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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변화에 대응하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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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맞춤옷처럼 지금의 조건에 특화되어 있으면서, 거주자의 미래까지 내다보는 집.

 

 

 

외관에 사용된 ‘구리록’은 화강석의 일종으로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구리 성분이 함유돼 해가 쨍한 날에는 반짝이는 효과를 내는 등 때에 따라 조금씩 미묘한 변화를 이끈다.

 

 

 

‘ㄷ’자 구성의 중정 주택의 중심에 위치한 다이닝룸. 오른쪽에 침실, 왼쪽에 거실과 복도가 있어 집 안 전체가 한눈에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집은 거주자의 삶을 담는 그릇이다. 그러므로 집은 시대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사회가 급변하는 것을 체감하는 요즘, 가장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킬 것 같은 고유의 공간인 집도 변화의 흐름을 탄다.

대부분 단독주택이 4인 가족을 기본값으로 두는 전형적인 택지지구 안에 오직 자신만을 위한 싱글 하우스를 완성한 건축주가 있다. 집의 본질은 지키면서 거주자의 삶에 꼭 맞는, 그러면서도 앞으로의 변화까지 담아내야 하는 주택은 어떠한 모습이어야 할까. 이 집에서 하나의 대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경사 지붕에는 기와가 사용되었다. 모던한 주택, 특히 돌을 외장재로 사용한 집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통념을 깨고자 건축가가 제안한 것이다.

 

 

 

손님이 오면 주로 머무는 거실. 추후 거주자가 늘면 이곳을 방으로 사용할 수 있게 계획했다.

 

 

PLAN

 

 

①현관 ②거실 ③식당/주방 ④다용도실 ⑤작업실 ⑥안방 ⑦드레스룸 ⑧화장실 ⑨작은방 ⑩세탁실 ⑪마당 ⑫테라스 ⑬다락 ⑭창고 ⑮선큰 ⑯주차장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대지면적 ▶ 265.6㎡(80.34평) |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 다락 | 거주인원 ▶ 1명
건축면적 ▶ 131.81㎡(39.87평) | 연면적 ▶ 400.04㎡(121.01평)
건폐율 ▶ 49.63% | 용적률 ▶ 97.75%
주차대수 ▶ 4대 | 최고높이 ▶ 11.31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벽식 구조
외부마감재 ▶ 외벽 – 세성석재 구리록 / 지붕 – 기와
창호재 ▶ 이건 알루미늄 창호, KCC 3중 로이유리

시공 ▶ 그리다 건설 02-449-4308
설계담당 ▶ 정우영, 박준희, 임상일, 안정원
설계 ▶ 에스아이 건축사사무소 02-575-6026 www.sie-jungsujin.com

 

 

건축가가 직접 디자인한 우드슬랩 테이블이 중심을 잡는 주방. 정면 복도쪽 가벽을 없애면 2층으로 오르는 계단실이 나온다.

 

 

 

외출 후 바로 손을 씻을 수 있도록 현관 근처에 마련한 세면 공간

 

 

프라이버시와 방범이 중요한 집

싱글 라이프를 충분히 즐기면서도 추후 결혼을 하더라도 불편함 없는 집을 원한 건축주. 이제까지 아파트에 살아왔고, 1인 가구를 위한 단독주택은 사례가 많이 없었기에 서적을 챙겨 보며 설계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관건은 프라이버시였다. 낮이든 밤이든 자유롭게 다녀도 실내가 보이지 않고, 침입 자체를 차단하는 구성. 그러면서도 채광과 환기는 원활해야 했다. 마침 주택은 완만한 경사지, 남쪽으로 열린 모퉁이 땅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중정 주택으로 결정되었다. 설계를 맡은 정수진 소장은 “대지에 따라 해가 잘 들지 않는다면 중정을 권하지 않지만, 거주자의 특성, 일사 조건 등이 잘 맞는다면 매력적인 대안”이라며 후기를 남겼다.

 

SPACE POINT

 

 



 

POINT 1 - 꾸민 듯 안 꾸민 듯한 디테일

고정된 벽처럼 보이지만, 고리를 당기면 현관을 구분하는 문, 물이 튀어도 닦기 쉽도록 재료를 분리한 싱크대 벽면 등 곳곳에 디테일이 숨어 있다.

POINT 2 - 세대별 출입 동선 분리

남쪽과 동쪽 길을 낀 모퉁이 땅. 길에는 면하지만 직접적인 노출 우려는 덜 수 있게 현관 위치를 잡고 세대 출입 동선은 별도로 분리했다.

 

 

아침 해를 듬뿍 받는 동향에 면한 건축주의 열린 작업실

 

 

 



 

 

 

(위, 아래) 반신욕을 좋아하고 수면 공간은 어둡길 요청한 건축주를 위해 밖에서는 안 보이지만 채광은 잘 들어오도록 욕실을 외곽에 배치했다.

 

 

수익과 가변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다

집은 주차장을 포함한 지하와 건축주가 쓰는 1층, 지금은 임대 세대가 사는 2층 총 세 개층으로 구성되었다. 임대 세대를 둔 건 건축비를 충당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추후 구성원에 변화가 생긴다면 공간을 확장하기 위함이었다.

이런 방식으로 지어지는 상당수의 듀플렉스가 출입 동선의 겹침, 다른 가구와의 세대 간섭 등의 불편함을 야기하곤 하는데, 이 주택의 경우 완벽한 동선 분리와 널찍한 공간 덕분인지 일찌감치 외국인 군인 가족이 들어와 살고 있다.

1층의 유연한 구성도 인상적이다. 침실을 제외하고는 문을 달지 않고 복도와 단차로 영역을 분리한 덕분에 추후 방이 더 필요하다면 거실이나 작업실에 가벽을 세워 쓸 수 있다. 혼자 살아도 충분하고, 여러 명이 써도 불편함이 없다.

 

SECTION

 

 

①현관 ②거실 ③식당/주방 ④다용도실 ⑤작업실 ⑥안방 ⑦드레스룸 ⑧화장실 ⑨작은방 ⑩세탁실 ⑪마당 ⑫테라스 ⑬다락 ⑭창고 ⑮선큰 ⑯주차장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석고보드(KCC) 위 페인트(삼화) / 바닥 – 원목마루
욕실 및 주방타일 ▶ 태왕세라믹스 | 수전 등 욕실기기 ▶ KOHLER
붙박이장 및 주방가구 ▶ ILDONO | 조명 ▶ 건축주 직접 구입
현관문 및 방문 ▶ 현장 제작

 

 



 

 

 

중정을 통해 집 안 어디서든 외기에 면한다. 건축주가 1층 외부 공간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중정에 접한 2층 창은 고측창만 내어 채광을 확보했다. 대신, 2층은 최대한 바깥을 향해 창을 내고 옥상 정원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Architect's SAY  에스아이 건축사사무소 정수진 소장

“주택은 외부 공간을 잘 담아내는 것이 중요”

현재 조성되는 주택 단지는 나란한 필지들이 도로에 연접한 고밀형으로 집에서 주변의 풍경을 누리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도심 주택의 조망은 집 밖의 경치 외에 필지 내에서 형성되는 다채로운 외부 공간들의 변화를 잘 담는 것이 중요하다. 아파트와 달리 외부 공간이 중요한 주택의 경우, 프라이버시가 확보되는 마당이나 층별로 구성된 입체적인 외부 공간이 좁은 필지의 주택에서 새로운 정서적 풍요로움을 제공한다.

한편, 우리 전통가옥 대부분 홑집(마당을 중심으로 실들이 선형으로 둘러쳐진 구조)인데, 이런 홑집 구조의 장점은 각 실마다 두 방향(건물의 외곽과 중심의 마당) 이상의 외기를 가지기 때문에 모든 실들의 충분한 자연 채광과 환기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단열에도 더 신경 써야 한다.

 

 

각각 진입할 수 있도록 차고 도어까지 섬세하게 구분했다.

 

“가족, 지인 등 다섯 집이 같은 동네에 사는 데다 동생이 시공회사를 운영하던 터라 남들보다는 낮은 문턱을 통해 집을 지을 수 있었어요. 가족이라서가 아니라 설계 그대로 집이 지어져 만족해요.” 외관과 방범, 완성도 등 짓고 나니 집이 더 마음에 든다는 건축주다.

과거 서로 다 오픈하며 이웃 간의 정을 나누던 것과 달리, 마음 맞는 이웃들과 교류하거나 단체 채팅방을 통해 제설 계획 등을 짜는 요즘의 커뮤니티. 각자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며 여러 면에서 동네에 다양성을 채우는 것이 이 시대가 나아가야 할 주택 단지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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