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서 꿈꾸는 전원생활 _ 정원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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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내키는 대로 쉽게 바꿀 수 없지만, 정원은 계절에 따라 기분에 따라 다른 분위기로 즐길 수 있다. 꽃을 기다리는 셀렘을 주고 일상에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행복한 정원. 가든 디자이너 강혜주 씨가 제안하는 정원 디자인 속에서 나만의 꿈을 찾아보자.
구성 이세정 사진 와일드가든디자인 제공
강릉에 위치한 한 주택의 옥상 정원 디자인을 소개한다. 전원생활을 동경하고, 특히 소나무를 좋아하는 남편은 시골 생활이 싫다는 아내를 설득해 옥상 정원을 절충안으로 삼았다. 남편은 소나무와 백철쭉, 꽃잔디를 원했고 아내는 장독대만 있으면 족하다고 했다. 나머지는 모두 디자이너에게 맡겨졌다. 처음 미팅 때 조형 소나무들이 워낙 값비싸니 소나무는 포기하자고 권하기도 했으나, 금액 대비 근사한 포항목을 구한 덕에 중앙에 포인트로 삼을 수 있었다. 소나무는 애초 배롱나무로 디자인한 자리에 식재했다. 3일이라는 시공 시간을 정하고 일부 게이트와 트렐리스는 조립만 하면 되도록 선작업을 모두 해 이동했고, 도면과 견적서에서는 설명되지 않는 많은 부분을 현장에서 조율해 가며 진행했다. 신뢰에 감사한 마음으로 답했던 현장이다.
잔디 광장을 지나 양쪽으로 화단과 텃밭을 넣었다. 공간 구성은 모던하면서도 자연미를 살리되 식재 패턴은 단정함을 추구했다. 씨가 날리거나 번식이 왕성한 종류는 피했다.
▲ 주택의 측면은 화강암 디딤석으로 단정한 정형을 주었다. 화단 경계는 목재와 보령석을 사용하여 자연스러움을 더하고자 했다.
◀ 정면의 잔디광장 모습이다. 좌측은 장독대, 우측은 디딤석 공간이 자리한다. ▶ 반대쪽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추녀에 물받이가 없는 관계로 낙수가 가급적 판석에 떨어지도록 했다.
▲ 이 집의 포인트인 원앙 게이트. 텃밭으로 들어가는 공간 앞에 수직 포인트로 만들었다. 이런 디테일은 주인의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데, 다행히 건축주가 마음에 들어 했다.
▲ 게이트로 들여다본 텃밭이다. 텃밭 끝에는 트렐리스를 두 개 설치해 덩굴 식물을 자연스럽게 올리도록 했다. 고추, 토마토 등을 묶을 수 있어 채소 월가든이 되는 셈이다.
TIP _ 옥상 정원의 방수
옥상정원을 만들 때는 건물 내부로 물이 누수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방수 공사가 매우 중요하다. 이 집의 경우 1차 방수가 되어 있는 상태였고, 여기에 뿌리로 인한 침식을 막기 위해 사진과 같이 방근시트를 깔아 2차 방수층을 만들었다. 옥상정원은 표면으로 흐르는 물의 배수로를 정확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고, 점검구를 설치하여 이물질을 수시로 제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소나무, 수양단풍, 백자단, 여름수국, 무늬호스타, 미니비비추, 목단, 작약, 흑광, 흰조팝, 돌단풍, 범의귀, 황금매자를 심고 잔디 사이는 꽃잔디를 심었다.
▲ 중부에서는 월동이 안 되지만 강릉은 10도 이상 높은 해양성 기후 지역이라 붉은 잎의 풍년화를 심어보았다. 곁으로 후룩스, 에키네시아가 보인다.
▲ 동백, 목련, 영산홍과 흰철쭉, 산딸나무, 배롱나무 붉은잎 병꽃, 후룩스, 무늬붓꽃, 제비붓꽃, 아스타, 백공작, 풍지초를 심었고, 보령석과 원주목으로 자연스러움을 주었다.
보리사초, 감동사초, 꿩의비름, 무늬줄사철이 벽면 아래를 장식한다.
◀ 에버골드, 좀마삭, 무늬줄사철, 꿩의비름이다. 건축물의 환기 구멍을 막지 않도록 경계에 자갈을 두었다. ▶ 디딤석과 같은 화강암을 사용해 와편무늬를 넣은 장독대. 마사토를 틈 사이에 넣어 석재의 움직임을 막았다.
가든디자이너·보타닉아티스트 강혜주
서울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화가로 활동하던 중, 타샤와 탐 스튜어트 스미스의 정원에 마음을 빼앗겨 본격적인 정원 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섰다. 꽃을 주제로 한 4번의 개인전을 열고, 주택과 상업공간 정원 뿐 아니라 공공장소 설치 디렉팅까지 다방면으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핵안보정상회의 포토월, 대구꽃박람회 주제관, 일산세계꽃박람회 초청작 등을 직접 디자인했다. 현재 가든디자이너 홍미자 씨와 함께 와일드가든디자인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031-966-5581 www.와일드가든.com wildgarden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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