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 캐나다에서 빌더로 살아가기 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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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건축 시장에서 돈 버는 직업은?


캐나다에서 목조주택 건축업에 몸담고 있는 전병삼 씨가 본지 독자들을 위한 생생한 현지경험담을 전한다. 캐나다에서의 빌더 생활, 건축 문화, 우리나라와는 다른 목조 기술 등 그가 재밌게 풀어주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보다 큰 시야를 가져보자.<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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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초, 신문이나 인터넷에는 ‘올해의 유망직종’이란 기사가 뜹니다. 캐나다 역시 정부가 매년 10년 내, 일손 부족이 예상되는 직업군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은 수시로 변동되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비슷한 직업들이 있습니다.

건축 / 설비 / 전기ㆍ통신 / 조경 / 의료 기술자 / 컴퓨터 / 석유ㆍ가스 기술자 / 중장비 기사 / 재무 / 요식업 / 숙박 / 보건 / 운송 등이 여기 해당됩니다.

언급된 직업군 가운데 건축 분야는 매해 빠지지 않고 순위권에 듭니다. 이 중에서도 캐나다 건축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구체적인 유망 직종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회의 주제는 ‘캐나다에서 돈 버는 건축 직종’ 입니다. 물질적인 측면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건축 기술자들을 대우하는 시각을 소개합니다. 캐나다에서는 이들이 가진 기술력을 높이 인정해 주고, 그에 따른 합당한 보수를 줍니다. 그래서 섬세한 유전자를 타고 난 한국 사람들은, 이곳에서 뛰어난 손재주를 인정받을 기회가 많습니다.



> 목수 _ Carp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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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목수는 상당한 손재주가 있는 기술자로 여겨집니다. 당연히 급여도 매우 높습니다. 특히 문ㆍ창문 설치, 문선ㆍ크라운 몰딩 설치, 주방가구 작업 등 흔히 내장목수(Finish Carpenter)라 불리는 분야는 큰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필자도 한국에서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한 경험이 있어서, 많은 목수들을 접해 왔습니다. 이곳 캐나다 목수들과 비교하면, 한국 목수들은 손재주가 매우 뛰어납니다. 목조주택 골조현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캐나다인들은 키가 크고 힘이 좋아서 한 사람이 두 사람 몫을 하기도 하지만, 일의 효율성이나 정확도 면에서는 한국 사람들이 훨씬 낫습니다.

보수도 센 편이라 한국의 손재주 좋은 목수들은 미국이나 캐나다 건축 시장에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 캐나다의 경기가 매우 좋았던 2006~2008년에는 모자란 일손을 충당하고자, 한국의 외장목수들이 많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이후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이들 중 많은 수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갔다지만, 아직도 이곳은 일거리가 많은 곳입니다.


> 설비 _ Plu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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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는 캐나다에서 자격증이 필요한 직종입니다. 집에서 작은 수도나 배관 공사를 손수 할 때는 자격증 없이도 가능하지만, 별도의 시청 허가를 받는 현장은 자격증이 있는 설비공이 공사를 맡아야 합니다.

캐나다는 인건비가 참 높은 나라입니다. 집에서 수도 이음새가 느슨해져 물이 샐 때, 직접 고칠 수 없으면 설비공을 불러야 합니다. 이들은 방문해서 볼트 2개를 조이고, 우리 돈으로 10만원 정도를 청구합니다. 규모가 웬만한 설비 수리 공사라면 50만~1백만 원은 인건비로 쉽게 나갑니다.

인건비가 비싸다 보니, 주말이 되면 집안 남자들이 홈 디포(Home depot) 같은 건축ㆍ자재 백화점에서 부품을 구입해, 집안 수리를 직접 하는 문화가 보편화되었습니다.

설비 분야는 이처럼 인건비 비중이 상당히 높아, 수입이 좋은 직종입니다. 주변에 설비 자격증을 따서 열심히 일하는 한국인들이 많습니다. 이들 중 몇몇은 산업용 설비 분야에서 굵직한 일들을 맡기도 합니다. 캐나다에 와서 설비 자격증만 딸 수 있으면, 본인의 손기술 여하에 따라 한국보다 몇 배 대접받고 살 수 있을 것입니다.



> 페인터 _ Pa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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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팅은 이곳 건축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분야입니다. 한국에서는 실내를 거의 벽지로 마감하지만, 이곳은 거의 모든 부분을 페인트로 해결하기 때문입니다. 집 뿐 아니라 사무실 등 공용공간도 99% 페인트를 칠합니다. 이곳에서 많은 공사를 진행하면서, 벽지로 도배한 집은 딱 2번 본 것이 다일 정도입니다.

한국에서 주기적으로 벽지를 바꾸듯, 이곳 사람들도 주기적으로 내부 페인팅을 새로 합니다. 작은 방 한두 개 정도는 가족들이 재료를 사다 직접 칠합니다. 여름철에 산책하다 보면, 많은 주부들이 담장이나 데크 등을 직접 칠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전문적으로 페인팅 할 때는 벽은 롤러로, 문과 창문의 몰딩은 스프레이 라커로 작업합니다. 신축이나 레노베이션 현장에서 집 전체를 칠하는 페인트 공정이 있으면 며칠 현장을 내주웠다가 돌아오는데, 마감된 상태를 보면 한국 기술자들이 훨씬 섬세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인의 손끝에서 나오는 감각이라면 이곳에서는 평생 일거리 걱정 안하고 살 수 있을 듯 싶습니다. 이민 온 이들 중 건축분야 기술이 없더라도, 현장을 따라다니며 페인팅 기법을 배워 독립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 석고보드 마감 기술자 _ Drywa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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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페인터가 석고보드 이음새를 테이핑하고 퍼티하는 1차 초벌 단계를 함께 진행합니다. 그러나 캐나다에서는 이러한 사전 작업을 전문으로 하는 팀이 따로 있습니다. ‘Taping과 Mudding’ 분야라고 부릅니다.

본인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경우 석고보드 설치를 직원들이 하거나, 양이 많으면 다른 설치팀을 부릅니다. 그러나 ‘Taping과 Mudding’ 작업만큼은 별도로 외주를 줍니다. 작업 속도와 마감 능력이 일반인들은 결코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서커스에서 보는 것처럼 키높이 보조다리(Shoe Stilts)를 신고 작업합니다. 높은 벽이나 천장도 비계 없이 직접 바르고 샌딩하니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또한 완성도도 매우 높아 공사 때마다 그들을 찾게 됩니다. 그러나 이들은 몇 달 치 일이 다 차 있어, 언제나 예약을 하고 순서를 기다려야 할 정도입니다.

이들 중 한 명과 대화를 나누다, 참 인상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30대 후반의 이 친구는 “앞으로 딱 10년만 일하고 50살이 되기 전에 은퇴할 것”이라 했습니다. 그 의미는 앞으로 10년만 더 일하면 평생 먹고 살만한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밴쿠버에서 알던 한 한국인도 같은 직종에 종사하고 있었는데, 역시 6개월 치 일이 항상 예약되어 있었습니다. 영어는 조금 부족해도 실력을 인정받아, 1년에 집을 50~100채 짓는 큰 주택회사와 협력 관계로 일했습니다.

이 분야는 손재주 있는 한국인들이 2~3명 팀을 짜서 일하면 바로 점령이 가능한 직종입니다. 꼼꼼함에 자신 있는 분들이라면 도전할 만합니다.



> 전기 기술자 _  Electric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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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와 같이 자격증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캐나다와 미국은 통상 110V의 전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력 소모가 큰 스토브, 오븐, 빨래 건조기(dryer) 등은 애초 220V로 배선 작업을 합니다. 조명은 한국보다 주택 면적이 큰 편이라, 전등 하나에 스위치가 2~3개 딸린 제품을 설치합니다. 이 작업은 집주인이 쉽게 할 수 없기에 전문 기술자에게 맡겨집니다. 역시 출장 인건비는 매우 높습니다.

목조주택의 전기공사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기술자가 도급으로 진행합니다. 이들이 스터드 사이에 구멍을 뚫고 알아서 다 배선하고 최종 전기패널까지 설치합니다. 참고로 한국은 플라스틱 전기관 안에 전기선을 넣어 배선하지만, 캐나다는 전선용 스테이플(Staple)을 이용해 스터드에 전기선을 바로 고정하는 식입니다.

여기서 2인1조로 일하는 한국인 전기팀이 있는데, 이들은 캐나다인 3~4명이 며칠 걸려 하는 일을 하루만에 후딱 해치워 인기가 높습니다. 이런 명성으로 큰 주택회사와 고정적으로 일해 수입이 좋다는 소문입니다.



> 타일 및 벽돌 시공자 _ Tile & Mason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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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든 캐나다든 타일이나 벽돌 시공은 어렵습니다. 무거운 자재를 옮기고, 시멘트를 반죽하는 데 큰 힘이 듭니다. 한국은 손으로 금을 긋고 타일을 눌러서 자르는 수공구(Tile Cutter)를 주로 쓰지만, 캐나다에서는 전동공구(Tile Saw)로 타일을 자릅니다.

레이저 레벨(Level), 수평 레벨을 사용해 타일 간 높이와 수평ㆍ수직을 맞추고, 코너나 이음새에는 연결재를 써서 마감을 깔끔하게 합니다. 이후 30여 가지 다양한 색의 메지(Grout) 중에 하나를 골라 바르게 됩니다.

일이 까다로운 만큼 인건비도 비쌉니다. 저희 회사와 함께 일한 타일 업체 대표는 동유럽에서 이민 온 사람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변호사를 하던 사람이 캐나다에서 타일 시공일을 하는데, 적성에 맞고 수입도 좋다고 만족하고 있습니다.



> 용접공 _ We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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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머무는 알버타(Alberta) 주는 최근 오일샌드(Oil-sands : 원유를 포함하고 있는 사암) 붐으로 석유와 천연가스 시설에서 용접기술자들을 많이 찾고 있습니다. 한창일 때는 전문 용접 기술자들이 시간당 한국 돈 6만~10만원 정도를 받았다고 합니다. 요즘은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캐나다 내에서도 상당한 고수익 업종 중 하나입니다.

캐나다의 한인 신문에 따르면 경기가 한창 좋을 때, 많은 한국 용접공들이 이곳 회사에 취직해서 성공한 사례가 많다고 합니다. 한국보다 작업 환경이 좋고, 보수도 엄청나다고 인터뷰하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다양한 직종 중에서 용접 기술은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확실한 분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조경ㆍ정원사 _ landsc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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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조경사는 봄에서 가을까지 주로 일하고, 긴 겨울에는 장비로 눈을 치우는 일을 합니다. 한국처럼 일일이 손으로 하지 않고 거의 다 장비로 하기 때문에 ‘노가다’라 할 수는 없지만, 역시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몇 년 전, 저희 회사가 시내와 조금 떨어진 곳에 고급 저택을 시공한 적이 있습니다. 조경 공사까지 맡아 진행했는데, 앞뒤 마당 면적만 1만㎡(약 3천평)에 달했습니다. 이 때 ‘Bobcat’이라 불리는 중장비 운전을 배워 잔디를 깔고, 나무도 심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롤형 잔디를 주로 쓰는데 통상 2×5′ 사이즈로 10 square foot roll(약 0.9㎡) 크기입니다.

이곳은 보통 주택 앞뒤로 큰 마당이 있어, 여름이면 주기적으로 잔디를 깎아야 합니다. 게으름을 피워 그냥 놔두면, 옆집에서 시청에 신고해 벌금이 부과됩니다.

이처럼 캐나다의 조경 시장은 한국에 비해 상당히 규모가 크고 대중적입니다. 인건비 역시 높고, 전문 자격증이 꼭 필요하지 않아 도전하기에 유망한 직종입니다. 

TIP  건축 관련 영어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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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조경 작업을 하며 ‘포크레인(fork-crane)’이란 말을 썼는데, 아무도 알아듣지 못했다. 포크레인은 프랑스 회사의 한 브랜드명이 장비 이름으로 굳어진 것이었다. 이곳에서는 ‘백호우(Backhoe)’로 통용된다.

또한 목조현장에서 흔히 쓰는 ‘스킬 써(Skil saw)’도 회전톱의 한 상표 이름이다. ‘서큘러 써(Circular Saw)’가 공식 명칭이다.

포크레인(fork-crane) → 백호우(Backhoe)

스킬 써(Skil saw) → 서큘러 써(Circular S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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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624646_b896d02c_C4B3B3AAB4D91_-005.j이글을 쓴 전병삼 씨는 6년 전, 캐나다로 떠나 현지 목조주택 회사 ‘Dreams by Design’의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 있을 때 즐겨보던 본지에 기꺼운 마음으로 현지의 실질적인 건축 정보와 이민 노하우들을 공개하겠다고 나섰다. 그에게 보다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아래 메일로 직접 연락할 수 있다. brandon88canada@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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