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정을 중심으로 공간이 분배되는 부산 삼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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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에 대한 막연한 꿈이 있더라도 획일화된 주거 문화에 익숙해져 집짓기 결정을 내리긴 쉽지 않다. 모험 같았던 일이 현실이 되고, 이젠 이 모두를 행복이라 말할 수 있게 된 부부의 집을 찾았다.
대지의 단점을 보완한 집짓기
“저희 삶에서 행복의 기준점을 찾으라면 집짓기 전과 후로 나뉘는 것 같아요(웃음).”
지난 2월 말, 장은석, 신지윤 씨 부부와 반려견 폴로가 새집으로의 입주를 마쳤다. 이전 주거지와는 다른 상쾌한 공기와 매일 아침 마주하는 창밖 풍경은 이사 후 가족이 받은 가장 큰 선물이다.
집 밖을 나가면 모든 것이 해결되던 대단지 아파트에 살며 불만 없이 편리한 생활을 누린 부부였지만 스킨스쿠버, 요트셀링, 모터사이클 등 사계절 다양한 취미가 생기면서 아파트 구조에서는 충족할 수 없는 아쉬움이 생겼다.
노출콘크리트와 방킬라이 목재로 마감된 건물의 외관. 켄틸레버 구조로 건물의 볼륨감이 그대로 전달된다. 집의 중심이 되는 중정.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가족이 자유롭게 야외생활을 즐길 수 있게 계획했다. SECTION 3주방/식당 5중정 7차고 9바이크룸 13침실 14발코니 15서재 16가족실 거실에서 바라본 중정과 주방 쪽 모습. 중정 덕분에 언제나 집 안 깊숙이 빛이 든다.“주택에 대한 로망이 점점 강해졌던 그 시점부터 여러 전원주택 부지를 찾아 다니기 시작했어요. 다들 그렇겠지만, 저희 조건에 완벽하게 딱 들어맞는 입지를 찾기란 상당히 어려웠죠. 뭐든 하나는 포기해야 가능한 상황이었어요.”
그렇게 일여 년의 시간을 보내고서야 찾은 곳이 지금의 땅이었다. 부산역세권의 끝자락, 택지 개발로 생긴 마을 속 조용한 부지. 아직 제 모습을 갖추지 못한 주변 상황들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단점을 안타까워하기보단 오히려 효율적인 공간을 계획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곤 디자이너인 남편은 불확실한 요소로부터 받을 영향을 최소화하며 80평의 땅 위에 둘만의 집을 그려나갔다.
HOUSE PLAN
대지위치 ▶ 부산광역시 기장군 | 대지면적 ▶ 259.7㎡(78.55평) | 건물규모 ▶ 지상 3층 | 건축면적 ▶ 155.35㎡(46.99평) | 연면적 ▶ 385.06㎡(116.48평) | 건폐율 ▶ 59.82%(법정 60%) | 용적률 ▶ 148.27%(법정 150%) | 주차대수 ▶ 3대 | 최고높이 ▶ 11.17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조 | 단열재 ▶ 압출법보온판(가등급) | 외부마감재 ▶ 노출콘크리트 위 발수코팅, 방킬라이 목재 | 창호재 ▶ 이건 AL 시스템창호 | 열회수환기장치 ▶ HIMPEL | 에너지원 ▶ 도시가스, 태양광
설계담당 ▶ 최락준 | 설계 ▶ VISTA DESIGN, 대흥종합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 시공 PM ▶ 장성준 | 시공 ▶ VISTA DESIGN www.vistadesign.co
POINT 1 - 집 내·외부를 연계하는 중정
부부가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이라 꼽는 중정. 아파트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가족만의 외부 공간에서 다양한 야외활동을 누린다. 차고에서 중정으로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동선의 편의도 고려하였다.POINT 2 - 주방 옆 폭넓은 계단
수직적인 연결 수단인 계단은 보통 주택보다 다소 폭이 넓게 계획되었다. 오르내리는 역할뿐만 아니라 앉아서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한 설계자의 고민이 엿보이는 부분이다.POINT 3 - 채광을 생각한 욕실
2층 드레스룸 안쪽에 마련된 욕실. 샤워부스와 별도로 욕조를 두고 편의에 따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벽 한편에는 긴 창을 설치하여 은은한 빛이 내부 깊숙이 스며든다. 환기와 채광까지 잊지 않은 결과물이다.깔끔하게 꾸며진 서재. 한쪽 코너창은 주변 풍경을 담아낸다.중정을 품은 집
직접 디자인하다 보니 설계 단계에서부터 마감은 물론 내부 세세한 부분까지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며 진행할 수 있었다. 특히 단순히 집이 아닌 지인들과 언제든 취미 활동을 즐길 수 있길 원했던 만큼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에 초점을 맞추고, 긴 직사각형의 대지에 중정을 우선순위로 건물의 배치가 이뤄졌다.
“처음 저희가 집을 짓게 된 이유를 가장 충족시켜주는 공간이 바로 중정이죠. 지인들과 추억을 쌓고 반려견도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공간을 누릴 수 있음에 큰 만족감을 느껴요.”
중정은 각 층의 실들을 기능적으로 구분하는 데도 일조했다. 중정을 중심으로 1층 거실과 차고, 2층 침실과 운동실, 3층 서재와 테라스 등을 놓아 상충하는 성격의 공간을 자연스럽게 분리했다. 또한, 수직적으로 단절된 공간을 시각적으로 연결하고, 집 안 어느 곳에서도 따스한 볕을 만끽할 수 있게 된 것도 중정 덕분에 가능할 수 있었다.
계단실 사이 유리 너머로 들어오는 천창에서의 빛과 아래층의 음악 소리가 언제나 집 안 곳곳에 스며든다.2층 침실에서는 큰 창을 통해 중정을 내려다볼 수 있다.PLAN 1현관 2거실 3주방/식당 4보조주방 5중정 6작업실 7차고 8운동실 9바이크룸 10다용도실 11욕실 12드레스룸 13침실 14발코니 15서재 16가족실 17손님방 18테라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벤자민무어 친환경 도장, 방킬라이 목재 / 바닥 – 폴리싱 타일, 천연 원목마루 | 욕실 및 주방 타일 ▶ 천연 대리석, 방킬라이 목재 | 수전 등 욕실기기 ▶ KOHLER, 대림
복도에 위치한 창들로 각 공간의 시각적인 소통이 이루어진다.모터사이클이 취미인 건축주만의 공간주방 가구 ▶ VISTA DESIGN | 조명 ▶ 필립스 | 계단재·난간 ▶ 대리석 | 현관문 ▶ HORMAN | 방문·붙박이장 ▶ VISTA DESIGN | 데크재 ▶ 방킬라이 목재
“작은 것도 놓치지 않으려 신경을 많이 썼어요. 어느 것 하나 그냥 얻어진 게 아니라서 집에 대한 만족도는 더욱더 배가 되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음악을 선곡하고 해 잘 드는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평범한 일상마저도 즐거움이 되는 요즘이 부부에겐 행복으로 다가온다.
CLIENT & DESIGNER say_ 건축주 장은석, 디자이너 최락준
“트렌드 보다는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하세요” 집을 지으면 10년 늙는다는 말이 있듯, 시작하기 전부터 집 짓는 것을 일생일대의 모험이자 골치 아픈 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일단 사전 정보 조사도 중요하지만, 전문가와 먼저 상담한 후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단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공간을 설계하고, 업체 선정 시 시공자의 마인드가 어떤지 점검해보는 것도 집짓기의 중요한 사항인 것 같아요. 단순히 생각에만 그치지 말고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취재_ 김연정 | 사진_ 윤준환
ⓒ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1 www.uujj.co.kr
댓글목록
유성숙님의 댓글
유성숙 작성일이 집 내용은 그럴듯하게 하고선 20억에 매물 내놨네요. 잡지에다가 결국 자기집 선전한 거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