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한 프레임에 자연을 담은 속초 한옥 리모델링 >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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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프레임에 자연을 담은 속초 한옥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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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가족이 함께 모이기 위해 찾은 속초의 개량 한옥. 시간에 마모된 집을 단정함과 건강함으로 다시 엮었다.

 

 

주택의 리모델링 전 모습 / 리모델링을 마친 주택 전경

 

AXONOMETRIC ① 현관 ② 거실 ③ 주방 ④ 안방 ⑤ 취미방 ⑥ 드레스룸 ⑦ 욕실 ⑧ 다용도실 ⑨ 보일러실 ⑩ 다락

건축사사무소 반의 임종혁 소장은 속초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한적한 마을에 자리한 현장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기억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곳은 당시 건축주 부부가 어머니, 여동생 집과 한데 어울려 지내기 위해 구입한 것으로, 흔한 동네 집장사에게서 지어진 70년대 조적 구조가 혼합된 개량한옥이었다. “처음에는 한옥 리모델링이라는 점에서 디자인적 잠재성에 대한 욕심도 있었다”는 임 소장. 하지만, 리모델링을 위해 마감재를 걷어내고 만난 주택의 속살은 난공사를 예고했다. 

 

짙은 브라운과 블랙&화이트, 직선과 곡선이 볼륨감 있는 공간에서 서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스터코 미장 마감과 전통 기와가 블랙&화이트의 깔끔한 대비 효과를 낸다.

조적벽 사이의 단열은 있으나마나했고, 개구부에서는 기밀이 전혀 안돼 웃풍이 거세게 스며들었다. 벽은 휘어졌고 서까래는 끊겼으며 대들보도 자재를 아끼기 위해 나무를 반으로 쪼개 쓴 흔적이 드러나는 등 개량한옥의 무분별한 수리와 노후화로 인한 하자가 집약되어 있었다. 따라서 주택의 현실적인 문제와 비용, 디자인 사이에서 합리적인 절충점을 찾아야 했고, 오랜 고민과 타협 끝에 작년 2월부터 시작된 프로젝트는 반년간의 난관과 극복을 거쳐 건축주 부부를 맞이했다.

 

가족실 전경. 정원으로는 큰 창이, 안으로는 보이드 공간이 볼륨감을 극대화했다.

 

신발장부터 중문, 소품까지 건축가의 세밀한 계획이 녹아든 현관 / 게스트 욕실은 심플한 욕실 가구와 그레이톤의 타일로 차분하게 연출했다.

주택은 지붕부터 벽까지 많은 부분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벽면은 단열 보강과 기밀성 확보를 위한 외단열 스터코를 바탕으로, 현관을 둘러싼 매스에 청고파벽돌을 적용했다. 지붕은 복원과 노출 대신 구조와 단열을 보강하는 선에서 공사가 진행되었다. 전반적으로 기밀, 구조 보강 등 주택 기능적인 부분에 투자하면서, 모던한 스타일로 인테리어를 잡아나갔다. 아파트 생활로부터의 급격한 변화보다는 익숙함과 편리함을 원한 건축주의 요구사항에 따라 실내는 한옥의 느낌보다는 기능성을 위주로 공간을 구성했다.

 

주방과 거실은 구조적으로 분리하는 대신 마감재를 달리 시공해 시각적으로 구분하였다.

 

시선을 사로잡는 거실 원형계단. 기존 계단처럼 다락 사용빈도에 대응해 넓은 면적을 할애하기보다는 심미성에 무게를 줬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강원도 속초시  |  대지면적 ▶ 623㎥(188.45평)     
건물규모 ▶ 지상 1층 + 다락  |  거주인원 ▶ 2명(부부)       
건축면적·연면적 ▶ 106.7㎥(32.27평)      
건폐율·용적률 ▶ 17.12%       
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8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벽 : 조적조, 지붕 : 전통 목구조       
단열재 ▶ 벽체 - 비드법보온판 / 지붕 - 수성연질폼 200㎜       
외부마감재 ▶ 벽체 - 청고벽돌 타일 + 스터코 외단열시스템 / 지붕 - 전통기와(주택) + 컬러강판(창고)           
담장재 ▶ 기존 조적조 위 벽돌타일 마감             
창호재 ▶ 필로브 FLE 911 S/C 181㎜(39㎜ 양면로이 투명삼중유리), 필로브 FLE P/J OUT 160㎜(39㎜ 양면로이 투명삼중유리) / 케이스먼트 창호     
에너지원 ▶ 지열보일러 + 도시가스               
조경석 ▶ 현무암 경계석, 쇄석, 현무암 판석, 자연석              
조경식재 ▶ 오엽송, 반송, 청단풍, 홍단풍, 목련, 배롱나무, 미국측백나무, 모닝라이트 등                   조경 ▶ gruzak + A1      
시공 ▶ 건축사사무소 반 / 아뜰리에 반, 디자인마루           
설계 ▶ 건축사사무소 반 / 아뜰리에 반

 

다락에서 내려다본 거실과 실내 화단

 

육중한 보와 박공면 바로 아래 창이 보이드 공간에 안정감을 더한다.

 

POINT        

실링팬
보이드 공간을 마련하면서 거실 체적이 크게 확대된 만큼, 실링팬을 설치해 공기를 순환시켜 에너지 효율을 높여줬다.      

친환경 사이딩
루버 MDF 루버는 새집증후군 물질에 대한 우려로 건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 손은 더 갔지만, 안전한 친환경 소재를 적용했다.       

울산바위 조망
취미방에서 울산바위를 조망할 수 있도록 가로로 긴 창을 새로 냈다. 덕분에 웅장한 울산바위를 집 안에 들였다.

 

드레스룸, 안방 등 사적 영역은 마감재로 구분감을 줬다. 그러면서도 문을 열면 거실에서 안방까지 시각적인 소통이 가능하다.

 

꼭 필요한 만큼만 담은 심플한 안방

 

PLAN ① 현관 ② 거실 ③ 주방 ④ 안방 ⑤ 취미방 ⑥ 드레스룸 ⑦ 욕실 ⑧ 다용도실 ⑨ 보일러실 ⑩ 다락

 

안방에서만 출입할 수 있는 취미방. 출입문과 창문의 위치, 크기를 세밀하게 계획해 앞, 뒤, 옆으로 풍경을 충실하게 담아냈다.

현관을 통해 실내로 들어서면 오른편으로는 주방과 거실 등 공용 공간이, 왼편으로는 욕실과 드레스룸, 그리고 콤팩트하게 구성된 안방이 놓였다. 욕실은 안방에서의 편리한 사용을 위해 기존 다용도실과의 위치 조정이 이뤄졌다. 거실에서 바로 출입할 수 있었던 큰 방은 취미방으로 새롭게 디자인되었는데, 안방을 거쳐 들어갈 수 있도록 해 공용 공간으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다.

주방과 거실은 열린 공간에 보이드까지 더해져 풍성한 공간감이 부여되었다. 여기에 1층과 다락을 잇는 기존의 계단은 원형계단으로 대체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공간에 포인트가 되어준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체 – 던에드워드 화이트 도장, MIGA 사이딩 루버 순백색 & 연월넛 / 천장 – LG하우시스 베스띠 화이트 / 몰딩 – 마이너스시스템 / 바닥 – 동양세라믹 수입 타일     
욕실 및 주방 타일 ▶ 동양세라믹 수입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요업, 대림통상              
주방 가구 ▶ 리바트 호보캔, 하츠 그라시후드               
거실 가구 ▶ 링크플레이스 브리 원형 스툴, 스케치 알가드 소파                 
조명 ▶ 영광조명, 비츠조명, 마이너스 시스템                
계단재·난간 ▶ 원형 계단 + 멀바우        
현관문 ▶ 엔썸 EN88 EXTERIOR DOOR            
중문 ▶ 이노핸즈, 편개형 여닫이 도어      
방문 ▶ 예림도어, MDF + 필름지 부착          
붙박이장 ▶ 리바트 L100        
데크재 ▶ 아마존 우드 합성데크 25mm

 

정원은 자갈과 판석을 바탕에 두고 일부 수종은 새로, 일부는 기존 나무를 이식해 구성했다.

 

정원과 함께 반듯하게 정리된 한옥의 지붕선이 정갈한 주택의 멋을 돋워준다.

임 소장은 “리모델링은 해체하면서 현황을 파악해야 하는 특성상 돌발변수가 많고, 이런 변수는 공기에 큰 영향을 끼친다”라며 서로간 충분한 정보 교류를 강조했다. 또한 흔히 리모델링은 제약은 많으면서 비용은 신축만큼 든다는 인식이 있지만, 잘 관리하면 합리적인 비용과 공기로 주택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건축주가 전해오는 주택에서의 일상에서, 건축가와의 격의 없는 대화에서 그 만족감은 이미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건축가 박승준, 박일훈, 임종혁, 정한진 _ 건축사사무소 반 / 아뜰리에 반

건축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을 가진 개성 가득한 4인의 건축가가 모여 유쾌하고 건강한 공간을 만들려는 젊은 건축가 집단. 하이브리드, 통섭(統攝)의 시대, 무엇을 구축할 것인가를 넘어, 그 안을 어떻게 다르게 채울 것인가 고민하며 도전하고 있다. 건축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통해 공간의 가치와 의미를 재정의하고자 한다. 070-4007-0031 | www.va-an.com

취재_ 신기영  |  사진_ 변종석, 김한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63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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