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마음을 담은 공간 Home for Kids
본문
구성 조고은 사진 김주원
평창동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132㎡(약 40평) 빌라는 넓은 마당과 북한산의 경치가 거실에서 한눈에 들어온다. 담벼락에는 담쟁이넝쿨이 얽혀 있고, 귀뚜라미 소리와 새 울음이 창가에 넘실댄다. 서울에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탁 트인 주거공간을 누릴 수 있는 곳. 굳이 이 집을 선택한 이유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삶’을 위해서였다.
이 집은 전체적으로 채광이 좋고, 창문이 담아내는 풍경들이 마치 그림처럼 걸려 있다. 이런 창문과 공간이 함께 어우러져 깨끗하면서도 청량한 느낌을 주는 공간,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떠올리며 디자인했다. 특히 4인 가족의 구성원 중 자녀 두 명이 아직 유치원도 입학하지 않은 어린 나이였으므로, 집에서 놀이할 수 있는 공간에 초점을 두었다. 가장 큰 방을 안방으로 쓰지 않고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놀이방으로 꾸민 것도 같은 이유다. 실내에 있는 모든 가구는 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섬세하게 신경 썼다.
<글•김재화>
아이방 침대와 미끄럼틀의 맞은편에는 기성품 수납장을 같은 모듈로 두고 숫자 레터링으로 서랍 정돈에 질서를 더했다. 커다란 책꽂이는 자주 쓰는 물건들을 정리해둘 수 있다.
Kid’s room
이 집의 주인공인 아이 방. 일반적인 마스터룸 구조로, 드레스룸과 화장실이 같이 연결되어 있다. 밝은 그레이 컬러를 기본으로 채도 낮은 핑크색을 더해 아이들의 밝고 경쾌한 느낌을 연출하고, 그레이&화이트 투톤컬러 커튼으로 벽과 가구의 톤을 자연스럽게 연출했다.
작고 좁은 공간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심리를 반영하여 방 안에는 아이들만의 집을 만들어 주었다. 1층은 문을 달아 집의 구조처럼 만들어 주었고, 2층은 창문을 통해 아이들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게 디자인하고 미끄럼틀을 두었다. 이 가구는 몇 년 후 아이들이 크고 나면 싱글 매트리스를 배치하여 2층 침대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 가구의 또 다른 포인트는 ‘완벽한 수납’이다. 1층 집은 문을 만들어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장난감들을 정리할 수 있고, 미끄럼틀 하부 역시 숨어 있는 아이디어 수납공간이다. 아이들이 읽는 책을 모두 안 보이는 곳에 수납하여 놀이가 끝났을 때는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아이들 몸집에 맞는 책상을 제작하여 사용하지 않을 때는 집어넣을 수 있다.
Study room
현관에서 집 안으로 들어서면 바로 서재를 마주하게 된다. 일하는 부부를 위한 공간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거나 개인적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블랙으로 톤 다운시켜 집중도를 높였다. 서재에 있는 모든 그림이나 타이포그래피는 가족의 스토리를 담은 숫자와 글귀를 모아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Bedroom
서재 옆으로는 침실이 있다. 오로지 건강한 수면과 독서습관을 위한 공간이다. 창문 너머 보이는 담쟁이넝쿨과 초록 나무들이 실내에 건강한 기운을 불러들일 수 있도록 집중했다. 패브릭의 부드러운 패턴과 질감이 군더더기 없고 깨끗한 침실 분위기를 자아낸다. 침대는 어린 자녀들과 함께 잘 수 있도록 큰 매트리스로 선택했고, 머리 부분에 키 낮은 책장을 두어 아이들과 편히 책을 읽다 잠들 수 있다.
Bathroom
침실 옆 작은 게스트 화장실. 화이트 톤의 타일을 기본으로 하고, 들어오자마자 정면에 보이는 창가에 세면대를 두어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세면대 하부에는 선반을 만들고 바스켓을 두어 수납공간을 만들었다. 공간에 재미를 더하는 사다리는 오브제 역할을 하는 동시에 수건과 책을 둘 수 있는 수납 역할을 한다.
Livingroom
화이트우드의 바닥 톤에 맞추어 거실 가구도 같은 컬러로 하여 공간이 확장되어 보이는 효과와 통일감을 주었다. 특별히 제작된 소파와 TV를 숨긴 장식장은 한결 정돈된 느낌을 더한다. 집 안에 있는 장식장 대부분은 사용하지 않을 때 문을 닫아 내용물이 보이지 않게 했고, 아이들이 모서리에 다치지 않도록 섬세하게 마감했다. 수납장 위 장식한 캔버스와 거울 액자에는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 텍스트가 나열되어 있다.
Dining room & Kitchen
다이닝룸과 주방은 소재와 오브제의 변화가 돋보인다. 거실에는 간접등만 설치하여 모던하고 심플한 느낌이지만, 식탁 위 펜던트 조명은 조형성이 돋보이는 디자인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천연대리석 소재의 식탁은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해 모임을 즐기는 집주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여 10인이 앉을 수 있는 사이즈로 제작했다. 주방은 화이트 톤의 주방가구와 그레이 타일을 사용하여 전체적인 공간의 밸런스를 맞췄다.
김재화 디자이너
melloncolie fantastic space LITA(멜랑콜리 판타스틱 스페이스 리타)의 대표로, 공간과 사람의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는 작업을 하고자 한다. 재료의 물성을 살린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을 추구하며, 프로젝트에 관련된 인테리어, 컨설팅, 네이밍, 그래픽 등을 함께 계획하여 진행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1974 way home, LITA studio, 42M2, 호시노엔 쿠키스, 제니퍼소프트사옥, 봉봉루주, 코코부르니 판교점, 아모레퍼시픽 VB SHOP 등이 있다. 070-8260-1209 www.spacelita.com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