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정에 조성된 수공간과 어우러진 정원
본문
이야기가 있는 사계절 정원
형태가 없이 변화하는 물의 성질을 콘셉트로 꾸민 카페 정원. 수공간으로 조성된 중정을 둘러싸고, 물이 흐르듯 플랜터 정원이 이어진다. 노출콘크리트 건축물 곳곳에 작은 정원들이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공간을 만든다.
형태가 없는 물처럼, 자연스럽게 흐르는 공간
상업 공간의 정원은 사시사철 언제든 방문객에게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계절의 변화가 잘 느껴지면서 상대적으로 관리하기 수월하게 디자인된 상업 공간의 정원은 일반 주택정원을 꾸밀 때도 참고할 아이디어들이 많다. 경상남도 창원시에 위치한 카페 ‘Shape of Water’. ‘물의 성질’을 콘셉트로 꾸며진 카페에는 정원과 물의 조화가 공간 곳곳에 묻어난다.
1_1층 카페 내부에서 바라본 중정 정원. 2층까지 공간이 열려 있어 카페 내부 어디에서든 정원을 즐길 수 있다.카페를 운영 중인 박수연 씨는 성별이 없고 정해진 모양이 없는 물의 이미지를 가져와 부드럽고 따뜻한, 그리고 자연스러운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이러한 물의 성질과 어울리는 보라색을 정원의 테마로 설정해 보라색 빛을 띠는 식물들을 의뢰하기도 했다. 카페의 메인 공간인 중정은 수공간을 가운데 두고 테두리에 스테인리스 플랜터를 설치, 습지에서 잘 자라고 다양한 환경에서도 잘 적응하는 식물들을 배치했다. 수조에 설치되어 있는 노즐에서는 시간별로 미세한 미스트가 분사돼 1층 공간 전체에 물안개가 퍼져나가는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다. 물의 여러 가지 형태를 보여주고자 한 장치다. 중정 맞은편의 좁고 기다란 땅 위에는 마치 물이 흐르는 모양처럼 유선형으로 꾸며진 정원이 있다. 다양한 식물들을 정형화되지 않은 방식으로 심어 자연스러움을 강조했으며, 벤치에 앉아 감상하기 좋도록 눈높이에 맞는 식물들을 심었다. 또한 주차장 입구에서부터 계단 등 카페 구석구석 자리하고 있는 정원들은 딱딱하고 차가운 콘크리트 건물의 물성과 상쇄되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GARDEN IDEA 1
습도가 높은 수공간에 정원 꾸미기
중정 정원에는 30m 길이의 테두리에 배수 처리가 되는 스테인리스 플랜터를 작업하고, 나머지 공간에는 자연석을 배치한 후 20cm 높이로 얕게 물을 채웠다. 습도가 높은 공간에 정원을 만들 때는 플랜터 등을 설치할 때 습기에 영향을 덜 받는 재질을 고르는 것이 좋다. 미스트가 분사되는 정원의 특징을 살려 토양에 습지가 많아도 잘 생육하거나, 변화가 많은 환경에서도 적응이 어렵지 않아 관리하기 쉬운 식물들을 선택했다. 대표적으로 무늬쥐똥나무, 수국, 가침박달나무, 샐릭스, 풍지초, 노루오줌 등이 있다. 또한 잎의 형태와 컬러 등을 고려해 높낮이와 겹침효과를 주어 심었고, 겨울에는 관목들의 선과 열매 등 다양한 계절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2_수공간과 휴식공간 전체에 미스트가 퍼져 청량감을 준다. 3_2층에서 바라본 수공간. 30m 길이의 플랜터가 물이 흐르듯 수공간 주변으로 이어진다. 4_플랜터는 깊이가 1m 정도로 식물이 뿌리 내리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식물의 다양한 선을 살려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다. 5_중정의 정면. 꽃이 피는 식물을 심어 컬러감을 살렸다.
GARDEN IDEA 2
도심 속 좁은 공간에 정원 꾸미기
• 중정 맞은편 정원은 직사각형 모양의 좁고 긴 공간을 차폐하거나 구분하지 않고 물이 흐르듯 자유로운 분위기로 부분부분을 디자인했다. 각 파트마다 관목, 그라스, 초화 등 높이와 잎의 모양, 꽃의 컬러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연출했다. 벤치와 테이블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포인트를 주기도 했다.
• 8m 이상의 벽면으로 둘러싸여 있는 입구 공간에는 벽면을 배경으로 삼아 절제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풍지초, 휴케라, 알케밀라, 이테아 등의 식물을 나란히 놓았다. 건물 측면 코너에 가로로 긴 개구부에는 높낮이가 있고, 잎의 모양이 인상적이거나 색감이 있는 식물을 배치해 자칫 심심할 수 있는 콘크리트 건축물에 재미를 주었다.
중정 플랜터 정원 스케치
샐릭스(Salix integra ‘Hakuro-Nishiki’) 새로운 잎이 날 때 분홍과 흰색빛을 띤다. 수분을 좋아하며 추위에도 강하다. 맹아력이 좋아 수형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무늬수국(Hydrangea macrophylla ‘Maculata’) 60~90cm 정도의 높이로 산성 토양에서는 파란색, 알카리성 토양에서는 분홍색을 띤다.
풍지초(Hakonechloa macra) 자라면서 아름다운 분수 모양을 연출하며, 바람이 불어오면 흔들리는 잎의 모양이 아름답다. 호스타 등과 함께 식재하면 좋다.
쥐똥나무(Ligustrum obtusifolium) 물푸레나무과에 속하며 환경을 가리지 않고 잘 자란다. 봄에 피는 흰꽃은 향기가 나고 가을에는 쥐똥같은 열매가 열린다.
이테아(Itea virginia) 여름에 흰꽃이 피고, 가을에는 단풍이 진다. 90cm 높이까지 자라며 음지와 양지, 수분이 많은 곳을 가리지 않고 잘 자란다.
부처꽃(Lythrum anceps) 전국 어디서나 잘 자라며 습기에 강하다. 7~8월 사이에 자주빛 꽃이 피며, 무리 지어서 피어난 모습이 매력적이다.
정원디자이너 김원희_ 김원희 가든웍스 GardenWorks
구성_ 조재희 | 사진_ 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83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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