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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맞이 정원 가꾸기 / 전정과 이식, 병충해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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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76-08 / 전원속의 내집

집은 내키는 대로 쉽게 바꿀 수 없지만, 정원은 계절에 따라 기분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즐길 수 있다. 꽃을 기다리는 설렘을 주고, 일상에 지친 마음을 달래주기도 하는 행복한 정원. 가든 디자이너 강혜주 씨가 가을맞이 정원 관리법을 전한다.    

 

강혜주  구성 이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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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생노병사한다. 우리는 식물이 사는 곳이라면 사람도 살 수 있는 환경이라고 여기며 더 없는 안심과 위안을 받는다. 봄에 핀 꽃은 더없이 아름답지만, 여름이면 녹아 땅 속으로 숨거나 누런 잎과 검은 꽃대를 보인다. 가을로 접어들면 여름 장맛비에도 잘 견뎌낸 꽃들마저 시들기 시작한다. 이 같은 당연함을 사람들은 불편해 한다. 늘 단정하고 화려한 정원을 바라는 것은 이루어질 수 없는 불노장생을 꿈꾸는 인간의 욕심이나 마찬가지다. 가을이 다가왔다. 먹이고 재우고 입히고 키워가며 애견을 돌보듯, 정원의 꽃과 나무들의 생로병사를 돌아볼 시간이다. 

 


01 가을맞이 전정하기
가을꽃을 보기 위한 4계장미류나 2차 개화를 하는 허브류는 8월 15일 이전에 전지를 하는 것이 좋다. 생육에 좋은 9월 25일경 만개하기 때문이다(식물의 성장에 좋은 온도 18~25℃의 시기다). 벌초 시기가 지나면 식물 생장이 늦어지므로 수풀이 우거지는 속도가 미약해진다. 아까운 마음을 버려야 한다. 한껏 자라 복잡해진 정원의 풀은 뽑고, 집이 너무 그늘지지 않도록 도장지(웃자란 가지)와 과한 가지들을 정리한다.  

<수종별 전정의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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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꽃과 나무 옮겨심기
키우던 나무를 옮겨 위치를 이동해 옮겨 심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오래 묵은 나무일수록 이식을 위한 뿌리돌림(수목을 이식하는 경우 활착을 돕기 위하여 사전에 뿌리를 잘라 실뿌리를 만드는 방법)을 해야 하는데, 이때 분의 크기는 뿌리 쪽 목대 굵기의 3~6배 이상으로 한다. 이식할 때는 나무의 뿌리와 잎, 목대에서 나가는 수분 비율(TR률 : 나무의 윗부분과 뿌리의 비율)을 맞추고, 효소나 뿌리 발근에 도움을 주는 약품이나 수분증발억제제 등을 쓰고, 가지치기와 잎치기 등을 한다. 소나무, 주목, 구상나무는 바닥보다 올려 심는다. 5~10℃ 정도의 환경을 생육 정지시기로 보고 이식의 적기라고 하지만 특성별 차이점도 있다.  

<수종별 이식의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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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병충해 대처하기
여름 장마 전과 후에 꼭 해야 하는 작업이 병충해 예방이다. 장마가 끝날 즈음, 벌레들이 꽃과 잎을 거의 먹어치우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식물이 장미다. 식물의 잎이나 어린 순이 먹히고 나면 끝이 말라 버리고, 순과 꽃봉오리를 맺지 못한다. 흰가루병이 기승을 부리는 장미나 인동은 피해가 특히 크다. 목초액, 계란노른자에 탄 식초, 요구르트 등 친환경 방식을 사용해 보고 이마저 잘 들지 않으면 약 살포가 불가피하다.
식물에 먹여 벌레를 잡는 살충제인 ‘코니도 입제’의 경우, 토양에 살포하고 물을 뿌려주면 되어 실내정원이나 화분에 사용하기에도 좋다. 단풍드는 활엽수 잎이 탈색되는 경우 응애류, 깍지벌레류의 시약을 한다.   

 


04 비료 주는 방법
밑거름은 과습한 장마와 건조시기를 피해서 늦가을부터 이른 봄 사이에 준다. 장미나 제라늄 등 일년 내 꽃을 피우는 초화류의 가을 만개를 위한 거름을 주도록 한다. 채소류, 과수, 화초류, 낙엽활엽수, 상록침엽수 순으로 비료의 필요량이 줄어든다. 꽃을 많이 피우는 종류, 빨리 자라는 종류 위주로 비료를 준다. 실내 초화류에는 완효성 알비료가 좋고 마당이나 텃밭에는 유기질 비료 완숙형으로 냄새와 벌레가 없는 것을 사용한다. 가정에서 더러 고무통에 한약제나 깻묵 등을 얻어다 비료를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반드시 완숙발효를 거쳐 벌레 없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벌레와 냄새가 있는 것을 사용하게 되면 또다시 살충제를 사용해야 하는 부작용이 생긴다. 
식물에 필요한 질소, 인산, 칼륨은 필수원소는 뿌리 활착기인 7월 하순까지 주도록 한다. 가을에는 질소성분이 과한 경우 불필요한 줄기를 지나치게 많이 만들 수 있고 약한 순을 생성해서 동해나 병충해 피해도 크게 입을 수 있다. 비료는 비율에 맞게 희석하고 적당량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비료 종류별 기능과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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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번식의 시기 _ 열매 맺기
씨앗이 달린 채 잎이 누렇게 되는 나리, 백합 등 붓꽃류 초화 중 뿌리와 구근으로 번식하는 것들이 있다. 이들은 씨앗을 제거하고 떡잎이 누렇게 삭으면 잎을 걷는다. 씨앗을 받는 경우가 아니면 꽃이 지고 난 것을 잘라주면 곁가지 개화가 계속된다. 소국류, 아스타, 쑥부쟁이류, 일년초, 2년초 등 계절과 수명에 따른 빈 식재공간에 대체 식재를 하거나 장식물을 두어 메운다. 지나치게 많이 번진 종류는 뿌리째 제거하여 화단의 애초 콘셉트와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한다. 씨앗으로 떨어져 자연발아하는 일년초는 일부만 씨앗을 맺게 해서 이를 받고 나머지는 꽃이 지면 따주거나 뽑는다. 이들이 꽃밭을 여기저기 제 멋대로 점령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씨앗은 받아 말린 후 신문지나 한지에 싸고 이름과 컬러, 키를 적어 보관하거나 이웃과 나눈다. 

 


06 봄을 위한 가을 구근 심기(추식 구근)
수선화, 튤립, 저먼아이리스, 알리움, 프리틸라리아(왕관초), 무스카리, 크로커스 히야신스, 아네모네, 백합 등으로 9월 말에서 11월 초까지 땅이 얼기 전에 심는다. 알뿌리 크기의 3배 정도 간격에 3배 정도 깊이로 심는 것이 보편적이다. 심고 난 후엔 멀칭(짚이나 왕겨, 바크로 덮기)을 하고 물을 과하게 주지 않도록 한다. 봄에 심어 여름을 난 칸나, 다알리아, 글라디올라스 등은 가을에 캐서 보관한다. 구근은 키 높이와 채광 배수가 잘되는 조건을 갖춘 곳에 심는다.

 


07 추위를 대비한 보온
이 시기에도 내한성이 약한 수목이나 화초는 지역성에 따라 서리와 냉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수피를 싸주거나 온실이나 실내로 들여놔야 한다.   

TIP _  추후 이식을 위한 뿌리 돌림
이식이 어려운 수종은 1, 2년 전 미리 잔뿌리를 발달시켜 이식력을 높여 두어야 한다. 근원직경(뿌리 부분의 나무둘레) 3~6배 크기의 뿌리 부분 흙을 파내고 뿌리를 자른다. 일반적으로 1년 뒤 이식을 준비한다. 시기는 뿌리 생장이 활발한 이른 봄이 좋지만 혹한기, 혹서기만 피하면 무관하다. 단, 대체로 직근성 뿌리를 가진 소나무, 차나무, 호두나무 등은 이식이 까다로운 편이다. 

<수종별 이식의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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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이식 난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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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돌림 방법 따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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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 뿌리돌림 전의 모습                                         ② 뿌리 주변 파내고 정리하기                             ③ 뿌리돌림 후 잔뿌리 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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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르는 부분                                                                 굵은 뿌리의 환상박피 모습  

     - 아주 굵은 뿌리는 환상박피하고 나머지 뿌리는 자른다.
     - 자른 후 유기질퇴비를 섞어 다시 흙을 되묻는다.
     - 죽을 쑤어 묻거나 단단히 밟고 깊이 관수한다.
     - 가지치기와 잎 털기 등을 해서 뿌리와 줄기 잎의 수분율을 맞춘다.
     - 돌림 후 나무는 쓰러지지 않도록 지주대를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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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식이 어려운 수종이나 고목은 1~4차례 부분별로 나누어 뿌리를 잘라내거나 박피하여 잔뿌리를 발달시켜 생육을 돕는다.

 

가든디자이너·보타닉아티스트 강혜주 
서울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화가로 활동하던 중, 타샤와 탐 스튜어트 스미스의 정원에 마음을 빼앗겨 본격적인 정원 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섰다. 꽃을 주제로 한 4번의 개인전을 열고, 주택과 상업공간 정원 뿐 아니라 공공장소 설치 디렉팅까지 다방면으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대표작품으로는 ‘걸리버가 머무는 자리’, ‘라면정원’, ‘마더스정원’ 등이 있고, 올해 핵안보정상회의 포토월, 대구꽃박람회 주제관 등을 직접 디자인했다. 현재 가든디자이너 홍미자 씨와 함께 와일드가든디자인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wildgarden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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