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 디자인 제안 / 같은 공간, 다른 정원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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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공간이라도 주인의 취향과 디자이너의 기호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이 나올 수 있다. 여기에 예산과 작업 여건, 지형 등 환경에 따르는 조건들이 디자인을 결정한다. 4개의 사례를 통해 정원 디자인의 과정과 그 필요성을 엿본다.
글 강혜주 구성 이세정
모든 조건에 부합하는 가장 적합한 디자인은 하나로 수렴된다. 최종의 디자인을 위해 다양한 요인들을 분석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디자인 과정이다. 미켈란젤로는 “조각가란 그 돌 안에 잠들어 있는 고유한 형상을 깨워 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취하고 버리고 다시 뒤집는 과정에서 가장 적합한 디자인이 완성된다. 좋은 디자인은 공간의 가치를 살린다. 이번 지면에서는 공간별로 다른 디자인이 어떻게 도출되고 그 느낌은 어떻게 다른지 실피면서 정원 디자인의 필요성을 깨달아 본다.
유치원
생태 정원
▲ 좌측 도면은 내추럴한 경사지를 그대로 살린 반면, 우측으로 갈수록
전체 공간을 활용한 동선을 갖는다.
유치원 앞 경사지에 자연학습을 위한 생태정원을 3가지로 디자인한 경우다.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자연스런 분위기에서 계단식으로 공간을 활용한다. 숲속 오솔길을 따라 인디안 텐트와 트리하우스, 텃밭과 연못이 이어진다. 사람마다 기호와 선호가 다르고 정원을 만드는 과정과 금액도 차이가 난다. 디자인 의뢰 시, 혹은 정원을 만들고자 할 때 예산을 미리 공개하고 디자인 내용을 잡는 것이 이상적이다. 본인이 직접 하는 경우라도 예산 안에서 사용처를 지혜롭게 분배하는 것이 좋다.
펜트하우스
테라스 정원
경기도 광교 어느 펜트하우스의 정원이다. 의뢰인은 정원에 온실을 두고자 했다. 마침 입주 시기가 연초라 복주머니로 콘셉트를 잡았다. A안은 온실과 마당이 같은 패턴이 되도록 디자인하고 B안은 온실 안에 복주머니 패턴을 넣은 것으로 디자인했다. 좌우 온실의 채광량이 달라 식재 내용도 달라진다.
▲ A는 야외 공간에 쉼터를 넓게 확보할 수 있고, 테라스에서 마당으로 자유롭게 열린 동선을 갖는다. B는 테라스, 온실, 마당이 분리되어 있으나 채광이 좋아 허브류 식재도 가능하다.
남해
펜션 정원
▲ 바다를 조망하는 터에 무덤 3기가 존재하는 솔숲을 곁에 두었다. 삶과 죽음이라는 철학적 의미와 자연의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것이 중요한 디자인 콘셉트다. 버블스케치 단계의 도면이다.
의뢰인은 남해에 3층짜리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기존 객실만으로는 관리인을 두고 경영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객실을 늘리고자 했다. A는 현 건물동을 빼고 작은 펜션 4동을 지을 경우, B는 현재의 동에 자연적 환경을 살려 정원을 만드는 두 가지 시안이다. 객실이 늘어나면 정원 녹지 면적이 줄기 때문에 자연 지형을 이용해서 옥상정원 형태로 녹색 공간을 살리고자 했다.
대학교 정문
정원 리모델링
▲ A는 대학의 번영과 발전을 태양빛과 원형 반복패턴으로 상징화했다. 반면, B는 개교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974라는 숫자를 콘셉트로 디자인하고 오대양을 상징하는 5개의 수로를 한 곳에서 모이게 했다. 세계를 무대로 많은 것을 담아내고 뻗어가라는 염원을 디자인에 담았다.
천안에 있는 한 대학의 정문 쪽 정원 리모델링이다. 좌측은 현재 있는 연못 형태를 살려서 디자인 한 경우고 우측은 전면 리모델링한 시안이다. 시공 금액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공간에 대한 느낌과 동선의 차이는 확연히 다르게 느껴진다.
가든디자이너·보타닉아티스트 강혜주
서울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화가로 활동하던 중, 타샤와 탐 스튜어트 스미스의 정원에 마음을 빼앗겨 본격적인 정원 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섰다. 꽃을 주제로 한 4번의 개인전을 열고, 주택과 상업공간 정원 뿐 아니라 공공장소 설치 디렉팅까지 다방면으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대표작품으로는 ‘걸리버가 머무는 자리’, ‘라면정원’, ‘마더스정원’ 등이 있고, 올해 핵안보정상회의 포토월, 대구꽃박람회 주제관 등을 직접 디자인했다. 현재 가든디자이너 홍미자 씨와 함께 와일드가든디자인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031-966-5581 wildgarden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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