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된 청송 한옥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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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넘게 한자리를 지킨 한옥. 집을 고치면서 정원도 같이 다듬으며 새로 나무와 꽃을 심었다.
기존 기둥은 여전히 구조 역할을 하며 원목 마루와 천장재 등 새로운 마감재와 묘한 조화를 이룬다.
1959년 부부의 신혼집으로 시작해 올해로 60년을 꽉 채워 살아온 집. 서향에 네 칸이었던 본채는 ‘ㄱ’자 집이 되고, 뒤편 별채 격의 작은 방도 생겼다. 지붕도 원래 짚을 이어 만든 초가였다가 슬레이트 지붕을 거쳐 지금은 기와가 얹혀 있다.
이 집에서 딸 넷에 아들 둘을 낳고 기르며 출가까지 시킨 노부부는 집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 어느새 훌쩍 자란 자식들은 그들이 여생을 더욱 안락하고 편리하게 보낼 수 있도록 대대적인 집수리를 감행한다.
원래는 구들이 있는 사랑채와 보일러를 사용하는 방 하나만 바닥 난방이 되던 곳이라 집 안 전체를 데울 수 있게 전면 바닥 난방을 설치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더불어 창호 교체, 주방 및 화장실의 현대화 등 부부가 쓰기에도, 자식과 손주들이 와도 따뜻하고 쾌적하게 지낼 수 있을 실용성에 주안점을 두었다.
● 안방 /
크지 않은 면적이지만 벽면에 붙박이장을 설치해 수납을 확보하고, 채광과 환기를 위해 창을 두 군데 내었다.
● 거실 /
집 안의 중심 공간으로, 가구를 최소화해 많은 식구들이 모였을 때 더 넓은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 위생 공간 /
주방, 욕실, 세탁실 등 물 쓰는 공간을 한데 모아 설비를 간편화하고 실생활에서의 실용성도 높였다.
정원을 손수 가꾼 부부
대지위치 ▶ 경상북도 청송군 | 연면적 ▶ 73m2(22.08평)
외부마감재 ▶ 스터코플렉스(오메가플렉스)
내부마감재 ▶ 벽 - LG하우시스 벽지 / 바닥 - 피어리스 원목 마루, 포세린 타일 | 천장 ▶ 오크 무늬목 UV코팅
단열재 ▶ 경질우레탄폼 | 창호재 ▶ LG하우시스 수퍼세이브
욕실 및 주방 타일 ▶ 비숍세라믹 수입 타일 | 싱크 ▶ 백조씽크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방문 ▶ 예림도어 | 데크재 ▶ 환우드 이페 20T | 실링팬 ▶ 에어라트론
설계 및 시공 ▶ 스페이스 바름 장형욱 010-9896-0403 www.spacebarum.com
천장을 뜯어보니 서까래가 매우 가늘어 노출형 천장이 아닌 대안이 필요했다. 이에 박공의 모양과 평판 형태로 천장 모양을 잡고, 필름이 아닌 무늬목 마감의 천장재를 택했다.
주방은 한곳에서 손이 모두 닿도록 ‘ㄷ’자 동선으로 구성했다.
마감이 깔끔한 UV코팅 무늬목을 천장재로 택하고, 공기 순환을 위해 실링팬을 달았다.
야간 보행 안전을 고려해 데크 하부에 조명을 설치하는 등 시니어 디자인에도 신경 썼다.
주방과 화장실, 세탁실로 이어지는 복도
화장실은 널찍하게 만들고 샤워 부스에는 앉아서 씻을 수 있도록 벽에 고정된 의자를 달았다.
한옥 마을 풍경에 이질적이지 않으면서 현대적인 느낌도 있는 개비온으로 담장을 세웠다.
기존 주택의 높은 기단을 낮추지는 못했지만, 계단의 높이를 조정하고, 석재 데크를 깔아 관리가 쉽도록 했다.
2019년 4월 4일. 철거 > 오랫동안 집을 지탱해온 기둥과 대들보는 유지한 상태에서 벽과 바닥을 세심하게 철거했다.
2019년 4월 9일. 구들 시공 > 안방 아래는 구들, 위는 보일러를 깔아 이중 난방 형태를 취했다. 작업자 섭외가 만만치 않았다.
2019년 4월 18일. 바닥 설비 > 기존 목구조 기둥에 시멘트가 닿아 썩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레미콘 작업 시 보양을 철저히 했다.
2019년 4월 21일. 단열 공사 > 틈이 많은 오래된 집이라 벽과 지붕 모두 경질우레탄 폼으로 기밀하게 단열했다.
2019년 4월 24일. 목공사 > 시멘트 벽돌 위에 바로 벽지가 있던 기존 벽을 헐고 경량의 목조 비내력벽으로 공간을 구획했다.
2019년 5월 7일. 창호 시공> 전면에 고효율·고성능의 창호를 달아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고 데크와도 자연스레 이어진다.
인테리어 전반을 맡은 스페이스 바름 장형욱 실장은 “어르신들이 편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는 마감재와 기존 한옥과도 어색함이 없는 디자인에 신경 썼다”고 작업 소회를 남겼다. 그의 말대로 외부는 한옥의 정서와 풍경을 그대로 살려 마을 속에 조화를 이룬다.
한편, 기존 집이 바닥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고 외풍도 너무 심했던 터라 디자인만큼 단열도 개선이 시급했다. 특히 청송은 경북에 속한 지역으로 위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임에도 봉화와 함께 단열 기준(중부1지역)이 높은 곳. 여기에 오래된 한옥이라는 조건까지 고려해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기밀하게 단열재를 채울 수 있는 경질우레탄폼을 채택해 시공했다.
가족의 역사와 함께 한 집에 현대적인 감각과 기술이 더해진 현실적인 농가 리모델링 사례이다.
오래된 흙담과 개비온 담장이 함께 어우러진 집의 경계. 나지막한 산과 고택이 운집한 마을에서 돋보이지만 사치스럽지 않게 고쳤다.
취재 _ 조성일 사진 _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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