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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노니는, 문화가 있는 다섯 식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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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 시골 삶을 택한 가족들 : home + bookstore 

도시를 벗어나 시골에서 살 수 있을까? 편리한 환경을 뒤로한 채 익숙하지 않은 낯선 곳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일상들. 고민 끝에 내린 도전이었지만 결론은 행복한, 도시 아닌 삶의 대안을 시골행으로 이룬 세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아이와 어른이 모두 천진난만하게 살 수 있는 곳을 꿈꾸며 찾은 이곳. 가족이 거주할 주택과 동화 체험공간인 서점, 방문객을 위한 북스테이까지 오밀조밀 채웠다.


오랫동안 잡아 온 교편을 내려놓고 입시학원을 운영하던 지난날. 방정민 씨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바삐 돌아가는 일과와 경쟁 위주의 교육으로 지쳐가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다. 그러다 우연히 찾은 한 동화(童話) 토론에서 그는 쌓인 스트레스를 풀며 조금씩 동화 속에 동화(同化)되어 갔다고 말한다.

 

 

1 한적한 시골에 놓인 집과 서점. 서점을 찾는 방문자에게는 생경한 길일 수 있었지만, 근처에 호수와 생태공원이 있어 건축주가 생각한 자연 속 작은 도서관이 되기에는 충분한 장소였다.

 

 

“지역주민들과 함께 꾸준히 그림책 모임과 그림자 공연을 하다 보니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을 위한 동화책 공간과 모임 및 공연 장소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토지가 있어 가족과 논의 후 이주를 결심했죠.”

 

2 서점 진입부 모습. 좌측에 주거공간이 자리한다. 건물 측면으로 출입하는 대지 상황에 맞게 큰 포치를 두어 서점과 북스테이를 분리하였다.

 

 

초등학생 삼 남매를 둔 상황에서 도심을 떠나 시골로 간다는 건 누구나 말릴 법한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자라는 아이들과 건강한 삶을 바랐기에 변화에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을 하게 되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경기도 평택시 현덕면 덕목5길 122-11 대지면적 주택동 – 485㎡(146.71평) / 서점동 – 725㎡(219.31평) 건물규모 지상 2층 | 거주인원 5명(부부 + 자녀 3) 건축면적 주택동 – 82.08㎡(24.82평) / 서점동 – 131.82㎡(39.87평) 연면적 주택동 – 138.51㎡(41.89평) / 서점동 – 158.34㎡(47.89평) 건폐율 주택동 – 16.92% / 서점동 – 18.18% | 용적률 주택동 – 28.56% / 서점동 – 21.84% 주차대수 3대 | 최고높이 6.88m 구조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경량목구조 외벽 2×6 구조목 + 내벽 S.P.F 구조목(벽), 2×8 구조목(지붕) 단열재 수성연질폼 140mm 발포 외부마감재 벽 – 유절적삼목, 컬러강판 / 지붕 – 컬러강판 담장재 개비온월 | 창호재 이건창호 PVC 시스템(삼중유리 43mm) 에너지원 LPG | 조경석 화산석 | 조경 노보커뮤니케이션 나진형 전기·기계 천일 최형철 | 설비 한빛기술단 주찬종 내부마감재 벽 – DID 실크벽지 / 바닥 – 이건마루, 포세린 타일 욕실 및 주방 타일 자기질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붙박이장 현장 제작 | 조명 시공사 구입 계단재·난간 자작합판 + 평철 난간 | 현관문 현장 제작 중문·방문 영림임업 | 데크재 루나우드 19mm 시공 KS하우징 장길완 설계 투닷건축사사무소 조병규, 모승민 02-6959-1076 https://todot.kr 총공사비 5억4천만원(설계비 및 인테리어, 토목, 조경 제외) 취재협조 아르카북스 www.instagram.com/arca_books

SECTION

① 현관 ② 거실 ③ 주방 ④ 테라스 ⑤ 화장실 ⑥ 주차장 ⑦ 다용도실 ⑧ 보일러실 ⑨ 발코니 ⑩ 안방 ⑪ 드레스룸 ⑫ 욕실 ⑬ 가족실 ⑭ 침실 ⑮ 서점⑯ 북스테이

 

PLAN+home

 

 

+ home 1F – 61.56㎡ 2F – 76.95㎡

 

 

PLAN+bookstore

 

 

+ bookstore 1F – 131.82㎡ 2F – 26.52㎡

 

 


 

 

 

3,5 지붕 마감재를 외벽까지 연결시킨 단순한 형태로 디자인 요소를 줄여 공사비를 절감했다. 외부에 둔 통나무 의자와 삼각형 연못이 주변 분위기와 함께 편안함을 더한다.

 

 

여느 집과는 달리 대지 위에는 집과 서점, 북스테이가 한데 놓여야 했다. 각각의 건물이 자연스레 연결되는 배치 동선과 알맞은 규모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었다. 그동안 여러 지역을 돌며 같은 용도의 많은 건물을 본 정민 씨는 주택은 불필요한 공간이 생기지 않도록 다섯 식구가 머물 만큼만, 대신 서점은 최대한 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건축가에게 전달했다.

 

4 채광 좋은 북스테이의 복층 침실

 

 

설계를 맡은 투닷건축사사무소 모승민 소장은 “서점은 거주하는 집과는 독립된 공간이고, 건축주에게는 삶의 터전이었다”며 “따라서 책 중심이 아닌 책을 매개로 한 소통의 공간을, 찾는 이에게는 쉘터 같은 공간이 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6 복층 높이의 서점은 외부에서는 폐쇄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안에서는 평택호와 북스테이를 시선으로 연결하여 개방감을 가진다. 천창은 지붕과 벽으로 연결 지어 햇빛이 내부로 들게 했다. 이는 플랜테리어를 고려해 식물들이 잘 자라게 하기 위한 장치이다.

 

 

이미 본인의 집을 지어 살고 있는 건축가였기에 특히 주택에 관해서는 많은 부분 도움을 받았다. 1층에는 현관과 연결된 공용화장실을 두어 아이들이 쉽게 이용하게 하는 등 편리함을 더했다. 거실로 들어오면 주방과 식당이 통합되어 다섯 식구가 있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한, 거실에는 마당으로 연결된 여러 개의 출입문이 있어 활짝 열면 안과 밖이 하나로 이어진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거실이 확장된 가족실과 맞닿아있는데, 이는 각 실을 복도로 잇는 방식보다 공간에 여유를 준다.

 

7 서점과 마찬가지로 경량목구조로 지은 주택. 적삼목 사이딩의 외벽과 칸칸이 연결된 공간들이 통일감 있게 정렬되었다.

 

 

 

8 한눈에 들어오는 열린 구성의 1층 거실과 주방에 모인 방정민, 김혜경 씨 부부와 초영, 루영, 주영 남매. 컬러감 있는 가구와 패브릭 등을 포인트 요소로 활용했다.

 

 

시골에 웬 서점이냐며 무모한 도전이라 걱정하던 지인들도 이제는 부러움과 함께 많은 응원을 보낸다. 아침엔 고라니가 뛰어다니고 오후면 백로와 왜가리 등 철새가 날아다니는 장관은 시골에 오지 않았다면 마주할 수 없었을 모습. 부모가 아이들이 같이 꿈꿀 수 있는 ‘책과 노니는 집’이 거주만의 목적을 넘어 사람들이 찾아와 소통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라본다.

 

9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분리한 세면실과 욕실

 

 

 

10 전망 좋은 2층 가족실. 전면 창을 두었지만, 단열을 꼼꼼하게 신경 쓴 덕분에 한겨울 보일러를 틀지 않아도 20℃ 이하로 온도가 내려가지 않았다고.

 

 

 

11 가족과 소통하며 요리할 수 있도록 거실을 향하는 쪽으로 인덕션을 설치했다. 대신 벽에 창을 내고 상부장을 없애 넓고 환한 주방이 완성되었다.

 

 

 

12 2층 복도 모습

 

 

취재 _ 김연정 사진_최진보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5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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