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이 포토존, 스튜디오 같은 나의 집
본문
군더더기 없이 편안하고 아늑한 집이길.
알차게 꾸미고 감춰 깔끔하게 정돈된 놀라운 집이길.
심플하지만 감각적인, 스튜디오 하우스가 완성됐다.
조용한 주택단지, 한창 에너지 넘치는 귀여운 5살 쌍둥이 형제가 사는 곳. 아파트에서의 삶이란 몇 층에 거주하든지 층간소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일이다. 조용히 해야 하는 아이나, 그렇게 하도록 잔소리해야 하는 부모나 피곤하긴 마찬가지. 부부는 두 아이에게 집이 놀이터 마냥 즐거운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라며, 주택으로의 이사를 결심했다. 집을 새로 짓기보단 기존에 형성된 주택단지 내에서 가족에게 적합한 집을 찾아 나섰다.
현관을 넓혀 아이들이 앉아서 신발을 신을 수 있도록 벤치 수납장을 추가하고, 벽면에는 마스크나 가방 등을 걸어둘 수 있도록 우드 후크를 설치했다. 원목으로 제작한 중문과 비대칭형 거울이 공간의 포인트가 되어준다.거실은 단차로 인해 다른 공간과 분리되는 구조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앉아서 책을 읽기도 하고 뛰어다니거나 기어다니며 놀이터 마냥 신나는 시간을 보내곤 한다.
처음 계약한 집이 취소되고, 또 다른 주택을 계약하기까지 마음고생이 있긴 했지만, 오히려 새로 찾은 목조주택은 가족들의 마음에 쏙 들었다. 볕이 잘 드는 넓은 거실과 주방 그리고 아이들이 오르내리며 깔깔거리기 좋은 계단이 있었고, 유아복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아내의 작업실까지 별도로 배치할 수 있는 곳이었다.
(위, 아래) 단출하게 구성한 거실. 우드 톤의 실링팬과 천연대리석으로 새롭게 디자인한 기존 벽난로가 분위기를 한결 살려준다. 특히 벽난로는 추운 겨울 거실을 따뜻하게 사용할 수 있어 더욱 실용적이다.
부부는 가족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따스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의 집이길 바랐다.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에, 아이들이 집의 온기를 충분히 받아 온화하고 밝은 아이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이러한 마음을 담아 디자인하다 보니 자연스레 곳곳이 포토존인 스튜디오 같은 공간이 연출됐다. 편안한 내 집에서 상품 촬영도 할 수 있게 되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PLAN
하지만 집이 완성되기까지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철거를 하는 도중 곳곳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가장 큰 문제는 1, 2층 사이 천장 누수. 욕실의 수전과 배수 위치 이동 또한 만만치가 않았다.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누수와 설비 공사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에, 큰 골조는 살리되 목공 보강과 설비 시공으로 기본에 충실하고자 했다. 예산이 이 부분에 집중되면서 인테리어는 잘 보이고 자주 사용하는 공간의 자재와 디테일에 좀 더 힘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위, 아래) 거실과 현관이 한눈에 보이는 다이닝룸. 우드와 화이트의 조화가 돋보이는 공간이다. 철거가 불가능한 벽면에는 밝은 컬러의 액자로 포인트를 주고 모던한 스타일의 화이트 조명으로 공간을 심플하게 정리했다.
스튜디오33의 현정호 대표는 가정집이지만 제품 촬영 시 스튜디오 역할을 겸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상했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 수납공간 확보와 포인트 요소에 집중했다.
“두 아이의 장난감과 살림살이를 말끔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수납에 주력하되, 공간에 재미를 더하기 위해 석재나 원목, 거울, 조명 등 포인트 요소들을 가미하기로 했습니다.”
POINT
POINT 1_가전제품을 모두 숨긴 팬트리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화이트 주방을 실현시켜 준 팬트리 공간. 키큰장으로 보이는 가구의 문을 열면 주방의 모든 가전제품들이 숨겨져 있다.
POINT 2_벽면을 활용한 와인 수납장
철거가 불가능한 벽면의 빈 공간을 활용해 와인 수납장을 제작했다. 수납과 디자인 모두 만족시킨 덕분에 부부가 가장 애용하는 공간이 됐다.
POINT 3_리디자인으로 재탄생한 벽난로
따스한 컬러의 심플한 디자인으로 거실 분위기를 주도하는 아이템. 기존의 낡은 대리석 벽난로를 철거하지 않고 재활용해 만들었다.
우선,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불필요한 가벽은 모두 철거하기로 했다. 덕분에 비효율적인 동선들도 덩달아 정리할 수 있었다. 1층은 가족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거실과 주방, 다이닝룸이 배치됐다. 단차로 인해 주방과 거실이 분리되는 구조로, 한층 아래의 거실은 구조 덕분에 더욱 아늑하게 느껴진다. 높낮이를 달리한 바닥을 그대로 유지한 건 아이들이 기어오르거나 뛰어다니면서 놀 수 있도록 한 부부의 선물이기도 하다. 거실은 특별한 가구 없이도 천장의 실링팬과 벽난로로 인해 분위기가 한층 살아난다. 기존에 매립되어 있던 낡은 벽난로를 철거하지 않고, 천연대리석으로 새롭게 디자인해 디스플레이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 공간의 포인트로 자리 잡은 따스한 분위기의 벽난로 덕에 다가올 겨울 풍경을 기대하는 중이다.
디자인을 해치는 덩치 큰 가전은 모조리 주방 안쪽으로 숨기고 깔끔한 모습으로 완성했다.좌측으로는 식료품이 보관된 팬트리가 배치되어 있어, 넉넉하고 완벽한 수납에 동선 또한 편리하다.
넉넉한 수납과 적절한 공간 분할로 가장 만족도가 높은 공간은 주방이다. 상부장 대신 선반을 설치해 개방감을 한껏 살린 깔끔한 주방은 다이닝룸, 거실과도 이질감 없이 자연스레 이어진다. 주방이 이토록 깔끔하게 완성될 수 있었던 건 바로 히든 스페이스 덕분. 키큰장으로 보이는 가구의 문을 열면 그제야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등의 가전제품들이 드러난다. 그 옆으로는 식료품 보관 창고인 팬트리도 마련되어 있다. 덩치가 큰 가전제품과 형형색색의 식료품들을 보이지 않게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라니, 주방이 예쁘지 않을 수가 없다. 여기에 매립형 원목 와인 수납장까지. 철거할 수 없는 벽면 활용을 위해 오랜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인 만큼 공간에 완성도를 높여준다.
2층 가족실은 기존의 답답했던 벽을 철거하고 낮은 가벽을 시공해 가족들의 시선이 오가는 소통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했다. 계단은 원목마루로 만든 디딤판과 여러 공정을 걸쳐 핸드레일을 제작 시공해 다른 공간과의 통일감을 살렸다.
INTERIOR SOURCE
대지위치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거주인원 ≫ 4명(부부 + 자녀 2명 + 반려동물)
연면적 ≫ 238.44㎡(72.13평)
내부마감재 ≫벽 - 신한벽지 / 바닥 - 지복득마루 원목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팀세라믹
수전 등 욕실기기 ≫ 주방 수전 - 더죤테크 / 욕실 도기 및 수전 - 더죤테크,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자체 제작, 세라믹 상판
조명 ≫ 3인치 조명, 펜던트(노르딕네스트, 르위켄)
스위치 및 콘센트 ≫ 르그랑 아펠라
중문 ≫ 오크 원목 제작
방문 ≫ 영림도어, 도무스 실린더
붙박이장 ≫ 자체 제작
시공 및 설계 ≫ 스튜디오33 www.instagram.com/studio33_design
계단 역시 많은 공을 들였다. 화이트 우드 스타일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계단 마감재와 핸드레일 대신 원목마루로 계단 디딤판을 대체하고, 핸드레일은 여러 공정을 걸쳐 별도로 제작했다.
가족실과 안방, 쌍둥이 침실과 놀이방 등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구성된 2층 역시 전체적인 마감재 통일에 신경 썼다. 공간마다 들어가는 가구와 소품 모두 전체적인 조화를 고려하되, 포인트가 되는 컬러나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을 선택해 배치했다.
(위, 아래) 수납이 많이 필요했던 안방은 가벽을 활용해 침실과 드레스룸을 분리하고 욕실 사이즈를 줄이는 대신 한 켠에 파우더룸을 배치, 공간의 효율성을 높였다. 헤드 없이 깔끔하게 디자인된 침대 옆으로 달아 놓은 펜던트가 사랑스럽다.
아직 어린 쌍둥이 형제가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기존의 가벽을 모두 철거해 넓은 공간을 확보한 아이방.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도 이뤄졌다. 시선을 가로막던 가족실의 벽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낮은 가벽을 설치해 가족들이 오가며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놀이방의 가벽 역시 모두 철거 대상. 수납에는 유리한 요소였지만, 아이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공간 확보를 위해 과감히 없애기로 했다. 대신 붙박이장과 필요한 가구들을 배치해 부족한 수납을 해결했다. 반면 안방에는 가벽을 적극적으로 활용, 침실과 드레스룸, 파우더룸과 욕실을 적절하게 재배치해 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2층 욕실 앞으로는 건식 세면대를 설치해두었다. 아이의 눈높이를 고려해 원형 거울 두 개를 활용한 아이디어가 재미있다.가족 욕실에는 두 아이가 함께 들어가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욕조를 확대해 설치하고 계단을 만들어 안전까지 챙겼다.
기존의 바탕 위에 필요한 것은 더하고, 불필요한 것은 제하며 위시리스트를 꼼꼼히 담아낸 현장. 그 덕분에 최상의 동선과 충분한 수납, 군더더기 없는 공간이 완성됐다. 그리고 여기에 살짝 입힌 디자인이라는 감각. 억지스러운 곳 없이 자연스러움이 느껴진다. 어느 곳 하나 튀지 않고 차분하면서 편리함까지 갖춘 곳. 예쁘면 불편함도 감수한다고들 하는데, 이곳에서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곳곳이 맞춤이고, 곳곳이 포토존이니까. 그래서 만족도 역시 최상이다.
취재_ 최미현 | 사진_ 진성기(쏘울그래프)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73 www.uujj.co.kr
월간 <전원속의 내집>의 기사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복사, 배포는 저작권법에 위배되오니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