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의 경계 없이 쓰이는 건축 마감재
본문
공간에 대한 인식이 확장되고 안목이 한층 높아지면서
재료의 쓰임이 더욱 다양해지고 그 경계는 모호해지는 추세.
주택 디자인에 상상력을 더해주는 내외장 겸용 마감재 사례를 모았다.
목재
wood
아키후드 건축사사무소, 고등동 다가구주택 ⓒ박수환
편안한 느낌을 주는 목재는 스테인 칠을 해주는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건축물의 내외장재로 오래 사랑받아온 자재다. 외장재로 쓰이는 수종이라면 보통 내장에도 무리 없이 적용 가능한데, 대표적으로 삼나무, 적삼목, 멀바우, 이페, 멀바우, 마호가니 등이 널리 쓰인다. 사이딩, 합판, 루버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되어 시공되며 최근에는 기능성을 높인 합성목재도 시장에 많이 선보이고 있다. 아키후드 건축사사무소의 고등동 다가구주택은 3층 외장에 아코야목재를 적용해 자칫 차가워 보일 수 있는 노출콘크리트 건물에 따스함을 더했다. ㈜제이앤디에이건축사사무소 용인 진담채 내부는 목재 루버의 패턴과 공간의 선이 어우러져 단조롭지 않다.
코르크
cork
나무에서 유래한 천연자재로 부드럽고 독특한 질감과 무늬를 가진다. 외장으로는 탄화코르크보드가 주로 많이 쓰이는데, 코르크를 고온·고압 처리해 탄화시킨 자재로 기본적인 단열성능과 치수 안정성까지 갖추어 내외장재, 단열재로 활용된다. 스프레이 타입도 있다. 내외부 표면에 코르크 입자를 스프레이건으로 분사하여 시공하는데 다양한 색상 연출이 가능하며 단열, 난연 성능이 우수하다. 노바건축사사무소의 여유헌은 아이에스포르토의 탄화코르크보드를 외장 마감 일부로 사용했으며, 실내 벽과 바닥에 사용하면 방음, 흡음, 보행감 등에도 도움이 된다.
노출콘크리트
exposed concrete
거푸집 탈형 후 콘크리트 표면에 마감재를 따로 시공하지 않고 구조 자체의 물성과 색, 질감을 그대로 드러낸 것. 모던하고 도회적인 느낌을 주지만 단열성 확보에 유의해야 하고 의도한 표면이 잘 이루어지도록 주의하여 시공한다. 시공 방식에 따라 송판, 골강판 등의 무늬를 낼 수 있으며 마감 상태의 유지를 위해 발수 코팅이나 강화제 처리를 한다. 아키후드 건축사사무소의 고등동 다가구주택은 외관의 노출콘크리트를 내부에도 적용했다.
석재
stone
플라노 건축사사무소, 화순별장
석종마다 고유한 색과 무늬를 느낄 수 있는 자재로 화강암, 규장암, 사비석 등이 많이 쓰인다. 그중에서도 포천석(화강암)은 강도가 높고 경제적이라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석재다. 석재를 내외장재로 선택할 때는 공간의 용도에 따라 흡수율, 강도 등을 꼼꼼하게 따져야 하고 내구성, 기능성을 높인 인조석은 활용 범위가 한층 더 넓다. 에스아이 건축사사무소의 판교 하늘집은 사암석 판재를 외장재로 적용했는데, 동일한 석산에서 채굴한 자재를 선택해 이색이 적고 입자가 균일하다. 플라노 건축사사무소의 화순별장은 대지에서 나온 자연석을 내부 벽체 마감에 활용했다.
스터코
stucco
BHJ 건축사사무소, 사암리 주택
주택 외장에 자주 쓰이는 미장 마감재. 흔히 ‘외단열시스템’으로 불리며 스토(Sto), 테라코 코리아 등의 회사에서 판매하는 수십 가지 종류가 나와 있다. 입자의 크기에 따른 다양한 질감과 색을 구현할 수 있으며 미장재 특성상 곡면에 마감하기 좋다는 장점이 있다. 아키텍츠 진진의 용인 진진가는 외벽에 적용한 스토 외단열시스템을 실내 계단실 곡면 벽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BHJ 건축사사무소의 사암리 주택은 흑갈색 스터코로 마감해 단순한 입면에 존재감을 불어 넣고, 담장까지 마감을 통일해 집의 외벽과 담이 이어지는 구조를 잘 살렸다.
대리석
marble
지안건축사사무소, 나린家
우아하고 화려한 패턴의 대명사로 불리는 대리석. 천연석재의 한 종류로, 흡수율이 높은 편이라 주로 인테리어 재료로 많이 쓰여왔다. 하지만 요즘엔 흡수율이 낮은 석종을 외장재로 자주 활용하거나 광택이 나는 대리석보다 자연스러운 질감의 무광을 선호하는 추세다. ㈜건축사사무소 플랜의 광주주택은 연한 베이지 톤의 대리석과 적벽돌로 대비를 주어 입체감 있는 외관을 구성했다. 지안건축사사무소의 나린家는 침실에 화려한 패턴의 대리석으로 포인트를 주었고, 거실에는 천연대리석 북매치를 활용한 아트월을 연출했다.
점토벽돌
brick
흙을 구워 만든 전통적인 건축 자재로 줄눈과의 조합, 쌓기 방식 등에 따라 여러 가지 디자인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장점. 최근엔 화이트에 가까운 밝은색이나 회색, 블랙의 무채색 벽돌이 사랑받고 있고, 규격의 다양화가 이루어지면서 긴 형태의 ‘롱브릭’이 인기다. 내장재로는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 연출에 자주 사용되어 왔으며, 벽돌의 색과 질감이 한층 다채로워지면서 적용되는 공간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미우가디자인의 TRACE HOUSE는 거실 벽을 화이트 파벽돌로 마감해 깨끗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의 공간을 완성했다.
박판세라믹
ceramic panel
흔히 ‘네오리스’라고 부르는 소재로 자기, 유리, 석영 등 천연광물을 정교하게 배합하고 고온·고압으로 합성해 만든 자재. 재단과 가공이 까다롭지만 강도가 우수하고 고밀도 소재라 내·외장 경계 없이 사용 가능하다. 대리석 패턴부터 금속 질감까지 다채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며, 주로 가구 마감재나 인테리어 마감재로 사용되어왔으나 외장재까지도 발을 넓히고 있는 모습이다. 디플러스 건축연구소의 주택 꼬떼아꼬떼는 벽체와 지붕을 모두 박판세라믹 타일로 마감하여 매스의 선을 한층 강조하고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금속
metal
지안건축사사무소, 나린家
아키리에, 도룡동 주택 ⓒ천영택
TOPOS 건축사사무소, 솔로하우스 ⓒ정광식
변형이 자유롭고 강도가 높은 금속은 다채로운 종류 만큼이나 쓰임과 연출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합금 도금 강판, 징크,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갈바륨 등이 패널이나 루버 등의 다양한 형태로 시공되며 변형 가능성이 있는 구로철판이나 내후성강판(코르텐강)은 코팅 처리를 한다. 놀테(Nolte) 쇼룸에서 선보인 금속 패널은 코르텐강의 질감과 색을 살려 특수 제작한 것으로, 내열성이 뛰어나 주방 벽면에도 사용 가능하다. 지안건축사사무소의 나린家는 주방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복도와 보조주방 입구 벽면에 블랙도금코팅 처리가 된 SUS(스테인리스) 패널을 시공해 고급스럽게 연출했다. 아키리에의 도룡동 주택은 하얀 스터코와 스테인리스 스틸 루버의 조합으로 단정한 외관을 보여준다. TOPOS 건축사사무소의 솔로하우스는 기존 적벽돌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2층 일부에 구로철판을 덧씌워 인더스트리얼한 감성을 살렸다.
시멘트레진
cement resin
간결하고 모던한 공간을 연출하는 미장재 중 하나로 레진의 내구성, 탄성, 내수성과 시멘트의 자연스러운 물성을 결합한 이액형 에폭시-시멘트 모르타르다. 내·외부 모두 사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자연 친화적인 소재들로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강한 내구성과 내수성을 지닌 것이 특징. 물을 많이 쓰는 욕실 바닥과 벽, 천장 마감은 물론 가구 표면과 주방 상판까지 다양한 적용이 가능하다. 라인테이스트가 국내에 선보인 이탈리아 마감재 브랜드 ‘HD Surface’의 시멘트레진 제품은 수작업으로 완성되는 텍스처와 특유의 고급스러운 저채도 색감으로 미니멀하면서도 품격 있는 공간을 완성해준다.
취재_ 조고은 | 사진_ 주택문화사DB, 브랜드 제공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73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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