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 (주)가야컨설팅 이승진 대표의 토지컨설팅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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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땅테크 조언 03
내 땅 한가운데 구거(溝渠)가 있다?
우리나라 농촌의 전형적인 시골풍경을 그려보면 이렇다. 높고 낮은 산 아래로 논밭이 구불구불 이어지고, 그 사이로 개울이 흐른다. 골짜기에는 작은 시골길을 따라 농가가 띄엄띄엄 자리하고, 넓은 들판에 나가면 제법 큰 마을도 있다. 마을의 논과 밭 사이에는 논두렁 밭두렁이 보이고, 그 옆으로 작은 실개천 혹은 또랑이 흐른다. 이러한 또랑은 산의 계곡에서부터 아래 마을로 들어서는 낮은 지대에도 많이 퍼져 있다.
또랑은 봄철 즈음 갈수기에는 물이 없으나, 여름 장마철이면 제법 물이 흐르곤 한다. 평소 물이 흐르지 않는 실개천이나 또랑은 지적법상으로 ‘구거(溝渠)’로 불린다. 지적도에서는 도로나 논, 밭가에 작은 실낱 같이 나타나며, 그냥 <구>라고 표시된다. 또한 지적도상 논, 밭, 대지 등의 일반 지목과는 다른 순서로 번호가 매겨진다. 구거에는 이러한 자연구거 외에도 한국농어촌공사에서 만든 농업용수로인 인공구거도 있다.
구거와 하천, 유지
농촌지역에서 물에 관련된 지목을 알아보자. 우리나라 지적법상 물이 늘 흐르는 지역은 ‘하천(河川)’이며, 간혹 흐르는 작은 물길은 ‘구거’로 표시된다.
구거는 지적법상으로는 자연의 유수가 있거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토지라고 할 수 있다. 시골 곳곳에 있는 연못과 호수의 법률상 지목은 ‘유지(溜地)’다. 유지로 구분되는 것은 이외에도 저수지와 소류지가 있고, 왕골이 자라는 늪지역도 유지로 분류된다. 그러나 사설양어장은 논, 밭 등 농지와 달리 별도의 지목인 ‘양어장’으로, 유료낚시터는 ‘유원지’로 분류된다.
시골에 가면 골짜기와 논밭 가운데 파묻혀 있어,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을뿐더러 하찮게 보이는 이 구거가 때로는 토지 이용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구거는 집을 지을 때, 하수도시설이 없는 시골에서 좋은 생활폐수 배출구가 된다. 집을 지을 때 하수처리시설과 하수도배관매립계획은 건축허가 신청에 필수적인 사항이다. 따라서 마을 공동하수처리시설이 없는 경우, 다행히 집터 주변에 구거가 있다면 비교적 손쉽게 하수처리시설을 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진입도로와 구거, 맹지의 관계
구거는 또 건축법상 진입도로와 관련해 토지개발 실무상으로는 매우 중요한 대상이 된다. 집터로 예정하는 밭이나 대지 옆으로 도로와의 사이에 물이 없는 도랑이 붙어 있는 경우, 그 땅은 자칫 맹지일 가능성이 높다. 자연구거는 평소에 물이 안 흘러 마른 땅 상태에서 흙과 나무나 잡초 등으로 메워져 있어 더 이상 물길로 이용되지 않는다. 실제 도로의 일부로 사용되고 있는 경우더라도 육안으로는 따로 구거를 식별하기가 매우 힘들다. 때문에 땅을 살 때에 길에 붙은 것으로 속단하기 쉽다.
그러나 구거가 실제 도로의 일부로 사용되는 현황도로의 일부인 경우에도, 지적상으로는 분명히 구거로 남아 있어 이에 접한 땅은 맹지가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내 임야와 그 산 밑의 지방도로 사이에 구거가 있는 경우에도 내 임야는 지적상 진입도로가 없는 맹지 상태가 된다.
맹지인 땅에는 전원주택 등 집을 지을 수 없다. 이런 경우 인접한 구거 위에 다리를 놓거나 일부 복개공사를 하여 진입도로로 쓰려고 한다면, 구거점용허가가 필요하다.
농지에 붙은 구거는 농업기반시설
구거 혹은 소하천은 국유 공유이거나 사유지일 수도 있다. 그리고 농업용인 경우가 대부분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간혹 있다. 만일 구거가 농업용인 경우에는 농어촌정비법상 농업기반시설로 등록하여 관리한다. 농촌의 농지 사이에 있는 도랑은 대부분 한국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하는 농업기반시설로 등록되어 있다. 그리고 농업기반시설을 진입로와 전주매설 등 농사 이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목적외사용’이라 하고, 반드시 구거 관리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농업기반시설의 목적 외 사용예로는 공장, 근린생활시설, 주택, 창고, 경작지, 버섯재배사 등의 진입로와 상하수도관, 오수관, 도시가스관, 송유관, 송전선, 정보통신선, 전주, 가로등의 매설을 위한 사용을 들 수 있다.
따라서 내 땅과 도로 사이에 구거가 있어 다리를 놓아 진입도로를 만들고자 하는 경우에는 구거를 관리하는 기관으로부터 구거점용허가 혹은 목적외사용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때 허가관청은 구거의 관리권자에 따라 다르다.
구거가 국유로서 농업용이 아니고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경우에는 공유수면의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에 의한 공유수면점용허가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구거가 농수로용인 경우에는 농어촌정비법상 농업기반시설의 목적외사용허가를 받게 된다. 국유지인 구거가 농수로용인 경우에도 농업기반시설의 목적외사용허가를 받게 된다.
구거의 용도폐지
실제로 지적도상 구거표시는 있어도, 이제는 물이 흐르지 않고 실제 물길은 다른 곳으로 나 있는 경우나 밭 한가운데로 구거가 있으나 토지이용을 위해 밭가로 직선화하고자 할 경우에는 구거의 변경 또는 ‘용도폐지’ 절차가 필요하다. 만일 이 구거가 농업기반시설로 등록되어 있다면, 농어촌정비법의 규정에 따라 농업기반시설의 폐지 신청을 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 국유 구거나 하천법의 적용을 받는 하천 혹은 소하천인 경우에는 관련 행정청의 용도폐지절차를 밟아야 한다. 여기서 용도폐지란 하천, 구거, 도로, 제방, 공원 등의 공공용 행정재산이 그 기능을 상실한 경우에 대지, 전, 답 등의 일반 잡종재산으로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실제 이렇게 관련기관의 구거폐지와 수로변경허가를 받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일반적으로 결코 쉽지는 않다. 하천은 자연공물로서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므로 홍수방지 등 공공의 이해와 하천 본래의 목적을 훼손하지 않아야 하며, 하천점용이 아니고는 목적달성을 할 수 없는 불가피성을 중점사항으로 허가심사를 하기 때문이다.
땅 가운데 폐구거
만일 내 땅 한가운데에 물이 흐르지 않는 폐구거가 있어 땅이 양분되는 경우, 그냥 쓰기가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려운 상황일 때 땅주인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 경우 지주가 할 수 있는 조치로는 다음의 세 가지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첫째, 구거에 구거점용허가를 받아 다리를 놓거나 흄관을 묻고, 땅을 평평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둘째, 구거폐지신청을 내어, 폐구거를 용도폐지 한다. 국가로부터 용도폐지된 구거부지에 대해 지주는 연고자로서 수의계약에 의한 매입을 추진한다. 소위 말하는 ‘국유지불하’가 되는 것이다.
셋째, 내 땅의 일부에 새로운 구거를 만들어 대체구거로 국가에 기부채납하고, 그 대신 내 땅 안에 있는 폐구거를 국가로부터 양여 받는 방법이 있다.
Information | 관련 용어 정리
구거점용허가 구거가 있었던 위치였다는 사실이 지적도상에 남아 있다면 해당 지자체에서 구거점용허가를 받을 수 있다. 이 허가를 통해 진입로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구거점용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측량사무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유지불하 국유지를 매각한다는 말인데, 감정가액을 기준하므로 일반 토지 보다 저렴하다. 국유지는 국가 소유의 토지로 이중 잡종재산인 경우 매각이 가능하다. 잡종재산인 국유지는 토지가 소재한 시ㆍ군에서 관리하고 처분도 가능하며, 자산관리공사에서도 취급한다. 국공유지의 경우 매각 시 다른 이해관계인은 거의 없으나 혹 있는 경우에는 매각공고의 내역에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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