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공간의 감성주택 / J-HAUS
본문
단독주택에 대한 관심이 실로 지대한 시기를 살고 있다. 작은 집 열풍이 몰고 온 주택 건축이라는 화두는 이제 더 이상 나와 먼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집을 짓는 과정에서 온갖 어려움을 겪은 이들의 경험담을 듣다 보면 주저하게 되는 것도 사실. 여기 J-HAUS의 건축주는 우선 도전해 보라고 조언한다. 단, 좋은 건축가와 시공자를 만난다는 전제 하에.
취재 임수진 사진 변종석
▲ 한쪽 경사 지붕으로 인근 주택의 박공지붕과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지붕부터 시작되어 건물을 감싸는 S자 형태의 라인을 계획한 J-HAUS. 그 사이에 침실부 매스가 끼워지는 형태로 인지성을 강조했다.
▲ 거실과 주방은 레벨 차를 두어 공간의 변화를 주었다.
LEFT ELEVATION / FRONT ELEVATION / RIGHT ELEVATION
▲ 남북으로 긴 대지에 남서향에 면해 있는 J-HAUS. 마당을 남쪽으로 넓게 내어 추후 활용도와 채광을 고려하였다. 부부침실은 마당 쪽으로 돌출되어, 한옥의 처마처럼 거실의 일사량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겸한다.
건축주는 지인과 어느 타운하우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맘에 드는 집을 찾는 것보다 직접 지어보자.’라는 충동적인 생각에서 집짓기를 시작했다. 결혼 후 쭉 아파트에서 지내온 탓에 느껴지던 지루함은 우리 가족에게 꼭 맞는 구조의 공간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켰고, 여기에 건강을 위한 배려가 더해지면 더할 나위 없을 거란 결론이 나왔다. J-HAUS가 위치한 동탄지구는 건축주 가족이 본래 살던 지역과 멀지 않고 부부의 직장과도 가까운 곳이다. 또 주변에 타운하우스와 단독주택이 모여 있는 주택지이므로 생활하기에도 편안할 것이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SECTION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화성시
대지면적 : 252.3㎡(76.33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96.07㎡(29.06평)
연면적 : 156.42㎡(47.31평)
건폐율 : 38.08%(법정 60%)
용적률 : 62.00%(법정 150%)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8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구조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 벽, 지붕 – 경량목구조
지붕재 : 0.5T 징크패널 거멀접기
단열재 : 그라스울 150㎜ 위 비드법 가등급 단열재 50㎜
외벽마감재 : 스터코 플렉스
창호재 : 알파인 3중창
설계 : (주)지호도시건축사사무소 070-7643-1111 www.jihoarchi.com
시공 : (주)춘건축 070-4197-2529 www.choonarchi.com
총공사비 : 2억2천만원
◀ 목조주택이므로 지붕에는 환기구를 설치하고, 바닥은 지면으로부터의 20㎝ 이상 이격하여 습기에 의한 피해를 예방하는 데 주력했다. 마당과 레벨 차가 생긴 거실 앞 데크는 자연스레 툇마루의 역할을 하게 된다. ▶ 2층의 아이방과 부속실 매스 역시 돌출된 형태여서 지붕이 있는 주차 공간을 얻을 수 있었다.
건물 자체에 대한 욕심은 크게 없었기 때문에 주택의 외관에 대해서는 건축가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했다. 그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실내에 친환경 자재를 사용할 것, 그리고 넓은 마당 정도였다.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둔 건축가는 부모의 마음으로 설계를 시작했다. 젊은 건축주들이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제일 큰 이유가 바로 자녀들이 이웃의 눈치 안 보고 뛰어놀기 좋다는 점인데, 어린 시절 지냈던 옛집의 기억을 더듬어 더욱 다채로운 공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조부모의 한옥에서 보았던 대청마루, 낮게 패인 부엌의 아궁이에 불을 지펴 고구마를 구워먹던 유년의 기억을 아이들에게 전하고자 했다. 또한, 건축주가 크지 않은 집을 바랐기 때문에 적정 크기의 공간을 유기적으로 배치해 쾌적함을 제공하고 개방감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였다. 주방 - 거실 - 가족실 - 침실로 이어지는 동선의 흐름을 통해 전체적으로 큰 하나의 공간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하였다.
▲ 거실은 도로변인 남서쪽으로 배치하여 접근성을 높였고, 남동쪽의 주방 및 식당은 마당과 면하여 쾌적함을 더한다.
▲ 모던하게 꾸민 주방. 거실 대면형 주방을 계획하여 항상 가족과의 소통이 가능하다. 보조주방 겸 다용도실과 보일러실까지 수납 공간도 풍부하다.
거실과 주방으로 이루어진 공적인 공간을 지나면 온 가족이 모여 공부할 수 있는 가족실과 드레스룸으로 이루어진 중립적인 공간이 있고, 이를 거치면 가장 위쪽에 각자의 침실이 나타난다. 집의 한가운데에는 계단이 자리하여 각각의 공간을 스킵 플로어 형식으로 연결하는데, 철골구조와 목제 발판으로 제작된 계단은 시선을 통과시켜 보다 풍부한 공간감을 선사한다. 주방과 거실 사이에도 3칸의 계단이 놓여 단차가 존재한다. 6살, 3살배기 어린이가 사는 집에 이처럼 많은 계단이라니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앞서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아이들에게는 계단 자체가 하나의 놀이터가 되어 거실과 주방을 계속 오르내리며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때때로 가족실로 오르는 계단에 앉아 TV를 보면 거실은 작은 극장이 된다. 주택의 외관은 지구단위계획에 의해 경사지붕이 채택되었으며, 2층 안방과 침실의 매스가 1층 거실 위로 튀어나와 처마 역할을 대신한다. 따로 차양을 설치하지 않아도 계절에 따라 일사량이 조절되고 지붕이 있는 주차공간도 생겼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규조토
바닥재 : 마모륨
욕실 및 주방 타일 : 자기질 타일, 도기질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 스탠다드
주방 가구 : 자작나무 합판
조명 : 디에스엘 LED
계단재 : 철골계단 위 집성목
현관문 : 신진단열도어
방문 : 자작나무 합판
데크재 : 현무암
▲ 손님의 방문까지 염두에 두고 계획한 식당. 남동쪽으로 자리하여 평소 밝은 채광이 특징이다.
▲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공간이자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가족실. 북측으로는 드레스룸을 두어 수납을 고려하는 동시에 필요할 때 또 하나의 침실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PLAN – 1F / PLAN – 2F
▲ 순수천연원료 자재인 규조토와 마모륨 등을 마감재로 선택하고 모든 문과 주방가구, 하부수납장 등은 자작나무로 제작했다.
미국식 삼중 창호와 단열재를 이중으로 시공하는 등 신경을 많이 쓴 덕에 단독주택임에도 입주 후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는 건축주. 지레 겁을 먹고 집짓기에 도전하지 못하고 있는 가족이 있다면 당장 시작해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만족한다고 전한다. 보다 완성도 높은 집을 짓기 위해서는 미리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덧붙인다. 마무리 단계에 가서야 몇몇 눈에 띄는 부분의 수정을 요청하여 시공사가 고생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심은 마당의 나무와 잔디는 이제 파란 잎이 돋아나고 있고, 담장과 대문도 곧 완성된다. 마당의 한쪽엔 작은 창고도 세울 예정이고 집 안 곳곳은 아직 소소한 가구들이 제자리를 찾는 중이다. 좋은 건축주와 건축가, 시공자가 모여 이루어낸 J-HAUS의 이야기가 이제 시작되고 있다.
◀ 침실층에 마련된 세탁실. 넉넉한 공간을 할애하여 생활에 편의를 더하였다. ▶ 가족실에는 마당에 면한 남측으로 테라스를 두어 중층에서도 외부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건축가 윤지호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와 서울대학교 대학원 도시설계학과를 거쳐 한섬건축, 건원건축, 동부건설에서 실무를 쌓았으며 현재 (주)지호도시건축사사무소 대표이다. 건축에 영향을 주는 물리적 제반 조건들을 신선하고 차별화된 디자인을 통해 아우르고 해결하여 건축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또한, 건설회사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공상 설계의 문제점을 예방하고 향후 유지관리에 대한 부분까지 고려하는 설계가 특징이다. 청계천 교량 국제아이디어 공모전 최우수상(나래교)을 수상했으며, 주요작품으로 파주 운정지구 공동주택, 은평뉴타운 공동주택, 고기동 주택, 남양주 주택 등이 있다.
시공사 대표 오춘환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주)춘건축의 대표직을 맡고 있다. 다년간 목조주택 현장에서 실무를 쌓은 목조 전문가로서, 모든 공사과정마다 현장 회의를 통해 충분한 이해와 협의 후 시공이 진행되도록 하여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기밀 시공과 친환경 건축을 꾸준히 연구 개발 중이며 주요작품으로 가평 주택, 강화도 주택, 반송동 주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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