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채워갈 주택, 퇴촌켜켜
본문
아이들의 기억 속 한편에 따스한 집이 함께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집짓기. 그 애틋함이 고스란히 담긴 네 식구의 보금자리에는 즐거운 일상이 쌓여간다.
SECTION ① 현관 ② 거실 ③ 식당 ④ 주방 ⑤ 다용도실 ⑥ 화장실 ⑦ 썬룸 ⑧ 마당 ⑨ 앞마당 ⑩ 중간마당 ⑪ 침실 ⑫ 놀이방 ⑬ 욕실 ⑭ 세탁실
폴딩도어를 활짝 연 썬룸에서 바라본 본채 쪽 모습
5살 터울의 남매를 둔 부부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뛰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주택행을 결심했다. 이후 여느 건축주와 마찬가지로 어렵게 땅을 정하고 가족에게 딱 맞는 집을 지어줄 건축가를 찾아 열심히 발품을 팔았다.
“선뜻 건축가를 선택하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을 때, 지인을 통해 씨엘건축사사무소 김길령 소장님을 소개받았어요. 설계하신 주택을 함께 둘러보며 작업방식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니 마음이 정해지더라고요. 더는 주저할 이유 없이 두 번째 만남에서 바로 계약했답니다.”
순조롭게 일이 진행되는 듯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하나 남아있었다. 그것은 땅. 집이 놓일 대지는 전면에 구거(溝渠)가 있고, 주변이 다세대 건물로 둘러싸여 있는 등 주택이 지어지기에 좋은 조건이 아니었다. 따라서 사방으로 시선이 열린 상황에서의 프라이버시 확보는 이 집에서 첫 번째로 다뤄야 할 중요한 요소였다.
두 개의 매스로 분리한 주택. 서로 마주 보는 면은 큰 창과 목재 마감으로 개방감을 주어 함께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백고벽돌 담장은 건물과 비슷한 느낌으로 한 겹 더 둘러쳐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
김 소장은 “우선 건물을 두 채로 분리하여 각 건물이 서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주위 건물과 시선이 어긋나도록 사선으로 배치해 땅이 가진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했다”며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생긴 작은 여백들은 추후 가족의 다양한 야외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경기도 광주시
대지면적 364m2(110.11평)
건물규모 지상 2층 거주인원 4명(부부 + 자녀 2)
건축면적 72.75m2(22평) | 연면적 136.56m2(41.30평)
건폐율 19.98% | 용적률 37.52%
주차대수 1대
최고높이 8.38m
구조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벽 – 경량목구조 2×6 구조목 / 지붕 – 2×10 구조목
단열재 수성연질폼
외부마감재 벽 – STO 외단열시스템, 루나우드 / 지붕 – 컬러강판
담장재 백고벽돌
창호재 융기드리움 PVC 시스템창호(에너지등급 2등급)
철물하드웨어 심슨스트롱타이
에너지원 도시가스
시공 윤형근
설계 씨엘건축사사무소 김길령
깊은 캐노피가 있는 툇마루를 본채와 썬룸에 모두 놓았다. 특히 썬룸에는 다양한 활용도를 고려해 폴딩도어를 설치해 주었다. / 본채와 썬룸 사이에 중간 마당을 두어 아이들은 썬룸과 식당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중목구조가 노출된 주방 및 식당
POINT 1_순환하는 동선
거실과 주방 사이에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하여 필요에 따라 여닫을 수 있도록 하고, 문을 다 열었을 땐 언제든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있는 순환 동선을 계획했다.
POINT 2_목재를 활용한 내부
실내 공간은 화이트와 우드로 통일했다. 목구조 노출, 합판, 자작나무 등을 주요 마감재로 사용한 덕분에 전체적으로 포근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다.
POINT 3_거주자를 배려한 공간
아이들을 위해 집을 지은 만큼 집 안 곳곳에는 거주자를 배려한 부분들이 눈에 띈다. 2층 욕실의 경우 모자이크 타일로 좌식 목욕탕을 만들어 어린 자녀를 씻기기 편리하도록 해주었다.
공간의 깊이감이 전해지는 현관에서 본 1층 전경. 현관 앞에는 외출 후 바로 손을 씻을 수 있는 세면 공간을 마련해두었다.
썬룸으로 연결되는 내부
밝고 환한 집, 튼튼한 집,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좋은 집을 원한 부부의 바람을 담아 5개월의 집짓기가 마무리되었다. 본채와 썬룸으로 이뤄진 집은 경량목구조에 일부 중목구조를 노출해 완성했다. 외장은 STO 외단열시스템으로 두 개의 매스를 동일하게 처리하고, 마주 보는 면은 루나우드로 마감하여 단조로움을 피하는 동시에 다소 밋밋해지기 쉬운 벽면에 포인트 요소를 만들어주었다. 또한, 최대한 공간을 열어 각 장소로의 이동이 자연스레 흐를 수 있게 해달라는 건축주의 요청에 따라 툇마루와 거실, 주방, 식당을 연결하고, 중간마당과 썬룸, 작은 마당들까지 골고루 닿을 수 있는 순환 동선을 계획하였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벽 – 벤자민무어 친환경 도장, 에덴바이오 벽지 / 바닥 – 구정마루, 합판마루, 포세린 타일
욕실 및 주방 타일 카나세라믹, 예인세라믹
수전 등 욕실기기 대림
주방 가구·붙박이장 공간인테리어
조명 모던라이팅
계단재·난간 티크집성목 + 환봉 난간
현관문 성일도어
중문·방문 예가도어
데크재 방킬라이 19㎜
주방과 마주한 낮은 계단에서 아이들은 앉아 책도 읽고 이야기도 나눈다.
2층으로 오르면 넓은 놀이 공간이 펼쳐진다. 수납도 가능한 윈도우시트 옆으로 다락과 이어지는 계단이 있다.
내부는 화이트, 우드로 담백하게 인테리어했다. 노출된 중목구조는 그 자체로 이 집의 중심이 되며 부드럽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1층은 거실, 주방, 식당 등 공적 공간을 두어 함께 어울릴 수 있게 하고, 2층은 침실 및 욕실 등 사적 공간으로 구성하여 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해주었다. 특히 다른 집들과 달리 거실은 1층 한편에 편히 쉴 수 있는 작은 실로 대체했다. 대신 주방과 식당을 집의 주된 공간으로 넓게 배치하여 식사할 때나 이야기를 나눌 때도 언제든 모여 앉아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신경썼다.
PLAN ① 현관 ② 거실 ③ 식당 ④ 주방 ⑤ 다용도실 ⑥ 화장실 ⑦ 썬룸 ⑧ 마당 ⑨ 앞마당 ⑩ 중간마당 ⑪ 침실 ⑫ 놀이방 ⑬ 욕실 ⑭ 세탁실
화장실 안쪽은 블루 컬러로 포인트를 주었다.
계단을 통해 2층에 오르면 가족실과 골목 같은 복도 공간을 만난다. 크지 않은 면적이지만, 공간의 깊이감을 주고자 벽체를 지붕까지 올리지 않고 벽과 천장을 분리했다. 그리고 화장실을 제외한 각 방에 슬라이딩 도어를 적용하여 2층 역시 모든 공간이 흐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충분한 설계 기간을 가진 덕분에 건축가, 시공사와 세세한 부분도 의견을 주고받으며 함께 집을 그려나갔고, 그로 인해 설계부터 완공까지 탈 없이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에게 딱 맞는 집을 갖게 된 건 물론이고요.”
2층 벽체를 천장에서 분리하여 풍부한 공간감을 연출하고, 꺾인 복도는 집 안의 골목길이 되어 아이들이 방을 찾아가는 재미를 더했다. 슬라이딩 도어는 합판으로 제작해 나무 질감을 살렸다.
계단실 긴 창 너머로 퍼지는 아침 햇살, 해 질녘 한갓진 주방과 식당 공간, 집 안으로 들어온 자연과 원목이 주는 따스한 느낌. 모두 집을 짓고 가족이 마주하게 된 일상의 풍경이다.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아이들과 함께 나무와 꽃을 심으며 마당을 잘 가꿔보고 싶다는 부부. 그 설렘 가득한 목소리에 앞으로 즐거움이 켜켜이 쌓여갈 이 집의 1년 후, 10년 후의 모습이 더욱 기대된다.
건축가 김길령 _ 씨엘건축사사무소
서울시립대학교 건축도시조경학부를 졸업하고, 무회건축연구소와 201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쌓았다. 2013년 씨엘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해 2019년 월산리 주택으로 경기도건축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업으로 대구벽돌집, 춘천뚝방집 등이 있으며, 현재 종로구 마을건축가, 그린리모델링 건축사로 활동 중이다. 건축의 공공성, 감각과 경험, 주거형식에 특히 관심을 갖고 섬세하고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02-737-8605, 031-775-8605│www.clarchitecs.kr
취재_ 김연정 | 사진_ 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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