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발코니 남산
본문
남산의 사계절 풍경을, 그것도 층마다 다른 느낌으로 조망할 수 있는 집. 각 층의 역할을 볼륨에 담아 쌓고 테라스와 연결 지은, 대지에 대한 현명한 답이다.
서북쪽 파사드는 여러 가지 형태의 프레임으로 다양한 남산의 뷰를 조망할 수 있다.
집이 지어지는 주변 환경은 모두 다르다. 자녀 교육에 훌륭한 입지, 단지 중심 그리고 수직적인 고도 차이만 있는 획일화된 성격의 대다수 아파트와 달리, 특정 용도의 독립 건축물은 사회적 배경 장치가 다를 수밖에 없다.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복합 공간인 ‘리틀 발코니’는 남산 북쪽 방향 수직 고도의 위치적 정점에 있다. 산 반대편 남쪽 방향의 동일 고도 집들이 한강을 내려서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라면, 북쪽의 이 사이트는 남산을 적당한 거리에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도심 뷰를 가진다. 비스타(Vista)는 취향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시선을 올려다 볼 수 있는 마운틴 뷰를 선호한다.
①주차장 ②B1F 근린생활시설 ③화장실 ④테라스 ⑤침실 ⑥거실 ⑦아일랜드 주방 ⑧다이닝룸 ⑨화장실 ⑩서재 ⑪현관 ⑫리프트 ⑬파우더룸 ⑭복도 ⑮옥상
건축적 산책로의 하이라이트인 옥상정원에서 바라 본 야경
남산을 중심으로 한 마운틴 뷰라면 그 중심인 타워와의 조망 거리가 얼마나 적정한가로 그 위치적 가치가 결정된다고 볼 수도 있다.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최고의 적정한 거리가 감성의 극치를 선사한다. 남산 비스타로는 최고의 입지였다. 이로써 이 집은 넓게 펼쳐서 남산을 바라볼 수 있도록, 이미 대지에서부터 공간 방향이 결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
건축 프로그램은 아주 간략하게 정리되었다. 1, 2층 근린생활시설과 2, 3, 4층 복합 주거층. 자주 접하게 되는 꼬마빌딩의 형식이지만, 그 공간적 느낌은 각기 다르도록 계획했다. 북서향의 놀라운 뷰를 최대한 살리면서 남향의 빛을 끌어들이고, 동향의 아침 햇살을 그림자로 더 도드라지게 만들고자 블록 겹쳐쌓기로 입면에 필터링을 주었다. 뷰와 빛, 이 자연의 현상을 집으로 끌어들이는 것만으로 설계의 절반 이상이 채워졌다.
2층 테라스와 큐블록 겹쳐쌓기의 블러(Blur)
기능적 형태의 볼륨이 쌓여 건물 디자인의 비례감을 완성한다.
대지위치 ▶ 서울시 용산구
대지면적 ▶ 244㎡(73.94평) |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4층
건축면적 ▶ 144㎡(43.63평) | 연면적 ▶ 568㎡(172.12평)
건폐율 ▶ 59.23% | 용적률 ▶ 148.31%
주차대수 ▶ 6대 | 최고높이 ▶ 12m
구조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LG하우시스 PF보드(페놀폼 보드)
외부마감재 ▶ 두라스택 큐블록, 금속, 스터코 | 담장재 ▶ 큐블럭
창호재 ▶ 이건창호 AWS 70mm
에너지원 ▶ 도시가스
조경 ▶ 플로라랩
설계 ▶ 장순각(한양대학교 교수), 제이이즈워킹건축사사무소 이창만 소장
감리 ▶ 제이이즈워킹건축사사무소
직사각형 볼륨 내에서 공간의 수평적 배치를 읽을 수 있다.
안방에서 본 4층 공간의 깊이감
공간 축은 자연스럽게 남산타워 방향의 경관축과 2중 도로의 축으로 다분화되었고, 이를 고려하여 창의 형태를 결정하고 테라스를 배치했다. 각 층은 모두 테라스로 이어진 반외부 상황을 중심으로 공간감을 극대화한다. 바람을 맞으며 남산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1층 정원, 2, 3층의 테라스, 4층과 연결된 옥상정원의 결과물에 고스란히 담겼다.
대지와 연계된 매스 디자인은 각각의 기능을 가진 볼륨의 형태를 도출했다. 지상 정원이 가능한 1층의 긴 직사각형 공간은 위층 같은 면적에 주방과 테이블을 구성했을 때 최적의 사이즈로 가로·세로 길이가 정해졌고, 주거와 근린생활시설의 하이브리드 기능을 하는 2층은 정사각형의 중성적 공간이자 무방향성을 가진다. 3, 4층 주거 공간 역시 거실의 기본 X축 방향 사이즈(소파 1,100mm, 사이공간 300mm, 테이블 1,200mm 그리고 65인치 TV가 최적으로 느껴지는 A/V Wall의 최적 거리 등)를 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주방, 복도, 아일랜드 테이블, 홀, 다용도 빅테이블, 복도, 창호, 테라스의 순서로 사이즈를 미리 계산하여 볼륨 크기를 정했다. 이것은 그대로 2층 위에 얹혀졌다. 훌륭한 테라스가 나왔고, 중앙의 보이드 공간은 적절한 크기로 외부 빛을 실내로 끌어들인다.
현관부 수납장과 파티션
4층 보이드를 거쳐 바라본 뷰
①주차장 ②B1F 근린생활시설 ③화장실 ④테라스 ⑤침실 ⑥거실 ⑦아일랜드 주방 ⑧다이닝룸 ⑨화장실 ⑩서재 ⑪현관 ⑫리프트 ⑬파우더룸 ⑭복도 ⑮옥상
다이닝룸에서 느껴지는 수직과 수평적 확장감
4.2m 층고를 가진 계단실 재료의 조합
4층에서는 건축적 산책로의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는 옥상정원으로 가는 전이공간을 만난다. 계단의 층간 높이를 그대로 살린 높은 층고는 수직 공간을 이동할 때 느낄 수 있는 심리적 지루함을 덜어내고, 긴장감을 선사한다. 자연석, 목재, 흰 벽, 그리고 거친 노출 콘크리트의 조합으로 재료의 대비감이 이를 증폭시킨다. 이러한 공간의 압축과 팽창은 3층 거실의 편백나무 숲의 보이드 공간과 그 볼륨적 맥락을 같이 한다. 가지런한 루버의 비례감과 선적인 미가 도드라지는 이곳이, 가족들이 가장 오랜 시간 머무는 장소다.
더불어 집에는 몇 가지 스마트 홈 기술이 더해졌다. 전체 조명은 리모콘으로 조도와 채도를 자유롭게 조절하고, 냉·난방 등 많은 기기들은 IoT 기반으로 폰으로 연동된다. 또한, 전체 보안시스템도 면밀히 조성되었다. 벽체는 세라믹 소재인 M-board로 내구성과 친환경성을 높였고, 바닥은 1,700×1,700 사이즈의 거대 모듈로 구성해 그 질감이 도드라진다.
협소한 대지 안에서 경제성을 따져야 하는 등 도심에서의 건축은 제약이 많다. 기능적인 볼륨을 수직으로 쌓아가며 그 조화와 비례감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해답을 찾은 집이다. 대지가 비교적 여유가 있다면, 이런 기능적인 볼륨들을 수평으로 나열하고, 재배열하면서 특수 조건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답은 대지에 있다. 글 : 장순각
6m 도로에서 바라보면 볼륨들의 조합을 읽을 수 있다.
내부마감재 ▶ 벽 - 벤자민무어 친환경 페인트, 포르토씨엘 M-보드 / 바닥 – 이건 강마루, 포르토씨엘 라피텍
욕실 및 주방 타일 ▶ 유로세라믹 | 주방가구 ▶ 넥시스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조명 ▶ 두오모 flos 펜던트 조명, 린노조명
계단재 ▶ 집성목 + 평철난간
현관문 ▶ 금속 주문 제작 | 중문 및 방문 ▶ 주문 제작
스위치 및 콘센트 ▶ 라온(LAON)
데크재 ▶ 고흥석 버너구이 50×500, 벨라 세라믹 BL-HUMS 197×1,190
4층 복도에서 실로 향하는 방향. 공간의 깊이감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노출콘크리트면과 파석면의 대비감을 볼 수 있는 디테일 / 각 층의 볼륨이 교차하는 지점
한양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제1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수료, 파리 국립빌망 건축대학에서 C.E.A.A 학위를 취득하였다. 귀국 후, 한양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과 교수로 재직하며, 디자인 아틀리에 jay is working의 콘셉트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다수의 프로젝트로 독일 IF Design Award, Red-Dot Award, 미국 IDEA Award의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를 모두 수상한 바 있다. 최근 경주문화 EXPO기념관 총괄 PM으로, 일본 건축가 쿠마 켄고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협업 중이다. 02-597-5902 | www.jiw.co.kr
구성 _ 이세정 사진 _ 박영규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www.uujj.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