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기, 그 사소한 궁금증 /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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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한 채 지으려는데 웬걸,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알아야 할 게 참 많다. 너무 초보적인 질문이라 민망해서, 어디에 물어봐야 할지 애매해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해결하지 못했던 건축주들을 위해 준비했다.
취재 조고은
Q 주택에 피뢰침, 꼭 설치해야 하나요?
피뢰침은 낙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건물 기초에 설치된 접지 전극에 연결하여 벼락을 맞았을 때 이를 지상으로 흘려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하면, 피뢰침이 대신 벼락을 맞아 건물을 보호해주는 것이지요.
『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의하면 높이가 20m 이상인 건축물 또는 공작물에는 반드시 피뢰설비를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고층빌딩, 아파트와 같이 높은 건물이나 중요문화재,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장소(병원, 학교, 교회 등) 등은 낙뢰 피해의 위험성이 아주 높기 때문이죠. 단독주택의 경우, 피뢰침을 설치해야 할 법적인 의무는 없습니다. 다만, 근처에 건물이 드문 개방지역, 전망 좋은 능선, 바닷가나 높은 산 위에 외따로 있는 집은 낙뢰 피해의 위험이 있으므로 안전을 위해 피뢰침을 설치할 것을 권장합니다. 특히 목조주택은 번개나 벼락을 맞아 화재가 발생할 사고 위험을 고려한다면 더더욱 필요하지요.
피뢰침을 설치한다고 해도 한국산업표준에 맞지 않는 설비를 사용하거나 공사가 잘못되면 오히려 피뢰침이 주변에 떨어지는 낙뢰를 당겨오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요. 피뢰침의 보호각과 높이 산정, 접지 공사 등에는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므로, 전기공사업체나 낙뢰시스템 전문업체 등을 통해 설치하면 됩니다. 설치비용은 일반적으로 40만~50만원 선이며 접지공사 규모에 따라 1백만원 이상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Q 상량문은 왜, 어떻게 쓰는 건가요?
한옥, 흙집뿐만 아니라 요즘 많이 짓는 경량목조주택을 지을 때도 집의 뼈대가 어느 정도 갖추어지면 상량식(上樑式)을 치르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여기서 ‘상량(上樑)’은 기둥과 대들보가 다 설치된 다음에 최상부 부재인 마룻도리(종도리)를 올리는 것을 말합니다. 상량식은 집짓기에서 하나의 큰 고비를 넘기며 지금까지의 노고를 축하·격려하고 새로운 과정을 시작하는 다짐의 자리이지요. 오전에 건축주 가족과 건축에 참여한 목수들이 모여 상량식을 치르고 나면, 오후에는 대개 공사를 쉬고 이웃들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합니다.
상량식을 할 때 쓰는 축복의 글을 바로 ‘상량문(上樑文)’이라고 합니다. 상량문 머리에 ‘용(龍)’, 아래에 ‘귀(龜)’를 쓰는데, 이는 수신(水神, 물의 신)인 용과 거북이가 화재를 막아준다는 의미라고 해요. 두 글자의 가운데에는 ‘○○○○년 ○월 ○일 입주상량(立柱上樑)’이라 쓴 후, 아래에 2줄로 ‘응천상지오광(應天上之五光) 비지상지오복(備地上之五福)’이라는 축원의 글귀를 씁니다. 집의 역사가 고스란히 기록되는 셈입니다. 상량문은 쓰는 사람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며, 건축주가 직접 쓰기도 하고 지인에게 부탁하기도 합니다.
옛날에는 상량문을 모두 한자로 적었지만, 지금은 한글로 쓰거나 그림을 그려 넣기도 합니다. 이러한 약식 상량문은 보통 마룻도리에 직접 쓰며, 글씨가 적힐 부분에는 스테인 작업을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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