 제한 속에서 멋진 외관은 중요하지 않았다. 예산이 아닌 관심이 필요한 곳을 찾아나가야 했다. 집안에서 하늘이 보이면 좋겠다는 건축주의 바람에 따라 천창이 생겼다. 결로가 생기면 닦으면 되지 않느냐는 건축주의 의지는 명쾌했다. 덕분에 시공자를 다시 한 번 당황하게 했지만, 결국 최선을 다해 마무리를 해주었다. 상주인원이 없는 현장이다 보니 예상치 못한 사건은 계속 생겼다. 의도와 우연이 교차하며 완성된 외벽은 스님들의 법복처럼 누덕누덕하다. 그러나 내부에서 바라보는 자연의 풍광과 빛은 화려하고 찬란하다. 공사는 끝나도 집은 완성되지 않는다. 건축가와 시공자의 일이 끝났으니 이제 건축주가 건물을 이어서 만들어 나가는 일이 남았다. <글 _ 서현> HOUSE PLAN 대지위치 : 충청북도 충주시 대지면적 : 420㎡(127.27평) 건물규모 : 지상 1층 건축면적 : 55.48㎡(16.81평) 연면적 : 55.27㎡(16.74평) 건폐율 : 13.21% 용적률 : 13.16% 최고높이 : 4.5m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지붕재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스티로폼 창호재 : 알루미늄단열바, 24㎜ 복층유리 내벽마감재 : 적벽돌 바닥재 : 온돌마루 설계 : 서현(한양대학교 건축학부) 02-2220-0301 설계팀 : 백윤경, 정지명 시공 : 정원종합건설INTERIOR SOURCES 내벽 이화벽돌 수전 등 욕실기기 대림바스 바닥재 LG온돌마루 오크 주방기기 한샘 건축가 서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대학원,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건축대학원을 졸업하였다. 현재 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이며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건축을 묻다>, <배흘림기둥의 고백> 등을 저술하였다. 주요작품으로는 <효형출판사옥>, <김천상공회의소>, <해심헌> 등이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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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1
용적률 100%에 가까운 도심 속 작은 집
해마다 봄이면 생각나는 곳, 경남 진해에 벚꽃송이처럼 작고 소담한 집 한 채가 지어졌다. 마을사람들은 이 작은 땅에 어떻게 집을 짓는다는 것인지 의아해 했지만 두 달만에 집은 멋지게 올라섰다. 뽀얀 새색시의 얼굴을 닮은 O-HOUSE의 이야기를 이제 시작한다. 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100㎡도 되지 않는 작은 땅, 28평의 협소한 대지에 어떤 집을 지을 수 있을까? 이 과감한 프로젝트를 들고 나선 이들은 30대 초반의 젊은 부부였다.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어린 아들과 함께 마당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소박한 꿈. 그러나 그 꿈을 실현하기에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짬이 날 때마다 창원과 진해 구석구석을 뒤지고 다녔지만, 추천받은 땅들은 하나같이 50평이 넘었다. 손에 쥔 예산을 생각해 좀 더 작은 땅을 찾아 다니던 어느 날, 등기조차 안 된 가건물 한 채가 놓인 좁은 땅을 발견했다. 평소에는 조용한 마을이지만 진해 군항제가 시작하면 외지인으로 붐비는 곳, 덕분에 군데군데 작은 카페와 식당들이 오손도손 모여 있는 이곳은 부부의 마음을 단숨에 잡아챘다. “그렇게 땅을 구입하고 나니, 집짓기에 쓸 예산은 딱 1억원이었어요. 일본처럼 작고 실용적인 도심형 주택을 짓고 싶다고 여러 건축회사에 문의를 했지요. 그러다 딱 한 곳에서 ‘재미있을 것 같네요’라는 답을 들었어요.” ▲ 대지의 형상을 그대로 따라, 주차장을 제외하고 꽉찬 배치를 이루었다. 설계와 시공을 맡은 곳은 진주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스틸하우스 전문 회사였다. 평소 30평 이하의 소형 모델을 기획하고 있던 터라, 건축주의 구상과도 딱 맞아떨어져 둘은 금세 의기투합했다. 설계에 앞서 현장 방문이 이루어지고 콤팩트한 외관에 심플한 인테리어로 예산에 맞춘 디자인이 나왔다. 건축비를 최소화하는 설계는 둘째 치더라도, 순수 건축비 외의 부대 공사들도 해결과제였다. 가스, 수도, 전기 등의 인입공사, 오폐수 등 배수공사, 포장공사, 가구공사, 측량비, 인허가 비용 등 건축주들이 간과할 수 있는 부대비용에 이사, 각종 세금까지 더해 모든 비용이 현실적으로 계산되었다. 시공사는 주택 성능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구조, 단열, 편의 부분을 타협하지 않았고, 건축주는 개방적 공간, 모던한 스타일의 외장재 등을 고집했다. 결국 서로가 만족할 만한 집짓기를 위해 현실적인 조율이 이루어졌고, 총 1억1천만원의 건축비로 성공적인 합의를 이루었다. 정북일조권, 주차장 1대 확보, 인접 대지 이격의 허가조건, 측량 결과 지적도보다 작은 땅까지 대지는 생각보다 많은 제약 사항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대지 형상을 그대로 내부에 반영하기로 하고 1층은 거실과 주방이 오픈된 열린 공간과 아이를 위한 놀이방, 2층은 침실과 서재, 세탁실로 구성했다. ◀ 철거 전 가건물 상태의 구옥 ▶ 뽀얀 스타코와 리얼 징크로 마감된 외관. 현관과 적삼목 외장재가 포인트가 되고 있다. ▲ 베란다에는 그릴 타입의 목재 난간을 두어 파티션 개념으로 활용한다. ▲ 스틸하우스 골조와 접합부 디테일HOUSE PLAN 대지위치 : 경상남도 창원시 대지면적 : 93.6㎡(28.36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52.52㎡(15.91평) 연면적 : 91㎡(27.57평) 건폐율 : 56.11% 용적률 : 97.22%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7.4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조, 지상 - 스틸하우스(Steel Framed House) 구조재 : 구조용 표면처리 경량 형강(KS D3854) 지붕재 : 리얼징크 단열재 : 그라스울 + 50T 비드법단열재, 열반사단열재 외벽마감재 : 50T 외단열 스타코, 리얼징크, 적삼목 창호재 : 시스템창호 22페어유리/아르곤/로이(드리움-VEKA)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바닥재 : 강화마루 설계 및 시공 : 이지하우스 055-755-4936 www.easy-house.net총 공사비 : 1억1천만원(간접노무비 포함) 건축주 직영 : 가구공사 5백만원, 도시가스인입 150만원 ▲ 거실에서 현관을 바라본 모습. 출입구 우측에 아이를 위한 놀이방이 자리한다. 외관은 최대한 요철이 없는 간결한 박스 형태로 디자인되었다. 이런 형태는 추후 유지, 보수하기에 까다롭지 않고 건물 외피가 줄어들어 건축비 절감에도 효과적이다. 대신 외단열시스템을 겸한 스타코 외벽과 리얼징크를 사용해 도심형 단독주택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고자 했다. 인접한 주택들이 대부분 2층이기 때문에 베란다에는 목재 난간을 둘러 차폐효과를 노렸다.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집 짓는 현장은 연일 마을 사람들의 관심거리였다. 흔히 볼 수 없는 스틸프레임 골조가 세워지자, 오가던 사람들은 발길을 멈추고 스크류 작업을 한참 구경하곤 했다. 스틸하우스는 아연도금강판의 스터드를 용접 없이 스크류로 조립하는 방식으로 뛰어난 내구성과 안전성을 자랑한다. 여기에 목조주택과 마찬가지로 그라스울 단열재를 충진하고, 외부에는 열교 차단을 위해 50T 비드법단열재를 추가해 만전을 기했다. 이렇게 별 탈 없이 이루어진 공사는 2개월 만에 끝이 났다. ◀ 거실벽 뒤에 숨겨진 계단실과 책장 ▶ 상부장을 없애고 화이트톤으로 깔끔하게 마감한 주방 ◀ 붙박이장이 있는 서재 겸 수납실 ▶ 채광 좋은 계단실은 이 집의 인테리어 핵심이다. O-house에 적용된 시공 디테일 ☞ 이중급수배관, 오픈수전함 시공‘이중관 오픈 수전함 공법(Pipe in pipe system)’이란 전기배관처럼 CD관 내 급수배관을 해서 배관재에 결함이 있거나 작업자가 실수해 하자가 발생해도 매립 부분의 오픈 커버를 열어 확인, 보수가 가능하며 설비 배관의 누수를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 각방 온도조절기각방에 설치된 온도 조절기를 통해 전기적으로 보일러, 난방분배기를 제어한다. 이로써 불필요한 난방을 줄여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고 가족 구성원의 온도 취향에 맞춰 방별로 난방이 가능하다. 또한 조절기 조작을 위해 다른 방을 출입할 필요가 없어 사생활이 보장된다. ☞ 베란다 바닥단열베란다는 상하층의 면적차로 생기는 공간으로, 사람이 거주하는 실내 천장 위로 만들어진다. 방수 및 기타 마감을 하다 보면 실내 바닥보다 낮을 수밖에 없어 단열에 취약하고 외기에 직접적으로 면하기 때문에 자칫 결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방수 후 바닥까지 단열 시공을 하였다. 단열재의 두께만 믿기보다는 단열의 사각지대를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중요하다. ☞ 이중 단열시공 스틸하우스나 경량목구조는 그라스울을 기본 단열재로 사용한다. 이때 일정 간격으로 세워지는 스터드로 인해 단열재의 연속 시공이 불가능하다. 또한 벽체 내부를 지나는 배관재, 보강재, 작업자의 실수 등으로 인해 부분적으로 단열성능이 떨어져 열교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진해 주택에는 50T 비드법단열재로 외벽 전체를 감싸는 외단열 방식을 추가했다. 지붕과 천장에는 열반사 단열재를 더해 전체적으로 이중 단열법을 적용했다. ◀ 복도를 따라 각 실들이 이어지는 단순한 동선 ▶ 블랙&화이트, 그레이를 메인 색으로 잡고 여기에 포인트를 더하는 방식으로 연출한 놀이방 INTERIOR SOURCES 벽지 : 실크벽지(우리벽지) 몰딩 : 랩핑몰딩, 자작합판 주방 벽면 마감재 : 벽지 및 수입타일 욕실 타일 : 동서, 대동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요업 조명 : 쇼핑몰 구입(비비나라이팅, 램프랜드) 바닥재 : 강화마루(동화 크로젠) 주방기기 : 한샘IK 현관문 : 동판도어(신진도어) 방문 : ABS도어(영림) 계단재 : 자작합판 각방 온도조절기 : 밸콘 이중급수배관, 오픈수전함 : 피아피 시스템 인테리어는 건축주의 취향을 십분 살리고, 최대한 넓어보이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 1층은 조명을 모두 매입시키고 싱크 상부장을 없애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냉장고 역시 주방 측면 다용도실로 옮겨 잡다한 살림은 최대한 시야에서 가리고자 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벽면을 책장으로 활용해 서재와 계단을 결합한 감각적인 공간으로 연출했다. 책장이 늘어선 계단을 지나면 대지의 형상을 몸으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좁고 긴 복도가 이어진다. 복도에서 욕실, 침실, 서재가 차례대로 연결되고 마지막에는 베란다와 맞닿는다. 세탁실 옆 베란다는 빨래를 널고 차를 마시고, 아이와 함께 맨발로 뛰어노는 작은 마당이기도 하다. 도심 속 작은 단독주택은 너른 대지에 지어지는 큰 집에 비해, 더 많은 아이디어와 디테일이 응축되어야 한다. 건축주와 설계자, 시공자는 한정된 예산 안에서 더 나은 방향을 수렴해가며 집짓기를 마쳤다. 집은 이제 ‘여고 앞 하얀 집’으로 불리며 마을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그리고 작은 땅 작은 집을 꿈꾸는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작은 불씨를 지피고 있다. ◀ 베란다와 바로 이어지는 편리한 세탁실 ▲ 불투명 유리의 포켓도어를 설치한 다용도실 ▶ 시원한 색의 타일로 마감한 단정한 욕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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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9
대흥동 협소주택
어머니는 이 집을 ‘하정가’라 부른다. 하얗고 정감 있는 집이 자연스럽게 생각나 지은 이름이다. 사랑하는 이들과 좋은 것을 함께 누리고 싶은 마음에서인지, 새로 지은 집에는 손님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는 그녀다.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38년간 터를 잡고 살던 땅에 모자가 새집을 지었다. 1층 면적을 줄인 덕에 생겨난 마당으로 골목이 넓고 쾌적해졌다. “시멘트 블록으로 벽을 쌓고 얼기설기 기와를 얹은 집에서 어머니는 눈이 올 때마다 지붕이 내려앉을 걱정에 밤잠을 설치곤 했어요. 어느 날인가 끊어진 전깃줄을 연결하려 다락에 올라간 적이 있는데, 단열기능을 하는 재료 하나 없이 지붕에 그저 얇은 합판만 하나 대어져 있더라고요” 옛집이 얼마나 낡았었는지는 철거 당시의 일화를 통해 더 알 수 있었다. 굴착기로 콕 찍어서 살짝 당겼을 뿐인데 벽체가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38년 긴 세월 동안 어머니와 함께 두 자녀를 키우고 추위와 싸워가며 제 역할을 다한 집은, 이제 하얗고 정감 있는 집, 하정가로 다시 태어났다. 1층 현관으로 들어서면 계단실과 주방, 식당이 나온다. 계단 하부 자투리 공간을 충분히 활용해 수납장을 만들고 주방 쪽으로는 냉장고와 가전제품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전면 마당과 면한 모서리 부위는 아담한 식당 공간이다. 스러져가는 옛 집의 모습을 벗고, 따뜻하고 밝은 외관으로 다시 태어난 도심 속 협소주택 10년도 넘게 재개발 문제로 주민들의 생존권을 쥐락펴락했던 동네가 재개발 지구에서 해제되자마자 아들은 집을 짓기로 결심했다. 더는 이렇게 춥고 힘들게 살지 않겠다는 생각에서다. 세 차례나 마포구청을 찾아가 “정말 지어도 문제 없다”는 확답을 받고는 집을 짓자 말을 꺼내니 오히려 어머니가 더 적극적이었다고. “날림으로 지은 집이라면 이골이 나셨는지 TV와 잡지를 유심히 보며 마음에 드는 집 모양과 건축 전문가들을 메모해 두셨더라고요.” 사실 쉬운 땅은 아니었다. 30평이 채 되지 않는 대지, 차 한 대 겨우 지날 수 있는 작은 골목 주택가에 있는 사다리꼴 모양의 땅은, 흥미롭긴 하지만 딱 봐도 공사가 쉽지만은 않을 터. 건축 법규도 문제였다. 인접 대지 경계선에서 정북 방향으로 1.5m 거리를 두어야 하는 등 작은 땅에 더욱 치명적인 건축법 때문에 집을 지을 수 있는 면적에도 제약이 많았다.답답하지 않도록 층고를 높인 복층 거실드레스룸과 세탁실, 욕실 등 유틸리티 공간은 2층 배면에 모았다.가로창과 평상이 있는 어머니 방은 단정한 품새다. 평상 아래에는 수납 공간도 만들었다.3층 아들의 작업실은 가전과 음향기기 설치를 염두에 두고 설계 때부터 배선을 고려했다. “다른 건 바라는 게 없어요. 그저 튼튼하고 살기 좋은, 기본에 충실한 집을 지어 주세요.” 어머니의 신신당부로 시작된 집짓기다. 어려운 땅이기에 더욱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두어 차례의 설계자 미팅으로 연이 닿은 조성욱 건축가와 6개월에 걸쳐 의견을 주고받으며 집을 설계하고, 또 6개월에 걸쳐 시공했다. 그렇게 완성된 주택은 바람대로 기본에 충실하다.집은 다소 독특하게도 철골구조로 지어졌다. 마당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2층을 띄우는 캔틸레버 구조로 설계했는데, 철근콘크리트로 할 경우 이를 받쳐줄 충분한 길이가 나오지 않아 철골을 선택했다. 어떤 공법을 택하든 마찬가지였겠지만, 이 좁은 골목으로 콘크리트와 레미콘, 크레인이 들어와 철근을 올리고 조립하며 공사하는 장면은 주민들에게 한동안 재미있는 구경거리였다. 여기에 도톰한 외단열 시스템과 에너지 성능 좋은 PVC 창호 등 단열과 거주환경을 생각한 각종 건축 재료로 마무리한 집이 세상에 제 모습을 드러냈다. 지면과 접하는 1층의 면적을 최대한 줄여 주차장과 마당을 만들고, 펼쳐져 있던 기능들을 세 개 층으로 쌓는 방식으로 집은 그 형태를 갖췄다. 현관이 있는 1층은 주방과 식당 공간이 되고, 2층은 높은 층고와 큰 창이 있는 거실과 어머니의 방이 있는 가족의 공간이다. 3층은 작업실과 취미실이 꼭 맞춘 듯 자리한 아들의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식구가 둘 뿐이니 면적은 그 정도면 충분했고, 어머니의 움직임은 2층까지만 닿으면 되니 층을 오가는 데 무리도 없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불편함도 즐거울 정도로 만족감이 크다는 모자(母子)다. 춥고 불편했던 옛집이 있던 자리에, 그 기억을 고스란히 안은 채 들어선 집은 예쁘면서도 건강한 거주 환경까지 책임지는 보금자리가 되었다.오래된 건물을 철거하고 땅을 다진 뒤 철골구조로 건물의 형태를 세웠다.계단실 상부에 천창을 내 햇살을 집 안 깊숙이 들였다. 닥종이 인형과 프라모델은 모자의 작품이다.주택은 어릴 때 뛰놀던 마을과 골목의 향수를 품고 다시 태어났다.“서울의 아파트는 강남이 아니더라도 33평형 가격이 5억원을 훌쩍 넘겨요. 일반 주택가의 땅값이 천만원 대라고 보면, 이제 집짓기는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조성욱 건축가의 말처럼 재개발이 해지된 지역의 원주민들뿐 아니라 아파트를 대체할 주택을 찾는 사람들의 눈길이 단독주택, 특히 협소한 대지에 지어질 수밖에 없는 주택들에 집중되고 있다. 오래된 동네가 주는 포근함과 아늑함 속에 집이 한 채 한 채씩 새로 단장해가는 모습에서, 우리 옛날 골목의 나지막한 담장과 장미 나무, 목단꽃 핀 마당, 장독이 올려져 있는 풍경이 떠오른다. 없어지는 돈이라 생각하면 짓지 못할 단독주택에는 이처럼 아파트 분양권 한 장보다 귀한 가치들이 숨어 있다. House Plan대지위치 서울시 마포구 대흥동 대지면적 99㎡(29.95평) 건물규모 지상 3층 건축면적 38.93㎡(11.78평) 연면적 103.44㎡(31.29평) 건폐율 39.32% 용적률 104.49% 주차대수 1대 최고높이 8.95m 공법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철골조 구조재 철골조 지붕마감재 컬러강판 단열재 벽 - 비드법단열재 2종 3호 120㎜, 지붕 - 샌드위치 패널 200㎜ 외벽마감재 스터코플렉스 외단열시스템 그래뉼 창호재 엔섬 PVC 창호 39㎜ 3중 유리 설계 조성욱건축사사무소 02-571-8881 www.johsungwook.com 시공 꼬뮤 에이아이(commu a.i.)Interior Source내벽 마감재친환경 수성페인트 바닥재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자기질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아메리칸 스탠다드 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사제 제작조명을지로 조명(건축주 직접 구매) 현관문단열문 제작(내외부 자작합판 마감)방문영림도어조성욱 건축가노르웨이, 싱가포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후 도시 삶의 질, 특히 서울의 주거환경에 대한 화두를 가지고 홍익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하였다. 친구와 따로 또 같이 사는 듀플렉스 주택 ‘무이동’을 설계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2012년에는 ‘경기도 건축문화상 특별상’을 수상하였다. 이후 새로운 패러다임의 주택 등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배출하고 있으며, 한양대학교 건축학과에서 겸임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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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1
여자의 감성을 담은 청고벽돌집 / TORi x Christophe Choi
제주 렌탈하우스 ‘토리 코티지’와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크리스토프 초이’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여자가 공간을 입는다’는 콘셉트를 공간디자인으로 풀어내는 작업이었다. 대지는 언덕 위의 작은 삼각형 땅으로, 넓은 귤밭과 제주도 특유의 돌담으로 둘러싸여 있고 뒤로는 멋진 소나무가 뻗어 있었다. 무엇보다 주변에서 가장 높은 지형 덕분에 전면에는 바다 풍경이 펼쳐졌다. 취재 전원속의 내집 편집부 사진 변종석 집은 삼각형 모서리의 한쪽 끝에서 시작된다. 들어서자마자 콜렉션 갤러리를 만나고 아름다운 귤밭의 풍경을 담은 큰 창을 따라 복도가 이어진다. 몇 개의 계단을 지나 침실에 올라서면 또 다른 침실로 이어진 복도를 만나게 된다. 두 침실 사이에는 두 개의 욕실이 위치하는데 이 사이에 설치한 포켓도어를 여닫음에 따라 하나의 공간으로도, 두 개의 공간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침실에서 시선을 돌리면 주방과 식당, 거실 그리고 멀리 펼쳐진 제주의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삼각형을 따라 순환하는 동선을 통해 곳곳의 귤밭과 바다, 돌담 등을 마주하며 제주의 풍광을 극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한다. PLAN-1F HOUSE SOURCES 대지위치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리 1423 대지면적 215㎡(65.04평, 부대 정원 및 주차장 공간 등 제외) 건물규모 지상 1층 건축면적 100.7㎡(30.46평) 연면적 98.48㎡(29.79평) 건폐율 46.84% 용적률 45.80% 주차대수 1대 최고높이 4.97m 공법 기초 - 철근콘트리트 매트 구조, 지상 - 철근콘크리트 벽식 구조 구조재 철근콘크리트 지붕재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비드법 보온판 외벽마감재 청고벽돌, 인조석재 몰탈 창호재 24T 로이 복층유리, 알미늄 단열바 디자인 크리스토프 초이 02-542-9737 http://blog.naver.com/jsh6075설계 지_랩 z_lab@naver.com www.z-lab.co.kr시공 건축주(토리 코티지) 직영 http://tori-christophechoi.com 보통의 집이라면 2개 층을 올릴만한 여건이었지만, 이 집은 귤밭의 풍경을 최대한 집 안으로 끌어들이고 소나무를 가리지 않기 위해 1층으로 계획했다. 대신 경사진 지형 여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1개 층에 3개의 레벨을 구분해 공간을 구획하고 각 성격에 따라 기능을 배치했다. 가장 낮은 층고의 대지 남쪽 공간에는 거실을, 중간에는 주방과 식당, 파우더룸을 두었으며, 가장 안쪽의 높은 층고에는 두 개의 침실과 욕실이 위치한다. 옥상에는 노천탕과 데크를 두어 바다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외장재로 쓰인 청고벽돌은 토리와 크리스토프 초이가 의도한 ‘클래식한 건물 이미지의 구현’과 ‘제주 풍경과의 조화’를 생각해 선택한 재료다. 한 장 한 장 형태가 다른 고벽돌 덕분에 집은 주변 풍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벽돌에 녹아 있는 수십 년 이상의 세월이 의도했던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여기에 여성스럽고 클래식하지만 과하지 않은 장식과 가구를 더했다. 공간 변화에 따라 두 가지 컬러를 배치하고 클래식, 모던, 빈티지 가구를 적절히 섞어놓아 특별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메종드룸룸에서 참여한 모든 패브릭은 공간을 풍성하게 하고 더욱 로맨틱한 분위기를 살려준다. 또한, 귤밭과 마주한 복도의 넓은 컬렉션 갤러리는 사용자가 이 집의 콘셉트를 경험할 수 있도록 크리스토프 초이의 작품사진으로 연출했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지정색 페인트(삼화페인트) 바닥재 강마루(구정마루 프라하) 수전 등 욕실기기 아메리칸 스탠다드 주방 가구 대성싱크(서귀포시) 조명 거실조명 - hpix, 주방조명 – moo21, 그 외 – 라이마스 계단재 5T 철판 용접 후 에폭시 페인트 도장 현관문 시스템 도어(폴딩테크) 방문 현장 제작 데크재 방부목 위 오일스테인 노천탕 히노끼 마감처음 경험해 본 제주 공사는 육지 기술자들의 일정과 재료의 공수, 변화무쌍한 기후 등의 난관을 해결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특히 공사 막바지에 중요 공정과 맞물린 강우는 작업자에게 큰 어려움을 주었다. 공사기간 단축은 복잡한 구조와 단면을 피하고 기초-벽-옥상-파라펫 네 번의 콘크리트 타설을 진행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기초 작업 중에는 대지 전반에 깔린 암반이 드러났는데, 설계상 레벨의 변화가 없었다면 또 하나의 커다란 난관을 맞을 수도 있었을 거라 생각하니 가슴이 철렁한다. 다사다난했지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만들어간 토리 코티지x크리스토프 초이 프로젝트는 개인적으로도 많은 영감과 경험을 가져다주었다. 이들과의 회의, 대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들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영역의 세계였다. 이를 통해 얻게 된 네트워크와 노하우들이 앞으로도 장기적인 자산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글 _노경록> 취재협조_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크리스토프 초이 프랑스 파리의상조합학교, 영국 노팅험 트랜트 대학교 디자인대학원을 나왔다. 파리 오트쿠튀르 브랜드, 오트쿠튀르 패션쇼 무대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웨딩컬렉션을 운영하며 정교한 조각품을 보는 듯한 입체적 디테일을 담은 웨딩드레스를 디자인한다. 건축 및 인테리어 디자인 지_랩 공간의 가치를 혁신하여 일관된 관점으로 기획, 설계, 디자인, 마케팅에 이르기 까지 통합된 솔루션을 제공한다. 독창적인 감성으로 지역과 소통하고 개인의 열망과 의지를 반영한 진정성 있는 장소와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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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9
건축주 직영공사 리얼인터뷰 03 / 경기도 용인시 레고 하우스
직영공사는 건축주가 현장소장이 되어서 집짓는 전 공정을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그래서 정말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영공사를 하고 싶다면 첫째, 마땅히 건축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시공자들보다 한 수 위에 있던가, 둘째 현업을 잠시 잊고 현장에서 살다시피 넉살을 키우든가, 셋째 적어도 3년 이상 시간을 갖고 천천히 짓든가, 여기서 적어도 한 가지는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과정을 거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 ▲ 어릴 적 레고로 짓던 집을 떠올리며 디자인한 외관용인 동백에서 땅콩집만큼 유명한 집이라 들었습니다. 그간 구경 오시는 분들이 많았죠? 남편 / 네. 주변 지역 뿐 아니라 판교 쪽에서도 어떻게 알고 구경들 오시더군요. 제가 원래 건축에 관련된 일을 하다보니, 남들 짓는 집과 좀 다르게 지었고 하자가 전혀 없다는 소문을 듣고 그 내용을 많이들 궁금해 하세요. 남편 분은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시나요? 남편 / 건설회사에 다니면서 아파트 단지나 대형 플랜트 등 대규모 건축을 해 왔어요. 지금은 강원도 인제에 자동차 경기장을 짓고 있죠. 그런데 그런 건설업과 단독주택 건축은 다른 점이 참 많아요. 대형 건축하시는 분들도 주택은 참 까다로워하시죠. 맞아요. 막상 제 집을 지어보니 생각한 것보다 힘들더군요. 사실 전 애초에 단독주택을 지어야겠다고 생각도 안하고 살았어요. 아파트를 지으면서 하자와 민원 문제들을 보아 왔잖아요, 내가 집을 지으면 아내로부터 그 민원을 겪어야 되는데, 아유 정말 생각하기 싫었어요. 아내 / 근처 아파트에 살았거든요, 이 동네를 지나다니며 혼자 땅 보러 다녔어요. 제가 시골 태생이라 그런지, 아파트 생활이 잘 안 맞더군요. 남편은 계속 시큰둥했어요(호호). 땅은 어떻게 구입하시게 되었어요? 남편 / 먼저 아내가 마음에 드는 땅을 봤다고 저를 불렀어요. ‘그래, 일단 가보기나 하자’는 마음으로 출발했죠. 그런데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막상 땅을 보니 장단점이 보여서 혼자 분석하게 되더라구요. 이런 필지는 가격이 땅의 가치를 말해줘요. 아내가 보여준 땅은 앞뒤가 트여서 도로에 맞닿아 별로였어요. 지금 여기는 가격은 더 비쌌지만, 부동산 가치가 더 높아보였어요. 집은 짓고 나면 가치가 떨어지지만, 부동산은 보존가치가 있으니까 차라리 땅에 더 투자하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 안 새고 난방비 적게 나오는 집, 디자인보다 기능을 우선으로 삼았어요”◀ 벽난로 앞에서 보내는 가족의 한 때 ▶ 산책로와 연결된 건물의 배면. 정면에서는 보이지 않던 태양광 설비가 있다. 이곳도 가격이 만만치 않죠? 아내 / 우리는 분양가 대비 60% 정도 오른 선에서 구입했는데, 사고 나서 바로 ‘땅콩집’ 열풍이 불어 또 한번 올랐다고 하더군요. 그 전에 산 게 다행이죠. 그런데 이곳은 판교와 다르게 분양가 자체가 좀 저렴하기도 했어요. 필지 마련하고 바로 설계에 들어갔나요? 남편 / 짬짬이 설계도 하면서 4개월 이상을 공부했어요. 주택 하자에 대한 조사를 주로 했죠. 주말이면 용인 동백은 물론, 분당, 파주, 일산 등 단독주택이 많은 곳은 전부 찾아다녔어요. 아내 / 우리는 인테리어가 아니라 집주인에게 살면서 불편한 점을 주로 물었어요. 대답은 비슷해요. 물 샌다, 춥다, 관리비 많이 나온다 등등. 단점을 먼저 듣고 집을 짓는다, 좋은 취지인데요? 남편 / 그런 의견들을 수용해 다섯 가지 과제를 잡았어요. 물 안 새는 집, 물 잘 나오는 집, 빛 잘 드는 집, 난방비 적게 드는 집,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한 집. 이 명제들을 우선순위에 놓고 모든 건축의 포커스를 맞췄어요. 아내 / 아파트 꼭대기 집에 살았는데, 자주 물이 새서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거든요. 저 역시 남편에게 물 안 새게 지어달라고 당부에 당부를 했죠. 그 부분을 설계에 어떻게 반영했나요? 남편 / 손으로 10가지 타입을 그리고, 아내와 계속 논의했어요. 그렇게 얼추 도면을 잡아놓고 답사하면서 얻은 지식을 거기에 계속 업데이트하는 식이죠. 기능과 아름다움, 둘 다 잡기 힘들지 않나요? 아내 / 여자라서 그런지, 저도 예쁜 외관이나 인테리어 자재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런데 살면서 기능적으로 편한 것이 먼저라는 남편의 의견을 많이 따랐어요. 어차피 제가 살 집인데, 편하면 좋잖아요. 밖에서 보면 정말 탄탄해보여요. 마치 벙커 같기도 하고. 남편 / 일반 콘크리트 구조에 내진 설계를 강화해 적용했어요. 철근량이 일반 주택에 비해 2배 이상 들어갔고, 일반 벽식이 아닌 라멘조로 보를 넣어 지진이 와도 문제없어요. 7. 8층짜리 건물에나 쓰는 보를 걸었으니까요. 물론, 이 부분 때문에 외관이나 내부 천장 디자인에 간섭을 받긴 했죠. 지금 보니 벽체 두께도 어마어마해요. 남편 / 콘크리트 내외부에 우레탄폼을 발포에 씌웠어요. 일반 단열재보다 효과는 배로 볼 수 있죠, 거의 패시브하우스 건물의 단열 성능은 될 것 같아요. 이 동네 집의 80%는 열반사단열재 썼는데, 그 제품은 정말 쓰면 안 되는 제품이에요. 시공사 곁에 두고 말도 못하고 정말 안타까웠어요. “이 집은 A/S 요청이 저한테 오잖아요 그래서 하자 없는 집을 제일로 쳤어요” 단열을 그렇게 생각하셨는데, 거실 층고는 왜 이렇게 높게 하셨어요? 남편 / 난방비 많이 나온다고 요즘은 이렇게들 별로 안 짓죠. 우리는 워낙 단열에 자신이 있었고, 유리창 외부로 단열 서터도 설치했어요. 겨울이면 가족 모두 거실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 지내요. 벽난로 켜 두고. 지난 한겨울에도 한달 도시가스 요금이 6만원밖에 안나왔어요. 아내 / 여기 주변 집들은 한겨울에 도시가스 비용에 열풍기, 온풍기, 온돌매트 다 돌리면서 80만원, 1백만원 나온대요. 저희도 처음 듣고 엄청 놀랐어요. 우리나라에는 외부 셔터하는 집이 드물잖아요? 아내 /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인테리어 비용 생각하면 별로 비싼 것도 아니에요. 여름에 닫아놓으면 빛이 안 들어 시원하고, 겨울에는 단열 효과가 있어 정말 좋아요. 남편 / 겨울이 긴 유럽지방에는 다 있어요. 아무리 좋은 유리를 써도 한계가 있는 거에요. 애초 설계 단계부터 반영해서 매입형으로 만들고 작동을 위한 전기 배선도 빼놨어요. 시스템이 아닌 이중창을 쓰신 이유가 있어요? 남편 / 창호는 프레임 가격은 비슷하고, 유리값이 천지 차이에요. 저는 로이복층24㎜로 했어요. 대부분 주택은 디자인 때문에 시스템창을 쓰는데, 저는 가장 좋은 단열층은 공기층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이중창으로 택했고, 대신 고정창은 3중 유리로 했어요. 지붕 단열은 어떻게 하셨어요? 남편 / 천장도 우레탄폼을 쏘고, 옥상에 흙과 잔디를 깔았어요. 눈 왔을 때 옥상에 올라가서 다른 집들을 보면 단열 상태를 금방 알 수 있어요. 눈이 다 녹은 집은 열을 밖으로 다 뺏긴, 즉 단열이 불량한 집이란 뜻이죠. 부분 부분 녹은 집도 틈새로 열이 샌다는 뜻이에요. 우리는 겨울이 끝날 때까지 옥상에 눈이 안 녹아요(하하). 옥상녹화한 집은 누수 문제가 많잖아요. 남편 / 옥상에 잔디 깔 때 주변에서 잔소리 많이 들었어요. 정말 꼼꼼히 구배를 다 맞춰가며 시공했죠. 아내 / 마침 한창 공사하고 있을 때 비가 엄청 왔어요. 물 새는 데를 그때 찾아서 공사 도중에 막을 수 있었죠. 정말 다행이에요. 이후로 한 번도 물 샌 적은 없어요. ◀ 독특한 외장재의 주출입구. 대문에는 택배박스를 달았다. ▶오픈형 주방으로 늘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막상 공사에 들어가서,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있었나요? 남편 / 크게는 없는데, 이쪽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습성이 좀 다르다는 것. 물론 열심히 하는 분들도 있지만, 프로 의식이 없는 분들도 눈에 띄더군요. 말로 하는 것도 계약인데, 공사 마무리에 돈을 더 달라고 요구하거나, 정해진 시간 약속을 안 지키고 심지어는 약속 당일 현장에 나타나지도 않는 시공자들도 있었어요. 아내 / 돈을 더 준다는 다른 현장이 있으면 약속을 무참히 깨고, 그리로 가버리는 것이죠. 일반 분들보다 관리하는 노하우가 더 있을텐데요. 남편 / 대규모 건설 현장과는 많이 달라요. 주택 공사는 큰 업체들과는 거래가 안 되니,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목수팀, 마루팀, 금속팀 등 일일이 일하는 분들을 찾죠. 견적을 받아보면 똑같은 공사에 3백만원부터 5백만원까지 차이가 나요. 그럼 대개 제일 싼 금액을 제시한 쪽과 일하잖아요? 남편 / 저도 처음에는 그랬죠. 그런데 제일 싼 견적을 선택하면, 꼭 마지막에 더 달라고 해요. 골조 공사할 때는 옥탑방만 남겨두고 7백만원을 더 달라고 했어요. 일단 발부터 담그고 보자는 심산이죠. 그래서 나중에는 견적받은 금액 중에 중간 선을 제시한 쪽을 택했어요. 그럼 별 말도 없고, 하자도 없고, 도리어 스트레스가 없더라구요. 직영 공사는 스트레스가 문제이긴 하지만, 비용 절감이라는 장점이 있잖아요? 남편 / 우린 자재를 직접 샀기 때문에 많이 줄일 수 있었어요. 강남에 건축자재백화점에 자주 들러보고, 공장으로 찾아가 샘플을 보고 직접 구입했어요. 그 자리에서 바로 현금을 지급하면 보통 40% 정도는 빼주는 것 같아요. 공장에서는 재고로 묵힐 뻔한 제품을, 소비자가 와서 바로 현금 주고 산다는 데 얼마나 좋겠어요? 아내 / 저 나무 계단도 목재상에 가서 제 가격보다 50%나 할인해 구했어요. 주방 가구도 대기업 하청 공장을 직접 찾아가서 원래 가격보다 40% 정도 싸게 산 것 같아요. 시공 부분에서 건축비를 줄이는 노하우는 없나요? 남편 / 물론 자기 돈 100%로 지으면 더할 나위 없어 좋겠지만, 어느 정도 대출을 받더라도 공사비의 절반은 현금으로 갖고 있는 것이 훨씬 유리해요. 공사가 끝나는 순간, 바로 수고한다고 돈을 주면 거기서 할인을 받을 수 있어요. 대개의 현장들이 준공나면 돈을 주니까 작업자들은 거기 익숙해져 있잖아요. 아내 / 내부 페인팅 같은 경우는 선금으로 3백만원을 주고, 페인트도 직접 구매해 주었죠. 2주 정도를 거의 밤을 새다시피해서 정말 열심히 작업해 주었어요. 감동과 믿음으로 관계를 쌓으면 결과가 좋은 것 같아요. 시공자 분들에게 작업 지시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어요? 남편 / 저도 현장에 많이 있어봐서 그 고충을 알아요. 우리는 최대한 식사는 좋게 대접하려고 신경썼고, 하루에 두 번씩 꼬박 참을 날랐어요. 아내가 고생을 많이했죠. ▲ 감각적인 색으로 페인팅된 벽면. 제품 카다로그에 제시된 배색표를 보고 과감히 선택했다. 비용을 절감한 부분이 있으면, 초과한 부분도 있을텐데. 남편 / 유리 복도는 제가 몇 번 뜯고 재공사를 했어요. 아무리 해도 제 의도대로 안 나오는 거에요. 그럼 제 판단의 실수니까, 고스란히 제몫이죠. 아내 /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큰일 날 뻔 하기도 했어요. 천장에 조명 공사를 하려고 하니, 시공업자가 자재비까지 6백만원을 부르는 거에요. 그래서 자재를 직접 백만원 주고 사고, 퇴근 후 남편이 직접 시공하는데 그만 위에서 떨어지고 말았어요.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는데 십년 감수했죠. 천만 다행이네요. LED 직접 설치하는 건 어렵지 않아요? 남편 / 저도 처음 해봤어요. 요즘 인터넷에 다 나와 있어서 웬만한 분들은 금방 따라할 수 있어요. 처음엔 진짜 귀찮았는데, 막상 해보니 재밌더라구요(하하). 건축이 끝나고 예상 비용을 초과했나요? 남편 / 직영이든 시공사에 맡기든, 아마 열에 아홉 집은 예산 오버일 걸요. 짓다 보면 좋은 게 보이고, 옆에 사람들이 하는 말에 자꾸 귀가 얇아져요. 그런데 저는 예상에는 없던 거라도, 향후 유지관리비를 줄일 수 있다면 돈을 아끼지 않았어요. 건축에 LCC(Life Cycle Cost : 생애주기비용) 개념이라고 있어요. 지을 때만 적게 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살면서 유지관리비가 적어야 해요. 집에 물 한번 새면 드는 비용이 얼마나 큰데요. 벽난로도 5백만원이 넘는 비용이었지만, 난방비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니 오히려 길게 보면 돈을 아끼는 거죠. 아내 / 저희는 뒷산에 가서 벌채된 나무를 직접 옮겨 오고, 뒷마당에서 잘라서 저장해 둬요. 올겨울 쓸 장작도 벌써 다 준비해놨어요. ▲ 여행길에 본 산토리니 섬의 계단을 집 계단과 연결해 본 벽화 ▲ 욕실은 넓은 욕조가 있는 또 하나의 가족실이다. ▲ 통로를 유리바닥으로 만들어 개방감이 느껴진다. ▲ 텃밭과 잔디 마당이 있는 옥상옥상 녹화 과정 ◀ 배수판 설치후 부직포 깔기 ■ 인공경량토 덮고 물다짐 ▶ 고운 흙 깔고 잔디심기 “겨울철 옥상에 눈이 녹았는지 여부로 집의 단열 상태를 바로 알 수 있어요” 그런 연유로 태양광 설비도 두신 거군요. 남편 / 정부 지원 받아 설치했어요. 애초 설계 단계부터 전기 배선을 다 안쪽으로 연결하고, 옥탑방 지붕을 그에 대비해 시공했죠. 준공 안 났다고 지원도 안 받아준다고 해서, 여러 서류들을 첨부해 가까스로 얻어 냈어요. 하지만 현재는 지원금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죠. 태양광 설비도 교체 주기가 있죠? 남편 / 집열판과 인버터 등에 수명이 있긴 하죠. 그런데 처음에 시공업체를 잘 골라야 해요. 무조건 국내 대기업에서 생산한 집열판을 써야지 효율이 좋아요. 요즘 중국산 집열판이 많이 들어와서 속는 건축주들이 많다고 하더군요. 대개 한달 관리비가 얼마나 나와요? 아내 / 겨울을 기준으로. 지난 12월 기준으로 전기세 2만원, 수도세 3만원, 도시가스요금 6만원에다 경비시스템으로 13만원을 더해 총 24만원 정도 나왔어요. 와, 정말 유명한 집이 될 만 하네요. 남편 / 집을 짓기 전 고민은 많이 할수록 좋습니다. 급하게 시작하지 말고, 도면의 완성도를 최고로 높여야 나중에 후회가 없지요. 도면에 빠진 것 해달라고 하면 다 돈이거든요, 도면에 그려져 있는데 안 했으면 작업자 책임이고요. 그래서 스위치 위치 하나까지도 다 표기해야 돼요. 마지막으로 예비건축주들에게 하고픈 말씀이 있다면요? 남편 / 사실 주위에 법 위반하는 주택들이 많아요. 건폐율보다 크게 짓고, 지하층 파고, 다락방 높게 짓고들 하잖아요. 주차장 하나만 보더라도, 다 대지 안에 있어야 하는데 땅은 다른 용도로 쓰고 차는 길가에 대요. 집 앞이 소방도로인데, 차를 도로에 세워두면 막상 자기 집에 불이 나면 소방차가 들어올 수 있겠어요? 주택에 살면서 기본적인 것은 지켜가며 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아내 / 단독주택이라고 무조건 불편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저희는 나름 택배박스도 달고, 음식물쓰레기 분쇄기도 달고 하면서 스스로 방법을 찾았어요. 그 과정도 참 재밌었답니다.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대지면적 : 203㎡ 건물규모 : 지상 2층, 다락, 옥탑 건축면적 : 107.19㎡ 연면적 : 185.77㎡ 건폐율 : 52.80% 용적률 : 91.51% 주차대수 : 2대(법정대수 1대) 최고높이 : 8.33m 공법 : 기초- 철근콘크리트(MAT기초), 지상- 철근콘크리트(내진구조)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구조 지붕재 : 방부목 + 메탈패널 단열재 : 발포 폴리우레아폼 뿜칠(내부 70~90㎜, 외부 30~50㎜), 천장 - 150㎜ 단열재, 옥상조경 외벽마감재 : 석재 + 방부목 + 메탈패널 창호재 : 시스템창, 이중창, 고정창(시스템 + 이중고정창) 내벽마감재 : 경량 50㎜ 스터드 + 석고보드 2Ply 내부바닥재 : 1층 - 폴리싱타일, 2층 - 온돌마루 건식공법※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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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2
5년 전, 강원도 정선 ‘삼시세끼’의 무대
어느 날 문득, 일 없이 꺼내본 오래된 앨범에는 유독 눈길이 가는 사진이 있기 마련이다. 바로 그런 농가이다. 예능 프로그램의 배경으로 전 국민이 알아보지만, 원래는 90년도 더 된 고택이었고 젊은 건축주의 땀과 열정으로 개조된 사연은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의 모습으로 재탄생하기까지의 스토리를 전하기 위해 오래된 취재수첩을 다시 펼쳐본다. 취재 전원속의 내집 편집부 사진 변종석2010년 가을에 접어들 무렵, 전원속의 내집 편집부는 당시 <농가+한옥 리모델링>이라는 단행본 출간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막바지 취재차 강원도 정선으로 알음알음 찾아가 마주한 농가는 그야말로 ‘숨은 진주’였다. 당시 만났던 30대 중반의 젊은 건축주는 2008년에 구입해 둔 오래된 농가를 장장 2년에 걸쳐 혼자 힘으로 수리를 마친 상태였다. 그간 닳아 버린 목장갑이 수백 켤레에 달했고, 손이며 발이며 곳곳에 상처가 성할 날이 없었단다. 90년도 더 된 시골집을 매입하곤, 쉬는 날이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곳을 찾아 아침부터 해가 져 깜깜해질 때까지 묵묵히 연장을 들었기에 가능했다.정선, 구석구석 꿈꾸던 마을 찾기 서울에서 편집디자이너로 활동했던 건축주는 고향인 정선으로 돌아와 군청의 관광과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사진과 영상 찍기, 광고 아이디어 등 전공을 살려 열정으로 일했지만, 그에겐 조금 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정선으로 내려오면서 전통이 그대로 담긴 옛 마을을 찾아보고 싶었어요. 출장길에 수많은 마을들을 오가도 마음에 쏙 드는 곳이 없다가, 우연히 시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작은 마을을 발견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운명 같은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1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은 도로변에서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숙이 숨어 있는 요새 같았다. 기암절벽을 등지고 강이 휘돌아나가는 멋진 풍광에 안겨 있어 보는 이들마다 탄성을 자아낼 정도였다. 게다가 늘 부지런하고 마을일에 발 벗고 나서는 이웃들은 그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가 꿈꿔왔던 마을의 이미지를 이곳에서 펼치자 마음먹었다. 생각지도 못한 시골집 구입과 개조 우선, 마을의 빈 집을 수소문했다. 때마침 오랫동안 비워둔 집의 주인을 찾아 1년여를 설득에 매달렸다. 그의 열정이 주인의 마음을 움직였고, 마침내 5천3백㎡(1천5백여평)의 땅과 50㎡(15평) 구옥의 새주인이 되었다. 사실, 젊은 나이에 다소 일찍 갖게 된 주말주택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허름한 집의 주인이 된 그를 의아해했다. 시내에 멀쩡한 집을 놔두고 민박으로 돈을 벌기도 힘들 법한 시골집을 찾는 게 이해가 안 되었던 것이다.지은 지 90년이 훌쩍 넘은 시골집이지만, 애초에 좋은 나무로 신경 써서 지은 집이라 기둥과 보는 그대로 쓸 만했다. 마침 이전에 지붕도 개량했던 상태라 벽체와 바닥 공사만 하기로 했다. 해머드릴로 바닥 콘크리트까지 걷어내니 앙상한 뼈대만 남은 집이 아슬아슬했다. 그는 건축에는 문외한이었던 터라,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마다 인터넷 검색에 의지해야 하는 외로운 작업이 이어졌다. “아내가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줬지만, 손도 못 대고 도로 가지고 가곤 했어요. 하루 종일 밥 한 끼 먹지 않고 중노동을 한 거죠. 몸은 성한 데 한 곳 없었지만 마음만은 어찌나 즐겁던지요.”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고 나서는 쉴 틈 없이 마당으로 눈을 돌렸다. 입구에 주목을 심고 마사토를 덮고 잔디도 새로 깔았다. 한옥을 해체하는 곳이 있으면 기와나 고재들을 얻어와 울타리, 배수로 등에 요긴하게 썼다. 재활용 자재들로 직접 가꾼 집인 셈이다. 당시 수리에 든 돈은 1천 여 만원 정도이지만, 그의 노동력과 아이디어들을 합치면 숫자로 헤아릴 수 없는 가치일 것이다. “그라인더로 서까래의 그을음을 벗겨내는 작업, 굴뚝에 기왓장을 쌓는 작업 등 참으로 잊지 못할 지난한 날들이었죠. 그래서 개조가 거의 마무리되고, 아내와 딸을 초대해 구들방에서 함께 첫잠을 자던 날을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 농가 리모델링 과정 -01구입 당시 집의 모습. 전 주인이 지붕은 한 번 손을 댄 터라 다행이었다. 02 마주보고 있던 창고 2동을 철거했다. 03 벽체 철거 전에 세워 둔 지지대. 04 내부 벽체를 철거하고 천장의 반자도 모두 들어냈다. 기둥은 단 한 개만 썩어 있어 그 부분만 목재로 감싸주었다. 05 외벽과 바닥 철거. 06 정선 흙으로 만든 황토벽돌을 쌓아 구들방을 만들었다. 바닥 구들은 전문가를 불러 시공했다. 07 아궁이 제작. 08 전면의 창호 작업. 09 혼자 하는 굴뚝 작업이 지난하다. 시멘트 벽돌을 쌓은 다음, 외부에는 기와로 멋지게 무늬를 줄 것이다. 10 서까래는 합판으로 감추고, 보와 기둥만 드러나게 했다. 11 가스보일러를 사용하기 위해 바닥 배관을 둘렀다. 구들바닥을 걷어내 그나마 층고가 좀 높아졌다. 12 뒷마당에는 만든 툇마루. 13 현대식으로 화장실 만들기. 14 마사토를 몇 차 붓고 그 위에 잔디를 다시 깔았다. 현관으로 향하는 진입로까지 완성했다. 15 마루의 스테인 작업. 16 구들방에는 특별히 종이장판과 한지로 마감했다. 17 인조잔디바닥을 깔고 하얀 울타리를 세워주었다. 18 건물 외벽 하단부에는 와편을 이용해 장식을 했다. 19 개조의 마무리 단계. 20 ‘하늘색 꿈’이라는 현판도 만들었다. ▶ 본 기사는 본사에서 발간한 단행본 '농가+한옥리모델링' 중 발췌한내용으로 책에 대한 목차 및정보는 아래를 참고하세요.^^http://www.uujj.co.kr/shop/item.php?it_id=1297930374※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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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8
모악호수집
v\:* {behavior:url(#default#VML);} o\:* {behavior:url(#default#VML);} w\:* {behavior:url(#default#VML);} .shape {behavior:url(#default#VML);} <![endif] --> v\:* {behavior:url(#default#VML);} o\:* {behavior:url(#default#VML);} w\:* {behavior:url(#default#VML);} .shape {behavior:url(#default#VML);} <![endif] -->어릴 적 누린 공간적 경험들은 아이의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산과 호수에 둘러싸인 마을, 그 안에 자리 잡은집은 세 아이의 풍성한 유년 시절을 바라며 디자인되었다. 배치와 구성, 모임과 분리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키 큰 단층집이다.구성 이세정 사진 이남선 v\:* {behavior:url(#default#VML);} o\:* {behavior:url(#default#VML);} w\:* {behavior:url(#default#VML);} .shape {behavior:url(#default#VML);} <![endif] -->모악호수집은 전라북도 모악산도립공원과 구이저수지 사이에 위치한 택지개발지구에 자리 잡은 단독주택이다. 건축주는 세 아이를 둔 30대의 젊은 부부다. 건축주 가족은 아이들이 회색 콘크리트의 도심보다는 산과 들, 호숫가에서 유년시절을 보낼 수 있길 원했고, 그들의 집이 건조한 거주지 이상의 풍성한 공간적 경험들을 제공할 수 있길 바랐다. 마을 이웃과의 소통, 가족들의 사생활 보호, 유년 시절을 보내는 집의 의미와 주부의 생활공간으로서의 집에 대한 고민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작업이다. v\:* {behavior:url(#default#VML);} o\:* {behavior:url(#default#VML);} w\:* {behavior:url(#default#VML);} .shape {behavior:url(#default#VML);} <![endif] -->안마당에는 다양한 활동을 겸할 수 있는 색다른 디자인의 원형 데크를 두었다. v\:* {behavior:url(#default#VML);} o\:* {behavior:url(#default#VML);} w\:* {behavior:url(#default#VML);} .shape {behavior:url(#default#VML);} <![endif] -->도시적 맥락과 배치 _ 전주를 벗어나 남쪽으로 고속도로를 15분쯤 달리다 보면 평야들 사이로 꽤나 높고 험한 산세가 시작된다. 이 산자락들이 모여 모악산을 이루며 모악산의 동쪽으로는 구이저수지라는 제법 큰 인공호수가 있다. 모악레이크빌은 바로 이 모악산과 구이저수지 사이에 위치해 주택지로서는 보기 드문 풍광을 즐길 수 있다. 과거 전답이었던 땅이 호수를 따라 160여 필지의 주택용 대지와 각종 주민편의시설로 개발되었는데 모악호수집은 그 중 진입도로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진입도로에 서서 단지를 바라보면 이제 지어지기 시작한 몇 채의 주택들의 경사지붕과 뒤로 펼쳐진 산봉우리들이 만들어내는 장면은 꽤 인상적이다.8m 도로에 접한 대지는 보행자 전용도로를 사이에 두고 이웃 대지와 마주보고 있다. 대지는 정사각형에 가까우며 동ㆍ서 방향으로는 모악산과 구이저수지의 수려한 경관이 펼쳐져있고 남ㆍ북 방향으로는 이웃대지들과 접해 있다.건물은 남향 빛이 넉넉하게 들 수 있도록 남북방향으로 배치가 되어 있다. 동시에 진입마당 및 현관, 그리고 주차장 건물을 도로변을 따라 동서방향으로 길게 배치해 안마당과 침실 영역을 건물의 배치를 통해 자연스레 도로에서 물리적, 시각적으로 분리시키고 있다. 벽과 지붕으로 둘러싸인 외부 공간 공간구성과 기능 _ 모악호수집은 대지 위에 단층으로 펼쳐지듯 구성되어 있다. 복층형식을 취할 경우 한 층의 바닥 면적이 아이들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담기에는 협소할 수 있다는 기능적 관점을 고려했다. 또한 외부에서 보기에 넓은 대지 안에 좁고 높은 건물이 서 있을 때 건물과 대지 간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심미적인 판단의 결과이기도 하다.단층임에도 불구하고 건물은 5.6m의 층고로 넉넉한 다락공간을 형성하고 부분적으로 높은 층고를 확보해 아파트와는 확연히 다른 공간감을 제공하도록 했다.건물 진입부에위치한 아담한 전정(前庭)에서 창을 통해 자연스레 내부로시선이 확장된다. 진입 현관은 주거에서 가족들간의 공적 장소인 식당과 주방을 거쳐 가족들, 특히 아이들을 위한 극장식 계단으로 연결된다. 도로변에 위치한 이 공적 장소는 높은 층고와 열린 공간으로 계획해 시각적 여백을 줬다. 식당과 연계해 옛 한옥의 사랑채와 같은 예비방을 마련해, 평소에는 식당의 확장공간으로 사용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손님방으로 변용할 수 있게 의도했다. v\:* {behavior:url(#default#VML);} o\:* {behavior:url(#default#VML);} w\:* {behavior:url(#default#VML);} .shape {behavior:url(#default#VML);} <![endif] -->복도 끝으로는 지붕이 있는 포치 개념의 야외 공간이 자리한다.계단에서 내려다 본 거실 전경. 주방과 욕실의 구조체가 내부에 하나의 볼륨으로 비친다.극장식 계단을 지나면 1.8m의 넓은 복도에 이르게 된다. 이 복도는 필요에 따라서 인접한 아이들 침실과 한 공간으로 쓰일 수 있게 계획했으며 주방에서 주부가 일을 하면서도 나머지 가족들과 시선교류를 할 수 있게 주방과도 연계해 배치했다. 복도는 반-외부공간인 잔디마당과 연결된다. 잔디마당은 외부공간임에도 벽과 지붕으로 둘러싸 내부공간처럼 꾸몄다. 이곳에서 아이들이 모래나 흙을 이용해서 좀 더 활동적인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했고 해먹도 설치하게끔 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침실, 침실 앞 복도, 그리고 반-외부공간인 잔디마당을 오가며 놀이와 학습을 한다. 아이들을 위한 또 하나의 특별한 장소는 바로 다락 공간이다. 아이들에게 다락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낮고 어두운 다락은 오히려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모악호수집에서는 극장식 계단을 자연스레 확장해 다락을 형성했고 채광창을 적절하게 배치해 밝고 아늑한 공간으로 계획했다.한옥의 사랑채와도 같은 예비방은 필요에 따라 가변적으로 사용된다. v\:* {behavior:url(#default#VML);} o\:* {behavior:url(#default#VML);} w\:* {behavior:url(#default#VML);} .shape {behavior:url(#default#VML);} <![endif]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인 다락은 특히 채광에 신경 썼다. 놀이마당의 지붕은 서까래를 노출해 골조미를 부분적으로 강조했다.아이들을 위한 극장식 계단은 다락방으로 오르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구조와 시공 디테일_ 모악호수집의 매트기초는 철근콘크리트로, 집의 골격은 경량목구조로 지어졌다. 이 집의 경우 골조공사에서 지붕공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붕선을 주변의 산들과 조화롭게 만들고 내부에서는 다락을 포함한 대공간을 형성하기 위해서 비교적 복잡한 지붕 구조가 필요했다. 경량목구조의 지붕공법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마룻대와 조름보 대신, 규격 구조재를 조립해 제작한 조립보와 기둥을 이용해 지붕의 합각모서리를 내부공간에서도 그대로 인지할 수 있게 했고 다락공간과 극장식 계단, 주방, 식당으로 이어지는 열린 대공간을 실현할 수 있었다. <글·이세웅, 최연웅>HOUSE PLAN대지위치 / 전라북도 완주군대지면적 / 497㎡(150.60평)건물규모 / 지상 1층건축면적 / 177㎡(53.63평)연면적 / 167㎡(50.60평)건폐율 / 35.6%용적률 / 27.4%주차대수 / 2대최고높이 / 5.6m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지상 - 경량목구조구조재 / 벽 - 2 × 6 구조용 스터드 + OSB 11㎜지붕 - 2 × 12 구조용 서까래 + OSB 11㎜지붕재 / 컬러강판 0.5㎜단열재 / 외벽 - 그라스울 R-21, 지붕 - 그라스울 R-32외벽마감재 / 외단열시스템(오메가)창호재 / 필로브설계 / ㈜아파랏.체 + ㈜건축사사무소 BIG시공 및 기술자문 / TCM 글로벌현장관리 / 망치소리기계/설비/전기/통신 / ㈜정연엔지니어링주방가구 및 붙박이 / 목산아트라HOUSE SOURCES내부마감재 / 신한 실크벽지주방 벽면 마감재 / 무광 백색 타일(100×100㎜)주방기기 / 지멘스 식기세척기, 쿠첸 하이라이트욕실 타일 / 일본제품(100×100㎜)욕실 기기 / 이누스 변기, 아메리칸스탠다드 세면대, 대림 수전주방 수전 / 아메리칸스탠다드조명 / 자체제작 및 인터넷 구매(Lamp25, Light in the box.com)바닥재 / 구정 메이플 강마루현관문 / ㈜금만기업방문 / 화이트 ABS 도어데크재 / 방부목 데크, 오일스테인계단재 / 자작나무 합판, 수성스테인이세웅, 최연웅 건축가 2013년 설립된 건축사무소 ㈜아파랏.체의 공동대표로,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현 건축과)와 독일 슈트트가르트 건축대학 석사과정을 함께 거쳤다. 이세웅 대표는 뮌헨 소재의 건축사무소 알만자틀러바프너 아키텍텐에서 다양한 현상설계와 실시설계를 경험하고 독일건축사를 취득하였고, 최연웅 대표는 함부르크 소재 게어버 건축사사무소, 슈트트가르트에 위치한 불프 건축사사무소에서 다수의 공모전과 실시설계에 참여했다. 건축 환경이 노출되어야 하는 다양한 상황들에, 명료하지만 시적인 제안을 찾고자 하는 것을 목표로 전라북도 완주군 모악호수집, 서울시 연남동 고깔집, 거제시 망치펜션 등의 프로젝트들을 완료 또는 진행 중이다. 02-3141-2687 www.apparat-c.com※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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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8
기본에 충실한 저비용 정읍주택
긴 시간을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해 온 다섯 가족을 위해, 오래도록 튼튼할 새 집을 지어 주기로 했다. 어쩌면 작은 도움이지만 그들에겐 큰 기쁨이 되었을 저비용 주택 네 번째 프로젝트.취재 김연정 사진 황효철▲ 노출된 나무 구조를 통해 스터드 사이에 블럭킹(Blocking)을 추가해 수납용 선반으로 활용한다.DIAGRAM이 집은 ‘Low Cost House series’의 네 번째 프로젝트이자 전라북도에서의 첫 번째 집이다. 정읍시에 위치한 이집은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세 아이가 거주하게 된다. 이 가족들은 무려 8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비닐하우스 집에서 살아오고 있었다. 마치 당연하다는 듯 화장실이 없고, 변변한 욕실이나 주방도 없었다. 그저 비닐하우스 안에 아버님이 만드신 합판으로 된 판자집이 있어, 그 단칸방에서 다섯 가족이 생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환경에 오래 노출되다 보니 가족의 스트레스는 점점 커져만 갔고 아이들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면서 부모님의 안타까움도 한계에 다다랐다. 이에 어린이재단 전북지역본부에서는 이 가족을 위한 집을 짓기로 결정하였고, 그렇게 해서 네 번째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우선 집을 지을 땅을 마련해야 했다. 다행히도 비닐하우스가 세워져 있던 땅의 주인 할머니의 호의로 인접한100평 정도의 땅을 구입할 수 있었고, 여기에 새집을 신축하기로 결정하였다. 아무것도 없는 빈 땅에 집을 새로 짓는 경우에는 언제나 공사비가 가장 큰 문제다. 앞서 완성한 장흥 프로젝트에서 컨테이너를 가지고 신축을 한 적이 있다. 그 당시에도 신축이라는 부담감에 공사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에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컨테이너를 택했는데, 결론적으로 건축주의 거부감이 컸고 실제 살면서도 만족도가 많이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신축을 해야 하니 무조건 다른 방식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 비닐하우스에 살던 가족에게 30평이 넘는 새 보금자리가 생겼다. PROCESS01 대지가 주변도로보다 높이가 낮아 약 60~80㎝ 정도 복토를 하는 토목공사를 진행하였다.02 복토된 대지에 기초를 안정적으로 앉히기 위해 파일 역할을 해줄 드럼통을 땅에 심고 그 위에 기초공사를 한다.03 목구조 부재들을 노출시키기 위해 골조공사 전 자재들을 모두 샌딩한다.04 샌딩한 구조목들을 이용해 구조를 만든다. 구조가 노출되기 때문에 못이나 기타 위험한 부분이 생기지 않도록 골조공사를 할 때 주의하면서 작업해야 한다.05 완성된 골조 바깥에 OSB 합판을 시공하고, 내부엔 가로블럭킹을 만들어서 구조역할도 하면서 선반의 역할도 할 수 있게 한다.06 외부엔 OSB, 방수시트, 샌드위치패널 그리고 컬러강판 골형의 순서로 외장공사를 진행한다.07 내부에선 마감이 필요한 벽체에만 석고보드를 두 겹 친다.08 마지막으로 노출된 목조에는 친환경 바니쉬를 칠하고 도배 및 타일공사를 한 후 마무리했다.▲ 정해진 공사비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나 노출된 천장구조는 다락과 잘 어우러진다. ▲ 박공지붕을 선택한 덕분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넓은 다락 공간을 갖게 되었다.HOUSE PLAN 대지위치 : 전북 정읍시 칠보면대지면적 : 330㎡(99.82평)건물규모 : 지상 1층건축면적 : 76.36㎡(23.09평)연면적 : 76.36㎡(23.09평)건폐율 : 23.1% 용적률 : 23.1%주차대수 : 1대구조재 : SPF 경량목구조지붕재 : 150㎜ 샌드위치패널 + 방수시트 + 컬러강판 골형외벽마감재 : 골강판창호재 : JADE 미국식 시스템창호시공 : Max Min House + Team of Rakwonsu설계 : JYA-RCHITECTS 070-8658-9912 www.jyarchitects.com총 비용 : 4천5백만원(토목공사 포함)결국 Low Cost House series에서 신축은 더더욱 공사비가 부담스러운 과제이다. 그래서 이번엔 일반적으로 가장 저렴한 방법이라고 알려진 ‘조립식 패널주택’에서 고민을 시작하였다. 그 시공방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크게는 경량철골로 골조를 세우고 단열을 위한 패널 벽체를 세우고 밖에는 원하는 외장재를 붙인다. 여기까지는 가장 간단한 방식의 시스템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부인데, 경량철골구조로 짓다보니 이를 마감하기 위해 다시 내부 벽체를 위한 구조(일명 상)를 세우고 거기에 판재인 보드를 치고 마감을 한다. 따져보니 이 공정에 들어가는 수고와 비용이 만만치 않아 보였다. 그래서 구조에서부터 다시 시작해보았다. 경량철골조를 감추기 위한 마감공사가 필요하다면, 이 마감공사를 줄이기 위해 구조를 경량철골이 아닌 목구조로 바꾸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내부를 마감하기 위한 공사비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고, 노출된 나무구조를 통해 인테리어가 필요없이 스터드 사이에 블록킹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수납공간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집의 모양은 가장 효율적인 박공지붕 모양으로 했고, 외부마감재도 가격이 저렴하고 무엇보다 시공이 간단한 컬러강판 골형을 사용하였다. 모든 것은 저렴한 공사비에 최대한의 내부면적을 얻기 위한 아이디어로부터 결정되었다.PLAN-1F / PLAN-2F▲ 완성된 내부 공간. 모든 것은 최대한의 면적을 얻기 위한 아이디어로부터 결정되었다.◀ 경량철골이 아닌 목구조로 바꿔 마감공사를 줄이고 내부에 들어가는 공사비를 최대한 줄이고자 했다. ▶ 외부 마감재는 가격이 저렴하고 무엇보다 시공이 간단한 컬러강판 골형을 사용하였다.INTERIOR SOURCES내벽 마감 : 벽지(합지)바닥재 : PVC장판욕실 및 주방타일 : 자기질타일 300×600, 도기질타일 200×200수전 등 욕실기기 : Royal 도기주방가구 : 하이그로시 UV코팅 + 인조대리석상판계단재 : SPF 구조목 + 바니쉬 2회 도장현관문 : JADE 현관도어방문 : ABS 도어데크재 : 방부목이렇게 해서 시작한 공사였지만 역시나 다락을 포함해 30평이 넘는 집을 4천만원으로 짓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거기에 토목공사를 포함한 부대비용까지 추가되다 보니 결국엔 공사비에 매우 쫓길 수밖에 없었다. 일부 추가된 비용을 재단에서 더 마련해 주었지만 분명 쉽지 않은 공사였다.공사를 진행해준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음에도, 마지막에는 결국 공사비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많았다.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고 부족한 게 많은 집이다. 다만 이 집을 짓기 위해 애쓴 어린이재단이나 정읍의 많은 이들의 노력은 모자람이 없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그 책임감이 컸던 집이기도 하다. 부족하지만 기쁘게 받아준 건축주 가족에게 감사하며, 아이들과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는 집이 되기를 바라본다. <글 _ 원유민>건축가 집단 JYA-RCHITECTS원유민, 조장희, 안현희 세 명의 파트너로 구성된 젊은 건축가 집단. 네덜란드의 사무소와 한국의 대형, 소규모 사무소에서 각기 다른 건축 환경을 경험해온 삼십대 초반의 세 명이 서로가 고민해오던 우리사회가 가진 많은 현상들에 대해 서로 다른 경험들을 공유하고 교합하여 나름의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한다. 2013년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하였고 근작으로 강진산내들아동센터, Pavilion 마량, 벌교주택, 장흥주택, 부암동주택, 덕산 W-building 등이 있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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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07
뜨락을 누리는 한옥 닮은 집
마당을 한가운데 두고 ‘ㄷ’자 형태로 둘러싼 건물, 마치 한옥의 배치를 닮은 듯한 집이 광양 산기슭에 들어섰다. 땅이 가진 단점을 건물의 배치와 설계로 극복한 이 시대 새로운 유형의 디자인 주택이다. 취재 편집부 사진 변종석 ▲재미난 요소들이 많은 마당. 설계에서부터 야외 화덕을 계획했다. ▲주방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파고라와 미니 수영장 능선을 따라 집이 드문드문 자리해 호젓한 분위기를 풍기는 광양의 어느 산자락. 이곳에 포근한 중정을 가진 디자인 주택 한 채를 찾았다. 구석구석 신경 쓴 설계와 꼼꼼한 시공, 그리고 원하는 바가 확실했던 건축주가 함께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건축주는 집짓기 예산에 설계비와 감리비까지 포함해 두었을 정도로 설계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인생에서 제일 즐거운 집짓기가 되기 위해 그 과정까지 즐기고 싶었던 건축주는 고민 끝에 홈스타일토토의 임병훈 건축가를 찾았다. “어른도 잘 놀 수 있는 집을 지어달라”는 말과 “광양에서 제일 예쁜 집을 만들어달라” 는 전언을 붙여. HOUSE PLAN 대지위치 전남 광양시 대지면적 708.72㎡(214.39평) 건축면적 130.58㎡(39.5평) 1층 - 130.58㎡(39.5평) 2층 - 23.66㎡(7.16평) 연면적 154.24㎡(46.66평) 건폐율 18.42% 용적률 21.76% 구조 경량목구조 외장재 아연도 컬러강판, 테라코 수퍼화인 플렉스 내장재 석고보드 위 지정색 페인트 공법 기초 - 매트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 단열 연질수성폼 + 30T 비드법 1종2호단열재 창호재 삼익 스윙(독일식 시스템창호) 주차대수 자주식 1대 최고높이 5.6m 디자인 홈스타일토토 임병훈, 정신애 www.homestyletoto.com 시공 JCON www.jconhousing.com 주택은 마당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실내 어디서든 마당이 한눈에 들어오며,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 “마당 때문에 집을 지었다”고 단언할 정도로 건축주는 설계 단계부터 이곳에 재미난 요소들을 심었다. 화덕이 있는 파티 공간을 따로 만들고 중정 내부에 파고라와 미니 수영장을 설치해 마당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했다. 여럿이 바비큐 파티를 열어도 외부에서는 집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도리가 없을 정도로 프라이빗한 공간이다. ▲ 소파 뒤로는 반투명 미닫이 도어를 설치해 간이 서재를 만들었다. ▲ 주방 배치를 11자 형으로 하여 횡으로는 응접실에서 보조주방까지 트인 동선으로 개방감을 줬으며, 종으로는 뒷산과 마당 안쪽을 볼 수 있게 오픈했다. ◀ 주방 안쪽에 숨어 있지만 마당으로 시선이 열린 응접실 ▶ 복도 한쪽 코지공간에 마련한 런닝 머신 ◀ 푸른 타일로 마감한 두 자녀의 화장실 ▶폭이 좁은 거실이라 큰 소파 대신 분위기에 맞는 1인용 체어를 배치했으며, 창가를 포켓 벤치로 만들어 독서공간으로 연출했다.INTERIOR SOURCES 실내페인트 KCC 숲으로 마루재 동화자연마루 도어래핑 LG 인테리어필름 타일 이누스 & 루코세라믹 조명 메가룩스 & 룩스몰 사실 이 곳이 단점없는 완벽한 땅은 아니었다. 시골에서는 다소 작다고 느껴질 만한 200평 대지에 남쪽에는 언덕이, 북쪽으로는 조망이 펼쳐진 불리한 조건이었다. 북쪽으로 열자니 조망은 좋지만 단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남쪽으로 펼쳐놓기에는 언덕이 있어 충분한 일사량을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조망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여러 차례의 수정을 거쳐 완성된 디자인은 집과 마당의 유기적인 관계에 최대한 초점이 맞춰졌다. 마당은 집 안으로 적극 들어와 중정이 되고, 40평의 연면적은 땅에 자연스럽게 펼쳐졌다. 설계를 맡은 임병훈 소장은 “일반적인 방식처럼 대지 한편에 최대한 건물을 붙여 지었다면 오히려 마당은 덩그러니 빈터로 남았을 것”이라며 “땅이 좁을수록 최대한 그 땅을 거닐수 있게 하는 게, 집 전체를 넓게 쓰고 넓게 느끼게 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타인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마당을 편안하게 누리고자 한 건축주의 처음 생각과도 잘 맞아 떨어지는 배치였다. 산 방향으로 집의 정면을 열고 실내에서 원경을 볼 수 있게 조망도 적극 확보했다. ▲ 높은 층고의 안방. 자그마한 포켓벤치로 멋진 조망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 안방의 다락은 서재로 꾸몄고, 그 하단은 욕실과 드레스룸 등의 유틸리티 공간을 배치했다. 실내는 거실과 주방을 중심에 두고 양 날개에 안방과 자녀방을 만들었다. 각각의 공간은 다락을 두어 아지트로 삼았다. 각 실에 필요한 코지 공간과 공부방, 서재 등은 그 안에서 오밀조밀하게 배치해 해결했다. 창틀 밑에는 포켓 벤치를 설치해 햇살을 받으며 독서할 수 있는 보너스 공간도 있다. ‘ㄷ’자 형태이기에 실내 폭이 다소 좁은 단점은 가구와 수납, 동선과 각 실 면적의 유기적인 조합으로 해결하려 노력했다. 또, 공용공간은 어디 하나 닫혀있는 곳 없이 연결되어 있되, 적절한 파티션과 컬러로 구분한 센스도 보인다. 가구 또한 웅장하거나 부피가 커보이는 디자인 대신 작지만 포근함을 주는 패브릭 위주로 배치했으며, 원색 포인트컬러와 함께 매치해 산뜻함을 더했다. 임 소장은 “형태는 폐쇄적이지만 실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시선과 움직임이 자유로운 아늑한 공간으로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설명한다. ▲ 천창과 예쁜 조명이 어우러진 다락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화덕에 불을 지피고 테이블을 차려 지인들과 함께 즐기는 광양 주택의 마당살이 ▶ 자녀방은 1층에 책상을, 다락에는 침대를 두어 공간을 위 아래로 나누었다. 이곳 광양의 한적한 시골마을은 도시와는 다른 공기, 다른 향기가 흐르고, 밤하늘 가득 쏟아질 것 같은 별이 매일 펼쳐진다. 날씨 좋은 날엔 언제든 캠핑장으로 변신하는 아늑한 중정과 좋은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주말의 여유로운 파티, 그리고 뜨거운 여름날을 위한 자그마한 수영장까지. 이 집은 매일매일 건축주 가족에게 아파트에서는 결코 누릴 수 없는 풍요를 선물하고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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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1
조금은 느리게 살아도 좋은 집
경기도 양평군의 평화로운 마을, 작은 산수유나무가 아늑하게 품어주는 벽돌 집 한 채가 눈에 띈다. 가족의 취향과 건축가의 배려로 지어진, 공간 활용이 돋보이는 집안을 들여다본다. 글 김창균 취재 김연정 사진 변종석 ‘집짓기 바이블’을 공동 집필하는 동안, 지인에게 양평에 대지를 둔 주택 설계를 의뢰받았다. 건축주는 출판업에 종사하면서, 중학생 아들을 둔 매우 소탈한 성격의 부부였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그들은, 35평 2층 규모의 따뜻하고 튼튼한 단독주택을 원한다고 전했다. 새로 부지를 개발하여 생기는 산수유마을 초입에 위치하고 다른 집보다 비교적 먼저 지어지는 만큼 외관을 돋보이게 할 수도 있었지만, 건축주 부부는 그저 소박하면서 단단한 집이면 충분하다고 거듭 당부했다. 또한 집은 남쪽을 향하고 텃밭을 일구며 집안 곳곳에서 책과 함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따라서 1층은 손님을 맞이하는 공적인 공간이면서 부부의 공간으로, 2층은 가족과 아들을 위한 사적인 공간으로 정했다. 허가 면적은 최대한 작게 하되, 부족한 부분은 다락을 이용해 채우기로 하였다. ▲ 고벽돌로 마감된 주택은 건축주의 바람대로 소박하고 단단한 모양새로 완성되었다. ◀ 2층 내부와 연결된 작은 테라스 ▶ 현관 앞 포치. 남측 마당과 원경이 프레임 속에 들어온다. 주어진 대지는 일반적인 전원 속 다른 부지와 달리 비교적 단순한 직사각형이었다. 내부 지향적으로 구성하고 남향으로만 배치할 경우, 자연과 일대일로 대응하는 인공물로 남을 우려가 있었다. 설계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대안을 검증하였고, 결국 집 전체를 여러 개의 켜로 나누어 자연과 최대한 접하면서 조금은 느리게 생활할 것을 제안했다. 심플한 공간구성의 아파트에서 편하고 빠르게 삶을 살던 건축주 가족에게 속도보다는 가족만의 이야기와 다양한 접촉이 있는 집을 만들어주고자 했다. 대문을 열고 마당으로 발을 내딛으면, 안쪽으로 5개의 켜가 나누어져 있다. 우선 마을 입구이다 보니 현관을 적당히 가릴 벽을 설치할 필요가 있었다. 대신 남북으로는 벽을 두지 않고 열어두기로 했다. 벽을 보고 진입하다 방향을 돌리면 남측 마당과 원경이 프레임 속에 들어온다. 이로 인해 현관 앞에는 자연스레 비와 햇빛을 피하는 포치가 만들어졌다. 전이공간인 입구 데크를 지나 현관에 들어서면, 홀-거실과 식당-작은 도서관-안방 공간을 하나씩 만나게 된다. 각 공간은 다양한 방향과 거리감을 가진 창문을 통해 외부 풍경을 끌어들여 차이와 풍성함을 주었다. 입구 홀과 작은 도서관은 1층에서 주요 공간을 연결하면서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작은 도서관은 공적인 거실에서 사적인 안방을 분리하여 별채처럼 보이도록 함과 동시에 남북으로 창을 내어 자연을 끌어들였다. 건축주 부부는 이곳에서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과 함께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것이다. 설계 과정 중, 건축주는 시골에서 가끔 이곳을 방문하실 어머님을 위한 공간을 요청했다. 어머님 방은 별도로 구획하지 않는 대신 거실과 연계하여 미닫이문으로 분리와 확장을 할 수 있게 해, 손님방 등 다목적 공간으로 사용 가능하도록 배려했다. ▲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상부가 오픈되어 집안 전체를 느끼게 한다. ◀ 대지가 마을 입구인 만큼, 현관을 적당히 가려줄 벽을 설치했다. ▶ 마당을 향한 전면창과 천창이 집안으로 자연을 이끈다. ◀ 미닫이문으로 공간의 분리와 확장이 가능하도록 배려했다. ▶ 아들의 방. 다락은 아이의 놀이터 겸 취침 공간이 된다. ◀ 가족이 모여 책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될 장소 ▶ 거실상부의 다락공간이 시선을 끈다. 수평 공간의 흐름을 5개의 켜로 나눔과 동시에, 곳곳에 단 차이를 두어 기능의 분리와 수직이동의 즐거움을 주었다. 집 안에서 실제 몸으로 느껴지는 공간의 크기는 2층 이상이다. 안방은 거실보다 조금 높게 분리되어 있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상부가 오픈된 공간 속에 위치하여 집안 전체를 느끼며 움직인다. 각 레벨별로 총 3개의 다락 공간을 배치하여 수직적 변화와 함께 부족한 공간을 보충했다. 안방의 수납전용 다락은 계절별 짐을 보관하고, 주계단과 연결된 다락은 가족이 모여 책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거실 상부 다락은 아들 방에서 아이의 놀이터 겸 취침 공간이 된다. 환경친화적이고 단열성이 우수한 2×6 경골목구조를 바탕으로, 외벽 마감은 러시아산 고벽돌로 결정하였다. 고벽돌은 마을 입구에서 소박한 느낌으로 표현됨과 동시에 건축주 부부의 기품을 나타내면서 미래에도 함께 세월의 흔적을 나누게 될 것이다. 여기에 현관 앞 가림벽은 스터코 뿜칠로 마감하여 고벽돌과 대비를 이루면서 정갈함과 동시에 미니멀한 입구의 분위기를 전달한다. 남측 거실과 안방 전면에는 차양을 가진 툇마루를 설치하여 햇빛을 조절하고 외부에서의 깊이를 주었다. 양평 주택은 건축가 자신의 공간과 형태가 아닌 건축주 가족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채우고자 하였다. 주어진 땅 주변과 솔직하게 대화 하며 그 이야기가 더 풍성해지고 동네와 어울리는 존재가 될 것이다. 앞으로 노란색 산수유 꽃처럼 소박하지만 행복을 전달하는 기품 있는 주택이 되길 바란다. <글 _ 김창균> ▲ 주계단과 이어지는 또 하나의 다락 공간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지역지구 : 보존관리지역, 준보전산지 대지면적 : 630.0㎡(190.5평) 건축면적 : 113.4㎡(34.3평) 연면적 : 127.7㎡(38.6평) 다락방 : 7.2평 별도 건폐율 : 18.0% 용적률 : 20.3% 규모 : 지상 2층 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기초) + 경량목구조 외부마감 : 치장벽돌(고벽돌), 스터코 뿜칠 마감 시공 : 하우징플러스(백균현) 설계담당 : 최병용, 장근용, 편혜숙, 임보람 설계 : 김창균(UTAA 건축사사무소) 02-556-6903, www.utaa.co.kr건축가 김창균 서울시립대학교 건축공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에이텍건축사사무소와 리슈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익힌 후, 2009년 4월 UTAA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하였다. 2011년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하였고, 현재 서울시 공공건축가이자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작품 : 서울시립대학교 교문, 보성주택, 파주사이마당집, 서교동 BNB 리모델링, 포천 피노키오, 과천과학관 감각놀이터, 철원 주택, 삼청가압장, 상상어린이공원 화장실 외 다수※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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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2
책과 음악이 머무는 공간, 아지트
건축가와 건축주, 시공자의 균형이 상식적인 수준의 집을 만들어냈다. 그 흐름의 중심에는 건축주의 유려한 핸들링이 있었다. 그의 지혜를 읽어보는 시간. ‘제주도’ 섬 지역의 특성도 장애가 아닌 즐길거리가 되었던, 지혜로운 집짓기의 표본을 보자.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여기저기 틀어박혀 책을 볼 수 있는 아늑한 공간, 고개를 들면 바다와 산이 보이는 제주의 풍경, 그리고 음악이 잔잔하게 울릴 수 있는 포근한 집. 자신이 원하는 공간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면적은 그리 크지 않아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집짓기의 시작을 풀어낸 건축주였다. 본인이 집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차근차근 생각하며 A4용지 한 장을 빽빽하게 채웠다. 오랜 꿈이었던 자연 속에서의 삶, 그 시작이 이 종이 한 장에서 출발했다. “작은 집을 지어주세요.” 설계를 맡아줄 홈스타일토토를 찾아간 건축주는 의사를 명료하게 밝혔다. 건축가를 선별하는 과정도 현명하고 명쾌했다. 대량의 정보에 휩쓸리지 않고, 또 과대광고에 속지 않았다. 뜻이 맞는 설계자와 건실한 시공자를 찾는 데만 반년을 썼다. “설계는 건축가에게, 시공은 시공자에게 맡기고 저는 그저 어떤 집에 살고 싶은지만 툭 던졌죠.” 전문가의 영역을 존중하고, 믿고 맡길 줄 아는 이를 만난 것은 건축가에게도, 그리고 시공사에도 어쩌면 축복이었을 것이다. ◀ 안마당을 둘러 데크를 만들어 주택의 위요감을 더했다. ▶ 앉아서 쉴 수 있는 움푹 파인 툇마루는 물확을 설치해 발을 담그며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디자인되었다. ▲ 건물 배면에서 바라본 안정적인 형태의 주택 외관은 제주 한라산과 오름 등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제주시 애월읍 대지면적 : 991.74㎡(300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85.79㎡(25.95평) 연면적 : 94.18㎡(28.49평) 건폐율 : 8.65% 용적률 : 9.50%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6.3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 북미산 SPF 지붕재 : 컬러강판(로자) 단열재 : 그라스울 단열재 외벽마감재 : 오메가플렉스, 적삼목 창호재 : 독일식 ENSUM창호 계획 및 실시설계 : 홈스타일토토 임병훈 정신애 010-3215-4436 www.homestyletoto.com현지 인허가대행 : 제주 산방건축사사무소 시공 : 대한이앤씨 www.dhenc.co.kr▲ 실내로 막 들어서면 좌식생활을 할 수 있는 평상과 입식 부엌이 펼쳐진다. 토지의 ‘형질변경’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건축주였지만, 자신이 원하는 ‘거주’에 대한 생각만 명료하다면 그 다음은 상식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풀어나가면 되니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모든 의사결정은 즐거운 ‘토론’의 장이 되었다. 공사견적을 받을 때, 초안보다 5천만원 가량 절약할 수 있었던 것은 시공회사의 인테리어 재료 변경 제안 덕분이었다. 자작나무를 다루는 시공사의 노하우를 인정한 건축주의 빠른 의사결정이 수반되었다. 어린아이가 없어 친환경 재료에 민감하지 않은 건축주의 상황을 고려하여 데크재와 친환경페인트도 방부목과 실크벽지로 변경되었다. 건축가의 의도대로 짜인 공간과 뼈대인 구조체, 단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창호 등 집의 디자인과 성능에 손대지 않은 채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적절한 타협점을 찾은 것이다. 설계 의도는 명확하다. 오밀조밀 위요감있는 공간을 이곳저곳에 배치하려는 건축가의 계획대로 응접실 역할을 하는 평상, 편백으로 둘러싸인 1인용 음악감상실, 그리고 복도를 이용한 짧지만 강력한 책의 길은 이 집의 백미다. 이곳저곳 욕심을 부리다 보니 건축 면적이 기존 20평보다 약 8~9평가량 늘어났지만, 그만큼 폭 싸인 공간이 늘었다며 즐거워하는 건축주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거리가 멀어 건축가가 늘 현장에 붙어있을 수 없었기에 현장에서의 의사결정은 건축주와 시공자에게 맡겨진 상황이었다. 공사과정 중 분쟁은 어느 현장에나 생기기 마련이다. 재미있는 공간 하나쯤 있어도 좋겠다 싶어 만든 거실 위 다락 부분. 이곳에 오르는 사다리 디자인을 두고 원래 디자인과 틸트다운 방식 두 가지를 두고 건축가와 시공자 사이에 이견이 발생했다. ‘일주일만 생각해보자’며 머리를 싸맸던 건축주는 결국 건축가의 편을 들었다. 이유를 물으니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원래 없어도 될 공간이었지만 재미를 위해 만든 공간이기에 건축가의 의도를 존중하기로 했지요. 무엇보다 저곳에 오를 사다리를 내리기 위해 매번 평상에 있는 책을 치우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싶었고요.” 부인이 집에 없을 때는 항상 그곳에서 책을 보고 있다며 뿌듯해하는 건축주. 단지 올라가기 조금 불편해 조만간 ‘60세 이상 진입 금지’ 푯말을 붙일 예정이라며 웃는다. ◀ 현관에서 바라본 복도의 모습. 복도 끝에는 한쪽 벽면에 가득 짜 넣은 책장이 자리한다. ▶ 복도 반대쪽에서 현관을 바라본 모습. 좌측에는 데크로 나가는 창이, 우측에는 2층으로 오르는 계단실이 있다. ▲ 2층 서재의 자그만 창을 통해 바라본 부엌과 거실 공간. 작지만 오밀조밀한 구성이 돋보인다. ◀ 편백으로 마감한 음악실 문을 열어두면 집 안 가득 향이 퍼진다. ▶ 책이 가득한 복도의 끝에는 침실이 있다. 왼쪽에는 서고가, 오른쪽에는 픽쳐레일이 있는 아늑한 복도는 건축주의 독서공간이다.집짓기를 탐탁지 않아 했던 부인도 지금은 주택에서의 삶을 만끽한다. 아파트에서의 생활이 편리할지는 몰라도 이곳엔 풍요로운 자연이 있다. “어때?” 속없이 묻는 남편의 질문에 “지금까지 당신이 한 일 중에 최고!”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여름날, 외부 데크에 테이블을 펴고 차를 끓여 달콤한 케이크와 함께 먹으며 바다의 야경을 바라볼 때 가장 행복하다는 부부. “너무 좋아 뿅 갔다”는 표현이 유쾌하다. 두 부부의 낙낙한 삶의 초석이 될 그들만의 아지트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실크벽지, 자작나무, 편백나무 바닥재 : 강마루(구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국산및 수입산 수전 등 욕실기기 : INUS 주방 가구 : 한샘 조명 : 메가룩스 & 룩스몰 계단재 : 자작나무 현관문 : 성우스타게이트 방문 : 자작나무 제작도어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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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3
담장 안 일자(一字)집 / 포천주택
긴 담장 아래에 앉아 사색의 시간을 갖는다. 복잡하고 어수선한 마음을 내려놓으면 모든 일상에 여유가 생긴다. 은퇴 후 건축주의 삶을 고려해 설계된 주말주택. ‘담장’이라는 요소로 자연과의 소통을 조율한 건축가의 노력이 스며 있다. 취재 김연정 사진 남궁선 ▲ 경기도 포천의 깊은 골짜기 수목원에 주택이 자리하고 있다. ▲ 주택은 동서 방향으로 길게 놓아 남향집의 장점을 최대한 살렸다. 건축물의 법적인 정의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지붕의 유무이다. 하지만 지붕을 올리는 법적인 건축 행위에 개념적으로 선행되는 과정이 바로 주어진 땅의 경계를 정의하고 그 안을 성격이 다른 여러 영역으로 구분하는 행위다. ‘담장’은 이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인공 요소이다. 담장을 세움으로써 비로소 안과 밖, 이쪽과 저쪽이 구분되고, 담장의 높이에 의해 이들 간의 다양하고 풍부한 관계가 설정된다. 그리고 담장에 난 개구부는 안팎, 피차의 시각적·물리적 소통을 미묘하게 조율하는 장치가 된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포천시 신읍동 용도 : 단독주택 대지면적 : 713.90㎡(215.95평) 건축면적 : 124.05㎡(37.53평) 연면적 : 148.18㎡(44.82평) 건폐율 : 17.38% 용적률 : 20.76% 규모 : 지상 2층 구조 : 철근콘크리트+철골조 외부마감 : 목재, 벽돌, 징크 시공 : 위빌시티 조경 : 김경원 설계담당 : 강동기, 신수정, 오은성, 김보람, 김선진 실시설계 : (주)더스틸건축사사무소(김정훈) 기본설계 : 이동훈(이화여자대학교 건축학부) 02-3277-6645 ▲ 주변 경관을 언제든 즐길 수 있도록 전이공간인 데크를 마련했다. ▲ 세 종류의 담장이 집의 경계를 나누며, 각기 다른 크기와 분위기의 마당을 연출하였다. 경기도 포천의 한 호젓한 골짜기. 그 깊숙이 자리한 수목원 내에 대지(垈地)가 위치한다. 50대인 건축주는 은퇴 후 전원생활을 위한 이른 준비의 일환으로 텃밭이 딸린 작은 주말주택을 원했다. 방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하나면 족하다고 했다. 방 하나와 더불어 거실, 식당, 부엌, 욕실로 이루어진 홑겹의 ‘일자(一字)집’, 그리고 여기에 직교(直交)하는 벽돌로 된 담장이 이 집 배치의 뼈대이다. 벽돌 담장은 앞마당의 동쪽 경계를 정의하며 진입도로로부터 앞마당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한다. 일자집은 동서 방향으로 길게 놓여 남향집의 장점을 최대한 취한다. 도로에서 대지로의 진입은 대지의 북동쪽 구석에서 이루어진다. 나무 담장이 대문과 현관문 사이의 진입마당을 둘러싸며, 그 서쪽 너머에는 돌담으로 경계지은 뒷마당이 생긴다. 이와 같이 일자집과 세 종류의 담장을 이용하여 각기 그 크기와 분위기가 다른 세 종류의 마당을 연출하였다. ▲ 거실, 식당, 부엌은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2층에 배치했다.▲ 전면창을 통해 수목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수목원 내 대지가 허락하는 탁 트인 주변 경관을 최대한 향유하기 위해 ‘거실+식당+부엌’ 덩어리를 2층으로 올리고, ‘침실+욕실’ 덩어리는 마당과의 친밀한 관계를 염두에 두며 1층으로 내렸다. 그리고 계단에 의해 연결된 이 두 개의 덩어리들을 서로 엇갈리게 만들어 또 다른 두 개의 외부 공간을 만들었다. 즉, ‘침실+욕실’ 덩어리의 상부에는 ‘햇빛 데크’를 마련하여 2층에서 바로 나와 먼 산의 경치와 햇볕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반면, ‘거실+식당+부엌’ 덩어리의 하부에는 ‘그늘 데크’를 마련하여 그늘 속 시원한 공기와 바람을 느끼며 앞·뒷마당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1층 덩어리의 외부 마감 재료는 연결된 동측 담장과 같은 벽돌로 했고, 떠 있는 2층 덩어리는 진입마당의 담장과 함께 나무로 마감하였다. 벽돌과 나무, 두 재료는 이 집에서 서로 직접 만나지 않으며 그 틈새에 금속으로 만든 대문과 현관문이 놓인다. 이 집에서 담장들은 건물만큼이나 중요하며, 건물 또한 다양한 외부공간을 산출하는 담장과도 같은 역할을 맡는다. 홑겹의 일자집은 일련의 담장들의 도움으로 땅과의 접촉면을 최대로 하며 대지를 ‘그러쥐고’ 있다. <글 _ 이동훈> ▲ 2층 데크로 가는 계단. 화이트 외벽과 계단의 유리난간이 조화롭다. ▲ 창을 통해보이는 산세와 키낮은 책장건축가 이동훈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대학원, MIT 건축대학원을 졸업했다. 보스턴의 구디클랜시(Goody Clancy)에서 실무경험을 쌓았으며, 한국과 미국의 건축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이화여자대학교 건축학부에서 건축설계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작품 : Open Innovation Jeju Institute Masterplan, 북부켄터키대학교 응용정보학센터 지명현상설계 당선안 외 다수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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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6
구도심에서 발견한 보석 같은 집
작은 땅에 지은 집은 치열하다. 그래야만 사는 사람이 불편하지 않을 수 있다. 창을 내고 방을 연결하며 도로와 관계 맺는 방법까지도 철저해야 한다. 후암동 작은 집 이야기다.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부부 침실과 단차를 두고 연결된 다실. 창 밖으로 보이는 구도심의 오래된 지붕과 골목길이 정겹다. ▲ 구도심에 짓는 협소주택은 좁은 대지를 극복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서울의 허파 남산자락에는 숨겨진 보물 같은 동네, 후암동이 있다. 단독과 다세대가 섞여 있고 큰 집과 작은 집이 공존하는 동네. 다른 빛깔과 크기의 구슬을 꿰어놓은 마냥 다양한 삶이 옹기종기 모인 동네에 하얀 빛깔 작은 구슬 하나가 모습을 선보였다. 골목을 환히 밝히는 집이다.65㎡가 채 되지 않는 땅, 작은 필지는 적어도 서울 시내에서는 이제 만들어내려 해도 만들 수 없는, 옛 도시 조직의 산물이다. 건폐율 60%의 법규를 따르다 보니 집을 지을 수 있는 면적은 35㎡ 남짓, 6m 도로 사선제한으로 최고높이는 9m까지만 허용된다. 하지만 이곳에 지어진 집은 결코 작지 않다. 모든 바닥 면적을 합친 119㎡는 웬만한 46평형 아파트 전용면적과 맞먹는다. 밋밋하게 펼쳐진 단층이 아니라 층을 오가고 높이의 변화를 주니 실제 사는 이가 체감하는 볼륨은 더 크다. 협소주택은 면적을 아껴야 하기에 그 구성이 치밀하다. 이 집도 마찬가지. 4개 층은 모두 다른 구성, 다른 평면, 다른 배치로 이뤄진다. 1층 일부를 필로티로 들어 올려 주차공간을 만들고 나머지 부분은 남편의 아늑한 서재로 쓴다. 한 층을 오르니 스킵 형태로 주방과 식당, 거실이 등장한다. 거실과 여타 공간을 구분하는 장치로 세 개의 단차가 있는데, 재밌게도 손님이 오면 이 계단과 옆의 난간까지도 의자이자 선반이 된다. 주방이 단절되어 있지 않아 부부가 함께 TV를 보며 식사를 준비할 수 있고, 다과 준비를 하며 담소도 나눌 수 있으니 동선과 대화가 끊어지지 않는다. 아파트보다 면적은 작을지언정 그곳에서 일어나는 행동은 더 다양해졌다. ▲ 대지 앞 6m 도로로 사선제한에 제약이 적은 대지 조건을 갖췄다.▲ 스킵플로어 방식으로 공간을 쌓았다. 과하지 않은 단차는 때로는 경계가 되기도 하고, 손님이 오면 의자로 쓰이기도 한다.House Plan대지위치 : 서울시 용산구 후암동대지면적 : 62.10㎡(18.79평)건물규모 : 지상 4층건축면적 : 35.10㎡(10.62평)연면적 : 119.06㎡(36.02평)건폐율 : 56.52%용적률 : 191.72%주차대수 : 1대최고높이 : 9.46m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철근콘크리트구조재 : 벽 - 철골철근콘크리트 지붕 - 도막방수 위 무근콘크리트위 방부목 데크 마감지붕마감재 : 방부목 데크 마감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 3호 120㎜외벽마감재 : STO 외단열시스템창호재 : KYC Tilt & Turn AL창호(창호등급 3등급)설계 : (주)공감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 이용의, 신화영, 최연정 010-9226-7920 http://kinfolks.kr시공: 투핸드디자인Interior Source내벽 마감재 : V.P 도장 바닥재 : 동화 원목마루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주방 가구 : 대림바스 + 자체제작조명 : LED조명 + 자체제작 계단재 : 나왕 집성목현관문 : 오크방문 : 목재도어 + V.P 도장붙박이장 : 한샘 + 자체제작데크재 : 방부목▲ 가구와 가족의 살림살이가 돋보일 수 있도록 실내는 흰색 V.P 도장과 나무로 간결하게 디자인했다. ▲ 세 식구가 사는 데 부족함 없이 구성된 거설과 주방, 식당의 공용공간3층은 장성한 아들의 방으로, 4층은 다실과 침실이 있는 부부의 공간으로 꾸려졌다. 5층 옥상에는 너른 테라스와 욕조를 두어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가족만의 공중정원을 만들었다. 모든 층에는 수납공간과 욕실이 짝을 이뤄 붙어 있고, 층과 층을 연결하는 동선은 북쪽에 위치한 계단이다. 공간을 차곡차곡 쌓아 만든, 작지만 큰 집이다. 집이 지어진 배경은 이렇다. 오래 전부터 가족에게 딱 맞는 맞춤형 공간을 원했던 건축주 부부는 외국의 협소주택 사례를 보며 좁은 땅이지만 알차게 면적을 확보하는 것에 매력을 느껴왔고, 북촌과 서촌을 비롯한 서울의 단독주택 도심지를 다니며 조건에 맞는 땅을 찾아다녔다. 적당한 곳을 발견하고 계약하기 며칠 전,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후암동 단독주택’을 검색했다는 건축주는 뜻밖에도 이 땅과 건축가를 찾아냈다. 마치 진흙 속에 숨은 진주를 찾아내듯이 말이다.우연처럼 들리겠지만, 건축가에게도 이 조우는 절차탁마(切磋琢磨)의 결과였다고 한다. 설계자 이용의 소장은 그야말로 ‘집’을 짓기 위해 독립한 소신 있는 건축가다. 한창 인기를 끈 땅콩집 열풍이 일어나기도 전에 이 작은 땅을 사두고는 집 지을 건축주를 기다렸다는 것이다. 땅의 건축 조례와 법규, 만들어내고 싶은 동네의 풍경까지도 머릿속에서 수차례 시뮬레이션했고, 작은 집을 짓기 위한 사례 조사만도 몇 년이었다. 대형설계사무소라는 안정된 직장에서의 탄탄한 앞길이 보장되어 있었음에도 주택에 관심을 기울인 이유가 인상적이다. “우리나라는 돈이 많은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파트나 다세대 같은 공동 주거밖에 주거형태의 선택지가 없었죠. 의식주 중 하나인 주거도 삶의 기본인데 말이죠. 이제 건축가가 그 기본을 해야 할 때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래 기다렸지만, 그 덕에 이렇게 뜻이 맞는 건축주를 만날 수 있었으니 ‘만날 사람은 만난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건가 보다. ▲ 주차공간 때문에 1층 실내 폭은 위층보다 좁지만, 건축주가 서재로 사용하기에 조금의 불편함도 없다. ▲ 4층 옥상의 일부는 욕조를 두어 건축주의 휴식공간으로 삼고, 나머지는 데크로 마무리한 뒤 폴딩도어를 달아 안팎이 통하도록 했다.▲ 아들이 출가하면 실내벽 일부를 제거해 복층 거실을 만들 수 있도록 벽체 일부분만 조적으로 쌓았다.이 집이 지어지며 동네에는 새로운 활력이 생겨났다. 몇 개의 필지를 합쳐 최대한 많은 사람이 살 수 있는 공동주택을 짓는 것 만이 능사로 여겨졌던 도심 한복판에, 작지만 마당을 가진 단독주택을 짓는 것. 그저 하얀 집 한 채 지어졌다는 의미를 넘어 도심 속 사라져가는 단독주택에 대한 건축가와 건축주의 소신이 지어진 듯해 문득 응원의 메시지를 던지고 싶어진다. 아파트에서 벗어난 삶. 모두 불편할 거라 했고 번거로울까 염려했지만, 살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맞춤형 공간’에 부부의 만족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모든 층 모든 공간을 버리는 곳 없이 알차게 누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밤이 되자 창문 너머로 보이는 골목길 풍경이 더욱 예쁘다. 가로등이 켜지고 남산으로 산책 나서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건축주도 이제 막 식구가 된 진돗개와 나갈 채비를 서둔다. 오늘도 후암동 작은 집에서 배어 나오는 노란 불빛이 골목을 따스하게 물들인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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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9
네모난 정자를 품은 집
경기도 용인 예술인 전원마을 초입에 들어선 첫 번째 집. 네모 박스 안에 저수지와 주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정자(亭子)를 품은 아담한 주택이다. 취재 조고은 | 사진 변종석, 건축가 제공▲ 심플한 외관에 크고 작은 창의 배치가 리듬을 더한다. 이미 필지 분할을 하고 토목공사까지 완료한 대지는 남쪽에서 서쪽까지 펼쳐진 나지막한 야산과 이동 저수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집은 단지 초입에 자리해 마을로 진입하면서 혹은 주변 도로에서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있다. 건축주는 30평 남짓한 규모로 공사비가 저렴한 주택을 짓기를 원했고 주변 풍경과 공사비의 최소화, 토지 분양 등의 설계조건을 고려하여 초기 계획에 들어갔다. 그 결과, 최소의 건축면적으로 주변 풍경을 최대한 담아내는 조형적 형태의 ‘네모정자집’을 생각하게 됐다. ◀ 2층 테라스의 전경 ▶ 세모난 천창이 있는 다락방네모정자집은 가로세로 7.8m 모듈의 이층집으로 구성되며 각 층이 다시 4개의 모듈로 나누어진다. 각 모듈은 거실, 식당, 계단 + 화장실, 방의 기능을 담으면서 향, 조망, 진입방향, 생활환경 등에 맞추어 유연하게 변형될 수 있는 평면 시스템을 가졌다. 모듈 주택 건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현재 경기도 가평군과 경남 거제시에도 네모정자집 건축이 진행 중인데, 용인 네모정자집은 그 첫 번째 집이다. 북쪽 도로와 남서쪽 조망을 가진 이 집은 1층 남쪽에 식당을 두고 그와 인접하여 안방을 구성했으며, 2층에 남서쪽으로 거실과 테라스 정자를 두고 있다. ▲ 2층에 네모난 정자를 품고 있는 주택의 모습HOUSE PLAN 대지위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대지면적: 480㎡(145.2평) 건물규모: 지상 2층 건축면적: 63.86㎡(19.32평) 연면적: 109.15㎡(33.02평), 면적 제외 부분 - 2층 테라스 14.52㎡(4.4평) + 다락 16.38㎡(5평) 건폐율: 13.3% 용적률: 22.74% 주차대수: 2대 최고높이: 8.7m 공법: 기초 - 철근콘크리트조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경량목구조 지붕재: 리얼징크 단열재: T140 그라스울 + T85 압출법보온판 외벽마감재: 스터코 외단열 마감, 적삼목 창호재: T22 로이복층유리 / PVC 시스템창호 설계: ㈜리슈건축사사무소 02-790-6404 www.richue.com 시공: ㈜위빌 031-919-5689 www.webuildcity.com 총 공사비: 1억7천5백만원 ▲ 다락방이 보이는 2층은 천장이 높아 더 넓어보인다. ▲ 드레스룸이 숨어 있는 1층 안방 INTERIOR SOURCES내벽 마감: 고급벽지바닥재: 강화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자기질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대림요업계단재: 자작나무합판방문: 자작나무합판 제작붙박이장: 현장맞춤제작데크재: 방부목◀ 리드미컬한 선의 교차가 돋보이는 난간 ▶ 1층 주방은 마당 데크와 연결된다.◀ 그린 컬러의 산뜻한 1층 방 ▶ 노란색 타일이 상큼한 2층 욕실 용인 네모정자집은 작은 주택이지만 공용공간인 식당(응접실)과 거실(가족실)을 층을 나누어 구분했다. 이를 통해 외부 손님이 왔을 때에도 개인생활의 영역을 명확하게 분리하여 프라이버시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게 했다. 1층의 식당 겸 응접실은 밖으로 연장된 데크를 통해 마당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 덕분에, 날씨가 좋은 날에는 마치 야외 식당에 나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2층 거실과 테라스 정자는 이 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공간으로, 전통 정자(亭子)에서 착안했다. 이로써 대지에 주어진 특별한 풍경은 주택에 사는 거주자의 삶 속에 일상이 되어 들어온다. 이 밖에도 세모 모양의 천창을 통해 하늘을 바라보는 다락방, 책이 가득한 복도, 다락이 보이는 거실 등 다양한 일상을 담아낼 네모정자집이 주변 풍경과 어울려, 거주자뿐 아니라 이웃들에게도 일상 속 기분 좋은 풍경으로 기억될 수 있기를 바란다. <글 _ 홍만식> 건축가 홍만식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원도시건축, 구간건축, 에이텍건축에서 실무를 쌓았다. 2006년 개발기획 파트너를 만나 개발PM 서비스 ‘리슈건축’을 설립했다.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겸임교수를 역임 중이며, 2013년 대한민국 신인건축사 대상 최우수상(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주요작품 _ 망원동 모퉁이집(상가주택), 가평 아침고요마을(전원주택단지), 가평 골프동호인주택, 청라커낼큐브(근린생활시설), 순천제일대학교 기숙사 외 다수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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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2
풍경으로서의 일상, 목인헌(木仁軒)
집으로 숲을 이룬 마을 중턱, 목멱산과 인왕산이 바라다보여 이름 지어진 목인헌이 있다. 과거와 현재가 소통하는 그곳에는, 오늘도 다양한 풍경이 일상이 되어 공존한다. 취재 김연정 사진 노경 ▲ 리노베이션 전 목인헌의 내·외부 모습목멱과 인왕이 보이는 내사산의 응봉자락, 마치 집으로 숲을 이루고 있는 것 같은 풍경의 중간허리쯤에 목인헌이 위치한다. 성곽 아래 동네에 숨은 듯, 목인헌은 그곳의 일상 그리고 풍경처럼 스며들어 있다. 이 높이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경관은 좌측 목멱의 길게 누운 듯한 모습과 우측의 인왕의 당당한 기세를 길게 펼쳐볼 수 있는, 매우 드문 체험을 제공한다. 비슷한 규모의 집들이 불법으로 증축한 혹들을 달고 층층이 겹치고 쌓이면서 시간과 함께 만들어 낸 마을의 모습은 이제 서울에서도 보기 드문 풍경이다. ▲ 꽃 그림 계단 골목과 새 옷을 입은 목인헌이 조화를 이룬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시 종로구 이화동 지역지구 : 2종 일반주거지역, 정비(재개발)구역, 문화재(서울 성곽)보존영향검토구역 대지면적 : 151.8㎡(45.91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51.3㎡(15.51평) 연면적 : 75.6㎡(22.86평) 건폐율 : 33.8% 용적률 : 49.8% 구조재 : 조적조, 목조 외부마감 : 드라이비트 외단열, 아스팔트싱글 지붕 시공 : 이안건축 설계 : 이충기 02-3461-3841 cklee@uos.ac.kr 총 공사비 : 6,000만원 ▲ 경사지의 다양한 레벨과 시간, 사람들이 만들어낸 일상적 풍경 1958년, 일제강점에서 해방된 후 낙산 성곽과 이화장 사이의 서쪽 사면에 수십 채의 현대식 타운하우스가 들어섰다. 지역의 역사를 일상으로 담고 있는 서울 성곽 아랫동네는 뜨거운 서향 햇빛이 수평으로 그림자를 드리우는 고도에 30~45도의 경사지. 사람이 살기조차 어려워 보였으나, 주택영단(주택공사의 전신)의 주도하에 우리 기술로 지은 신식 2층 집이 새로운 역사와 일상을 시작했다. 작은 집들은 가파른 산지에 높은 축대와 골목을 형성하면서 층층으로 풍경을 만들며 배치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낙산 성곽아래 이화동 마을은 수도와 연탄 보급이 어려운 산동네의 특성을 보이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모이는 동네로 바뀌어 갔다. 면적과 높이를 임의로 확장하고 증축하면서 독특한 형태의 마을로 진화하였다. 법과 제도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던 당시, 필요에 의해 너도나도 처마 밑을 확장하고 2층 외부를 방으로 만들면서 골목을 제외하고는 빈 땅이 없을 정도로 거의 모든 집들이 확장되고 팽창되었던 것이다. 지금의 이화동은 벽화마을로 더 많이 알려진 동네다. 이곳의 시공간은 지금도 1960년 정도쯤에 멈추어 있다. 2006년, 낙후된 마을 분위기를 바꾸려 시작한 공공디자인사업으로 낡고 퇴색한 마을의 골목과 담에 진한 화장이 입혀졌다. 예쁘라고 그린 형형색색의 그림들로 무엇을 감출 수 있을까? 이곳에는 그림으로 덮을 수 없는 사람들의 일상이 있었고, 산동네가 만든 독특한 풍경이 있었다. 골목과 사람, 마을이 원래 가지고 있었던 생명력, 그것이 마을을 유지하는 힘이었다. 그로부터 수년이 지나 시간의 마술이 다시 한 번 작동하면서 골목과 벽화도 어느덧 일상처럼 마을의 한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요즈음은 이곳에 외국관광객까지 줄을 서서 사진을 찍으며 그들의 추억을 남긴다). 뉴타운의 광풍이 불어 재개발 조합까지 결성된 이 마을에, 2012년부터 뜻있는 사람들이 마을가꾸기에 나섰다. 주민과 함께 천천히 발전되어가는 마을, 필요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는 마을, 현재의 골목 일상과 마을풍경이 유지되는 마을을 꿈꾸는 일이 시작되었다. ▲ 60여 년간 견뎌온 어진 나무의 흔적. 그리고 철거 전 나온 철재 못과 애자. ▲ 1층 출입구 홀 전경. 지붕과 콘크리트 벽체 부분은 기존 재료를 노출했다. ▲ 2층에 위치한 방 ▲ 창을 통해 바라본 인왕산의 경치 ◀ 2층으로 오르는 단정한 계단실 ▶ 곳곳에서 옛것과 새것의 조화가 엿보인다. ▲ 발코니에서 바라본 난간 너머 도시의 파노라마 건축가의 디자인이 매순간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것으로 결정되는 것이라면, 목인헌의 리노베이션은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설계의 비중이 크고, 기존 공간을 들어내고 덧붙이는 선택과 결정이 많이 필요했던 과정이었다. 먼저 60여 년 동안 임의로 진행된 증축공간을 들어내고 1958년에 지었던 원형을 확인하고자 했다. 새것과 옛것의 표현, 즉 시간 표현을 위한 마감 재료와 색, 새로운 기능의 추가, 도시를 바라보는 경관, 마을을 구성하는 풍경인자로서의 자세와 대응에 대해 고민해야 했다. 그것은 일상으로서의 풍경과 물리적 실체로서의 건축에 대한 표현을 어느 수준으로 할 것이며, 건축가로서 어느 정도의 깊이로 개입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였다. 마을의 다른 집과 마찬가지로 마당이나 외부공간을 모두 증축하여 방으로 사용하고 있었던 집 목인헌은 1층 30㎡, 2층 15㎡의 2층 구조에 단열 없이 6인치 블록 한 장으로 벽을 쌓고 ‘⊥’자형 지붕틀에 박공지붕이 올려져 있었다. 이화동 마을의 집들은 증축으로 외형이 바뀌는 과정에서도 이 집은 초기에 지은 2층 주택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목인헌 내부는 1958년의 목재가 60여 년 인고의 시간 동안 나무 본연의 생물적 힘을 이기지 못하여 뒤틀리고 틈이 생기는 과정을 거치며 온순하고 어질게 되고, 이제는 얌전하게 제자리를 잡고 있는 상태다. 내부에 사용된 1950년대 생산되었던 시멘트블록의 벽체와 목재를 껍질도 벗기지 않은 채 사용했던 목조지붕틀은 이 집이 가지고 있는 시간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서구식 건축기술을 습득한 목수나 조적공의 기술은 단순하고 투박했으나, 천장 안의 지붕 목구조는 시간이라는 마술사 덕에 오히려 훌륭하고 멋진 모습으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이곳에서는 좌측으로 목멱산(남산의 옛 이름)과 우측으로 인왕산, 그 사이의 도시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목멱과 인왕이 보이는 집, ‘목인헌’이라 이름을 지었다. 아울러 이 집에는 젊음을 누르지 못했던 나무들이 뒤틀리고 갈라진 흔적으로 드러난다. 60여 년 전 껍질도 못 벗은 채 이곳에 와서, 콘크리트와 못에 강제되고 추위와 더위에 노출되어 온몸을 뒤틀며 힘으로 저항했던 나무. 그들이 60년의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이제는 어질대로 어질어져 있었다. 나무가 어질어진 집, 어진 나무의 집, 그래서 다시 한 번 ‘목인헌(木仁軒)’이라 불러본다. <글_ 이충기> 건축가 이충기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베니스비엔날레(2010)를 비롯해 블라디보스톡비엔날레(2008), 베를린DAZ초청전(2008), 프랑크푸르트DAM초청전(2007), 홍콩센젠비엔날레(2007) 등에 참여해왔다. 최근 건축설계 외에 마을가꾸기, 공공디자인 등의 사회활동과 도시, 건축의 재생 및 재활용 분야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작품 서울시립대학교 선벽원, 제주전문건설회관, 진광교회, 옥계휴게소, 인삼랜드휴게소, 가나안교회 외 다수※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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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8
빛나는 중정을 품은 보석집(Casa de La Jolla)
평범한 대지 위에 놓여있지만, 집은 멀리서도 빛이 난다. 부족함 없이 채워 넣은 보석함처럼, 가족에게 너무도 소중한 ‘보석집’이다.취재 김연정 사진 박영채 ▲ 하얀 외벽 틈으로 보이는 중정과 새어 나오는 불빛이 집을 더욱 빛나게 한다.▲ 대지 모서리에 면한 주택의 외관.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주변 건물과는 닫힌 형태를 취했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대지면적 : 238㎡(71.99평)건물규모 : 지상 2층 | 건축면적 : 119㎡(35.99평)연면적 : 209㎡(63.22평) | 건폐율 : 49.9%용적률 : 87.9% | 주차대수 : 2대최고높이 : 6.6m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 / 지상 - 철근콘크리트 / 다락·지붕 – 경량목구조구조재 : 벽 – 철근콘크리트 | 지붕마감재 : 노출우레탄방수단열재 : 압출법보호판1호-가등급 85㎜ | 외벽마감재 : 모노쿠쉬창호재 : 이건창호 알루미늄 창호, PVC 창호 설계담당 : 이문휘설계 : 정재헌미국 샌디에이고(San Diego) 근처, 라 호야(La Joya)에 있는 루이스 칸 연구소를 답사하고 온 후, 젊은 부부는 어린 딸과 장차 태어날 아이를 위해 주택 설계를 의뢰했다. 70평 규모의 집터는 거대 인프라와 만나는 도시의 끝 부분에 있다. 그래서 집터에서 바라다보이는 풍경은 주변과 사뭇 대조적이다. 작은 집들이 모인 남서쪽은 친근한 근경을 만들고, 시야가 열린 남동쪽은 도시를 가로지르는 경부고속도로와 집 높이의 방음벽, 그 너머로 높게 솟은 열병합발전소가 있다. 그 사이로 먼 산의 풍경이 들어와 원경이 드넓게 펼쳐진다. 도시 인프라가 만든 거대 풍경과 속도를 만나는 집이라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받는 내밀하고 내향적인 중정형 집이 유효하리라 생각했다. 따라서 집은 대지의 경계선을 따라 만들어진 이형의 볼륨으로 7×7m 크기의 정사각형 마당을 품고 있다. 이는 땅을 효율적으로 쓰고 집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다. 마당은 단순히 매스에 대한 빈 공간이나 채우고 남는 여백이 아니라 그 반대이다. 우선, 마당이 자리 잡고 남겨진 부분에 채나 볼륨을 놓는다. 집은 가로나 옆집으로 닫히고 마당으로 열려 있다. 모든 움직임과 동선은 마당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실내공간과 외부 마당은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어 더 다양하고 넓게 인식된다. ▲ 중정에서 바라본 내부. 큰 창을 통해 넓은 주방의 모습이 한눈에 바라보인다.SECTIONPLAN – SITE▲ 내부와 외부가 하나가 된 듯, 집의 모든 움직임과 동선은 건물 가운데 위치한 마당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PLAN - 1FPLAN - 2F▲ 외벽과 어우러지도록 동일한 빛깔로 마감한 내부 공간▲ 밖을 향해 열려 있어 집 안은 언제나 시원한 개방감이 느껴진다.▲ 미닫이문으로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채로 둘러쳐진 내향적인 마당에 풍부한 빛을 들이고, 외부와의 소통과 근·원경이 교차하는 풍경을 만들어 갑갑함이 느껴지지 않도록 동쪽과 남쪽을 열었다. 이렇게 낮추어지고 열린 곳은 안방 앞의 2층 테라스이고 외부 창고가 되었다. 집이 완성되고, 가족이 보석처럼 아름답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그 이름을 ‘보석집(Casa de La Jolla)’이라 붙였다. 결국 집은 아름다운 삶을 담는 보석함이다. 글·정재헌정재헌 건축가성균관대학교와 파리 벨빌국립건축대학을 졸업했다. 1998년 이엔건축을 개소했고, 현재 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이다. 2005년 서울시건축상(제로원디자인센터), 2006년 건축가협회상(우리노인병원 및 우리너싱홈), 2009년 경기도건축상(동백집), 2011년 부산다운건축상(오륙도가원), 2012년 건축가협회상(판교요철동)을 수상했으며, 2015년 도천라일락집으로 서울시건축상 대상을 수상했다.02-576-2753, www.jeongjaeheon.com※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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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6
직영공사 건축주 리얼인터뷰 02 / 경기도 성남시 흰벽돌집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자리 잡은 흰벽돌집, 지나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시키면서 동네의 랜드마크로 자리했다. 그만큼 집을 짓는 과정에 건축주 부부의 땀과 노력이 배어 있을 것 같은데, 그들은 정작 밥 짓듯이 집을 편안하게 지었다고 한다. 밥이 잘 될 때도 있고, 못될 때도 있다는 마음으로...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 ▲ 도로에서 바라 본 주택, 호주산 벽돌 입면에 패턴을 주었다. ▲ 마당을 감싸 안은주택과 벽돌로쌓은 벽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입주를 하신 후에 ‘오픈하우스’ 행사도 하셨죠? 아내 / 네. 집 지으면서 만난 다양한 분들과 이웃들을 한자리에 초대하는 오픈하우스를 열었어요. 정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와주셨는데, 다들 덕담도 나누고 집에 대한 정보도 공유하는 좋은 시간이었어요. 판교 지역은 고급 단지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 교류들이 별로 없을 것 같은데요. 남편 / 그런 면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온라인을 통한 커뮤니티도 활성화되어 있고 막상 들어와 살다보면 다 친하게들 지내요. 단독주택에 산다는 공통분모가 있잖아요. 저희는 폐쇄된 집보다는 따뜻하고 편한 집을 먼저 생각했어요. 그런데다 직접 몸으로 겪으며 건축을 끝내니 소회가 남달랐죠. 원래 주택살이 경험이 있었나요? 아내 / 저는 평생 아파트에서만 살았어요. 늘 답답하다, 떠나고 싶다, 한번은 남편한테 베란다창을 통째로 뜯어내고 싶다고도 했어요. 아이들도 어릴 때나 마당에서 놀지, 중고등학생 되면 방 안으로 다시 틀어 박힌다구요. 남편 / 사업장이 근처라 판교는 택지지구가 조성될 때부터 자주 들렀어요. 그런데 2, 3년 전까지만 해도 분양가에 프리미엄도 많이 붙어, 저흰 거의 포기 상태였어요. 그러다 요즘은 어떨까 하며 우연히 부동산에 들렀는데, 오히려 가격이 조금 안정화되고 있더군요. 그동안 아파트 대출금도 거의 갚았을 시기고 해서 가족들과 ‘한번 해보자! ’ 마음먹었죠. 매물로 나온 다양한 필지 중에, 어떤 기준으로 고르셨나요? 남편 / 처음에는 산으로 둘러싸인 운중동 쪽이 좋아보였어요. 그런데 막상 가보니 위쪽에 외곽순환고속도로가 있어 소음과 진동이 좀 느껴졌어요. 차라리 조금 조용한 데가 낫겠다 싶어, 상가와 좀 떨어져 있으면서 마을 같이 생긴 곳으로 택했죠. 아내 / 운이 좋았는지, 땅도 분양가에 조금 더한 정도로 구입할 수 있었어요. 몇 번 가계약까지 가는 시행착오를 거치긴 했는데, 오히려 더 좋은 땅을 만나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아파트에서 주택으로 이사오면서, 공백은 없었나요? 남편 / 아파트 매매가 줄어드는 시기라, 생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내놨어요. 그런데, 한달만에 산다는 사람이 나타난 거에요. 우리는 주택 설계를 막 시작한 때였지만, 임자 있을 때 팔아야 한다는 부동산 말에 당장 매매했어요. 그리고 달랑 짐 싸들고 12평짜리 오피스텔로 이사했지요. 가족 모두에게 색다른 경험이었겠네요. 아내 / 애초 다섯 달만 참으면 된다 했는데, 공사가 미뤄져 총 열 개월을 있었어요. 처음에는 소꿉놀이하듯 재밌었죠. 그런데 두세 달 지나니 서로 잔소리가 많아지고 스트레스가 쌓이고. 그 좁은 오피스텔에서 네 식구 빨래를 넌다고 생각해봐요. 아휴. 공사가 길어진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아내 / 계약한 시공사가 골조와 외부 마감까지 하고 다음 공사 진행을 안했어요. 현장에 나와 봐도 아무도 없고 연락하면 핑계만 대고. 몇 개월을 지지부진한 통에 결국 손을 놓고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지요. 남편 / 어떤 시공사를 택할까 고민하던 차에, 아내가 저보고 해 보라는 거에요. 처음엔 이 사람이 날 말려죽일 셈인가, 그랬어요(허허). 공사 중단된 현장을 맡으려는 시공사는 거의 없는 편이죠. 아내 / 맞아요. 한번 트러블이 생기고 나니 믿을만한 시공사 찾기가 더 힘들어요. 제 딴에는 골조와 외장재가 끝났으니, 할만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우리가 쓰고 싶은 자재로 우리 마음대로 지을 수 있잖아요. 공사 중에 시공사가 가져온 자재 카다로그를 보면 도통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어요. 단지, 예산 때문에 이 안에서 택해야 하나, 제대로 말도 못하고, 그런 회의가 들었거든요. 이 창호도 저희가 새로 교체한 거에요. 새 것을 전부 뜯어내고요? 아내 / 단열이 안 되는 80년대 하이샤시 같은 제품을 끼워놓은 거죠. 이쪽 동네에서는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는 저급 창호였어요. 시공사에서 그런 창호를 설치해 뒀길래, 눈물을 머금고 바꿨죠. 되팔 수도 없다고 해서, 철거비 대신 고철 가격으로 받고 뜯어갔어요. 설계 수정은 없었어요? 도면도 바뀌면 일이 많아지잖아요. 남편 / 다행히 설계를 완벽하게 끝내고 공사에 들어가서 수정은 없었어요. 우린 설계를 오래 하진 않았지만, 확실한 컨셉을 갖고 마음에 쏙 들게 했어요. 건축사사무소 공감의 이현수 소장님께 맡겼는데, 젊고 살짝 과감한 부분이 우리와 맞았어요. 아내 / 남편이 독특한 주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소장님이 잘 받아주었죠. 우리가 치장 벽돌이 좋다고 제안하면 소장님은 창문 앞에 벽돌을 두는 사진을 보여주며 더 새로운 제안을 해주는 식이죠. 2층에 거실과 주방이 있어서 놀랐어요. 남편 / 판교에 지어진 대부분 집들이 1층에 거실과 마당을 멋지게 만들고 모두 블라인드를 내려놓고 살아요. 행인들 눈높이와 같은 위치에서 지내니 실내 생활이 모두 노출되잖아요. 저흰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기로 하고, 2층에 거실과 주방을 만들었어요. 대신 제가 열심히 마당쇠로 살겠다고 주저하는 아내를 설득했죠(하하). 아내 / 그 말에 큰 고민 없이 승낙했는데, 막상 살아보니 장단점은 분명히 있어요. 거실과 주방을 자유롭게 다니며 창에 커튼도 안 치고 지내죠. 그런데 사실 무릎은 좀 아파요. 짐 옮기는 도르레나 미니 엘리베이터라도 만들어 달라고 조르고 있어요. (남편을 향해) 만들어 줄 꺼지? 그런데 사실 판교 집들을 다녀보면 빨래 너는 공간도 마땅치 않은 데가 많아요. 아내 / 맞아요. 저희는 주방 바로 옆으로 테라스가 있잖아요. 이곳도 간격을 두고 벽돌을 쌓아 벽을 만들었어요. 빨래도 널고, 바비큐도 해 먹고, 김장도 담그는 다용도 공간이 되지요. ▲ 현관을 통해서 바로 2층으로 이어진 계단 ▲ 주방에서 이어진 테라스는 가족만의 독립공간이다. 건축 당시로 돌아가 볼까요, 남편분이 직접 집짓기에 나선 그 때요. 남편 / 추운 겨울, 컨테이너 하나 갖다 놓고 그 안에 앉아 있는데 막막하더군요. 제가 아는 게 뭐가 있겠어요. 달달 떨면서 시간만 보내다 주변 구경이나 하며 어슬렁거렸죠. 남들은 어떻게 일을 하나, 공정은 어떻게 되나, 저런 자재도 있구나 하면서 한달을 또 보냈어요. 현장 위에 잡동사니와 쓰레기들을 직접 치우면서 시공사 때문에 상했던 마음도 점점 풀어졌어요. 파트 별 일하는 작업자는 어떻게 구했어요? 남편 / 이곳이야 늘 공사가 많으니, 마음에 드는 현장이 있으면 작업자를 수소문했죠. 막상 힘든 것은 공정 관리였어요. 나름대로 작업 순서를 정해 월, 수, 금 약속을 잡아도 막상 이들이 수요일 같이 들어와요. 다른 공사 등 스케줄이 있는 건 이해하겠는데, 우리 현장은 뒤죽박죽되잖아요. 이런 스케줄을 잘 조절해야죠. 나중엔 재밌게 했어요. 그걸 재미로 생각하시다니 대단한데요? 남편 / 정말 재밌는 분이 있었어요. 제가 돌사장님이라 부르는데, 석재 관련해 제품을 취급하고 시공도 직접 하시죠. 그 분은 ‘언제 와서 어떤 일을 해주세요’라고 말하지 않아도, 딱 필요한 시점에 샘플을 들고 와서 늘어놓고 가세요. 몇 개 골라두고 딴 일에 정신 팔려 있으면 또 사라졌다가, 시공해야 되는 날짜를 감쪽같이 알고 오시는 거에요. 그런 감을 보고 ‘대단하구나’ 했었죠. 재밌잖아요. 사람들이 현장소장으로 오해하지 않았어요? 남편 / 많은 분들이 별 질문 없이 그냥 ‘소장님’이라 부르더군요. 컨테이너 안에서 나날이 초췌해지고 수염도 못 자르고 하다 보니, 영락없는 현장 사람 같았죠. 아내 / 제가 음료수라도 사가지고 현장에 방문하면, 다 아는 분들이‘바깥 양반은 어디서 뭐 하길래, 아내한테만 일을 시키나’고 우스갯소리를 하곤 했죠. 모르는 분들은 정말 무심한 남편이구나 속으로 생각했겠죠(호호). ◀ 창문 바깥쪽으로 한 번 더 벽돌을 쌓아 차폐 효과를 노렸다. 언젠가는 바로 옆 필지에도 집이 들어설 것이다. ■ 아내는 마당 가꾸기를 좋아해 물확을 두고 여러 정원수들을 심었다. ▶걸어가긴 애매한 장보기를 위해 새로 마련한 오토바이. 곁에는 남편이 직접 제작한 우편함이 놓여있다. ◀ 전용 서재에서 독서삼매경에 빠진 자매 ▶ 안방에 딸린 욕실은 히노끼로 짠 벤치가 있다. 나중에 알게 되서 서운해 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남편 / 작업자 입장에서는 현장에 건축주가 매일 상주해 지적하는 걸 더 불편하게 생각하죠. 저는 그냥 어슬렁거리며 최대한 말을 아끼는 편이었어요. 그래도 공사가 마무리될 쯤, 작업자 분들을 일일이 만나 식사를 대접하고 사실을 이야기했죠. 결과는 좋았어요.그런데 이 바닥에서만 쓰는 용어들이 있잖아요. 알아듣기 힘드셨을 텐데. 남편 / 처음엔 무조건 ‘네’라고 답하거나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죠. 주변 현장들을 돌며 모르는 용어들을 듣고, 뜻도 모르면서 우리 현장에 와서 그냥 써보기도 했어요. 저는 구체적으로 작업 지시를 내리지는 못하죠. 그들이 저보다 전문가니까요. 그냥 느낌과 분위기만 말하고, 각이나 규격 등 세부 사항 등은 말하지 않았어요. 그럼 작업자가 저에게 되물어요. ‘이 정도면 될까요? ’ 그럼 전 또 되물어요. ‘물은 잘 빠지겠죠? ’ 그럼 대화는 끝나고 제대로 공사가 이루어져 있어요. ◀ 판교집들에서 찾아보기 힘든 새집. 역시 남편이 직접 제작했다. ▶ 마루 끝에 만들어 세운 작업대 모습▲ 30㎝ 정도 바닥을 높인 주방은 바로 옆 외부테라스와 연계된다. ◀ 2층 욕실은 한옥의 느낌이 나도록 연출했다. ▶ 개방감 있는 전면창으로 시야가 좋은 거실 제일 어려운 것이 감리잖아요. 제대로 시공되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어요? 남편 / 대부분의 시공자들이 성심성의껏 공사해 주셨어요. 몸이 힘든 일을 해서 그런가, 마음은 선한 분들이었어요. 제가 인복이 있기도 했지만요. 아내 / 현장 작업자들 말로는 대부분 하자가 나는 현장은 현장 소장이 닦달해서 그런 거라고. 날짜에 쫓기고, 이것저것 생략하라는 지시들이 있으니 정석대로 시공할 수 없다고 하소연하더라구요. 직접 공사를 맡으면 예상했던 기간에 완료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남편 / 아니에요. 저는 계획했던 일정에서 딱 일주일 오버했어요. 현장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참 즐거웠어요. 마지막 컨테이너가 빠져나가는 날, 울컥해 눈물까지 날 뻔했어요. 대신 지금은 컨테이너 판 돈으로 장비 몇 개 사서 혼자 DIY하고 있어요. 지금 이 테이블도 제가 직접 만든 거에요(으흠). 주택 생활을 하며 뚜렷한 가족의 변화가 있나요? 아내 / 아파트에서는 서로 맨날 쳐다보며 잔소리하잖아요. 여긴 어디에 숨어있는지 알 길이 없어 싸우지도 못해요(호호). 심심해서 서로 어디에 있나 찾아보고 같이 놀아달라고 떼쓰고 그래요. 참, 그리고 아파트 살 때는 주말마다 여행 다녔는데, 그러고 보니 이곳으로 이사 와서는 한번도 교외로 안 나갔어요. 남편 / 아내가 준공 떨어지고 입주하기도 전에, 텃밭부터 시작한 사람이에요. 워낙 부지런해서 딱 주택 체질이에요. 아이들은 잘 적응하는 것 같아요? 남편 / 아이들에게 계단이 있는 집이 특별한 것 같아요. 아파트의 2차원적인 평면에서 지금은 3차원적인 공간감을 갖게 되고, 생각도 그렇게 변해가는 것 같아요. 공간 인지력이 달라져서 정서에 너무 좋을 거에요. 직접 짓고 살아보니,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남편 / 집은 완벽하게 만들어야 할 전자 제품이 아니잖아요. 언젠가 근처에서 만난 한 시공자가 ‘집은 밥처럼 짓는 것이지,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했어요. 처음부터 완벽하면, 지어진 아파트에 입주하는 것과 뭐가 다르겠어요. 저는 만족하고 살아요. 아내 / 저는 다 좋은데, 만일 기회가 생기면 한 층에 거실, 주방, 침실을 다 넣어서 지을래요(하하). 선배로써 예비 건축주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남편 / 집은 가족의 흔적이라잖아요. 아이들 자라는 키도 금으로 그어 놓고, 문지방이 닳아지고 하며 그렇게 삶의 흔적을 남기는 곳이라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아내 / 저희는 설계도 일사천리로 이루어지고, 수정도 거의 없이 집을 지었어요. 그런데 내장재에 대해서는 전혀 결정을 안 하고 공사가 시작되었죠. 건축가들은 인테리어 분야에 깊이 관여하지 않는 것 같아요. 인테리어 전문가에게 설계비를 제대로 내고 하면야 좋겠지만, 비용이 문제잖아요. 건축주가 내장재를 제각각 골라서 조화시키는 일이 정말 어려워요. 또 온라인에 자료가 아무리 많아도 우리가 찾을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더라구요. 처음 설계 단계에서부터 어느 정도 내장재 컨셉까지 함께 잡아보라고 귀띔하고 싶어요.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대지면적 : 230.90㎡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면적 : 115.14㎡ 연면적 : 198.78㎡ 건폐율 : 49.87% 용적률 : 72.75%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7.4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지상 - 철근콘크리트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압출법 발포 폴리스티렌 보온재(가등급) 외벽마감재 : 백색벽돌 치장쌓기, 백색벽돌 패턴쌓기, 적삼목, 모노쿠쉬 창호재 : LG하우시스 PVC 복층유리24 설계 : 건축사사무소 공감 이현수 소장 02-334-3990 www.spacelap.co.kr※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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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0
풍경 속에 오롯이 사색하는 집, aA Gallery House
자연과 어우러진 수묵화처럼 보고 있으면 가만히 마음이 정화되는 집. 흰 바탕에 검은 선, 수풀을 여백 삼아 지어진 집은 제주 유수암의 경치와 어울려 짙은 감동을 준다. 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 ▲ 주택의 우측면에서 바라 본 외관 ▲높은 하얀색 담 안으로 들어서면 크지 않은 마당과 낮은 데크를 가진 단순한 집을 만난다. 한라산 능선에 위치한 유수암은 제주에서도 시골로 치는 인적 드문 곳이다. 해발이 높고 주변은 온통 풀숲 천지였던 이곳에, 최근 한두 채씩 집들이 지어지며 마을이 형성되고 있다. 간간히 들리는 망치 소리에 사람들의 목소리가 섞이면서, 초록의 생기도 더욱 짙어져 간다. 온통 자연뿐이던 이곳이 마을로 바뀐 건 새하얀 집이 들어서고부터다. 삼면이 하얀 벽으로 둘러싸여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집은 디자인 잇츠의 김동표, 유경미 부부 디자이너의 첫 제주 작업물이다. 신라호텔, 하얏트호텔 등 최고급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아 온 이들은 지난해 서울을 등지고 고향 제주로 내려 왔다. 그리고 유수암에서 집을 지으며 이제 막, 두번째 여름을 기다린다. “마을 전체가 숲과 억새에 둘러싸여, 여기 있으면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아요. 최대한 자연에 방해되지 않는 집을 짓고자 했고, 창과 흰 벽만을 이용해 주변 풍광 속에 건축이 스며드는 디자인을 구상했지요.” 집을 에워싼 흰 벽에는 시간과 날씨, 계절에 따라 매일 다른 그림자가 새겨진다. 고정되지 않은 이미지는 어쩌면 정처 없기도 하지만, 자연이 그리는 수묵화처럼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단단한 벽은 제주의 유별난 바람으로부터 집을 보호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예부터 제주에는 초가지붕 위에 짚으로 띠를 만들어 동여 맬 만큼 바람과 비에 관한 채비가 엄격했다. 벽을 세워 거센 비바람을 막고 프라이버시까지 보호해, 마당을 한결 호젓하게 누릴 수 있다. HOUSE PLAN대지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대지면적 495㎡(149.74평) 건물규모 1층 - 97.39㎡(29.46평),2층 - 60.75㎡(18.37평) 건축면적 97.50㎡(29.49평) 연면적 158.14㎡(47.83평) 건폐율 19.70% 용적률 31.95% 주차대수 1대 최고높이 6.7m 공법 기초 - 줄기초 위 매트기초,지상 - 철근콘크리트조 구조재 벽 - 철근콘크리트조,지붕 - 철근콘크리트조, 평슬라브 지붕재 징크, 시멘트몰탈 단열재 120㎜ 비드법단열재 외벽마감재 슈퍼화인, 컬러강판 창호재 이건창호내벽마감재 벤자민 무어 친환경도장 바닥재 THK 15㎜ 원목마루 계획 및 실시설계 디자인 잇츠 유경미, 김동표 인허가 대행 건축사사무소 정우 시공 디자인 잇츠 070-4114-2152 http://blog.naver.com/design_its▲ 주택의 주출입구. 시간과 계절, 날씨에 따라 한 그루의 나무가 빚어내는 다양한 그림자들이 벽에 그려진다.▲제주는 암반이 많아 매트 기초를 주로 하지만, 이 집은 줄기초 위에 잡석을 다지고 추가 매트 기초를 하는 방식으로 토대를 잡았다. ▲ 광활한 구릉을 향해 열려 있는 거실창. 홍동희 작가의 조명 작품을 중심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룬 인테리어가 백미다. ▲ 욕실 앞쪽으로 나무를 심어 자연과 조우하는 시간을 누릴 수 있게 했다.◀ 수공간은 집의 진입부와 주방을 감싸 안는 멋진 배경이 되어 준다. / ▶ 널찍한 아일랜드 테이블이 있는 주방 앞으로 큰 창을 배치했다.마당은 처음부터 세컨하우스를 염두에 두고 기획했다. 관리가 어렵지 않게 잔디와 수목은 최소한으로 식재하고 나머지는 미니멀한 건물에 어울리는 판재와 낮은 목재 데크로 구성했다. 주방 앞쪽 마련한 수공간은 계절마다 그 쓰임이 다르다. 여름에는 아이들을 위한 수영장이 되고, 다른 계절은 물의 수위를 낮춰 수공간으로 활용한다. 유아풀을 위한 데크까지 따로 마련해 둔 세심함이 눈에 띈다. 내부 인테리어는 안과 밖이 하나되는 공간을 주 콘셉트로 잡았다. 창에 담기는 외부 풍경이 실내 연출의 한 축을 담당하도록 거실 한 면을 전면창으로 제작했다. 여기에 주방과 욕실, 메인 침실까지 넉넉한 창을 통해 내외부 경계가 허물어진다. 물론 이처럼 자유로운 디자인은 외부 담장으로 얻은 독립성 덕분이다. 1층은 거실과 주방의 열린 공간, 메인 침실과 욕실로 구성하고 2층은 침실과 욕실의 사적 공간으로 구분했다. 2층 복도 한 가운데 위치한 중정은 외기를 면하는 동시에 여러 각도에서 보이는 풍경을 다채롭게 만들고 있다. “자연에서 접하는 물, 바람, 공기, 나무, 돌을 가장 근접하게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집을 만들고자 했어요. 세련된 동선 속에서도 풋풋함이 묻어날 수 있는 형태들을 고려했습니다.” 부부가 밝힌 인테리어 철학은 자칫 스쳐 지날 수 있는 작은 요소들에서도 찾을 수 있다. 도어와 벽난로 등 무게 있는 제품부터 콘센트나 손잡이, 경첩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예민하게 작업했다. 대문은 외부에서 잠금 해제 후 도어 전체를 밀며 진입하고, 좌측의 고정 도어는 로비폰이나 우편함 역할을 하며 필요할 때는 전면 개방도 가능하다. 현관문 역시 일체의 군더더기 없이 원형 아이콘 하나로 개폐할 수 있어 사용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 욕실창 밖으로 보이는 흰 벽은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방패막이다.▶ 1층에 자리한 메인 침실의 전경. PLAN – 1F / PLAN – 2F◀2층으로 오르는 계단을 벽면 삼아 하부에 에탄올 벽난로를 두었다. ▶ 서재와 욕실 사이 중정이 있는 2층 INTERIOR SOURCES 페인트 벤자민무어 / KCC 숲으로 몰딩 AL 메지몰딩(천장·걸레받이 몰딩) 주방 벽면 마감재 윤현상재 THK 5㎜, 1200×600 자기질 타일 욕실 마감재 1층 - 천연대리석 / 도브화이트,2층 - 천연대리석 / 갈라라베이지, 윤현상재 자기질타일(이태리) 수전 등 욕실기기 아메리칸 스탠다드 조명 거실 메인 팬던트 - 홍동희 작가 작품 / 기타 - 대일조명, 공간조명 바닥재 거실·방 - 좋은집좋은나무 THK 15㎜ 원목마루, 화장실- 천연대리석 주방기기 불탑(두오모) 가전제품 냉장고·식기세척기·오븐·드롭탑 - GAGGENAU, 후드 - FALMEC 현관문 주문제작 방문 주문제작 벽난로 주문제작 가구 붙박이 가구(독일.이태리) - 주문제작(신명산업) 의자 - WELLS(웰즈), 테이블 - 주문 제작 패브릭 세덱 SEDEC(영국 디자인 길드) 데크재 좋은집좋은나무 까마, 제주석, 콩자갈 계단재 오크원목 집성재흔히 집을 짓다 보면 처음에 역량을 집중해, 최종 마감이나 조경에 와서 힘이 빠질 때가 많다. 게다가 육지와는 전혀 다른 건축 환경에서 부부만의 합심으로 이만큼의 완성도를 이룬 것이 실로 대단해 보인다. “도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낙천적인 작업자들 덕분에 가슴앓이도 많이 했어요(하하).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고, 결과물도 더 좋아졌지요. 바로 곁에 같은 연작으로 두 채의 집을 더 짓고 있어요. 그 집들이 완성될 때면 저희도 제주살이에 흠뻑 취할 것 같아요.” 유수암에 그리는 새로운 마을은, 이들 부부처럼 제주 땅에 새로운 색을 입히고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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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8
제주 돌집의 원형과 세월을 담아낸 렌탈하우스
제주 동북쪽, 바다와 돌담이 맞닿은 곳에 새까만 고래 등 지붕을 가진 돌집 두 채가 있다. 본연의 형태와 재료에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버무린 이 렌탈하우스는 제주의 정취를 은은하게 풍긴다.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 눈먼고래가 있는 조천리는 비교적 관광객이 많지 않은 조용한 동네다.오랜만에 찾은 제주의 풍경은 여전히 찾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공항에서 멀지 않은 거리인데도 아직 관광객의 발길이 뜸한 마을, 조천리와의 첫 대면도 그랬다. 돌담 너머 바다의 길이 하루 두 번 열리고 닫히는 곳. 골목을 따라 거닐다 보면 바다와 이어진 아담한 돌집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소박한 마을이다. 잔잔한 동네 정취에 긴장감으로 잔뜩 굳어 있던 이방인의 어깨가 한결 풀어진다.돌집을 리모델링한 렌탈하우스 ‘눈먼고래’는 이곳의 여느 집처럼 바다와 돌담을 끼고 있다. 저 멀리서 돌담 너머의 완만한 지붕을 보고 나면 누구라도 ‘고래’라는 집의 이름에 고개를 주억거릴 것이다. 앞에 붙은 ‘눈먼’이라는 수식어에는 눈이 먼 고래가 바다를 헤엄치다 길을 잘못 들어 그만 육지에 부딪히고 말았을 것이라던 설계자의 상상력이 담겨 있다. 검은색의 미끈한 고래 등을 떠올리게 하는 지붕은 새(억새)를 엮어 검은 그물을 씌워 얹었던 제주의 초가지붕을 쏙 빼닮았다. 돌담은 물론, 집의 돌벽, 창을 낸 자리, 두 건물 사이에 놓인 작은 마당까지 그대로 살려 변한 듯 변하지 않은 세월의 흔적이 또 다른 얼굴로 자리 잡았다.HOUSE PLAN 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조천7길 19-12대지면적 : 285㎡(약 86.21평)건물규모 : 100㎡(약 30.25평, 바다고래 약 17평, 숲고래 약 13평)건축면적 : 114.21㎡(34.55평)연면적 : 76.36㎡(23.09평)건폐율 : 23.1% 용적률 : 23.1%주차대수 : 1대최고높이 : 3.8m구조재 : 기존 돌집의 목구조 + 삼나무 보강지붕재 : 알루미늄 징크단열재 : 열반사단열재 40T외벽마감재 : 기존 돌집 현무암(석조)창호재 : 24T 로이복층유리, 알루미늄 시스템도어(폴딩테크, 필로브)설계 및 시공 : 지랩(Z_Lab) www.z-lab.co.kr▲ 내부는 벽을 터서 시원한 공간감을 확보했다. 노출된 서까래와 기둥, 안으로 들인 돌담에서 세월이 느껴진다.▲ 돌담 아래서 제주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야외욕조. 말랑말랑한 신소재로 만들어 안전하다.INTERIOR SOURCES내벽 마감 : 청고벽돌, 고재 목구조 및 현무암 노출바닥재 : 셀프레벨링, 에폭시 라이닝 수도 및 전기 : 아메리칸 스탠다드 욕조 : 화이트스파 소프트욕조가구 디자인 및 시공 : 매터앤매터(matter&matter) www.matterandmatter.com조명 : 라이마스(LED바 디밍 시스템, 사이공&헥사 등 오브제 조명) 데크재 : 방킬라이 위 오일스테인■ 지붕 골조 공사바다고래 _ 대문 앞 주차장에서 지붕 작업이 이루어졌다. / 숲고래 _ 새를 걷지 않고 지붕 위에 바로 골조 작업을 했다.비가 많고 바람이 센 제주의 기후는 집을 지을 때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비 온다’는 말을 제주 사투리로는 ‘우친다’고 하는데, 거센 바람에 비가 옆으로 몰아치는 데서 유래한 말이라고 하니 그 위력을 알 만하다. 돌과 돌 사이 틈새로 바람이 솔솔 통하게 쌓은 돌담, 지붕만 겨우 보일 듯한 담의 높이, 완만한 경사의 곡선을 그리는 지붕은 모두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삶의 지혜다. 이를 최대한 살려 가장 제주스러운 집을 만드는 것이 바로 눈먼고래의 지향점이었다.지붕 작업은 기존 형태를 지켜내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면, 빗물이 내부로 침투하지 않도록 방수능력이 뛰어나고 해수에 강한 소재로 기능성을 더하는 것이 다음 과제였다. 이는 알루미늄 징크를 평이음 시공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두 채의 돌집 중 바다에 접해있는 집인 ‘바다고래’는 3일에 걸쳐 손수 새를 내리고 열반사 단열재를 엮어 맸다. 지붕의 골조는 바로 옆 주차장에서 아연도 각관을 구부려 하나하나 용접하여 형태를 잡은 후,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얹었다. 또 다른 집 ‘숲고래’는 마을 주민의 불편을 염려해 새를 걷지 않고 그 위에서 바로 지붕 골조 공사를 진행했다. 용접하다가 불똥이 새에 튀면 불이 날 수 있어 석면포를 깔고 작업했는데, 바다고래보다 시간은 오히려 더 걸렸다.▲ 서까래 위 노출된 애자와 전선 ◀ 고재로 만든 식탁에 남아 있는 옛 대문의 흔적 ▶ 역시 옛 대문의 고재로 만든 욕실 문▲ 숲고래 라운지와 주방부. 바다고래와 사이에 마당을 두고 있다.◀ 나지막한 돌담을 쌓아 공간의 경계를 나눈 바다고래의 다이닝룸 ▶ 숲고래는 침대를 지나 욕실을 향하도록 되어 있다.각 건물의 내부는 모든 벽을 터 단 하나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방을 없앤 대신 각 공간의 경계에는 현무암을 낮게 쌓아 집 안에서도 제주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천장에 그대로 노출시킨 서까래는 마치 고래 뱃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인테리어는 현대적 감각을 버무려 세련되게 연출하되, 재료의 물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집이 머금고 있는 시간의 흔적을 충실히 드러내는 데 중점을 두었다. 세심하게 철거하여 보관해두었던 대문과 마룻바닥의 고목재는 식탁과 침대, 욕실 문으로 재탄생했다. 애자를 사용해 전선을 그대로 노출한 것도 집 안에서 또 하나의 오브제 역할을 한다. 옛것을 살려 재창조하는 일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일보다 훨씬 어렵다. 그럼에도 실험과 모험을 감행하는 이유는 지난 가치를 되살리고 그곳에 또 하나의 의미를 더하는 작업에서 느끼는 본질적 즐거움에 있을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공간이 조금은 불편할 수 있지만, 이곳을 찾은 여행객은 뻔한 일상과 낯선 일상의 간극에서 새로운 자극을 얻는다. 제주의 삶을 감각적으로 선사하는 특별한 하룻밤. 이것이 바로 눈먼고래가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눈먼고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조천7길 19-12 010-7136-5550 www.blindwhale.co.kr※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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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4
내가 작은 집에 사는 이유
한옥을 좋아하던 한 남자는 뜻하지 않은 기회에 자신의 집을 짓게 된다. 직접 제도판에 앉아 집을 그리기 시작했다. 방 하나를 분리해 별채로 짓고 채마다 마루를 두어 안과 밖의 경계를 지우니, 작지만 좁지 않은 집이 완성되었다. 일 때문에 잠시 집을 떠나 있는 그가 타국에서 전해 온 집짓기 소회를 담담하게 옮겨본다.구성 이세정 사진 변종석처음 집을 짓기로 했을 때, 내 머리는 차가웠다. 현실은 눈앞에 있었고, ‘집’이라는 꿈은 저 너머에 있었다. 차가운 머리가 두 가지를 결정했다. 가지고 있는 예산 안에서 경제적인 집을 지을 것과 단열이 좋아 관리비가 도시 아파트보다 적게 들어갈 것. 이것이 이 집의 목표였다.집 설계를 하자고 오랜만에 제도판에 앉은 것도 내가 설계를 잘한다는 착각에서 시작된 것이 결코 아니다. 예산을 아끼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그렇게 집을 그리면서 집 지을 터에 스무 번은 간 것 같다. 어느 날 낮에는 마당에서 고라니 발자국을 봤고, 다른 날 밤에는 하늘에 가득 찬 별무리를 보았다. 그러면서 가슴에 있는 낭만이 스멀스멀 커지기 시작했고, 머리의 차가움은 가슴의 낭만으로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왔다. 어떤 집을 짓고 싶은가라는 고민과 함께.가슴에 이어서 머리에도 낭만이 가득 차면서 첫 번째로 가진 기대는 ‘작은 집’이다. 꼭 작은 집이어야 한다. 그래야 고라니도 이 집을 만만하게 여기며 다시 뒷산에서 내려올 것 같았고, 하늘의 별빛도 작은 집 덕분에 생긴 여유 있는 마당에 넉넉하게 가득 찰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집은 꼭 필요한 공간만 두어 최소화했다. 가슴의 낭만이 지나치게 부풀어 있을 때는 주방과 거실 사이에 벽난로도 두고 방도 넉넉하게 3개쯤 생각했지만, 설계를 진행하면서 반드시 있어야 하는 공간만 두기로 했고 마지막에는 방 두 개에 거실 하나가 있는 집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거면 충분했다.작은 집은 좋지만 좁은 집은 싫었다. 소박한 집은 좋지만 답답한 집은 싫었다. 면적은 작지만 답답하지 않은 집을 짓고자 그 방법을 찾았다. 결론은 ‘열린 집’이었다. 그래서 집을 나누었다. 달랑 방 두 개에 거실 하나뿐인 집이건만, 방 하나를 떼어냈고 그 방을 별채라고 이름 지었다. 비록 강릉 선교장(船橋莊)의 화려함이나 안강 *독락당(獨樂堂) 계정(溪亭)의 고적한 맛은 없겠으나 별채가 생기니 우쭐해졌다. 마치 내가 조선시대의 선비라도 된 양.*독락장 계정 _ 경상북도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에 있는 조선 중기의 정자로 조선 중종 때의 문신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이 말년을 보낸 곳이다. 계곡 위 암반 위에 자리하여 주변 경관이 빼어나다.▲ 별채는 산이 펼쳐진 전경을 향하고 본채는 고즈넉한 마당을 바라보고 있다.▲ 돌출된 현관 부위는 심플한 주택 선에 모던함을 더한다. 입구 측면에 세로로 긴 개구부를 내어 현관문을 열었을 때 개방감이 크다.▲ 안주인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인 본채 마루. 언제나 그늘이 지는 의자가 있다.▲ 본채 뒤편으로 아담하게 자리한 텃밭작은 집이 넉넉하게 되자면 마당을 좀 더 적극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마당이 집과는 분리된 외부 공간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집 안으로 끌어들이고 싶었다. 향이 좋은 쪽의 창을 크게 내면 두 눈 가득 마당을 품을 수 있겠지만, 창문을 크게 낸다는 건 곧 집의 단열을 포기하는 것과 같았다. 눈이 호강하자고 겨울철 내내 난방비를 펑펑 쓰는 집을 지을 수는 없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답은 마루에 있었다. 그러나 감성적인 이유만으로 돈을 들여 마루를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고 실질적으로도 마루가 필요하다는 핑계가 필요했다. 거실 공간을 확장한다는 의미로 마루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거실에서 마루, 다시 마루에서 마당으로 연결되는 공간은 내외부를 친밀하게 이어줄 뿐 아니라, 시각적 확장의 효과도 충분했다. 마루라는 이름 자체로 수많은 쓰임새가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마침 외적으로 핑계 삼을 조건도 들어맞았다. 건축법상 임야를 대지로 형질 변경해야 했기에 집은 30평을 초과하는 면적으로 지어야 했다. 마루는 내부 공간은 아니지만, 건축법상 면적에 포함되기 때문에 그 고민까지 덩달아 해결한 선택이었다. 거실과 붙은 본채 마루를 넣으면서 이왕이면, 하는 마음으로 별채에도 같은 크기의 마루를 더했다. 그래서 집은 더욱 풍요로워졌다.▲ 외장합판으로 마감한 흔치 않은 외관 때문에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은 줄 오해하는 이들도 있다. 애초 노란빛이었던 합판은 시간이 지나면서 은은한 잿빛으로 변한다.▲ 높은 천장의 거실은 어른들을 위한 놀이방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주방 뒤편 욕실과 침실은 상부를 막아 다락방으로 활용한다.작은 집을 극복하는 마지막 장치로 천장에 눈을 돌렸다. 도시의 아파트를 벗어나는 이유는 수십 가지도 넘었지만, 그 중에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천장이었다. 2.25m의 천장 밑에서 사는 그 답답함이란. 집을 목구조로 지은 이유는 경사가 높은 천장을 갖고 싶었고, 아울러 처마에 비가 내리는 집에서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벽 높이 2.4m에 경사 각도를 40° 주고 나니 다시 1.8m의 추가 높이가 확보되었다. 가장 높은 곳은 4.2m에 달한다. 욕심을 조금 더 부려서 방과 거실 사이에 있는 화장실만 따로 평천장으로 낮추고 방과 거실까지의 13.5m 길이를 4.2m 높이로 뻥 뚫고 싶었으나, 아내의 반대가 컸다. 문도 없는 안방에서 살 수 없다는 아내의 의견과 목조주택이라면 다락방이 있어야 한다는 현장 소장의 목소리에 밀려 결국 안방도 평천장을 따로 두었다. 결론적으로 실용적인 집이 되었다. 다락방이 방의 기능으로는 다소 부족했지만, 물건을 수납하기에는 넉넉했다. 그래도 여전히 천장을 통으로 높이 연결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군더더기 없이 꾸며진 별채 내부. 천장에 노출된 애자가 오히려 장식처럼 느껴진다.3개월 만에 뚝딱뚝딱 집을 짓고 지난겨울 이사했다. 처음으로 내 집을 가졌고, 그 집은 산 밑에 있는 낭만적인 작은 집이다. 집은 살아 있다. 사는 이의 손길에 의해서 집은 건강을 유지할 것이고, 또 변할 것이다. 그래서 또 자란다. 집이 자란다고 할 때에는 그 집에 계속 사람의 손길이 더해진다는 의미이다. 반 년 만에 설계를 하고 집을 짓고 이사를 했지만, 아직 할 일은 많이 남아 있다. 당장 앞마당과 뒷마당 사이에 담장을 쌓아야 하고, 수돗가도 만들어야 하고, 눈에 거슬리는 정화조 배기관도 그럴듯하게 바꾸고 물탱크도 손봐야 한다. 그렇게 살고 있다.<글· 장민수>건축주이며 설계와 감리까지 맡아 한 장민수 씨는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설계사무소를 거쳐 대형 건설회사에 다닌 경력이 있다. 2001년부터는 가구공방 ‘모듈러’를 운영하다 홍성에 직접 집을 지었다. 지금은 다시 해외 건설현장에 나가 있지만, 앞으로 작은 집 옆에 공방을 운영하며 지낼 날들을 고대하고 있다.HOUSE PLAN 대지위치 충남 홍성군 대지면적 1,488㎡(450평)건물규모 본채 1동, 별채 1동건축면적 130㎡(39.3평)연면적 130㎡(39.3평)건폐율 8.76%용적률 8.76%주차대수 1대최고높이 4.95m공법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 지상 - 일반 목구조구조재 벽 - S.P.F. 2×6, 더글러스퍼 지붕 - S.P.F. 2×8지붕재 컬러 아스팔트싱글(돌회색)단열재 그라스울(벽 - R17, 지붕 - R30), 우레탄폼외벽마감재 외장합판, 방부목창호재 기성재 시스템창호(중국산)내벽마감재 종이벽지바닥재 데코타일설계 장민수 시공 (주)씨엠에이(서범석, 최광현)INTERIOR SOURCES벽지 LG합지벽지(홍성 매일장식)페인트 외부 - 시라데코 내부문 외 - 오스모 천연페인트 타일 일반타일(서산 이화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계림수전(서산 이화타일)조명 아트조명(을지로), 전구(일광전구)바닥재 LG데코타일(에코노우드 DEW5513)주방기기 리안퍼니처거실소파 세레스홈현관문 현장제작 (외부 - 외장합판, 내부 - 자작나무합판)방문 현장제작(자작나무합판)데크재 북미산 목재 2×6(애니우드)다락사다리 텔레스텝(스웨덴)공사별 시공비 내역서기초공사 6,701,500원구조공사 27,986,605원외장공사 11,807,500원지붕공사 6,405,050원내장공사 19,671,960원욕실공사 3,048,000원창호공사 11,245,850원도어공사 6,756,300원설비공사 8,300,000원전기공사 5,981,000원조경공사 3,000,000원------------------------------합계 110,903,765원3.3㎡(1평)당 약 283만원※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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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4
마당을 품어 넓게 펼친 집, U-HAUS
아파트로 둘러싸인 주택단지 초입에 모던한 외관의 집 한 채가 완공되었다. 통행량이 많은 주도로에 면해 있지만, 전면의 야트막한 둔덕 덕분에 아늑함을 풍기는 가족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가 본다. 취재 임수진 사진 변종석 ◀주차장에서 올려다본 안마당의 모습. 1, 2층 매스의 볼륨과 풍성하게 꾸며진 조경이 시선을 끈다. ▲▶ 안쪽 도로에서 바라본 주택 외관. 모노톤의 외장재를 사용해 깔끔함을 강조했다.▼▶ 주어진 대지의 크기에 비해 넓게 꾸며진 정원은 잔디마당을 중심으로 예쁜 수형의 나무들을 심었다. 가벽을 활용해 프라이버시 문제에 특히 신경쓴 모습이다. 시작 - 마당 대지는 북측의 도로와 좌우의 인접지, 남측으로는 녹지와 접해 있다. 계획의 출발은 남측에 접해 있는 둔덕(mounding)과의 관계맺음에서 시작된다. 택지지구 내의 택지가 그러하듯 외부공간을 적극적으로 구성하기에는 땅의 면적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 대지 내의 외부공간과 주변 경관녹지를 연계시켜, 보이는 공간과 느끼는 공간을 확장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안마당을 도입하였다. 안마당은 평면의 기능과 볼륨을 자연스레 분할하여 북서측에 배치했다. 이는 남측의 채광을 유입하는 동시에 대지 내·외부간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소통의 역할도 한다. 건물 내 주차장은 그 본연의 기능으로만 한정시켜 폐쇄적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안마당과 연계하여 녹지와 연계된 열린 공간으로 사용해, 집안의 대소사 시 녹지공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 차량 통행이 많은 주도로와 대지 사이에는 야트막한 둔덕이 있어 차폐의 기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시각적으로 마당이 연장되는 효과를 낸다. ▲ 1층 현관 홀에서 바라본 모습. 거실과 식당, 주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 지하에는 취미실을 마련해 두었다. 체력단련실 쪽으로 썬큰을 계획해 지하공간임에도 자연광의 밝은 조도를 유지하도록 했다. ▲ 주 공용공간으로 꾸며진 1층은 마당을 향해 전면창을 계획해 공간에 확장감을 더하고, 보다 생기있는 분위기를 완성하고 있다. 평면 계획 1, 2층은 부모세대, 3층은 성장한 자녀세대를 위해 구성하였다. 외아들이 결혼 후 부모와 같이 생활할 때 서로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그 결과, 현관에서 각자의 침실로 연결된 계단까지의 동선은 공유하되, 층 내부에서는 각자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할 수 있도록 거실과 주방 및 사이마당, 테라스 등 외부공간을 별도로 구성하였다.3층으로 이어진 계단 상층부 한쪽에 위치한 사이마당은 수직적 계단동선과 수평의 외부조경공간을 접목시키는 역할로 분위기를 보다 밝고 따뜻하게 만들어낸다. ◀ 3층과 옥상으로 바로 연결되는 계단실. 2층의 부모공간과 별도로 계획되어 결혼 후 생활하게 될 자녀와의 프라이버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비했다. ▶ 3층의 침실로 연결되는 홀 공간. 양쪽으로 안마당과 현관을 내려다볼 수 있는 테라스가 마련되어 있다. ◀ 3층 거실 한쪽에 마련된 홈바. 블랙 앤 화이트를 기본 컬러로 모던하게 꾸몄다. ▲▼▶ 3층 침실. 바닥 레벨에 차이를 주고 유리가벽으로 공간을 구획했다. 조형 계획 안마당을 중심으로 분절된 2개의 볼륨 중 긴 볼륨은 공용공간, 짧은 볼륨은 침실 등의 사적공간이 위치한다. 볼륨 중간의 동선을 연결하는 복도와 그 복도에서 연장되는 2층만의 외부공간이 양측에 놓여진다. 안마당에 면한 노출콘크리트 가벽은 인접지 간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동시에, 아늑한 안마당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설계 포인트가 된다. < 글·정승이 > HOUSE PLAN 대지위치 : 인천광역시 남동구 지역지구 : 제1종 일반주거지역 /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 대지면적 : 348.3㎡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3층 건축면적 : 168.27㎡ 연면적 : 339.18㎡ 건폐율 : 48.31% 용적률 : 73.63% 주차대수 : 2대 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외부마감 : 외단열공법 + 스터코, 컬러강판 설계 : 유한건축사사무소 1544-9801, www.u-haus.co.kr시공 : 삼신종합건설(주) 032-888-5051건축사 정승이 유한건축사사무소 대표. (주)쌍용건설, (주)내외건축사사무소 등에서 실무를 쌓았다. 건축주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최우선으로, 주어진 이야기에 부합되는 아름다운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공간과 디자인에 대해 항상 고민 중이다. 대표작으로는 희영재, Water House, 로에샤마임, Cubic House 등이 있으며 주거브랜드인 ‘U-HAUS’를 통해 아름다운 도시 건설에 일조하기를 꿈꾸고 있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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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1
까만 옷을 입은 공동주택, 망고스틴
서울 화곡동, 유년시절 추억이 가득한 이곳에 집을 지었다. 나 혼자가 아닌 다른 이들과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집. 까만 외관 속 옹기종기 모인 모습은 과일 망고스틴의 형태를 그대로 닮아 있다.취재 김연정 사진 변종석▲ 서울 도심 주택가에 위치한 망고스틴▲위에서 바라본 망고스틴의 개성있는매스House Plan대지위치 : 서울시 강서구 대지면적 : 227㎡(68.66평)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4층 건축면적 : 136.09㎡(41.16평) 연면적 : 전체 - 461.43㎡(139.58평) / 지상층 - 321.40㎡(97.22평) 건폐율 : 59.95% 용적률 : 141.59% 주차대수 : 4대 최고높이 : 12.92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철근콘크리트조 구조재 : 벽 - 180㎜ 콘크리트 내력벽 / 지붕 - 150㎜ 콘크리트 경사지붕 지붕마감재 : sto 시스템 단열재 : EPS 200㎜ 외벽마감재 : sto 외단열시스템 창호재 : 동양하이샤시 발코니 2중창, 24㎜ Low-E 페어글라스 설계 : 공감도시건축 이용의, 김태연 http://kinfolks.kr시공 및 시행 : ㈜이재경스튜디오 010-6797-5447 http://ljkstudio.com“망고스틴은 단단한 껍질을 가진 달콤한 망고 맛의 열대과일이죠. 집 또한 외부로부터 가족을 보호하는 단단한 껍질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 처음부터 ‘망고스틴’이란 이름이 딱 떠올랐어요.” 망고스틴은 공동주택이다. 오랜 기간 대지에 자리했던 30평 단독주택을 허물고, 연면적 140평에 네 가구가 함께 사는 집을 계획했다. 팔을 걷어붙이고 직접 시공에 나선 건축가 이재경 씨는 이 집의 건축주이자 입주자이다. 그에게 망고스틴은 사무실을 연 후 작업한 첫 집, 그리고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보낸 땅 위에 지은 신혼집이란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건물의 디자인은 단순하게 접근했다. 70평의 토지에서 긴 변을 4로 나누어 각각 분할하고 꽉 찬 사각형 박스를 만든 후, 45도 각도의 지붕을 만들었다. “땅 모양에 맞추어 잘라낸 형태로 큰 틀이 정해졌어요.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삶을 가질 수 있는 집의 이미지를 만들려 했죠.” 일단 이름에 걸맞게 짙은 색의 겉옷을 입혀주었다. 내부는 과일의 부드러운 속살처럼 흰색과 재료의 고유색을 사용했다. 거주자의 편의를 위해 ‘내 집 앞 주차’를 할 수 있도록 필로티를 만들어주었고, 6m 가량 뽑아낸 필로티는 벽이 없이 날렵한 볼륨이 되어준다.◀ 골목길에서 바라본 주택의 측면 ▶입구에 들어서면 각 층을 연결하는 계단과 마주하게 된다. SECTION가족이 변화하는 것에 맞춰, 사는 동안 함께 변해가는 집을 만들고 싶었다. 부분적으로 뜯어내 쉽게 내부를 변경할 수 있고, 가족의 생활환경에 맞춰 보이드를 채우거나 다른 가구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한 점 또한 입주자 위한 배려이자 변화를 고려한 사항들이다. 가족의 손때가 묻어 따뜻한 내부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미송, 스테인리스, 콘크리트 등 내부에 쓰인 마감재는 본연의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 망고스틴에서 가장 집중한 것은 ‘주거의 본질’이었다. 대개의 아파트와 빌라는 수평의 공간을 벽과 문으로 분할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공간의 개성 없이 최고의 방과 최악의 방이 공존하게 된다. 집은 마음과 공간을 열고 많은 대화와 서로의 행동을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져야 제대로 된 가족의 삶을 담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기존 다가구주택의 평면이 아닌 다른 삶의 방식을 찾고자 했고, 이를 위해 주거공간의 구조부터 다시 생각하였다. 수평적인 구조에서 방을 만들기 위해서는 벽과 문이 필수지만 단절의 가능성을 주기 때문에, 망고스틴의 경우 스킵플로어를 이용한 수직적인 구조를 적용했다. 반 층씩 바닥을 엇갈려 올리는 스킵플로어 방식은 벽이나 문 없이 공간을 구획하면서도 서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이다. ▲ 계단을 올라 처음 만나게 되는 1층. 부부는 이곳을 거실로 꾸몄다. Interior Source내벽 마감재 : 9㎜ 미송합판, 콘크리트 노출, 100×100 백색타일바닥재 : LG하우시스 강화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자기질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 변기 및 수전주방 가구 : IKEA 메토드싱크대, 링훌트 서랍, 아일랜드 - 참나무 상판, 멀바우 상판조명 : Linno Korea 2.5m LED 펜던트 조명계단재 : 38㎜ 라왕발판현관문 : 60㎜ 방화문◀ 두 번째 층에는 아담한 주방이 있다. 주방가구는 모두 이케아에서 구입하여 직접 조립하고 배치했다. ▶ 면적이 크지 않기 때문에 수납공간은 최대한 늘렸다. 그런 의도에서 3층에는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수납장을 짜넣었다.◀ 주방에서 반 층만 올라가면 욕실과 화장실, 세탁실 등이 자리한다. 협소함에도 불구하고 알차게 공간을 활용한 점이 돋보인다. ▶▲ 꼭대기 층에 마련된 부부의 침실. 매트리스 가장자리에도 수납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숨어 있다. ▶▲ 빛이 잘 드는 지하층에는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마당 개념의 공간을 두었다.▲ 스킵플로어 방식으로 시공된 내부. 각 공간은 각 세대의 생활 패턴에 따라 변형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망고스틴의 집들은 각각 크기와 디자인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다. 또한 서로 다른 분위기로 가족들만의 공간을 나타낼 수 있다. 내부에서도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는데, 이는 가족구성원의 변화 또한 반영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으로 부부가 둘만 살 때의 공간 구성과 아이가 생겼을 때 공간 이용이 완전히 달라짐도 고려한 것이다. 이런 변화를 수용하고 개성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보이드가 계획되었다. 계단실의 보이드, 슬래브 끝의 보이드 등은 독창적인 가구배치와 공간의 확장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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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5
삼대가 모여 사는 단층 고리집
가족이 함께 사는 즐거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때로는 불편할지라도, 매일의 희노애락을 나누며 그렇게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집. 한적한 동네 안에 자리 잡은 ‘고리집’ 이야기다. 취재 편집부 사진 변종석▲ 140평 땅에 단층으로 넓게 펼쳐진 집의 전면. 중정을 둘러싸고 삼대가 조화로운 삶을 사는 보금자리다. 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 | 대지면적 : 472㎡(142.78평) 건물규모 : 지상 1층, 다락층 | 건축면적 : 252.35㎡(76.33평) | 연면적 : 323.36㎡(97.82평) 건폐율 : 53.46% | 용적률 : 53.46% | 주차대수 : 4대 | 최고높이 : 6.9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기초, 지상 - 에코셀 공법 구조재 : 벽 - 외벽 2×6 SPF / 지붕 - 2×10 SPF 지붕마감재 : 아스팔트싱글 단열재 : 에코셀단열(왕겨숯 + 셀룰로오스폼) 140㎜, 비드법보온판 2종3호 100㎜ 외벽마감재 : 스터코 창호재 : 알파칸 시스템창호 3중유리 설계 : ㈜GIP 031-888-5661 시공 : ㈜GIP 에코셀홈 031-888-5660 www.ecocellhome.com◀ 건축주 세대 │ 세 아이를 키우는 건축주는 아이들 방과 가까운 곳에 함께 모여 공부할 수 있는 서재를 만들었다. ▶ 누나 세대 │ 집의 북쪽 면에 자리하지만, 중정 덕분에 소거실은 태양빛을 풍성히 받는다. 서울과 과천의 경계에는 오래된 집들이 낮은 돌담을 마주하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마을이 있다. 재개발 제한으로 오랫동안 묶여 있어 시간이 정지한 듯한 느낌을 주는 이 동네에, 산뜻한 흰색 외관에 중정을 품은 널찍한 주택이 들어섰다. 단층 고리집이다. 나이 드신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싶었던 건축주와 그의 누나는, 가족이 모두 한 집에 모여 사는 집을 짓기로 결정했다. 사촌지간인 아이들 사이도 친해 어릴 때 모여 살았으면 좋겠다 생각하던 차였다. 원래 살던 부모님의 집을 허물고 3층 집을 지어 각 층에 한 세대씩 들어가 사는 것을 생각했던 건축주와 누나는, 우연히 본 ‘중정이 있는 집’ 사진에 감동해 마음을 바꿨다. “어릴 때 뛰놀던 옛집의 기억을 느낄 수 있는 집을 짓기로 했어요. 시선이 머무는 지상 층에서 마당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중정을 만들고, 각 실을 배치하는 디자인이었죠.”잡지를 통해 만난 GIP와 이 계획을 구체화시켜 가며 집은 형태를 잡아갔다. 각 세대가 각자의 공간을 가진 채, 때로는 흩어지고 때로는 모이며 따로 또 같이 사는 구성, 가족의 생활 방식에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디자인이 탄생했다. ▲ 가운데 마당은 집의 중심 공간이다. 3세대가 이 공간을 공유하며 옹기종기 모여 앉은 모양새다.▲ 위에서 내려다본 주택의 지붕선. 중정이 아늑하다.- 노부모 세대 -▲ 마당을 향해 시선을 낸 노부모의 거실과 주방. 우측으로 보이는 누나 세대로 연결되는 동선은 필요에 따라 공간을 분리할 수 있게끔 미닫이문을 설치했다.이 집은 세 가족이 같은 현관문을 쓴다. 현관으로 들어서면 좌우로 갈라진 갈림길에서 왼쪽은 건축주 부부 세대로 향하는 문이, 오른쪽은 노부모와 누나 세대로 향하는 문이 있다. 이때부터 미로탐험이 시작된다. 집은 같은 현관, 같은 중정을 공유하고 집끼리 통하는 문을 모두 열면 완벽하게 순환하는 하나의 연결 동선이 생긴다. 그래서 집의 이름도 연결된다는 뜻의 ‘고리집’이다. 양쪽 집은 다락에서 만나는데, 이곳 다락은 건축주 세대의 어린 세 자녀와 누나 세대 두 딸의 ‘만남의 장소’가 되곤 한다. 몇 번을 되물어도 ‘꼭 만들어 달라’고 한 아이들의 강력한 주장 덕분에 만들어진 통로다. 아무리 가족이지만, 각자 가정을 꾸리고 사는 만큼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프라이빗한 공간의 확보이다. 세 집의 중앙공간인 중정은 각자의 집에서 모두 보이지만, 창의 높이를 모두 달리해 마주 보일 염려가 없다. 가족이 모이거나 소통하는 공간인 거실과 주방은 중정 가까이 전면부에 배치하고, 안쪽 내밀한 공간에는 침실과 서재, 욕실 등을 두어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지킬 수 있도록 했다. 모든 거실에서 중정을 감상할 수 있고, 설계단계에서부터 태양 고도를 계산해 중정으로 쏟아지는 일사량을 최대한 확보했다. 덕분에 집 안 구석구석 볕이 잘 들어 늘 밝다.- 건축주 세대 -▲ 현관과 바로 면한, 볕 좋은 남쪽에는 건축주 세대의 거실이 넓게 펼쳐진다. 반대쪽은 노부모의 침실이, 그 안쪽으로는 누나 세대의 거실이 자리한다. ▲ 책도 보고 공부도 할 수 있는 서재를 아이들 방과 바로 연결되도록 구성했다. 다락으로 오르는 계단은 필요할 때에만 꺼낼 수 있도록 아래 두 단만 이동형으로 제작했다. 집은 미래에 대응하는 건축적인 해결책도 갖췄다. 가족 구성원 변화에 따라 10년 후, 두 세대만이 사는 모습도 불편함 없이 그렸고, 세입자를 받을 수도 있게끔 구성했다. “가족이 나이 들어가고, 구성원이 변하면 집도 따라 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30년을 고려해 설계한 집은, 가변형 평면을 구성해 상황에 따라 연결되어 있기도 하고, 또 따로 떨어질 수 있도록 유연성을 갖추도록 했어요.”설계를 맡은 GIP 이장욱 건축가는 건축주의 요구와 바람을 고민하여 어떻게 공간을 나누더라도 사용자가 불편하지 않은 집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민했다. 현재 눈에 보이지 않는 3세대 간 영역은 세대원이 나이를 먹고 자녀들이 분가하면서 다양한 평면으로 변형할 수 있다. 일례로 다락 사이에 수납공간을 만들었는데, 이 공간은 나중에 집을 두 채로 분리할 때의 버퍼존(Buffer-Zone)으로 기능할 수 있다. 또, 북쪽에 현관 공간을 하나 더 확보해 나중에 세입자와의 동선을 분리할 수도 있게 했다. 설계부터 고민된 치밀한 가변형 평면 덕에 30년 후까지 대응할 수 있는 집이 탄생했다. ▲ 세 아이의 별자리를 모티브로 한 거실 조명을 계획하고, 복층의 아이 놀이 공간까지 트인 개방감 있는 거실을 만들었다. ▲ 누나 세대와 연결되는 다락에는 복층 놀이공간과 평상으로 만든 만화방이 자리한다. - 누나 세대 -▲ 다락의 미술 작업실에는 앉은 눈높이에 창을 내어 중정을 내려다보며 감상할 수 있도록 했고, 옥상 테라스를 만들었다. 건축주 세대와 연결되는 문이 다락 한쪽에 나 있다. ▲ 엄마와 두 딸의 사이가 돈독해 방 사이에 문도 없길 바랐다. 방 사이에는 7m에 달하는 드레스룸과 욕실을 구성해 한 공간으로 이어지는 실을 만들었다. 온 가족이 모여 산다고 할 때 들려오는 주변의 우려는 이 집에서는 남의 이야기다. 시시때때로 모이고 흩어지며 하루의 일상을 나누는, 모여 사는 즐거움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다락의 만화방과 미술 작업실 사이에 늘 열려있는 문은 가족의 현재를 여실히 드러낸다. 열려 있지만 또 필요하다면 문을 닫고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으니, 이제 온 가족이 모여 사는 것이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집이다. ▲ 중정쪽으로 작은 소거실을 내고, 밝은 계단실을 갖는 누나 세대▲ 흰색으로 마감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주택 외관에 포인트를 주고자, 현관을 눈에 띄게 디자인하고 야간에 불을 밝히는 조명등을 설치해 화사함을 더했다.Interior Source내벽 : 대우 무지 실크벽지조명 : 조용주조명바닥 : LG 강마루계단 : 애쉬 집성목주방 : 한샘 EURO수전 및 도기 : 대림도어 : 영림도어타일 : 국산 및 수입타일※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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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과 모던한 인테리어가 만나 색다른 분위기를 만드는 숙소, 강릉 스테이림(STAYrim)
관리자 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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