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과 마당을 거쳐 현관으로, 집으로 가는 특별한 여정
본문
가족의 일상에 활력을 되찾아준 집짓기. 건축주와 임대 세대 모두 만족스러운 집에서 새로운 미래를 찾아냈다.
경기도 화성시. 양옆으로 갈대밭이 무성한 길을 따라가다 보면 아직은 ‘무계획’한 계획 주택단지가 있다. 넓은 평야 속 채워져 가는 빈칸들처럼 띄엄띄엄 지어진 주택들 사이, 한눈에 들어오는 붉은 벽돌집이 보인다. 한 집 아래 두 세대를 품은 채 동향으로 입체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건축주 정재용, 조남이 부부의 듀플렉스 주택이다.
남쪽에서 바라본 주택의 배면. 침실, 다용도실, 세탁실마다 필요한 만큼의 창을 냈다.주택의 출입구는 다른 색상의 치장벽돌을 사용해 구분했다.
필지 크기에 맞춰 두 개의 'ㄱ'자가 겹친 형태의 듀플렉스 주택이 되었다.
은퇴 후 새로운 미래를 그려야 하는 시기. 그러나 오랜 도시 생활과 코로나19의 여파 때문이었을까. 가족들은 다소 지쳐 있었다.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있던 때, 가라앉았던 집안의 분위기를 환기시킨 건 다름 아닌 ‘집짓기’였다. 그 옛날 마당에서 손주들을 반기며 함께 놀아주시던 친정 부모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더 먼 미래에는 자신도 그런 할머니가 되길 꿈꿨던 남이 씨였기에 전원주택 건축은 필연적이었다. 좋은 기회로 소유하게 된 송산 필지에 때마침 떨어진 건축허가까지, 갑자기 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더스티그린 색상의 중문이 있는 현관과 신발장은 4인 가족에게 적합하도록 넓게 조성했다.생활의 동선을 가장 우선시한 건축주의 요청으로 거실은 최소한의 가구들과 벽면 선반으로만 구성했다. 창너머로 현무암 데크와 주차공간이 다 보인다. 나중에는 담장을 추가해볼 계획이라고.
SECTION
① 거실 ② 침실 ③ 부엌 ④ 화장실 ⑤ 다용도실 ⑥ 세탁실 ⑦ 다락 ⑧ 가족실 ⑨ 베란다 ⑩ 발코니 ⑪ 현관
점차 살고 싶은 집의 윤곽이 잡혀가기 시작하며 목표가 정해지고 난 뒤부터 부부는 꽤 많은 발품을 팔았다. 이곳저곳 모델하우스 탐방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 자료 수집과 공부를 병행했다. 이 과정에서 하우스톡을 처음 알고 만나게 되었다. 사양을 꼼꼼하게 따지면서도, 신뢰감 있는 상담을 받으면서 마음이 기울었던 것이다. 본래는 필지를 모두 활용한 집을 지으려 했지만, 면적만 큰 집은 의미가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여 임대세대가 있는 다가구주택으로 계획되었다. 필지가 넓지 않았기에 ‘ㄱ’자 형태를 둘로 나누는 듀플렉스 주택으로 임대세대가 주인세대보다는 다소 작지만, 두 세대가 각기 다른 방향의 테라스 공간을 덤으로 갖게 되었다.
(위, 아래) 주방은 집 내부에서 유일하게 어두운 톤으로 구성됐다. 맞춤 가구와 기존 집에서 쓰이던 가구, 직접 고른 조명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PLAN
건축주 세대는 네 명의 가족 구성원이 살 집이기에, 각자의 공간은 각자가 구상하기로 결정했다.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예상했지만 각자의 취향을 존중하고 공동의 일은 함께 논의하며 해나가는 가족의 오랜 분위기와 걸맞는 선택이었다. 가족은 꼼꼼하게 서로의 동선부터 논의하기 시작했다. 욕조가 있는 화장실은 두 딸이 생활하게 될 2층으로, 세탁실은 어디로 몸을 틀어도 넉넉할 정도로 여유롭게, 발코니가 향하는 방향까지. 집의 모든 것이 꾸준한 ‘가족회의’의 산물이다. 중간중간 갈등도 있었지만 각자의 취향을 가감 없이 말하며 조율할 수 있는 것은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 그리고 남편 재용씨가 중간에서 가족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이라고.
큰딸의 요청에 맞게 스킵플로어 식으로 구성된 침실. 골드 색상 조명이 포인트가 되면서 아늑한 분위기를 만든다.가족실은 또 하나의 거실 역할을 한다.
HOUSE PALN
대지위치 ≫ 경기도 화성시
대지면적 ≫ 312㎡(94.38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 다락
거주인원 ≫ 4명(부부 + 자녀 2)
건축면적 ≫ 150.20㎡(45.43평)
연면적 ≫ 240.09㎡(72.62평)
건폐율 ≫ 48.14%
용적률 ≫ 76.95%
주차대수 ≫ 4대
최고높이 ≫ 8.08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 + 줄기초 / 지상 –경량목구조 외벽 2×6 구조목 + 내벽 S.P.F 구조목 / 지붕- 2×8 구조목
단열재 ≫ 그라스울 R37, 비드법보온판 2종1호, 1종2호, 1종3호 스카이텍 8T
외부마감재 ≫ 외벽 –치장벽돌 / 지붕 – 컬러강판
창호재 ≫ 게알란 독일식 시스템창호 47mm
에너지원 ≫ 도시가스
전기·기계 ≫ ㈜부경전기
설비 ≫ ㈜원주설비
구조설계(내진) ≫ 마루엔지니어링
감리 ≫ YH건축사사무소
시공·설계 ≫ HT종합건설(하우스톡) 1588-9704 www.house-talk.co.kr
남이 씨의 생활공간에 두 딸이 그린 각자의 방까지. 사실상 한 집에 여러 명의 클라이언트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과정에서 하우스톡의 피드백이 돋보였다. 최대한 의견을 수용하고 배려하면서도, 건축적으로 무리가 있는 부분이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불편한 요소들은 놓치지 않고 수정을 제안했다. 이런 꼼꼼한 설계 시공 과정에서 건축주 부부는 한 번 더 하우스톡에 대한 신뢰를 느꼈다. 해외에 나가게 된 작은 딸의 방 구성을 논의하던 도중에는 영상통화로 인테리어 자재의 색상을 확인시키며 선택을 돕기도 했다. 본인의 방이니 직접 골라야 나중에 후회가 없다는 건축주 가족들의 의견을 존중해준 것이다.
작은딸의 요청으로 설계에 반영한 복층형 방. 계단 밑으로 수납까지 고려했다.다용도로 쓰이는 서향 베란다.
덕분에 집 내부는 가족의 취향이 어디에서나 묻어난다. 1층 공간은 당초 계획대로 단순하지만 쾌적한 동선에 집중했다. 복도에서 왼쪽으로 진입한 뒤 거실과 주방, 다용도실이 곧바로 연결되는 구조다. 2층은 베란다와 발코니를 한모두 배치하여 다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한 공간이 많다. 작은딸의 방은 요청대로 복층으로 설계하되 윗층에서도 답답함이 없도록 박공지붕에 레일조명을 달아 더욱 넓어 보이게 했다.
심플하게 구성한 임대세대의 거실. 주인세대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주인세대와 다른 색감으로 구성한 임대세대 주방. 타일까지 건축주가 직접 골랐다.
이와 대비되는 큰딸의 스킵플로어 방은 면적은 작지만 적절한 단차로 좁지 않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외관의 어두운 컬러강판 지붕과 빨간 치장벽돌 마감은 남이 씨가 직접 선택한 색상이다.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짓고 나서 보니 풍경과 잘 어우러지면서도 한눈에 집이 들어오게 한다고. 출입구 부분만 차콜색 벽돌로 구분하게 한 것도 남이 씨의 선택이다. 화이트와 내추럴 우드톤을 기본으로 하되 직접 살펴보며 고른 디자인 가구들과 조명들이 조화를 이룬다. 임대세대의 인테리어 또한 색감을 비슷하게 하되, 어떤 세대주가 와도 만족할 수 있는 디자인과 사양으로 직접 골랐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천장 –LX 하우시스 실크벽지 / 바닥 – 동화 자연마루 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입타일(청운, 대보, 이화)
수전 등 욕실기기 ≫ 도기 - 계림요업, 가우세라믹 / 수전 - 계림요업, JCL INDUSTRY
주방 가구·붙박이장 ≫ 에넥스
조명 ≫ 커널시스텍
계단재·난간 ≫ 애쉬 + 평철 난간
현관문 ≫ 메리트도어
중문 ≫ 영림임업 - 비대칭 양개도어(ABS + 투명 망입유리) / 초슬림 3연동 도어(금속 + 브론즈 투명 유리)
방문 ≫ 영림임업 – ABS도어
데크재 ≫ 현무암
자신의 공간을 계획하고 취향을 확인하는 집짓기 후, 가족은 전보다 활기를 되찾았다. 입주하고 나서의 만족도 또한 높다. 송산 신도시의 주거 편의성은 물론 서울로의 접근성도 마음에 드는 요소다. 저녁이면 가족실 앞 발코니에 나와서 하늘을 보는 시간을 가진다. 들르는 친척과 지인들마다 ‘노을 맛집’이라 말해준다고. 주변 사람들의 칭찬은 물론 스스로가 만족하는 실속 있는 집을 지었기에 더욱 뿌듯하다. 이제 귀국할 작은딸의 방이 꾸며지고, 오래 고민한 마당 담장을 짓고 나면, 또 새로운 미래가 그려질 것을 기대해본다.
임대세대의 베란다는 북향으로 도로와 인접해 새로운 느낌을 준다.
취재_ 손준우 | 사진_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73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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