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관리형 산책길 정원 디자인 > LIVING & DECO

본문 바로가기


저관리형 산책길 정원 디자인

본문

서로 이웃하고 있는 부모님의 집과 딸의 집에 사계절 산책 정원을 조성했다. 같은 구조를 하고 있지만 각각 다른 콘셉트로 완성된 두 개의 정원. 환경에 따른 식재 디자인 아이디어와 저관리 정원을 만드는 팁을 만나본다.



최소한의 관리로 풍성한 정원 유지하기

푸른 자연에 둘러싸여 있는 경기도의 아늑한 주택 단지. 부모님의 집과 딸의 집이 길을 따라 아랫집과 윗집으로 이웃하고 있다. 두 주택 모두 건축물 주위로 조성된 ‘ㄱ’자의 마당 공간을 사계절 정원이 풍성하게 채우는 구조다. 디자인을 구상하며 중점에 둔 키워드 중 하나는 ‘저관리 정원’이다. 연세가 있으신 부모님은 물론 바쁜 딸 역시도 정원을 적극적으로 돌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잡초가 잘 자라지 않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디딤석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고, 이외의 구역에는 방초 매트를 설치했다.

 

 

부모님 주택의 정원은 크게 세 개의 구역으로 나뉜다. 대문을 들어서서 가장 먼저 보이는 입구 정원은 방문객에게 가벼운 마중 인사를 건네는 동시에 거실에서 정면으로 내다볼 수 있도록 배치했다. 앞 주택으로 인해 생긴 그늘막에는 그늘 정원을 만들었다. 음지 식물을 적절하게 심은 그늘 정원은 건물 간 사이가 좁은 도심 주택에서 시도하기 좋다. 서쪽에는 다채로운 빛깔을 품은 산책 정원이 디딤석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걷는 순간마다 색다른 풍경을 담는 정원이다.

 


엄마를 위한 정원 : 두 개의 힐링 정원

1. 고즈넉한 분위기의 그늘숲 정원

그늘에 심기 좋은 생강나무, 물철쭉, 때죽나무, 히어리, 노린재나무와 더불어 백당나무, 자엽국수나무를 교차하며 심어 깊은 숲을 형성한다. 표면에는 바위를 자연스럽게 배치한 후 앵초, 고사리류, 길레니아를 심고 밝은 곳에는 뱀무와 꼬리풀을 심어 색감을 더했다. 정원 가장자리에는 마가목, 향매화오리나무, 고광나무, 산조팝나무, 자엽국수나무 ‘타이니와인’을 심어 봄과 여름의 향기 나는 꽃과 가을의 단풍을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기다란 산책 정원

서향의 해를 받아 반짝이게 될 그라스 정원을 상상하며 디자인하였다. 상부에는 높이 2m 내외의 별목련, 미산딸나무, 블루베리, 가막살나무가 있어 사계절 꽃과 열매, 그리고 단풍을 즐길 수 있다. 하부에는 새풀 ‘오버댐’, 파니쿰 ‘노스윈드’와 ‘샤이엔스카이’를 배치했다. 5월 초에 꽃이 피기 시작하는 시베리안 붓꽃, 알리움, 레드와 부드러운 핑크계열의 아스틸베, 샐비어 카라도나, 산비장이, 멘지스 오이풀이 가을까지 이어진다. 그라스들은 계절이 바뀌면서 꽃을 피우고 노랗고 붉은 단풍으로 물들게 된다. 겨울에는 뒷배경으로 심은 흰\말채 ‘미드윈터파이어’가 주홍빛으로 빛날 것이다.


딸의 정원 : 모자이크 정원

딸의 집에는 디딤석 길을 중심으로 작은 정원 공간 3개를 만들고, 안쪽에는 기다란 2개의 정원을 구성했다. 작지만 공간마다 서로 다른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다양한 정원 샘플들을 모아 놓은 듯해 ‘모자이크 정원’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엄마의 정원보다도 관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원 내 동선을 모두 디딤석으로 배치했다. 디딤석 자체가 정원에서 하나의 패턴이 되어 준다. 현무암 정방형(50×50cm) 디딤석이 패턴을 만들면서 이어지고 그 사이사이에 화단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5개의 화단 공간이 만들어지고 공간마다 조금씩 콘셉트를 달리해 다양한 분위기의 식물구성을 즐길 수 있게 했다. 남향의 3개 화단에는 무늬흰말채와 무늬가막살, 쥰베리 등 환경을 가리지 않고 잘 자라는 관목류를 심고, 초화류를 함께 배치했다. 서쪽의 2개 화단에는 별목련, 회잎나무, 물철쭉을 심고 아스틸베, 헬레보러스, 풍지초, 다루마수국을 심었다.

DESIGNER’S TIP :
저관리 정원 조성하기

 

식재 공간에 바크 덮기 |
잡초의 씨는 햇빛을 받아 발아한다. 나무껍질을 잘게 쪼개어 만든 바크를 3~5cm 정도 두껍게 깔아주면 잡초의 생장을 억제할 수 있다.

 

 

디딤석 공간을 최대한 넓고 길게 배치하기 |
디딤석 공간을 활용하는 것도 저관리 정원을 조성하는 방법 중 하나다. 개성을 담은 디딤석 디자인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려보자. 

 

 

여백의 마사 구역에 방초 매트 깔기 |
식재 공간과 디딤석 배치 구역을 정했다면 나머지 마사 구역에는 방초 매트를 깔아 잡초의 성장을 한 번 더 방지한다.

 

1 흙에 방초 매트를 깔 자리를 표시한다
2 파쇄석을 깔고 콤팩터로 땅을 다진다.
3 물이 잘 빠질 수 있도록 좁은 폭(50cm)의 매트를 사용한다.
4 U자핀으로 매트를 고정하고 그 위로 마사토 등을 깐다..

SKETCH&DETAILS

포테르길라(Forthergilla ‘Blue shadow’) 너무 크지 않은 키, 향기 나는 병솔 모양의 흰색 꽃, 아름다운 가을 단풍에 더하여 은빛이 도는 잎의 색이 매우 매력적이다. 키가 1.5m를 넘지 않아 정원에서 조용히 자리를 잘 지킨다.
길레니아(Gillenia trifoliata) 붉은 빛을 띄는 줄기에 별모양의 청초한 흰 꽃이 늦봄부터 여름까지 이어진다. 가을이 되면 진한 오렌지색으로 빛나는 단풍도 매우 아름답다. 그늘 정원과 숲 정원에 심으면 좋은 베스트 식물 중 하나다.
시베리안 붓꽃(Iris Sibirica) 다양한 종류의 붓꽃 중 정원에서 키우기 쉽고 병충해에도 강한 종이다. 햇빛을 좋아하나 반그늘에서도 견딘다. 뿌리가 수년 내 많이 커지므로 뿌리 나누기를 하여 심으면 좋다. 늦가을에는 마른 줄기를 잘라내 준다.
고비(Osmunda japonica) 긴 타원의 연두색 잎은 그늘에서 밝게 빛난다. 땅속 줄기가 짧고 굵으며 많은 잎이 한꺼번에 뭉쳐서 자란다. 어린 순은 갈색의 솜털에 싸여있고, 줄기는 50~100cm 정도로 시원하게 자라 고사리류와 함께 심으면 잘 어울린다.
때죽나무(Styrax japonicus) 그늘이나 양지 등 환경을 가리지 않고 잘 자라는 낙엽 활엽 소교목이다. 5~6월 무리 지어서 가지에 매달리는 새하얀 꽃이 아름답고, 향기가 좋아 벌들도 즐겨 찾는다. 어린나무 때부터 수형이 아름답다. 동그란 열매는 새들도 좋아한다.
노린재나무(Symplocos chinensis) 산에 가면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나무로 높이는 1~3m 정도까지 자란다. 5월에 작은 흰색 꽃이 피며 가을이 되면 푸른 열매가 달린다. 아담한 수형으로 주택 정원에 정원수로 사용하기 좋다.


글_ 정원 디자이너 김원희 : 가든웍스 대표 GARDEN WORKS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주의 정원을 지향하며 개인 정원뿐만 아니라 공공정원, 상업공간 등 전국적으로 다양한 정원·식물 작업을 한다.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정원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정원가 ‘피트 아우돌프’에 관한 영화 <Five Seasons>를 한국에 처음 소개하기도 했다. 2018년 일본 세계가드닝월드컵에서 ‘최우수디자인상’(최재혁 작가와 협업)을 수상했고, 2019년부터 매년 첼시 플라워 쇼에 프레스로 참석하여 다양한 정보 제공과 강의를 하고 있다. wonheekim33

 

구성_ 조재희 | 사진_ 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6월호 / Vol.304 www.uujj.co.kr 

20240604070011747yqoj.jpg

 

※ 모든 콘텐츠의 저작권은 전원속의 내집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복사, 배포는 저작권법에 위배되오니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기사와 관련 없는 광고성 댓글이나 무분별한 악성 댓글, 인신공격 및 허위성 댓글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음을 알립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인스타그램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