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 패시브하우스의 이해와 적용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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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브하우스의 기밀과 열교환환기장치


● 패시브하우스의 기밀

패시브건축물에 있어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중요 인자 중의 하나가 기밀이다.

독일 PHI(passiv.de)에서 기준을 삼는 패시브하우스의 기밀조건은 ‘50pa?0.6회/h’이다. 여기서 50pa이란 주택 내·외부 공기의 압력 차이를 의미하는데, 풍속으로 따지면 약 9~10m/s정도이며 정성적으로 표현하면 여름철 태풍의 초기 바람세기 정도라고 생각하면 무난하다.

즉, 평상시보다는 상당히 강한 압력이 외부에 걸릴 때 주택 내부로 들어오는 틈새바람의 양이 시간당 실내체적의 0.6회 정도만 들어와야 된다는 설명이며, 국내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상당히 강한 기밀을 요구하고 있다(굳이 숫자로 표현하자면 우리나라 주택의 기밀성능보다 약 3~4배 정도는 더 기밀해져야 한다).

아래 사진은 기밀성테스트(Blow-door Test)를 위해 문에 설치된 가압기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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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에서의 틈새바람이 건물에 어떠한 악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본 책의 2009년 3월호에 ‘숨 쉬는 집은 우리를 병들게 한다’라는 주제로 홍도영(Kramm & Strigl, Germany)선생께서 적은 서술적 글을 있으므로 반복할 필요는 없지만, 요약을 하자면 ‘숨 쉬는 집’은 에너지소모가 많으며, 벽체 내 결로로 인한 곰팡이 발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숨쉬는 집’이 바로 ‘틈새바람이 있는 집’으로 대응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것보다는 더 좋은 의미로 사용되긴 하지만 넓게 본다면 정확한 용어의 사용은 아니라는 뜻이며, 소비자입장에서는 착각하기 쉬운 달콤한 표현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밀성능에 대한 규제는 창호의 틈새바람만 성능에 따른 등급으로 부여하고 있다. 물론 이 역시 강제사항은 아니며, 창호 이외에는 기밀성능을 제한하고 있지 않다.

국내 건축법에서도 건물의 기밀에 대한 구체적 규제 조항은 아직 없다. 기준이 없으니 기밀에 신경을 쓴 적도 없고, 또한 틈새바람의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는 연구자들 사이에서만 회자되었을 뿐이다. 따라서 현장에서는 전혀 이야기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 현대 주택에서의 환기

우리나라는 기밀성능보다는 최소 환기량에 대한 기준만 있는데, 신축 공동주택의 경우 시간당 0.7회 이상의 환기량을 확보할 수 있고 24시간 운전이 가능한 자연환기 또는 기계환기 장치의 설치를 의무화하였다. 여기서 시간당 0.7회(실내체적대비)의 환기횟수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2004년부터 1년 6개월여에 걸쳐 약 1,000여 세대의 신축 공동주택의 실내 공기질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바탕으로, ‘새집증후군’의 주요 원인이 되는 포름알데히드(HCHO) 농도를 신축 후 3~6개월 이내에도 세계보건기구가 규정한 최대 허용농도 100㎍/㎥ 이하인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최소 환기량을 제안한 것이다.

실제로 아토피 등을 유발하는 새집증후군은 콘크리트와 시멘트, 실크벽지, 유해 본드를 사용한 목재가구나 싱크대 등이 주요 원인이기는 하지만, 이 원인이 병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바로 현대식 주택의 부족한 환기량에 있다.


이러한 환기성능만 규제를 하는 것은 틈새바람에 의한 에너지 소모나 결로 보다는 피부에 닿는 문제가 더 크다고 본다. 이는 공동주택뿐만 아니라 현재 지어지는 모든 주거 용도의 건물이 전체적으로 해당된다.

하지만 이 책을 보는 많은 이들이 살고 있거나 살고자 하는 단독주택의 경우는 이 법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으므로, 이처럼 절대적으로 필요한 환기량이 확보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자재의 품질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공동주택보다는 자재에 대한 품질기준이 시공자의 양심에 의해 좌우되는 단독주택에 시급한 것이 환기량의 확보인 것이다(그러므로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단독주택에 사용되는 자재의 품질 기준 없이 3.3㎡(1평)당 공사비를 정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가?).


그렇다면 기밀하지 못한 우리나라 단독주택의 그 많은 틈새바람으로는 이 필요한 환기량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인가?

불행하게도 그렇지 못하다. 현재 지어지고 있는 주택은 에너지를 절약하거나 결로현상을 완전히 막기에는 틈새바람이 너무 많고, 그렇다고 좋은 상태의 실내 공기질을 유지하기에는 너무 기밀한 참으로 어중간한 상태에 있는 것이다.


● 기밀성 확보를 위한 개선

현대 주택에서 기밀성 확보에 가장 취약한 부위는 ‘창호’와 ‘창호주변’이다. 공동주택의 경우 에너지고효율기자재 등급에 의해 창호의 기밀성능이 일정 수준 이상이지만 이 성능을 따지지 않는 단독주택의 경우에는 기밀성 창호가 사용될 여지가 별로 없다. 또한 국내 창호의 대부분이 패시브하우스에서 요구하는 기밀성에 비해 한참 낮은 성능 효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슬라이딩 방식으로 움직이는 창호의 경우, 맞물림 형태의 태생적 한계로 인해 기밀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유럽에서는 기밀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틸트 & 턴(Tilt & Turn) 방식의 시스템창호를 사용하는 것이다.

창호 자체의 성능만큼 중요한 부분이 창호와 구조체사이의 ‘틈새’이다. 이 사이는 반드시 공간이 있게 마련이며, 대부분 이 틈새를 그냥 두거나 우레탄폼으로 주입하고 끝내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은 가급적 글라스울(Glass Fiber) 같은 단열재로 채우고 기밀테이프로 공기를 차단해 주어야 한다.

아래 그림은 창호주변의 틈새를 막기 위한 여러 가지 기밀테이프 제품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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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주택이나 스틸하우스 같은 건식구조방식은 콘크리트구조에 비해 기밀성 확보가 더 어렵다. 이는 벽체를 구성하는 석고보드와 석고보드 사이에 틈새가 존재하거나, 각종 전기나 기계배선재가 벽체와 만나는 공간도 다 기밀성을 유지하는데 방해가 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은 실내에 기밀테이프를 시공한 사진이다. 특히 기하하적 열교가 일어나는 모서리부분에 기밀을 확보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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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건식구조는 벽체에 별도의 기밀성 확보를 위한 방법을 마련해야 하는데, 여기에 또 하나 고려해야 할 변수가 바로 ‘습기의 이동’이다. 기밀과 습기를 모두 설명하기에 주어진 공간이 너무 작으므로 본 책에서는 기밀성에 대한 것은 개념 정도로만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국패시브건축협회 홈페이지(phiko.kr)를 참조하길 바란다.



● 열교환환기장치의 의미와 작동원리

주택이 기밀해지면 에너지절감과 벽체 내 결로현상 감소라는 순기능이 있지만, 사람에게 필요한 환기량이 부족해 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밀성을 고도화한 패시브하우스에서는 기계식환기장치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며, 기계식으로 환기를 하다 보니 좀 더 기술을 덧붙여 나가는 공기와 들어오는 공기의 열을 서로 기계 내에서 교환하는 열교환환기장치(폐열회수환기장치)를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하였듯이 이 환기장치는 패시브하우스 뿐만 아니라 과거에 비해 환기량이 문제가 될 수준으로 기밀화 된 현대 주택에서는 꼭 필요한 장치인 것이다.


열교환환기장치는 내부에서 열을 발생시키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열교환소자’라는 부분에서 실내·외의 공기를 섞이지 않게 교차시키면서 열만 교환하는 것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열교환환기장치의 효율은 난방기준으로 대부분 75%를 넘는다. 즉 75% 이상 열을 교환한다는 의미이다. 어떤 제품 중에는 효율이 90%를 넘는 제품도 있지만 내부적으로 실내·외의 공기가 직접 섞어서 효율을 올린 제품도 있다. 이러한 경우는 정상적으로 효율을 높인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잘 살펴보아야 한다.

아래 그림은 겨울을 기준으로 실내의 공기가 어떻게 열교환이 되는지를 설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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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교환환기장치의 이용

열교환환기장치는 별다른 열의 생산 없이, 외기의 온도를 실내의 공기 온도와 근접하게 맞추어 공급한다는 장점을 가진다. 즉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었을 경우, 그냥 버려지는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 한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에너지가 낭비될 수도 있다. 즉 열교환환기장치에는 환기를 위한 모터가 들어가 있는데, 이 모터의 전력사용량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대게의 가정용 열교환환기장치의 전력소비량은 시간당 약 50W~100W 정도로 측정되고 있다. 물론 이는 풍량에 따라 가변적이긴 하나 하루 24시간을 연속적으로 가동한다고 가정하면, 대형 냉장고(고효율)의 전력소비량과 거의 맞먹는 전력이 소모된다. 자연환기로 인해 소모되는 에너지보다 환기장치를 운영하는 에너지가 더 많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환기장치는 하루 종일 사용한다고 해서 능사는 아닌 것이다.

가급적 하루 시간을 정해 짧고 강하게 환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 즉 창문을 여는 자연환기는 아침, 저녁으로 아주 짧은 시간동안 창문을 최대한 활짝 열어 환기를 충분히 시키고, 사람이 거의 없는 낮 시간에는 열교환환기장치를 꺼두는 것이 이 장치의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물론 실내 오염도를 자동 감지하여 작동을 하는 제품도 있으나 100% 신뢰할 것은 못된다. 그 이유는 결국 센서주변의 오염도만으로 작동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은 천정 내부에 설치되는 열교환환기장치의 덕트(Duct)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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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각 실(방, 욕실, 주방)마다 필요 환기량이 다르다. 보통 주방의 필요 환기량이 가장 큰 편인데, 제품 중에는 최고 환기량에 전체 방을 다 맞추는 제품도 있다. 이 경우 다른 방은 불필요하게 환기가 더 많이 되는 꼴이니 이 역시 낭비의 요인이라 볼 수 있다.


● 패시브하우스와 열교환환기장치

패시브하우스는 열교환환기장치 없이 연간 단위면적당 난방에너지요구량이 결코 1.5리터 이하로 떨이지지 않는다. 이는 주택에서 환기로 인해 소모되는 에너지가 전체 소비량의 2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또한 열교환환기장치를 언급하지 않고는 패시브하우스를 이야기할 수 없는 것도 이 같은 이유인 것이다. 이러한 에너지절감 외에 앞서 이야기 했듯이 창문을 열지 않아도 신선한 외기를 실내에 지속적으로 가져올 수 있으므로 실내 공기질이 오히려 일반 집보다 훨씬 우수해진다. 패시브하우스가 주는 두 가지 쾌적감인 열적 쾌적과 공기질적 쾌적감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열교환환기장치를 ‘취침’모드에 두고 잠을 잔 후 아침에 느껴지는 상쾌한 가벼움은 패시브하우스에서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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