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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를 위한 마당 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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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74-2 / 전원속의 내집

춘천의 한 주택단지. 멀리서도 눈에 띄는 주택 한 채가 있다. 집의 외벽에 걸린 ‘The Present of Heaven’이라는 글처럼 하늘이 준 선물, 두 아이를 위해 지어진 그 집을 만나본다.

취재 김연정  사진 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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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잔디가 깔린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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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고 소박한 단독주택이 하나둘 모여 한적한 마을을 이루고 있는 이곳에, 독특한 외관의 집 한 채가 눈길을 끈다. 뾰족하게 경사진 지붕과 새하얀 외벽. 일반적인 주택의 모습과 사뭇 다른 이 집에는 젊은 부부와 7살, 3살의 두 아들이 살고 있다. 


어린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누구나 꿈꿔보는 집짓기. 하지만, 주택의 로망을 실현하기에는 조금은 이르다 싶은 나이의 부부이기에 그들이 주택을 짓게 된 계기가 궁금해졌다. “제 또래 부부들이 다 그러하듯, 저희도 두 아이를 위해 결심하게 되었어요. 아이들이 흙을 만지고 뒹굴면서 마음껏 뛰놀며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었죠.” 아이들을 위해 결정한 일이지만, 사실 부부는 이미 결혼 초부터 멋진 집에 대한 로망을 품었다. “2006년에 결혼하고, 둘이서 ‘Vision Board’라는 걸 만들었어요.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일이나 바람을 나타낸 사진을 하나씩 붙여놓자는 거였죠. 그 후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날 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우연히 그 보드를 찾았어요. 먼지가 가득 쌓인 보드엔 멋진 전원주택 사진이 한 장 꽂혀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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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도 경사의 금속지붕과 화이트 스터코 외벽, 오비스기목재가 어우러져 간결하고 절제된 왼관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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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붕부터 대지까지 연결된 수직목재패널이  자연의 친근함을 느끼게 한다.  ▶ 거실 앞 데크를 통해 아이들의 즐거운  놀이공간은 야외로도 이어진다. 

 


처음 집을 짓겠다 했을 때, 부부의 용기를 높이 산 주변의 응원도 많았지만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 그 돈으로 서울에 괜찮은 아파트를 사는 건 어떠냐는 등 탐탁지 않은 반응도 많았다. 하지만 가족의 삶에 꼭 맞는 집을 만들고 싶다는 부부의 의지를 꺾기에는 모두 역부족이었다. 2년간 춘천의 아파트에 거주하며 괜찮은 땅, 괜찮은 동네를 꼼꼼하게 탐색했다. 그러나 막상 구입할 때는 오히려 시세만 따져 덥석 사버렸다고 한다. 

“집짓기의 시작은 토지 구입인가 봐요. 땅을 사놓고 보니 막막하더군요. 당최 이 땅을 어찌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죠.” 하지만 그렇게 고민하기도 잠시, 새로운 일에 겁먹지 않는 성격 좋은 부부는 ‘한번 해보자’며 다시 의기투합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설계를 해줄 건축가를 찾았고, 한 통의 전화로 춘천에서의 첫 미팅이 이루어졌다. 

“춘천에 ‘스무숲’이라는 거리가 있어요. 같은 이름의 건축사사무소길래, 직감으로 분명 소장님이 춘천 출신일 것 같았어요. 이곳 출신이 이 지역을 가장 잘 이해하리라는 건 당연한 일이죠. 무엇보다 소장님과 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제가 떠올렸던 것과 공유되는 부분도 많았고요.”

운이 좋았던 걸까. 부부는 집을 지어줄 건축가를 단번에 만났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가족은 도화지에 ‘우리가 바라는 집’이란 제목의 글을 색연필로 적어 건축가에게 건넸다. 건축가에게 특별히 많은 걸 요구하지도 않았다. 아이들을 위해 짓는 집인 만큼 그저 ‘아이가 즐거울 수 있는 집’ 그리고 ‘밝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집’이면 좋겠다는 바람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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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방에는 수납이 가능한 낮은 평상을 놓아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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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부부침실에는 주방이 내려다보이는 통창을 설치해 가족간의 소통을 이끌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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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좋아하는 계단 옆 미끄럼틀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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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면창을 통해 늘 밝은 햇살이 집안을 비춰준다.  

 


주택의 외관은 화이트 스타코플렉스와 오비스기목재, 금속지붕으로 간결하고 절제된 마감을 택했다. 또한 건물 측면의 지붕부터 대지레벨까지 연결된 3층 높이의 수직목재패널은 자연소재의 친근함과 동시에 건물을 지탱하는 강한 힘마저 느껴진다. 잔디를 심은 아담한 마당에는 아이들이 맨발로 뛰어다닐 수 있는 넓은 데크와 모래놀이공간을 두었다. 덕분에 두 아이는 시시때때로 마당에 나가 놀고, 날씨가 좋을 때는 풀장을 만들어서 물놀이도 하며 즐긴다.

외부처럼 새하얀 내부는 가족 네 명의 생활 패턴에 맞춰 다양한 층고와 동선을 보여준다. 작은 데크 공간을 지나 현관문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공간은 거실과 주방. 모두 통창을 시공해 마당을 향해 열려 있다. 특히 주방에는 요리하는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낮은 평상 공간을 두어 가족 간의 소통을 이끌어냈다. 

높은 층고의 2층으로 올라가면 부부침실과 아이방, 드레스룸, 욕실 등 가족의 사적인 공간이 배치되어 있다. 공간의 효율성을 위해 주방 평상 아래 서랍, 계단 하부 창고 등 수납 가능한 장소를 곳곳에 두었고, 문은 대부분 여닫이 대신 슬라이딩 도어를 택했다. 천창을 통해 쏟아지는 햇살은 집안을 더욱 환하게 밝혀준다. 또한 지붕과 벽체에 친환경 인슐레이션과 스티로폼 등으로 단열을 보강한 것은 에너지 효율까지 신경 쓴 건축가의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아이들을 위해서’ 차근차근 준비한 집은 이제 ‘가족을 위한’ 집으로 완성되었다. 부부와 두 아이들은 이곳에서 당분간 지금의 행복을 마음껏 누릴 것이다. 가족애(愛)로 집을 지은 그들은 행복을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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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면대와 욕조를 분리해 깔끔한 욕실이 완성되었다.  ▶ 높은 천장고와 천창이 인상적이다. 욕실 맞은편에는 드레스룸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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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강원도 춘천시
지역지구 :  도시지역, 제1종일반주거지역
대지면적 : 202.5㎡(61.26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66.89㎡(20.23평) 
연면적 : 124.27㎡(37.59평)
건폐율 : 33.03%
용적률 : 61.39%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8.9m
공법 : 콘크리트(기초), 경량목구조(지붕)   
구조재 : 2×6 S.P.F(벽체), 2×10 S.P.F(벽체, 바닥)
지붕재 : 스톤갈바(컬러강판) 각재심기, T20 오비스기(일본산)
단열재 : 압출스티로폼 80㎜
외벽마감재 : 플렉스코트(White), T20 오비스기(일본산)
내벽마감재 : 친환경페인트
창호재 : 공간시스템창호
설계 : 스무숲건축사사무소 02-515-7106 http://smusoop.com
시공 : 스무숲건축이야기, 디딤건축
건축비 : 3.3㎡(1평)당 500만원

HOUSE SOURCES
바닥재 : LG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입 모자이크타일(윤현상재)
수전 등 욕실기기 :  독일제 글루에,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가구 : 한샘
조명 : 미림조명, 필립스(건축주 선택)
현관문 :  동방노보펌
방문 : 목재제작, 페인트마감(방 : 슬라이딩도어, 화장실 : 여닫이도어)
붙박이장 : 한샘 
데크재 : 멀바우 
사우나실 : 히노끼
계단 및 평상, 미끄럼틀 : 30T 화이트오크원목 / 18T 화이트오크합판
내부유리창 : 5T 강화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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