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기초에 수직으로 금이 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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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역학은 튼튼한 건축물을 만들기 위한 기본이다. 설계와 기초, 구조 상세 모두 역학의 기반 위에서 출발한다.
콘크리트 기초부나 담에 금이 가는 현상은 왜 생기는 걸까? 이번 호에는 건축 구조 설계와 실제 시공 시 안전성과 관련해 짚어볼 부분을 구조역학을 토대로 설명해 본다.
기초부에서 고려할 것들
▶ 수직으로 크랙이 가면 부등침하 우려를
기초는 모든 하중을 지반에 전달하는 사람의 발과 같은 것이다. 하중이 작용하면 지반은 반작용한다. 또한, 땅 속에는 반드시 습기가 있고 때로는 지하수가 존재하기도 한다. 집을 짓기 위한 토지는 경사지를 깎아서(절토) 만들거나 반대로 흙을 북돋아(성토) 조성하기도 한다. 한 대지에 절토와 성토 두 면을 다 가진 땅도 있다.
땅에 건축물이 세워져 하중이 작용하면, 땅은 가라앉게 된다. 이러한 지반 침하는 힘의 균형점까지 계속 진행되며 흙의 종류에 따라 지내력의 강도도 달라진다. 뉴스에서 간혹 건물 붕괴의 원인 중 ‘지반의 액상화’란 이야기를 한다. 흙이 과다하게 물을 흡수하여 약해졌다는 의미이다. 한 예로 기초 또는 벽체 콘크리트에 수직, 또는 경사 방향으로 크랙이 발생하면 부등침하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건물을 짓기 전 지반 조사와 지내력 설계는 법적인 것을 떠나 검토해야 할 중요한 사항으로 건축물의 수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 그림 1 - 압밀침하와 부등침하 >▶ 동결심도는 왜 지켜야 할까?
물은 추우면 얼고 더우면 녹는다. 얼면 부피는 증가하고 녹으면 부피가 감소한다. 기초콘크리트 아래 땅에서 수분이 얼었다 녹았다 반복하고 그 물이 증발하면 어떻게 될까? 자연히 공극이 생겨 지반은 침하할 수 있다. 기초의 처짐은 건축물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므로 특별히 주의가 요구된다. 동결심도를 꼭 지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기초부 목재는 습기에 닿으면 안 된다
목재는 물이 닿으면 썩는다. 지반은 습기를 증발하며 이는 맨 아래 씰플레이트(Sill Plate) 부분과 기둥 또는 스터드(Stud)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서 미국의 한 기초 시공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 그림 2 -기초와 동결심도 >< 그림 3 - 지표 습기와 분리하는 미국의 한 기초 시공법> 출처 : Graphic Guide to Frame construction by Rob Thallon[그림 3]을 보면 목재가 썩는 현상을 막기 위해 지표면을 경사지게 하고 머드씰(Mud Sill)과 최소 150mm 띄워서 수분으로부터 보호 받도록 하고 있다. 옛날 한옥 시골집을 보면 목재 기둥은 대체적으로 마당보다 높으며 배수가 잘 된다. 따라서 기둥은 수십 년 간 썩지 않고 오래도록 사용된다.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구조부에서 고려할 것들
▶ 꼭 지켜야 할 경골목구조 못박기 규정
경골목구조는 벽식 구조이고 못을 이용한 공법이다. 때문에 어떤 못을 사용하고 어떻게 박느냐가 중요하다. 못박기와 관련된 건축 규정은 구조역학을 기반으로이론과 오랜 실험에 통해 만들어졌다. 단, 법의 규정은 최소한의 한계 값임을 알아야 한다. 간단한 원리를 살펴보자.
<그림 4.1 - OSB 합판과 Joist 수직 못박기><그림 4.2 - 머드씰 경사 못박기>[그림 4]는 경골목구조의 간단한 못박기 원리이지만 역학의 기본인 인장력, 압축력, 전단력, 휨모멘트가 모두 반영되어 있다. 못 박는 원리 또한 하중(작용)에 대한 못의 전단응력과 목재의 지압응력(반작용)으로 저항한다.
▶ 중목구조는 연결철물보다 목재가 먼저 파괴돼
중목구조 역시 접합부에 네 가지 기본 응력이 존재한다. 페그(Peg, 나무못), 볼트(Bolt), 리벳(Rivet) 등 체결 철물과 목재의 지압응력으로 하중을 견딤을 알 수 있다. 짜임이 튼튼하다는 의미는 역학에서는 서로 끼우는 형태의 접촉면의 마찰력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다. 테논(Tenon, 장부)과 모르티스(Mortise, 장부 구멍)의 깊이를 크게 하면 접촉면이 넓어져 응력이 커지는 점을 수치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특히 테논 양 사이드의 단면의 두께는 모르티스 두께보다 커야 한다. 하중값에 대한 접합부 형태를 검토해 도웰의 갯수를 산정하는 것이 건축물의 처짐과 관련이 크다. 모든 목재는 철에 약하다. 접합부가 파괴된다면 목재가 먼저 부서진다. 이를 역학적으로 해석하면 못이나 볼트 등 체결 철물의 전단 파괴보다는 목재의 약한 부분이 먼저 파괴된다는 것을 반드시 염두에 두고 설계・시공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림 5 - 중목구조의 접합과 힘의 방향>
디테일한 설계일수록 정밀한 시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요즘 중요하게 대두되는 내진 설계 역시 지진 하중에 대한 구조체의 저항값을 높이는 원리이므로, 구조역학을 고려한 상세한 설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단순하게는 합판의 두께와 구조재의 치수를 크게 하는 방법, 못박기 간격을 좁히는 방법도 내진 설계의 출발점이다. 내 집을 튼튼하게 짓고 싶은 첫걸음은 구조역학을 기반으로 한 상세한 설계이다. < 다음 호에 계속… >
글_ 김창환
토목직 공무원을 시작으로 건설업체에서 25년 동안 구조물의 설계와 시공을 맡아 왔다. 서울시립대 대학원에서 토목 공학을 연구하고 구조진동과 파괴역학을 주제로 공부해 왔다. 현재 글루램을 활용한 장경간 네트워크 아치교의 설계와 시공 논문을 집필 중이며, 일산에서 건축공방 나무를 운영 중이다. http://blog.naver.com/kline352001구성_ 이세정 | 일러스트_ 라윤희
ⓒ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4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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