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이 있는 가든 디자인 / 물과 빛, 소리가 있는 어반가든_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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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내키는 대로 쉽게 바꿀 수 없지만, 정원은 계절에 따라 기분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즐길 수 있다. 꽃을 기다리는 설렘을 주고, 일상에 지친 마음을 달래주기도 하는 행복한 정원. 가든 디자이너 강혜주 씨가 제안하는 정원 디자인 속에서 나만의 꿈을 찾아보자.
정리 이세정 취재협조 와일드가든디자인
▲ 실제 조성된 정원의 전경. 직선적 이미지를 상쇄하기 위해 원목과 회벽, 천연의 돌 느낌을 적극 살려 자연미를 더했다.
이번 디자인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정원 이야기’란 주제가 주어졌고, 우리는 가족의 휴식과 여가를 위한 아름다운 공간을 꾸미기로 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물, 바람, 빛, 소리가 있는 자연주의 정원이다. 워터 버티칼이 폭포처럼 흐르는 어반가든을 콘셉트로 삼아 디자인했다.
원래 ‘미리내’는 은하수의 순 우리말로 ‘은빛이 흐르는 물’이란 뜻이다. 조선시대 발간된 「훈몽자회(訓蒙字會 : 한자의 뜻과 음을 한글로 풀이한 책)」를 보면 미리내는 ‘미르’의 변천으로 ‘용의 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힌트를 얻어 가든의 제목을 정했다. 은빛 천을 드리운 폭포의 아름다움은 용의 내를 상징하고, 용의 승천처럼 좋은 기운과 에너지를 담은 곳으로 표현하고자 의도했다. 정원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폭포가 있는 가제보는 목재로 제작했다. 바람과 빛의 변화를 민감하게 느낄 수 있도록 되도록 가는 선을 이용해 만들었다. 모던한 현대식 건물에 어울리도록 기하학적 간결함을 살리고 넓은 야외라는 공간 속에서도 왜소해 보이지 않도록 높이감을 두고 설치했다. 그 외 어프로치와 화단 역시 모던한 도시 건물에 어울릴 수 있도록 직선을 강조해 디자인하고, 대신 색감은 내추럴한 컬러로 구성했다. 관람객들은 정원 내 두 개의 동선을 따라 걸을 수 있고, 아늑한 포토존에 앉아 정원의 시간을 즐기게 된다.
▲ 직선의 바닥 공간. 하늘로 향하는 시선 처리는 목재 가제보와 회벽 담장이 어우러지도록 사선 처리되었다. 높이가 다른 공간과 화단을 두어 좁은 공간에 아늑함을 주는 기능(포토존)과 단조롭지 않도록 변화를 주었다.
▲ 꽃은 절제하고 식재의 질감과 모노톤의 컬러로 표현한 정원이다. 두 그루의 홍매화는 개막일에 맞춰 꽃을 피우겠지만, 그 아래는 바위취의 작은 꽃만 하늘거릴 뿐 달리 꽃이 없다. 반딧불머위는 그늘 속에서 햇살이 어른거리는 듯, 화려한 잎을 감상 포인트로 삼는 식물이다.
▲ 판석 아래 찰랑거리는 수공간에는 속새를 심은 화기를 두고 물고기를 넣어 즐길 수 있다. 이처럼 맑은 물에 잉어가 잘 보이는 연못은 진흙 물에 연이나 수련을 위주로 하는 연못과는 성격이 다르다.
▲ 가제보의 앞면은 2,700㎜ 높이에서 뒷면 1,400㎜으로 경사진다. 덕분에 가제보 안으로 들어가 앉아 있으면 아늑한 다락방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는 느낌이 난다. 유글라스(U-Galss : 불투명 유리)를 설치한 두 개의 벽천에서 잔잔한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 큰천남성, 무늬붓꽃, 스파이블루라는 사초류를 식재해 와일드하면서 강한 느낌의 정원을 연출하였다.
▲ 화단 맨 윗층은 털수염풀을 심고 그 아래층은 관중, 반딧불머위, 바위취, 골드벤드를 식재했다. 지면에는 뚝새와 제브라, 중투라는 흰줄무늬 억새를 심었다. 털수염풀이나 억새는 바람에 날리는 모습이 일품이다.
가든디자이너·보타닉아티스트 강혜주
서울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화가로 활동하던 중, 타샤와 탐 스튜어트 스미스의 정원에 마음을 빼앗겨 본격적인 정원 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섰다. 꽃을 주제로 한 4번의 개인전을 열고, 주택과 상업공간 정원 뿐 아니라 공공장소 설치 디렉팅까지 다방면으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대표작품으로는 ‘걸리버가 머무는 자리’, ‘라면정원’, ‘마더스정원’ 등이 있고, 올해 핵안보정상회의 포토월, 대구꽃박람회 주제관 등을 직접 디자인했다. 현재 가든디자이너 홍미자 씨와 함께 와일드가든디자인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031-966-5581 wildgarden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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