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 캐나다에서 빌더로 살아가기 ③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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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식 목조주택의 구조와 특성


캐나다에서 목조주택 건축업에 몸담고 있는 전병삼 씨가 본지 독자들을 위해 생생한 현지 경험담을 전한다. 캐나다에서의 빌더 생활, 우리나라와는 다른 건축문화와 목조 기술 등 그가 풀어주는 재밌고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보다 넓은 시야를 가져보자.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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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캘거리는 한국에 비하면 겨울이 길고 더 춥습니다. 요즘은 추웠다 포근했다가를 반복하고 있지만, 한창 추울 때는 영하 26도까지 내려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제 사람들이 느끼는 체감 온도는 그보다는 높습니다.

한국은 습도가 높아서 영하 10도면 뼈 속까지 파고드는 추위지만, 이곳은 습도가 많이 낮아서 영하 20도면 그럭저럭 견딜만한 날씨입니다.


한국은 슬슬 봄소식이 들릴 때지만, 이곳 캘거리는 아직 겨울입니다. 건축 시장을 보면 겨울이 오기 전 콘크리트 기초를 미리 해 놓고, 한겨울에는 골조를 올리기 시작합니다. 요즘 제가 사는 동네에도 골조공사 현장이 상당히 많습니다. 한국과 달리, 심하게 눈비가 내리지 않는 한 작업을 진행하는 편입니다. 처음에는 목수들이 비를 맞으면서 일하는 모습이 상당히 생소했습니다. 캐나다 사람들이 통상 비가 와도 우산을 안 쓰고 그냥 맞고 다니는 것을 보고 문화적 차이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캐나다 건축시장은 미국의 영향으로 경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주변 상황을 보면 작년보다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번 회 제목이 목조주택의 구조인데, 여기서 ‘구조’라는 표현은 집 모양의 분류적인 형태로 설명하겠습니다.

캐나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집은 다음과 같은 형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들은 건축법적인 분류가 아니라, 실제 주변의 캐나다인들이 살고 있는 일반적인 분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단독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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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와 미국 등 북미 지역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주택의 형태입니다. 현재 한국의 대표적인 주거 형태가 아파트인 것과 달리, 캐나다에서는 목조로 지어진 단독주택이 가장 일반적인 구조입니다.

영화 ‘나홀로 집에’에서 떠올릴 수 있듯이, 동네 안에 길게 뻗은 도로를 중심으로 집들이 마주보고 있습니다. 차가 도로에서 집으로 진입하게 되어 있으며, 리모콘(Remote Control)으로 문을 자동으로 올리고 차고(Garage)로 들어갑니다.

집 앞뒤에는 잔디 마당이 있고 주로 뒷마당 쪽에 데크를 두고 바비큐 파티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꾸밉니다. 땅이 앞뒤로 길쭉한 직사각 형태의 경우에는 앞에 집이 있고 뒷마당 쪽에 별도의 차고를 두기도 합니다.

워낙 마당이 넓어 오래된 단독주택을 리노베이션 할 때는, 마당에 집을 추가로 짓기도 합니다. 기존의 오래된 집이 상태가 웬만큼 좋고 이동하기에 규모가 적당하면, 집을 번쩍 들어 다른 곳에 옮겨 다시 그 집에 살기도 합니다. 기존의 부지에는 새 집을 두 채 지어서 판매하기도 합니다. 캐나다에서는 이런 식으로 큰 트레일러에 집을 실어 이동시켜 주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통째 이사도 통상 준비 기간까지 포함해 일주일 정도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작업 기간에 비해 비용은 높지만, 새로 짓는 것보다는 훨씬 경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신도시처럼 여기서도 새로운 지역을 구획하여 대규모 단지를 만들기도 합니다. 이때에도 집으로 바로 진입할 수 있는 주차시스템을 가진 단독주택을 주로 짓습니다.

예전의 집들은 반지하와 1층 구조가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주로 반지하에 지상 2층 주택을 많이 짓습니다.

캐네디언 친구들은 저에게 가끔 한국의 집에 대해 물어보곤 합니다. 땅이 작은 나라라 아파트가 보편적이고, 거의 모든 주거 건축물들이 콘크리트 소재라고 답하면 이들은 상당히 놀랍니다. 캐나다에서 태어나서 캐나다에서 살아온 사람의 마인드로는 단독주택이 목조가 아닌 콘크리트 소재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힘듭니다. 이곳에서는 10년 된 집이든, 100년 된 집이든, 200년 된 집이든, 모두 다 같은 목조주택이기 때문입니다.


> 타운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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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하우스는 수십 채의 목주주택들이 모여 단지를 형성하는 형태로, 최근 한국에도 도입된 주거 형태입니다. 캐나다에서는 단독주택이 모여 형성된 타운하우스도 있지만, 단독주택보다는 주로 한 지붕 아래 여러 가구들이 붙어 있는 구조입니다. 이런 집들이 30~100채가 모여 단지를 이루며, 한국과 비교한다면 다세대주택이나 빌라 같은 2, 3층 건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개 공동관리비를 걷어 여름엔 잔디도 알아서 깎아 주고, 겨울엔 눈도 치워주기 때문에 편리합니다. 어느 정도 규모가 되면 단지 안에 스포츠센터나 게스트하우스 같은 공동 시설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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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아파트는 3, 4층 규모의 옆으로 긴 구조로 20세대 정도가 함께 있는 형태입니다. 최근에는 고층 및 대형화 추세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주류는 3, 4층 아파트입니다. 이들은 전부 목조로 지어집니다. 옆집과의 벽은 화재 시 불길이 번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화벽을 설치합니다.

주로 공동 현관을 통해 출입하고,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합니다. 또한 어느 세대나 발코니가 있고 다들 바비큐 장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캐나다 아파트는 한국처럼 세대별 소유나 전세 개념이 아니라, 큰 회사가 월세로 임대하는 시스템입니다.


> 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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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콘도는 한국의 흔한 고층 아파트로 생각하면 됩니다. 주로 20~30층의 고층이다 보니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지지만 화장실, 방, 거실 등을 구분하는 내벽들은 스틸 스터드(Steel Stud)를 세우고 양쪽에 석고보드를 붙여 벽을 만듭니다.

또한 아무리 고층이라 해도, 어느 세대나 돌출된 발코니를 갖추고 있습니다. 1백 세대 이상 모여 살다 보니 보통 콘도에는 실내 수영장이나 헬스장 등 각종 피트니스 시설이 아주 잘 되어 있습니다.

세대수가 많은 콘도는 개개인에게 분양을 하거나 때론 회사에서 월세로 임대하기도 합니다.

한인이 많은 벤쿠버 지역은 한국 이민자들이 만든 시행사들이 여러 곳 있어, 큰 콘도를 지어 분양에 성공한 이야기를 한인 신문을 통해 접하기도 합니다.


전원속의 내집을 사랑하시는 독자분들께 지면을 통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연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많은 분들이 메일을 통해 질문을 보내셨습니다. 제가 낮 시간의 현장 업무와 저녁 시간의 개인적인 일로 밤늦게까지 일정을 소화하느라 일일이 답장을 못 드렸습니다. 여유가 생기는대로, 열심히 메일 답장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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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624646_b896d02c_C4B3B3AAB4D91_-005.j이글을 쓴 전병삼 씨는 6년 전, 캐나다로 떠나 현지 목조주택 회사 ‘Dreams by Design’의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 있을 때 즐겨보던 본지에 기꺼운 마음으로 현지의 실질적인 건축 정보와 이민 노하우들을 공개하겠다고 나섰다. 그에게 보다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아래 메일로 직접 연락할 수 있다. brandon88canada@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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