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을 위한 노후주택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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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래된 주택가의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해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치솟는 전세금과 큰 차이 없는 예산으로 도심 속에서도 작은 마당의 여유를 누릴 수 있고 층간소음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는 것이 노후주택 리모델링의 가장 큰 매력. 하지만 꿈에 부풀어 무턱대고 주택을 샀다가 오히려 신축보다 돈이 더 들어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도 적지 않다. 주거용 리모델링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구옥을 매입할 때 꼭 확인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단독주택은 건물 가격이 거의 포함되지 않은 집, 즉 보통 20년 이상 된 주택을 구매하는 게 유리하다. 그래야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고, 훗날 재테크를 위해 이익을 남기고 팔기에도 유리하다. 이 외에도 노후주택을 매입하기 전 몇 가지 유념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 인접도로 최소 3m 이상 도로와 인접해 있어야 추후 증축, 개축이 쉽다. 물론 더 넓은 폭의 도로와 가까이 있을수록 좋다. 하지만 도로변보다는 골목 안에 있는 집이 더 저렴하고 주거의 안정감도 있다는 사실도 기억하자.
- 대지면적 가급적 넓은 평수를 노려라. 대지가 165㎡(약 50평) 이상이면 나중에 빌라, 원룸 등으로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평생 살 집을 생각한다면 예산에 맞추어 주택 크기를 결정해야 한다.
- 불법 건축물 만약 주택에 무단으로 증축, 개축된 불법 건축물이 있다면 추후 관공서로부터 철거 대상으로 간주해 강제 이행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 건축물대장을 열람해 등재 여부를 꼭 확인하자.
- 마당 단독주택의 핵심은 바로 ‘마당’. 이 때문에 단독주택을 선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필자 또한 단독주택을 고를 때 마당의 크기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둔다.
- 주차장 주차 공간이 있는 집은 대체로 가격대가 높다. 하지만 최근 담장을 없애고 주차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구청에서 지원금을 주는 곳도 많으니 꼭 확인하자.
- 도시가스 만약 도시가스를 설치할 수 없는데 아주 좋은 집이 나타났다면, 단열공사에 크게 신경 써야 한다. 그래야 여름과 겨울에 냉·난방비를 줄일 수 있다.
- 정화조 종말처리장을 가진 하수가 있는 구역 외에서는 오수를 정화조로 정화 처리한 후 하수도에 방류한다. 종말처리장으로 바로 가는 직관이 있다면 좋겠지만, 개인이 바꿀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
- 수압 수도꼭지를 틀어서 수압을 확인하자. 대체로 수압은 물탱크 방식보다는 직수가 좋다. 어떤 방식이든 수압이 약하다면 가압펌프라도 사용해야 한다.
- 난방 바닥 난방과 보일러 상태를 확인한다. 바닥 난방파이프의 연수는 보일러 분배기에 연결된 파이프 상태를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만약 구조변경을 포함한 공사를 해야 한다면, 어차피 난방 공사는 필수이기 때문에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신축보다 오히려 비용이 더 들면 어떡하죠?
리모델링은 건축물의 노후화 억제 또는 기능 향상 등을 위하여 대수선 또는 일부를 증축하는 행위를 말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리모델링의 의미는 기존 골조를 최대한 살리고 나머지 부분들의 공사를 모두 진행하는 것이다. 결국, 리모델링과 신축의 결정적 차이는 ‘기초공사와 골조공사를 하는가, 하지 않는가’에서 온다.
그렇다면 어떤 집이 신축보다 리모델링 비용이 더 들겠는가? 당연히 골조 부분에 대한 보수를 많이 해야 하는 집이다. 골조보수공사에 엄청난 비용이 드는 집이라면 차라리 신축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따라서 리모델링을 위한 노후주택을 매입할 때는 흔히 내력벽, 기둥, 바닥, 보, 지붕틀, 주 계단 등을 일컫는 ‘주요 구조부’를 중심으로 살펴야 한다.
- 준공연도 준공연도는 건축물대장에 표시되어 있다. 대체로 준공연도가 너무 오래된 건물은 가치가 없다. 하지만 주택의 구조와 지붕 상태에 따라 그 사용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 구조 구조변경이 쉬운 가변형 주택으로 만들려면 기존의 벽이 하중을 받는 벽식구조(벽 자체가 기둥과 보의 기능을 하는 구조. 벽체가 위에서 내려오는 하중(힘)을 받는 내력벽이기 때문에 함부로 허물면 안 된다.)보다는 라멘구조(세로로 서 있는 기둥과 가로로 걸쳐 있는 보로 이루어진다. 벽체가 단순한 칸막이 역할을 하는 비(非)내력벽이라 내부구조 변경이 비교적 자유롭다.)로 지어진 집이 좋다. 하지만 이미 지어진 주택의 구조를 바꿀 수는 없을뿐더러, 불행히도 오래된 단독주택은 대부분 벽식구조로 되어 있다.
- 골조 재료 단독주택은 철근콘크리트, 시멘트벽돌, 시멘트블록, 경량목재, 경량스틸, ALC 등의 재료를 사용한다. 철근콘트리트와 시멘트벽돌로 만든 주택은 내구연한이 비교적 긴 편이다. 다른 재료는 부분철거 후 강도측정을 해 봐야 한다. 특별히 시멘트블록조는 이미 벽체가 약해진 경우가 많고, 목조는 구조 목재가 해충 등의 영향으로 약해진 경우도 많다. 기존 구조 전체를 보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신축이나 개축을 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 균열 외벽의 균열을 확인한다. 특히 가로로 생긴 균열은 건물 전체를 무너트릴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 지붕 평지붕은 우레탄방수 처리로 누수를 거의 잡아낼 수 있다. 하지만 경사지붕의 경우 기존 지붕의 재료에 따라 새로운 마감재를 선택하게 되는데, 이는 것은 곧 공사비 상승을 의미한다. 만약 석면으로 만든 슬레이트지붕이라면, 기존 슬레이트를 철거하고 새로운 지붕재를 시공해야 한다. 석면처리는 해당 시·군·구청에서 지원금을 받을 수 있으니 반드시 확인하자.
이런 집은 절대 사면 안 돼요!
① 블록조 + 슬레이트지붕 주택
사진 ①의 주택은 이미 약해진 블록조 벽체에 석면으로 만든 슬레이트지붕을 올렸다. 우선 벽체를 보강해야 하는데 속에 구멍이 뚫린 오래된 블록은 보강하는 것보다 차라리 다시 쌓아 올리는 것이 더 경제적이다. 또한, 건물 전체의 높이가 낮기 때문에 기존 벽체 위에 추가로 블록을 쌓아 올려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지붕틀까지 새로 시공해야 한다. 물론 석면이 섞인 슬레이트지붕은 철거 후 새로운 지붕마감재를 재시공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런 집의 경우 전체를 리모델링하는 것보다 새로 건물을 짓는 것이 낫다.
② 목조 + 금속지붕 주택
사진 ②는 기존 목조주택에 금속지붕을 새로 시공한 경우다. 이런 주택은 준공연도가 매우 오래되었을 뿐 아니라, 목조와 시멘트면 사이의 틈을 보수하기가 쉽지 않다. 외벽마감재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리모델링할 수 있겠지만, 준공연도를 감안하면 이 주택 또한 새로 건물을 짓는 것이 나을 수 있다.
리모델링보다 신축이 훨씬 유리한 주택을 매매 계약하고 컨설팅 의뢰를 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이럴 때 필자는 ‘계약 취소가 가능한지 먼저 조율해보자’고 이야기한다. 노후주택을 고쳐 살고자 할 때는 먼저 리모델링이 신축보다 무조건 경제적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합리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 주택 매입 단계부터 확인해야 할 사항을 꼼꼼하게 살펴, 내 집 마련 비용을 줄이고자 선택한 일이 반대의 상황으로 이어져 당황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테라디자인 이종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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