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틀과 구들이 있는 뜬 집
본문
높은 산이 첩첩이 둘러싸인 강원도 인제 산골 마을. 2년 전, 이곳에 주말주택을 마련하고 서울로 오가던 건축주는 새로운 공간을 꿈꾸기 시작했다. 친구나 친지들이 놀러 와도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 흙으로 만든 구들방 하나쯤 갖고 싶다는 생각에 본격적인 증축을 결심했다.
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
증축은 구조 및 기능상 기존 집과 연계해 짓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인제주택은 그 개념을 조금 달리했다. 기존 주택이 지금은 게스트하우스로 쓰이고 있지만, 추후 이곳에 다른 가족이 들어올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단 독립적인 배치로 접근했다. 건축공방 無의 이일우 소장은 “집주인은 이곳을 가산힘터 농장이라고 이름붙였다. 또 다른 거주자를 위한 거주처의 의미가 될 수 있어, 연계된 ‘선’ 속에 독립적인 ‘점’이 되는 이중적 의미를 담고자 했다”고 밝혔다.
집에 앉혀진 곳은 전망 좋은 경사지다. 지반을 평탄하게 하는 토목공사를 하지 않고, 경사지 지형 그대로를 활용하기로 했다. 필로티 구조로 1층을 올리고, 대신 지하 공간을 통해 남측이 아랫 지면과 맞닿도록 했다. 지하 공간의 필로티층은 건축물의 기초부가 된다. 흙다짐의 담틀 공법과 목구조로 벽체를 이루고 지붕은 추후 녹화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지붕은 주변 지형과 자연스럽게 어울린 또 다른 대지를 상징한다. 거실과 다이닝룸, 구들방의 벽체에 적용된 담틀은 우리의 전통 흙건축 공법이다. 목재를 이용해 거푸집을 만들어 틀을 세우고, 그 속에 흙을 채운 후 다짐하여 벽을 세웠다. 무려 40㎝에 달하는 벽두께와 표면에 층층이 생긴 무늬가 담을 칠 때의 수고를 여실히 보여준다.
▲ 나비 형상으로 펼쳐진 지붕은 추후 풀과 꽃들을 심을 수 있게 만들었다.
▲ 흙으로 만든 담틀벽이 돋보이는 다이닝룸.
▲ 각 층을 이어주는 외부 계단과 테라스.
▲ 구들방은 로켓스토브 난로로 바닥을 데우도록 했다. 담틀 벽체에 높이와 크기가 다른 창을 내 각기 다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 구들방의 불을 지피는 공간을 지하에 두었다.
자연을 최대한 즐길 수 있는 실내 구성
1층은 동쪽으로 현관을 거쳐 계단과 다리로 이어지고, 남쪽으로는 발코니와 필로티 하부로 내려가는 계단과 닿는다. 이는 또 안방에 딸린 작은 누마루, 외부와 닫힌 구들방, 북쪽의 다용도실과 중첩되어 외부와 내부 사이에 완충 공간이 쌓이게 된다. 구들방을 제외한 삼면은 대부분 창으로 디자인했다. 완충 공간과 무수한 창은 안과 밖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며, 자연을 즐기기 위한 세컨드하우스의 역할에 충실한다.
▲ 전통 소재로 모던하게 구성한 내부 공간.
▲ 문을 통해 공간을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주방.
▲ 구들방에서 바라본 현관과 중문.
HOUSE PLAN
대지위치 : 강원도 인제군
대지면적 : 1,290㎡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1층(기존 건물 87.3㎡에 증축)
건축면적 : 지하 16.6㎡ + 지상 105.05㎡
연면적 : 121.65㎡
건폐율 : 14.91%
용적률 : 14.63%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4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지상 - 일반목구조 + 흙다짐벽
구조재 : 경량목재(2×6), 흙다짐벽(Thk 450㎜)
지붕재 : 경량목재(2×12), 지붕녹화
단열재 : 글라스울 + 알루미늄단열재
외벽마감재 : 레드파인채널사이딩, 낙엽송합판, 흙다짐벽노출
창호재 : 마이윈 시스템창호
내벽마감재 : 흙다짐벽노출, 벽지, 구조용 목재노출
바닥재 : 원목용 온돌마루
설계 : 건축사사무소 건축공방 無 02-3672-9777
시공 : 류현오&강현주 + 건축공방 無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