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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w Cost House series _ 벌교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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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70-2 / 전원속의 내집

살고 있던 보금자리를 화재로 모두 잃어버린 전남 벌교의 한 다문화 가정을 위해 지역주민들과 소방본부, 어린이재단 등이 힘을 모았다. 이 프로젝트에 재능기부로 참여한 건축가를 통해, 소중했던 100일간의 여정을 엿본다.    

 

취재 김연정  사진 황효철, J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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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FORE 사진


이 집은 생활이 열악한 저소득층을 위해 주거환경을 개선해주는 ‘Low Cost House series(가칭)’의 첫 번째 프로젝트다. 주인공은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에서 살고 있는 한 다문화 가족. 부부와 네 명의 아이, 총 6식구가 사는 집이다. 지난해 11월, 화재로 인해 집이 소실되는 슬픔을 겪은 이들은 겨울을 집 없이 보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빠졌다. 이들에게 새로운 집을 선물해주는 것이 프로젝트의 시작이고 기획이었다. 

설계는 매우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데 초점을 맞췄다. 불행 중 다행으로, 내부와 구조는 모두 불에 탔지만 외형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 집이 갖고 있던 볼륨을 가급적 유지한 채, 집을 개축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에 따라 기존의 집이 가지고 있던 세 가지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했다. 

첫째는 물리적으로 절대적인 공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비효율적이었던 평면을 개선하는 작업이었다. 둘재는 외벽에 단열재 하나 없이 지어져 있던 집의 성능을 높이는 것. 마지막으로 일 년 내내 하루 종일 빛이 들지 않던 집을 환하게 비출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가족 모두가 늘 춥고 어두컴컴한 집으로 인해 고통 받아 왔기 때문에, 새로운 보금자리에 대한 그들의 바람 역시 ‘따뜻한 집’과 ‘빛이 드는 집’이었다. 어찌 보면 집으로서 갖춰야 할 근본적인 사안들이 이 가족에게는 가장 절실한 부분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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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이비트로 깔끔하게 마감한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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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종일 어두컴컴한 집으로 인해 고통 받아 온 가족을 위해 빛이 잘 드는 따뜻한 집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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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방을 함께 쓰던 네 명의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미서기문을 두어 공간의 효율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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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좁은 평면의 집을 좀 더 넓어 보이게 하기 위해 천장고가 높은 박공지붕의 형태를 선택했다.


외벽은 가능하면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이용하려 했으므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외벽에 단열을  더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외단열을 위해 드라이비트를 사용했고, 지붕은 빛을 받을 수 있도록 폴리카보네이트와 특별히 고민한 에어캡(Air Cap)을 적용하였다. SPF 목재스터드 사이에 에어캡 25겹을 채워 넣고, 지붕재로 10㎜ 투명폴리카보네이트, 내부 천장에는 6㎜ 오팔폴리카보네이트를 사용했다. 덕분에 목재스터드 라인들이 그대로 강조된 상태에서 절연처리를 한 에어캡(Insulated Air Cap)을 통해 빛이 투과·산란되어 실내로 들어왔다. 날이 맑을 때는 스터드 사이사이의 칸이 모두 전등을 켜놓은 것처럼 밝았고, 해가 지면 지붕에도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았다. 이런 하늘의 변화가 내부공간을 다채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전체적으로 집을 넓어보이게 하기 위해 천장고가 높은 박공지붕의 형태를 취했고, 높아진 천장고를 이용해 부족한 수납 등을 해결할 수 있게끔 다락 공간을 만들었다. 또한 이전에 6.6㎡(2평) 남짓한 방을 함께 쓰던 네 아이들을 위해, 두 개의 방을 만들었다. 그 사이에 미서기문을 두어 필요에 따라 여자아이 둘, 남자아이 둘씩 따로 쓰거나 하나로 합쳐 함께 지낼 수 있는 가변성도 두었다.     

시공비 내역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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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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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공사                                           3,000,000원  
구조보강공사                                    9,000,000원  
외장공사                                           6,500,000원  
단열공사                                           2,000,000원  
                창호공사(도어포함)                           3,000,000원(일부 후원)  
내장공사(벽지, 페인트 등) + 싱크대   9,000,000원  
지붕공사                                           4,500,000원  
설비(욕실, 배관, 보일러)공사 + 전기  5,0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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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비용                                              42,000,000원 


* 일부 후원을 받아 시공되었기 때문에 절감 요소가 있었다.     

- 100일간의 건축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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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01 불에 탄 집을 정리하고 지붕의 슬레이트를 폐기물 처리 
step 02 사용 가능해 보이는 외부의 벽 일부를 남기고 철거 
step 03 골조 목수팀이 골조작업을 시작 
step 04 골조를 다시 만들면서 평면이 넓어지고 구성이 변경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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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05 지붕에 에어캡을 넣을 수 있도록 일정한 패턴의 지붕골조 구성 
step 06 에어캡을 지지하기 위해 지붕안쪽에 6㎜ 오팔폴리카보네이트를 먼저 시공 
step 07 지붕 상부에서 SPF 구조재 사이에 에어캡 25겹을 기밀하게 시공 
step 08 지붕마감재인 10㎜ 폴리카보네이트를 시공하기 위해 조인트부재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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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09 조인트부재를 사용해 지붕에 폴리카보네이트 시공 
step 10 외벽에 드라이비트 시공을 위한 매쉬 및 접착제 공사  
step 11 외벽에 흰색 드라이비트 시공 
step 12 내부에 합판과 석고보드 취부 후 합지 로 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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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13 기존의 담장을 허물고 마당 정리 및 외부정리 
step 14 욕실과 지붕 사이 다락으로 올라가는 사다리 설치 
step 15 두 개의 아이들 방 사이를 연결해주는 연동식 미서기문 설치 
step 16 바닥에 강마루 시공 및 연결된 두 문에 작은 데크 설치   


이 프로젝트는 철거를 포함한 전체 공사비가 4,000만원으로 정해진 상태에서 진행되었다. 또한 당장 살 곳이 필요한 가족을 위한 집짓기였기에 공사기간마저도 최대한으로 단축시켜야 했다. 따라서 현장이 있던 벌교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쉽고 싸고 빠른 자재와 공사방법 등을 선택해 시공하려 했고, 가급적 한 팀이 모든 공정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공기를 최대한 단축시키고 공사비를 줄이고자 노력했다. 

비록 원했던 몇몇 자재들을 수급하지 못해 다른 것으로 대체해야 했고, 협찬을 통해 후원받다보니 자재들의 모양과 색이 제각각인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설계, 시공에 대해서는 주어진 여건 안에서 최선을 다한, 만족스러운 작업이었다. <글 _ 원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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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IOR SOURCES
내벽마감 :  벽지(합지)
바닥재 :  강마루 + 비닐합성마루재
욕실 및 주방타일 :  자기질타일 50×50, 200×200
수전 등 욕실기기 :  Royal 도기
주방가구 :  하이그로시 UV코팅 + 인조대리석상판     

HOUSE PLAN  
대지위치 :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 
대지면적 : 456㎡(138.18평) 건물규모  지상 1층
건축면적 : 53.5㎡(16.21평)
연면적 : 53.5㎡(16.21평)
건폐율 : 11.7%
용적률 : 11.7%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4.5m
공법 :  기초 - 매트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 SPF 구조목
지붕재 : 폴리카보네이트, 골강판
단열재 : Insulated Air Cap(지붕), R19(벽)
외벽마감재 : 드라이비트 창호재  PVC 창호
구조설계 : HM 
인테리어 : SM interior
시공 : team of 라권수
설계 : JYA-RCHITECTS + Mue & Zijn Architects      

건축가 집단 JYA-RCHITECTS
원유민, 조장희, 안현희 세 명의 파트너로 구성된 젊은 건축가 집단. 네덜란드의 사무소와 한국의 대형, 소규모 사무소에서 각기 다른 건축 환경을 경험해온 삼십대 초반의 세 명이 서로가 고민해오던 우리사회가 가진 많은 현상들에 대해 서로 다른 경험들을 공유하고 교합하여 나름의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뭉쳤다. 근작으로 강진산내들아동센터, Pavilion 마량 등이 있고 현재 울산두동교회, 부암동주택, 내포 W-building 등을 진행하고 있다.  070-8658-9912 www.jyarchitec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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