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살아가기, Three.one House
본문
전북 진안에 위치한 깊은 산속 대안학교. 그곳에 세 명의 선생님이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게 될 아담한 보금자리가 완성되었다.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고,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그들의 집을 소개한다.
구성 김연정 사진 황효철
▲ 세 명의 선생님 가족들이 함께 거주할 대안학교 사택의 외부
▲ 세 집의 거실을 관통해 남측 외부공간까지 연결되는 터널을 만들었다.
ELEVATION
▲ 크지 않은 면적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집을 세로로 분할했다.
◀ 대지와 접한 세 집은 각각 개인적인 마당과 독립된 입구를 가진다. ▶ 남측에서 바라본 건물. 색이 다른 벽돌로 은은한 문양을 만들었다.
이 공간은 함께 사는 선생님들이 서로 쉽게 만날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선생님과 아이들이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모임의 공간이 된다. 또한 기능적으로 ‘작은 집’의 한계를 극복해 ‘큰 공간’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이 세대 간의 과감한 연결은 이곳에 함께 사는 대안학교의 선생님들이 집을 개인적인 공간으로서 뿐만 아니라 학교와 아이들과 더 많이 접촉하기 위한 ‘열린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전라북도 진안, 그중에서도 모랫재 고개를 넘어 산길을 구불구불 돌아서 도착해야 하는 산속에 십수 명의 선생님과 수십 명의 아이들이 가족과 같은 공동체를 이루며 가르치고 배우는 대안학교가 있다. Three.one House는 이곳의 선생님들을 위한 사택을 짓는 프로젝트이다.
집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집은 세 분의 선생님 가족들을 위한 곳이다. 하지만 대지에서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건축면적이 약 32평 정도로 두 개 층으로 하더라도 총 64평밖에 되지 않았다. 따라서 한 집당 약 21평의 공간으로 어떻게 집을 나누느냐가 첫 번째 고민이었다. 이에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세 집을 세로로 나누는 방식이다. 우선 각 집이 균질하게 개인적인 마당을 가질 수 있고 통풍과 환기에 유리하며 구조 및 단열에도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고민한 것은 작은 집이 가지고 있는 공간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서 더 넓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느냐에 있었다. 이곳에 사는 선생님들은 이 집을 단순히 개인적인 공간으로서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비롯한 학교 안의 구성원들과 더 많이 만나고 접촉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 따라서 물리적·심리적으로 더 넓은 공간, 열린 집이 필요했다.
집과 집 사이에는 가변적 벽체를 두어, 필요에 따라 열린 공간으로 사용 가능하다.
SECTION
HOUSE PLAN
대지위치 : 전라남도 진안군 부귀면
지역지구 : 보전관리지역, 생산관리지역
대지면적 : 532㎡(160.93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106.09㎡(32.09평)
연면적 : 197.92㎡(59.87평)
건폐율 : 19.94%
용적률 : 37.20%
최고높이 : 8.14m
공법 : 경량목구조
구조재 : SPF 구조목
지붕재 : 아스팔트싱글
단열재 : 유리섬유 R19 + 38㎜ 에너지세이버
외벽마감재 : 벽돌 + 스타코플렉스
내벽마감재 : 도장(던에드워드)
창호재 : PVC system 창호
시공 : Max Min House(원오연빌더 http://blog.naver.com/wonbuilder)
설계 : JYA-RCHITECTS 070-8658-9912 www.jyarchitects.com
건축비 : 3.3㎡(1평)당 400만원(다락 포함)
◀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실의 심플한 모습 ▶ 방과 욕실로 구성된 2층은 지극히 사적인 공간이다.
PROCESS
◀ 각 선생님의 취향에 따른 컬러를 집안 곳곳에 반영하였다. ▶ 개방감이 느껴지는 1층 내부 전경
PLAN – ATTIC / PLAN- 2F / PLAN – 1F
INTERIOR SOURCES
바닥재 : 동화 크로젠 강화마루
욕실 및 주방타일 : 한양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주방가구 : 한샘
조명 : SAMIL / LIMAS
데크재 : 하드우드(멀바우)
▲ 지붕의 높이를 조정한 덕분에 각 집에는 다락공간이 마련되었다.
우선 개인적인 공간인 침실과 방과 욕실을 2층으로 올리고,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공간인 거실과 주방을 1층에 배치하였다. 그리곤 이 세 집의 거실을 관통해서 남쪽의 외부공간까지 연결시키는 터널(Tunnel)을 만들었다. 이 터널 공간은 집과 집사이의 가변적인 벽체를 통해 만들어지며, 함께 사는 선생님들이 서로 쉽게 만날 수 있는 통로가 될 뿐만 아니라 선생님과 아이들이 모일 수 있는 모임공간이 된다. 이로써 작은 집의 한계를 극복하고 필요에 따라 큰 거실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물론 이 열리는 벽을 닫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세대 간 소음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 문틀에 차음용 고무패드를 시공하고, 차음제가 들어간 문을 이중으로 설치하였다. 즉, 인접한 두 세대가 함께 문을 열어야만 비로소 두 집사이의 벽이 열린다.
세 집은 모두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세 선생님들은 취향이 확연하게 달랐다. 덕분에 각각 다른 색과 아기자기함으로 채워지고 있다. 마치 흰 종이에 서로 다른 그림을 그려가듯이 그렇게 집이 완성되어가는 것이다.
결국 이 집은 세 개이기도 하지만 하나가 되기도 하는, 그런 집이 되었다. <글 _ 원유민>
건축가 집단 JYA-RCHITECTS
원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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