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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대칭으로 효율과 미학을 잡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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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묵직하면서도 날렵한 품새로 몸을 낮춘 집.   어두운 밤, 다가구주택으로 가득한 택지지구에서도 가장 빛나는 까만 점 하나.

 

 

 

데칼코마니처럼 대칭을 이루는 주택의 외관 

 

 

 

거실과 주방으로 구성된 탁 트인 1층 공용 공간. 검정색 스테인을 입힌 목재와 한지로 만든 접이식 한식 창호를 닫으면 공간을 구분할 수 있다. 왼쪽의 붙박이장 뒤편으로 보조주방과 욕실이 각각 자리한다. 

 

 

 

이 집은 한 장의 그림에서 시작되었다.

자를 대고 반듯하게 그린 사각형, 그 중앙을 가로지르는 십자 복도와 네 모서리를 방이 차지하는 다이어그램 같은 평면도. 건축주 편석진 씨는 직접 그린 이 그림을 들고 건축가를 찾아간다.

손님 초대가 잦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1층은 주방과 거실만 둘 것, 2층에는 모두가 성인인 구성원이 동등하게 침실을 가질 것. 요청사항도 그가 그려온 그림처럼 간단해 보였지만, 실제의 주거 구성에 있어 결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설계를 맡은 리소건축의 김대일 소장과 김남건축의 김진휴·남호진 소장은 단순해 보이는 그림에서 풍부한 평면의 가능성을 읽어냈고, 흥미로운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어 본격적으로 설계에 착수했다.

 

 

외벽부터 지붕까지 올 블랙 스타일의 외관은 각각 노출콘크리트와 검정색 컬러강판으로 구현했다. 

 

 

PLAN

 

 

①현관 ②식당 ③거실 ④다용도실 ⑤욕실 ⑥주차장 ⑦침실 ⑧드레스룸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남양주시
대지면적 ▶ 255.4m2(77.25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 거주인원 ▶ 4명
건축면적 ▶ 120.24m2(36.37평) | 연면적 ▶ 197.54m2(59.75평)
건폐율 ▶ 47.08% | 용적률 ▶ 77.35%
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7.12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외부마감재 ▶ 외벽 - 노출콘크리트 위 스테인, 럭스틸 / 지붕 - 럭스틸
창호재 ▶ 필로브 알루미늄 시스템창호 + 47mm 로이삼중유리
에너지원 ▶ 도시가스   
조경 ▶ 박준경
전기·기계 ▶ 극동파워테크(전기), 타임테크(기계)
구조설계(내진) ▶ 터구조
시공 ▶ 무일건설 02-3789-0142
설계 ▶ 리소건축사사무소 02-797-0305 www.li-so.kr + 건축사사무소 김남 02-6339-9305 www.kimnam.co.kr

 

 

 

요리와 홈파티를 즐기는 건축주를 위해 동선이 자유로운 오픈키친을 구성했다. 널찍한 아일랜드 싱크에 두 개의 싱크볼을 배치해 많은 양의 음식을 만들어도 무리가 없다. 날씨가 좋을 때는 마당과 이어지도록 창호에도 신경 썼다. 

 

 

직사각형에 가까운 반듯한 모양의 땅에 1층은 공용 공간, 2층은 같은 크기의 침실 4개를 배치해야 하는 조건에서, 설계자가 떠올린 건 대칭이었다. 우선, 현대 주거에서 주방과 거실은 동등한 중요도와 위계를 가지기에 양쪽으로 분할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 침실 역시 네 모서리의 컨디션이 다르더라도 코너창과 한식 창호를 덧댄다면 공간을 콤팩트하게 설계하면서 활용도를 높일 묘안처럼 보였다. 각 층의 서비스 공간으로 보조주방과 욕실이 한 쌍을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도 설득력을 가진다.

여기에 방점을 찍은 건 현관의 위치다. 건축 수법에서 실내를 한 번에 보여주는 경우는 잘 없기에 건축가들은 다양한 동선을 제안했지만, 그중 건축주가 선택한 건 정중앙에서 진입하는 것이었다. 대신 직접 노출된 면에 수납장을 두어 솔리드하게 처리, 외부 시선을 차단했다.

이처럼 대칭에 얽매여 자칫 생활을 불편하게 하는 장치를 건축가들은 경계하고, 효율도 미학도 놓치지 않는 대안을 충분히 제시했다. 취향과 기준이 명확한 건축주의 확고한 의지가 이 집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열쇠로 작동한 셈이다.

 

 

현관에서 바라본 실내. 오픈된 계단실 틈 사이로 배면의 경치가 유입된다. 

 

 

 

2층의 복도. 사방에 침실이 자리해 양끝과 천창으로 채광을 확보했다. 

 

 

 

POINT

 

✔ POINT 1 - 노출콘크리트 외벽

콘크리트 안료를 농도와 광도를 달리해 8종류 이상 시험한 후, 질감이 유지되도록 시공했다.

✔ POINT 2 - 지붕과 현관부

지붕과 현관부에는 럭스틸 컬러강판을 적용, 외벽과 톤은 비슷하되 재료는 달리 했다.

✔ POINT 3 - 붙박이장과 주방가구

실내의 큰 면적을 차지하는 수납장과 아일랜드 상판에도 블랙 인테리어가 반영되었다.

 

 

1층 다운 욕조는 반려견을 씻기기에도 용이하다. 

 

 

 

주어진 공간을 낭비 없이 쓰도록 각 방에는 포켓도어를 달았다. 

 

 

SECTION

 

 

①현관 ②식당 ③거실 ④다용도실 ⑤욕실 ⑥주차장 ⑦침실 ⑧드레스룸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벤자민무어 친환경 도장 / 바닥 - 원목마루, 이태리 수입타일
욕실 및 주방 타일 ▶ 유로세라믹 수입타일, 윤현상재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세면기 – catalano zero, 샤워수전 - axor, 세면수전 – crestial, 욕조 – 새턴바스, 양변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붙박이장·주방 가구 ▶ 와셀로 www.wacello.co.kr
조명 ▶ the edit 펜던트 조명, the lite 매입 조명
플라워디자인 ▶ 플라워바이손, 김진희
계단재·난간 ▶ 포천석
현관문 ▶ 필로브 알루미늄 시스템도어 + 47mm 로이삼중유리
중문·방문 ▶ 제작

 

 

 

코너창과 한식 창호로 조절하는 조망과 일사량 ⓒ김남건축 

 

 

 

2층 복도 끝에서 내려다 본 1층 현관. 현관에 들어서면 지붕까지 이어지는 높은 층고를 경험한다. 

 

 

건축가들의 또 다른 미션은 검은색 외관을 ‘제대로’ 구현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샘플을 놓고 비교하는 과정을 거쳤다. 검은색이라기보다 진회색에 가까운 색감에 만족하지 못했고, 노출콘크리트 마감 위 안료를 칠하는 것으로 합의점에 도달했다. 건축주의 ‘검은색 사랑’은 일종의 벽 역할을 하는 붙박이장과 주방 가구까지 이어져 이 집만의 분위기를 완성시킨다.

원하는 형태와 색을 구현하는 과정, 재료와 재료가 만나는 지점, 대칭이라는 원칙 속에서 파생되는 문제들은 모두 디테일로 풀어냈다. 설계 변경이 있을 때마다 집의 전체 규모를 상기했고, 콤팩트한 형태를 유지한 덕분에 주어진 예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시공이 가능했다.

상대적으로 실내가 오픈된 탓에 행인들의 궁금증을 자아내지만, 이 또한 원하는 삶을 위해 감수하는 작은 불편함이라는 건축주. 몸집을 부풀려 큰 집을 짓는 택지지구 내에서 소신 있는 그의 선택이 역설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소마당과 연계한 주방과 양쪽 모서리를 차지한 침실에서 불빛이 새어 나오는 주택의 야경 

 

 

 

조경은 집의 톤과 어울리도록 간결하게 구성했다. 잔디 대신 판석과 마사토로 땅을 채우고 자작나무와 대나무 등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었다. ⓒ김남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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