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곁에서 즐기는 여유, S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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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창에 파란 하늘, 그리고 푸른 소나무의 그림자가 옅게 비춘다. 단순한 입면과 절제된 인테리어로 꾸민 이곳은 부산의 단독주택. 주변 환경에 맞춰 변화를 수용한 이곳에서, 가족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취재 김연정 사진 박영채(건축가 제공)
▲ 길게 뻗은 복도와 계단이 공간의 깊이를 더한다.
부산 S주택은 다대포 해변에 인접해 있다. 남쪽으로 해안가와 소나무 숲이 있는,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곳이다. 대지는 직사각형으로 정남향이었으므로, 건물 역시 정남향으로 배치되었다. 도로가 있는 북측에 현관이 있고, 현관에서 거실까지의 긴 통로는 바닷가를 향해 시야가 극적으로 오픈되도록 계획하였다.
1층에는 거실, 식당, 주방, 손님방, 실내 주차장이, 2층은 주인 침실과 2개의 자녀방이 위치한다. 주공간(침실, 식당, 거실)을 모두 남측에 면하게 하기 위해, 건물의 중앙에 중정 2개를 만들었다. 2개의 중정은 환기뿐 아니라 빛이 내부까지 유입되는 것은 물론,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역할도 하게 된다.
◀ 외벽은 화이트 패널과 유리, 아연판이 적용되었다. ▶ 언제나 푸른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중정의 모습
건물의 입면은 화이트 패널과 유리, 일부에 아연판을 적용하여 최대한 단순하게 설계했다. 외부 입면 라인의 경우, 2층 주인 침실의 바닥 레벨 일부를 높이는 방법으로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1층 바닥 레벨은 외부 바닥보다 900㎜ 높게 설계하여 산책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인테리어 역시 심플한 구성이 될 수 있게 디자인하였다. 내부 마감재는 자작나무 합판과 아이보리 컬러의 친환경 도장으로 마감했고, 이는 붙박이가구와 식탁, 테이블 등에도 공통적으로 사용되었다. 특히 자작나무 표면은 냄새가 없고, 색상 변색도 없는 친환경 오일로 마무리해주었다. 주택 내부에 사용되는 모든 조명은 따뜻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고려했다. 침실에는 일반적인 다운라이트를 최소로 줄이고, 평소 간접조명만을 사용해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하도록 배려하였다. 소파, 식탁의자, 테이블 등의 이동형 가구들은 르 코르뷔지에, 미스 반 데어 로에, 마리오 벨리니 등의 작품으로 채웠다.
▲ 자작나무 합판과 아이보리 컬러의 친환경 도장으로 마감한 내부 공간
▲ 눈높이에 맞춘 긴 창을 통해 자연 풍광을 즐길 수 있다.
▲ 2층 복도. 빛의 유입으로 공간마다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 아늑함이 고스란히 전해오는 침실 공간
HOUSE PLAN
대지위치 부산광역시
지역지구 도시지역, 제1종일반주거지역
대지면적 222.00㎡(67.15평)
건축면적 131.20㎡(39.69평)
연면적 222.28㎡(67.24평)
건폐율 59.10%
용적률 102.83%
규모 지상 2층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외부마감 복층유리, 아연판 접기, 푼더막스 패널
내부마감 자작나무합판, 목재바닥판, 친환경페인트
구조설계 티섹구조 이우호 소장
건축설계담당 박소영, 정윤경, 남해룡
인테리어설계담당 박소영, 남해룡
가구 D스토리 070-7710-1196
설계 황준(황준도시건축사사무소) 02-733-1705, juneeeeeee@naver.com
Mini Column / 설계자는 최소 20번 현장에 가야 한다
우리나라 주택은 소위, 집장사들이 지은 집이 많다. 이들 중 평당 공사비는 많이 들여서 대리석으로 바닥을 깔고 외제 싱크대를 설치했더라도, 설계비는 최소한의 금액으로 지은 집이 대부분이다. 설계비가 최소이므로 설계 자체도 부실할 수밖에 없겠지만, 더 큰 문제는 집을 디자인한 설계자가 현장에 와서 확인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산속이나 바닷가에 지어지는 전원주택의 경우,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이유로 설계자가 직접 현장에 오기가 더욱 어렵다.
주택은 일반적인 건물을 짓는 것과는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 사람이 그 속에서 먹고 자고 씻고 쉬는 행위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 공간이므로 내외부의 공사가 더 꼼꼼하게 되어야 한다. 기능적인 것뿐 아니라, 미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더 세심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건물은 도면에 따라 지어진다. 주택의 경우 최소 100장 이상의 꼼꼼한 도면이 필요한데, 충분한 도면이 있다면 건물이 대충 완성될 수는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도면이 아무리 많아도 도면에 모든 것이 표현될 수는 없다. 때문에 현장에 설계자가 직접 가서 도면에 있는 것들을 설명하고, 표시되어 있지 않은 것들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지시하는 일을 한다. 도면도 중요하지만 설계자가 건물이 지어지는 현장에서 결정하고 지시하는 것 역시 절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작업이다.
건물의 설계 및 시공에 있어 ‘도면이 70%, 현장 확인이 30%를 차지할 정도로 현장의 감리업무가 중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특히 주택의 경우, 현장에서 결정되는 자재나 색상 등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많아서 알찬 도면만으로 시공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주택은 작은 건물이지만, 설계자가 최소 20번은 현장에 직접 가야 한다’라고 한다. 현장에 가서 도면과 다르게 시공된 것뿐 아니라, 작업자들과의 직접 대화를 통하여 자신의 의도대로 건물이 지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절대 설계자의 의도대로 건물이 지어 질 수 없다.
현재, 주택을 설계 중이거나 설계를 끝내고 착공을 준비 중인 건축주들은 설계자가 과연 현장에 몇 번이나 와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인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택의 경우, 건물의 완성도는 ‘70%의 도면’이 아닌 ‘30%의 현장’에서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 _ 황준>
건축가 황준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후, 공간연구소, 이로재, 타카마쓰 신 건축사무소(日本), 北京金禹盟建築設計有限公司(中國), 삼우설계에서 근무했다. 2006년 황준도시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하여 주거시설·인테리어·상업시설·도시계획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출강 중이다. 주요작품 : 성북동 주택, 오디오갤러리움 광원아트홀, 허브넷 인테리어, 대전 매그놀리아, 명동 두부레스토랑 리노베이션, 가평주택, 판교 P-1 주택, 판교 P-2 주택, 천안아산 삼성미즈병원, 일산 그레이스병원 신관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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