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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공한 건축주의 남다른 고단열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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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세 번의 이사 끝에 정착한 파주 운정신도시의 택지. 원하는 대로 짓기 위해 공부했고, 공부한 만큼 만족스럽게 지은 집이다.

 

맨발로 거니는 데크에서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가족

 

다들 학원에 가서 동네에 점점 놀 친구들이 없어진다고 큰 아이가 말한 날, 부부는 이사를 결심했다. 두 사람은 우연히 들른 파주의 조용한 주택 단지를 눈여겨본 후 인근의 아파트를 구해 먼저 동네를 경험하면서 본격 집짓기 준비 모드에 돌입했다.

패시브하우스를 짓고 싶었지만, 원하는 부분과 맞추어야 하는 기준을 충족하려면 생각한 예산을 훨씬 웃도는 자금이 필요하단 걸 알게 된 부부. 건축박람회에서 처음 만난 나무집협동조합과 상담을 진행하며 이 시스템이라면 내가 원하는 집을 지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외관은 유행을 타지 않는 은은한 베이지색 세라믹 사이딩을 주로 쓰고, 현관부만 진회색으로 포인트를 주었다.동네와 접한 면의 창호는 프라이버시와 기능에 초점을 두고 계획되었다.  /  대문을 열고 잔디를 따라 걸어 들어가면 만나는 풍성한 집의 뒤뜰 

 

목수들이 조합원인 나무집협동조합은 재하도급 없이 목수 팀장이 현장소장 역할을 하는 구조다. 현장소장이 없으니 중간 마진이 없다. 회사와 건축주가 계약을 맺으면 인터넷 카페에 게시판이 만들어지고 디벨롭 과정을 거쳐 최종 디자인으로 건축예산서를 구성해 시공 담당자인 목수 팀장의 확인을 받는다. 다른 회사와 가장 다른 점이라면 인건비, 자재비, 기타 비용 등을 건축주가 직접 입금하는 방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ELEVATION  전면과 달리 외부로 개방된 배면의 모습. 낮고 긴 1층의 지붕선이 날렵한 인상을 주면서 원활한 배수를 돕는다.

POINT 1 - 단열 고려한 더블 스터드 벽체  |  골조는 2×4 벽체를 두 겹 시공하는 더블 스터드 방식으로, 품은 많이 들지만 높은 수준의 단열을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에 습도를 조절하는 셀룰로오스를 단열재로 채택하고 ESB 합판을 적용했다.     
POINT 2 - 맨발로 걷는 데크  |  주방과 마당을 잇는 데크는 맨발로 거닐 수 있도록 열처리 과정을 거쳐 변형이 적은 루나우드를 깔았다. 대청마루처럼 가로세로 패턴을 직조하고 피스가 아닌 스테인리스 못으로 고정했다.



“제가 더 높은 사양의 자재를 원하면 딱 그 자재비만큼만 더 내면 되는 거예요. 두세 차례 목돈을 내는 게 아니라 조금씩 계속 입금하는 게 쉽진 않았지만, 제가 직접 돈을 보내니까 출입처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죠.”



패시브하우스는 아니더라도 자재나 공법을 업그레이드해 고단열·고기밀 주택을 짓고 싶었던 부부에겐 꽤나 합리적인 방법으로 보였다. 그러기 위해선 집과 시공, 자재 등에 대해서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동네 도서관 우수회원이 될 정도로 공부하면서 집짓기에 대해 조금씩 익혀나갔다. 공정마다 카페 게시판에 목수 팀장이 올리는 사진과 코멘트도 시스템의 신뢰를 보태는 데 한몫했다. 카페에 가입한 누구나 볼 수 있으니 건축주 눈속임을 할 수도 없고, 문제가 생기면 금세 노출되기 때문이다.

 

가구들을 가장자리에 두고 막힘없이 오픈된 거실. 주방과의 구분이 없어 더욱 넓어 보인다.주방에서 마당과 거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개수대와 인덕션의 위치도 세심하게 신경 썼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파주시 
대지면적 ▶ 394.3m2(119.27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121.37m2(36.71평)  │  연면적 ▶ 202.58m2(61.28평) 
건폐율 ▶ 30.78%  │  용적률 ▶ 51.38% 
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9.4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벽 : 경량목구조 2×4 구조목 더블 스터드, 지붕 : 2×8 구조목 
단열재 ▶ 하이셀 셀룰로오스 235mm(외벽), 300mm(지붕) 
외부마감재 ▶ 외벽 – 아이큐브 세라믹사이딩 / 지붕 – KMEW 
창호재 ▶ 게알란 S900 │ 열회수환기장치 ▶ PAUL 
조경 ▶ 조은조경 
설계 및 시공 ▶ 나무집협동조합 1811-9663 https://cafe.naver.com/namoohyup


채광과 통풍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아이들 방에는 창을 두 개씩 내어주었다.

POINT 3 - 공학 목재와 연결철물  |  1층 거실과 주방의 오픈된 공간감을 위해서는 가로막는 벽을 최소화해야 했다. I-Joist 공학 목재를 장선으로 쓰고, 부재 간 텐션을 유지하는 목적의 연결철물(Tension Bridge 27)도 사용했다.          
POINT 4 - 투습·방수 성능의 ESB 합판  |  습기에 약한 OSB 합판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ESB 합판은 더블 스터드 벽체의 투습 문제 해결을 위해 적용되었다. 투습·방수 성능이 있고, OSB보다 강도가 약 40% 더 높아 독일에서는 외부 시공 시 주로 사용한다.


이 집의 시공 책임자였던 정수호 팀장과 건축주 부부  /  1층 세탁실 옆 공간은 조립식 장난감을 좋아하는 아들의 아지트가 되었다. 방에 꼭 맞는 목재 선반은 정수호 팀장이 준 선물이다.

 

현장의 책임자였던 나무집협동조합의 정수호 팀장은 “요즘 집을 짓는 시공사 중 현장소장을 구한 다음 공종별로 재하도급 주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저희 시스템은 기초부터 마감까지 결국 저희가 해야 한다는 것을 아니까 대충 넘어갈 수가 없어요”라며 어려움을 토로하는 동시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정 팀장은 건축주가 희망한 고단열 사양을 위해 다락이 없는 박공 구조의 평천장에 단열재를 바로 붙이고, 장선에 각상을 별도로 대서 열교 부위를 점교현상으로 바꾸는 방식을 적용했다. 단열만큼 중요한 기밀은 투습방수지와 기밀테이프를 꼼꼼히 시공하고, 패시브하우스에서 주로 시험하는 블로어도어 테스트까지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

모범생 건축주와 성실한 시공자들이 만나 완성한 목조주택. 새로 사귄 친구들과도 곧잘 어울리는 아이들을 보며 부부는 집 짓기 정말 잘한 것 같다고 말한다.

 



POINT 5 - 블로어도어 테스트  |  입주 전 집의 기밀성을 측정하는 블로어도어 테스트를 실시했다. 독일 패시브하우스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국내 기준에는 충족했다. 일부 누기의 원인을 찾아 추가로 보완공사를 진행했다.  
POINT 6 - 열회수환기장치  |  독일의 패시브하우스 연구소(PHI)로부터 그 성능을 인증받은 Paul 열회수환기장치. 날이 춥거나 미세먼지가 심할 때 창문을 열지 않고도 강제 환기가 이뤄져 쾌적함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1F – 119.74㎡2F - 82.84㎡

PLAN ①현관 ②거실 ③식당 ④주방 ⑤세탁실 ⑥작업실 ⑦다용도실 ⑧화장실 ⑨데크 ⑩방 ⑪드레스룸


2층은 서재 겸 가족실을 중심으로 자녀 방과 부부 방으로 나뉜다. 공간이 다양해진 후 아이들은 방문 앞, 테이블 벤치, 계단참, 데크 등 자유롭게 독서하는 시간이 늘었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천장 - LG하우시스 벽지, 히노끼(현관) / 바닥 - 구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승원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 티엘퍼니쳐  │  조명 ▶ 하나디자인&조명, 베르너 팬톤 
계단재·난간 ▶ 애쉬집성목 + 철재난간  │  현관문 ▶ 살라만더 
방문 ▶ 영림도어  │  데크재 ▶ 루나우드



취재_ 조성일  |  사진_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4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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