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대를 위한 프라이빗한 공간 제안
본문
삼대가 따로 또 함께 하는 집이기에 가족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모두 풀어냈다. 하나의 공간에 두 개의 이야기를 담은 집.
부모와 아들 내외 그리고 손녀딸이 함께 살고 있는 곳. 취향과 활동 시간이 다른 삼대가 공존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크고 작은 불편함이 있을 법한데, 그러함에도 함께 하는 것을 선택한 이들을 위해 새로운 제안이 필요했다. 서로의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해 생활공간을 분리, 한층 프라이빗한 공간이 계획된 현장이다.
공사의 주체가 된 것은 노부부, 그중에서도 아내였다. 직접 디자인한 공간에서 사는 것이 평생 소원이라는 아내를 위해 남편은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아내는 공사 내내 행복해하며, 일상에 필요한 모든 공간을 세세히 제안하고 함께 고민했다. 그녀가 원했던 것은 가족 구성원이 많은 만큼 최대한의 공간 확보와 각 공간의 독립성이었다. 넉넉한 수납으로 정리정돈이 절로 되는 집, 그리고 가족이 함께할 쾌적하고 넓은 다이닝룸 또한 공사 리스트에 담아뒀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바람은 스탠딩피쉬 디자인의 윤미선 실장을 통해 내부 곳곳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월넛 컬러의 가구와 잔잔한 무늬의 포세린 타일로 꾸며진 중후한 분위기의 현관.
내부로 들어서면 좌측으로는 아들 부부의 공간이, 우측으로는 부모님과 자녀방 그리고 거실이 이어진다. 복도 벽을 허물고 통유리벽으로 시공한 서재 덕분에 공간에 개방감이 느껴진다.
화이트 컬러로 도장한 벽면과 라이트 그레이 톤의 포세린 타일로 모던하게 연출한 거실과 주방.
시계 방향 순으로
POINT 1_부모님을 위한 통유리 서재 공간
기존 안방의 드레스룸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부모님을 위한 서재를 마련했다. 복도 쪽 벽을 허물고 유리벽으로 시공, 부모님의 침실과 욕실과도 이어져 있어 가족들의 발길이 자주 닿는 소통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POINT 2_프라이빗한 룸으로 통하는 출입문
부부의 공간에 별도의 문을 달아 프라이버시를 확보했다. 월넛 소재의 간살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욕실과 드레스룸, 가족실, 침실이 차례로 눈에 들어온다. 간살 패턴이 벽까지 이어지고 현관의 마감재와 자연스레 이어져 정갈한 느낌을 더했다.
POINT 3_천장 매립형 주방후드
커다란 노출형 덕트 대신 천장 매립형 후드를 선택, 주방과 거실의 시야가 탁 트여 공간이 한층 쾌적해 보인다. 요리할 때마다 덕트에 묻어나는 기름때를 닦아내느라 수고스러울 필요가 없으니 단연 편리한 아이템임이 분명하다.
주방을 중심으로 거실과 다이닝룸이 좌우로 배치되어 있어 세 공간의 동선이 편리하다. 가족이 모이는 공용 공간은 최대한 간결하게 디자인하되 코발트 블루 컬러의 소파와 패브릭, 펜던트 조명으로 감각을 더했다.
거실과 다이닝룸 사이 가벽을 연장해 간살 파티션을 시공, 아늑함을 살렸다.
넓은 아일랜드 조리대와 넉넉한 수납장으로 편리함을 더했다. 매립형 주방후드 설치로 공간이 한결 정돈되어 보인다.
집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화이트와 그레이, 우드가 어우러져 차분한 스타일로 꾸며졌다. 각기 다른 취향을 모두 담아낼 수 없기에 복잡한 장식보다는 공간마다 어울리는 조명으로 포인트 주는 방식을 택했다. 현관 벤치의 벽등, 화장대의 우드 펜던트, 서재의 라인 조명, 거실 소파 위의 화이트 펜던트 등 은은한 조도와 빛으로 공간의 긴장감을 낮추고 편안함을 이끌었다. 가족들이 모이는 거실과 주방, 다이닝룸 역시 복잡한 요소들은 최대한 배제됐다. 매끈하게 도장된 벽면과 포세린 타일로 마감한 바닥, 네모반듯한 아일랜드 조리대에 천장매립형 후드까지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다. 여기에 코발트 블루 컬러의 소파와 패브릭으로 세련된 감각을 더했다. 베란다를 확장해 개방감을 살린 다이닝룸도 가족들의 만족도가 높은 공간이다.
윤미선 실장은 무엇보다 공간의 활용도에 집중했다. “한정된 공간에 가족들이 만족할 만한 요소들을 모두 품어야 했기에, 세대별 공간을 무조건 분리할 수는 없었어요. 공유할 공간과 개별 공간을 나누고 하나의 공간이라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았습니다.”
간살파티션은 공간의 분절과 확대에 효과적이다.
거실과 맞닿아 있는 부모님의 침실. 기존에 쓰던 침대를 그대로 두고 기존 침대 헤드보드와 동일한 가죽으로 월보드를 제작해 시공했다.
침실 옆에 있는 문을 열면 서재와 욕실이 이어진다. 기존에 드레스룸이었던 공간을 서재로 변경, 화장대와 책상을 배치해 공간의 활용도를 높였다. 답답함을 줄이기 위해 복도를 통유리로 시공하고 문을 설치해 방과 복도 양쪽에서 오갈 수 있어 편리하다.
간단한 세면용품을 올려둘 수 있도록 세면대를 넓게 제작했다.
거실과 주방, 다이닝룸 등 가족이 함께 머무는 공간을 비롯해 침실과 드레스룸, 서재, 미니 가족실 등 요구된 모든 것들을 한정된 공간에 모두 풀어내야 했기에 자투리 공간까지 놓치지 않는 집중력이 필요했다. 공간의 활용은 특히 아들 부부의 공간과 부모님의 공간에서 도드라진다. 막혀 있던 비내력벽을 털어내 공간을 확장하는 동시에 새롭게 분리하는 작업을 통해 프라이빗한 공간과 소통하는 공간이 자연스레 이어지도록 했다. 턱없이 부족했던 수납공간도 해결했다. 수납의 경우 충분히 두되 답답하거나 과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전체적으로 마감재를 통일하고 최대한 심플한 디자인을 선택해 수납이 넉넉하되 부담스럽지 않도록 작업했다.
공간의 재배치 역시 고심한 부분이다. 기존에는 긴 복도를 따라 세 개의 방이 이어져 있고 안쪽으로 안방과 거실, 주방이 자리해 있는 구조로, 삼대가 살기엔 다소 불편한 배치였다. 우선 독립적인 공간 구성을 위해 현관을 중심으로 2세대의 공간을 좌우로 분리했다. 좌측 2개의 방을 확장한 곳은 아들 부부의 공간이다. 입구에 간살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두었는데 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부부 욕실, 가족실과 간이서재가 딸린 드레스룸 그리고 침실이 이어진다. 드레스룸 안쪽으로 배치된 가족실은 TV와 미니 냉장고, 노트북을 갖추고 있어 저녁 시간 부부가 함께 영화를 보거나 인터넷을 하는 등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복도의 간살 슬라이딩 도어를 열고 들어서면, 아들 부부를 위한 욕실과 서재 겸 드레스룸, 가족실, 침실이 마련되어 있다.
옷장을 사이에 두고 안쪽으로는 침실을 배치했다.
드레스룸을 지나 창가에 마련된 가족실. TV와 미니 냉장고, 소파를 갖추고 있어 저녁 시간 부부와 딸이 함께 영화를 보는 등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INTERIOR SOURCE
대지위치 ≫대전광역시 유성구
거주인원 ≫ 5명(부모님 + 부부 + 자녀 1명)
건축면적 ≫171.88m2(51.99평)
내부마감재 ≫벽 - 벤자민무어 친환경 도장 / 바닥 - 마루(구정 프리미엄 강, 샌드브러쉬), 타일(포세린 타일(수입))
욕실 및 주방 타일 ≫포세린 타일(수입)
수전 등 욕실기기 ≫ 매립수전, 아메리칸스탠다드 양변기, 콜러 세면대, 거울·수건걸이·욕실장 제작
주방가구 ≫ 자체 제작 가구(블럼 하드웨어, 토탈석재 빅슬랩타일 상판)
주방가전 ≫팔멕 스텔라 후드, 한스그로헤 수전, LG듀얼정수기, 밀레 식기세척기, 리페르 양문냉장고
조명 ≫ 실링팬(에어라트론), 다이닝조명(세르주무이), 포인트 벽등(루체테) 그 외 직구
스위치 및 콘센트 ≫융, 르그랑
중문 ≫월넛 원목 슬라이딩 도어(월넛+유리), 부부침실 슬라이딩 도어(월넛 간살+미스트 유리)
파티션 ≫ 월넛 원목 간살(다이닝)
방문 ≫ 제작 - 히든 도어, 도무스 도어락
붙박이장 ≫자체제작 가구
패브릭 ≫ 헌터더글라스 전동커튼 및 허니콤
시공·설계 ≫ 스탠딩피쉬 디자인 www.instagram.com/standing_fish
슬라이딩 도어를 사이에 두어 모든 걸 갖춘 프라이빗한 룸이 완성됐다.
드레스룸과는 별개로 화장대 겸 넉넉한 수납장을 추가로 두고 있어, 수납이 여유롭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자녀의 방은 공부와 휴식 그리고 수납까지 모두 고려했다. 공주놀이를 즐기는 아이를 위한 작은 화장대가 사랑스럽다.
복도를 따라 가장 안쪽으로는 부모님을 위한 공간을 배치했다. 거실과 주방을 오가며 안부를 묻고 소통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다. 노부부의 취향을 한껏 담아낸 침실은 기존의 침대에 맞춰 헤드보드를 제작하고 프렌치 스타일의 전신거울을 포인트로 전체적으로 우아하고 차분한 분위기로 연출했다. 침실과 이어진 서재 역시 독특하다. 드레스룸이 위치했던 자리에 새롭게 배치된 서재는 기존의 벽을 철거하고 유리벽을 시공해 개방감이 느껴진다. 또 복도 쪽으로도 문을 달아 부모님을 위한 공간이지만, 가족들이 오가며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거실에서 서재 안쪽의 욕실을 사용하기에도 편리해져 여러모로 만족도가 높은 공간이 되었다.
171.88m2, 좁은 면적은 아니지만 삼대가 생활하기엔 부족할 수 있기에 각자가 원하는 바를 모두 풀어내는 것에 집중했다. 그 결과 하나의 공간에 두 개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었다. 삼대가 모여 사는 건 때론 불편한 일일 테지만, 함께 하는 즐거움에 집중하면 그 또한 소소한 일상이 되어간다. 누군가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공간이 아닌 가족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이곳에서라면 더욱 그렇지 않을까.
취재_ 최미현 | 사진_ 진성기(쏘울그래프)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69 www.uujj.co.kr
* 월간 <전원속의 내집> 의 기사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복사, 배포는 저작권법에 위배되오니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