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과 여유가 있는 파고라 정원
본문
정원을 설계하고 만드는 일은 집을 짓는 것 이상의 즐거움이다. 평범한 자연 풍경을 일순간에 바꿀 정원이 이곳에 펼쳐져 있다. 친구들과 함께 정원문화를 즐기기 위해 앞마당을 단장한 이곳은 건축주 황보순 씨의 정원이다.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
INFORMATION
위치 : 경기도 여주시
조경면적 : 200평
설계 : 김정하
시공 : 푸르네
………………………………
정원 디자인의 큰 밑그림은 “정원에서 무얼 하고 싶으세요?”라고 묻는 가든 디자이너 김정하 씨의 질문에서 시작됐다. 건축주의 대답은 지인들과 함께 노는 데 불편함이 없는 정원, 주변과의 경계가 명확한 정원 그리고 주말에 주로 이용하기에 별도의 관리가 필요 없는 정원을 누리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가 생각하는 정원은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소로서의 정원, 가꾸고 키우면서 뿌듯함을 느끼는 보람의 정원, 그리고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행복의 정원이었다.
가든 디자이너 김정하 씨에게도, 의뢰인 황보순 씨에게도 설계의 과정은 즐거움이었다. 건물과의 조화도 고려해야 하고 전체 비용문제도 염두에 두어야 하는 등 여러 제약이 많았지만, 새롭게 바뀔 삶의 모습을 디자인하는 과정이었다. 두 사람에게는 집을 짓는 것 그 이상의 즐거움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달의 설계와 시공을 거쳐 다시 태어난 여주의 200평 정원은 튼튼하고 짜임새 좋은 파고라와 중앙 장미정원, 허브와 다년초 식재와 함께 이를 둘러싼 근사한 담장이 어우러진 풍요로운 정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1년이 지난 지금, 정원은 처음보다 더욱 아름답게 자리 잡아 집의 가치를 한 단계 높여주고 있다.
▶ 장미정원
자연스럽게 퍼져 있는 패턴으로 돌을 배치하고 장미와 허브를 심어 야트막한 장미정원을 만들었다. 마당 중앙에 모둠 정원을 마련하면 실내에서 보았을 때 꽃과 돌을 한번 거쳐 정원을 보기 때문에 더 입체적인 정원을 감상할 수 있다.
▶ 파고라
파고라는 보통 집에서 먼 곳에 배치하는데, 이 집의 경우 이용 빈도가 높아서 가까운 곳에 설치해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테이블과 모닥불, 수전 그리고 장작 수납공간이 있으며 주변에는 담쟁이를 심어 파고라를 타고 오를 수 있도록 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장작을 피우는 곳의 상부는 연기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비워둔 것이 눈에 띈다.
▶ 수전
화덕 근처에는 수전이 꼭 필요하다. 손도 닦고 약식으로 재료도 손질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테인리스 소재의 현대적인 수전을 설치했고, 수전 하단에는 수납공간을 만들어 주방도구나 작은 정원용품을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 텃밭
텃밭은 정원 중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부분이다. 전체를 정원으로 만들기에는 부담이기에 일부를 텃밭으로 만들고, 낮은 구획을 주어 정돈된 느낌을 더했다. 이곳에 고구마와 방울토마토, 옥수수 등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지 않은 작물만 심어 관리의 수고를 덜었다.
▶ 식재
영국식 정원 식재를 따른 이 정원은 한 영역에 봄꽃과 가을꽃이 번갈아 가며 심어진 혼합 식재구성이다. 이는 사계절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높이나 색이 조화롭지 못하면 통일감 없이 어수선한 식재가 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 가로 담장
담장이 길게 늘어서 있으면 자칫 감옥 같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가로 패턴 담장을 설치했다. 멀리 보이는 산쪽은 높이를 낮춰 시야를 확보하고 옆집과의 경계에는 높게 시공해 시선을 차단했다.
▶ 진입로의 엇갈린 담장
도로와 정원의 경계부는 밖에서 볼 때는 적당한 경계를 형성하면서도 사용자에게는 아늑한 진입로가 되도록 펜스를 엇갈려 설치했다.
▶ 큰 그림부터 잡아간 정원 설계
처음 포인트가 되는 교목을 심고, 그다음 관목을 배치해 정원의 전체 밑그림을 만들었다. 그 후에 매년 자라는 야생화 등의 다년초를 심는 방식으로 설계와 시공이 진행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정원은 매년 별도의 관리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꽃이 피고 나무가 우거지는 정원으로 자리 잡는다.
취재협조 : 푸르네
‘정원이 생활을 디자인한다’를 슬로건으로 삼아 유형의 정원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이곳에서 벌어지는 무형의 활동에 더욱 주목하며 건강한 정원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견기업이다. 정원 시공과 설계뿐 아니라 푸르네 가든 볼런티어, 정원캠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꼬마정원사와 청소년 그린가드너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가드닝을 알리는 데 열심이다. 031-336-0090 www.ipurune.com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