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시선의 균형, 빌라 다이아프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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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같은 외관으로 주택 단지 내에서도 시선을 끄는 집. 외관만큼이나 특별한 요소들이 집 안 곳곳에 녹아들었다.
집의 이름인 ‘빌라 다이아프램(Villa Diaphragm)’은 조리개 주택이란 뜻으로, 카메라의 조리개처럼 자유롭게 빛과 시선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집을 의미한다. ©바이아키 스튜디오
이웃과 서로 가깝게 붙어있는 단지 내 주택 설계의 경우, 언제나 ‘시원하게 트인 개방성 있는 집’과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집’이라는 건축주의 두 가지 요구사항이 서로 상충하게 된다. 때문에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건축적 해석과 대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SECTION ① 현관 ② 거실 ③ 주방 ④ 식당 ⑤ 다용도실 ⑥ 온돌방 ⑦ 화장실 ⑧ 보일러실/창고 ⑨ 주차장 ⑩ 마당 ⑪ 창고 ⑫ 아이방 ⑬ 서재 ⑭ 드레스룸 ⑮ 안방 ⑯세면실 ⑰테라스 ⑱욕실
빛 좋은 남쪽에 마련한 외부 공간과 실내 공간
대전에서 타운하우스 형태의 주택에 거주하던 부부는 두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공간이 부족함을 깨닫고 근처 세종에 땅을 마련해 다시 집을 짓기로 했다. 인터넷을 검색하며 집을 설계해줄 건축가를 물색하다 부부가 찾은 이는 바로 ‘바이아키 스튜디오’ 이병엽 소장. 가족의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디자인한 그의 주택 사례는 두 사람에게 신뢰를 주기 충분했다.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특별한 무언가를 요구하기보단 설계자가 전체적으로 우리 가족을 위한 집의 밑그림을 그려주길 원했어요. 결론적으로 그런 집이 완성되었고요(웃음).”
남향의 수직 벽들을 디자인 언어로서 돋보이게 하기 위해 북쪽의 수직 벽은 벽돌로 마감하였다.
6개의 수직 벽은 북쪽에 세워진 하나의 구조 벽면과 바닥 구조체에 의해 지지된다.
집이 놓일 대지는 남쪽 면에 작은 공원을 접하고 있는 전망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 소장은 마당에서의 시야가 공원까지 연결됨을 이 땅의 장점으로 보았던 부부의 생각을 놓치지 않고, 남향은 모두 전면창으로 구성했다. 대신 프라이버시와 직사광선 문제는 건축주가 이전 주택에서 편리하게 사용했다는 외부 전동블라인드와 적절하게 창을 가려줄 6개의 수직 벽을 둠으로써 해결하였다.
현관에는 외출 후 바로 손을 씻고 들어올 수 있는 세면대를 놓았다.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 쪽 모습. 2층까지 오픈되어 있어 시원스러운 공간감을 선사한다.
“여러 가지 정황상 사생활 보호를 위한 요소로 담장이나 중정은 가족이 바란 집의 해법이 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외부 전동블라인드를 선택해보았고, 제품 샘플들을 실제로 보면서 건물 외관뿐만 아니라 실내 공간까지도 다채롭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에 집중했습니다.”
그동안 기능 면에만 중점을 둔 국내 시공 사례들과 달리 설계 단계에서부터 설치를 고려한 덕분에 외부 전동블라인드는 건물 디자인과도 조화를 이루며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단순히 에너지 절감에 도움이 된다는 장치에 그치지 않고 빛과 시선의 스펙트럼을 선택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 가족 역시 만족하고 있는 집의 요소 중 하나이다.
외부 데크로 나가는 주방 앞 공간에는 신발을 신고 벗을 수 있게 자갈을 깔고 벤치를 만들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세종특별자치시 | 대지면적 ▶ 280.0㎡(84.7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 거주인원 ▶ 4명(부부 + 자녀 2) | 건축면적 ▶ 110.58㎡(33.45평) | 연면적 ▶ 169.95㎡(51.40평) | 건폐율 ▶ 39.49% | 용적률 ▶ 60.59% | 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8.44m |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벽), 무근콘크리트(지붕) | 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135mm | 외부마감재 ▶ 벽 – 스터코플렉스 / 지붕 – 컬러강판 | 담장재 ▶ 평철 난간 담장 | 창호재 ▶ 필로브 32mm AL 이중창호 | 외부전동블라인드 ▶ 국내산 전동블라인드 + 솜피모터 | 에너지원 ▶ 도시가스 | 구조설계(내진) ▶ 드림구조설계사무소 | 시공 ▶ 메인디자인 | 설계 ▶ 바이아키 스튜디오
1층 게스트룸은 손님이 사용하지 않을 경우 양개형 미닫문을 활짝 열면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거실과 연결된 대청마루로 활용할 수 있다.
마당과 연결되는 다이닝룸
내부 또한 가족의 생활 패턴을 반영한 설계가 이루어졌다. 일과 중 긴 시간을 보내게 될 거실과 주방, 식당, 2층 서재 등 공용공간에 많은 면적을 할애하고, 각 방은 숙면을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최소한의 크기로 규모를 맞추었다. 1층은 LDK 구성으로 거실, 식당, 주방이 하나로 오픈되어있지만, 외부 수직 벽면의 깊이 및 간격 차이로 인해 분리된 공간감이 전달된다. 특히 1층 거실과 2층 서재는 복층구조로 일부 열어두어 한정된 공간이 좀 더 넓어 보일 수 있게 하고, 난간은 책상 및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
2층 가족실은 서재 공간으로 구성했다. 창 앞 1층으로 열린 바닥의 일부엔 그물 해먹을 설치하여 아이들이 하늘과 녹지를 보며 책을 볼 수 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실. 창을 통해 비치는 나무 그림자가 새하얀 벽에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바이아키 스튜디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LG하우시스 지인 벽지 / 바닥 – 수입 원목마루, 수입 포세린 타일 등 | 욕실 및 주방 타일 ▶ TNP 세라믹 수입 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 주방 가구·붙박이장 ▶ 건우디자인 | 조명 ▶ 모노라이팅 | 계단재·난간 ▶ 합판 위 무늬목 마감 + 벽체 매입 난간(인조대리석 손스침) | 현관문 ▶ 필로브 | 중문·방문 ▶ 자작나무문 | 데크재 ▶ 수입 합성목재
넓은 세면실 옆으로 욕실, 화장실, 세탁실을 각기 분리 배치하여 외출 준비에 바쁜 아침 시간, 가족 구성원들이 각자 준비할 수 있게 구성했다.
사이좋은 남매의 방 사이에는 미닫이문을 달아 함께 놀 때는 문을 열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PLAN 1F – 86.62㎡, 2F – 83.03㎡ ① 현관 ② 거실 ③ 주방 ④ 식당 ⑤ 다용도실 ⑥ 온돌방 ⑦ 화장실 ⑧ 보일러실/창고 ⑨ 주차장 ⑩ 마당 ⑪ 창고 ⑫ 아이방 ⑬ 서재 ⑭ 드레스룸 ⑮ 안방 ⑯세면실 ⑰테라스 ⑱욕실
마당에 모인 네 식구. 당분간은 이 집의 장점을 많이 누리며 안정적으로 지내고 싶다는 가족이다.
“마음에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시시각각 바뀌는 창밖 풍경과 지저귀는 새소리를 보고 들으며 함께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너무 좋고요.”
남향 창을 통해 쏟아지는 빛처럼 가족 모두에게도 밝고 환한 기운이 스며들었다. 좋아하는 책을 읽고, 편하게 식사 준비를 하고, 언제든 밖에 나가 뛰놀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 이사 후 찾아온 행복은 오늘도 네 식구를 웃음 짓게 한다.
건축가 이병엽 _ 바이아키 스튜디오
문훈발전소에서 실무를 쌓은 뒤 B.U.S Architecture를 설립해 공동 대표소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2016년 바이아키를 재설립하며 설계부터 시공, 토목, 조경까지 총괄하는 파트너 시스템을 갖추었다. 주택을 짓는 데 발생하는 과도한 절차와 마찰을 최소화하여, 현재 ‘건축가 vs 집 장사의 집’으로 양극화된 주택 시장에 합리적인 비용으로 완성도 높은 창의적인 프로젝트가 실현 가능함을 증명하고 있다. 02-575-6000│http://by-archi.com
취재_ 김연정 | 사진_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5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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