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마쳤는데 비우지 않는 집, 법적 해결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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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고 보는 주택 건축분쟁 Q&A
임대차계약이 끝난 후 공간을 돌려받는 상황에서 순탄치 않을 때 고려하게 되는 인도소송. 인도소송은 무엇이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본다.
부동산 관련 법적 분쟁 중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소송 중 하나가 ‘인도소송’이다. 그만큼 흔하고 갈등이 잦은 소송인데, 이 인도소송에서 ‘인도(引渡)’는 목적물이 자동차나 선박 같은 동산이든, 건물이나 토지 같은 부동산이든 상관없이 직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상황, 즉 ‘점유’를 이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집이나 땅, 그 외에 재산을 다른 사람 손에서 되찾아오는 절차다.
보통 세간에서는 인도소송만큼이나 명도소송, 명도(明渡)라는 표현을 흔히 사용한다. 이는 옛 민사소송법(2002년 1월 26일 개정 전)에서 점유 이전의 특수한 개념으로 ‘명도’가 사용되고 있었던 데서 유래한다.
옛 민사소송법하에서 ‘명도’는 부동산 안에 있는 ‘점유자의 물품 등을 부동산 밖으로 반출시키고 점유를 이전’하는 의미로, 점유를 현상 그대로 이전하는 인도와 구분하여 사용되었다. 하지만, 이후 전면 개정된 민사집행법은 명도라는 개념을 따로 인정하지 않고 인도의 개념에 포괄시키고 있다.
따라서 현행법상 명도의 개념을 포괄하는 인도로 표현하는 것이 맞지만, 여전히 주택이나 상가 등의 건물을 비워 인도하라는 소송을 명도소송으로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인도와 구별되는 개념으로 ‘퇴거(退去)’가 있는데, 퇴거란 건물 점유자의 점유를 풀어 그 건물로부터 점유자를 쫓아내고 아울러 그 건물 내에 있는 점유자의 살림을 반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도와 비슷하지만, 퇴거는 점유의 해제만으로 집행이 종료되고 점유의 이전으로까지 나아가지는 아니한다는 점에서 인도와 구별된다.
퇴거의 예로는, 토지와 건물 소유자가 다른 경우(지상권 주택) 건물이 적합한 토지사용권을 갖추지 못하면 토지 소유자가 건물 소유자에게 건물의 철거 및 그 대지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고, 법원에서 명령이 떨어지면 다른 절차 없이 철거가 가능하다. 하지만, 건물소유자가 다른 이에게 임대를 하는 등 제3자가 점유하고 있다면 먼저 제3자의 점유 상태를 풀어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경우 토지소유자는 건물점유자에 대하여 철거에 앞서 퇴거를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0다43801 판결).
철거 현장에 쓰이는 개념인 ‘퇴거’의 경우 목적물 자체를 점유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인도와 구별된다.
인도소송이 벌어지게 되는 상황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꼽아볼 수 있다.
가장 흔한 경우는 임대차 계약 종료·해지가 원인일 때다. 주택이나 상가의 임차인이 임대차계약 기간이 끝났거나(종료), 임대차 계약 기간 중이라도 계약 해지 사유(임대료 연체 등)가 발생하여 계약이 해지되었는데도 나가지 않는 경우. 임대인은 임차인을 상대로 임대차 계약 종료에 따른 건물인도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때의 인도소송 상대방은 임대차 계약상 임차인을 피고로 특정해야 하며, 만약 임대차 계약상 임차인이 여러 명인 경우 공동임차인 모두를 상대방으로 해서 인도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점유할 아무런 법률적 원인(권원) 없이 불법으로 점유할 때 소송이 벌어지기도 한다. 다른 사람 소유의 토지를 점유할 어떠한 계약이나 이유 없이 무단으로 점유하여 이용하는 불법점유자가 있는 경우 그를 상대로 인도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경매 낙찰 후 기존 점유자가 계속 점유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도 인도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다만, 법원의 경매절차에 따라 부동산을 낙찰받은 경우 통상적인 인도소송보다 간소한 절차인 ‘부동산인도명령(민사집행법 제136조)’을 통해 점유를 이전 받을 수 있다. 다만,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이 기각되거나, 낙찰 대금을 낸 뒤 6개월 이내에 신청하지 않아 기간이 지나면 인도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법원은 매수인이 대금을 낸 뒤 6월 이내에 신청하면 채무자·소유자 또는 부동산 점유자에 대하여 부동산을 매수인에게 인도하도록 명할 수 있다. 다만, 점유자가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에 의하여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한편, 어떠한 상황에서도 소유자 임의로 법적인 결정 없이 출입문 잠금장치를 바꾸거나 점유인의 짐을 동의 없이 반출하는 등의 실력행사를 하는 것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범죄행위에 해당함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임대인과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임대인의 임의 강제집행을 미리 가능케 하는 ‘임의명도 약정’을 체결했더라도 이런 약정은 무효이며 임대인의 실력행사는 업무방해에 해당한다.
강제집행은 국가가 독점하고 있는 사법권의 한 작용을 이루고 채권자는 국가에 대하여 강제집행권의 발동을 신청할 수 있는 지위에 있을 뿐이므로, 법률이 정한 집행기관에 강제집행을 신청하지 않고 채권자가 임의로 강제집행 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으로 민법 제103조에 의해 무효다. 따라서 ‘본 임대차계약의 종료일 또는 계약해지통보 1주일 이내에 임차인이 임차인의 소유물 및 재산을 반출하지 않은 경우 임대인은 임차인의 물건을 임대인 임의대로 철거 및 폐기할 수 있으며, 임차인은 개인적으로나 법적으로나 하등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임대차계약 조항도 무효다. 피해자(임차인)가 이 사건 점포를 점유하고 식당영업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피고인(임대인)이 간판업자를 동원하여 이 사건 점포에 설치된 피해자 소유의 간판을 철거한 것은 피고인이 손괴를 한 것과 동시에 위력을 사용하여 피해자의 업무를 방해한 것이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가 아직 식당영업을 최종적으로 포기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데도 피해자가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이 사건 점포의 출입문을 자물통으로 채우고 창문에 폐업이라는 공고문을 붙인 것도 위력을 사용하여 피해자의 업무를 방해한 것에 해당한다.
인도소송을 주관하는 민사소송법은 ‘당사자 승계주의’를 취하고 있어 변론종결 전의 승계인에게는 판결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이런 원리다. 점유자 A를 상대로 인도소송을 제기하여 소송이 진행 되던 중 A가 토지(목적물)의 점유를 B에게 이전했다. 법원은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점유자인지 여부를 판단하게 되는데, 변론을 종결하기 전에 점유를 이전했으므로 A가 더 이상 점유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패소판결을 내린다. 결국 소유자는 B를 상대로 다시 새로운 인도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문제에 대처할 방법은 있다. 소유자가 인도소송을 개시하기 전, 또는 동시에 점유자를 상대로 ‘점유이전금지가처분신청’을 하는 것이다. 소유자가 법원으로부터 점유이전금지가처분 결정을 받으면 소송 도중 점유자가 변경되는 경우(A가 B에게)에도 인도소송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아 변경된 점유자(B)를 상대로 인도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자체만으로 점유를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최종적으로 본안(인도소송)을 승소로 마쳐야 한다(대법원 98다59118 판결).
인도소송은 점유자를 상대로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신청을 하고, 이후 인도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는 것만으로 분쟁이 곧바로 종결되는 것은 아니다. 본안소송 판결 선고 이후 점유물 인도가 잘 이뤄지면 문제없지만, 점유자가 선고 이후에도 목적물을 인도하지 않으면 강제집행을 통해 이전받을 수밖에 없다. 이때는 집행문을 부여받아 집행법원에 강제집행 신청서를 접수하고, 집행관은 강제집행을 피고에게 미리 알리고 정해진 기한(통상 1주일, 경매의 경우 2주일)까지 이행할 것을 통보하는 집행 계고를 한다.
계고기간이 지났음에도 인도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집행 절차에 들어가는데, 강제집행 신청인이 집행 비용을 먼저 납부하면 집행관은 강제집행 기일을 정하고 집행기일에 인부들이 점유자의 짐을 들어내어 목적물을 권리자에게 인도한다.
인도소송 집행 과정에는 노무비용(집행 일자에 점유자의 짐을 들어내는 노무자 인건비), 점유자의 유체동산을 보관하기 위한 운반·창고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제반 비용은 신청인이 우선 지불하고, 신청인은 추후 ‘집행비용확정결정’을 통해 집행 비용을 점유자에게서 받아낼 권리(채권)를 확보하게 된다. 보관된 점유자의 짐은 창고에 보관되는데, 점유자가 이를 회수하지 않을 경우 집행법원의 허가를 받아 매각된다.
결론적으로, 인도소송은 승소 판결을 받는 데에만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되고, 판결 선고 이후에도 점유자가 계속 버티는 경우에는 또다시 시간과 비용을 들여 강제집행을 통해 인도를 받을 수밖에 없다. 소송을 제기하는 소유자 입장에서도 부담이 적지 않은 과정이다.
(표) 인도소송 이후 점유 목적물 이전 과정
제소 전 화해는 민사분쟁이 생겼을 때 분쟁이 소송으로까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법원에 화해신청을 하여 미리 법원의 성립 결정을 받는 제도다. 제소 전 화해로 성립된 화해조서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므로 상대방이 이행하지 않으면 재판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바로 집행문을 부여받을 수 있다.
임대차계약에 있어 인도소송 이슈가 발생하면 소송부터 강제집행까지 판결을 선고받는 데에만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되기에 제소 전 화해가 널리 이용되고 있다. 위의 판례에서 위법으로 나온 ‘임의 명도 약정’과 헷갈릴 수 있는데, 제소 전 화해는 임대차계약 후 법원 결정을 통해 법적 테두리 안에서 진행된다는 것이 다르다.
다음 주제로는 임차인의 보증금 확보에 대한 기본적인 조치들과 사례들을 다뤄보겠다.
글 및 자문_ 허종택 변호사
고려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10년 넘게 건축 로펌인 [법률사무소 집]의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을 수료하였고, 현재 서울시 명예 하도급 호민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02-596-8263|www.lawzip.co.kr
구성_ 신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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